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르바이트 - 하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70회 작성일 20-01-17 17:49본문
잠든 그녀의 신체에 대한 결박을 일단은 끝낸 듯했던 뒤 그가 했던 것은 감상에 대한 즉흥적 표현인 듯해 보이는
박수 세번의 소리였다.
그것이 어느정도로까지 그에게 어필했을지는 자신으로선 짐작할 길이 없겠지만 적어도 그에게 적게든 크게든
만족감을 가져다 준 것 같다는 점이 세희로서는 왠지 모를 안도감으로 와닿았다.
다른 아르바이트도 과거에 몇번 해봤던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니나, 하룻밤만의 단시간에 이정도의 금액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은 그녀로선 단연코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그에게 미안한 맘이 없잖아 있었고 그녀로선 분명
그에게 만족감을 선사해주는 것만이 유일한 보상의 길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영상을 보던 세희가 그런 생각에 잠시 잠겨 있을 때쯤, 그가 다시 행동을 개시했다. 하지만.
당장에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었다. 적어도 화면상 시점에서 볼때 장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소리의 변화만이 있었을 따름이다.
청각을 돋우어 귀를 잠시동안 귀울여보고서 그녀가 내린 판단은. 그가 화면 속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자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뭔가를 만져대는 소리와 탁탁거리는 소리. 그 소리는 잠시동안 계속되었다.
아무래도 그는 잠든채 결박되어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세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상당한 흥분감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저런 모습을 관음증적 시각으로 보면서도 흥분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동안 골몰해보는 세희였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관음증이라 하긴 사실 뭐했다. 관음증은 몰래 훔쳐보는 것.
하지만 이 경우엔 나중에 그녀가 이 영상을 보게 될 것이란 걸 그는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보인 행동이니.
별개라 해야 옳았다. 딴건 잘 모르겠어도 자기 자신의 모습이 음란하다는 생각은 좀전에 한 바가 있으니,
어쩌면 저걸 보고 정말로 흥분할 남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이윽고 이르렀다. 다만, 그건 판단에
의한 것일 뿐이지 잘 와닿지는 않는 감정의 것이었지만.
그녀가 그런 추론을 내보고 있을 때 남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순간에 침대 위로 강림하듯이 올라선 그.
그가 침대 위로 올라갔을땐 그의 배 언저리부근과 세희의 발가락 높이 끝이 얼추 비슷했다.
그는 침대 위로 올라와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가려지고 재갈공을 머금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1~2는 가량정도 그렇게 우두커니 그녀의 얼굴만 바라보던 그는 무릎을 꿇고 앉아선 ㄴ 자의 자세로
상체만 똑바로 세우더니 자신의 양 발목을 잡고선 발쪽에 고개를 숙이는 게 보였다.
세희는 숨을 죽이고 그의 행동을 면밀히 바라봤다. 관찰자 시점에서.
그가 한 행동은 여러가지였다.
그녀의 발가락들을 이마 위에 대보기도 하고. 턱을 상당히 치켜드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자신의 발가락을 빨고
있는거라고 세희는 추측했다)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하는 듯한 장면들도 나왔다(발바닥을 위아래로 핥고 있을거라는 추측 역시도 그녀는
할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는 행동을 몇번 하던 남자. 고개는 연신 끄덕거리면서 오른손으론 청바지 벨트를 끄르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 그의 물건이 가만 있질 못하는 상황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세희가 그의 성기를 볼 일이 생기진 않았다. 심지어는 그의 바지내린
모습을 보게 되는 일 역시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는 바지를 약간 내렸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물건이 분명하게 이미 밖으로 드러나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종의 감이었다.
한동안 고개를 끄덕거리던 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가위를 가지고 와선 그녀의 발가락들을 덮는 부위만을 일부
잘라내 엄지를 제외하곤 스타킹의 올들로 덮여있던 발가락들이 10군데 모두 다 새하얗게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이때쯤엔 그의 행동도 점차 빨라져 가고 있었다 동작의 기민함이 그전과 사뭇 달랐다. 그의 기세에 따라 영상을
보는 세희 자신의 마른침 삼켜 가는 소리도 박차가 가해졌다.
여태껏 자신의 발목만을 잡고 있던 그의 손이 변화를 꾀하는 것이 포착되었다. 엄지를 제외한 그의 손가락들이
그녀의 발등을 잡는 것이 보였다. 엄지손가락들은 그의 얼굴 때문에 가려져 교묘하게 숨어버렸다.
아마 그녀의 두 발바닥 장심에 가 있지 않을까 싶은 곳으로 가있는것 같았다. 고개를 까딱거리는 남자의 뒤통수는
아까보단 높낮이가 좀더 하향조정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좀 더 세밀하게 하나 하나씩 발가락들을 빨고 있는것
같았다.
