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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작] 호랑이의 穴[혈]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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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98회 작성일 20-01-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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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007년 안양교도소

[철커덩]...

무거운 교도소의 정문이 열린다.
[3.1절 특별사면]
이날 안양교도소에서는 나를 포함한 57명이 이 문을 열고
꿈에도 그리던 자유의 품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짝짝짝]...
"하이고..내새끼..."

여기 저기가 씁쓸한 감동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흔한 두부조각 하나 가져다 주는 이 없다.
터덜터덜.. 옷가방도 하나 없이.. 3년전 입었던 때 늦은 겨울 옷 하나 걸치고 있을 뿐이다.

검은색 승용차 세대가 서있고 머뭇거리던 조폭놈들이 신속히 일렬로 늘어선다.

"고생하셨습니다..형님!!!"

순간 당황스러워 주위를 둘러본다.
내가 있던 B동3사의 범털..[창식]이 형이 걸어오고있다.

[창식]이형이 조폭놈들의 인사를 받으며 잘빠진 검은색 승용차 뒷자석에 앉는다.
차문을 닫으면서 나를 쓰윽 쳐다본다.

"고...고생하셨습니다..창식이 형..님..."

대꾸도 없다.
그 승용차들이 금새 출발한다.
멋적어진다.
개새끼...
하긴 잘나가는 조폭에게는 나같은 도굴꾼 같은 잡범은 눈도 못마주칠 위인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그건 교도소 안에서만의 규칙이지.. 지금은 아니다.

버스정류장 앞에서 담배와 라이타를 하나 샀다.
하얀 연기를 쭈욱...들이마신다.
길게.. 내뱉는다...
와...씨발...

보름 후....

어렵게 연락이 닿은 [종필]이형과 허름한 고깃집에서 쇠주 한잔이다.

"그러게..너..임마.. 진작에 형한테 연락하지 그랬냐????"
"아냐.. 뭐.. 이대로도 살만한데.."

"이번에 인사동 [윤선생]하고 보령앞바다에서 작업좀 준비중이거던..??"
"나 안해.... 그런얘기 하러 온거 아닌거 알잖아...????"

"새끼는...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이달 말일날.. 사리때.."
"씨발!!!!!"
[탁!!!!!!!]
쇠주잔을 있는대로 테이블에 내리 꽂으며 [종필]이 형을 째려본다.

"어??...이...새끼...가..."
"나 안한다 그랬지??? 씨발...!!! "

"알았어...임마... 거 새끼는 참...."
"돈 줘......"

"뭐???....아.... 그거... 알았어... 걱정마... 해줄께..."
"씨발...해줄께가 아니라 당장줘!!!... 나 니들 때문에 3년 꿇었어...???"

"알았어.. 해줄께... 해준다니까???"
"이..씨발놈아!!!!!"
테이블을 엎어버렸다.
[꺄아악!!]
[어머!!어머!!]

소주병을 집어들었다.
[종필]이형의 멱살을 잡았다.

"씨발... 줄래??? 안줄래???"
"이새끼가......"

[종필]이형의 [텔레뱅킹]으로 내 통장에 2000만원이 꽂혔다.
아직 내몫 8000만원을 더 뜯어내야 한다.
하지만 쉽게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
그나마 2000만원 뜯어낸게 천만 다행인 것이다.

그날저녁...
사창가에서 늙은 창녀와 씁쓸한 빠구리를 했다.

"어이쿠...어쿠...어이쿠...어쿠..."

[퍽..퍽..퍽..퍽...퍽..]

"이..씨..발...씨..발...씨..발..."

사회에 적응이 되어간다.
새벽에 인력사무실에 나가 힘든 건축현장 잡일 노역을 하고
퇴근하면서 동네 구멍가게에서 소주한병 사들고 머나먼 언덕배기 집으로 향한다.

허름한 주택가 10평짜리 반지하 공간.
그래도 나만의 공간이 생겨서 다행인 것이다.
중고TV에 중고 세탁기, 중고 냉장고에 밥솥과 그릇, 이불도 구했다.

하루하루 힘든 삶이지만 보람이 있어 좋다.
그래... 이렇게 열심히 사는거야... 남들처럼...그렇게...

새벽 인력사무실.. 아침 8시까지 일이 없어 되마찌다.
벌써 이번주만 세번째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 하지만 가끔은 내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인력사무실 아저씨들과 함께 향한곳..
[바다이야기???]

