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9년. 그리고 해후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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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92회 작성일 20-01-17 17:32본문
그건 그저...나에게 일어날수있을지..생각은 해봤지만 기대하지않은
아니
솔직히 그런 만남이 가능할지 생각조차 못했던 사건이었는데.........
그저, 직장동료의 집들이에 갔을 뿐이고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아파트 화단옆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오는 그녀를 본것..그것뿐이었다.
"돌아보면 아쉬운일이 참 많았어. 누구든 그런생각을 해본적 있을꺼야. 예전으로 돌아가 그때 그 시간만큼은 바꿔보고 싶다는. 나 역시 그런생각을 많이했지. 특히 너에대해선."
창밖의 빗줄기는 지나는 차의 바퀴에 밀려 도로가로 파도치고 바람에 날리는 포말같은 물방울은 유리창을타고 아래로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후회라면 후회고.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지. 나에겐 그때로 돌아갈수있는 방법만 있다면 다시 살아보고싶은 시간이야. 그때는..."
어둑해지는 거리는 불빛으로 가려지고 불빛속에서 보이는 흔적만을 남기고 하나하나 사라지고 있었다.
낮의 거리는 사라지고 밤의 거리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
"...네 소식을 정말 많이도 들었어. 타인에게도, 아는사람에게도. 궁금했지. 항상. 네 사는 모습, 네 생활 모든게. 어쩌면, 이게 스토킹이 아닌가 생각될때도 있어서 자제하고 또 자제했어. 뭐랄까.....넌 나에게 처음인 정열이었으니까. 그 정열을 난 죽을때까지 잊지못할꺼야."
혼자 독백을하는듯 그렇게 주절주절 난 말을 내뱉었다.
참담함을 무릎쓰고.
내앞의 그녀는 자신몫으로 나온 커피잔만 만질뿐 어떤 미동도 고개짓도없다.
심지어 눈으로도 날 보지않았다.
"...그냥 ...예전에 네가 나에게 보내준 편지한장과 사진들을 꼭 주고싶었다. 너에겐 추억이 담긴것이고 나에겐 아픔이 새겨진것이니까. 편지는 아마 달갑지 않을꺼야. 하지만 네가 내게 마지막으로 보냈던 편지야. 그 편지가 날 한시간 가까이 울게만들었었지. 그래서 그 편지는 없앨수 없었어."
길고긴 내 넋두리는 건조해진 내 입을 통해 다소 거칠게 새어나왔고 마지막 말에 그녀가 잠시 날 바라본다.
언제나 저 눈빛에 난 당황하면서 행복했었지.
깊은 검은색.
"..사진만 가져갈께요."
난 그녀앞으로 사진이 든 봉투를 내밀었다.
"네가 달가워 하지않을듯 해서 편지는 따로 갖고있었다. 편지는 내가 없앨께."
"오랜시간이에요"
"?..."
"...9년이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9년동안 오빠가 날 끈임없이 찾았던거..알아요. 그래서 미안한것도 있어요."
커피잔 옆의 티스푼을 만지면서 그녀가 고개를 창밖으로 돌린다.
언제나 그녀의 옆얼굴은 날 감동시켰지.
"...17살에 오빠를알고 18살에 오빠랑 사귀고 스무살에 오빠랑 헤어졌네요.그리고 이렇게 스물아홉의 제가 오빠랑 다시 얼굴을 마주했네요."
씁쓸히 눈웃음짓는 그녀의 옆모습.
세월의 흔적은 그녀의 얼굴에 조금씩 나타나곤 있었지만 곱디고운 선은 언제나 그대로였다.
그리고 빨갛게 빛나는 입술도 그대로이다.
"....오빠랑 헤어지고 많이 방황했어요. 오빠가 어느정도 저에대해 아는지 몰랐었지만 대부분 알고있다니깐 저도 조금은 홀가분해요"
"...그래..."
"..배신감을 느꼈을꺼에요. 제가 오빠 훈련소에 있던 그 짧은시간동안 다른 남자와 잤던게."
"...."
",,동양화 강사였어요. 밤에 그림을 그리다 너무 외로워서 울고있었는데 따듯한 커피로 절 달래주더군요. 술을한잔하고 나도모르게 남자품이 그리웠어요. 그래서 잤던거에요. 그러니깐 바람피웠다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애써 말했는데 어쩌지? 난 네가 어떻게 했건..나중엔 네가 하나도 밉지않았어. 이런 나보고 사람들이 병신이라고 하더라"
"..오빠라면 그럴꺼같았어요. 사랑이많은 모질지 못한 오빠였으니깐. 그래서 다른애들..지우나 미수도 그래서 오빠를 좋아했어요. 그 둘다 외로움이 많은 애들이었으니깐."
그녀는 고개를돌려 날 바라봤다.
"오빤 나이먹은티가 좀 나네요. 살도많이찌고. 예전엔 정말 늘씬하다못해 허리는 개미허리였는데."
날보면서 미소짓는 그녀의 눈과 입술이 아름답다
"직장에 잘다니고...제법 자리를 잡았다고 들었어요. 지방대출신이 홀홀단신 그렇게 학연이나 줄없이도 버틴다는걸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쪽분야를 잘 몰라서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제 남편이 오빠가 정말 열심히 사는사람이라고 했어요"
...숙이의 남편은 거래처 직원이었다.
상대업체의 기획담당 대리였고 난 제품개발 디자이너였다.
거래처 직원이 왔다는 소리에 슬리퍼를끌며 다이어리를 입에물고 한손에는 커피와 한손에는 샘플을 들고가는 나에게 거래처 직원의 등이 보였다.
회의테이블에 다이어리와 커피잔, 그리고 샘플을 놓고 직원을 바라보는 순간...
난 너무 놀라버렸다.
숙이의 결혼식을 물어물어 볼래찾아가 도둑질하듯 훔쳐보고 나오던 나에게 신부의 손을 잡고 걸어나오던 사람.
숙이의 남편이었다.
"안녕하세요. 마그넷프라임의 최인철대리라 합니다. 김주임님 이시죠?"
"...아..아..네..네..반갑습니다."
성실해보이는 얼굴.
호인의 상.
하지만 나에겐 그늘진 아픔이 배어나는 낡은 시멘트벽같이 눅눅한 아픔만 있는 얼굴.
"이번에 저희가 납품할 가공재에 몇가지 디자인 부분의 고려사항이...."
성실하게 설명을하는 얼굴을 보자니 살짝 화가난다.
화?
...아마..질투겠지.
"이상입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일정은 말씀드린 것처럼 40일정도입니다"
"..아..예. 가능합니다 그런 정도라면. 제가 디자인부분에서 수정좀 하고 기구팀과 협의해서 일단 도면부터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감사합니다. 선선히 의견을 받아주시니 마음이 정말 편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회사의 자재를 제작해서 납품하는 하청업체의 대리라....
우연치곤 참 재미있다.
서울인구가 위성도시까지 싸잡아 천만이 넘어갈텐데 천만분의 1의 확률로 내가 숙이의 남편을 만난것이다.
재미있군..도시란게...
"저기 점심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기왕 제가 온거 식사나 한번 하시는게.."
"..아..예..뭐 어차피 먹어야 하는것이니 저랑 같이 드시고 가십시오"
난 자리에 내 물건들을 갖다놓고 슬리퍼를 터덜 거리며 숙이남편, 최대리와 함께 회사밖으로 나갔다.
참치회덮밥을 먹으러가자는 내 제의에 웃으면서 동의하는 최대리의 얼굴이 계속 신경쓰인다.
내가 질투심이 상당하군...
"김주임님 연세가?..저랑비슷하실꺼같은데.."
"아..전 31살입니다."
"아,.....그러세요? 핫핫..전 34입니다."
썩을...나보다 세살이면 숙이랑 6년차이군...
시원찮은 질투심으로 난 얼굴이 그다지 밝진않았다.
"서울토박이는 아니신듯한데..사투리가 좀 섞인듯해요"
"아..예...전 충남에서 살았어요. 학교는 전북쪽을나왔고...서울온건 졸업후 바로왔죠"
"아 그러시구나..어쩐지...우리 와이프 사투리랑 비슷해서요"
..웬지 한쪽 가슴이 뜨끔했다.
숙이의 사투리..무척귀여웠지. 나랑 다툴때 튀어나오던 사투리는 화가나있던 나를 금방 웃게만들정도였으니까
"와이프 고향이 어디신데요?"
"아 예. 충남 부여입니다."
"저도 부여사는데..."
살짝 거짓말을할까..하다가 그냥 모르는체 말해버렸다.
"어...그럼 저희 와이프를 아실런지도 모르겠네요. 미술했으니까"
"..성함이 어떻게되나요?"
"아 예 유 숙 이라고 합니다."
"아..알죠..제 3년후배에요. 제가 뎃생을 가르쳤죠"
"아이구 이런인연이...이럴수도있네요..핫핫...저희 결혼식땐 안오셨었나요?"
"아뇨 갔었는데 제가 일이있어서 끝까지 못있었습니다."
"아이구..그러시구나...이거 와이프 선배님이 거래처 담당주임이시니..핫핫..이거 힘이나는데요"
"..별말씀을.."
호인이다. 확실히.
웃는모습이시원하고 말을하면서 틈틈히 내 눈을바라보면서 친근한 미소를 지어주고있었다.
..웬지 좀 초라해진다.
아무것도모르는 사람에게 적개심에가까운 질투를 품다니..바보같은놈..
"..뭐 제품에 하자만없음 저야 아는분이면 좋죠. 잘부탁합니다"
"아예. 와이프체면을 봐서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저 꼼꼼하게 잘 지켜봐주십시오"
나에게 머리를 굽히는 숙이의 남편
...
96년 4월에는 내가 그녀에게 머리를숙이고 무릎을꿇고 사정을 했었지.
...결코 좋은기분은 아니군....
"...오빠는...나에게 첫사랑이었고...또 날 많이사랑해줬어요. 오빠가 부대 배치되고 나온 휴가때...휴가복귀하면서 기차역에서 내게 키스했던거...눈내리는 속에서 키스했던건..잊을수 없었어요. 그래서 미안했어요 늘..."
숙이가 촉촉해진 눈으로 날 바라봤다.
그녀의 눈을 이렇게똑바로 쳐다볼수있는건....무려 9년만이다...
그때의 그녀는 날보며 울고있었지.
나와 헤어지던날...
