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Way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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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43회 작성일 20-01-17 17:48본문
- Another Way -
간편한 여행자 복장에 왼쪽 어깨에서부터 오른쪽 허리로 길게 가방끈을 매고 걸음을 걷는 나는 일개 평범하기 그지없는 정보 전달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베이지색 가방에 연두색과 갈색, 흰색이 적당히 섞인 셔츠와 바지차림을 하고 숲 속을 걸어가는 20대 중반의 청년이지. 아리칸 공국의 왕실에서 결정된 사안을 레스티언 마을로 전달하고 보수만 받으면 그만인 전달원에 지나지 않는다.
뭐 ‘왕실’이란 고귀하고 고귀한 곳에서 의뢰를 받는 점에 있어서는 조금 윗선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반인이 보기엔 거기서 거기일 뿐이지. ‘나 왕실에서 일하오’라고 주점 같은 데서 목소리를 높이며 콧대를 세우는 짓은 얼치기 따위에 지나지 않음을 나 자신 또한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내 어깨에 매어져 있는 가방 안의 문서들에 관한 내용도 별 관심이 없다. 열어보는 것은 엄격히 금지라곤 하지만 어차피 열어볼 마음도 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레스티언 마을이란 곳의 길드장에게 주변 상황에 대해 조사해볼 것이라든지, 그 마을의 치안 상황 등을 강화할 것인지 어떨 것인지 등의, 하등 나와는 관계 없는 내용들로 들어차있을 거란 말이지. 하품이 나올 정도로 딱딱한 정보들이란 점은 100% 확신한다.
이미 여러 번 이런 정보 전달의 역할을 수행했고, 먼 대륙을 누비며 곳곳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다보니 모든 여행길이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진다. 오늘도 마찬가지.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숲이 울창한 이곳을 지나가야 하는 곳이란 점. 나는 슬쩍 왼쪽 허리춤에 달린 롱 소드를 만지작거렸다가 곧 놓았다. 이런 본능적인 행동이 나온 이유는 역시나 엘프란 존재 때문이다. 하포 전쟁 이후로 - 왜 하포 전쟁이란 명칭이 붙여졌는진 확실치 않지만 어떤 엘프가 가명으로 하포란 거대 주점을 찾아가 들쑤신 게 불씨가 되어 엘프 해방 전쟁 비슷하게 번져나갔다는, 엘프가 가명을 쓴다는 것부터가 나는 그다지 믿지 않는 이야기지만 - 적대관계로 돌아선 엘프들의 기운이 느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뭐 엘프가 적대 관계로 돌아섰다고 해봤자 침범을 모르고 방어 태세밖에 갖추지 않는 멍청한 종족 특성상, 이런 데서 나를 만나도 공격 의사는 없을 것이다. 7개월이란 긴 하포 전쟁에서도 명확히 밝혀졌지만 절대적인 방어만 취했을 뿐 인간들이 사는 도시로 진입은 하지 않았기에 공격에 지친 우리들 인간 쪽이 먼저 휴전 선언을 한 것이지. ‘엘프가 먼저 선빵을 날려서 어쩌구…’란 전쟁 초기 선전 문구는 이미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휴지조각으로 전락해 어느 순간 알게 모르게 슬쩍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냉전 태세가 된지… 음, 5개월. 그러고 보니 전쟁이 일어난지 딱 1년이 되는 날이군. 간만의 전쟁이 엘프와의 전쟁이라니 거참 특이하단 말야.
그렇다곤 해도…….
엘프가 공격적이 아니라지만 전쟁이 끝난지 얼마 안 된 시점인 이상, 지금 내 앞에 서있는 이 여자 엘프가 안심할 수 있는 존재란 건 아니라는 거다. 나는 걸음을 멈추곤 다시금 왼쪽 허리춤에 달린 롱 소드에 손을 살며시 갖다 댔다. 숲이 울창했을 때부터 엘프의 존재를 가늠하곤 있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맞닥뜨릴 줄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의 엘프가 무표정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보다 약간 작거나 비슷해 보이는 키의 늘씬한 몸매, 사냥용 복장처럼 보이는 간편한 옷 사이사이로 드러난 뽀얀 살결들, 윤기나는 은빛 머릿결에 또렷하고 커다란 눈과 뾰족한 귀는 여느 남자든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예쁜 용모다. 과연 예전에 성 매매로 엘프 사냥꾼들 사이에서 상업화됐던 종족 답군….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엘프와의 냉전 시대이기에 이 여자도 방심할 수 없는 녀석. 나는 최대한 그녀의 외모를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하며 경계 태세로 들어섰다. 검집에 살며시 손을 갖다댄 채 한발자국 한발자국 그녀 옆으로 돌아가는 것.
목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세련된 은빛 머리칼의 그 엘프는 우두커니 선 채, 비슷한 색깔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눈만 조금씩 내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었다. 역시 공격 의사가 없나?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녀의 등에 매달아진 저 커다란 활 때문이지. 아마도 엘프 특유의 좋은 시력을 감안하면 그녀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이렇게 숨죽이는 발걸음으로 뒷걸음질쳐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뒷걸음질로 어떻게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달아나나 하는 고민은 커녕, 그녀 주위를 반도 채 돌아가기도 전.
파앗-!
나는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 첫번째 이유는 수미터 가량 거리를 두고 돌아가고 있었음이 분명한데도 눈 깜짝할 사이에 여자 엘프가 내게 밀착해 왔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내 눈을 뚫어질 듯 쳐다보는 그녀의 눈동자를 정작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숨막히도록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나는 그녀의 매력과 정체모를 도약에 검집 가까이에 댄 손을 움직일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약 10초 가량.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밀착한 거리에서 날 바라보던 여자 엘프는 잠시 후 어떠한 행위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내 신변에 문제가 생기고 있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먼저 나는 두 다리가 공중으로 들어올려지는 것을 느끼었고, 내 상체가 뒤로 넘어지는 것을 느끼었고,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아주 잠깐 공중에 붕 뜨는가 싶더니… 부드러운 풀밭조차도 조금 아프다 싶을 정도로 꽈당! 눕히어졌다. 살짝 시야가 흐려지는 그 충격에 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조금 흔들었다. 그리고 살며시 다시 떠본 내 시야에는… 그 여자 엘프가 내 몸을 올라타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물론 마법을 썼는지 완력인지 모를 정도로 힘 하나 안들인 무표정한 그 얼굴 그대로.
“이… 이봐, 이게 무슨 짓이야?”
그러나 여자 엘프는 대답 하나 하지 않았다. 단지 두 팔로 내 상체를 누른 채, 그 아름다운 은빛 눈동자로 나를 뚫어질 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그 눈동자에 정신을 빼앗기던 나는 일단 내 가슴을 누르고 있는 그녀의 팔을 치우고 상체부터라도 일으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어찌된 건지 남자인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그녀의 가느다란 두 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엘프의 완력은 정확이 어떤지 알려진 바가 없다 하던가? 나는 순간 겁이 덜컥 나서 발버둥을 쳤지만 그녀는 여전히 표정변화 없이 내 위에서 꼼짝도 안 한 채 나를 가만히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리고 순간 겹쳐지는 그녀의 입술. 나는 두 눈만 커다랗게 뜬 채 그녀에게 그대로 영문 모를 키스를 당하였다.
“우, 읍… 읏…!”
“쪽, 쪼옥…….”
여자 엘프는 누워있는 나를 꽉 끌어안고 계속해서 키스를 해대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질 정도로 깊숙하고 진한 키스였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가느다란 그녀의 두 팔조차도 뿌리치지 못했는데, 꽉 끌어안은 몸을 밀어내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 전문적인 엘프 사냥꾼이 아니고서야 나는 엘프의 힘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그대로 절망적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는 몇 번 더 그녀를 밀어내려 용을 쓰다가 결국 온몸에 힘이 빠지듯 축 늘어졌다.
“쭈우웁… 쭙… 쭙…….”
여자 엘프의 키스는 계속되었다. 놀라움과 공포가 체념이란 감정에 밀려나가자 문득 나는 정신을 잃을 만큼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이 입을 통해 온몸에 전달되고 있음을 깨닫고 있었다. 전쟁이 있기 전 매춘점에서 여자 엘프들과 몸을 섞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이 잊혀질 만큼 워낙 오래돼서 그런지 지금 눈앞의 엘프가 이렇게 나를 꽉 붙잡고 있는 게 마치 처음인 듯한 기분을 받았다. 나긋나긋한 여자 엘프의 살결이 옷 위로 부드럽게 느껴졌고, 어쩐지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내 혀를 살그머니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여자 엘프는 곧 내 혀를 입술로 꼬옥 물고는 혀 곳곳을 쪽쪽 빨아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과 혀가 내 혀를 이리저리 탐닉하였고, 나는 혀를 조금 바깥으로 빼낸 채 그녀가 혀를 빨아대는 것을 그대로 느껴가고 있었다. 그녀는 침을 가득 섞어서 내 혀를 구석구석 청소하듯 핥아갔다. 여자 엘프 특유의 달콤한 맛이 나는 침은 전혀 거부감없이 내 입속으로 흘러들어왔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침을 꿀꺽꿀꺽 마셔대었다. 향기로우면서도 야릇한 그녀의 침 맛에 나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아래쪽으로 쏠려 몰려가고 있음을 느끼었다. 그리고 그 기운은 내 자지를 꼿꼿이 서게 만들고 있었다. 정확히 말해서 성욕이 증진되고 있었던 것이다.
