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후배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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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30회 작성일 20-01-17 17:43본문
남편후배
스물여섯살, 모 사립고교 출강 경력 1년에, 지금은 분당의 한 학원에서 언어영역을 강의하고 있고, 8년전 아 홉 살 연상의 현 남편을 사제지간으로서 만나 우여곡절 끝에 5년간의 결혼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젊은 여성 혜란이, 사진까지 동반한 의문의 "괴편지"를 받게 된 건, 결혼 5년차 이른 봄날의 한 나른한 오후였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누구라 글월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만, 부인과 일면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비디오 한편을 우연찮게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비디오의 처리에 대해 부인과 만나 상의하고 싶어 편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비디오의 처리에 대해 부인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은 선의에서 드리는 말씀으로, 금전 요구등의 무례한 말씀은 아니니 양해 바랍니다. 비디오의 캡쳐 사진 한 장을 동봉하니 확인하시고, 괜찮으시다면 오는 토요일 오후 세시까지 성남의 **카페에서 뵈었으면 합니다. 남편께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는 편이 서로를 위해 좋겠지요."
편지 안에 동봉된 사진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화상 파일로부터 캡쳐, 출력된 듯한 그 사진속에서, 바로 혜란 자신이, 온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남편 아닌 한 건장한 남자의 발기된 성기를 애무하고 있었던 것이다.
혜란은 일순 현깃증을 느끼며 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쓰러지듯 쇼파에 주저앉아 한참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합성이나 조작이 아니다. 사진속의 벌거벗은 여자는 분명 혜란 자신이었다.
잔뜩 곳추선 페니스를 혜란 앞에 자랑스레 들이밀고 있는 남자와 그녀는, 실제로 여러차례 몸을 섞었다.
무엇보다 그 비디오, 편지에서 뽀?"비디오"는 그녀 자신이 익히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누가 그 비디오를 찍었는지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녀가 온통 하얗게 벌거벗은 채 외간남자와 몸을 섞는 장소에서 그 광경을 하나하나 관찰하여 카메라에 담고 아니 애시당초 그녀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만든 건 바로 남편 자신이었다.
따라서 그녀의 심정을 몹시 복잡하게 만든 것은, 이 비디오가 공개되어 가정이 파탄난다든가 남편한테 버림받는다든가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였다.
혜란과 남편이 다소 "별스런 섹스"를 즐기게 된 건 대충 작년 여름부터의 일이었다. 사제지간으로 시작한 부부관계였고, 나이차도 있고 하여 서로간에 "지나치게 점잖았던" 두 사람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어느날엔가부터,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것에서의 성관계, 혹은 심지어 그녀가 다른 남자와 관계맺는 일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요구는 집요했고, 제자일 적부터 남편의 생각이 그저 절대적이었던 그녀는 하나 둘씩 거기에 따라갔던 것이다.
그리하여 지난 여름동안, 혜란은 남편과 관계된 두 사람의 남자와 관계를 맺었다.
의도적이었든, 그렇지 않았든간에.그리고 그런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혜란과 남편이 공유하게 된 것이 편지에 적혔던 "비디오"였던 것이다.
남편의 "사업상 친구"로 진호라는 40대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조카가 영화일을 한다는, 혜란보다 한 살이 어린 동수란 청년이었다. 처음에 남편은 동수로 하여금 그녀와 남편의 부부생활을 가정용 캠코더로 찍게 해서 함께 즐기자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남편과 혜란의 집에서 "촬영 작업"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는 고조된 분위기에서 혜란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남편이 보는 앞에서 동수와 섹스를 하게까지 되었고, 남편은 거기 미칠 듯 흥분하고 기뻐하며 그것을 영상에 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지난 겨울이 갔더랬다.
혜란은 그간, 대여섯차례 남편이 보는 (뿐만 아니라 "찍는") 앞에서 동수와 관계를 가졌다. 남편이 없는 데서 동수와 개인적으로 만난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해서 찍어 댄 테입중 하나가 유출된 것임에 분명했다.
혜란은 생각했다. 남편한테 알린다? 공교롭게도 남편은 마침 다음 책 준비를 위해 해외출장이었다.
전화로 할 이야기는 아니다.
낯선 땅에서 일에 바쁠 남편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안했다. 신고한다? 하지만 편지의 내용만으로는 공갈 협박 사실을 증명키 어려웠다.
정말 "호의에서" 그랬던 거라고 발뼘한다면? (편지의 정중한 어조는 그 의도일 수도 있었다.)무시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혜란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이건 말하자면, 남편이 고의로 만든 간통현장이고 스와핑이다.
남편은 교육자 출신의 작가, 나름의 사회적 명망이 있는 신분이다. 알려져서 좋을 게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직장인 학원, 그녀의 집에선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혜란은 그 자리에서, 저녁식사도 잊은 채 어두워지도록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어쨋든 상대방이 누구고 의도는 뭔지 알아야 했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되뇌이며 혜란은 제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입술을 깨문채, "**카페, 토요일 오후 3시"라고 눌러 적었다.
"삽입은 안돼요."
일년전 여름, 휴가로 떠난 한 여행지에서 남편이 데려온 남편의 후배가, 알몸이 된 혜란을 덮쳐 누르고 있었다.
물론 옆에는 남편이 있었다. 그러니까 작년 여름에, 이상스럽게 "다른 남자 품 안에 있는 아내"란 것에 집착하게 된 혜란의 남편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 결국 일을 저질르고 말았다.
설악산에 콘도 하나를 예약하고는 혜란과 휴가를 떠나면서, 혜란이 처음 보는, 남편의 후배라고 하는 남자를 같이 데려간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녁, 콘도방 안에서 벌인 술자리로 얼근해진 남편은, 이윽고 혜란에게 그 남편 후배의 앞에서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해 온 것이었다.
물론 사전에 남편의 귀띔이 있었고 양해가 있었다. 그러나 사실 혜란의 입장에서는 곤란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고자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지, 이렇게 빨리, 그것도 공개적으로 남편이 이런 일을 요구해 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남편은 "선생님"이던 시절부터 "한번 하겠다고 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만 한다." 고 엄하게 가르쳤었던 것이다.
태어날 때와 똑같은 알몸, 자신을 가릴 아무런 게 없는 적나라한 상태로, 혜란은 최초로, "외간남자"앞에 서게 되었다.
철 든 이후로 남편 이외의 남자한테는 단 한번도 보인 적이 없는 몸이었다. 정적이 흘렀다.
그 후의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확실한 건, 두 남자의 시선이 벌거벗은 온 몸에 따갑게 느껴졌다는 것...
남편은 이상하게도, 자기 아내의 벌거 벗은 몸이 다른 남자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흥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남편이 그녀를 범했었다. 후배는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녀는 스스로가, 강간을 당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일이 끝난 후, 수치심으로 쿨쩍쿨쩍 울어대는 혜란을, 남편은 아까의 무자비한 태도와는 딴판으로 포근하게 안아주었었다.
나중에는 남편의 후배까지도 그녀를 위로해 주었던 것 같다.
"수컷이란 게 원래 그렇거든요, 이해해 주세요..."
아니, 이건 남편의 말이었던가? 어쨋든 간에, 그래놓고 나니 무언가 마음이 풀리는 것 같기도 한 건 혜란의 어쩔 수 없는 단순함인지도 몰랐다.
남편은 그녀를 욕실로 데리고 들어가서 자신이 더럽힌 몸을 자기 손으로 너무나도 곰살맞게 씻어 주었다.
덕분에 혜란은 이제 별 위화감없이 남편이 시키는대로 씻은 그대로의 알몸인 채 욕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남편의 후배가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그러고보니 남편이나 그의 후배나, 혜란에게는 까마득한(?) 나이들이고, 그래서 그만큼, 어른 대하듯 편하게 응석을 부릴 수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하여 혜란은, 자연스럽게 남편과 남편 후배의 사이에 눕게 되었다. 남편과 남편의 후배는, 이제 마치 장난인 듯 혜란의 몸을 쓰다듬고, 간질렀다. 혜란은 어른들한테 귀여움받는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지만, 그렇게 느끼기에는 후배의 아랫도리가 너무 부자연스럽게 돌출되어 있었다.
"만져봐... 꽤 뜨거워졌을걸?"
남편은 그런 후배의 아랫도리를 가리키며 종용할 뿐 아니라, 그녀의 손을 잡아 그곳으로 인도해 주기까지 했다.
시키는대로 손을 뻗어, 딱딱해지고 뜨거워졌을 뿐 아니라, 새어나온 것으로 이미 축축해진 사타구니를 가만히 쥐어 보았다.
그녀는 점차, 어쩔 수 없이 그 분위기에 녹아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 조, 좋아요.. 혀, 형수님, 좀... 더, 빨리, 세게...!"
그렇게, 남편이 돕는 가운데서 혜란과 남편의 후배는 서로의 육체에 녹아들게 되었던 것이다.
남편이 등 뒤로 혜란을 애무했고, 혜란은 신음을 흘리며 후배의 패니스를 틀어쥐었다.
후배는 점차 조심스럽게, 그리고 나중에는 상당히 거칠게 혜란의 몸 이곳저곳을 탐험해 나가기 시작했다.
"아.........!"
혜란의 목덜미를 핧고, 가슴을 움켜쥐고, 젖꼭지를 희롱하던 후배가 이윽고 그녀의 가장 비밀스러운 곳으로 손길을 옮겼을 때, 혜란은 밀려오는 희열에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후배의 손길이 헤집고 있는 그곳은, 이미 끈끈한 습기로 흥건해져 있었다.
그런 고로 후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혜란을 덮쳐 누른 채 이미 발기할 대로 발기한 제 물건으로 혜란의 음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었던 것이다.
열락에 잠겨 있던 그녀이지만, 여기에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고, 세차게 거부했었다.
"삽입은 안돼요!"
"넣는 건 싫어요. 그건... 그것만은......"
폭발 직전의 양물을 쥔 채, 후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남편쪽을 돌아보았다.
남편 역시 그것만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나 보다. 난처한 얼굴로 잠시 생각하더니,
"......할 수 없지. 입으로 해 줘.""......?!!!"
혜란은 놀라 휘둥그래진 눈으로 남편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남편은, 부드럽게 웃으며 혜란에게 키스하고, 그녀를 지그시 안아 일으켜, 팽창해 있는 후배의 아랫도리쪽으로 이끌어 주었다.
혜란은 엉겁결에 일단 후배의 페니스를 한 손으로 잡았다.
"........."
혜란은 난처하기 그지 없었지만, 남편의 부드러운 웃음과, 숨 넘어갈 듯 애타게 애원하는 후배의 눈길, 그리고 새빨갛게 달아올라 그녀의 손 안에서 불끈거리고 있는 물건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듯, 긴 한숨과 함께, 거기에 입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었다.
".........!!!"
그녀의 입 안에서, 데일 듯 뜨거워 있는 그 물건은 바르르 떨려 왔다.
혜란은 천천히, 남편에게서 배운 테크닉 그대로 후배의 성기를 애무해 주었다.
입 안을 들락거리는 그의 음경은 남편의 것과는 확실히 좀 느낌이 달랐지만, 뭐가 어떻게 다르다 딱히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었다.
"헉... 헉헉..."
후배는 혜란의 입놀림으로도 채 만족할 수 없었는지 몸을 떨며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댔다.
혜란은 목이 자꾸찔리고 좀 괴로웠지만 계속해서 정성스레 그것에 봉사해 주었다.