"..오빠가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물론 오빠가 제대한 후였고....오빠가 제대하고 학원에서 강사할때 나도 군산에서 강사를 잠깐 하고 있었거든. 그때 애들한테 들었어요."
숙이가 잠깐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안쓰러운건지 아니면 자신이 신경쓴게 안쓰러운건지...
"...오빠가 창주오빠랑 내가 사귀다 헤어진걸 알꺼라 생각했어요. 충분히 오빠라면 알수있을꺼 같았거든.. 청주오빠도 오빠와 비슷한 이유로 헤어졌던거니까 오빠라면 또 슬퍼할거라생각했었어요"
숙이는 잔을들어 자신과 같이 식어버린 커피를 홀짝거렸다.
건조한 숙이의 음성이 계속 내 귀를 간지럽혔다.
"...오빠랑 결혼하고 싶었어요. 오빠를 너무 좋아했었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잘몰라. 하지만 가끔 이런생각을해. 오빠가 군대를 안갔었다면 달라지지않았을까. 하지만 그건 어쩔수없었잖아. 누구든 건강한사람은 다 가니까."
존댓말로 일관하던 숙이가 자신도 모르게 예전의 숙이처럼 말을 놓고있었다.
"...오빠가 없는 생활은 힘들었어. 매일매일 사랑받다 그 사랑이 사라지니 마법이 사라진 신데렐라처럼 초라해 지더라구. 너무 외로웠었어"
"...미안....차라리 너 대학가는걸 보고 군대를갔었으면 좋았을텐데..."
"지난일이고..어차피 그랬더라도 달라질껀 없었을꺼야. 하루하루가 오빠랑 함께였던 시간이었고 그 시간이 사라지면 결국 외로운건 마찬가지였을테니까."
숙이가 얼굴을 왼쪽으로 기울인채고개를 숙였다.
흘러내리는 머리칼이 숙이의 귀뒤에서 어꺠로 그리고 가슴 앞으로 스륵 미끄러진다.
그녀의 봉긋한 가슴어름이 보이자 난 황급히 눈을 들어창밖을 본다.
"오빤 날위해 휴가를 얻기위해 고생했었어...난 그게 너무 가슴아팠어. 잠자면서 코피흘리는 오빠를보면서, 오빠손에서 페인트가 묻어 손톱이 하얗게 일어난걸 보고 가슴이아팠어"
..
숙이를 만나기 위해 부대내 교육 간판을 그려서 포상휴가를 받은걸 숙이가 그렇게 슬픈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신너와 페인트 냄새로 한참동안 코가 약해져 코피를자주흘렸었지...
"오빤 그런사람이었어. 그래서 난 더 슬펐어. 오빠가 날 포기하지않을꺼란것도 알고있었어. 그래서 오빠하고 헤어진후 내가 그렇게 술독에 빠지고 엉망으로 살았나봐.."
그녀가 나와 헤어진후 술독으로 불려가면서 술을 많이 마시고 살았다는건 익히 들어 알고있었다.
어찌나 술을 잘, 마니 먹었던지 회식자리에선 아예 대놓고 술병째안겨줬다고 한다.
그리고 술에취한채 몇몇과는 섹스도 했던 모양이다.
"...그땐..그렇게하는게 오빠를잊기위한 방법으로 생각했어. 하지만...그러고나면..더 허탈했어. 더 슬프고...그래서....오빠 잊기위해 난 연애를하고싶었어."
그녀의 손이 흘러내린 머리를 살짝 뒤로넘겼고 손에 걸쳐진 머리칼이 흰손에 대비되어 선명한 흑색으로 밀려넘어갔다.
"...첨엔 술먹고 그랬었지만 나중엔...사람을찾느라 사람들과 섹스를 했어. 날 미치게만들. 아니 푹 빠지게 만들사람. 하지만 그런사람이 없었어. 섹스를 할땐 오빠생각이 더 났었거든."
그녀의 눈가가 반짝인다.
물에잠긴 그녀의 눈동자.
"...오빠를 잊는데 나도 5년이 넘게 걸렸어. 그리고 일을하고 교회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면서 오빠처럼 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났어. 그게 지금의 신랑이야"
"...알아. 착한사람이더라. 그래서...첨엔 질투도 했었지만..지금은 ...오히려 고마워."
난 식어버린 커피를 한모금 삼켰다.
향기는 진해지고 쓴맛은 더해진 식은커피.
내맘도 그리움은 짙어지고 아픔은 깊어졌었지.
"...난..널 이렇게본걸로도 내 열정에대한 추억을 살릴수 있었고....널보게되서..내가 당장 죽더라도 아쉬움은 없을꺼라 생각해. 난 적어도 죽기전까진 너랑 이렇게 말을해보고 싶었어.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너와 나에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어. 지금 난 소원을 이뤘고 원하는건 이제 없다. 정말 고마워."
난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한참을 천천히 말했다.
손끝이 떨렸다.
이젠 더 볼일없어야 할테지. 더이상 난 네 앞에 나서면 안되겠지.
"...편지좀 줘봐요"
난 덜컥 겁이났다.
그녀의 사진은 어차피 그녀의 것이니 돌려줘도 어쩔수 없는것이지만 편지는 나에게 온것이었다. 막상 편지가 그녀손에 들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닥치니 난 당황스러울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가라앉아 있었다.
호주머니에서 작은 편지봉투를 꺼냈다.
다이어리에서 찢어내어 연필로쓴 편지.
연필편지를 보관하기 위해 난 무던히도 애를썼지만 그렇게 쉰진않았다.
노랗게 변하고 언제 묻었는지 물으묻어 변색되어버린 가운데 부분.
마치 내 눈물이라도 떨어진듯 그렇게 번져있었다.
"...미안...최대한 잘 보관하려했는데...."
난 변명할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변명을 했다.
마치 내가 죄를지은것 처럼. 죄라면 죄지..그녀의마지막 편지인데.."
"...가슴이 터지도록 힘차게 그대를 안고싶습니다. 그대 그리운 이 순간에. 그대 가슴에 목놓아 울겠습니다. 이렇게 힘든 순간에 미래를 생각하며 쌓아가겠습니다. 외로움 밀어닥치는 이 순간에 눈물이 얼도록 냉정하겠습니다. 당신의 눈물로 녹여준다는 믿음이 생기는 이 순간.나는 보상받으려는듯 화를 내겠습니다. 당신이 돌아오는 이 순간에. 1995년 3월19일 당신의 신부가...."
그녀가 잔잔하게 자신의 편지를 읽었다.
마치 시낭송을 하듯.
그녀는 편지를 다 읽고도 한참동안 편지를 놓지못했다.
그녀의 숨결에 편지가 가끔 흔들렸고 그 흔들림이 웬지 점점 커지는듯 했다.
그리고 편지의 끝부분에 작은 물방울무늬가 생겼다.
한개...두개..
그녀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입술을 살짝 깨물고 그 큰 눈에 물이 그득차서 밖으로 넘치고 있었다.
반짝이는 눈썹이 그녀의 눈물을 밖으로 퍼내고 있었다.
"...미안...편지를가져오지 말걸 그랬나봐.."
"...흑..흑...그땐...그땐 정말..사랑했어요..흑흑.."
서럽디 서럽게..그녀가 나즈막히 울음을 토해냈다.
그녀는 울먹이면서 편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흑흑...내가..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알아요? 흑흑...정말 매일매일 울었어요.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다가도 석고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나도모르게 멍하니있다가 울기도 했어요...흑흑...내가..얼마나 오빠를 사랑했는지는 나밖엔 몰라. 내가 왜 오빠를 배신해야 했는지는 나밖엔 아무도 몰라..난 그게 더 화가나. 난 오빠가 보고싶어서 미칠지경이었는데 그런 나를 사람들은 위로할수없었어. 흑..흑...오빤 내 곁에 없었구 난 우는것외에 할수 있는게 없었어...흑흑.."
그녀가 서럽디 서러운 말을 내게 던지고 있었다.
..그래..난 그녀의 외로움을 어떻게 할수없었다....어떤것도. 심지어 외로움에 떨며 우는 숙이에게 전화조차 할수없는 그런 환경이었다.
군대는 나에게 아픔과 내 여인의 아픔만을 만들어내었다.
"..울지마..미안..정말미안하다...."
"흑흑...내가...흑흑..내가 오빠를 생각하면서 울었던것들이...오빠가 날 기다린것만큼 아프고 슬펐다는걸..난 ..흑흑..그걸 너무늦게 알았어요..흑흑..그래서 난 내가 미워요"
그녀가 손으로 입을가리고 내내 울었다.
그녀의 손가락사이로 눈물이 줄기되어 뜀뛰기를한다..중지..검지...손등...그녀의 굴곡진 손을타고 눈물이 뜀뛰엇다.
울먹이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조용히 커피숍에 울리고있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느껴졌지만 난 그런걸 신경쓸수 없었다.
너무슬피우는 그녀를 보면서 어깨조차 잡아줄수 없었다.
"..흑흑...내가..내가...오빠가 기다린거..오빠가 나 기억하고 생각하는거..그거..아예 모른체만 하고 있었을꺼 같아? 흑흑....오빠가 날 찾아서 이리저리 물어보고 그런것도 알아..흑흑..결혼식에서 날 몰래 훔쳐보고 그렇게 사라지는것도 봤어..흑흑..남들은 내가 기뻐서 운다고 생각했지만 난 오빠의 뒷모습을 보고 , 너무 슬픈모습을 보고 울었어..흑흑.."
..그랬구나..내가 결혼식장에서 널 본걸..너도 봤구나...
"..안갈껄그랬다..내가 미쳤지...솔직히 결혼식장에 들어설때 네 친구들이랑 후배들이 날 막더라. 아마 깽판치러 온걸로 생각했겠지...후배들한테 사정사정해서 겨우 들어갔다....내가 괜히 갔었어.."
"...흑흑...왜그랬어? 왜? 왜 그렇게 날 사랑했던건데?..이런내가 밉지도 않았어? 오빠는 날 몇년동안 지켜보는데 그걸 외면하고 딴사람과 행복하게 지내는 날 왜 오빤 바라만봤어 왜?"
....할말이 없었다.
