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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가 계속 텔레비전에 나오고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렸다. 다행이 아버지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식이 끊겼다. 엄마나 누나들은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셨는지 몰라 별 신경을 안 썼지만 나는 알고 있다. 아버지의 집에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아버지가 그러는 이유는 몰랐지만 따라야 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아버지를 곤란하게 할 수도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습관처럼 아버지가 준 반지를 만딘다. 가족의 생일이 적혀 있다. 아버지는 가족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것이 분명하다. 나 역시 가족…
진실게임은 상대방에게 호기심이나 관심이 있어야 성립하는 게임이다. 상미누나가 나에게 보내는 눈에는 호기심이 있었다. 어쩌면 관심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몇 달동안의 경험으로 진실이 반드시 아름답고 상대의 호감에 부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슬기누나는 전부터 나에게 호감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 키스 이후로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진실게임은 그런 감정을 깨버릴 수 있었다. ‘혹시 상미누나는 슬기누나에게 나의 진실을 알게 해서 감정 정리를 시키려는 것일까?’상미누나에게서는 어른의 냄새가 났다. 그것은 단순히…
새해 첫 날 아빠가 우리 식구들을 전부 초대했다. 집 근처에 있는 유명한 경양식집이다. 아빠와 외식은 자주 했었는데, 이상하게 이 집은 처음이다. 그렇게나 잘한다고 소문난 집인데 말이다.“어머. 어서 오세요. 재석이도 오랜만이에요.”사장이나 지배인 그것도 아니면 최소한 홀 매니저 정도는 되어 보이는 여자가 아빠와 재석이를 반갑게 맞는다. 우리 집 남자들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런 곳을 자기들끼리만 다녔다는 것이 심히 불쾌하고 괘심했다. “우리 엄마와 누나들이에요.”“네..안녕하세요. 반가워요.”엄마와 우리들에게도 …
아버지는 아방궁에 계셨다.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입구에서 전화를 하니 저번에 본적이 있는 여자가 나왔다. 스포츠카 몸매를 가지고 있던 여자였다. “어서 오세요. 사장님이 모셔 오래요..”“네..”따라 들어간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자는 아버지가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녀는 나갔다. 뭔가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남겨질 줄은 몰랐다. 멍하니 앉아 있었다. “호호. 동연언니가 잠깐만 말상대 좀 해주라네요..”“동연언니가 누군데요?”“어머! 이름도 몰랐어요? 왜 저번에 마담언니 있잖아요..”“아..…
회식이 있었다. 술기운이 올라오면서 더워 창문을 열고 잠들었다. 술을 적당히 마시면 아침까지 푹 잠들지만 조금 과하면 자다가 깰 때가 있다. 속이 거북할 때도 있고 오줌이 마려울 때도 있다. 지금은 방광이 가득 차서였다. “음..”야릇한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근원은 머리 위였다. 그곳에는 연주가 있다. 잠들기 전에 잠깐 본 연주는 괜찮아 보였는데 그 사이 채하기라도 했는지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일어나려고 했다. “아아..”열려진 창문 밖에서 지나가는 바람에 실려서 다른 소리가 들렸다. 귀신소리 같이 음산한 기분이었다. 약하게 …
학교에는 어제 사라졌던 친구들이 무사히 모두 있었다. 다행이었다. 선생님과 경찰, 그리고 엄마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걱정했었다. 애들은 영웅적인 행동을 한 것처럼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그 애들 말대로라면 그들은 어제 선녀같이 예쁜 누나와 꿈같은 시간을 보낸 것이다. 왜 선녀 같은 누나들이 안에 숨어 있었는지 납득하지 못했지만, 그런 것보다는 너무 졸렸다. 눈을 감았다가 뜨는 순간 교단의 선생님이 바뀌었다. 3번 감았다 뜨자 점심시간이다. 오늘도 도시락이 없는 나는 매점으로 갔다. 매점은 우리학교에서 거의 유일한 남녀공용이다.…
아버지란 말에 재빨리 일어났다. 누나는 한 번에 빠져 나온 혀를 따라 허리가 들렸다. 그러나 테이블에서 일어나 술자리를 정리하고는 치마를 내렸다. 팬티는 내 주머니에 숨긴다. “정말 평생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야..너의 아버지는..”“..............”마담누나가 나에게 술을 한잔 따라주고는 자신도 받아 같이 목에 넘기는 때 아버지가 들어오셨다. 아버지 얼굴은 추석 때와 또 다르다. 검게 죽어있었다. “아들~ 기다렸지?”“네..”“좋아. 오늘 한번 달려보자.”아버지 얼굴을 보면 술을 먹어도 괜찮은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
아버지가 만들어준 회오리 술 두 잔에 머리가 멍해졌다. 아버지의 똘똘이가 보인다. 두 명의 여자 중 한명은 아버지의 가슴을, 한명은 아버지의 바지 지퍼를 내리고 그것을 꺼냈다. 아버지는 소파에 몸을 깊숙이 묻고 우리를, 정확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그것이 궁금했다. 아버지의 그것은 똘똘해 보이지 않았다. 우선 아주 검붉은 색이었다. 단단해 보였다. 관록이 있어 보인다. 크기는 나와 비슷했다. 머리가 작아 보이는 대신 기둥이 두꺼워보였다. 그리고 털이 많았다. 주머니 위를 굵은 털이 잔뜩 …
토요일에 남편이 왔다. 퇴근하고 바로 오는 길인지 막 식사준비를 끝내고 애들을 불러 앉힐 때였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놀랐다. 생각보다 남편을 보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 금방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현주와 재석이 역시 침착했다. 그러나 연주는 남편을 보고 울었다. 울면서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남편은 연주를 달래서 어렵게 점심을 같이 먹었다. 오랜만에 4인용 식탁에 5명이 비좁게 앉았지만 그리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힘들고 짜증나는 일도 지나고 나면 추억처럼 변하는 모양이다. “당신 잠깐 이야기좀 할까?”“그러…
엄마와 누나들은 내 손을 보며 각자의 방식으로 걱정하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작은 누나는 자신의 일과 관련이 있을까 싶어 더욱 그랬다. 나는 그녀들의 걱정을 정말 기쁘게 받아들이면서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혁재형은 과외를 그만두었다. 혁재엄마에게 듣기로는 과외가 너무 수준이 떨어져 우리 작은 누나가 다니는 학원으로 옮긴다고 한다. 우리 누나 다니는 곳은 학원인데도 불구하고 들어갈 때 시험을 봐야 한다. 거기다 한 달 수업료도 100만원을 육박하는 거금이었다. 대학 등록금보다 비싼 학원이면서 아무나 갈수 있는 곳이 아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