곁눈질로 살짝 남편 쪽을 살피니, 남편은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 얼어버린 듯 넋 나간 양 이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우.... 우우우욱~~~!!!"
"......"
후배의 절정은 급작스러웠다. 혜란으로 하여금 어찌할 싸인조차 주지 않아서, 혜란은 별 수 없이 미친 듯 터쳐나오는 그의 정액을 빠짐없이 입 안에 담았다.
그 분출은, 마치 입 천장을 뚫을 듯 맹렬한 것이었다.
실로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와서, 혜란은 다 나온 줄 알고 그것을 입 안에서 뺐다가 재차 튀어나오는 뜨끈한 것에 얼굴 이곳저곳을 더럽히고 말았다.
"........."
입 안 가득 후배의 정액을 머금은 채, 혜란은 그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서 남편쪽을 바라보았다.
남편의 얼굴은, 무언가 심상찮은 광채까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의 얼굴이 너무 낯설어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남편은, 이상스러우리만치 자상한 얼굴로, 그녀한테 속삭였다.
"삼켜봐. 전부 다."
남편의 예사롭지 않은 얼굴에 혜란은 군소리없이 그것을 삼켰다.
너무 양이 많아서 여러차례에 나눠서 목구멍으로 넘겨야 할 지경이었다.
그것을 억지로 삼킨 후, 혜란은 무언가 멋적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해서 어색하게 웃으면서, 얼굴에 묻은 정액을 닦아내려 했다.
하지만, 남편은 채 그럴 틈조차를 주지 않았다.
"......!!!"
"사랑해.... 혜란아, 사랑해, 사랑해!"
남편이 미친 듯 혜란을 덮쳐누르고,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삽입이어서 어안이 벙벙했다.
남편은 그러나 그런 데 전혀 개의치 않고, 아니 숫제 무아지경이 되어서 그녀 몸 안에서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이 나간 듯 사랑한다는 말을 되뇌이며, 이제껏 전혀 본 일이 없었던 열정적인 (...라기보다 반쯤 맛이 간 듯한) 몸놀림을 보이고 있었다.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 우욱~!!!"
남편의 절정은, 삽입만큼이나 급작스럽고 세차게 왔다.
그는 말 그대로 "갈빗대가 으스러지도록" 그녀를 껴안으며,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면서 그녀 안에 자신을 쏟아 부었다.
그들간의 두 번째 "완전한 섹스"인 동시에, 남편의 두 번째 질내 사정이었다.
그때까지는, 그런대로 받아들일만 했지......
혜란은 회상했다. 어느새 토요일 오후, 그녀는 그 미지의 상대와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가는 택시 안에 앉아 있었다. 그 여름의, 남편의 불가사의한 열의와 그로 인한 혜란의 난처한 경험들이 어제 일마냥 생생했다.
하지만 역시,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택시가 성남으로 접어들면서, 그 첫 번째 "묘한 성관계" 이후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생각이 미치자, 혜란은 그 상념을 떨쳐 버리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결코 유쾌하지 못했던 경험이었고, 그래서 그간 반쯤 잊어먹고 있던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지워지지 않고 택시 안 혜란의 뇌리로 그 기억이 파고드는 것은, 성남의 한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그 미지의 상대 때문일 것이었다. 미지의 상대를 만나러 가는 혜란의 착찹한 기분은, 마치 그날, 처음으로 외간 남자의 페니스를 입에 품은 바로 다음 날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불쾌한 심정과 묘하게 닮아있었던 것이다.
**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을 때, 혜란은 너무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오래간만입니다."
".........다... 당신이?"
나이답잖게 해사한 얼굴에 조금은 작은 키, 넓적한 얼굴에 의뭉스러운 얼굴을 한 남자가 그녀를 맞이했다.
"그날 이후 처음이죠? 그... 설악산 콘도에서 그 날 이후로요."
기분탓인지, 그가 설악산 콘도란 말에 한층 힘을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혜란은 눈 앞이 아뜩해 짐을 느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저 음흉한 웃음. 들러붙는 듯한 저 표정을 다시 보게 되다니. 그 남자의 이름은 경진이라고 했다. 혜란이 그를 처음 본 건, 작년 여름, 설악산에서 처음으로 남편의 기묘한 성적 취향에 맞춰주기 시작했던 때였다.
처음으로 남편 아닌 남자의 성기를 입 안에 품었던 (그것도 남편 바로 옆에서!) 밤의 바로 다음날이었다.
그날, 아침부터 혜란은 자기 방에서 나와 그들 부부한테 반갑게 인사하는 남편 후배 얼굴을, 나아가 남편의 얼굴조차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두 남자는 그렇게 한없이 화끈대는 얼굴을 수그리는 혜란을 향해 밝게 웃어 보여주며,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고 스스럼없이 굴었다. 그렇게 셋이서 마치 오누이마냥 나란히 근처의 관광에 나서려는 바로 그 무렵이었다.
"어, 형... 저거 경진이형 아니우?"
"응?"
콘도의 앞마당에서, 그야말로 우연히 마주쳐 버린 것이었다. 경진은 남편의 동기라고 했다. 혜란이 그제껏 몰랐던 것으로 봐서 그렇게 친한 친구라든가 그런 건 아닌 것 같았지만, 어쨋든 반갑게 인사를 했다.
경진은 화사한 옷차림이지만 다소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부인과, 역시 다소 뚱한 얼굴의 어린 딸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저녁때 만나 술이나 한잔 하자며 헤어졌었다. 그래서 그 날 밤, 남편과 혜란, 그리고 남편 후배와 경진은 후배의 콘돗방에서 조촐한 술판을 벌였었다. 경진의 아내는 딸을 재워야 하는 데다가 몸도 좋지 않다며 오지 않았다.
경진이란 남자는 남편과 같은 나이로, 데려온 딸 이외에 같이 오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하나 더있다고 했다.
나누는 이야기로 보니 젊은 시절부터 꽤 이성한테 인기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혜란은 처음 봤을 때부터 이 남자가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나자마자 젊은 시절 "놀았던"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 하며, 약간 광대끼마저 보이는 과도한 유머... 사회에서는 원래 저렇게 너스레에 능한 사람이 인기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혜란한테는 그게 뭔가 경박해 보이고 싫었다.
그건 혜란의 취향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작가에, 전직 교사였던 남편과 결혼하게 된 것일 수도 있었고.... 어쨋든 경진이란 남자는 만나면서부터 입만 떼면 꼭 "놀았던" 이야기요 음담패설이었다.
혜란은 내색은 안했지만 그런 그가 영 불편했고, 남편도 그걸 눈치챘는지 화제를 다른쪽으로 정리할려고 애쓰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야~ 니네 그... 스와핑이라는 거에 대해서 들어 봤냐?"
"........."
혜란은 뜨끔했다. 뭔가 낌새를 챘나? 하지만 천연덕스럽게 줏어들은 이야기를 해대는 걸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쨋든간에 "캥기는 바"가 있기 때문에 듣기 편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남편은, 이 화제가 나오자마자 이상스레 눈빛을 달리 하면서, 조용히 경청하고, 나아가 경진의 이야기를 유도해 가고 그러는 것이었다.
혜란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남편의 후배까지를 포함해서, 사내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여기서 괜히 남편의 그 묘한 성적 취향이 발동해서, 바로 이 자리에서 혜란더러 옷이라도 벗으라고, 아니 어쩌면 좀 더 심한 일로 가 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스쳤다.
오늘 처음 얼굴을 보는, 처자식과 함께 온 경진이라는 남자... 아니, 그런 모든 것을 떠나 혜란은 경진이 영 싫었다. 그래서 혜란은 적당한 핑계를 대서 자리를 떴다.
"....흐음~ 나도 말야~ 만약에 제수씨같은 여자라면야! 기꺼이 그런 스와핑에 동참할텐데 말야 우하하하..."
경진 특유의 과장된 너털웃음이, 방을 나서는 혜란의 뒤통수를 간질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경진이 혼자 있는 혜란의 방으로 들어왔었다.
"뭐 마실래요?"
경진의 은근한 목소리에 혜란은 문득 회상에서 현실로 돌아왔다.혜란은 증오를 담아 경진을 노려보았다.
그날 밤의 일은 쉽사리 잊혀질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벌어져 버린 공교롭고도 우연스런(?) 사건인지라 그저 "운명의 장난"으로 치부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그렇게 넘길수만은 없는 무언가가 음흉하고 의뭉스러운 이 남자한테 있었다.
"아뇨... 용건만 말씀해 주시죠."
그러나, 혜란이 그렇게 야멸차게 노려보았건만, 경진의 입가에는 웃음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아, 예 그럴까요......"
"......"
"음... 편지는 받으셨죠? 하기야 받으셨으니 일루 나오셨겠지만~ (특유의, 과장된 너털웃음) 흐음... 근데 어쩐다~? 이... 비디오 사진이요, (주위를 둘러보며, 다시 너털웃음) 이런 데서 꺼내놓고 보기엔 좀 그런 물건이라서요~ 하하하하..."
혜란의 입술이 분노로 바르르 떨렸다. 이 음흉한 남자는, 그 날 그렇게 "얼렁뚱땅" 혜란을 범해 버린 이후에도, 어떻게 번호를 알았는지 몇번이고 아무렇잖은 듯 전화해서는 끈끈한 목소리를 깔아댄 일이 있었다.
그래서 혜란은 그만 화가 나가지고, 자꾸 이러면 남편한테도 말하고, 경찰에도 알려 버리겠다고, 그래서 그게 강간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법정에서 밝혀 보겠다고 호통을 쳤었다. 그때는 깨갱 허니 꼬리를 내리고 비굴해 지던 이 남자가, 지금은 이렇게 자신만만하다.
그 이유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그 "비디오"에 있다는 걸 혜란은 잘 알고 있었다.
"됐어요... 사진은 편지에 있는 걸 봤어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용건이 뭐죠?"
"아 그게 뭐~ 하하하... 편지에 썼듯이, 뭐 엉뚱한 생각이 있다든가 그런 건 아닙니다~! 음... 그러니까 피차 모르는 처지도 아닌데, 이런 게 돌아다녀서 제수씨께서 곤란해지고 그러는 건 좀 막고 싶어서요~"
혜란은 지껄여대는 경진의 입술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하...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뭣하지만, 그때 그 설악산 콘도에서요... 저는 잊을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뭐 그렇게 여자 경험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뭐랄까 형수님같은 여자는 처음이었다고나 할까요? 하하하하... (엄청 과장된 너털웃음) 게다가 그날, 왠지 저 혼자 좋다가 만 것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하하하!"
눈 앞이 아뜩해 옴을 느끼며, 혜란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사실 애시당초 그 편지의 주인공이 경진임을 알았을 때부터,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대충은 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눈을 감고 망연자실해 있는 이 순간에도, 혜란은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탐욕스럽게 훓어대는 경진의 집요한 시선을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떻게 한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그 비디오가 공개될 경우, 나아가 그것이 남편에 의해 계획된 노골적인 스와핑 행위였음이 알려질 경우의 파장이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아 참, 윤수 (남편 후배 이름) 는 잘 있나 모르겠네?"
테이블 위에서 바르르 떨리는 혜란의 흰 손을 훓으며, 경진은 회심의 미소와 함께 의뭉스레 덧붙이는 것이었다. 남편 후배의 방에 술에 얼근해진 세 남정네들을 남겨 놓고, 혜란은 남편과 자신의 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 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혜란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누... 누구세요?"