"....난..바보거든. 알잖아. 그리고 나도 널 잊기위해 여자를한명 사귀었어. 비록 어이없게 깨지고 말았지만. 그런내가 널 좋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있다고 생각하겠니. 난 ...어떻하든 잊으려했지만 그게 나에겐 이중의 감옥이었어. 스스로 잊으려했지만 더 빠져들고..결국 난 너를 찾으려 방황을 했던것 같아. 하지만 이젠 널 잊을수 있을꺼같아."
그녀는 울먹거리면서 계속 눈물을 닦아 내었다.
"...넌 똑똑하고 당차니깐 잘살꺼라 생각했어. 하지만 너에대한 아쉬움은 내가 잊을수 없는것 밖에 없더라. 네 모든 행동, 말,...너하고 헤어진 천안에서의 새벽까지도 어제일마냥 생생해. 네가 떠나면서 내게 키스했던것..마치 오늘새벽마냥 생생해."
그녀의 울음이 더 깊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쳐다본다.
"숙아..나가자...내가 널 너무 당황스럽게 했나보다. 나가자.."
숙이가 울면서 가방을 챙겨 먼저 나갔다.
난 계산을 하는 내내 숙이가 그냥 가버렸으면 했다.
밖으로 나가 그녀를 바라본다면 그리움때문에 내가 무너질꺼 같았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던 직원이 말을한다
"비오니까 이거 가져가세요."
직원이 건네준것은 흰 우산이다. 예전에 1000원에 길에서 팔던 우산.
"고맙습니다..얼마죠?"
"아뇨 그냥가져가세요. 여자분이 많이울던데.."
난 허리를숙여 인사를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없었다.
우산을 펼치지 않은채 촉촉하게 젖고있는 길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리와요.."
그녀가 우산을 들고 있었다.
머리가 젖어 이마와 뺨에 붙어있었고 그녀가 입은 검정색 재킷과 스커트는 점점히 진한 얼룩이보였다.
"....안갔네..."
'..이리들어와요...아님 우산을 펴던가."
난 우산을 펼생각을 안했다.
아니..그녀의 젖은 얼굴이 날 이끌었다고나 할까.
그녀와우산을 같이써본게 얼마만인지...
내가 우산밑으로 들어가고 그녀가 천천히 걸었다.
그러나 이내 몇걸음 가지못하고 그녀가 내 팔을 잡았다.
"..우산을내가 들게할셈이에요?"
그녀는 울음을 아직 그치고 있진 않았다. 우산을쓰고있는데도 그녀의 눈밑엔 물기가 있었다.
난 서둘러 우산을 받아들었고 숙이는 자신의 가방을 추스렸다.
"..어디 딴데좀 가서 앉아요..."
난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거세어졌다.
난감했다.
난 차도없고...뭐 운전면허도 없는데...뜹...
그때 그녀가 날 도로쪽으로 살짝 밀었다.
"빈택시가 오네요. 잡아요"
난 택시에 손짓을 했다.
물을 튀기면서 택시가 다가왔고 순식간에 폭우로 변해버린 비에 우린 그 짧은 시간동안 꽤나 많이 젖어버리고 말았다.
택시에 타자마자 그녀가 말한다.
"역삼역으로 가주세요"
택시는 머지않아 역삼역에 도착했고 우린 폭우속을 빠른걸음으로 걸었다.
"어디 아는데 있어?"
"남편하고 주로 역삼에서 만났어요. 일단 좀 젖은옷도 짜내고 ...어디 앉아있다가요"
그녀가 역삼역 지하철 지하도의 옆에 있는 골목길로 들어간다.
한참을 들어가니 붉은 네온사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긴?
내가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발걸음을 더디게하니 숙이가 말을꺼냈다.
"솔직히 이상태로 어디 들어가서 얘기하는것도 그렇고. 차라리 한두시간 옷말리기엔 저런데가 좋아요"
그녀가 익숙한듯 한곳으로 향했다.
"리베라 모텔"
난 그녀앞으로 가로질러가 대실료를 지급하고 방에 올라가려했다.
그때 그녀가 카운터에 말을한다.
"혹시 옷을 말릴수 있나요?"
"아 예. 저희 직원이 갈테니 바구니에 담아주세요"
카운터에서 바구니를하나 줬고 난 바구니를 받아든채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309호.
방에 들어가니 은은한 붉은조명과 황토색 벽지가 보였다. 아늑한 느낌.
그녀가 벽에걸린 샤워가운을 들고 화장실로가면서 나에게 말을했다.
"먼저 씻을께요. 옷을 내놓을테니 오빠도 얼른 셔워가운으로 갈아입으세요. 제가 옷을 내놓으면 그걸 모텔사람오면 건네주시구요"
익숙하다.
그녀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다.
그녀가 화장실로 들어가고 이내 옷이 밖으로 나왔다.
난 재빨리 옷을 벗고 샤워 가운으로 갈아입은후 옷을 정리했다.
"똑똑..세탁물 가지러왔습니다."
방문을여니 아까 카운터에 있던 남자다.
"건조만하실꺼니까 30분안에 같다 드리겠습니다. 소지품은 빼냈죠?"
"아 예. 그럼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건조비는 만원입니다."
난 만원을꺼내 건냈고 남자는 옷을 바구니에 담은걸 들고 엘리베이터를타고 사라졌다.
침대에 앉은채 담배를 꺼냈다.
...그러나 불은 붙이지 못했다.
눅눅한 비오는날 담배를 피우면 그 냄새가 더빨리 배이게 된다.
그녀에게 담배냄새를 배이게 할순 없었다.
숙이가 화장실에서 나왔고 나도 화장실로 들어가려 몸을 일으켰다.
"담배한대 주실래요?"
"..담배피워?"
"...오빠랑 ..예전에 잘때..훅..잘때라고하니깐...좀그렇네. 암튼..그때 오빠가 담배를피우면 내가 뺏어서 한모금 빨기도 했었잖아요. 그때 아무렇지도 않더라구. 그래서 헤어지고난 후 담배를 피우기시작했어요"
난 담배를 통채로 꺼내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화장실문을 잠근채 뜨거운 물을 틀었다.
뜨거운 물이 쏟아져나오고 그 속에서 난 물의 뜨거움에 몸을맡기고 눈을 감았다.
벅찬 기분.
그녀와 같이있다는것 하나만으로 가슴이 뛰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마치 한동안 피우지 않았던 담배를 갑자기 피웠을때 처럼.
그렇게 샤워를 하고 찬물을 받아 세수를하려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난 물을잠그고 문을 아주 살짝 연채 그녀에게 말을걸었다.
"혹시 나 불렀어?"
"응...옷은 언제 가져오는거라구해요?"
"어..30분안에 말릴수 있다길래 그러라구했어"
".....알았어요"
난 다시 문을 닫고 세수를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
정신이 좀 든다.
정신이 드니 웬지 모를죄책감이 밀려든다.
내가 무슨짓이지...
아무리 그리움과 추억이 버무려져 그녀와의 만남에 취해있었다 해도 그녀는 유부녀. 남편이 있다. 게다가 임신6주째....
난 수건으로 머리와 몸을 닦고 가운을 입고 밖으로 조심스럽게 나갔다.
"나 나간다.."
밖으로 나오니 숙이가 가운을 입은채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아쉬움?
갑자기 아쉬움이라니..역시 나도 천상 남잔가보다.
이상황에서 벗고있을 숙이를 생각하다니.
그녀가 머리를 말리고는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냈다.
나에게 음료수를 건네주고 그녀가 담배를하나꺼내 입에 물었다.
입에 담배를 문 촉촉한 머리의 여자.
요염하다.
눈이 아직 촉촉하다.
테이블에 놓여진 구겨진 휴지들.
"...샤워하면 기분이 좋아질줄 알았는데...오빠랑 같이있었던 예전이 기억나서 더 우울해졌어요."
숙이가 담배에 불을붙인다.
라이터 불빛에 그녀의 눈이 반짝인다.
"후~....여전히 오빤 맨톨담배를 비울줄 알았는데....이젠 안피워요?"
"...어...비싸서.."
궁색한 말을 해서인가...난 쓴웃음이 났다.
숙이도 웃는다.
"하긴..하루에 한갑이면 4일이면 만원은 되겠네...."
그녀의 손가락에 걸린 담배가 고혹적이다못해 내 허리어름에 힘이 들어가게 만들었다.
"....나. 솔직히 오빠만나기 싫었어. 예전으로 돌아갈려고 할지도모르는 오빠잖아. 오빠가애인이 있어도 오빤 기회가 된다면 아마 나랑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할꺼같았어. 오빠 나랑 섹스하고나서 엄청나게 사람이 달라졌었잖아. 게다가 오빠의 냄새를 맡게되면 예전의 내 기분이 돌아올런지 몰라 겁났었어."
숙이는 담배를 깊숙이 빨아들였다.
"...나랑 같이 있으니 하고싶지? 마지막 헤어질때..그때 섹스하면서 나도모르게 울면서 기분이 좋았어. 그때 오빠도 그랬지?"
그녀가 날 바라봤다.
그녀의 가운속에는 그녀의 나체가 있었고
그녀의 눈은 젖어있었다.
난 서서히 열이오르기 시작했다.
"..나랑 아직도 하고싶어?"
날 바라보는 그녀
그녀를 바라보는나
가슴이 먹먹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9년전 내 찬란했던 두근거리던 젊은시절로 돌아간듯하다
....
왜 나만 변하고 그녀는 변하지않은 것 처럼 보일까
왜 그녀는 그 긴 시간동안..왜..왜 저런 사랑스러운 모습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을까...
눈물이 흐른지도 몰랐다
몸을 일으킨 숙이가 내눈물을 닦아주었고
내 손을 잡아 옆에앉혔다
내 볼을 쓰다듬으며 젖은 눈으로 바라보는 그녀
"...내가요...."
살짝 떨리는 목소리..
"...여자는요..다..그래요..다...남자랑 달라..그래서..여잔..다 잘잊어요 헌데........그게..가슴에 묻어두고 꺼내지않는 타임캡슐같은거지...아예 태워버리거나..없애버리는건 아니에요..나도요..그게요.오빠를요..잊은건 아니었어요..그리고.. 나도..가끔은..그때일들을 생각하고 혼자웃고 혼자 먹먹하고..나도 그랬어...나도요.."
