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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穴[혈]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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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43회 작성일 20-01-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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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다음날 오후 [종필]이형과 북한산으로 향했다.
하루 정도 푹 쉬려고 했으나.. [종필]이 형이 극구 고집을 부렸다.
오늘 저녁 [윤선생]과의 미팅자리에서 중간정산을 요구하겠다는 것이었다.

등산로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문 깎아지는 절벽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암벽을 끼고 한참을 기어올라갔다.

"여기가 맞긴 한데..."
"형.. 저기 위다!!"

"어.. 그러네.. 저위에 꾸부러진 소나무.. 저 옆에 있는 바위틈인가 보다.."
"근데.. 저길 어떻게 기어올라가지??"

"씨발..변변한 장비도 없이.. 암벽등반 해본적도 없는데.. 니미..."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장비탓하고 돌아갈수도 없잖아..
한번 기어올라가 봐야지..뭐.."

"햐.. 요새끼들은 어째 저런데까지 기어올라가서 말뚝을 박으라는거야??"
"빨리 날 저물기전까지 올라가자..형..오늘 저녁에 [윤선생]이랑 약속 있다며??"

"씨발.. 모르겄다.. 나좀.. 밀어봐봐...."

그렇게 목숨을 건 아슬아슬한 암벽등반까지 해가며
기어올라가고 로프를 이용해서 무거운 장비까지 끌어올렸다.

그래도 지난 설악산 등반때 5일간 죽어라 쌩고생을 해서 그런지..
등산이나 등반을 할 때 처음 지리산 등반보다는 체력이 많이 좋아진건 사실이다.

"히야아... 서울시내가 다 내려다 보이네..."
"담배한대씩 피고 시작하자.."

[쩡!!!...쩡!!!!.....쩡!!!!!...쩡!!!!...쩡!!!!!...쩡!!!!]


그렇게 1시간이 넘도록 오함마 질을 해댔다.
사진을 찍고 말뚝 끝 2cm정도의 대가리에 로프를 걸고 아슬아슬하게 내려와
로프를 반동을 주어 말뚝으로 부터 빼버렸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등산로를 콧노래를 불러가며 걸어내려온다.
벌써 6개를 박은거구나...

"내가 말이야.. 괜찮은 가게 자리 하나 봐둔게 있거든..."
"에이.. 또 형.. 그 룸싸롱 동업 얘기야???"

"너 임마.. 박마담네 룸싸롱이 하루에 얼마씩 버는줄 알어???"
"뭐.. 벌어봤자.. 오륙백이겠지..."

"야.. 그거 벌어서 어떻게 유지하냐?? 못벌어도 하루에 3000만원이라더라..."
"뭐?? 삼천만원??"

"그래 임마.. 한달이면..9억이야... 가게 월세내고 애들 돈주고.. 술값내면
최소 4억 떨어지는거야... 그럼 너랑 나랑 2억씩 번다고 치면.. 최소 네 다섯달
이면 본전뽑고.. 그다음꺼부터는 엄청난게 돈 버는거지..."
"히야.... 죽이네..."

"거기 박마담네.. 사장새끼가 너랑 동갑이래?????"
"히야아.. 그새끼..그거..."

"너 저번에 노란색 스포츠카 갖고 싶다 그랬지???"
"어...."

"그정도 가게 가지고 있으면 그런 스포츠카 타고 다닐 수 있어.."
"난 사실.. 이거 끝나면 그차 한대 뽑고 싶은데.. 작은 아파트랑..."

"야.. 그차 한대 산다고 쳐... 너 그럼 그차는 뭘로 유지하고 뭘로 벌어먹고 살래???"
"......"

"차값도 차값이지만.. 그런차가 세금이랑.. 기름 얼마나 먹는줄 니가 아냐???"
"그거야..머... "

"형이랑 돈 합쳐서.. 근사한 룸싸롱 하면.. 넌 평생 그런차 끌고 다니면서
돈 펑펑 버는거야..."
"그래...생각해보자....."

"새끼야.. 너 빵살이 할때.. 내가 못챙겨준거는 형도 어려워서 그런거였어..
그래도 이렇게 굵직한거 한건 가지고 왔잖아...이거면 샘샘 아니냐???"
"그래.. 좋아..어차피 시작도 함께한거.. 끝까지 형이랑 가보자....씨발..."

우리는 벌써부터 들떠서 이 일이 끝나면 그 돈으로 무얼 할지부터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기대감에 [종필]이형과의 힘든 산행도 마냥 기쁘기만 했다.

어둠이 깔린 초저녁시간..
남대문에서 다음 산행에 필요한 장비들과 비품들을 구하고 있다.
[종필]이 형은 돈얘기를 하러간다며 [윤선생]을 만나러 갔다.
아무래도 [윤선생]과 저녁식사에 술까지 한잔 할 모양같다.

북적이는 남대문상가 옆으로 왠 룸싸롱 앞에 핸드폰을 손에 든 [창식]이 형이
보인다.
저새끼.. 이동네에서 자주보네...

[동경 룸비지니스 클럽]??
창식이형네 가게인가??
[창식]이형이 전화를 끊고 건달들로 보이는 남자 두어명에게 뭐라 화를 내기도 한다.

그때 였다.
검은색 승용차 두대가 그앞에 멈추고.. 저번에 길에서 본 그 일본놈 세놈이 내린다.
[창식]이형과 그 동생들이 그놈들을 굽신거리며 안으로 모신다.
저씹쌔끼...쪽빠리들한테...굽신대고.. 저게.. 건달이야????

이윽고 뒷차도 문이 열리면서 머리가 하얀.. 낯익은 노인네가 한복을 입고 내린다.
[엇!! 윤선생이다...]
이럴수가...