"접니다, 형수씨."
남편의 후배였다. 혜란은 의아하게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왠일이에요? 이 시간에... 그이는요?"
"아 저, 그게요......"
그가 겸연쩍은 목소리로 용건을 털어놓자, 혜란은 그만 난처해져서 이마에 손을 짚었다.
"그런......"
이야기인즉슨, 술에 얼근해져서 잠을 청하려니, 혜란이 생각나서 도저히 그냥 잘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욕정을 호소하면서, 혜란에게 "뭔가 해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하는 것이었다 . 어제와 같이....
"하지만... 그래도......"
혜란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바로 어제 그런 일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남편없는 데서 둘이서만 또 뭔가를 한다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민석이형(남편 이름)은 제 방에서 주무십니다. 형도 잠들기 전에 괜찮다고 그러신 걸요."
"그치만......"
"형수씨 제발요... 어차피 내일보레면 돌아갈텐데......"
그는 나이로 치면 한참 아래인 혜란을 향해 깍듯이, 그리고 간절하게 애원하고 있었다. 혜란은 결국, "내일 모레면 돌아간..."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처음부터 이 일은 어디까지나 이번 여행만의 것으로 서로간에 약속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었다.
혜란은 고개를 숙여 응낙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후배는 펄쩍 뛸 듯 기뻐하며, 술김에 대담해 진 듯 잠옷 차림의 혜란을 번쩍 들어 가지고 침대로 향하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이 때, 혜란과 남편의 후배는 방의 문단속하는 것을 잊어먹은 것 같았다.
혜란은 나중에 그 일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형수... 형수... 아아... 가만히, 가만히 있어 봐요."
"음... 아...... 아앗! ...저, 저기요, 너... 넣는거, 넣는거는 안돼요... 알죠?"
"알아요 형수... 형수......"
후배의 거친 손길에 의해 혜란이 알몸으로 화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외간 남자와 단둘이... 그것도 알몸으로...... 혜란은 팬티가 벗겨지는 순간, 드러난 젖가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얼굴로 향했다. 화끈 달아올라 있는 얼굴의 온기가 느껴졌다.
다시금, 후배는 그녀를 다시 본다.
그가 거친 숨소리로 혜란의 뽀얀 맨몸뚱이 이곳저곳을 감상하는 동안, 혜란은 오로지 얼굴만을 열심히 가리고 있었다.
마치 그럼으로써 세상에서 숨을 수 있다는 듯, 모든 부끄러움이 가려질 수 있기라도 하다는 듯...그 남자의 손길이, 입술이, 그리고 촉촉한 혀끝이 혜란의 몸 이곳저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혜란은 그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몸을 뒤틀었다. 남편이라고 생각하자... 남편이라고 생각하자...... 그러나, 그 애무의 파도가 남편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후배는 다시는 볼 수 없을 지 모르는 그녀의 알몸을 머릿속에 자세히 새겨 두기라도 하려는 듯,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집요하게 훓어 나갔다.
그녀의 가니런 목덜미가 후배의 타액으로 젖었고, 그녀의 동그란 젖가슴은 후배의 손길에 의해 여러차례 모양을 바꾸었다.
그녀의 앙증맞은 배꼽속으로 파고드는 그의 혀끝이 느껴졌고, 그 따스한 것은 그대로 그 아래로, 그녀의 다리 사이, 감추어진 샘물을 향하는 것이었다.
"거, 거기는.... 앗... 아흐윽!"
밀려오는 것에 혜란은 다시금 몸을 뒤틀며 침대 쉬트를 움켜쥐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 그의 머리가 있다.
그녀의 벌려진 문으로 그의 얼굴이 쇄도한다. 그리고 세찬 혓놀림이 그녀의 문을 두드리고, 그녀의 안으로 들어와 따뜻한 습기를 전해 준다.
그녀는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
흥분으로 핏줄이 불거져나온 후배의 페니스는 혜란 안으로의 진입을 애타게 갈구했지만, 그리고 혜란 또한 무언가의 침입을 마음 한구석에서 바라고 있었지만, 혜란은 애써 그것만은 제지했다.
그녀로선 아직 그것만은 외간남자한테 허락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임신의 위험도 생각해야 했다.
대신 그녀는 후배를 눕힌 채 어제보다 한층 더한 정성으로 그의 성기를 품어 주었다.
귀두를 입술로 머금고,목구멍까지 치닫는 페니스를 받아들였으며 요도 입구에 새어나온 습기를 정성스레 혀끝으로 훓기도 했다.
흥분에 못이겨 그녀의 유방을 틀어쥐는 후배의 손아귀 힘을 기분좋게 받아들이면서....
"형수, 형수... 형수...... 아아아아앗!!!!"
"!!!"
후배는 거칠게 폭발했다. 어찌나 거칠었는지 저절로 그녀의 입에서 빠져나와, 혜란이 그것을 다시 입으로 품을 새도 없이 그녀의 바로 앞에서 엄청난 압력으로 분출해 나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덕분에 혜란의 얼굴은 그의 정액으로 범벅이 되었다.
"어머나......"
후배는 미안한 듯 티슈를 가져와 그녀의 얼굴과 목, 가슴에까지 범벅이 된 끈끈한 것들을 닦아 주었다. 그렇게 엄청난 것들을 분출한 후에도 후배는 뭔가 미련이 남아 있는 듯 했지만, 혜란은 한사코 그를 밀어내 자기 방으로 돌아가게 했다.
후배는 군말없이 돌아갔고, 단 간절한 부탁으로 나가기 전에, 자기 입술을 가만히 그녀의 입술로 갖다 대는 것이었다.
외관 남자와의 키스... 주위가 무척 조용하게 느껴졌다. 참으로 이상한 기분이었다. 무언가 남편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그때 후배를 그냥 보낸 것이, 어쩌면 잘못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혜란은 그렇게까지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일은 후배가 나가자 거의 곧장 터지고 말았던 것이다.
혜란은 후배를 보내고, 여기저기 남아 있는 그의 정액 냄새와, 자신의 몸 이곳저곳에 남아 있는 진득한 끈기를 씻어내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이 때는 기억컨대 분명히, 문단속을 잊지 않았었다.그런데 그럼에도, 샤워를 마치고 아무 생각없는 알몸으로 온몸의 물기를 타올로 훔치며 나오는데, 방 한구석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었던 것이다.
그게 남편의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 혜란은 화들짝 놀라며 타올로몸을 가렸다.
방안에 있는 것은 경진이었다.
그는 특유의 의뭉스런 웃음을 만면에 띄며, 여유롭게 쇼파에 앉아 벗은 채인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혜란이 남편의 후배를 돌려 보낸 후 욕실에서 몸을 씻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건, 왜 굳이 문을 두드려서 나한테 열게 했을까? 였다.
어제의 분위기상, 그는 응당 남편과 함께 와야 옳았다.
그런데 혼자서 왔다... 그의 말대로 남편의 양해가 있었다면, 남편이 준 키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편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혹시, 그가 남편의 허락없이 임의로 그녀를 찾아왔던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좀 상황이 불편해 진다. 그녀가 원하는 건 남편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지 외도가 아니었다.
샤워를 하면서 내내 그 일을 생각하던 혜란은, 그러다 문득, 아까 남편의 후배와 애무를 주고 받을 때 왠지 모를 인기척같은 걸 느꼈던 게 생각났다.
그래서 후배를 보내면서는 일부러 문 단속을 꼼꼼히 확인하고 욕실로 들어왔던 것이다.
그때는 그게 왠지 남편 모르게 떳떳치 못한 일을 하는 것만 같은 생각에서 지나치게 생각한 거라고만 여겼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게 혹시 남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어쩌면, 그의 후배와 그녀를 단둘이 만나게 하고 몰래 그것을 엿보고 싶어했을 지도 몰랐다.
실제로그는 자주 그런 성적 환상을 이야기하곤 했었다.
그런 생각에 혜란은 욕실을 나와 방안에 다른 인기척을 느끼고도 그다지 주의하지 않았던 것이다.
남편의 성격상, 만일 혜란의 생각대로 후배와 나누는 일을 바깥에서 엿보고 있었다면, (그러기 위해서 열쇠를 후배한테 안주고 자신이 갖고 있었을 수 있었다.) 금새 방으로 들어와 혜란의 몸을 탐할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벌거벗은 채로 방을 가로질러 왔던 것인데... 방안 인기척은 알고보니 남편이 아니라, 오늘 처음 본 남편의 동기였던 것이다!
"어머나!"
혜란은 혼이 나가도록 놀라 얼떨결에 타올을 끌어안으며 주저앉았다. 경진은 쇼파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혜란과 경진 사이에는 침대가 놓여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혜란은 자기가 생각해도 다소 우스운 포즈로 침대 모서리에 몸을 숨겼고, 손을 더듬어 침대 위에 벗어놓았던 옷을 찾았다.
척 보기에도 경진은 상당히 취해 있었다.
"제수씨... 스타일 죽이는데요? 몸매 관리를 따로 하나봐요?"
혜란은 이 남자의 천연덕스러운 태도에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옷을 더듬어 찾았다. 그러나 당황해서인지 옷이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아... 이거 찾으시나요?"
경진이 희희덕대며 보란 듯이 들어올리는 물건은 바로 아까 벗어놨던 그녀의 팬티였다.
"여기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길래 제가 잘 개켜 정리해 놨죠... 놀랐어요~ 난 혜란씨가 몸매에 비해 바스트가 더 있길래 뽕브라라도 찬 줄 알았죠? 혹시 수술한 건 아니죠?"
그러고는 쇼파에서 일어나, 마치 혜란의 성형 수술 여부를 확인이라도 할려는 듯 그녀 쪽으로 다가오려는 낌새였다. 그녀는 엉겁결에 침대 시트를 끌어당겨 몸을 가리고, 놀라 다그쳤다.
"무... 무슨 일이에요! 오, 오지 말고... 거기서 얘기해요!"
혜란의 날카로운 비명에 경진은 더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았다. 엉거주춤 일어서 있는 그와 시트를 끌어당긴 채 주저앉아 있는 그녀 사이의 거리는 채 2미터가 되지 않았다.
"제수씨... 나 윤수 따라서 온 거에요. 둘이서 중요한 볼일이 있는 것 같애서,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혜란이 벗은 어깨를 흠칫 떨었다. 이 남자, 남편 후배와 혜란이 방 안에서 하던 일을 빠짐없이 들여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저녁때 술자리에서 스와핑이 거론되자 묘한 빛을 발하던 남편의 눈매가 뇌리를 스치는 것이었다.
혹시...... 남편이?
"방에는... 어떻게 들어온 거에요?"
혜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름대로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경진은 피식 웃으며 뭔가를 들어 보였다. 방 키였다.
"제가 설마 문따는 기술이 있겠어요~? 이걸로 들어왔죠! 남편이 갖고 있던데요 뭘~"
"........."
혜란은 뭔가 가닥이 잡히는 것 같았다. 그이... 로군, 또. 그녀가 없는 사이 세 남자사이에 뭔가 합의가 있었던가 보다. 그래서 처음엔 그래도 그녀한테 조금은 익숙한 남편의 후배, 그리고 이 남자...... 그렇지 않고는 남자가 이렇게 태연할 수가 없다.열쇠 문제도 처음부터 그리 된 거라면 설명이 된다.
어쩌면 남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방문 사이로 은근히 이쪽을 엿보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단 거죠?"