존대와 반말이 섞인
그녀의 과거와 현재가 섞인듯
그렇게 넋두리하듯 그녀가 흐느낀다
날 바라보는 동그란 눈 눈웃음이 매력적인 너
"오빠가 날 찾는거..다 알고있었고...그저..다시 힘든 연애..종교문제..이런거 겪는거..힘들었어요..그리고...나 그래요..오빠 군대가고나서..다른남자 만났어..응..그래..근데..나도 힘들었어...그저..누군가 내옆에 있었는데..갑자기..갑자기 날 지탱해주던 벽이 무너지고 바닥이 꺼진것같았어요..그래서..너무 힘들었다구 흑흑..."
얼굴을 오만상을 하고 우는 그녀
....
왜..
왜 넌 그리 불쌍하게 우니
난 널미워한적도 원망한적도 없는데
그저..
난 마음속에서 널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널 기억하고 있을뿐인데
왜 .. 왜 넌 그렇게 슬픈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내 옆이 있는거니..
"...흑..흑.내가..내가요 미수랑..지숙이시켜서...흑..그래요 알아봤어요..오빠뭐하고 사는지..흑..다쳤단 얘긴 들었었으니깐 흑..근데요..그게요 엉엉엉.....오빠가 흑..사무병이었는데 나랑헤어지고 일부러 포쏘는자리로 가서 사고나서 다쳤다는거 알고나서..흑흑흑..내가..내가 내가 얼마나 내 스스로를 미워했는지알아? 오빠가 알아요?"
원망한다
....
9년전 그얼굴로 숙이가 날 원망한다
미안하다..미안하다..수없이 되뇌이고 또 되뇌인 말을 오늘도 입안에서 삼키는구나
"그래도..그래도..오빤 잘살꺼같았어..그냥..오빤..언제나 당당했잖아요..그리고...난요..우리아버지 무서워요..거역을 못해..흑흑..그래..교회다니고.집안 좋고..그런사람이라서..결혼했어요...나..대학원까지 갔어도..내가..내가 뭘하고살지 뭐하고싶은지 몰랐어..그런데..그런데....사는게 무서웠어요..오빠가 있을땐...다 잘될것 같던 세상이..오빠하나 없을뿐인데..그게..그게 그렇게 달라질줄 몰랐어...."
우느라 계속 눈물을 훔치는그녀
가운사이로 젖가슴이드러난다
한쪽 젖이거의 드러났어도 게의치않는다
"흑...오빠. 오빠! 내가 잘못한거 있어 그래..그런데..오빠도 연애하고그렇게살았잖아요 그래요안그래요? 나..오빠기다리려고 했어..그런데..내가 힘들었고..세상도 힘들었고..1년넘게 남은 오빠 군생활을 기다리는거가 너무 무서웠고 외로웠어..그거알아?
오빠 군대가고나서 하루에 한번씩 자위를 하면서 내가 얼마나 비참해졌는지?"
가운을 벗어재낀다
"내몸? 오빠 오빠가 나랑 섹스를 하고나서..내가 얼마나 섹스를 좋아했는지 알지? 그리고 난 오빠가 날 사랑해주고 아껴주고..거기에 내가 사랑하는남자랑 섹스를 한다는것 자체가 넘 행복했다구요 흑흑..그런데..불러도 올수없고 담장밖으로 가도 볼수없는 그런시간이 일년넘게 있었어요..어떻게 하라고..응? 나...외롭고쓸쓸하고 미칠듯이 섹스가 하고싶고...허전했다구 !"
나한테 쓰러진다
....
젖은 머리에서 숙이의 냄새가 난다
등을 만진다..
브래지어없이 매끈한 등
...
따듯한 몸
그래....따듯한 네몸을 안고 키스를 하고 섹스를 했었지
상체를 들어올린다
눈물 범벅의 충혈된 눈
날 원망하는눈
"미안..긴시간...미안..."
이마에 뽀뽀를한다
와락 안기는그녀
내 입술을 찾아 턱밑에 있던 그녀의 머리가 위로 올라온다
뜨거운 입김
말캉하면서 살짝 건조하고 짭쪼름한 혀가 느껴진다
많이 울었구나...
9년을 보상하고싶은거니?
내 입안을 마치 배고파 음식을 탐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헤짚는다
내 옷을 벗기고 머리..목..등..어깨..가슴..허벅지..배...
숙이의 손은 어디를 향해야 할지 모르는 미로속 쥐마냥 온통 정신없이 내 몸을 훑는다
"....그대로인데..오빠랑 난 그대로인데..뭐가..뭐가변한건지 모르겠어
..내 잘못인거야? 응?"
"아니...아니..네잘못 하나없어..지켜주지못하고 곁에없었던건 나야.외롭게한것도 나야....다 내탓이야..."
그녀의 얼굴이 날 째려본다
"나빠..나빠..."
내 젖꼭지를 깨무는그녀
"윽........."
마치 땅밑에 묻어놓은 뼈다구를 찾는 강아지마냥 이불과 옷이 엉킨 내몸을 뒤집고 헤치고..
내 자지를 보자마자..이건 흡사..공갈젖을 놓친 아이가 "아 찾았다"하는 느낌으로 자지를 삼킨다
뜨거운건가..아니..이건...뭐라 말해야 하나
혀에 자지 밑둥이 들러붙고 목구멍으로 침이넘어가는게 느껴질정도로 깊숙하게삼킨다
매끄럽고 큰..그녀의 젖
그녀와 연애를 할때 그녀는 늘 자신의 큰젖대문에 컴플렉스를 느끼곤했다.
사실..나도 그녀가 그리 큰 젖을가진지 몰랐다
브래지어를 세게 조여서 입으니 좀 가려진것이었나..
나중에 생각해보니..그녀의 키가 160이 안되던가..하는 작은 귀여운체구인데...젖은 최소 C였고 아마 D컵..오로지 컵사이즈로 D는 나오지않았나 싶다
그래도 사발젖이어서 누워있어도 볼륨감이 꽤 유지되는 탄력이었다
그녀의 피부는 뭐랄까..땀내음조차 크림맛이 나는..그런 몸이었다
보지에서도 냄새한터럭 나지않았었고 두세시간 지치지않고 박아대도 이내 꿈틀거리며 붉게빛나곤 했던 튼튼한 보지였다
몸을 돌려 엉덩이를 드러내고 엉덩이를빨았다
그와중에도 몸을 옆으로 돌려 내 자지를 문다
마치 장난감을 뺏기지않으려는 아이처럼..
보지를 빨려는 찰라..갑자기 발로 날 뻥 찬다
"누워요"
엉겹결에 누운 나
어깨로 흘러내린 가운이 상체를 다 드러냈지만아랫도린 건재하다
고혹적이다
머리는 어깨로 나뉘어 흘러내렸고 한쪽 젖은 머리칼에 젖꼭지까지 가려져있다
그리고 아랫도리는 내 살과 숙이의 살이 만나 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천천히 밀어넣는 그녀
살짝 찡그린 표정이 너무 귀엽다
"흐읍..........."
살짝 벌어진 입 사이로 반짝이는 혀가보인다
아....................
슬슬 움직이면서 자신의 엉덩이사이를 바라본다
마치.."아 이거 신기해" 하는느낌?
오랫만의 느낌을 음미하듯..눈을 내리깔고 천천히 움직인다
그녀의 보지는..9년만이지만...그녀의 보지는...어제와같다
천천히 속도가올라가고 몸을 천천히 뒤로 젖히더니 보지가 보일정도로 몸이 뒤로 젖혀졌다
유연성은 여전하군
하지만...다시상체르 숙여 내 입에 젖을 물려주곤 나즈막하게
"아..젠장..아...아...아우..씨..."
참기힘든 쾌감에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다
입술을 한쪽만 지긋하게 깨물고입벌려 숨을 내쉬는 모습
젖이 흔들리고 엉덩이 밑에선 물소리가 난다
"흡...흡..흡..어..아아아아!"
점차 말달리듯 거세게 몰아치는그녀
젖이 위아래로 흔들린다
내 손이 젖을 잡고 그녀의 한손은 내 입에 손가락을 들이민다
내 턱을 움켜쥐고 인상을 찡그린 그녀
"흑..흑..아..아어떻게해..아..아......."
허리를좌우로 돌리기 시작한다
"오빠야 흑..으...윽...음..아..아..아..."
몸을떼어내더니 옆으로 쓰러진다
"왜?"
"..오줌쌀꺼같아....."
난 말이끝나기 무섭게 그녀다리를 벌려 들어간다
"안되..오줌나올꺼같다구..그만..."
입으로 보지를 발고 바로 박아댄다
"오빠오빠오빠오빠!"
연달아 부르는그녀
"아니..아니라니깐..안된다..아니..응 아니"
거세게 박는..박고..비비고 돌리고..밀어쳐 올리고 끝까지 뺏다가 끝까지 밀어넣고 귀두만 걸쳤다가 슬그머니 밀고 다시 빼고..
그녀의 몸은 이젠 좌우로 크게물결친다
"으흑..그만요 제발..응? 부탁이야 응 그만..."
내 팔뚝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때다
어깨에 손을 넣어 최대한 몸을 밀착하고...엉덩이 밑에 한손을깐 다음..거세게 밀어넣는다
"흐극..흑흑..악..앗..아..아니..아니라..아니..안데..앗..음..아..오빠..응 아니라니깐..응응응:
거의 첩첩첩하는 소리밖에 들리지않을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내 등에 박히는 손가락
"악..악..악..악!!!!!!!!!!!!"
날 끌어안은 손에서 떨림이 느껴진다
마치 숨이막히는듯 몸이들썰거리면서 오르가즘의산을넘는다
".......예쁘구나..그때처럼....."
섹스후 촉촉히 젖은 그녀의 젖가슴은..유륜이좀 커기조 유두가 굵어지고..검어진것외엔..달라진게 없다...
몸을 돌려눕는다
"..후.," 긴숨
"..오빠..."
"응?"
"....아직 날 좋아해?"
"어...아마..죽는날까지..널 졸아할꺼야..니가 뭘하건 뭐가 되어있건.."
몸을 돌린다
또 울고있다
"...왜...왜 이제서야 만난걸까...그냥..그냥..내가 잘못해다고 하고..오빠를 찾았으면 될문제를..."
"아니야..내가 나쁜놈이야..네 근처까지가서도 용기를 못내고..그저 네 얼굴보고 돌아오곤했으니깐..미안해..미안해..네 시간을놓치게 만든건...내가 바보같아서..바보라서 그런거야..미안해.."