지금 보고 있는 영상은 필시 발 애무 장면의 일부일텐데. 저걸 저렇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성스럽게 보일 정도로
느리고도 느린 동작으로 저렇게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
그럴 일은 생길 일조차 아마 없고 가능하고 말고를 따지고 말 문제의 범주에 들지도 못하는 것이지만.
만약 누군가 세희에게 몇주간 땀가득 흘리는 운동을 즐기는 내내 사용한 팬티스타킹을 착용한 채 그녀 자신의 발 애무를
해줄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절대 못한다고 대답할 것이었다.
그건 분명 고마운 자신의 신체임에 분명하지만. 불결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냄새를 장시간 맡기만 해도 심한 어지럼증을 느낄 것이다. 심지어는 토악질을 하고 싶다는 심정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상태의 발가락을 빨고 발바닥을 핥아줄 수 있겠는가.
아무리 자신의 신체 일부라지만. 그러한 상태로 놓여 있을때는 사랑해 줄 자신이 없었다.
청결하게 해줄 용의는 물론 있다. 비누칠을 해주고 가꾸듯이 정성들여 싹싹 밀어주고 닦아줄 것이다. 발톱 사이에 낀 때까지 세심하게.
하지만 결단코 애무를 해줄 순 없었다. 그건 정말로 자신 없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의 신체에 대한 애정을 그녀 스스로도 보여줄 자신이 없는데. 그걸 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남이. 최근에 알게 된, 여태껏 살면서 일면식도 일체 없던 한명의 남자가.
그는 돈을 주면서도 자신의 더러운 것을 찾아내 거기에 입술을 맞춰준다. 이마나 볼을 대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비싸디 비싼 도자기를 다루듯 그녀의 발등과 발끝. 뒤꿈치와 발바닥을 어루만진다. 손가락들의 놀림 끝에서 부드러움의
조화를 느낀다.
그는 단순한 변태일까. 돈을 넘겨주는 시점에서 그는 분명히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하는 셈이 된다.
사실, 이런 경우 그는 자신이 할 역할? 책임져야 할 부분? 의무? 를 다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그녀를 좀 험히 다루고 우악스럽게 행동한다 해도 그녀가 딱히 반항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이상.
세희에게는 별다른 수단이 없는 상황이었을 터이다. 하지만..
그는 마치 몸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듯 하다. 단순한 변태라면.
자신의 쾌락을 만끽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흔히 자기통제의 벽을 허물어 버리고 만다.
짐승이 되는 것이다. 짐승이 반드시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마 그런 자의 특성상. 타인에게의 배려와 같은
부분을 기대하긴 지극히 어렵다.
자기 자신이 얻고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그것들을 맛보고 즐기기에 바쁘지 음식을 먹는데
젓가락질을 해야 할지 손으로 퍼먹을지에 대한 것까지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의 끈이란게 존재할 가능성이
거의 미비하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계약관계의 남자에게 자신의 발바닥이 핥아지고 발가락들이 빨려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세희가 보면서
놀랐던 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배려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 영상이라는 형태를 통해 은연중 그건 계속 아까부터, 영상을 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전해져 오고 있었다.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솔직한 표현. 박수라던지 손가락을 치켜올린다던지.
재갈공이니 눈가리개니 하는건 귀동냥으로라도 눈대중으로라도 돌아다니다 우연으로라도 접해본 적이 있는 부분의 것들이다.
SM이니 뭐니 하는 것들. 가학과 피학. 구속과 결박..
사실 그런걸 혐오..했다기보단 그저 막연하게 무서운 느낌이었다는게 솔직한 감상이다.
그런건 왠지 모르게 그것들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단편과 일부만을 우연히 엿봤던 그녀로선 지극히
<일방적>과 <강제적>이라는 형태의 느낌으로 다가올수밖에 없었다. 묶여서 맞고, 때리고..그러한..
그가 자신에게 제의를 해올 때 그는 분명 이 부분을 언급을 했었고. 그녀가 놀라는 모습을 숨김 없이 드러내자.
이렇게 말했던게 기억난다.
<제안할 것들이 아직 남았다. 마저 들어라. 그것까지 감안해서 차분히 고려해보아 나를 딱 1번만 만나라. 네 맘에 들지
않는다면 두번 다시 나와 만나지 않아도 좋고. 이런 것들에 대한 제안(결박이나 재갈공과 같은 물건들)들 부분은
거절해도 좋다. 네 뜻대로이다>
그는 결코 어줍잖은 말로 그녀를 안심시키는 행동을 하진 않았다. 한마디로 <일단 봐라. 보고 판단해라>식이었다.
남자는 영상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었다. 약에 취해 잠들었기에 꼭두각시 인형처럼 완전히 실늘어진 상태의 자신의
머리를 다룰 때도, 손목을 쥐여 잡을 때도, 발목을 들어올릴 때도. 모든 게 조심스럽기 그지없다.