‘가… 가만, 위험해….’
영문도 알 수 없을뿐더러 정체 모를 엘프다. 엘프는 본디 사람을 해하지 않는 걸 기본 베이스로 삼고 있으나, 전쟁 이후 또 어떻게 변화했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이렇게 그냥 지나가는 사람을 이유도 없이 덮칠 리가 없을 것임을 직감한 나는 허둥지둥 그녀를 밀어내기라도 하려는 양 다시 손을 휘저었다. 소용 없는 짓일지도 모르지만….
눈을 꽉 감은 채 밀어내는 시늉을 하던 나는 손이 허공을 휘젓고 있음을 알고는 번쩍 다시 떠보았다. 이미 내 입술에서 자신의 것을 뗀 여자 엘프가 상체를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한 손으론 내 가슴을 여전히 움직이지 못하게 찍어누르고 있으면서. 나는 뭐라고 소리지르려 하다가 문득 그녀가 고개를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뭘…… 보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뒤로 돌린 채 내 아랫도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내 바지 위로 치솟은 자지를 응시하고 있음을 깨닫고는 다급하게 외치듯 말했다.
“이… 이봐! 무슨 생각이야? 너 설마… 나랑 그 짓을 하려고…….”
“…….”
“뭐라고 말 좀 해봐! 아무 말이라도 해보라고! 너 혹시 벙어리냐? 아니면 귀머거리냐? 왜 나한테 이런 짓을…!”
여전히 깔린 채 마구 소리지르는 나와 그런 나 따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엘프. 그 여자 엘프는 한 손으로 내 가슴을 단단히 찍어 누르고, 다른 한 손은 뒤로 뻗어 내 바지를 끌러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상체를 누르고 있는 그녀의 팔을 두 손으로 붙잡아 떼어내려 했으나 역시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자꾸 내가 발버둥을 치자 여자 엘프는 귀찮다는 듯 나를 다시 돌아보고는 상체를 누르던 손을 들어 손가락을 내 입속으로 쑥 들이밀었다.
“웁…….”
나는 그대로 멍청하게 그녀의 손가락을 쪽쪽 빠는 형국이 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손가락을 다시 쑥 뽑아 들더니 자기 입속으로 쏘옥 넣었다. 내 침을 쪽쪽 빨면서 날 내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그만 넋 나간 얼굴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내 자지가 바지를 헤치고 바깥으로 불쑥 튀어나오자 여자 엘프는 슬그머니 몸을 숙이고 아래쪽으로 기어 내려가 내 자지를 입술로 덥석 물었다. 그녀의 제지가 사라지자 벌떡 상체를 일으켜 앉던 나는 또다시 그녀의 이 영문 모를 행위에 몸이 굳어진 듯 꼼짝을 못했다. 여자 엘프는 서서히 고개를 아래위로 움직였고, 나는 그녀의 입술을 이번엔 자지로 느끼고는 온몸에 전율이 퍼지듯 찌르르 떨려왔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한 손으로 붙잡고는 제지하려 했으나 당연하게도 내 힘은 그녀에겐 안중에도 없는 듯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성욕 채우기의 노리개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하지만 싫지 않은 여자 엘프 특유의 부드러운 감각을 느끼며 도대체 이 아이러니한 기분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 엘프의 고개짓은 계속되었고, 나는 내 자지가 더욱 더 솟아오름과 동시에 불끈불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여자 엘프는 손에 침을 가득 묻히고 자지를 위아래로 문지르다가, 혀로 귀두 주변을 살살 돌리다가, 다시 입술로 자지 밑둥까지 집어삼키고는 빼었다말았다 하는 행위를 반복해대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 여자 엘프… 너무 능숙하잖아. 그녀의 손가락과 혀가 핏대가 세워진 자지 곳곳의 성감대를 자극할 때마다 나는 자지 끝에 몰려진 기운이 계속해서 치솟아 분출할듯한 기분을 느끼고는 부르르 떨었다.
내가 사정할 것을 또 어떻게 눈치챘는지 그녀는 입을 벌리고 혀를 귀두 끝에 갖다댄 채, 좆대를 한 손으로 마구 문질러댔다. 여자 엘프의 손가락 힘을 자지로 느끼면서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으으읏… 야, 그만……. 싸… 싼다…!”
당연하게도 여자 엘프는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고, 나는 그대로 여자 엘프의 얼굴에다가 좆물을 쏘아대었다. 찌익거리면서 허연 정액이 여자 엘프의 입 속으로 쏟아져 들어갔고, 그녀는 내 자지를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문질렀다. 그때마다 좆물이 쭉쭉 밀려나와 그녀의 얼굴 곳곳으로 질펀하게 쏟아져내렸다. 나는 여자 엘프의 머리칼을 한 손으로 꽉 쥔채 부들부들 떨었고, 그녀의 윤기나는 은빛 머리칼에도 내 정액이 튀어올라 곳곳을 물들였다.
“너… 너 정말…….”
“…….”
꿀럭, 꿀럭…. 아직도 조금씩 움찔거리며 정액이 새어 나오는 자지를 붙잡은 채 내 물음에는 대답도 않는 여자 엘프.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자지 끝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눈앞의 아름다운 여자 엘프가 얼굴을 정액으로 물들인 채 내 자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각되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아직 혈기왕성한 이십대 중반이라고. 이건 너무 가혹한 전개야! 무슨 수작인진 몰랐지만 이런 미인계를 쓰도록 지시한 녀석이 누군지 밝혀지면 말 몇마디로 끝낼 생각이 아닐 것임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어떤 수작이 되든, 계획이 뭐가 되든 간에 나는 그녀에게 꼼짝도 할 수 없음을 또다시 자각해야 했다. 그것은 내 눈앞의 여자 엘프가 다음 행위를 진행하는걸 빤히 보면서도 손끝 하나 제지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여자 엘프는 자지를 꺼내고 주저앉아 있는 내 앞에서 갑자기 무릎을 세우고 상체를 일으키더니, 등에 매고 있는 커다란 활을 벗어 옆으로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야, 너… 너 뭐하는 거야?”
물론 대답 따윈 없을 것이 이제는 뻔했지만, 그녀가 하얀 허리 라인을 모조리 드러낼 정도로 짧은 반팔 상의를 거침없이 벗어 제끼는 것을 보자 조건반사인 것마냥 더듬더듬 말이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곧 위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여자 엘프의 늘씬하면서도 뽀얀 몸매가 눈부시게 노출됐다. 여자 엘프는 탐스럽고 커다란 젖가슴을 흔들거리며 한 손으로 머리칼을 살며시 귀 뒤로 쓸어넘기곤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가슴과 얼굴을 번갈아보면서 마치 말을 못하는 붕어처럼 뻐끔거렸다.
“그… 저… 지금, 잠깐…….”
그녀는 표정 변화 없이 내 손을 붙잡고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본의 아니게 여자 엘프의 젖가슴에 손을 얹게 되고는 소스라치듯 놀랐다. 그러나 그 놀람은 전초전에 불과했다. 여자 엘프는 다른 한쪽 손을 아래로 뻗어 내 자지를 붙잡고는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는 자신의 엉덩이를 그곳에 가져갔다. 그리고는 보지가 있는 팬티 부분에 귀두 끝을 갖다 대었다. 하얗고 얇은, 섬세한 무늬가 이리저리 새겨진 여자 엘프의 팬티를 귀두로 느끼자 다시금 성욕이 자지 끝으로 몰리고 있음을 느껴야 했다. 여자 엘프의 보지에선 이미 보짓물이 흘러나오는 듯 팬티가 촉촉이 젖어있었고, 나는 그저 두 눈을 크게 뜬 채 멍청히 그녀가 하는 행위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 그러니까 말이지, 인간 세상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하고는 이렇게… 길 가다가 마주친 사람과 그렇게 쉽게 섹스를 하는 법이 없거든. 그것이 모든 이들의 상식이고 최소한의 도리….”
판에 박힌 도덕성을 주절거리는 나의 말은 그녀에겐 일말의 씨알도 먹히지 않음은 당연한 것이고, 나는 그저 불안정한 심리로 인해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임을 은연중에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여자 엘프는 그런 말을 들어서 곱씹어볼 시간에 자신의 팬티 자락을 옆으로 조금 밀어놓고는 보지를 드러내어 내 자지를 그 안으로 밀어넣는 행위로 소비했다.
“허억…….”
나는 그만 숨이 턱하고 막히는 것을 느꼈다. 여자 엘프의 보지는 그야말로 내 자지를 발라먹듯 힘있게, 하지만 부드럽게 조여대었고 나는 순식간에 그녀의 보지에 점령당함을 느끼었다. 밑둥까지 박아 내려간 그녀의 보지는 서서히 다시 위로 들어올려지다가 또 한번 힘있게 내려찍었다. 퍼억!
“으윽…….”
여자 엘프는 이제 그짓을 반복했고 나는 가슴 속에 차오르는 뜨거운 숨결을 허공에 내뱉으며 신음을 삼켜야 했다. 철퍽, 철퍽……. 퍼억…. 부직… 부직…….