그렇게..벌거벗은 9년전의 나와 숙이는 울고 또 울었다
...9년의 서러움이 눈물로 흐르듯
아니
솔직히 그런 만남이 가능할지 생각조차 못했던 사건이었는데.........
그저, 직장동료의 집들이에 갔을 뿐이고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아파트 화단옆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오는 그녀를 본것..그것뿐이었다.
"돌아보면 아쉬운일이 참 많았어. 누구든 그런생각을 해본적 있을꺼야. 예전으로 돌아가 그때 그 시간만큼은 바꿔보고 싶다는. 나 역시 그런생각을 많이했지. 특히 너에대해선."
창밖의 빗줄기는 지나는 차의 바퀴에 밀려 도로가로 파도치고 바람에 날리는 포말같은 물방울은 유리창을타고 아래로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후회라면 후회고.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겠지. 나에겐 그때로 돌아갈수있는 방법만 있다면 다시 살아보고싶은 시간이야. 그때는..."
어둑해지는 거리는 불빛으로 가려지고 불빛속에서 보이는 흔적만을 남기고 하나하나 사라지고 있었다.
낮의 거리는 사라지고 밤의 거리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
"...네 소식을 정말 많이도 들었어. 타인에게도, 아는사람에게도. 궁금했지. 항상. 네 사는 모습, 네 생활 모든게. 어쩌면, 이게 스토킹이 아닌가 생각될때도 있어서 자제하고 또 자제했어. 뭐랄까.....넌 나에게 처음인 정열이었으니까. 그 정열을 난 죽을때까지 잊지못할꺼야."
혼자 독백을하는듯 그렇게 주절주절 난 말을 내뱉었다.
참담함을 무릎쓰고.
내앞의 그녀는 자신몫으로 나온 커피잔만 만질뿐 어떤 미동도 고개짓도없다.
심지어 눈으로도 날 보지않았다.
"...그냥 ...예전에 네가 나에게 보내준 편지한장과 사진들을 꼭 주고싶었다. 너에겐 추억이 담긴것이고 나에겐 아픔이 새겨진것이니까. 편지는 아마 달갑지 않을꺼야. 하지만 네가 내게 마지막으로 보냈던 편지야. 그 편지가 날 한시간 가까이 울게만들었었지. 그래서 그 편지는 없앨수 없었어."
길고긴 내 넋두리는 건조해진 내 입을 통해 다소 거칠게 새어나왔고 마지막 말에 그녀가 잠시 날 바라본다.
언제나 저 눈빛에 난 당황하면서 행복했었지.
깊은 검은색.
"..사진만 가져갈께요."
난 그녀앞으로 사진이 든 봉투를 내밀었다.
"네가 달가워 하지않을듯 해서 편지는 따로 갖고있었다. 편지는 내가 없앨께."
"오랜시간이에요"
"?..."
"...9년이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9년동안 오빠가 날 끈임없이 찾았던거..알아요. 그래서 미안한것도 있어요."
커피잔 옆의 티스푼을 만지면서 그녀가 고개를 창밖으로 돌린다.
언제나 그녀의 옆얼굴은 날 감동시켰지.
"...17살에 오빠를알고 18살에 오빠랑 사귀고 스무살에 오빠랑 헤어졌네요.그리고 이렇게 스물아홉의 제가 오빠랑 다시 얼굴을 마주했네요."
씁쓸히 눈웃음짓는 그녀의 옆모습.
세월의 흔적은 그녀의 얼굴에 조금씩 나타나곤 있었지만 곱디고운 선은 언제나 그대로였다.
그리고 빨갛게 빛나는 입술도 그대로이다.
"....오빠랑 헤어지고 많이 방황했어요. 오빠가 어느정도 저에대해 아는지 몰랐었지만 대부분 알고있다니깐 저도 조금은 홀가분해요"
"...그래..."
"..배신감을 느꼈을꺼에요. 제가 오빠 훈련소에 있던 그 짧은시간동안 다른 남자와 잤던게."
"...."
",,동양화 강사였어요. 밤에 그림을 그리다 너무 외로워서 울고있었는데 따듯한 커피로 절 달래주더군요. 술을한잔하고 나도모르게 남자품이 그리웠어요. 그래서 잤던거에요. 그러니깐 바람피웠다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애써 말했는데 어쩌지? 난 네가 어떻게 했건..나중엔 네가 하나도 밉지않았어. 이런 나보고 사람들이 병신이라고 하더라"
"..오빠라면 그럴꺼같았어요. 사랑이많은 모질지 못한 오빠였으니깐. 그래서 다른애들..지우나 미수도 그래서 오빠를 좋아했어요. 그 둘다 외로움이 많은 애들이었으니깐."
그녀는 고개를돌려 날 바라봤다.
"오빤 나이먹은티가 좀 나네요. 살도많이찌고. 예전엔 정말 늘씬하다못해 허리는 개미허리였는데."
날보면서 미소짓는 그녀의 눈과 입술이 아름답다
"직장에 잘다니고...제법 자리를 잡았다고 들었어요. 지방대출신이 홀홀단신 그렇게 학연이나 줄없이도 버틴다는걸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쪽분야를 잘 몰라서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제 남편이 오빠가 정말 열심히 사는사람이라고 했어요"
...숙이의 남편은 거래처 직원이었다.
상대업체의 기획담당 대리였고 난 제품개발 디자이너였다.
거래처 직원이 왔다는 소리에 슬리퍼를끌며 다이어리를 입에물고 한손에는 커피와 한손에는 샘플을 들고가는 나에게 거래처 직원의 등이 보였다.
회의테이블에 다이어리와 커피잔, 그리고 샘플을 놓고 직원을 바라보는 순간...
난 너무 놀라버렸다.
숙이의 결혼식을 물어물어 볼래찾아가 도둑질하듯 훔쳐보고 나오던 나에게 신부의 손을 잡고 걸어나오던 사람.
숙이의 남편이었다.
"안녕하세요. 마그넷프라임의 최인철대리라 합니다. 김주임님 이시죠?"
"...아..아..네..네..반갑습니다."
성실해보이는 얼굴.
호인의 상.
하지만 나에겐 그늘진 아픔이 배어나는 낡은 시멘트벽같이 눅눅한 아픔만 있는 얼굴.
"이번에 저희가 납품할 가공재에 몇가지 디자인 부분의 고려사항이...."
성실하게 설명을하는 얼굴을 보자니 살짝 화가난다.
화?
...아마..질투겠지.
"이상입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일정은 말씀드린 것처럼 40일정도입니다"
"..아..예. 가능합니다 그런 정도라면. 제가 디자인부분에서 수정좀 하고 기구팀과 협의해서 일단 도면부터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감사합니다. 선선히 의견을 받아주시니 마음이 정말 편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회사의 자재를 제작해서 납품하는 하청업체의 대리라....
우연치곤 참 재미있다.
서울인구가 위성도시까지 싸잡아 천만이 넘어갈텐데 천만분의 1의 확률로 내가 숙이의 남편을 만난것이다.
재미있군..도시란게...
"저기 점심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기왕 제가 온거 식사나 한번 하시는게.."
"..아..예..뭐 어차피 먹어야 하는것이니 저랑 같이 드시고 가십시오"
난 자리에 내 물건들을 갖다놓고 슬리퍼를 터덜 거리며 숙이남편, 최대리와 함께 회사밖으로 나갔다.
참치회덮밥을 먹으러가자는 내 제의에 웃으면서 동의하는 최대리의 얼굴이 계속 신경쓰인다.
내가 질투심이 상당하군...
"김주임님 연세가?..저랑비슷하실꺼같은데.."
"아..전 31살입니다."
"아,.....그러세요? 핫핫..전 34입니다."
썩을...나보다 세살이면 숙이랑 6년차이군...
시원찮은 질투심으로 난 얼굴이 그다지 밝진않았다.
"서울토박이는 아니신듯한데..사투리가 좀 섞인듯해요"
"아..예...전 충남에서 살았어요. 학교는 전북쪽을나왔고...서울온건 졸업후 바로왔죠"
"아 그러시구나..어쩐지...우리 와이프 사투리랑 비슷해서요"
..웬지 한쪽 가슴이 뜨끔했다.
숙이의 사투리..무척귀여웠지. 나랑 다툴때 튀어나오던 사투리는 화가나있던 나를 금방 웃게만들정도였으니까
"와이프 고향이 어디신데요?"
"아 예. 충남 부여입니다."
"저도 부여사는데..."
살짝 거짓말을할까..하다가 그냥 모르는체 말해버렸다.
"어...그럼 저희 와이프를 아실런지도 모르겠네요. 미술했으니까"
"..성함이 어떻게되나요?"
"아 예 유 숙 이라고 합니다."
"아..알죠..제 3년후배에요. 제가 뎃생을 가르쳤죠"
"아이구 이런인연이...이럴수도있네요..핫핫...저희 결혼식땐 안오셨었나요?"
"아뇨 갔었는데 제가 일이있어서 끝까지 못있었습니다."
"아이구..그러시구나...이거 와이프 선배님이 거래처 담당주임이시니..핫핫..이거 힘이나는데요"
"..별말씀을.."
호인이다. 확실히.
웃는모습이시원하고 말을하면서 틈틈히 내 눈을바라보면서 친근한 미소를 지어주고있었다.
..웬지 좀 초라해진다.
아무것도모르는 사람에게 적개심에가까운 질투를 품다니..바보같은놈..
"..뭐 제품에 하자만없음 저야 아는분이면 좋죠. 잘부탁합니다"
"아예. 와이프체면을 봐서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저 꼼꼼하게 잘 지켜봐주십시오"
나에게 머리를 굽히는 숙이의 남편
...
96년 4월에는 내가 그녀에게 머리를숙이고 무릎을꿇고 사정을 했었지.
...결코 좋은기분은 아니군....
"...오빠는...나에게 첫사랑이었고...또 날 많이사랑해줬어요. 오빠가 부대 배치되고 나온 휴가때...휴가복귀하면서 기차역에서 내게 키스했던거...눈내리는 속에서 키스했던건..잊을수 없었어요. 그래서 미안했어요 늘..."
숙이가 촉촉해진 눈으로 날 바라봤다.
그녀의 눈을 이렇게똑바로 쳐다볼수있는건....무려 9년만이다...
그때의 그녀는 날보며 울고있었지.
나와 헤어지던날...