혜란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경진이 눈을 빛내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아까 보니까... 윤수 녀석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냥, 윤수랑 차별만 하지 말아달라 이거죠~!"
"........."
혜란은 크게 한숨을 쉬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앙다문 입술이 마구 떨리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경진은 이제 거침없이 혜란한테 다가와, 그녀의 몸을 반이나마 가린 시트를 잡고, 힘을 주어 뺏어 팽개쳐 버렸다.
혜란의 눈같이 흰 알몸이 그대로 뽀얗게 드러났다. 혜란은 자신을 향한 경진의 거친 숨결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남자는 싫었다.
왠지 모르게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후배때와는 달리 강하게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남편이 보낸 사람이다. 남편의 체면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왜 후배녀석은 되면서 나는 안된다 그러느냐?"고 할 경우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한 그가 이 일로 앙심을 품을 경우 그녀와 남편한테 좋을 일이 없었다. 나중에 남편한테 항의하는 일이 있더라도, 혜란은 이번 한번만 꾹 참기로 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희희낙낙하고 있는 남자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끝내자는 생각에, 곧장 그의 츄리닝바지를 끌어내리는 것이었다.
"......"
경진은 체념한 듯한 그녀의 표정과, 그럼에도 상당히 적극적인 그녀의 태도에 재미있는 듯 그대로 버티어 선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혜란은 말없이 그의 팬티마저 끌어내리고, 이미 하늘높이 치솟아 있는 그의 페니스를, 지그시 쥐었다. 그리고는 뜨거운 고동이 느껴지는 그것에, 가만히 입을 가져갔다.
"으음......"
경진은 그녀의 앞에 버티어 선채, 만족한 듯 위압적인 자세로 그녀의 애무를 만끽했다.
"오우... 잘하는데요? 많이 해봤나봐요?"
울컥, 뭔가가 치솟아 오를 듯 했지만, 혜란은 참기로 했다. 경진은 오만한 자세로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움직임을 유도하기도 했다. 막무가내로 목구멍을 찔러오는 그의 무자비한 페니스에 혜란은 구역질이 났다.
"우웃... 싸요.... 후우우욱~~!!!"
"......"
이 남자의 정액을 온 얼굴에다 흩뿌리기는 싫어서, 혜란은 입을 모두은 채 분사되는 그의 정액을 모두 입안에 받았다. 아니래도 그녀의 머리채를 틀어쥔 손아귀 때문에 입을 뺄 수도 없었다.
경진은 제 물건의 경련이 완전히 끝난 다음에야 그녀의 머리를 쥔 손을 풀어 주었다. 그녀는 입 안 한가득 담긴 밤꽃냄새나는 액체를 처리하기 위해 일어섰다.
"어...허~! 어디를 가실려구~~~~!!!"
"....읍~!!!!"
경진은 화장실로 달려가려 하는 혜란을 뒤에서 난폭하게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억센 힘으로 그녀를 안아올려, 침대 위로 팽개쳐 버렸다. 혜란은 그대로 침대 위에 나뒹굴었고, 그 바람에 입 안에 머금고 있던 걸 꿀꺽 삼켜버리고 말았다.
경진은 희희덕대며 경망스럽게, 그 자신도 침대로 뛰어올라와 곧장 그녀의 알몸을 덮어 버린다.
누운 그녀를 양손으로 침대에 고정시키고, 사래가 들려 캘록대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킥킥대는 것이었다.
"제수씨... 다 마셔버렸구만? 어때요, 맛 좋아요?"
"......"
혜란은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입을 앙다물어야 했다. 경진은 눈에 야수같은 광채를 띄운 채 그녀의 나신을 관찰하고, 감상했다.
"어... 누우니까 젖통이 쬐끔 가라앉았네? 제수씨, 역시 수술한 젖은 아니구만요?"
"........."
곧 이어 경진의 버릇없는 손아귀가 혜란의 몸 이곳저곳을 마음껏 희롱했다. 혜란의 유방은 그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여러차례 모양을 바꾸었고, 유두에는 그의 이빨자욱이 희미하게 남았다.
경진은 그러면서 그녀의 알몸 이곳저곳에 대한 천박한 품평을 계속함으로써 그녀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어디... 인제 슬슬... 아 여기가 바로 하이라이트가 아니겠어요? 가만.... 제수씬 털이 꽤 적군? 앙증맞기도 해라... 그렇담, 흐음 요 안은 어떨라나~~~"
혜란의 다리가 활짝 벌려졌다.
"우와... 절경이구만~! 활짝 열려졌는데, 제수씨도 보여요? 어따 공알이 탐스럽기도 하네~ 여기 구멍은 벌써 뽀글뽀글하는구만요~ 하여튼간에 보기보다 밝힌단말야, 제수씨도...."
혜란은 괴로웠다. 특히나, 그의 천박한 말과 투박한 손길에도 천천히 젖어오는 그녀의 부끄러운 곳이... 게다가 이 남자가 그것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점이..
"어휴... 제수씨, 좀 적당히 허우! 자리 젖겠네."
"........."
"어디... 그럼 슬슬 본게임으로 들어가 볼까~?"
"....!!!!!"
혜란은 순간 가슴이 벌컥 내려앉도록 놀라 버렸다. 경진이 갑자기 그녀의 상체를 꽉 끌어안고는, 그녀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어느새 다시금 발기한 제 물건으로 그녀의 음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안돼요! 그건 안돼요!!!"
"안되긴 뭐가 안돼... 거 좀 가만히좀 있어 봐요."
"글세 넣는 건, 넣는 건 안된다니깐요! 얘기했잖아요! 약속했잖아요!"
"약속은 무슨... 거 윤수 녀석하고 헷갈린 모양인데~ 좀 있어 봐요. 내가 윤수놈같은 풋고추하고는 격이 다른 맛을 보여줄테니까~!"
그리고는 막무가내로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그녀는 있는 힘껏 몸부림을 쳤다. 뭔가 잘못되었다.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그만 해요! 소리칠 거에요!!!"
그러자 경진은 오히려 기가 막힌 듯 피식 웃었다.
"나아 참... 여태 말 잘 듣다가 인제 와서 왜 이러지? 이것 봐요, 제수씨! 아 자기가 먼저 암내 피워서 꼬드겨 놓고 인제 와서 이럴껀 뭐냐구!"
혜란은, 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뭐... 라고요? 무슨.... 얘기에요?"
"아 그렇잖아~ 그렇게 곱게 내 앞에서 옷을 벗고 내 물건까지 빨아줘서 꼴리게 해 놨으면, 책임을 져야할꺼 아뇨! 내 기껏 열쇠까지 뽀려가지고 찾아와 줬는데말야."
혜란의 눈 앞이... 세상이 마구 빙글빙글 돌았다. 숨이 탁 막혀 왔다.
"그, 그런......"
"소릴 쳐요? 아 치고 싶으면 쳐 봐요! 남편이 뻔히 건넌방에서 자고 있구만 남편 후배까지 불러들여서 고로코롬 열심히 서로 빨고 만지고... 소리치면 체면 구길 게 도대체 누구겠냐 말요."
"............"
"자자... 그만 곱게 누워 있어요. 요 아래가 완전히 홍수구만 뭘 인제 와서 내숭이유~? 아 고새를 못참아 남편 후배까지 불러다 빠구리를 틀 정도면 어지간히 급한 거 아냐? 아 내가 끝내 준다니깐~ 방금 싸고도 이렇게 딴딴한거 보면 모르겠수? 자......"
그녀는 그대로 경진한테 깔린 채, 움쪽달싹할 수 없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 남자는 오해를 하고 있다. 아니, 자신이 여지껏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망연자실, 잠잠해 지자 경진은 이제 되었다 싶었는지, 철봉같이 꼿꼿해진 제 페니스를 한손으로 잡고 그 끝을 벌써 그녀의 깊은 곳 입구로 들이밀고 있었다.
"자아 자~ 가만히.... 힘 빼고!"
막아야 했다! 말려야 했다. 이것만은... 이 일만은!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무어라 말린단 말인가? 이미 그녀는 남편을 빤히 옆방에 두고도 그의 후배와 동기를 방으로 불러내는 요부가 되어 있었고, 그걸 믿어 의심치 않는 남자의 아래에 알몸으로 깔려 있었다.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묵직한 것이 그녀의 입구를 비비며 그곳을 넓혀, 밀고 들어올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니 거의 울부짖었다고 해도 좋으리라.
"제.... 제발요! 제가, 입으로 해 드릴게요! 제발 넣지는 마세요, 제발!!!"
"거 좀 가만히 있으라니깐 참... 아 제수씨 입이야 아까 실컷 했잖소~ 그렇게 내 좆맛이 다시 보고 싶으면 좀 있다가 마음껏 핧고 빨게 해 준다니까~! 응 그래... 우우... 웃차!!!" !!!!!"
급작스런 이물감, 그리고 통증! 그녀는 헉 소리와 함께 무너져 버렸다.
"옳지~ 후우.... 그래, 진작 그렇게 가만 있어야지~ 어디보자... 음, 인제 완전히 들어갔구만."
"........."
"휴우... 그리구, 원래 좆맛이라는 게, 윗 입으로 맛볼 수도 있지만, 아랫 입으로 맛보는 것도 괜찮다우~ 내 인제부터 그 맛을 확실히 보여드리지~"
혜란은, 뜨거운 것이 볼을 타고 귀로 흘러드는 것을 느꼈다. 남편이 아닌, 그것도 그녀가 혐오하는 남자의 페니스가 그녀의 음문 안에 말뚝마냥 단단히 못박혀 있었다. 정신이 아뜩했다.
이제는 통증도, 킬킬대며 헐떡이는 남자의 소리도 까마득히 먼 곳의 일처럼만 느껴졌다.
"우웃, 우.... 우우우웃~! 허억... 우... 죽이는데~ 제수... 대단허우~! 안에서 팍팍 조이고 깨물어 주는데~? 우우... 헉.... 이럴꺼 왜 튕겼냐니까.... 아....우우~~~"
시체마냥 널부러진 혜란의 몸을 부여안고 빨고 흔들고 하면서, 경진은 온갖 사설을 다 늘어놓아가며 방아질을 쳐 댔다. 그리고 짐승같은 신음과 함께 그녀의 음문 안에 제 씨앗을 잔뜩 내 질르고 갔다.
그녀는 내내, 끝없이 밀려오는 비현실감속에서 멍안히 있을 뿐이었다.경진이 더없이 만족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켜 나갈 때까지도 그녀는 그 상태였다.
경진이 희희덕대며 바깥으로 나가는 문소리를 듣고서야, 혜란은 비칠비칠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혜란이 현실로 돌아온 건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쿨쩍쿨쩍 울기 시작했다. 웅크리고 앉은 아랫도리로 경진이 남겨놓고 간 정액이 차갑고 끈끈하게 흘러내리는 감촉을 느끼면서...
그 남자가, 이제 또다시 희희덕거리며 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다시금 음흉한 시선으로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훓으며.
그녀와 그녀의 남편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증거물들을 소유한 채, 노골적인 음심이 담긴 눈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혜란은 그 날의 그 아뜩한 비현실감이 다시금 되살아 나는 걸 느꼈다.