“끄… 끄으으으읏…….”
쑤욱, 퍽. 쑤욱, 퍽.
“…….”
여자 엘프는 여전히 아무 소리도 않은 채, 하지만 얼굴만은 살짝 붉어진 채 내 자지 위로 계속해서 피스톤 운동을 해대었고, 나는 그만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가슴에 뻗어진 손을 주물러댔다. 여자 엘프의 탄력 넘치면서도 부드러운 가슴살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나는 자지에 느껴지는 여자 엘프의 보지 속 부드러운 느낌을 이기지 못해 그녀의 젖가슴이라도 붙잡아 마구 주물러댔고, 여자 엘프는 그런 내 손놀림을 느끼는지 한쪽 손등으로 입을 가린 채 눈을 조금 내리깔았다. 점점 더 그녀의 피스톤 운동이 거세졌고 나는 고개를 조금 젖힌 채 뜨거운 신음을 허공에 내뱉었다. 쑤욱, 철퍽. 쑤욱, 철퍽. 쑤욱, 철퍽. 퍼억, 퍼억, 퍼억…….
“하아, 하아, 하아……!”
여자 엘프는 이제 한 손으론 뻗어진 내 팔을 붙잡고, 다른 한쪽 손으론 자신의 치마를 들춰올린 채 엉거주춤하게 앉아 마구 자지 속에 보지를 처박아대었다. 양 옆으로 벌려진 여자 엘프의 풍만하면서도 긴 허벅지살이 위아래로 왔다갔다할 때마다 자지와 보지가 맞닿는 곳에서 찔걱거리는 소리가 점차 심하게 났다. 내 자지에서 흘러나온 묽은 좆물과 그녀의 보지에서 발산되는 보짓물이 뒤엉켜 질질 흘러내렸고, 내려찍을 때마다 내 사타구니와 그녀의 엉덩이 살이 맞부딪히며 그 엉켜진 액체는 사방으로 튀었다. 퍼억, 퍼억, 퍼억! 철퍼억, 퍼억!
“하악, 하악, 하악! 아으…… 끄으으으 악…!”
“으으음…….”
그제서야 가느다란 신음을 내는 여자 엘프. 하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른 나는 찌익거리며 그녀의 보지 속에 사정을 해대었다. 쭈우우우욱, 울꺽…! 왈칵거리며 흘러나온 좆물이 거세게 그녀의 보지 속에서 쏘아올려졌고, 나는 그녀의 한쪽 젖가슴을 꽉 붙잡은 채 계속해서 그녀의 보지 속에 정액을 쏟아내었다. 울꺽, 울꺽, 울꺽… 쭈우욱, 울꺽…….
여자 엘프는 눈을 감은 채 엉덩이를 아래로 꾸욱 짓눌러서 자지가 보지 속 깊숙이 들어가도록 했다. 그녀의 젖가슴을 붙잡은 내 손이 부들거리고 그녀의 보지 속에 처박힌 자지가 경련을 일으키며 정액을 토할 때마다 그녀의 눈썹도 살며시 떨리었다. 자지가 여자 엘프의 보지 속에서 서서히 힘을 잃어갔고, 잠시 후 더 이상 정액이 나오지 않는 걸 느낀 그녀는 그제서야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벌겋게 달아오른 내 자지가 그녀의 보지에서 뽑혀져나오며 추욱 옆으로 눕혀졌다.
“헉… 헉…… 허억…… 헉….”
뒤로 쓰러질 듯 가뿐 숨을 몰아쉬는 나와는 달리 여자 엘프는 그대로 치마를 들춘 채 약간 무릎을 굽히고 일어서있었다. 그리곤 내 자지와 자신의 보지를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좆물과 보짓물이 뒤엉킨 씹물이 그녀의 한쪽 사타구니를 타고 주르륵 한모금 흘러내렸고, 나는 또다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만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좀 쉬어야겠단 생각에 그냥 풀밭에 덜렁 드러누웠다. 아니, 드러누우려 했다.
은빛 머리칼을 다시금 스윽 쓸어넘긴 그녀는 치마를 들춘 자세 그대로 한쪽 손을 자신의 보지에 갖다 대었다. 나는 멈칫하곤 그런 그녀의 행위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곧 손가락을 모으더니 보지 속으로 쑤욱 들여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빼고 집어넣고 하며 자위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금 멍청해진 눈으로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고, 여자 엘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나를 마주보며 내 앞에서 계속해서 손가락을 보지 속에 넣었다 뺐다 했다. 그녀는 아직도 성욕이 전혀 채워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으으으응…….”
또다시 가느다란 신음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동시에 보지 속에 손가락이 들락날락하는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나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는 비척비척 일어서서 뒷걸음질치려 했다. 하지만 방금 연이어서 사정을 해서 그런지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여자 엘프의 보지에서는 왈칵거리며 보짓물이 발산돼 풀밭 위로 주르륵 쏟아져내렸다.
“으응… 으음…….”
여자 엘프는 잠시 자신의 보지를 내려다보다가 손가락을 빼어 들어 질펀하게 적셔진 자신의 손을 관찰하였다. 나는 질린 얼굴로 풀밭 위에 고인 대량의 보짓물을 바라보았고, 곧 나에게는 그렇게 한가한 관찰 시간이 없었음이 자명해졌다. 그 짧은 시간 정신을 놓은 사이에 여자 엘프는 사뿐사뿐 다가와 - 물론 내 입장에서는 순식간이었지만 - 내 손목을 휘어잡고 - 당연하게도 뿌리칠 수 없었고 - 근처의 나무 둥치로 데리고 갔다 - 끌고 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
거기서 여자 엘프는 내 자지를 손으로 붙잡고 다시금 몇 번 문질러대더니, 나무 둥치에 손을 뻗고는 두 다리를 벌리어 서서 허리를 앞으로 구부린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허리에는 들추어진 짧은 치마가 걸려있었고, 그녀의 엉덩이는 자지를 갈망하듯 쑤욱 내 앞으로 들이밀어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보짓물이 샘솟듯 보지 속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은빛 머리칼마냥 같은 색의 보지털이 목욕을 마친 것처럼 촉촉이 젖어있었고, 그걸 보는 순간 나는 없던 성욕이 도로 채워지듯 자지가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녀는 내리깐 눈으로 슬쩍 나를 돌아보았고, 나는 방금 전 보지 속에 자지가 처박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여자 엘프의 보지 속에 자지를 넣지 않고는 못견딜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역시 본능적으로 자지를 여자 엘프 보지 속에 처박아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제는 이 눈앞의 여자 엘프 보지 속에다 자지를 박아대고 싶은 마음 외에는 그 어떤 생각도 나지 않았다. 나는 여자 엘프를 꽉 끌어안은 채 뒤에서 그녀의 보지 속에다가 그야말로 미친듯이 자지를 박아대었다.
“허억, 허억, 헉… 하악, 하악, 하악…!”
“흐응…….”
철퍽, 철퍽, 철퍽, 철퍽, 퍼억, 퍼억! 파악, 파악! 자지가 보지 속에 처박히며 나는 소리가 숲 속 여기저기로 울려퍼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붙잡다가, 몸을 더 앞으로 숙여 그녀의 두 젖가슴을 붙잡다가 하며 정신없이 피스톤 운동을 계속했다. 내 숨소리는 이미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져 있었다.
“아아아아악. 하악, 하악…! 아아…… 하아악…!”
“……으으으응…. 읏……. 아아… 아아앙…….”
조용하지만 여자 엘프의 신음 소리로 점차 잦아져갔다. 나는 문득 은빛 머리칼 사이로 길게 뻗어져나와 있는 그녀의 뾰족한 귀를 보곤 깨물어보면 어떨까 하는 충동에 휩싸였다. 여자 엘프의 귀는 곧고 뾰족했고 우아하리만큼 길게 뻗어져 있었는데 나는 어쩐지 그런 그녀의 모습까지도 섹시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곧 나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시금 사정감이 밀려왔다.
“끄으으으윽… 아!”
쭈우욱, 쭈욱.
꿀럭, 꿀럭, 찌익, 찌이익.
자지가 또다시 벌떡거리며 여자 엘프의 보지 속에 사정을 시작했다. 나는 뒤에서 그녀를 꽉 끌어안은 채 있는 힘을 다해 자지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내 자지가 여자 엘프의 엉덩이 속에서 그녀의 질벽을 거쳐가 그녀의 보지 속 깊숙한 곳에다가 좆물을 쏟아 넣고 있었다. 울꺽, 울꺽……. 나는 그녀의 목 언저리에다 얼굴을 비벼대며 가뿐 숨결을 토했고, 그녀 또한 내리깐 눈으로 땅바닥을 쳐다보며 자궁 안에 쏟아져 들어오는 정액을 느끼고 있었다. 나무 둥치로 뻗어진 그녀의 팔이 부들부들 귀엽게 떨리었다.
“으으윽……. 끅…. 끄읏… 하악….”
“으응… 응…….”