뒤에서 구경만 하다가 재미삼아 돈 만원 찔러넣었다.
씨발...잠깐동안 10만원을 잃었다.

그날밤..잠이안온다...밖으로 나가 우리동네의 [바다이야기]로 갔다.
50만원을 잃었다.

그다음날.. 인력사무실은 재껴놓고 늦잠자고 오전에 그 곳을 찾는다.
100만원을 잃었다.

며칠이 지났다.
무표정하게 모니터만 응시하고 있다.
그놈의 [고래]는 나오지도 않는다.
바깥으로 나왔다.
본전을 뽑겠다며 그곳의 음료수와 빵.. 김밥을 실컷 먹어서인지..
밥생각이 없다.
아니... 오늘 저녁도 못먹을꺼 같다..
사실...빈털털이가 된것이다.

길거리의 수많은 사람들..
그틈에 끼어 주머니에 두 손을 꽂은채 힘없이 걷는다.
파란 신호등을 켜진다.
건널목을 건넌다.

반대편에 섹시한 여자가 서있다.
진짜..무슨 연예인 같다...
와아...정말 이쁘다...

핸드폰으로 전화통화를 한다.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 여자가 전화를 끊고 신호가 바뀐걸 눈치챘는지 그제서야 건너려고
하다가 나와 머리가 부딪혔다.

[퍽]!!!
이 섹시한 여자가 넘어졌다.
내 코가 얼얼하다..

"아고 이마야....."
"저 아가씨..괜찮아요??"

"이씨발...재수없어....이씨~..."
"......"

그때였다.
언제왔는지..노란색 스포츠카가 이 미친년 옆에 [끼익] 멈춘다.
차안에서 선그라스를 낀 남자놈이 옷을 털고 일어나는 이년에게 한마디 한다.
"머야?? 왜그래??"
"아냐..됐어...씨발...재수없어..."

미친년이 노랑색 스포츠카에 오른다.
이년은 나에게 욕한걸 미안해 하는듯...
섹시하고 풍만한 엉뎅이를 내게 보여주고.. 문을 닫기전에 하얗고 긴 아찔한
허벅지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인사까지 해준다.
"재수없어..빨리가자...쪽팔려.."

노랑색 스포츠카가 출발한다.
[우웅..웅~]

"......."

"Lamborghini"

저거..머야??? 머라고 읽는거지??
암튼....저 차 너무 멋있다..

이 미친년에게 당한 치욕이 이 노랑색 스포츠카 때문에 느껴지지 않을 정도 였다.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성인오락실에서 몰래 챙겨온 팩음료수 두개랑 빈털털이 지갑...


집에와서 고물 TV 를 보고 있다.
재미없는 드라마가 끝났다.
아홉시 뉴스가 한창이다.
"사상최악의 실업란으로 전국의 실업자수가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재정경제부에 나가있는 사회부의 [최기철]기자 입니다."

"씨발...."
TV를 꺼버렸다.
냉장고에서 먹다 남은 쇠주와 반찬거리를 꺼낸다.
술이 알딸딸... 취해간다.

그나마 아직도 몇병의 쇠주가 여분으로 남아있다는 안도감에 잠을 청하려 한다.
아까의 그 광경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그 환상적인 스포츠카와 그 미친년 생각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그 차주인은 뭐하는 놈일까???
하여간에 돈은 무진장 많은 놈이겠지??
돈이 많으니까.. 그 미친년 같은 섹시한 여자를 사귀는 걸꺼야..
나같은 놈은 어디.. 늙은 창녀나 상대하고 말이야..
아까 그년은 벗겨놓으면 어떨까??? 엄청 섹시하겠지???
어느덧 내손은 불쌍한 내좃을 잡고 있다.

이제는 늙은 창녀도 상대할 수 없다.
처량한 딸딸이 신세다.


며칠후...

[종필]이 형 전화다..
[띠리리리...]

"응..나야....."
"나야..얘기만 들어...."

"안한다고 했잖아..."
"도굴 아냐....이새끼야..."

"......말해봐.."
"너랑 나랑 10억씩이다...딱 한번이다... 이거 한방하고 형이랑..외국에서
서양보지들끼고..신나게..놀다와서 맘잡고 잘 살자..."

"......"
"희준아... 딱 한번이야..."

"지금 형.. 어디야???"

[종필]이 형과 전화를 끊고 형을 만나러 간다.
분명히 범법행위일 것이다.
도굴은 아니라지만 거기에 버금가는 범죄..분명하다.

일단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자..
그래... 혹시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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