스물여섯살, 모 사립고교 출강 경력 1년에, 지금은 분당의 한 학원에서 언어영역을 강의하고 있고, 8년전 아 홉 살 연상의 현 남편을 사제지간으로서 만나 우여곡절 끝에 5년간의 결혼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젊은 여성 혜란이, 사진까지 동반한 의문의 "괴편지"를 받게 된 건, 결혼 5년차 이른 봄날의 한 나른한 오후였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누구라 글월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만, 부인과 일면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비디오 한편을 우연찮게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비디오의 처리에 대해 부인과 만나 상의하고 싶어 편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비디오의 처리에 대해 부인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은 선의에서 드리는 말씀으로, 금전 요구등의 무례한 말씀은 아니니 양해 바랍니다. 비디오의 캡쳐 사진 한 장을 동봉하니 확인하시고, 괜찮으시다면 오는 토요일 오후 세시까지 성남의 **카페에서 뵈었으면 합니다. 남편께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는 편이 서로를 위해 좋겠지요."
편지 안에 동봉된 사진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화상 파일로부터 캡쳐, 출력된 듯한 그 사진속에서, 바로 혜란 자신이, 온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남편 아닌 한 건장한 남자의 발기된 성기를 애무하고 있었던 것이다.
혜란은 일순 현깃증을 느끼며 제 이마를 짚었다. 그리고 쓰러지듯 쇼파에 주저앉아 한참동안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합성이나 조작이 아니다. 사진속의 벌거벗은 여자는 분명 혜란 자신이었다.
잔뜩 곳추선 페니스를 혜란 앞에 자랑스레 들이밀고 있는 남자와 그녀는, 실제로 여러차례 몸을 섞었다.
무엇보다 그 비디오, 편지에서 뽀?"비디오"는 그녀 자신이 익히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누가 그 비디오를 찍었는지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녀가 온통 하얗게 벌거벗은 채 외간남자와 몸을 섞는 장소에서 그 광경을 하나하나 관찰하여 카메라에 담고 아니 애시당초 그녀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만든 건 바로 남편 자신이었다.
따라서 그녀의 심정을 몹시 복잡하게 만든 것은, 이 비디오가 공개되어 가정이 파탄난다든가 남편한테 버림받는다든가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였다.
혜란과 남편이 다소 "별스런 섹스"를 즐기게 된 건 대충 작년 여름부터의 일이었다. 사제지간으로 시작한 부부관계였고, 나이차도 있고 하여 서로간에 "지나치게 점잖았던" 두 사람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어느날엔가부터,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것에서의 성관계, 혹은 심지어 그녀가 다른 남자와 관계맺는 일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요구는 집요했고, 제자일 적부터 남편의 생각이 그저 절대적이었던 그녀는 하나 둘씩 거기에 따라갔던 것이다.
그리하여 지난 여름동안, 혜란은 남편과 관계된 두 사람의 남자와 관계를 맺었다.
의도적이었든, 그렇지 않았든간에.그리고 그런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혜란과 남편이 공유하게 된 것이 편지에 적혔던 "비디오"였던 것이다.
남편의 "사업상 친구"로 진호라는 40대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조카가 영화일을 한다는, 혜란보다 한 살이 어린 동수란 청년이었다. 처음에 남편은 동수로 하여금 그녀와 남편의 부부생활을 가정용 캠코더로 찍게 해서 함께 즐기자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남편과 혜란의 집에서 "촬영 작업"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는 고조된 분위기에서 혜란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남편이 보는 앞에서 동수와 섹스를 하게까지 되었고, 남편은 거기 미칠 듯 흥분하고 기뻐하며 그것을 영상에 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지난 겨울이 갔더랬다.
혜란은 그간, 대여섯차례 남편이 보는 (뿐만 아니라 "찍는") 앞에서 동수와 관계를 가졌다. 남편이 없는 데서 동수와 개인적으로 만난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해서 찍어 댄 테입중 하나가 유출된 것임에 분명했다.
혜란은 생각했다. 남편한테 알린다? 공교롭게도 남편은 마침 다음 책 준비를 위해 해외출장이었다.
전화로 할 이야기는 아니다.
낯선 땅에서 일에 바쁠 남편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안했다. 신고한다? 하지만 편지의 내용만으로는 공갈 협박 사실을 증명키 어려웠다.
정말 "호의에서" 그랬던 거라고 발뼘한다면? (편지의 정중한 어조는 그 의도일 수도 있었다.)무시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혜란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이건 말하자면, 남편이 고의로 만든 간통현장이고 스와핑이다.
남편은 교육자 출신의 작가, 나름의 사회적 명망이 있는 신분이다. 알려져서 좋을 게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직장인 학원, 그녀의 집에선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혜란은 그 자리에서, 저녁식사도 잊은 채 어두워지도록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어쨋든 상대방이 누구고 의도는 뭔지 알아야 했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되뇌이며 혜란은 제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입술을 깨문채, "**카페, 토요일 오후 3시"라고 눌러 적었다.
"삽입은 안돼요."
일년전 여름, 휴가로 떠난 한 여행지에서 남편이 데려온 남편의 후배가, 알몸이 된 혜란을 덮쳐 누르고 있었다.
물론 옆에는 남편이 있었다. 그러니까 작년 여름에, 이상스럽게 "다른 남자 품 안에 있는 아내"란 것에 집착하게 된 혜란의 남편은, 여름이 끝나갈 무렵 결국 일을 저질르고 말았다.
설악산에 콘도 하나를 예약하고는 혜란과 휴가를 떠나면서, 혜란이 처음 보는, 남편의 후배라고 하는 남자를 같이 데려간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날 저녁, 콘도방 안에서 벌인 술자리로 얼근해진 남편은, 이윽고 혜란에게 그 남편 후배의 앞에서 옷을 벗을 것을 요구해 온 것이었다.
물론 사전에 남편의 귀띔이 있었고 양해가 있었다. 그러나 사실 혜란의 입장에서는 곤란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무마하고자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지, 이렇게 빨리, 그것도 공개적으로 남편이 이런 일을 요구해 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남편은 "선생님"이던 시절부터 "한번 하겠다고 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만 한다." 고 엄하게 가르쳤었던 것이다.
태어날 때와 똑같은 알몸, 자신을 가릴 아무런 게 없는 적나라한 상태로, 혜란은 최초로, "외간남자"앞에 서게 되었다.
철 든 이후로 남편 이외의 남자한테는 단 한번도 보인 적이 없는 몸이었다. 정적이 흘렀다.
그 후의 일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확실한 건, 두 남자의 시선이 벌거벗은 온 몸에 따갑게 느껴졌다는 것...
남편은 이상하게도, 자기 아내의 벌거 벗은 몸이 다른 남자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흥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남편이 그녀를 범했었다. 후배는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그녀는 스스로가, 강간을 당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일이 끝난 후, 수치심으로 쿨쩍쿨쩍 울어대는 혜란을, 남편은 아까의 무자비한 태도와는 딴판으로 포근하게 안아주었었다.
나중에는 남편의 후배까지도 그녀를 위로해 주었던 것 같다.
"수컷이란 게 원래 그렇거든요, 이해해 주세요..."
아니, 이건 남편의 말이었던가? 어쨋든 간에, 그래놓고 나니 무언가 마음이 풀리는 것 같기도 한 건 혜란의 어쩔 수 없는 단순함인지도 몰랐다.
남편은 그녀를 욕실로 데리고 들어가서 자신이 더럽힌 몸을 자기 손으로 너무나도 곰살맞게 씻어 주었다.
덕분에 혜란은 이제 별 위화감없이 남편이 시키는대로 씻은 그대로의 알몸인 채 욕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남편의 후배가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그러고보니 남편이나 그의 후배나, 혜란에게는 까마득한(?) 나이들이고, 그래서 그만큼, 어른 대하듯 편하게 응석을 부릴 수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하여 혜란은, 자연스럽게 남편과 남편 후배의 사이에 눕게 되었다. 남편과 남편의 후배는, 이제 마치 장난인 듯 혜란의 몸을 쓰다듬고, 간질렀다. 혜란은 어른들한테 귀여움받는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지만, 그렇게 느끼기에는 후배의 아랫도리가 너무 부자연스럽게 돌출되어 있었다.
"만져봐... 꽤 뜨거워졌을걸?"
남편은 그런 후배의 아랫도리를 가리키며 종용할 뿐 아니라, 그녀의 손을 잡아 그곳으로 인도해 주기까지 했다.
시키는대로 손을 뻗어, 딱딱해지고 뜨거워졌을 뿐 아니라, 새어나온 것으로 이미 축축해진 사타구니를 가만히 쥐어 보았다.
그녀는 점차, 어쩔 수 없이 그 분위기에 녹아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 조, 좋아요.. 혀, 형수님, 좀... 더, 빨리, 세게...!"
그렇게, 남편이 돕는 가운데서 혜란과 남편의 후배는 서로의 육체에 녹아들게 되었던 것이다.
남편이 등 뒤로 혜란을 애무했고, 혜란은 신음을 흘리며 후배의 패니스를 틀어쥐었다.
후배는 점차 조심스럽게, 그리고 나중에는 상당히 거칠게 혜란의 몸 이곳저곳을 탐험해 나가기 시작했다.
"아.........!"
혜란의 목덜미를 핧고, 가슴을 움켜쥐고, 젖꼭지를 희롱하던 후배가 이윽고 그녀의 가장 비밀스러운 곳으로 손길을 옮겼을 때, 혜란은 밀려오는 희열에 눈을 감지 않을 수 없었다.
후배의 손길이 헤집고 있는 그곳은, 이미 끈끈한 습기로 흥건해져 있었다.
그런 고로 후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혜란을 덮쳐 누른 채 이미 발기할 대로 발기한 제 물건으로 혜란의 음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었던 것이다.
열락에 잠겨 있던 그녀이지만, 여기에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고, 세차게 거부했었다.
"삽입은 안돼요!"
"넣는 건 싫어요. 그건... 그것만은......"
폭발 직전의 양물을 쥔 채, 후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남편쪽을 돌아보았다.
남편 역시 그것만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나 보다. 난처한 얼굴로 잠시 생각하더니,
"......할 수 없지. 입으로 해 줘.""......?!!!"
혜란은 놀라 휘둥그래진 눈으로 남편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남편은, 부드럽게 웃으며 혜란에게 키스하고, 그녀를 지그시 안아 일으켜, 팽창해 있는 후배의 아랫도리쪽으로 이끌어 주었다.
혜란은 엉겁결에 일단 후배의 페니스를 한 손으로 잡았다.
"........."
혜란은 난처하기 그지 없었지만, 남편의 부드러운 웃음과, 숨 넘어갈 듯 애타게 애원하는 후배의 눈길, 그리고 새빨갛게 달아올라 그녀의 손 안에서 불끈거리고 있는 물건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듯, 긴 한숨과 함께, 거기에 입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었다.
".........!!!"
그녀의 입 안에서, 데일 듯 뜨거워 있는 그 물건은 바르르 떨려 왔다.
혜란은 천천히, 남편에게서 배운 테크닉 그대로 후배의 성기를 애무해 주었다.
입 안을 들락거리는 그의 음경은 남편의 것과는 확실히 좀 느낌이 달랐지만, 뭐가 어떻게 다르다 딱히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었다.
"헉... 헉헉..."
후배는 혜란의 입놀림으로도 채 만족할 수 없었는지 몸을 떨며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댔다.
혜란은 목이 자꾸찔리고 좀 괴로웠지만 계속해서 정성스레 그것에 봉사해 주었다.
곁눈질로 살짝 남편 쪽을 살피니, 남편은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 얼어버린 듯 넋 나간 양 이쪽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우.... 우우우욱~~~!!!"