그렇게 한참을 사정한 후, 자지가 마지막 발악을 하듯 여자 엘프 보지 속에서 꿈틀거리며 정액을 몇방울 더 토해내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이 여자 엘프를 끌어안고 싶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서서히 처지는 자지와 함께 몸에 힘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여자 엘프는 아직도 내 정액을 느끼는 듯 살짝 붉어진 얼굴로 몸을 굽히고 서있는 자세 그대로 약간씩 떨고 있었지만, 나는 허물어지듯 그녀의 보지 속에서 자지를 뽑아들며 옆으로 쓰러졌다. 뭐지…. 아무리 세 번의 사정을 했다지만… 서있지 못할 정도는 아닌데…. 나는 여자 엘프에게 몸 속 깊숙한 곳까지 남아있던 정액까지 모조리 빼앗긴 것을 알고는 그대로 눈을 감으며 수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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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 째잭…….
꿈결처럼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한동안 누워있는 상태로 멍청히 눈만 뜬 채 울창한 숲의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높다란 초록색 천장들만 바라보았다. 잎사귀로 만들어진 그 천장들은 나뭇잎 사이사이로 느지막한 오후 햇살을 비스듬이 비치게 하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그렇게 누워있다가 문득 이 모든 일의 개연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현실감이 들어 벌떡 일어나 앉았다.
“……!”
고개를 돌려가며 주변을 몇 번 돌아본 결과 나는 그 은빛 머리칼의 여자 엘프와 만났던 장소 그대로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여자 엘프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후였고, 몇 발치 너머에 아무렇게나 떨어져있는 내가 매었던 가방만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혹시나 하는 기분이 들어 거의 다 벗겨진 내 옷들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않은 채 허둥지둥 그 가방쪽으로 달려갔다. 발목까지 내려가 있는 바지 때문에 나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몇 번이나 쓰러질 뻔하더니 간신히 그 가방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설마… 에이, 별것도 아닌 정보들인데 엘프가 이런 걸 탐내겠어?”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가방 안의 문서들을 면밀히 확인해보았고, 결론적으로 가지런히 다 제대로 있다는 것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 후우… 그럼 그렇지. 가만, 그런데 지금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 햇살의 방향으로 보건데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숲 속에서 밤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대충 옷들을 추슬러 입은 후 목표인 레스티언 마을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직도 조금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그런데… 도대체 그 여자 엘프는 어떻게 된 거지? 얼마간 걸음을 옮기고 현실 감각이 제대로 돌아와서야 나는 그 은빛 머리칼의 여자 엘프랑 정사를 나누었다는 게 꿈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으니… 그녀의 목적을 추리해볼 단서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시시껄렁한 문서가 목적이 아니라면… 음…….
설마 그건가? 인간 남자에게서 정액을 뽑아 하프엘프를 임신하는 것…. 그러나 나는 그러한 가설도 곧 떨쳐버렸다. 하포 전쟁이 일어난 지 아직 반년도 채 되지 않았다. 괜히 적대 관계의 종족을 혼혈시켜 쓸데 없이 반감만 살 일을 만들 만큼 멍청하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그럼 도대체 어째서…….
나는 수십, 수백 발자국을 걸어갈 동안에도 별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자 결국 그저 성욕에 굶주린 한 여자 엘프가 지나가는 나를 우연히 발견하곤 그냥 그자리에서 해버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에 미치자 나는 어쩐지 그 여자 엘프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문득 왔던 길을 돌아보았다. 물론 그런 내 시야에는 울창한 숲의 나무들만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서있을 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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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가볍게 구워삶은(?) 여자 엘프는 은빛의 머리칼을 살랑거리며 천천히 자신들의 거주지인 엘븐 포레스트 안쪽으로 걸어나왔다. 등에 매단 커다란 활이 그녀의 움직임에 가볍게 흔들거렸다. 아름다운 외모에 비해 조금 차갑기까지 한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머리 속에는 이런저런 상념이 담겨 있었다.
문득 그녀의 시야에 한쪽 공터에서 이리저리 뛰놀고 있는 어린 엘프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모두 외모로는 10대 초반으로 보였지만 사실 엘프들의 실제 나이는 백 살이 넘을 것이었다. 무슨 놀이를 하는지 즐겁게 뛰어 놀던 그들 중 한 꼬마 엘프가 여자 엘프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마치 아는 사람을 발견한 것처럼 반갑게 외치며 종종걸음으로 뛰어왔다.
“실피린 언니!”
실피린이라 불린 그 여자 엘프는 얼굴이 살폿 어두워지더니 곧 평온한 모습을 하곤 꼬마 엘프를 내려다보았다. 금발 머리칼을 늘어뜨린 그 소녀 엘프는 실피린을 올려다보면서 생긋 웃었다.
“와, 언니 활은 언제 봐도 근사해요. 친구들이 다 언니만 보면 활의 천사라고 하던데요.”
실피린은 그제서야 아주 조금 미소를 띠고는 소녀 엘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리즈릿. 오늘은 웬일로 머리를 안 땋았구나.”
“엔냐 언니가 안 해주셨어요.”
리즈릿은 시선을 조금 피하며 뾰로통하게 말했고, 실피린은 그 사이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곧 리즈릿은 다시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런데 언니. 요즘 어딜 그렇게 다니시는 거에요?”
“어? 음, 그게… 그냥 인간계 여러 정보들을 알아보러 다니는 중이야.”
리즈릿은 빤히 그런 그녀를 올려다보다가 살짝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소녀의 눈동자는 맑고 순수하지만 동시에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그 무언가의 기운을 담고 있다. 물론 엘프가 거짓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울 엄마를 찾는것도 좋지만 언니 몸도 조심하세요. 인간들은 엘프만 보면 적개심을 감추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 전쟁 이후로 더.”
답지 않게 어른스럽게 말하는 리즈릿의 머리를 한번 더 쓰다듬어준 실피린은 곧 안심시키려는 미소를 띠어 보였다. 그녀는 살짝 허리를 굽혀서 리즈릿을 좀 더 가까이서 보면서 다짐하듯 말을 건넸다.
“걱정 마. 언니 몸은 언니가 잘 지켜. 곧 네 엄마도 찾을 수 있을 거야. 금방 그렇게 될 것 같거든.”
마지막 말은 거짓말이라는 걸 한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생기가 없는 어조였지만 리즈릿은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겨우 그녀를 또래 친구들에게로 돌려보낸 실피린은 공터를 빠져나와 마을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갔다. 몇 엘프가 지나치면서 인사를 건넸지만 그녀는 아직 일이 안 끝나서 바쁘다는 시늉으로 건성으로 받고는 마을 한켠에 마련된 벤치로 갔다.
그곳에 앉은 그녀는 슬쩍 자신의 스커트를 내려다보곤 한숨을 폭 하고 쉬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남자의 가방에 들었던 정보들은 하등 쓸모가 없는 것들이었다. 행여나 아리칸 공국에서 온 정보통들은 리즈릿의 어머니를 찾는 데 단서라도 될만한 게 있을까 싶었지만 인간들은 이젠 엘프쪽과 관련된 정보 자체를 끊어버린 모양이었다. 게다가 엘프는 본디 싸움을 거부하는 종족인 만큼 싸우지 않고 적대관계인 인간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 그리고 그것은 번번히 지나가는 남자를 정사를 통해 힘을 모조리 빼놓은 후 그들이 자고 있을 때 문서를 모르게 뒤지는 수법이었다.
단서가 될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 외에도 한가지 걱정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다. 아직까진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인간들과 정사를 치르면서 성욕을 수단으로 썼지만 어쩐지 자신도모르게 그것이 목적이 되어버릴까 두려운 것이었다. 엘프들은 본디 성욕으로부터 자신을 제어하는데 특화되어 있지만 잘 제어한다고 해서 낮다는 건 절대로 아니었다. 긴 수명만큼이나 본디 감추어진 성욕은 인간에 비해 훨씬 강력했고, 그 예의 극단적인 경우가 바로 진홍색 단검이란 호칭을 지닌 엘프였다.
실피린은 앞으로 다가올 난관들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자신도 알 수 없어 살며시 몸을 떨었다. 벌써부터 그녀는 인간에 대한 성욕이 다시금 몸 속에서 소용돌이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예의 극단적인 경우에 대한 두려움과 리즈릿에 대한 죄책감. 그 두가지가 그녀를 감싸고 돌았고, 엄습해오는 두려움 속에서 실피린은 어둑어둑해져가는 하늘을 힘없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래도 그 남자는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는데…….’
조금 전 그녀가 덮쳤던 남자에 대한 생각이었다. 문득 그녀는 어쩐지 그에게 리즈릿의 어머니 행방을 알 수 있도록 부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칸 정보 전달원이라면 레스티언 마을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이라면 도시의 여러 길드를 통해 엘프가 접근할 수 없는 소식들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곧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간들이 엘프의 부탁을 들어줄리도 만무하거니와 자신이 먼저 덮쳐서 영문도 모를 봉변을 당한 남자가 그런 부탁을 선선히 들어줄 리는 없잖은가. 앙심을 품고 있다가 검이나 휘두르지 않으면 다행이다. 결국 고개를 폭 하고 숙이는 실피린. 그녀의 목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은빛 머리칼들은 생각의 막을 내리듯 그녀 옆얼굴을 가리어갔다.
- END -
간편한 여행자 복장에 왼쪽 어깨에서부터 오른쪽 허리로 길게 가방끈을 매고 걸음을 걷는 나는 일개 평범하기 그지없는 정보 전달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베이지색 가방에 연두색과 갈색, 흰색이 적당히 섞인 셔츠와 바지차림을 하고 숲 속을 걸어가는 20대 중반의 청년이지. 아리칸 공국의 왕실에서 결정된 사안을 레스티언 마을로 전달하고 보수만 받으면 그만인 전달원에 지나지 않는다.