"..오빠가 병원에 입원했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물론 오빠가 제대한 후였고....오빠가 제대하고 학원에서 강사할때 나도 군산에서 강사를 잠깐 하고 있었거든. 그때 애들한테 들었어요."
숙이가 잠깐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안쓰러운건지 아니면 자신이 신경쓴게 안쓰러운건지...
"...오빠가 창주오빠랑 내가 사귀다 헤어진걸 알꺼라 생각했어요. 충분히 오빠라면 알수있을꺼 같았거든.. 청주오빠도 오빠와 비슷한 이유로 헤어졌던거니까 오빠라면 또 슬퍼할거라생각했었어요"
숙이는 잔을들어 자신과 같이 식어버린 커피를 홀짝거렸다.
건조한 숙이의 음성이 계속 내 귀를 간지럽혔다.
"...오빠랑 결혼하고 싶었어요. 오빠를 너무 좋아했었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잘몰라. 하지만 가끔 이런생각을해. 오빠가 군대를 안갔었다면 달라지지않았을까. 하지만 그건 어쩔수없었잖아. 누구든 건강한사람은 다 가니까."
존댓말로 일관하던 숙이가 자신도 모르게 예전의 숙이처럼 말을 놓고있었다.
"...오빠가 없는 생활은 힘들었어. 매일매일 사랑받다 그 사랑이 사라지니 마법이 사라진 신데렐라처럼 초라해 지더라구. 너무 외로웠었어"
"...미안....차라리 너 대학가는걸 보고 군대를갔었으면 좋았을텐데..."
"지난일이고..어차피 그랬더라도 달라질껀 없었을꺼야. 하루하루가 오빠랑 함께였던 시간이었고 그 시간이 사라지면 결국 외로운건 마찬가지였을테니까."
숙이가 얼굴을 왼쪽으로 기울인채고개를 숙였다.
흘러내리는 머리칼이 숙이의 귀뒤에서 어꺠로 그리고 가슴 앞으로 스륵 미끄러진다.
그녀의 봉긋한 가슴어름이 보이자 난 황급히 눈을 들어창밖을 본다.
"오빤 날위해 휴가를 얻기위해 고생했었어...난 그게 너무 가슴아팠어. 잠자면서 코피흘리는 오빠를보면서, 오빠손에서 페인트가 묻어 손톱이 하얗게 일어난걸 보고 가슴이아팠어"
..
숙이를 만나기 위해 부대내 교육 간판을 그려서 포상휴가를 받은걸 숙이가 그렇게 슬픈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신너와 페인트 냄새로 한참동안 코가 약해져 코피를자주흘렸었지...
"오빤 그런사람이었어. 그래서 난 더 슬펐어. 오빠가 날 포기하지않을꺼란것도 알고있었어. 그래서 오빠하고 헤어진후 내가 그렇게 술독에 빠지고 엉망으로 살았나봐.."
그녀가 나와 헤어진후 술독으로 불려가면서 술을 많이 마시고 살았다는건 익히 들어 알고있었다.
어찌나 술을 잘, 마니 먹었던지 회식자리에선 아예 대놓고 술병째안겨줬다고 한다.
그리고 술에취한채 몇몇과는 섹스도 했던 모양이다.
"...그땐..그렇게하는게 오빠를잊기위한 방법으로 생각했어. 하지만...그러고나면..더 허탈했어. 더 슬프고...그래서....오빠 잊기위해 난 연애를하고싶었어."
그녀의 손이 흘러내린 머리를 살짝 뒤로넘겼고 손에 걸쳐진 머리칼이 흰손에 대비되어 선명한 흑색으로 밀려넘어갔다.
"...첨엔 술먹고 그랬었지만 나중엔...사람을찾느라 사람들과 섹스를 했어. 날 미치게만들. 아니 푹 빠지게 만들사람. 하지만 그런사람이 없었어. 섹스를 할땐 오빠생각이 더 났었거든."
그녀의 눈가가 반짝인다.
물에잠긴 그녀의 눈동자.
"...오빠를 잊는데 나도 5년이 넘게 걸렸어. 그리고 일을하고 교회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면서 오빠처럼 날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났어. 그게 지금의 신랑이야"
"...알아. 착한사람이더라. 그래서...첨엔 질투도 했었지만..지금은 ...오히려 고마워."
난 식어버린 커피를 한모금 삼켰다.
향기는 진해지고 쓴맛은 더해진 식은커피.
내맘도 그리움은 짙어지고 아픔은 깊어졌었지.
"...난..널 이렇게본걸로도 내 열정에대한 추억을 살릴수 있었고....널보게되서..내가 당장 죽더라도 아쉬움은 없을꺼라 생각해. 난 적어도 죽기전까진 너랑 이렇게 말을해보고 싶었어.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너와 나에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어. 지금 난 소원을 이뤘고 원하는건 이제 없다. 정말 고마워."
난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한참을 천천히 말했다.
손끝이 떨렸다.
이젠 더 볼일없어야 할테지. 더이상 난 네 앞에 나서면 안되겠지.
"...편지좀 줘봐요"
난 덜컥 겁이났다.
그녀의 사진은 어차피 그녀의 것이니 돌려줘도 어쩔수 없는것이지만 편지는 나에게 온것이었다. 막상 편지가 그녀손에 들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닥치니 난 당황스러울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가라앉아 있었다.
호주머니에서 작은 편지봉투를 꺼냈다.
다이어리에서 찢어내어 연필로쓴 편지.
연필편지를 보관하기 위해 난 무던히도 애를썼지만 그렇게 쉰진않았다.
노랗게 변하고 언제 묻었는지 물으묻어 변색되어버린 가운데 부분.
마치 내 눈물이라도 떨어진듯 그렇게 번져있었다.
"...미안...최대한 잘 보관하려했는데...."
난 변명할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변명을 했다.
마치 내가 죄를지은것 처럼. 죄라면 죄지..그녀의마지막 편지인데.."
"...가슴이 터지도록 힘차게 그대를 안고싶습니다. 그대 그리운 이 순간에. 그대 가슴에 목놓아 울겠습니다. 이렇게 힘든 순간에 미래를 생각하며 쌓아가겠습니다. 외로움 밀어닥치는 이 순간에 눈물이 얼도록 냉정하겠습니다. 당신의 눈물로 녹여준다는 믿음이 생기는 이 순간.나는 보상받으려는듯 화를 내겠습니다. 당신이 돌아오는 이 순간에. 1995년 3월19일 당신의 신부가...."
그녀가 잔잔하게 자신의 편지를 읽었다.
마치 시낭송을 하듯.
그녀는 편지를 다 읽고도 한참동안 편지를 놓지못했다.
그녀의 숨결에 편지가 가끔 흔들렸고 그 흔들림이 웬지 점점 커지는듯 했다.
그리고 편지의 끝부분에 작은 물방울무늬가 생겼다.
한개...두개..
그녀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입술을 살짝 깨물고 그 큰 눈에 물이 그득차서 밖으로 넘치고 있었다.
반짝이는 눈썹이 그녀의 눈물을 밖으로 퍼내고 있었다.
"...미안...편지를가져오지 말걸 그랬나봐.."
"...흑..흑...그땐...그땐 정말..사랑했어요..흑흑.."
서럽디 서럽게..그녀가 나즈막히 울음을 토해냈다.
그녀는 울먹이면서 편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흑흑...내가..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알아요? 흑흑...정말 매일매일 울었어요.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다가도 석고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나도모르게 멍하니있다가 울기도 했어요...흑흑...내가..얼마나 오빠를 사랑했는지는 나밖엔 몰라. 내가 왜 오빠를 배신해야 했는지는 나밖엔 아무도 몰라..난 그게 더 화가나. 난 오빠가 보고싶어서 미칠지경이었는데 그런 나를 사람들은 위로할수없었어. 흑..흑...오빤 내 곁에 없었구 난 우는것외에 할수 있는게 없었어...흑흑.."
그녀가 서럽디 서러운 말을 내게 던지고 있었다.
..그래..난 그녀의 외로움을 어떻게 할수없었다....어떤것도. 심지어 외로움에 떨며 우는 숙이에게 전화조차 할수없는 그런 환경이었다.
군대는 나에게 아픔과 내 여인의 아픔만을 만들어내었다.
"..울지마..미안..정말미안하다...."
"흑흑...내가...흑흑..내가 오빠를 생각하면서 울었던것들이...오빠가 날 기다린것만큼 아프고 슬펐다는걸..난 ..흑흑..그걸 너무늦게 알았어요..흑흑..그래서 난 내가 미워요"
그녀가 손으로 입을가리고 내내 울었다.
그녀의 손가락사이로 눈물이 줄기되어 뜀뛰기를한다..중지..검지...손등...그녀의 굴곡진 손을타고 눈물이 뜀뛰엇다.
울먹이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조용히 커피숍에 울리고있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느껴졌지만 난 그런걸 신경쓸수 없었다.
너무슬피우는 그녀를 보면서 어깨조차 잡아줄수 없었다.
"..흑흑...내가..내가...오빠가 기다린거..오빠가 나 기억하고 생각하는거..그거..아예 모른체만 하고 있었을꺼 같아? 흑흑....오빠가 날 찾아서 이리저리 물어보고 그런것도 알아..흑흑..결혼식에서 날 몰래 훔쳐보고 그렇게 사라지는것도 봤어..흑흑..남들은 내가 기뻐서 운다고 생각했지만 난 오빠의 뒷모습을 보고 , 너무 슬픈모습을 보고 울었어..흑흑.."
..그랬구나..내가 결혼식장에서 널 본걸..너도 봤구나...
"..안갈껄그랬다..내가 미쳤지...솔직히 결혼식장에 들어설때 네 친구들이랑 후배들이 날 막더라. 아마 깽판치러 온걸로 생각했겠지...후배들한테 사정사정해서 겨우 들어갔다....내가 괜히 갔었어.."
"...흑흑...왜그랬어? 왜? 왜 그렇게 날 사랑했던건데?..이런내가 밉지도 않았어? 오빠는 날 몇년동안 지켜보는데 그걸 외면하고 딴사람과 행복하게 지내는 날 왜 오빤 바라만봤어 왜?"
....할말이 없었다.
"....난..바보거든. 알잖아. 그리고 나도 널 잊기위해 여자를한명 사귀었어. 비록 어이없게 깨지고 말았지만. 그런내가 널 좋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있다고 생각하겠니. 난 ...어떻하든 잊으려했지만 그게 나에겐 이중의 감옥이었어. 스스로 잊으려했지만 더 빠져들고..결국 난 너를 찾으려 방황을 했던것 같아. 하지만 이젠 널 잊을수 있을꺼같아."