"......"
후배의 절정은 급작스러웠다. 혜란으로 하여금 어찌할 싸인조차 주지 않아서, 혜란은 별 수 없이 미친 듯 터쳐나오는 그의 정액을 빠짐없이 입 안에 담았다.
그 분출은, 마치 입 천장을 뚫을 듯 맹렬한 것이었다.
실로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나와서, 혜란은 다 나온 줄 알고 그것을 입 안에서 뺐다가 재차 튀어나오는 뜨끈한 것에 얼굴 이곳저곳을 더럽히고 말았다.
"........."
입 안 가득 후배의 정액을 머금은 채, 혜란은 그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서 남편쪽을 바라보았다.
남편의 얼굴은, 무언가 심상찮은 광채까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의 얼굴이 너무 낯설어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남편은, 이상스러우리만치 자상한 얼굴로, 그녀한테 속삭였다.
"삼켜봐. 전부 다."
남편의 예사롭지 않은 얼굴에 혜란은 군소리없이 그것을 삼켰다.
너무 양이 많아서 여러차례에 나눠서 목구멍으로 넘겨야 할 지경이었다.
그것을 억지로 삼킨 후, 혜란은 무언가 멋적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해서 어색하게 웃으면서, 얼굴에 묻은 정액을 닦아내려 했다.
하지만, 남편은 채 그럴 틈조차를 주지 않았다.
"......!!!"
"사랑해.... 혜란아, 사랑해, 사랑해!"
남편이 미친 듯 혜란을 덮쳐누르고,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왔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삽입이어서 어안이 벙벙했다.
남편은 그러나 그런 데 전혀 개의치 않고, 아니 숫제 무아지경이 되어서 그녀 몸 안에서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이 나간 듯 사랑한다는 말을 되뇌이며, 이제껏 전혀 본 일이 없었던 열정적인 (...라기보다 반쯤 맛이 간 듯한) 몸놀림을 보이고 있었다.
"........."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 우욱~!!!"
남편의 절정은, 삽입만큼이나 급작스럽고 세차게 왔다.
그는 말 그대로 "갈빗대가 으스러지도록" 그녀를 껴안으며,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면서 그녀 안에 자신을 쏟아 부었다.
그들간의 두 번째 "완전한 섹스"인 동시에, 남편의 두 번째 질내 사정이었다.
그때까지는, 그런대로 받아들일만 했지......
혜란은 회상했다. 어느새 토요일 오후, 그녀는 그 미지의 상대와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가는 택시 안에 앉아 있었다. 그 여름의, 남편의 불가사의한 열의와 그로 인한 혜란의 난처한 경험들이 어제 일마냥 생생했다.
하지만 역시,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택시가 성남으로 접어들면서, 그 첫 번째 "묘한 성관계" 이후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생각이 미치자, 혜란은 그 상념을 떨쳐 버리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결코 유쾌하지 못했던 경험이었고, 그래서 그간 반쯤 잊어먹고 있던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지워지지 않고 택시 안 혜란의 뇌리로 그 기억이 파고드는 것은, 성남의 한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그 미지의 상대 때문일 것이었다. 미지의 상대를 만나러 가는 혜란의 착찹한 기분은, 마치 그날, 처음으로 외간 남자의 페니스를 입에 품은 바로 다음 날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불쾌한 심정과 묘하게 닮아있었던 것이다.
**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을 때, 혜란은 너무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오래간만입니다."
".........다... 당신이?"
나이답잖게 해사한 얼굴에 조금은 작은 키, 넓적한 얼굴에 의뭉스러운 얼굴을 한 남자가 그녀를 맞이했다.
"그날 이후 처음이죠? 그... 설악산 콘도에서 그 날 이후로요."
기분탓인지, 그가 설악산 콘도란 말에 한층 힘을 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혜란은 눈 앞이 아뜩해 짐을 느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저 음흉한 웃음. 들러붙는 듯한 저 표정을 다시 보게 되다니. 그 남자의 이름은 경진이라고 했다. 혜란이 그를 처음 본 건, 작년 여름, 설악산에서 처음으로 남편의 기묘한 성적 취향에 맞춰주기 시작했던 때였다.
처음으로 남편 아닌 남자의 성기를 입 안에 품었던 (그것도 남편 바로 옆에서!) 밤의 바로 다음날이었다.
그날, 아침부터 혜란은 자기 방에서 나와 그들 부부한테 반갑게 인사하는 남편 후배 얼굴을, 나아가 남편의 얼굴조차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두 남자는 그렇게 한없이 화끈대는 얼굴을 수그리는 혜란을 향해 밝게 웃어 보여주며,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고 스스럼없이 굴었다. 그렇게 셋이서 마치 오누이마냥 나란히 근처의 관광에 나서려는 바로 그 무렵이었다.
"어, 형... 저거 경진이형 아니우?"
"응?"
콘도의 앞마당에서, 그야말로 우연히 마주쳐 버린 것이었다. 경진은 남편의 동기라고 했다. 혜란이 그제껏 몰랐던 것으로 봐서 그렇게 친한 친구라든가 그런 건 아닌 것 같았지만, 어쨋든 반갑게 인사를 했다.
경진은 화사한 옷차림이지만 다소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부인과, 역시 다소 뚱한 얼굴의 어린 딸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저녁때 만나 술이나 한잔 하자며 헤어졌었다. 그래서 그 날 밤, 남편과 혜란, 그리고 남편 후배와 경진은 후배의 콘돗방에서 조촐한 술판을 벌였었다. 경진의 아내는 딸을 재워야 하는 데다가 몸도 좋지 않다며 오지 않았다.
경진이란 남자는 남편과 같은 나이로, 데려온 딸 이외에 같이 오지는 않았지만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하나 더있다고 했다.
나누는 이야기로 보니 젊은 시절부터 꽤 이성한테 인기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혜란은 처음 봤을 때부터 이 남자가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나자마자 젊은 시절 "놀았던"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 하며, 약간 광대끼마저 보이는 과도한 유머... 사회에서는 원래 저렇게 너스레에 능한 사람이 인기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혜란한테는 그게 뭔가 경박해 보이고 싫었다.
그건 혜란의 취향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작가에, 전직 교사였던 남편과 결혼하게 된 것일 수도 있었고.... 어쨋든 경진이란 남자는 만나면서부터 입만 떼면 꼭 "놀았던" 이야기요 음담패설이었다.
혜란은 내색은 안했지만 그런 그가 영 불편했고, 남편도 그걸 눈치챘는지 화제를 다른쪽으로 정리할려고 애쓰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야~ 니네 그... 스와핑이라는 거에 대해서 들어 봤냐?"
"........."
혜란은 뜨끔했다. 뭔가 낌새를 챘나? 하지만 천연덕스럽게 줏어들은 이야기를 해대는 걸 보니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쨋든간에 "캥기는 바"가 있기 때문에 듣기 편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남편은, 이 화제가 나오자마자 이상스레 눈빛을 달리 하면서, 조용히 경청하고, 나아가 경진의 이야기를 유도해 가고 그러는 것이었다.
혜란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남편의 후배까지를 포함해서, 사내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여기서 괜히 남편의 그 묘한 성적 취향이 발동해서, 바로 이 자리에서 혜란더러 옷이라도 벗으라고, 아니 어쩌면 좀 더 심한 일로 가 버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스쳤다.
오늘 처음 얼굴을 보는, 처자식과 함께 온 경진이라는 남자... 아니, 그런 모든 것을 떠나 혜란은 경진이 영 싫었다. 그래서 혜란은 적당한 핑계를 대서 자리를 떴다.
"....흐음~ 나도 말야~ 만약에 제수씨같은 여자라면야! 기꺼이 그런 스와핑에 동참할텐데 말야 우하하하..."
경진 특유의 과장된 너털웃음이, 방을 나서는 혜란의 뒤통수를 간질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경진이 혼자 있는 혜란의 방으로 들어왔었다.
"뭐 마실래요?"
경진의 은근한 목소리에 혜란은 문득 회상에서 현실로 돌아왔다.혜란은 증오를 담아 경진을 노려보았다.
그날 밤의 일은 쉽사리 잊혀질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벌어져 버린 공교롭고도 우연스런(?) 사건인지라 그저 "운명의 장난"으로 치부하고 넘기려고 했지만, 그렇게 넘길수만은 없는 무언가가 음흉하고 의뭉스러운 이 남자한테 있었다.
"아뇨... 용건만 말씀해 주시죠."
그러나, 혜란이 그렇게 야멸차게 노려보았건만, 경진의 입가에는 웃음이 사그러들지 않았다.
"아, 예 그럴까요......"
"......"
"음... 편지는 받으셨죠? 하기야 받으셨으니 일루 나오셨겠지만~ (특유의, 과장된 너털웃음) 흐음... 근데 어쩐다~? 이... 비디오 사진이요, (주위를 둘러보며, 다시 너털웃음) 이런 데서 꺼내놓고 보기엔 좀 그런 물건이라서요~ 하하하하..."
혜란의 입술이 분노로 바르르 떨렸다. 이 음흉한 남자는, 그 날 그렇게 "얼렁뚱땅" 혜란을 범해 버린 이후에도, 어떻게 번호를 알았는지 몇번이고 아무렇잖은 듯 전화해서는 끈끈한 목소리를 깔아댄 일이 있었다.
그래서 혜란은 그만 화가 나가지고, 자꾸 이러면 남편한테도 말하고, 경찰에도 알려 버리겠다고, 그래서 그게 강간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법정에서 밝혀 보겠다고 호통을 쳤었다. 그때는 깨갱 허니 꼬리를 내리고 비굴해 지던 이 남자가, 지금은 이렇게 자신만만하다.
그 이유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그 "비디오"에 있다는 걸 혜란은 잘 알고 있었다.
"됐어요... 사진은 편지에 있는 걸 봤어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용건이 뭐죠?"
"아 그게 뭐~ 하하하... 편지에 썼듯이, 뭐 엉뚱한 생각이 있다든가 그런 건 아닙니다~! 음... 그러니까 피차 모르는 처지도 아닌데, 이런 게 돌아다녀서 제수씨께서 곤란해지고 그러는 건 좀 막고 싶어서요~"
혜란은 지껄여대는 경진의 입술을 찢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하...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뭣하지만, 그때 그 설악산 콘도에서요... 저는 잊을 수가 없더라구요~ 제가 뭐 그렇게 여자 경험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뭐랄까 형수님같은 여자는 처음이었다고나 할까요? 하하하하... (엄청 과장된 너털웃음) 게다가 그날, 왠지 저 혼자 좋다가 만 것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하하하!"
눈 앞이 아뜩해 옴을 느끼며, 혜란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사실 애시당초 그 편지의 주인공이 경진임을 알았을 때부터,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대충은 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눈을 감고 망연자실해 있는 이 순간에도, 혜란은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탐욕스럽게 훓어대는 경진의 집요한 시선을 느낄 수가 있었다.
어떻게 한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그 비디오가 공개될 경우, 나아가 그것이 남편에 의해 계획된 노골적인 스와핑 행위였음이 알려질 경우의 파장이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아 참, 윤수 (남편 후배 이름) 는 잘 있나 모르겠네?"
테이블 위에서 바르르 떨리는 혜란의 흰 손을 훓으며, 경진은 회심의 미소와 함께 의뭉스레 덧붙이는 것이었다. 남편 후배의 방에 술에 얼근해진 세 남정네들을 남겨 놓고, 혜란은 남편과 자신의 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 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혜란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선잠을 깼다.