뭐 ‘왕실’이란 고귀하고 고귀한 곳에서 의뢰를 받는 점에 있어서는 조금 윗선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반인이 보기엔 거기서 거기일 뿐이지. ‘나 왕실에서 일하오’라고 주점 같은 데서 목소리를 높이며 콧대를 세우는 짓은 얼치기 따위에 지나지 않음을 나 자신 또한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내 어깨에 매어져 있는 가방 안의 문서들에 관한 내용도 별 관심이 없다. 열어보는 것은 엄격히 금지라곤 하지만 어차피 열어볼 마음도 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레스티언 마을이란 곳의 길드장에게 주변 상황에 대해 조사해볼 것이라든지, 그 마을의 치안 상황 등을 강화할 것인지 어떨 것인지 등의, 하등 나와는 관계 없는 내용들로 들어차있을 거란 말이지. 하품이 나올 정도로 딱딱한 정보들이란 점은 100% 확신한다.
이미 여러 번 이런 정보 전달의 역할을 수행했고, 먼 대륙을 누비며 곳곳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다보니 모든 여행길이 다 거기서 거기처럼 느껴진다. 오늘도 마찬가지.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숲이 울창한 이곳을 지나가야 하는 곳이란 점. 나는 슬쩍 왼쪽 허리춤에 달린 롱 소드를 만지작거렸다가 곧 놓았다. 이런 본능적인 행동이 나온 이유는 역시나 엘프란 존재 때문이다. 하포 전쟁 이후로 - 왜 하포 전쟁이란 명칭이 붙여졌는진 확실치 않지만 어떤 엘프가 가명으로 하포란 거대 주점을 찾아가 들쑤신 게 불씨가 되어 엘프 해방 전쟁 비슷하게 번져나갔다는, 엘프가 가명을 쓴다는 것부터가 나는 그다지 믿지 않는 이야기지만 - 적대관계로 돌아선 엘프들의 기운이 느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뭐 엘프가 적대 관계로 돌아섰다고 해봤자 침범을 모르고 방어 태세밖에 갖추지 않는 멍청한 종족 특성상, 이런 데서 나를 만나도 공격 의사는 없을 것이다. 7개월이란 긴 하포 전쟁에서도 명확히 밝혀졌지만 절대적인 방어만 취했을 뿐 인간들이 사는 도시로 진입은 하지 않았기에 공격에 지친 우리들 인간 쪽이 먼저 휴전 선언을 한 것이지. ‘엘프가 먼저 선빵을 날려서 어쩌구…’란 전쟁 초기 선전 문구는 이미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휴지조각으로 전락해 어느 순간 알게 모르게 슬쩍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냉전 태세가 된지… 음, 5개월. 그러고 보니 전쟁이 일어난지 딱 1년이 되는 날이군. 간만의 전쟁이 엘프와의 전쟁이라니 거참 특이하단 말야.
그렇다곤 해도…….
엘프가 공격적이 아니라지만 전쟁이 끝난지 얼마 안 된 시점인 이상, 지금 내 앞에 서있는 이 여자 엘프가 안심할 수 있는 존재란 건 아니라는 거다. 나는 걸음을 멈추곤 다시금 왼쪽 허리춤에 달린 롱 소드에 손을 살며시 갖다 댔다. 숲이 울창했을 때부터 엘프의 존재를 가늠하곤 있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맞닥뜨릴 줄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의 엘프가 무표정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보다 약간 작거나 비슷해 보이는 키의 늘씬한 몸매, 사냥용 복장처럼 보이는 간편한 옷 사이사이로 드러난 뽀얀 살결들, 윤기나는 은빛 머릿결에 또렷하고 커다란 눈과 뾰족한 귀는 여느 남자든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예쁜 용모다. 과연 예전에 성 매매로 엘프 사냥꾼들 사이에서 상업화됐던 종족 답군….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엘프와의 냉전 시대이기에 이 여자도 방심할 수 없는 녀석. 나는 최대한 그녀의 외모를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하며 경계 태세로 들어섰다. 검집에 살며시 손을 갖다댄 채 한발자국 한발자국 그녀 옆으로 돌아가는 것.
목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세련된 은빛 머리칼의 그 엘프는 우두커니 선 채, 비슷한 색깔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눈만 조금씩 내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었다. 역시 공격 의사가 없나?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녀의 등에 매달아진 저 커다란 활 때문이지. 아마도 엘프 특유의 좋은 시력을 감안하면 그녀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이렇게 숨죽이는 발걸음으로 뒷걸음질쳐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뒷걸음질로 어떻게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달아나나 하는 고민은 커녕, 그녀 주위를 반도 채 돌아가기도 전.
파앗-!
나는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 첫번째 이유는 수미터 가량 거리를 두고 돌아가고 있었음이 분명한데도 눈 깜짝할 사이에 여자 엘프가 내게 밀착해 왔다는 것,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내 눈을 뚫어질 듯 쳐다보는 그녀의 눈동자를 정작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숨막히도록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나는 그녀의 매력과 정체모를 도약에 검집 가까이에 댄 손을 움직일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약 10초 가량.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밀착한 거리에서 날 바라보던 여자 엘프는 잠시 후 어떠한 행위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내 신변에 문제가 생기고 있음을 직감하게 되었다.
먼저 나는 두 다리가 공중으로 들어올려지는 것을 느끼었고, 내 상체가 뒤로 넘어지는 것을 느끼었고,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아주 잠깐 공중에 붕 뜨는가 싶더니… 부드러운 풀밭조차도 조금 아프다 싶을 정도로 꽈당! 눕히어졌다. 살짝 시야가 흐려지는 그 충격에 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좌우로 조금 흔들었다. 그리고 살며시 다시 떠본 내 시야에는… 그 여자 엘프가 내 몸을 올라타고 앉아 있었던 것이다. 물론 마법을 썼는지 완력인지 모를 정도로 힘 하나 안들인 무표정한 그 얼굴 그대로.
“이… 이봐, 이게 무슨 짓이야?”
그러나 여자 엘프는 대답 하나 하지 않았다. 단지 두 팔로 내 상체를 누른 채, 그 아름다운 은빛 눈동자로 나를 뚫어질 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그 눈동자에 정신을 빼앗기던 나는 일단 내 가슴을 누르고 있는 그녀의 팔을 치우고 상체부터라도 일으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어찌된 건지 남자인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그녀의 가느다란 두 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엘프의 완력은 정확이 어떤지 알려진 바가 없다 하던가? 나는 순간 겁이 덜컥 나서 발버둥을 쳤지만 그녀는 여전히 표정변화 없이 내 위에서 꼼짝도 안 한 채 나를 가만히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리고 순간 겹쳐지는 그녀의 입술. 나는 두 눈만 커다랗게 뜬 채 그녀에게 그대로 영문 모를 키스를 당하였다.
“우, 읍… 읏…!”
“쪽, 쪼옥…….”
여자 엘프는 누워있는 나를 꽉 끌어안고 계속해서 키스를 해대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질 정도로 깊숙하고 진한 키스였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가느다란 그녀의 두 팔조차도 뿌리치지 못했는데, 꽉 끌어안은 몸을 밀어내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 전문적인 엘프 사냥꾼이 아니고서야 나는 엘프의 힘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그대로 절망적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는 몇 번 더 그녀를 밀어내려 용을 쓰다가 결국 온몸에 힘이 빠지듯 축 늘어졌다.
“쭈우웁… 쭙… 쭙…….”
여자 엘프의 키스는 계속되었다. 놀라움과 공포가 체념이란 감정에 밀려나가자 문득 나는 정신을 잃을 만큼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이 입을 통해 온몸에 전달되고 있음을 깨닫고 있었다. 전쟁이 있기 전 매춘점에서 여자 엘프들과 몸을 섞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이 잊혀질 만큼 워낙 오래돼서 그런지 지금 눈앞의 엘프가 이렇게 나를 꽉 붙잡고 있는 게 마치 처음인 듯한 기분을 받았다. 나긋나긋한 여자 엘프의 살결이 옷 위로 부드럽게 느껴졌고, 어쩐지 그 느낌이 싫지 않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내 혀를 살그머니 그녀에게 건네주었고, 여자 엘프는 곧 내 혀를 입술로 꼬옥 물고는 혀 곳곳을 쪽쪽 빨아대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과 혀가 내 혀를 이리저리 탐닉하였고, 나는 혀를 조금 바깥으로 빼낸 채 그녀가 혀를 빨아대는 것을 그대로 느껴가고 있었다. 그녀는 침을 가득 섞어서 내 혀를 구석구석 청소하듯 핥아갔다. 여자 엘프 특유의 달콤한 맛이 나는 침은 전혀 거부감없이 내 입속으로 흘러들어왔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침을 꿀꺽꿀꺽 마셔대었다. 향기로우면서도 야릇한 그녀의 침 맛에 나는 무언가 알 수 없는 기운이 아래쪽으로 쏠려 몰려가고 있음을 느끼었다. 그리고 그 기운은 내 자지를 꼿꼿이 서게 만들고 있었다. 정확히 말해서 성욕이 증진되고 있었던 것이다.