그가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입에 재갈공을 물리는데 소요한 시간은 대략 10분이었다. 그 시간이 지루하게 여겨지기보다는
그녀로 하여금 남자의 한 동작 한 동작을 더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되는 데에 오히려 일조하는 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그녀의 얼굴을 SM틱한 작품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으로 만들고 온몸을 결박해놓는 장면이 나왔어도.
처음 보는 자신의 모습에서 음란함을 느꼈을지언정 이런 장면이 화면에 잡혀서 무섭다는 생각은 결코 들질 않았다.
음란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모습에서마저도 그런 느낌을 가질 때쯤에 그의 박수소리가 적시에 울려 퍼져 긴장이
풀리게 하는 역할을 해줬다. 타이밍의 귀재랄까. 그는 마치 이미 그녀의 몸만이 아니라 마음을 <지배>하는 것 같았다.
강제적인 지배가 아니라. 그녀 스스로 마음을 움직이게끔 하는 자발적인 지배..
<즐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냐.. 정말로 내 몸을 생각해 주고 있어. 점점 또렷하게 느껴져..>
배려의 흔적은 또 있었다. 그는 여태껏 그녀에게 자신의 물건은 커녕 팬티조차도 보여주질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이것도 성적인 면과 관계되는 제안과 수락이 분명히 있었던 부분이란게 사전에 있었던 내용들인데.
그는 그녀가 모르는 사람과 그런걸 한다는 게 거리낌이 있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영상에는 결코 잡히게 하지 않는, 드러나지 않게. 티나지 않게 그가 혼자 하는 배려를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이 남자도 물건을 써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다. 화면에 나오지는 않지만
이미 그는 돌출시켜 놓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는 그걸 사용하긴 할지언정 그녀에게 보여주진 않겠지.
그녀가 기분 나빠 할 테이니까.
그에 대한 호감도가 조금씩 조금씩 상승하는 것을 그녀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를 조금씩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행동은 예측 하기 어렵겠지만 마음 씀씀이가 계속 될것 같다는
믿음은 틀림없이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게 고마웠다. 더 지켜보고 싶었다.
영상에서 이 부분까지 본 뒤에 그녀가 결정을 내린 건. 자신의 신체에 그의 성기가 접촉해도 확실히 개의치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첫만남이라 국부를 수락해줄 순 없었지만 허락한 부위에 대해선 결코 조금의 후회도 없었다.
허락한 부위라도 이런 종류의 일이 처음인 그녀로서는 찜찜했던 마음이 없잖아 있는 상태에서 수락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이 일체 없어졌다. 당시의 그 찜찜했던 감정을 말끔히 해소시켜준 데 대해 그녀는
다시 한번 감사 했다.
박수 세번의 소리였다.
그것이 어느정도로까지 그에게 어필했을지는 자신으로선 짐작할 길이 없겠지만 적어도 그에게 적게든 크게든
만족감을 가져다 준 것 같다는 점이 세희로서는 왠지 모를 안도감으로 와닿았다.
다른 아르바이트도 과거에 몇번 해봤던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니나, 하룻밤만의 단시간에 이정도의 금액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은 그녀로선 단연코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그에게 미안한 맘이 없잖아 있었고 그녀로선 분명
그에게 만족감을 선사해주는 것만이 유일한 보상의 길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영상을 보던 세희가 그런 생각에 잠시 잠겨 있을 때쯤, 그가 다시 행동을 개시했다. 하지만.
당장에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었다. 적어도 화면상 시점에서 볼때 장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소리의 변화만이 있었을 따름이다.
청각을 돋우어 귀를 잠시동안 귀울여보고서 그녀가 내린 판단은. 그가 화면 속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자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뭔가를 만져대는 소리와 탁탁거리는 소리. 그 소리는 잠시동안 계속되었다.
아무래도 그는 잠든채 결박되어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세희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상당한 흥분감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저런 모습을 관음증적 시각으로 보면서도 흥분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동안 골몰해보는 세희였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관음증이라 하긴 사실 뭐했다. 관음증은 몰래 훔쳐보는 것.
하지만 이 경우엔 나중에 그녀가 이 영상을 보게 될 것이란 걸 그는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보인 행동이니.
별개라 해야 옳았다. 딴건 잘 모르겠어도 자기 자신의 모습이 음란하다는 생각은 좀전에 한 바가 있으니,
어쩌면 저걸 보고 정말로 흥분할 남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이윽고 이르렀다. 다만, 그건 판단에
의한 것일 뿐이지 잘 와닿지는 않는 감정의 것이었지만.
그녀가 그런 추론을 내보고 있을 때 남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순간에 침대 위로 강림하듯이 올라선 그.