"누... 누구세요?"
"접니다, 형수씨."
남편의 후배였다. 혜란은 의아하게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왠일이에요? 이 시간에... 그이는요?"
"아 저, 그게요......"
그가 겸연쩍은 목소리로 용건을 털어놓자, 혜란은 그만 난처해져서 이마에 손을 짚었다.
"그런......"
이야기인즉슨, 술에 얼근해져서 잠을 청하려니, 혜란이 생각나서 도저히 그냥 잘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욕정을 호소하면서, 혜란에게 "뭔가 해 줄 것"을 간절히 부탁하는 것이었다 . 어제와 같이....
"하지만... 그래도......"
혜란은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바로 어제 그런 일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남편없는 데서 둘이서만 또 뭔가를 한다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민석이형(남편 이름)은 제 방에서 주무십니다. 형도 잠들기 전에 괜찮다고 그러신 걸요."
"그치만......"
"형수씨 제발요... 어차피 내일보레면 돌아갈텐데......"
그는 나이로 치면 한참 아래인 혜란을 향해 깍듯이, 그리고 간절하게 애원하고 있었다. 혜란은 결국, "내일 모레면 돌아간..."는 말에 마음이 흔들렸다. 처음부터 이 일은 어디까지나 이번 여행만의 것으로 서로간에 약속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었다.
혜란은 고개를 숙여 응낙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후배는 펄쩍 뛸 듯 기뻐하며, 술김에 대담해 진 듯 잠옷 차림의 혜란을 번쩍 들어 가지고 침대로 향하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이 때, 혜란과 남편의 후배는 방의 문단속하는 것을 잊어먹은 것 같았다.
혜란은 나중에 그 일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형수... 형수... 아아... 가만히, 가만히 있어 봐요."
"음... 아...... 아앗! ...저, 저기요, 너... 넣는거, 넣는거는 안돼요... 알죠?"
"알아요 형수... 형수......"
후배의 거친 손길에 의해 혜란이 알몸으로 화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외간 남자와 단둘이... 그것도 알몸으로...... 혜란은 팬티가 벗겨지는 순간, 드러난 젖가슴을 가리고 있던 손을 얼굴로 향했다. 화끈 달아올라 있는 얼굴의 온기가 느껴졌다.
다시금, 후배는 그녀를 다시 본다.
그가 거친 숨소리로 혜란의 뽀얀 맨몸뚱이 이곳저곳을 감상하는 동안, 혜란은 오로지 얼굴만을 열심히 가리고 있었다.
마치 그럼으로써 세상에서 숨을 수 있다는 듯, 모든 부끄러움이 가려질 수 있기라도 하다는 듯...그 남자의 손길이, 입술이, 그리고 촉촉한 혀끝이 혜란의 몸 이곳저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혜란은 그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몸을 뒤틀었다. 남편이라고 생각하자... 남편이라고 생각하자...... 그러나, 그 애무의 파도가 남편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후배는 다시는 볼 수 없을 지 모르는 그녀의 알몸을 머릿속에 자세히 새겨 두기라도 하려는 듯,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집요하게 훓어 나갔다.
그녀의 가니런 목덜미가 후배의 타액으로 젖었고, 그녀의 동그란 젖가슴은 후배의 손길에 의해 여러차례 모양을 바꾸었다.
그녀의 앙증맞은 배꼽속으로 파고드는 그의 혀끝이 느껴졌고, 그 따스한 것은 그대로 그 아래로, 그녀의 다리 사이, 감추어진 샘물을 향하는 것이었다.
"거, 거기는.... 앗... 아흐윽!"
밀려오는 것에 혜란은 다시금 몸을 뒤틀며 침대 쉬트를 움켜쥐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 그의 머리가 있다.
그녀의 벌려진 문으로 그의 얼굴이 쇄도한다. 그리고 세찬 혓놀림이 그녀의 문을 두드리고, 그녀의 안으로 들어와 따뜻한 습기를 전해 준다.
그녀는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
흥분으로 핏줄이 불거져나온 후배의 페니스는 혜란 안으로의 진입을 애타게 갈구했지만, 그리고 혜란 또한 무언가의 침입을 마음 한구석에서 바라고 있었지만, 혜란은 애써 그것만은 제지했다.
그녀로선 아직 그것만은 외간남자한테 허락할 수 없었다. 게다가 임신의 위험도 생각해야 했다.
대신 그녀는 후배를 눕힌 채 어제보다 한층 더한 정성으로 그의 성기를 품어 주었다.
귀두를 입술로 머금고,목구멍까지 치닫는 페니스를 받아들였으며 요도 입구에 새어나온 습기를 정성스레 혀끝으로 훓기도 했다.
흥분에 못이겨 그녀의 유방을 틀어쥐는 후배의 손아귀 힘을 기분좋게 받아들이면서....
"형수, 형수... 형수...... 아아아아앗!!!!"
"!!!"
후배는 거칠게 폭발했다. 어찌나 거칠었는지 저절로 그녀의 입에서 빠져나와, 혜란이 그것을 다시 입으로 품을 새도 없이 그녀의 바로 앞에서 엄청난 압력으로 분출해 나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덕분에 혜란의 얼굴은 그의 정액으로 범벅이 되었다.
"어머나......"
후배는 미안한 듯 티슈를 가져와 그녀의 얼굴과 목, 가슴에까지 범벅이 된 끈끈한 것들을 닦아 주었다. 그렇게 엄청난 것들을 분출한 후에도 후배는 뭔가 미련이 남아 있는 듯 했지만, 혜란은 한사코 그를 밀어내 자기 방으로 돌아가게 했다.
후배는 군말없이 돌아갔고, 단 간절한 부탁으로 나가기 전에, 자기 입술을 가만히 그녀의 입술로 갖다 대는 것이었다.
외관 남자와의 키스... 주위가 무척 조용하게 느껴졌다. 참으로 이상한 기분이었다. 무언가 남편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그때 후배를 그냥 보낸 것이, 어쩌면 잘못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혜란은 그렇게까지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일은 후배가 나가자 거의 곧장 터지고 말았던 것이다.
혜란은 후배를 보내고, 여기저기 남아 있는 그의 정액 냄새와, 자신의 몸 이곳저곳에 남아 있는 진득한 끈기를 씻어내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이 때는 기억컨대 분명히, 문단속을 잊지 않았었다.그런데 그럼에도, 샤워를 마치고 아무 생각없는 알몸으로 온몸의 물기를 타올로 훔치며 나오는데, 방 한구석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었던 것이다.
그게 남편의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 혜란은 화들짝 놀라며 타올로몸을 가렸다.
방안에 있는 것은 경진이었다.
그는 특유의 의뭉스런 웃음을 만면에 띄며, 여유롭게 쇼파에 앉아 벗은 채인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혜란이 남편의 후배를 돌려 보낸 후 욕실에서 몸을 씻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건, 왜 굳이 문을 두드려서 나한테 열게 했을까? 였다.
어제의 분위기상, 그는 응당 남편과 함께 와야 옳았다.
그런데 혼자서 왔다... 그의 말대로 남편의 양해가 있었다면, 남편이 준 키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편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혹시, 그가 남편의 허락없이 임의로 그녀를 찾아왔던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좀 상황이 불편해 진다. 그녀가 원하는 건 남편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지 외도가 아니었다.
샤워를 하면서 내내 그 일을 생각하던 혜란은, 그러다 문득, 아까 남편의 후배와 애무를 주고 받을 때 왠지 모를 인기척같은 걸 느꼈던 게 생각났다.
그래서 후배를 보내면서는 일부러 문 단속을 꼼꼼히 확인하고 욕실로 들어왔던 것이다.
그때는 그게 왠지 남편 모르게 떳떳치 못한 일을 하는 것만 같은 생각에서 지나치게 생각한 거라고만 여겼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게 혹시 남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어쩌면, 그의 후배와 그녀를 단둘이 만나게 하고 몰래 그것을 엿보고 싶어했을 지도 몰랐다.
실제로그는 자주 그런 성적 환상을 이야기하곤 했었다.
그런 생각에 혜란은 욕실을 나와 방안에 다른 인기척을 느끼고도 그다지 주의하지 않았던 것이다.
남편의 성격상, 만일 혜란의 생각대로 후배와 나누는 일을 바깥에서 엿보고 있었다면, (그러기 위해서 열쇠를 후배한테 안주고 자신이 갖고 있었을 수 있었다.) 금새 방으로 들어와 혜란의 몸을 탐할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벌거벗은 채로 방을 가로질러 왔던 것인데... 방안 인기척은 알고보니 남편이 아니라, 오늘 처음 본 남편의 동기였던 것이다!
"어머나!"
혜란은 혼이 나가도록 놀라 얼떨결에 타올을 끌어안으며 주저앉았다. 경진은 쇼파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혜란과 경진 사이에는 침대가 놓여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혜란은 자기가 생각해도 다소 우스운 포즈로 침대 모서리에 몸을 숨겼고, 손을 더듬어 침대 위에 벗어놓았던 옷을 찾았다.
척 보기에도 경진은 상당히 취해 있었다.
"제수씨... 스타일 죽이는데요? 몸매 관리를 따로 하나봐요?"
혜란은 이 남자의 천연덕스러운 태도에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옷을 더듬어 찾았다. 그러나 당황해서인지 옷이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아... 이거 찾으시나요?"
경진이 희희덕대며 보란 듯이 들어올리는 물건은 바로 아까 벗어놨던 그녀의 팬티였다.
"여기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길래 제가 잘 개켜 정리해 놨죠... 놀랐어요~ 난 혜란씨가 몸매에 비해 바스트가 더 있길래 뽕브라라도 찬 줄 알았죠? 혹시 수술한 건 아니죠?"
그러고는 쇼파에서 일어나, 마치 혜란의 성형 수술 여부를 확인이라도 할려는 듯 그녀 쪽으로 다가오려는 낌새였다. 그녀는 엉겁결에 침대 시트를 끌어당겨 몸을 가리고, 놀라 다그쳤다.
"무... 무슨 일이에요! 오, 오지 말고... 거기서 얘기해요!"
혜란의 날카로운 비명에 경진은 더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았다. 엉거주춤 일어서 있는 그와 시트를 끌어당긴 채 주저앉아 있는 그녀 사이의 거리는 채 2미터가 되지 않았다.
"제수씨... 나 윤수 따라서 온 거에요. 둘이서 중요한 볼일이 있는 것 같애서,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혜란이 벗은 어깨를 흠칫 떨었다. 이 남자, 남편 후배와 혜란이 방 안에서 하던 일을 빠짐없이 들여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저녁때 술자리에서 스와핑이 거론되자 묘한 빛을 발하던 남편의 눈매가 뇌리를 스치는 것이었다.
혹시...... 남편이?
"방에는... 어떻게 들어온 거에요?"
혜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나름대로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경진은 피식 웃으며 뭔가를 들어 보였다. 방 키였다.
"제가 설마 문따는 기술이 있겠어요~? 이걸로 들어왔죠! 남편이 갖고 있던데요 뭘~"
"........."
혜란은 뭔가 가닥이 잡히는 것 같았다. 그이... 로군, 또. 그녀가 없는 사이 세 남자사이에 뭔가 합의가 있었던가 보다. 그래서 처음엔 그래도 그녀한테 조금은 익숙한 남편의 후배, 그리고 이 남자...... 그렇지 않고는 남자가 이렇게 태연할 수가 없다.열쇠 문제도 처음부터 그리 된 거라면 설명이 된다.