‘가… 가만, 위험해….’
영문도 알 수 없을뿐더러 정체 모를 엘프다. 엘프는 본디 사람을 해하지 않는 걸 기본 베이스로 삼고 있으나, 전쟁 이후 또 어떻게 변화했는지 모른다. 더군다나 이렇게 그냥 지나가는 사람을 이유도 없이 덮칠 리가 없을 것임을 직감한 나는 허둥지둥 그녀를 밀어내기라도 하려는 양 다시 손을 휘저었다. 소용 없는 짓일지도 모르지만….
눈을 꽉 감은 채 밀어내는 시늉을 하던 나는 손이 허공을 휘젓고 있음을 알고는 번쩍 다시 떠보았다. 이미 내 입술에서 자신의 것을 뗀 여자 엘프가 상체를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한 손으론 내 가슴을 여전히 움직이지 못하게 찍어누르고 있으면서. 나는 뭐라고 소리지르려 하다가 문득 그녀가 고개를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뭘…… 보는 거야?”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뒤로 돌린 채 내 아랫도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내 바지 위로 치솟은 자지를 응시하고 있음을 깨닫고는 다급하게 외치듯 말했다.
“이… 이봐! 무슨 생각이야? 너 설마… 나랑 그 짓을 하려고…….”
“…….”
“뭐라고 말 좀 해봐! 아무 말이라도 해보라고! 너 혹시 벙어리냐? 아니면 귀머거리냐? 왜 나한테 이런 짓을…!”
여전히 깔린 채 마구 소리지르는 나와 그런 나 따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엘프. 그 여자 엘프는 한 손으로 내 가슴을 단단히 찍어 누르고, 다른 한 손은 뒤로 뻗어 내 바지를 끌러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상체를 누르고 있는 그녀의 팔을 두 손으로 붙잡아 떼어내려 했으나 역시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자꾸 내가 발버둥을 치자 여자 엘프는 귀찮다는 듯 나를 다시 돌아보고는 상체를 누르던 손을 들어 손가락을 내 입속으로 쑥 들이밀었다.
“웁…….”
나는 그대로 멍청하게 그녀의 손가락을 쪽쪽 빠는 형국이 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손가락을 다시 쑥 뽑아 들더니 자기 입속으로 쏘옥 넣었다. 내 침을 쪽쪽 빨면서 날 내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그만 넋 나간 얼굴로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다가 내 자지가 바지를 헤치고 바깥으로 불쑥 튀어나오자 여자 엘프는 슬그머니 몸을 숙이고 아래쪽으로 기어 내려가 내 자지를 입술로 덥석 물었다. 그녀의 제지가 사라지자 벌떡 상체를 일으켜 앉던 나는 또다시 그녀의 이 영문 모를 행위에 몸이 굳어진 듯 꼼짝을 못했다. 여자 엘프는 서서히 고개를 아래위로 움직였고, 나는 그녀의 입술을 이번엔 자지로 느끼고는 온몸에 전율이 퍼지듯 찌르르 떨려왔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한 손으로 붙잡고는 제지하려 했으나 당연하게도 내 힘은 그녀에겐 안중에도 없는 듯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의 성욕 채우기의 노리개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하지만 싫지 않은 여자 엘프 특유의 부드러운 감각을 느끼며 도대체 이 아이러니한 기분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 엘프의 고개짓은 계속되었고, 나는 내 자지가 더욱 더 솟아오름과 동시에 불끈불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여자 엘프는 손에 침을 가득 묻히고 자지를 위아래로 문지르다가, 혀로 귀두 주변을 살살 돌리다가, 다시 입술로 자지 밑둥까지 집어삼키고는 빼었다말았다 하는 행위를 반복해대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 여자 엘프… 너무 능숙하잖아. 그녀의 손가락과 혀가 핏대가 세워진 자지 곳곳의 성감대를 자극할 때마다 나는 자지 끝에 몰려진 기운이 계속해서 치솟아 분출할듯한 기분을 느끼고는 부르르 떨었다.
내가 사정할 것을 또 어떻게 눈치챘는지 그녀는 입을 벌리고 혀를 귀두 끝에 갖다댄 채, 좆대를 한 손으로 마구 문질러댔다. 여자 엘프의 손가락 힘을 자지로 느끼면서 나는 숨을 몰아쉬었다.
“으으읏… 야, 그만……. 싸… 싼다…!”
당연하게도 여자 엘프는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고, 나는 그대로 여자 엘프의 얼굴에다가 좆물을 쏘아대었다. 찌익거리면서 허연 정액이 여자 엘프의 입 속으로 쏟아져 들어갔고, 그녀는 내 자지를 바라보면서 계속해서 문질렀다. 그때마다 좆물이 쭉쭉 밀려나와 그녀의 얼굴 곳곳으로 질펀하게 쏟아져내렸다. 나는 여자 엘프의 머리칼을 한 손으로 꽉 쥔채 부들부들 떨었고, 그녀의 윤기나는 은빛 머리칼에도 내 정액이 튀어올라 곳곳을 물들였다.
“너… 너 정말…….”
“…….”
꿀럭, 꿀럭…. 아직도 조금씩 움찔거리며 정액이 새어 나오는 자지를 붙잡은 채 내 물음에는 대답도 않는 여자 엘프. 그녀의 시선은 여전히 자지 끝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눈앞의 아름다운 여자 엘프가 얼굴을 정액으로 물들인 채 내 자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각되자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아직 혈기왕성한 이십대 중반이라고. 이건 너무 가혹한 전개야! 무슨 수작인진 몰랐지만 이런 미인계를 쓰도록 지시한 녀석이 누군지 밝혀지면 말 몇마디로 끝낼 생각이 아닐 것임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어떤 수작이 되든, 계획이 뭐가 되든 간에 나는 그녀에게 꼼짝도 할 수 없음을 또다시 자각해야 했다. 그것은 내 눈앞의 여자 엘프가 다음 행위를 진행하는걸 빤히 보면서도 손끝 하나 제지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여자 엘프는 자지를 꺼내고 주저앉아 있는 내 앞에서 갑자기 무릎을 세우고 상체를 일으키더니, 등에 매고 있는 커다란 활을 벗어 옆으로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야, 너… 너 뭐하는 거야?”
물론 대답 따윈 없을 것이 이제는 뻔했지만, 그녀가 하얀 허리 라인을 모조리 드러낼 정도로 짧은 반팔 상의를 거침없이 벗어 제끼는 것을 보자 조건반사인 것마냥 더듬더듬 말이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곧 위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여자 엘프의 늘씬하면서도 뽀얀 몸매가 눈부시게 노출됐다. 여자 엘프는 탐스럽고 커다란 젖가슴을 흔들거리며 한 손으로 머리칼을 살며시 귀 뒤로 쓸어넘기곤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가슴과 얼굴을 번갈아보면서 마치 말을 못하는 붕어처럼 뻐끔거렸다.
“그… 저… 지금, 잠깐…….”
그녀는 표정 변화 없이 내 손을 붙잡고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본의 아니게 여자 엘프의 젖가슴에 손을 얹게 되고는 소스라치듯 놀랐다. 그러나 그 놀람은 전초전에 불과했다. 여자 엘프는 다른 한쪽 손을 아래로 뻗어 내 자지를 붙잡고는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있는 자신의 엉덩이를 그곳에 가져갔다. 그리고는 보지가 있는 팬티 부분에 귀두 끝을 갖다 대었다. 하얗고 얇은, 섬세한 무늬가 이리저리 새겨진 여자 엘프의 팬티를 귀두로 느끼자 다시금 성욕이 자지 끝으로 몰리고 있음을 느껴야 했다. 여자 엘프의 보지에선 이미 보짓물이 흘러나오는 듯 팬티가 촉촉이 젖어있었고, 나는 그저 두 눈을 크게 뜬 채 멍청히 그녀가 하는 행위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 그러니까 말이지, 인간 세상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하고는 이렇게… 길 가다가 마주친 사람과 그렇게 쉽게 섹스를 하는 법이 없거든. 그것이 모든 이들의 상식이고 최소한의 도리….”
판에 박힌 도덕성을 주절거리는 나의 말은 그녀에겐 일말의 씨알도 먹히지 않음은 당연한 것이고, 나는 그저 불안정한 심리로 인해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임을 은연중에 인정해야 했다. 그리고 여자 엘프는 그런 말을 들어서 곱씹어볼 시간에 자신의 팬티 자락을 옆으로 조금 밀어놓고는 보지를 드러내어 내 자지를 그 안으로 밀어넣는 행위로 소비했다.
“허억…….”
나는 그만 숨이 턱하고 막히는 것을 느꼈다. 여자 엘프의 보지는 그야말로 내 자지를 발라먹듯 힘있게, 하지만 부드럽게 조여대었고 나는 순식간에 그녀의 보지에 점령당함을 느끼었다. 밑둥까지 박아 내려간 그녀의 보지는 서서히 다시 위로 들어올려지다가 또 한번 힘있게 내려찍었다. 퍼억!
“으윽…….”
여자 엘프는 이제 그짓을 반복했고 나는 가슴 속에 차오르는 뜨거운 숨결을 허공에 내뱉으며 신음을 삼켜야 했다. 철퍽, 철퍽……. 퍼억…. 부직… 부직…….
