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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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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98회 작성일 20-01-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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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소파에 길게 누워..
벽걸이 시계의 똑딱이는 소리가
거실 가득 매워가는 걸 느끼고
창 밖 골목의 수선거림이 꿈결처럼 들릴 때..

제대한지 두달..

할 일이 없다.

집안은 고요하다.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한가득 밀려온 거실엔
은근한 권태만 넘실대고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싫은 게으름에
거실의 공기마저 날 무겁게 누르는 듯 하다..

“ 오빠야 ~ ! ”

“ 어... ? ”

꼼짝않고 방에있던 동생이
역시 두 눈에 잠이 주렁주렁 매달려선
날 내려다 보며 말을 건다.

“ 오빠야 나 심심해 우리 놀자.. ”

요녀석은 대학엘 가도 나한텐 맨날 어리광이다.
아직 신입생이라 그런가 ?

“ 싫어.. ”

“ 아이.. 놀자.. 응 ? 오빠..오빠야.. ”

갑자기 손을 뻗어 겨드랑이를 간지린다.

“ 아 싫어~! 귀찮아 저리가 ”

“ ..... ”

간질이던 손길이 귀찮아져
휙 뿌리쳐 버리곤 돌아누웠다.

“ .... ”

“ .... ”

등 뒤로 새근대는 숨결이 흔들린다.
..어휴... 삐졌나 ?
어릴 때부터 유난히 내게 어리광을 부리던 동생..
다 큰게 아직 어리광이라니..

하지만..
동생에게 난 약하다.
얼마나 귀여운데..

“ 지선아 화났어 ? ”

“ 몰라 ”

몸을 돌려보니 쇼파밑에 무릎꿇고 앉아
날 째려보던 입술이 삐죽 솟았다간 햇살에 비쳐
반짝 빛났다.

“ 오빠 피곤해서 그래.. 혼자 놀아 응 ? ”

“ 혼자 모하구 ? 그럼 팔 베게 해줘 조용히 있을께 ”

요녀석은 다 큰 기집애가..
..아빠가 없어서 그럴까.. ?

어릴때부터 늘 그랬다.
친구랑 싸우거나 울적할 때..
고등학생이 되고 난 후도 가끔씩..
내 품에 파고들며 팔 베게 해달라고..

작은 몸집에 유난히 귀여운 눈을 보면
왠지 안쓰런 마음에 동생을 꼭 안아주곤 했다.
어쩔 땐 딸 같기도 하고..

“ 엄마한테 걸리면 혼날려구.. ”

“ 후훗.. 엄마 오면 얼른 일어나면 되지 ”

어느새 소파위로 기어 올라와 내 팔을 휙 당기곤
얼굴을 묻는다.

내가 군대 가기 전쯤 고등학생이던 동생과 팔 베게하고 잠든 걸
엄마가 보고는 우리 둘에게 그러셨다.

< 앞으론 그러고 있지 말아라.. 이젠 다 커서 그러는 게 아니다.. >

엄마도 참.. 우릴 뭘로보구..
아직 동생이 여자로 느껴진 적 없다.

그런 느낌이면 이렇게 팔을 내줄 수 있을까..?

나른한 오후에
동생에게 팔을 내주고
비좁은 소파에
나란히 누워있다.

똑딱 똑딱..
아무소리 없다.
위잉..
파리의 날겟소리가 저렇게 컸던가 ?

요녀석은 자는지. 숨소리조차 안들린다.
고개를 돌려 지선이의 얼굴을 봤다.

맑고 고운 이마
감긴 눈 위로 촘촘히 돋은 속눈썹..
겨드랑이 깊이 파묻은 코 끝으로
약한 숨결이 배어나오고..

문득 한 손을 뻗어 얼굴위로 흘러내린 머릿결을
가만히 귀 뒤로 넘겨줬다.

꿈틀..

살짝 움직이는가 싶더니 손을 뻗어 내 몸을 휘감고 꼭 기대온다.
자그만 어깨 ..
그러고 있다가 깜빡 나도 잠이 들었다.

...............................................

얼마나 지났을까..?
반바지 아래 허벅지로 형언할 수 없는 몽실한 따스함에
서서히 잠에서 깨어났다.

뭘까....

일어나진 않고 의식만 깨어나
하늘로 붕..뜨는 것 같은 야릇한 감촉을 느끼고있다.
곁엔 여전히 코를 파묻고 잠든 동생이 있고..

점점 의식이 밝아오며
그 이상야릇한 느낌을 주는 실체를 알아냈다.

지선이의 허벅지..
반바지 아래 매끄럽게 뻗어난 다리 한쪽을
모로 기대 누워 살짝 내게 올린
동생의 다리..