어쩌면 남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방문 사이로 은근히 이쪽을 엿보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단 거죠?"
혜란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경진이 눈을 빛내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아까 보니까... 윤수 녀석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냥, 윤수랑 차별만 하지 말아달라 이거죠~!"
"........."
혜란은 크게 한숨을 쉬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앙다문 입술이 마구 떨리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경진은 이제 거침없이 혜란한테 다가와, 그녀의 몸을 반이나마 가린 시트를 잡고, 힘을 주어 뺏어 팽개쳐 버렸다.
혜란의 눈같이 흰 알몸이 그대로 뽀얗게 드러났다. 혜란은 자신을 향한 경진의 거친 숨결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남자는 싫었다.
왠지 모르게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후배때와는 달리 강하게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남편이 보낸 사람이다. 남편의 체면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왜 후배녀석은 되면서 나는 안된다 그러느냐?"고 할 경우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한 그가 이 일로 앙심을 품을 경우 그녀와 남편한테 좋을 일이 없었다. 나중에 남편한테 항의하는 일이 있더라도, 혜란은 이번 한번만 꾹 참기로 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희희낙낙하고 있는 남자를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끝내자는 생각에, 곧장 그의 츄리닝바지를 끌어내리는 것이었다.
"......"
경진은 체념한 듯한 그녀의 표정과, 그럼에도 상당히 적극적인 그녀의 태도에 재미있는 듯 그대로 버티어 선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혜란은 말없이 그의 팬티마저 끌어내리고, 이미 하늘높이 치솟아 있는 그의 페니스를, 지그시 쥐었다. 그리고는 뜨거운 고동이 느껴지는 그것에, 가만히 입을 가져갔다.
"으음......"
경진은 그녀의 앞에 버티어 선채, 만족한 듯 위압적인 자세로 그녀의 애무를 만끽했다.
"오우... 잘하는데요? 많이 해봤나봐요?"
울컥, 뭔가가 치솟아 오를 듯 했지만, 혜란은 참기로 했다. 경진은 오만한 자세로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 움직임을 유도하기도 했다. 막무가내로 목구멍을 찔러오는 그의 무자비한 페니스에 혜란은 구역질이 났다.
"우웃... 싸요.... 후우우욱~~!!!"
"......"
이 남자의 정액을 온 얼굴에다 흩뿌리기는 싫어서, 혜란은 입을 모두은 채 분사되는 그의 정액을 모두 입안에 받았다. 아니래도 그녀의 머리채를 틀어쥔 손아귀 때문에 입을 뺄 수도 없었다.
경진은 제 물건의 경련이 완전히 끝난 다음에야 그녀의 머리를 쥔 손을 풀어 주었다. 그녀는 입 안 한가득 담긴 밤꽃냄새나는 액체를 처리하기 위해 일어섰다.
"어...허~! 어디를 가실려구~~~~!!!"
"....읍~!!!!"
경진은 화장실로 달려가려 하는 혜란을 뒤에서 난폭하게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억센 힘으로 그녀를 안아올려, 침대 위로 팽개쳐 버렸다. 혜란은 그대로 침대 위에 나뒹굴었고, 그 바람에 입 안에 머금고 있던 걸 꿀꺽 삼켜버리고 말았다.
경진은 희희덕대며 경망스럽게, 그 자신도 침대로 뛰어올라와 곧장 그녀의 알몸을 덮어 버린다.
누운 그녀를 양손으로 침대에 고정시키고, 사래가 들려 캘록대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킥킥대는 것이었다.
"제수씨... 다 마셔버렸구만? 어때요, 맛 좋아요?"
"......"
혜란은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입을 앙다물어야 했다. 경진은 눈에 야수같은 광채를 띄운 채 그녀의 나신을 관찰하고, 감상했다.
"어... 누우니까 젖통이 쬐끔 가라앉았네? 제수씨, 역시 수술한 젖은 아니구만요?"
"........."
곧 이어 경진의 버릇없는 손아귀가 혜란의 몸 이곳저곳을 마음껏 희롱했다. 혜란의 유방은 그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여러차례 모양을 바꾸었고, 유두에는 그의 이빨자욱이 희미하게 남았다.
경진은 그러면서 그녀의 알몸 이곳저곳에 대한 천박한 품평을 계속함으로써 그녀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어디... 인제 슬슬... 아 여기가 바로 하이라이트가 아니겠어요? 가만.... 제수씬 털이 꽤 적군? 앙증맞기도 해라... 그렇담, 흐음 요 안은 어떨라나~~~"
혜란의 다리가 활짝 벌려졌다.
"우와... 절경이구만~! 활짝 열려졌는데, 제수씨도 보여요? 어따 공알이 탐스럽기도 하네~ 여기 구멍은 벌써 뽀글뽀글하는구만요~ 하여튼간에 보기보다 밝힌단말야, 제수씨도...."
혜란은 괴로웠다. 특히나, 그의 천박한 말과 투박한 손길에도 천천히 젖어오는 그녀의 부끄러운 곳이... 게다가 이 남자가 그것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점이..
"어휴... 제수씨, 좀 적당히 허우! 자리 젖겠네."
"........."
"어디... 그럼 슬슬 본게임으로 들어가 볼까~?"
"....!!!!!"
혜란은 순간 가슴이 벌컥 내려앉도록 놀라 버렸다. 경진이 갑자기 그녀의 상체를 꽉 끌어안고는, 그녀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어느새 다시금 발기한 제 물건으로 그녀의 음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안돼요! 그건 안돼요!!!"
"안되긴 뭐가 안돼... 거 좀 가만히좀 있어 봐요."
"글세 넣는 건, 넣는 건 안된다니깐요! 얘기했잖아요! 약속했잖아요!"
"약속은 무슨... 거 윤수 녀석하고 헷갈린 모양인데~ 좀 있어 봐요. 내가 윤수놈같은 풋고추하고는 격이 다른 맛을 보여줄테니까~!"
그리고는 막무가내로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그녀는 있는 힘껏 몸부림을 쳤다. 뭔가 잘못되었다.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그만 해요! 소리칠 거에요!!!"
그러자 경진은 오히려 기가 막힌 듯 피식 웃었다.
"나아 참... 여태 말 잘 듣다가 인제 와서 왜 이러지? 이것 봐요, 제수씨! 아 자기가 먼저 암내 피워서 꼬드겨 놓고 인제 와서 이럴껀 뭐냐구!"
혜란은, 순간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뭐... 라고요? 무슨.... 얘기에요?"
"아 그렇잖아~ 그렇게 곱게 내 앞에서 옷을 벗고 내 물건까지 빨아줘서 꼴리게 해 놨으면, 책임을 져야할꺼 아뇨! 내 기껏 열쇠까지 뽀려가지고 찾아와 줬는데말야."
혜란의 눈 앞이... 세상이 마구 빙글빙글 돌았다. 숨이 탁 막혀 왔다.
"그, 그런......"
"소릴 쳐요? 아 치고 싶으면 쳐 봐요! 남편이 뻔히 건넌방에서 자고 있구만 남편 후배까지 불러들여서 고로코롬 열심히 서로 빨고 만지고... 소리치면 체면 구길 게 도대체 누구겠냐 말요."
"............"
"자자... 그만 곱게 누워 있어요. 요 아래가 완전히 홍수구만 뭘 인제 와서 내숭이유~? 아 고새를 못참아 남편 후배까지 불러다 빠구리를 틀 정도면 어지간히 급한 거 아냐? 아 내가 끝내 준다니깐~ 방금 싸고도 이렇게 딴딴한거 보면 모르겠수? 자......"
그녀는 그대로 경진한테 깔린 채, 움쪽달싹할 수 없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 남자는 오해를 하고 있다. 아니, 자신이 여지껏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망연자실, 잠잠해 지자 경진은 이제 되었다 싶었는지, 철봉같이 꼿꼿해진 제 페니스를 한손으로 잡고 그 끝을 벌써 그녀의 깊은 곳 입구로 들이밀고 있었다.
"자아 자~ 가만히.... 힘 빼고!"
막아야 했다! 말려야 했다. 이것만은... 이 일만은!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무어라 말린단 말인가? 이미 그녀는 남편을 빤히 옆방에 두고도 그의 후배와 동기를 방으로 불러내는 요부가 되어 있었고, 그걸 믿어 의심치 않는 남자의 아래에 알몸으로 깔려 있었다.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묵직한 것이 그녀의 입구를 비비며 그곳을 넓혀, 밀고 들어올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니 거의 울부짖었다고 해도 좋으리라.
"제.... 제발요! 제가, 입으로 해 드릴게요! 제발 넣지는 마세요, 제발!!!"
"거 좀 가만히 있으라니깐 참... 아 제수씨 입이야 아까 실컷 했잖소~ 그렇게 내 좆맛이 다시 보고 싶으면 좀 있다가 마음껏 핧고 빨게 해 준다니까~! 응 그래... 우우... 웃차!!!" !!!!!"
급작스런 이물감, 그리고 통증! 그녀는 헉 소리와 함께 무너져 버렸다.
"옳지~ 후우.... 그래, 진작 그렇게 가만 있어야지~ 어디보자... 음, 인제 완전히 들어갔구만."
"........."
"휴우... 그리구, 원래 좆맛이라는 게, 윗 입으로 맛볼 수도 있지만, 아랫 입으로 맛보는 것도 괜찮다우~ 내 인제부터 그 맛을 확실히 보여드리지~"
혜란은, 뜨거운 것이 볼을 타고 귀로 흘러드는 것을 느꼈다. 남편이 아닌, 그것도 그녀가 혐오하는 남자의 페니스가 그녀의 음문 안에 말뚝마냥 단단히 못박혀 있었다. 정신이 아뜩했다.
이제는 통증도, 킬킬대며 헐떡이는 남자의 소리도 까마득히 먼 곳의 일처럼만 느껴졌다.
"우웃, 우.... 우우우웃~! 허억... 우... 죽이는데~ 제수... 대단허우~! 안에서 팍팍 조이고 깨물어 주는데~? 우우... 헉.... 이럴꺼 왜 튕겼냐니까.... 아....우우~~~"
시체마냥 널부러진 혜란의 몸을 부여안고 빨고 흔들고 하면서, 경진은 온갖 사설을 다 늘어놓아가며 방아질을 쳐 댔다. 그리고 짐승같은 신음과 함께 그녀의 음문 안에 제 씨앗을 잔뜩 내 질르고 갔다.
그녀는 내내, 끝없이 밀려오는 비현실감속에서 멍안히 있을 뿐이었다.경진이 더없이 만족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켜 나갈 때까지도 그녀는 그 상태였다.
경진이 희희덕대며 바깥으로 나가는 문소리를 듣고서야, 혜란은 비칠비칠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혜란이 현실로 돌아온 건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쿨쩍쿨쩍 울기 시작했다. 웅크리고 앉은 아랫도리로 경진이 남겨놓고 간 정액이 차갑고 끈끈하게 흘러내리는 감촉을 느끼면서...
그 남자가, 이제 또다시 희희덕거리며 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다시금 음흉한 시선으로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훓으며.
그녀와 그녀의 남편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증거물들을 소유한 채, 노골적인 음심이 담긴 눈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혜란은 그 날의 그 아뜩한 비현실감이 다시금 되살아 나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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