“끄… 끄으으으읏…….”
쑤욱, 퍽. 쑤욱, 퍽.
“…….”
여자 엘프는 여전히 아무 소리도 않은 채, 하지만 얼굴만은 살짝 붉어진 채 내 자지 위로 계속해서 피스톤 운동을 해대었고, 나는 그만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가슴에 뻗어진 손을 주물러댔다. 여자 엘프의 탄력 넘치면서도 부드러운 가슴살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나는 자지에 느껴지는 여자 엘프의 보지 속 부드러운 느낌을 이기지 못해 그녀의 젖가슴이라도 붙잡아 마구 주물러댔고, 여자 엘프는 그런 내 손놀림을 느끼는지 한쪽 손등으로 입을 가린 채 눈을 조금 내리깔았다. 점점 더 그녀의 피스톤 운동이 거세졌고 나는 고개를 조금 젖힌 채 뜨거운 신음을 허공에 내뱉었다. 쑤욱, 철퍽. 쑤욱, 철퍽. 쑤욱, 철퍽. 퍼억, 퍼억, 퍼억…….
“하아, 하아, 하아……!”
여자 엘프는 이제 한 손으론 뻗어진 내 팔을 붙잡고, 다른 한쪽 손으론 자신의 치마를 들춰올린 채 엉거주춤하게 앉아 마구 자지 속에 보지를 처박아대었다. 양 옆으로 벌려진 여자 엘프의 풍만하면서도 긴 허벅지살이 위아래로 왔다갔다할 때마다 자지와 보지가 맞닿는 곳에서 찔걱거리는 소리가 점차 심하게 났다. 내 자지에서 흘러나온 묽은 좆물과 그녀의 보지에서 발산되는 보짓물이 뒤엉켜 질질 흘러내렸고, 내려찍을 때마다 내 사타구니와 그녀의 엉덩이 살이 맞부딪히며 그 엉켜진 액체는 사방으로 튀었다. 퍼억, 퍼억, 퍼억! 철퍼억, 퍼억!
“하악, 하악, 하악! 아으…… 끄으으으 악…!”
“으으음…….”
그제서야 가느다란 신음을 내는 여자 엘프. 하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른 나는 찌익거리며 그녀의 보지 속에 사정을 해대었다. 쭈우우우욱, 울꺽…! 왈칵거리며 흘러나온 좆물이 거세게 그녀의 보지 속에서 쏘아올려졌고, 나는 그녀의 한쪽 젖가슴을 꽉 붙잡은 채 계속해서 그녀의 보지 속에 정액을 쏟아내었다. 울꺽, 울꺽, 울꺽… 쭈우욱, 울꺽…….
여자 엘프는 눈을 감은 채 엉덩이를 아래로 꾸욱 짓눌러서 자지가 보지 속 깊숙이 들어가도록 했다. 그녀의 젖가슴을 붙잡은 내 손이 부들거리고 그녀의 보지 속에 처박힌 자지가 경련을 일으키며 정액을 토할 때마다 그녀의 눈썹도 살며시 떨리었다. 자지가 여자 엘프의 보지 속에서 서서히 힘을 잃어갔고, 잠시 후 더 이상 정액이 나오지 않는 걸 느낀 그녀는 그제서야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벌겋게 달아오른 내 자지가 그녀의 보지에서 뽑혀져나오며 추욱 옆으로 눕혀졌다.
“헉… 헉…… 허억…… 헉….”
뒤로 쓰러질 듯 가뿐 숨을 몰아쉬는 나와는 달리 여자 엘프는 그대로 치마를 들춘 채 약간 무릎을 굽히고 일어서있었다. 그리곤 내 자지와 자신의 보지를 번갈아가며 바라보고 있었다. 좆물과 보짓물이 뒤엉킨 씹물이 그녀의 한쪽 사타구니를 타고 주르륵 한모금 흘러내렸고, 나는 또다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만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좀 쉬어야겠단 생각에 그냥 풀밭에 덜렁 드러누웠다. 아니, 드러누우려 했다.
은빛 머리칼을 다시금 스윽 쓸어넘긴 그녀는 치마를 들춘 자세 그대로 한쪽 손을 자신의 보지에 갖다 대었다. 나는 멈칫하곤 그런 그녀의 행위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곧 손가락을 모으더니 보지 속으로 쑤욱 들여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빼고 집어넣고 하며 자위행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금 멍청해진 눈으로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고, 여자 엘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나를 마주보며 내 앞에서 계속해서 손가락을 보지 속에 넣었다 뺐다 했다. 그녀는 아직도 성욕이 전혀 채워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으으으응…….”
또다시 가느다란 신음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고, 동시에 보지 속에 손가락이 들락날락하는 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나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는 비척비척 일어서서 뒷걸음질치려 했다. 하지만 방금 연이어서 사정을 해서 그런지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여자 엘프의 보지에서는 왈칵거리며 보짓물이 발산돼 풀밭 위로 주르륵 쏟아져내렸다.
“으응… 으음…….”
여자 엘프는 잠시 자신의 보지를 내려다보다가 손가락을 빼어 들어 질펀하게 적셔진 자신의 손을 관찰하였다. 나는 질린 얼굴로 풀밭 위에 고인 대량의 보짓물을 바라보았고, 곧 나에게는 그렇게 한가한 관찰 시간이 없었음이 자명해졌다. 그 짧은 시간 정신을 놓은 사이에 여자 엘프는 사뿐사뿐 다가와 - 물론 내 입장에서는 순식간이었지만 - 내 손목을 휘어잡고 - 당연하게도 뿌리칠 수 없었고 - 근처의 나무 둥치로 데리고 갔다 - 끌고 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
거기서 여자 엘프는 내 자지를 손으로 붙잡고 다시금 몇 번 문질러대더니, 나무 둥치에 손을 뻗고는 두 다리를 벌리어 서서 허리를 앞으로 구부린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허리에는 들추어진 짧은 치마가 걸려있었고, 그녀의 엉덩이는 자지를 갈망하듯 쑤욱 내 앞으로 들이밀어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보짓물이 샘솟듯 보지 속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의 은빛 머리칼마냥 같은 색의 보지털이 목욕을 마친 것처럼 촉촉이 젖어있었고, 그걸 보는 순간 나는 없던 성욕이 도로 채워지듯 자지가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여전히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그녀는 내리깐 눈으로 슬쩍 나를 돌아보았고, 나는 방금 전 보지 속에 자지가 처박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여자 엘프의 보지 속에 자지를 넣지 않고는 못견딜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역시 본능적으로 자지를 여자 엘프 보지 속에 처박아대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이제는 이 눈앞의 여자 엘프 보지 속에다 자지를 박아대고 싶은 마음 외에는 그 어떤 생각도 나지 않았다. 나는 여자 엘프를 꽉 끌어안은 채 뒤에서 그녀의 보지 속에다가 그야말로 미친듯이 자지를 박아대었다.
“허억, 허억, 헉… 하악, 하악, 하악…!”
“흐응…….”
철퍽, 철퍽, 철퍽, 철퍽, 퍼억, 퍼억! 파악, 파악! 자지가 보지 속에 처박히며 나는 소리가 숲 속 여기저기로 울려퍼지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허리를 붙잡다가, 몸을 더 앞으로 숙여 그녀의 두 젖가슴을 붙잡다가 하며 정신없이 피스톤 운동을 계속했다. 내 숨소리는 이미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져 있었다.
“아아아아악. 하악, 하악…! 아아…… 하아악…!”
“……으으으응…. 읏……. 아아… 아아앙…….”
조용하지만 여자 엘프의 신음 소리로 점차 잦아져갔다. 나는 문득 은빛 머리칼 사이로 길게 뻗어져나와 있는 그녀의 뾰족한 귀를 보곤 깨물어보면 어떨까 하는 충동에 휩싸였다. 여자 엘프의 귀는 곧고 뾰족했고 우아하리만큼 길게 뻗어져 있었는데 나는 어쩐지 그런 그녀의 모습까지도 섹시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곧 나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시금 사정감이 밀려왔다.
“끄으으으윽… 아!”
쭈우욱, 쭈욱.
꿀럭, 꿀럭, 찌익, 찌이익.
자지가 또다시 벌떡거리며 여자 엘프의 보지 속에 사정을 시작했다. 나는 뒤에서 그녀를 꽉 끌어안은 채 있는 힘을 다해 자지를 깊숙이 밀어 넣었다. 내 자지가 여자 엘프의 엉덩이 속에서 그녀의 질벽을 거쳐가 그녀의 보지 속 깊숙한 곳에다가 좆물을 쏟아 넣고 있었다. 울꺽, 울꺽……. 나는 그녀의 목 언저리에다 얼굴을 비벼대며 가뿐 숨결을 토했고, 그녀 또한 내리깐 눈으로 땅바닥을 쳐다보며 자궁 안에 쏟아져 들어오는 정액을 느끼고 있었다. 나무 둥치로 뻗어진 그녀의 팔이 부들부들 귀엽게 떨리었다.
“으으윽……. 끅…. 끄읏… 하악….”
“으응… 응…….”