서로의 안쪽 허벅지가 맨살을 드러낸 채 꼭 붙어있고..
어느새 커졌는지 맹렬하게 간닥대는 성기가 팬티에 눌려
아려왔다.

이상한 낭패감..

거의 동시에 두가지 생각이 밀려왔다.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동생을 깨워 일어나려한 맘과
알 수 없는 야릇한 감촉을
더 느끼고 싶은 생각..

<나른한 시간은 위험하다.>

가만히 누워 동생의 허벅지로부터 스며드는 따스함과 몽실함..
아랫배로 쌓여만 가는 아득한 느낌..
이젠 내 맘까지 떨리게 하는 겨드랑이로 스며오는 숨결까지..
눈을감고 전해오는 그대로
느끼고 있다.

아직 환하지만 약해진 햇살이
기묘한 우리를 길게 비추고있고..

고개를 돌려 잠든 동생의 얼굴을 내려다 봤다.
자꾸만 내 맘속으로 밀려들어오는
작고 귀여운 얼굴..

금지된 세계의 해안에서 서성이는 조난자처럼
내 맘이 심하게 일렁였다.

동생의 머리를 받쳐주던 손을 오무렸다.
내 품안에 잠든 지선이..

다른 손을 머뭇거리며 동생을 향해 뻗어갔다.
살짝 마주보며 양 팔로 <그녀>를 품안에 가뒀다.

.................

이 느낌은 뭘까 ?
일렁거리는 호흡의 떨림은 ?

신이 선악과를 금하지 않았다면
그 금단의 열매를 따던 이브의 손길이
떨리지 않았으련만..

점점 온 몸으로 <그녀>의 느낌이 가득 퍼져온다.
두 팔 아래 새근새근 숨쉬는 어깨의 들먹임
힘주면 깨질 것 같은 아찔한 육신..

<그녀>가 깨어날까 무서웠다.
깨어나 이상한 열기에 휩싸인 나를 볼까봐..
미친 듯이 성나있는 내 성기를 눈치챌까..
아니
무엇보다..
이 순간이 떠날까봐..
이 숨막히는 짜릿함이 사라질까봐..

<그녀>가 날 어색해 할까봐..

입안이 심하게 타들어갔다.
맑고 고운 이마가 내 입술 아래 놓여있다.
입맞추고 싶은데..

온 몸이 떨려 숨조차 쉬기 힘들다.

깨기전에 살짝 입맞추고싶다.

조금씩
조금씩

입술을 이마로 가져갔다.
엷게 배어있는 로션 향..

심장이 미친 듯 요동치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도록 두 귀가 먹먹해졌다.

입술 끝으로 <그녀>의 머릿결이 살짝 스쳤다.

움찔...

미칠듯한 느낌이 내 전신을 뚫고 지나간다.

돌이킬 수 없는 곳으로
점점 빠져드는 느낌
뭔가에 쫓기듯 다급해 지는 나.

입술 끝으로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이마가
살짝 스치는 순간.

괘종시계가 6시를 알리며 울렸다.

‘ 댕 .. ’

흠칫...

‘ 댕 .. ’

......

‘ 댕 .. ’

순간 동생이 눈을 뜨며 날 올려봤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
이마를 향하던 내 입술이
다급함에 못이겨
<그녀>의 입술을 머금었다.

“ 흡... ”

“ .... ”

순간 동생의 온 전신이 빗방울 떨어진 연못처럼 파문이 일었고
날 감싸고 있던 손에 파르르 떨림이 느껴졌다.

....깨어났구나
잠들어 있지 그랬니..
아주 조금만 더 있다 깨지..

내 가슴을 꼬옥..움켜쥐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뭔지..
막 잠에서 깨어나 혼란스러울 지선이의 몸을
이젠 두 팔로 힘껏 끌어안고 <그녀>의 아랫입술을 빨았다.

잠든 사이 치아와 입술 사이사이 고여있던 <그녀>의
축축한 타액이 스며들어왔고
힘주어 끌어안은 내 가슴에 <그녀>의 작은 가슴이 눌려있다.

<그녀>의 온 전신이 팽팽하도록 굳어져 날 밀어내고있다.
성난 내 성기가 <그녀>의 맨 허벅지에 스쳐지나가고..

어느순간..

차차 <그녀>의 몸에서 힘이 풀려간다.

내 가슴을 꼭 쥐었던 손에도 ,
팽팽했던 전신의 긴장감도,

꼭 다물여져 있던 입술도, 그 힘을 잃고
애타게 넘어가는 내 혀를 그냥 허용하고 있다.

동생의 입안에선
잠 든 뒤 깨어날 때의 독특한 향이 배어나왔다.

혀를 조금 더 밀어 넣어 깊은 곳 웅크리고 있던 보드란 <그녀>의
혀를 쓰다듬었고.