그녀는 울먹거리면서 계속 눈물을 닦아 내었다.
"...넌 똑똑하고 당차니깐 잘살꺼라 생각했어. 하지만 너에대한 아쉬움은 내가 잊을수 없는것 밖에 없더라. 네 모든 행동, 말,...너하고 헤어진 천안에서의 새벽까지도 어제일마냥 생생해. 네가 떠나면서 내게 키스했던것..마치 오늘새벽마냥 생생해."
그녀의 울음이 더 깊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쳐다본다.
"숙아..나가자...내가 널 너무 당황스럽게 했나보다. 나가자.."
숙이가 울면서 가방을 챙겨 먼저 나갔다.
난 계산을 하는 내내 숙이가 그냥 가버렸으면 했다.
밖으로 나가 그녀를 바라본다면 그리움때문에 내가 무너질꺼 같았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던 직원이 말을한다
"비오니까 이거 가져가세요."
직원이 건네준것은 흰 우산이다. 예전에 1000원에 길에서 팔던 우산.
"고맙습니다..얼마죠?"
"아뇨 그냥가져가세요. 여자분이 많이울던데.."
난 허리를숙여 인사를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가 없었다.
우산을 펼치지 않은채 촉촉하게 젖고있는 길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리와요.."
그녀가 우산을 들고 있었다.
머리가 젖어 이마와 뺨에 붙어있었고 그녀가 입은 검정색 재킷과 스커트는 점점히 진한 얼룩이보였다.
"....안갔네..."
'..이리들어와요...아님 우산을 펴던가."
난 우산을 펼생각을 안했다.
아니..그녀의 젖은 얼굴이 날 이끌었다고나 할까.
그녀와우산을 같이써본게 얼마만인지...
내가 우산밑으로 들어가고 그녀가 천천히 걸었다.
그러나 이내 몇걸음 가지못하고 그녀가 내 팔을 잡았다.
"..우산을내가 들게할셈이에요?"
그녀는 울음을 아직 그치고 있진 않았다. 우산을쓰고있는데도 그녀의 눈밑엔 물기가 있었다.
난 서둘러 우산을 받아들었고 숙이는 자신의 가방을 추스렸다.
"..어디 딴데좀 가서 앉아요..."
난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가 거세어졌다.
난감했다.
난 차도없고...뭐 운전면허도 없는데...뜹...
그때 그녀가 날 도로쪽으로 살짝 밀었다.
"빈택시가 오네요. 잡아요"
난 택시에 손짓을 했다.
물을 튀기면서 택시가 다가왔고 순식간에 폭우로 변해버린 비에 우린 그 짧은 시간동안 꽤나 많이 젖어버리고 말았다.
택시에 타자마자 그녀가 말한다.
"역삼역으로 가주세요"
택시는 머지않아 역삼역에 도착했고 우린 폭우속을 빠른걸음으로 걸었다.
"어디 아는데 있어?"
"남편하고 주로 역삼에서 만났어요. 일단 좀 젖은옷도 짜내고 ...어디 앉아있다가요"
그녀가 역삼역 지하철 지하도의 옆에 있는 골목길로 들어간다.
한참을 들어가니 붉은 네온사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긴?
내가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발걸음을 더디게하니 숙이가 말을꺼냈다.
"솔직히 이상태로 어디 들어가서 얘기하는것도 그렇고. 차라리 한두시간 옷말리기엔 저런데가 좋아요"
그녀가 익숙한듯 한곳으로 향했다.
"리베라 모텔"
난 그녀앞으로 가로질러가 대실료를 지급하고 방에 올라가려했다.
그때 그녀가 카운터에 말을한다.
"혹시 옷을 말릴수 있나요?"
"아 예. 저희 직원이 갈테니 바구니에 담아주세요"
카운터에서 바구니를하나 줬고 난 바구니를 받아든채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309호.
방에 들어가니 은은한 붉은조명과 황토색 벽지가 보였다. 아늑한 느낌.
그녀가 벽에걸린 샤워가운을 들고 화장실로가면서 나에게 말을했다.
"먼저 씻을께요. 옷을 내놓을테니 오빠도 얼른 셔워가운으로 갈아입으세요. 제가 옷을 내놓으면 그걸 모텔사람오면 건네주시구요"
익숙하다.
그녀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다.
그녀가 화장실로 들어가고 이내 옷이 밖으로 나왔다.
난 재빨리 옷을 벗고 샤워 가운으로 갈아입은후 옷을 정리했다.
"똑똑..세탁물 가지러왔습니다."
방문을여니 아까 카운터에 있던 남자다.
"건조만하실꺼니까 30분안에 같다 드리겠습니다. 소지품은 빼냈죠?"
"아 예. 그럼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건조비는 만원입니다."
난 만원을꺼내 건냈고 남자는 옷을 바구니에 담은걸 들고 엘리베이터를타고 사라졌다.
침대에 앉은채 담배를 꺼냈다.
...그러나 불은 붙이지 못했다.
눅눅한 비오는날 담배를 피우면 그 냄새가 더빨리 배이게 된다.
그녀에게 담배냄새를 배이게 할순 없었다.
숙이가 화장실에서 나왔고 나도 화장실로 들어가려 몸을 일으켰다.
"담배한대 주실래요?"
"..담배피워?"
"...오빠랑 ..예전에 잘때..훅..잘때라고하니깐...좀그렇네. 암튼..그때 오빠가 담배를피우면 내가 뺏어서 한모금 빨기도 했었잖아요. 그때 아무렇지도 않더라구. 그래서 헤어지고난 후 담배를 피우기시작했어요"
난 담배를 통채로 꺼내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화장실문을 잠근채 뜨거운 물을 틀었다.
뜨거운 물이 쏟아져나오고 그 속에서 난 물의 뜨거움에 몸을맡기고 눈을 감았다.
벅찬 기분.
그녀와 같이있다는것 하나만으로 가슴이 뛰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마치 한동안 피우지 않았던 담배를 갑자기 피웠을때 처럼.
그렇게 샤워를 하고 찬물을 받아 세수를하려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난 물을잠그고 문을 아주 살짝 연채 그녀에게 말을걸었다.
"혹시 나 불렀어?"
"응...옷은 언제 가져오는거라구해요?"
"어..30분안에 말릴수 있다길래 그러라구했어"
".....알았어요"
난 다시 문을 닫고 세수를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
정신이 좀 든다.
정신이 드니 웬지 모를죄책감이 밀려든다.
내가 무슨짓이지...
아무리 그리움과 추억이 버무려져 그녀와의 만남에 취해있었다 해도 그녀는 유부녀. 남편이 있다. 게다가 임신6주째....
난 수건으로 머리와 몸을 닦고 가운을 입고 밖으로 조심스럽게 나갔다.
"나 나간다.."
밖으로 나오니 숙이가 가운을 입은채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아쉬움?
갑자기 아쉬움이라니..역시 나도 천상 남잔가보다.
이상황에서 벗고있을 숙이를 생각하다니.
그녀가 머리를 말리고는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냈다.
나에게 음료수를 건네주고 그녀가 담배를하나꺼내 입에 물었다.
입에 담배를 문 촉촉한 머리의 여자.
요염하다.
눈이 아직 촉촉하다.
테이블에 놓여진 구겨진 휴지들.
"...샤워하면 기분이 좋아질줄 알았는데...오빠랑 같이있었던 예전이 기억나서 더 우울해졌어요."
숙이가 담배에 불을붙인다.
라이터 불빛에 그녀의 눈이 반짝인다.
"후~....여전히 오빤 맨톨담배를 비울줄 알았는데....이젠 안피워요?"
"...어...비싸서.."
궁색한 말을 해서인가...난 쓴웃음이 났다.
숙이도 웃는다.
"하긴..하루에 한갑이면 4일이면 만원은 되겠네...."
그녀의 손가락에 걸린 담배가 고혹적이다못해 내 허리어름에 힘이 들어가게 만들었다.
"....나. 솔직히 오빠만나기 싫었어. 예전으로 돌아갈려고 할지도모르는 오빠잖아. 오빠가애인이 있어도 오빤 기회가 된다면 아마 나랑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할꺼같았어. 오빠 나랑 섹스하고나서 엄청나게 사람이 달라졌었잖아. 게다가 오빠의 냄새를 맡게되면 예전의 내 기분이 돌아올런지 몰라 겁났었어."
숙이는 담배를 깊숙이 빨아들였다.
"...나랑 같이 있으니 하고싶지? 마지막 헤어질때..그때 섹스하면서 나도모르게 울면서 기분이 좋았어. 그때 오빠도 그랬지?"
그녀가 날 바라봤다.
그녀의 가운속에는 그녀의 나체가 있었고
그녀의 눈은 젖어있었다.
난 서서히 열이오르기 시작했다.
"..나랑 아직도 하고싶어?"
날 바라보는 그녀
그녀를 바라보는나
가슴이 먹먹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9년전 내 찬란했던 두근거리던 젊은시절로 돌아간듯하다
....
왜 나만 변하고 그녀는 변하지않은 것 처럼 보일까
왜 그녀는 그 긴 시간동안..왜..왜 저런 사랑스러운 모습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을까...
눈물이 흐른지도 몰랐다
몸을 일으킨 숙이가 내눈물을 닦아주었고
내 손을 잡아 옆에앉혔다
내 볼을 쓰다듬으며 젖은 눈으로 바라보는 그녀
"...내가요...."
살짝 떨리는 목소리..
"...여자는요..다..그래요..다...남자랑 달라..그래서..여잔..다 잘잊어요 헌데........그게..가슴에 묻어두고 꺼내지않는 타임캡슐같은거지...아예 태워버리거나..없애버리는건 아니에요..나도요..그게요.오빠를요..잊은건 아니었어요..그리고.. 나도..가끔은..그때일들을 생각하고 혼자웃고 혼자 먹먹하고..나도 그랬어...나도요.."