그렇게 한참을 사정한 후, 자지가 마지막 발악을 하듯 여자 엘프 보지 속에서 꿈틀거리며 정액을 몇방울 더 토해내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이 여자 엘프를 끌어안고 싶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서서히 처지는 자지와 함께 몸에 힘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여자 엘프는 아직도 내 정액을 느끼는 듯 살짝 붉어진 얼굴로 몸을 굽히고 서있는 자세 그대로 약간씩 떨고 있었지만, 나는 허물어지듯 그녀의 보지 속에서 자지를 뽑아들며 옆으로 쓰러졌다. 뭐지…. 아무리 세 번의 사정을 했다지만… 서있지 못할 정도는 아닌데…. 나는 여자 엘프에게 몸 속 깊숙한 곳까지 남아있던 정액까지 모조리 빼앗긴 것을 알고는 그대로 눈을 감으며 수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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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 째잭…….
꿈결처럼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으며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한동안 누워있는 상태로 멍청히 눈만 뜬 채 울창한 숲의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높다란 초록색 천장들만 바라보았다. 잎사귀로 만들어진 그 천장들은 나뭇잎 사이사이로 느지막한 오후 햇살을 비스듬이 비치게 하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그렇게 누워있다가 문득 이 모든 일의 개연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현실감이 들어 벌떡 일어나 앉았다.
“……!”
고개를 돌려가며 주변을 몇 번 돌아본 결과 나는 그 은빛 머리칼의 여자 엘프와 만났던 장소 그대로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여자 엘프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후였고, 몇 발치 너머에 아무렇게나 떨어져있는 내가 매었던 가방만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혹시나 하는 기분이 들어 거의 다 벗겨진 내 옷들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않은 채 허둥지둥 그 가방쪽으로 달려갔다. 발목까지 내려가 있는 바지 때문에 나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몇 번이나 쓰러질 뻔하더니 간신히 그 가방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설마… 에이, 별것도 아닌 정보들인데 엘프가 이런 걸 탐내겠어?”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가방 안의 문서들을 면밀히 확인해보았고, 결론적으로 가지런히 다 제대로 있다는 것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 후우… 그럼 그렇지. 가만, 그런데 지금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 햇살의 방향으로 보건데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숲 속에서 밤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대충 옷들을 추슬러 입은 후 목표인 레스티언 마을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직도 조금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그런데… 도대체 그 여자 엘프는 어떻게 된 거지? 얼마간 걸음을 옮기고 현실 감각이 제대로 돌아와서야 나는 그 은빛 머리칼의 여자 엘프랑 정사를 나누었다는 게 꿈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았으니… 그녀의 목적을 추리해볼 단서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시시껄렁한 문서가 목적이 아니라면… 음…….
설마 그건가? 인간 남자에게서 정액을 뽑아 하프엘프를 임신하는 것…. 그러나 나는 그러한 가설도 곧 떨쳐버렸다. 하포 전쟁이 일어난 지 아직 반년도 채 되지 않았다. 괜히 적대 관계의 종족을 혼혈시켜 쓸데 없이 반감만 살 일을 만들 만큼 멍청하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그럼 도대체 어째서…….
나는 수십, 수백 발자국을 걸어갈 동안에도 별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자 결국 그저 성욕에 굶주린 한 여자 엘프가 지나가는 나를 우연히 발견하곤 그냥 그자리에서 해버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에 미치자 나는 어쩐지 그 여자 엘프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문득 왔던 길을 돌아보았다. 물론 그런 내 시야에는 울창한 숲의 나무들만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서있을 뿐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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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를 가볍게 구워삶은(?) 여자 엘프는 은빛의 머리칼을 살랑거리며 천천히 자신들의 거주지인 엘븐 포레스트 안쪽으로 걸어나왔다. 등에 매단 커다란 활이 그녀의 움직임에 가볍게 흔들거렸다. 아름다운 외모에 비해 조금 차갑기까지 한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머리 속에는 이런저런 상념이 담겨 있었다.
문득 그녀의 시야에 한쪽 공터에서 이리저리 뛰놀고 있는 어린 엘프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모두 외모로는 10대 초반으로 보였지만 사실 엘프들의 실제 나이는 백 살이 넘을 것이었다. 무슨 놀이를 하는지 즐겁게 뛰어 놀던 그들 중 한 꼬마 엘프가 여자 엘프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마치 아는 사람을 발견한 것처럼 반갑게 외치며 종종걸음으로 뛰어왔다.
“실피린 언니!”
실피린이라 불린 그 여자 엘프는 얼굴이 살폿 어두워지더니 곧 평온한 모습을 하곤 꼬마 엘프를 내려다보았다. 금발 머리칼을 늘어뜨린 그 소녀 엘프는 실피린을 올려다보면서 생긋 웃었다.
“와, 언니 활은 언제 봐도 근사해요. 친구들이 다 언니만 보면 활의 천사라고 하던데요.”
실피린은 그제서야 아주 조금 미소를 띠고는 소녀 엘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리즈릿. 오늘은 웬일로 머리를 안 땋았구나.”
“엔냐 언니가 안 해주셨어요.”
리즈릿은 시선을 조금 피하며 뾰로통하게 말했고, 실피린은 그 사이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곧 리즈릿은 다시 그녀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런데 언니. 요즘 어딜 그렇게 다니시는 거에요?”
“어? 음, 그게… 그냥 인간계 여러 정보들을 알아보러 다니는 중이야.”
리즈릿은 빤히 그런 그녀를 올려다보다가 살짝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소녀의 눈동자는 맑고 순수하지만 동시에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그 무언가의 기운을 담고 있다. 물론 엘프가 거짓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울 엄마를 찾는것도 좋지만 언니 몸도 조심하세요. 인간들은 엘프만 보면 적개심을 감추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 전쟁 이후로 더.”
답지 않게 어른스럽게 말하는 리즈릿의 머리를 한번 더 쓰다듬어준 실피린은 곧 안심시키려는 미소를 띠어 보였다. 그녀는 살짝 허리를 굽혀서 리즈릿을 좀 더 가까이서 보면서 다짐하듯 말을 건넸다.
“걱정 마. 언니 몸은 언니가 잘 지켜. 곧 네 엄마도 찾을 수 있을 거야. 금방 그렇게 될 것 같거든.”
마지막 말은 거짓말이라는 걸 한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생기가 없는 어조였지만 리즈릿은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겨우 그녀를 또래 친구들에게로 돌려보낸 실피린은 공터를 빠져나와 마을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갔다. 몇 엘프가 지나치면서 인사를 건넸지만 그녀는 아직 일이 안 끝나서 바쁘다는 시늉으로 건성으로 받고는 마을 한켠에 마련된 벤치로 갔다.
그곳에 앉은 그녀는 슬쩍 자신의 스커트를 내려다보곤 한숨을 폭 하고 쉬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남자의 가방에 들었던 정보들은 하등 쓸모가 없는 것들이었다. 행여나 아리칸 공국에서 온 정보통들은 리즈릿의 어머니를 찾는 데 단서라도 될만한 게 있을까 싶었지만 인간들은 이젠 엘프쪽과 관련된 정보 자체를 끊어버린 모양이었다. 게다가 엘프는 본디 싸움을 거부하는 종족인 만큼 싸우지 않고 적대관계인 인간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 그리고 그것은 번번히 지나가는 남자를 정사를 통해 힘을 모조리 빼놓은 후 그들이 자고 있을 때 문서를 모르게 뒤지는 수법이었다.
단서가 될만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 외에도 한가지 걱정이 그녀를 사로잡고 있었다. 아직까진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인간들과 정사를 치르면서 성욕을 수단으로 썼지만 어쩐지 자신도모르게 그것이 목적이 되어버릴까 두려운 것이었다. 엘프들은 본디 성욕으로부터 자신을 제어하는데 특화되어 있지만 잘 제어한다고 해서 낮다는 건 절대로 아니었다. 긴 수명만큼이나 본디 감추어진 성욕은 인간에 비해 훨씬 강력했고, 그 예의 극단적인 경우가 바로 진홍색 단검이란 호칭을 지닌 엘프였다.
실피린은 앞으로 다가올 난관들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자신도 알 수 없어 살며시 몸을 떨었다. 벌써부터 그녀는 인간에 대한 성욕이 다시금 몸 속에서 소용돌이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예의 극단적인 경우에 대한 두려움과 리즈릿에 대한 죄책감. 그 두가지가 그녀를 감싸고 돌았고, 엄습해오는 두려움 속에서 실피린은 어둑어둑해져가는 하늘을 힘없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래도 그 남자는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는데…….’
조금 전 그녀가 덮쳤던 남자에 대한 생각이었다. 문득 그녀는 어쩐지 그에게 리즈릿의 어머니 행방을 알 수 있도록 부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리칸 정보 전달원이라면 레스티언 마을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이라면 도시의 여러 길드를 통해 엘프가 접근할 수 없는 소식들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곧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간들이 엘프의 부탁을 들어줄리도 만무하거니와 자신이 먼저 덮쳐서 영문도 모를 봉변을 당한 남자가 그런 부탁을 선선히 들어줄 리는 없잖은가. 앙심을 품고 있다가 검이나 휘두르지 않으면 다행이다. 결국 고개를 폭 하고 숙이는 실피린. 그녀의 목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은빛 머리칼들은 생각의 막을 내리듯 그녀 옆얼굴을 가리어갔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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