윤선생과 그때 그 사무실에서 봤던 일본년이 뒤에서 나란히 내리는 것이다.
[창식]이형이 그 일본년에게도 꾸벅 인사를 하며 안으로 안내를 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조수석에서는 [종필]이 형이 내린다.

저것들..도대체가...뭐지????

[종필]이 형이 차에서 내리자 마자 핸드폰으로 누구에겐가 전화를 한다.
[띠리리리....]
나에게 전화다.....
골목 어귀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희준아..난데... 너 지금 어디야??"

"응.. 남대문에서 물품 사고 집에 가는중..."
"가지말고.. 남대문으로 와라... 어..여기가 어디냐면....."


전화통화가 끝났다.
[동경 룸비지니스 클럽]으로 당장 오라는 것이다.

그자리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결국... 쪽빠리들과 지금의 일들이 무슨 연관이 있는게 분명하구나...

안으로 들어갔다.
문앞에 [창식]이형이 나를 위아래로 훑더니 막아선다.
나를 아직까지도 누군지도 모르는거 같다.

"아직 문 안열었습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안에 손님들 계세요..일본분들하고 [윤선생]님하구요.."

"하이고... 어서 들어가십시오......야야.. 빨리 모셔드려라.."
병신새끼....

웨이터의 안내를 받고 들어간 맨끝 방에는 일본남자 세놈이 앉아있고
가운데는 윤선생과 일본년이 앉아있고 문쪽으로 [종필]이 형이 혼자 앉아있다.

"하이고.. 어서오시게..."
"네...."

[종필]이형 옆에 앉자 [윤선생]옆에 앉은 일본년이 나를 흘끔 쳐다본다.
그리고는 마주앉은 일본놈들에게 나를 소개 한다.

"こちらたちが御苦?さま."
"そうですか"

일본놈 한녀석이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하며 뭐라 지껄인다.
"お?いできて嬉しいです..高木と言います.."
"......"

"만나서..반갑스므니다.. 다카끼씨 라고 하므니다.."
이 일본년이 번역을 해준다.

"아네... 반가워요.. 김희준입니다."
"嬉しいです...ギムフィズンと言います"

이년..이거 한국말 대충 하네...??"

여기저기 시끄러운 일본말과 자기네들의 웃음소리가 계속된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종필]이 형이 [윤선생]에게 나를 데리고 옆방에서 따로 한잔 하겠다고
얘기했다.
어차피 둘이 대화도 안통하는데 어색하게 끼어 있는게 좀 그렇다고 생각되는지
결국 나와 [종필]이형은 옆방으로 갔다.

"형... 머야?? 저 쪽빠리새끼들은 도대체 누구야???"
"좃또 모르겠다.. 무슨 일본 야쿠자들 같던데.."

"야쿠자?? 일본깡패???"
"응... 아까 윤선생네 사무실에 같이 있더라구.. 저 일본년이랑.."

"근데.. 왜 이리로 왔어??"
"몰라.. 우리가 일을 잘해주니까.. 고맙다고 한잔 산다던데.."

"그럼.. 결국 말뚝박는 일.. 저 일본새끼들이 시킨거 맞네???"
"몰라..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아..씨발.. 확실하게 얘기좀 해줘봐...."
"몰라 새끼야... 그냥.. 술이나 퍼마셔.."

"에이.. 씨발.. 찝찝하게..."
"찝찝하긴 새끼야.. 이제와서 어떡할래???"

"윤선생.. 저 늙은 여우같은 영감탱이... 저새끼는 하여간에..."
"됐어..임마.. 일본놈들 일인지 아닌지는 아직 확실히 몰라..신경꺼.."

이윽고 술판이 펼쳐지고 이가게에 내놓으라하는 냄비 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종필]이 형은 파트너와 연신 신이나서 놀았지만..나는 그냥 앉아서
술만 마시고 있었다.
"오빠... 오빠도 노래 하나 불러봐요..."
"시끄러.. 이년아... 니나 실컷 불러..."

그때 였다.
시끄러운 반주음이 멈춰섰을 때 였다.
바깥에서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비명소리도 시끄럽다.
"씨발...머지??"

[와장창창!!!]
[꺄악!!!!!!!]

문을 열고 나가자 복도 끝 로비쪽에서 패싸움이 벌어진게 보인다.
"야..씨발 좃됐다..."

"다죽여!!!!"
[꺄악!!!!!!]
[와장창!! 퍽!!! 퍽!!]
"이 개새끼들..!!!!"

[종필]이 형이 옆방으로 가서 [윤선생]에게 알리고 그 방의 일본놈들과
[윤선생]이 뛰쳐나와 서둘러 후문을 찾기 시작했다.

"저기있다...저 쪽빠리새끼들...잡어!!!!"
"씨발... 빨리튀어!!...빨리튀어!!"

흰색 띠를 머리에 두른 대여섯명의 남자들이 각목을 하나씩들고
우리를 쫒는다.

뒷문 계단에 오르자 뒷문 문이 잠겨져 있는지 일본놈년들과 [윤선생]이
밖에 나가지 못하고 문앞에서 무언가 낑낑대고 있다.

"저기다..저새끼들..죽여!!!!"
"뭐해...도망 안가고...!!!"
"씨발.. 문이 잠겼나봐..."

일본놈 하나가 시퍼런 사시미를 품에서 꺼내들고 나와 [종필]이 형을 밀치고
우리를 쫒던 남자들쪽으로 서둘러 계단을 내려간다.

"이런 쪽빠리 새끼가...엇다 대고 되도 않는 연장질이야..."

"死になさい!!!!!!"
"이런 쪽빠리 새끼가..."

[퍽!!!..빡!!!..퍽!!!..]

용감한 쪽빠리 놈이 사시미를 휘두르다가 존나게 두드러 맞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사적으로 후문앞을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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