함께 엉켜오진 않았지만
파르르 떨리는 눈을 꼭 감고
뭔가를 놓아버리듯
내가 하는대로 가만히 있는 동생..

이 입술이 떨어지고 나면
우리 잠들기 전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
여전히 우린 다정한 오누이 일까 ?
이 입술이 떨어지고..
서로의 몸이 떨어지고..
어디론가 멀리 달아나버린 우리의 이성이
제자리를 찾아가면..

두렵다..
더욱 두려워져
<그녀>의 입술을 미친 듯 탐했다.

두려움 뒤에 넘실대던

< 깨져버린 금기의 달콤함 >

그 댓가가 두렵기도 한 ..

아아.. 알 수 없다.
온통 세계가 뒤죽박죽이다.

<그녀>를 놓아주면
그녀로 부터,
나의 이성으로부터 쏟아질 질책이
미칠 듯이 두렵다.

얼마나 흘렀을까.
약간은 어둑해지는 빛깔이
꼭 붙어있는 우리 둘의 몸을 더욱 무겁게 누르고..

한없이 보드랍고 끈적이는 <그녀> 의 혀가
뭔가를 말하려 꿈틀거린 그 순간..

그 순간이였다.

.............

‘ 철컥 ’

현관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

.. 엄마다

동생과 나 소스라치듯 놀라며
‘ 현실 ’ 로 돌아왔다.

.......

‘ 삐꺽... ’

“ 얘들아... 아유 무거워.. 얘~ 지선아 ~ ”

튕겨지듯 일어나는 동생의 입가로부터 내 입으로
길게.. 아주 길게
끈적한 침이 한 줄로 이어지다 흘러내렸다.

“ 네~ 엄마 ”

황급히 흘러내린 침을 손으로 훔치며 동생이 현관으로 뛰어가는걸 보며
난 다시 자는 척 하고 누웠다.

“ 아유 무거워.. 얘 오빠는 ? 아니아니 요것부터..
요 야채부터 부엌으로 좀 옮기렴 ”

“ 네.. ”

“ 아니 너 왜 그렇게 얼굴이 빨게 ? 어디 아퍼 ? ”

“ 아..아니.. 아프긴.. ”

“ 오빠는 또 자니 ? 어휴 저걸 그냥 야 인석아~! ”

“ ....... ”

“ 오늘 그냥.. 저 녀석을 확.. ”

“ 엄..엄마.. 내가 깨울게.. 오빠 좀 전에 잠든 거야 책보다가.. ”

내게 오려던 엄마는 동생이 말리자
사온 꾸러미들을 들고 부엌 쪽 으로 가셨다.

“ 아무리 복학할 때 까지만 이라도 그렇지..젊은 녀석이 허구헌 날 잠만 자니 쯧 ”

“ 아냐..엄마.. 오빠 아까 책 되게 많이 보다 잤어.. ”

“ 어이그..넌 그리 오빠를 맨날 감싸고 도는거냐 ? 쯧쯧..
얼른 깨워와 ”

“ 응 ”

아직까지 불안스런 느낌에 지그시 눈을 감고 있는 내 곁으로
동생이 다가오며 서늘한 바람이 일어났다.

앞에까지 온 동생..
마주보기 무서워 계속 눈을 감고 있는 내 귓가에
속삭이는 <그녀>의 음성이 들린다.

“ 오빠.. 인제 오빠한테 팔 베게 해달라고 안 할꺼야 ”

... 예전의 다정한 사이로도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불안..
그리고.. 날 용서하지 않을 것 같은 섬찟한 느낌...

“ 그리구..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 ”

... 당연하지 엄마한테 말 하겠니 내 친구들한테 자랑하겠니....

갑자기 소리높여 큰 소리로 내게 말한다.

“ 오빠 ~ 인나~ 엄마왔어.. 빨랑 안인나면 엄마가 혼낸대 ~ ”

슬쩍 눈을 떠 동생을 올려다 봤다.

순간 마주친 동생의 예쁜 눈..

갑자기 동생이 부엌 쪽으로 흘깃 눈치를 보더니
아주 빠른 몸짓으로 고개를 숙여
내 입술에 ‘ 쪽 ’ 입맞춤을 해주곤 싱긋 웃고
부엌으로 달려간다..

“ 엄마~ 오빠 일어났어.. ”

“ 어서 이리와~ 밥 먹어라..왠 잠이 그리 많어... ? ”

“ 그러게 말야.. 오빠 잠팅이.. ”

“ 호호 너 말 잘했다 잠팅이.. ”

두 모녀가 부엌에서 즐겁게 웃어댄다.

.................

슬며시 일어나 얼굴을 감싸본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나른한 오후의

<금지된 세계 >

꿈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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