존대와 반말이 섞인
그녀의 과거와 현재가 섞인듯
그렇게 넋두리하듯 그녀가 흐느낀다
날 바라보는 동그란 눈 눈웃음이 매력적인 너
"오빠가 날 찾는거..다 알고있었고...그저..다시 힘든 연애..종교문제..이런거 겪는거..힘들었어요..그리고...나 그래요..오빠 군대가고나서..다른남자 만났어..응..그래..근데..나도 힘들었어...그저..누군가 내옆에 있었는데..갑자기..갑자기 날 지탱해주던 벽이 무너지고 바닥이 꺼진것같았어요..그래서..너무 힘들었다구 흑흑..."
얼굴을 오만상을 하고 우는 그녀
....
왜..
왜 넌 그리 불쌍하게 우니
난 널미워한적도 원망한적도 없는데
그저..
난 마음속에서 널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널 기억하고 있을뿐인데
왜 .. 왜 넌 그렇게 슬픈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내 옆이 있는거니..
"...흑..흑.내가..내가요 미수랑..지숙이시켜서...흑..그래요 알아봤어요..오빠뭐하고 사는지..흑..다쳤단 얘긴 들었었으니깐 흑..근데요..그게요 엉엉엉.....오빠가 흑..사무병이었는데 나랑헤어지고 일부러 포쏘는자리로 가서 사고나서 다쳤다는거 알고나서..흑흑흑..내가..내가 내가 얼마나 내 스스로를 미워했는지알아? 오빠가 알아요?"
원망한다
....
9년전 그얼굴로 숙이가 날 원망한다
미안하다..미안하다..수없이 되뇌이고 또 되뇌인 말을 오늘도 입안에서 삼키는구나
"그래도..그래도..오빤 잘살꺼같았어..그냥..오빤..언제나 당당했잖아요..그리고...난요..우리아버지 무서워요..거역을 못해..흑흑..그래..교회다니고.집안 좋고..그런사람이라서..결혼했어요...나..대학원까지 갔어도..내가..내가 뭘하고살지 뭐하고싶은지 몰랐어..그런데..그런데....사는게 무서웠어요..오빠가 있을땐...다 잘될것 같던 세상이..오빠하나 없을뿐인데..그게..그게 그렇게 달라질줄 몰랐어...."
우느라 계속 눈물을 훔치는그녀
가운사이로 젖가슴이드러난다
한쪽 젖이거의 드러났어도 게의치않는다
"흑...오빠. 오빠! 내가 잘못한거 있어 그래..그런데..오빠도 연애하고그렇게살았잖아요 그래요안그래요? 나..오빠기다리려고 했어..그런데..내가 힘들었고..세상도 힘들었고..1년넘게 남은 오빠 군생활을 기다리는거가 너무 무서웠고 외로웠어..그거알아?
오빠 군대가고나서 하루에 한번씩 자위를 하면서 내가 얼마나 비참해졌는지?"
가운을 벗어재낀다
"내몸? 오빠 오빠가 나랑 섹스를 하고나서..내가 얼마나 섹스를 좋아했는지 알지? 그리고 난 오빠가 날 사랑해주고 아껴주고..거기에 내가 사랑하는남자랑 섹스를 한다는것 자체가 넘 행복했다구요 흑흑..그런데..불러도 올수없고 담장밖으로 가도 볼수없는 그런시간이 일년넘게 있었어요..어떻게 하라고..응? 나...외롭고쓸쓸하고 미칠듯이 섹스가 하고싶고...허전했다구 !"
나한테 쓰러진다
....
젖은 머리에서 숙이의 냄새가 난다
등을 만진다..
브래지어없이 매끈한 등
...
따듯한 몸
그래....따듯한 네몸을 안고 키스를 하고 섹스를 했었지
상체를 들어올린다
눈물 범벅의 충혈된 눈
날 원망하는눈
"미안..긴시간...미안..."
이마에 뽀뽀를한다
와락 안기는그녀
내 입술을 찾아 턱밑에 있던 그녀의 머리가 위로 올라온다
뜨거운 입김
말캉하면서 살짝 건조하고 짭쪼름한 혀가 느껴진다
많이 울었구나...
9년을 보상하고싶은거니?
내 입안을 마치 배고파 음식을 탐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헤짚는다
내 옷을 벗기고 머리..목..등..어깨..가슴..허벅지..배...
숙이의 손은 어디를 향해야 할지 모르는 미로속 쥐마냥 온통 정신없이 내 몸을 훑는다
"....그대로인데..오빠랑 난 그대로인데..뭐가..뭐가변한건지 모르겠어
..내 잘못인거야? 응?"
"아니...아니..네잘못 하나없어..지켜주지못하고 곁에없었던건 나야.외롭게한것도 나야....다 내탓이야..."
그녀의 얼굴이 날 째려본다
"나빠..나빠..."
내 젖꼭지를 깨무는그녀
"윽........."
마치 땅밑에 묻어놓은 뼈다구를 찾는 강아지마냥 이불과 옷이 엉킨 내몸을 뒤집고 헤치고..
내 자지를 보자마자..이건 흡사..공갈젖을 놓친 아이가 "아 찾았다"하는 느낌으로 자지를 삼킨다
뜨거운건가..아니..이건...뭐라 말해야 하나
혀에 자지 밑둥이 들러붙고 목구멍으로 침이넘어가는게 느껴질정도로 깊숙하게삼킨다
매끄럽고 큰..그녀의 젖
그녀와 연애를 할때 그녀는 늘 자신의 큰젖대문에 컴플렉스를 느끼곤했다.
사실..나도 그녀가 그리 큰 젖을가진지 몰랐다
브래지어를 세게 조여서 입으니 좀 가려진것이었나..
나중에 생각해보니..그녀의 키가 160이 안되던가..하는 작은 귀여운체구인데...젖은 최소 C였고 아마 D컵..오로지 컵사이즈로 D는 나오지않았나 싶다
그래도 사발젖이어서 누워있어도 볼륨감이 꽤 유지되는 탄력이었다
그녀의 피부는 뭐랄까..땀내음조차 크림맛이 나는..그런 몸이었다
보지에서도 냄새한터럭 나지않았었고 두세시간 지치지않고 박아대도 이내 꿈틀거리며 붉게빛나곤 했던 튼튼한 보지였다
몸을 돌려 엉덩이를 드러내고 엉덩이를빨았다
그와중에도 몸을 옆으로 돌려 내 자지를 문다
마치 장난감을 뺏기지않으려는 아이처럼..
보지를 빨려는 찰라..갑자기 발로 날 뻥 찬다
"누워요"
엉겹결에 누운 나
어깨로 흘러내린 가운이 상체를 다 드러냈지만아랫도린 건재하다
고혹적이다
머리는 어깨로 나뉘어 흘러내렸고 한쪽 젖은 머리칼에 젖꼭지까지 가려져있다
그리고 아랫도리는 내 살과 숙이의 살이 만나 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천천히 밀어넣는 그녀
살짝 찡그린 표정이 너무 귀엽다
"흐읍..........."
살짝 벌어진 입 사이로 반짝이는 혀가보인다
아....................
슬슬 움직이면서 자신의 엉덩이사이를 바라본다
마치.."아 이거 신기해" 하는느낌?
오랫만의 느낌을 음미하듯..눈을 내리깔고 천천히 움직인다
그녀의 보지는..9년만이지만...그녀의 보지는...어제와같다
천천히 속도가올라가고 몸을 천천히 뒤로 젖히더니 보지가 보일정도로 몸이 뒤로 젖혀졌다
유연성은 여전하군
하지만...다시상체르 숙여 내 입에 젖을 물려주곤 나즈막하게
"아..젠장..아...아...아우..씨..."
참기힘든 쾌감에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다
입술을 한쪽만 지긋하게 깨물고입벌려 숨을 내쉬는 모습
젖이 흔들리고 엉덩이 밑에선 물소리가 난다
"흡...흡..흡..어..아아아아!"
점차 말달리듯 거세게 몰아치는그녀
젖이 위아래로 흔들린다
내 손이 젖을 잡고 그녀의 한손은 내 입에 손가락을 들이민다
내 턱을 움켜쥐고 인상을 찡그린 그녀
"흑..흑..아..아어떻게해..아..아......."
허리를좌우로 돌리기 시작한다
"오빠야 흑..으...윽...음..아..아..아..."
몸을떼어내더니 옆으로 쓰러진다
"왜?"
"..오줌쌀꺼같아....."
난 말이끝나기 무섭게 그녀다리를 벌려 들어간다
"안되..오줌나올꺼같다구..그만..."
입으로 보지를 발고 바로 박아댄다
"오빠오빠오빠오빠!"
연달아 부르는그녀
"아니..아니라니깐..안된다..아니..응 아니"
거세게 박는..박고..비비고 돌리고..밀어쳐 올리고 끝까지 뺏다가 끝까지 밀어넣고 귀두만 걸쳤다가 슬그머니 밀고 다시 빼고..
그녀의 몸은 이젠 좌우로 크게물결친다
"으흑..그만요 제발..응? 부탁이야 응 그만..."
내 팔뚝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때다
어깨에 손을 넣어 최대한 몸을 밀착하고...엉덩이 밑에 한손을깐 다음..거세게 밀어넣는다
"흐극..흑흑..악..앗..아..아니..아니라..아니..안데..앗..음..아..오빠..응 아니라니깐..응응응:
거의 첩첩첩하는 소리밖에 들리지않을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내 등에 박히는 손가락
"악..악..악..악!!!!!!!!!!!!"
날 끌어안은 손에서 떨림이 느껴진다
마치 숨이막히는듯 몸이들썰거리면서 오르가즘의산을넘는다
".......예쁘구나..그때처럼....."
섹스후 촉촉히 젖은 그녀의 젖가슴은..유륜이좀 커기조 유두가 굵어지고..검어진것외엔..달라진게 없다...
몸을 돌려눕는다
"..후.," 긴숨
"..오빠..."
"응?"
"....아직 날 좋아해?"
"어...아마..죽는날까지..널 졸아할꺼야..니가 뭘하건 뭐가 되어있건.."
몸을 돌린다
또 울고있다
"...왜...왜 이제서야 만난걸까...그냥..그냥..내가 잘못해다고 하고..오빠를 찾았으면 될문제를..."
"아니야..내가 나쁜놈이야..네 근처까지가서도 용기를 못내고..그저 네 얼굴보고 돌아오곤했으니깐..미안해..미안해..네 시간을놓치게 만든건...내가 바보같아서..바보라서 그런거야..미안해.."
그렇게..벌거벗은 9년전의 나와 숙이는 울고 또 울었다
...9년의 서러움이 눈물로 흐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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