그가 침대 위로 올라갔을땐 그의 배 언저리부근과 세희의 발가락 높이 끝이 얼추 비슷했다.
그는 침대 위로 올라와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가려지고 재갈공을 머금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1~2는 가량정도 그렇게 우두커니 그녀의 얼굴만 바라보던 그는 무릎을 꿇고 앉아선 ㄴ 자의 자세로
상체만 똑바로 세우더니 자신의 양 발목을 잡고선 발쪽에 고개를 숙이는 게 보였다.
세희는 숨을 죽이고 그의 행동을 면밀히 바라봤다. 관찰자 시점에서.
그가 한 행동은 여러가지였다.
그녀의 발가락들을 이마 위에 대보기도 하고. 턱을 상당히 치켜드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자신의 발가락을 빨고
있는거라고 세희는 추측했다)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하는 듯한 장면들도 나왔다(발바닥을 위아래로 핥고 있을거라는 추측 역시도 그녀는
할 수 있었다)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는 행동을 몇번 하던 남자. 고개는 연신 끄덕거리면서 오른손으론 청바지 벨트를 끄르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 그의 물건이 가만 있질 못하는 상황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세희가 그의 성기를 볼 일이 생기진 않았다. 심지어는 그의 바지내린
모습을 보게 되는 일 역시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는 바지를 약간 내렸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물건이 분명하게 이미 밖으로 드러나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종의 감이었다.
한동안 고개를 끄덕거리던 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가위를 가지고 와선 그녀의 발가락들을 덮는 부위만을 일부
잘라내 엄지를 제외하곤 스타킹의 올들로 덮여있던 발가락들이 10군데 모두 다 새하얗게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이때쯤엔 그의 행동도 점차 빨라져 가고 있었다 동작의 기민함이 그전과 사뭇 달랐다. 그의 기세에 따라 영상을
보는 세희 자신의 마른침 삼켜 가는 소리도 박차가 가해졌다.
여태껏 자신의 발목만을 잡고 있던 그의 손이 변화를 꾀하는 것이 포착되었다. 엄지를 제외한 그의 손가락들이
그녀의 발등을 잡는 것이 보였다. 엄지손가락들은 그의 얼굴 때문에 가려져 교묘하게 숨어버렸다.
아마 그녀의 두 발바닥 장심에 가 있지 않을까 싶은 곳으로 가있는것 같았다. 고개를 까딱거리는 남자의 뒤통수는
아까보단 높낮이가 좀더 하향조정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좀 더 세밀하게 하나 하나씩 발가락들을 빨고 있는것
같았다.
지금 보고 있는 영상은 필시 발 애무 장면의 일부일텐데. 저걸 저렇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성스럽게 보일 정도로
느리고도 느린 동작으로 저렇게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
그럴 일은 생길 일조차 아마 없고 가능하고 말고를 따지고 말 문제의 범주에 들지도 못하는 것이지만.
만약 누군가 세희에게 몇주간 땀가득 흘리는 운동을 즐기는 내내 사용한 팬티스타킹을 착용한 채 그녀 자신의 발 애무를
해줄 수 있겠냐고 묻는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절대 못한다고 대답할 것이었다.
그건 분명 고마운 자신의 신체임에 분명하지만. 불결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냄새를 장시간 맡기만 해도 심한 어지럼증을 느낄 것이다. 심지어는 토악질을 하고 싶다는 심정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상태의 발가락을 빨고 발바닥을 핥아줄 수 있겠는가.
아무리 자신의 신체 일부라지만. 그러한 상태로 놓여 있을때는 사랑해 줄 자신이 없었다.
청결하게 해줄 용의는 물론 있다. 비누칠을 해주고 가꾸듯이 정성들여 싹싹 밀어주고 닦아줄 것이다. 발톱 사이에 낀 때까지 세심하게.
하지만 결단코 애무를 해줄 순 없었다. 그건 정말로 자신 없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의 신체에 대한 애정을 그녀 스스로도 보여줄 자신이 없는데. 그걸 하는 사람이 있다.
그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남이. 최근에 알게 된, 여태껏 살면서 일면식도 일체 없던 한명의 남자가.
그는 돈을 주면서도 자신의 더러운 것을 찾아내 거기에 입술을 맞춰준다. 이마나 볼을 대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비싸디 비싼 도자기를 다루듯 그녀의 발등과 발끝. 뒤꿈치와 발바닥을 어루만진다. 손가락들의 놀림 끝에서 부드러움의
조화를 느낀다.
그는 단순한 변태일까. 돈을 넘겨주는 시점에서 그는 분명히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하는 셈이 된다.
사실, 이런 경우 그는 자신이 할 역할? 책임져야 할 부분? 의무? 를 다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가 그녀를 좀 험히 다루고 우악스럽게 행동한다 해도 그녀가 딱히 반항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이상.
세희에게는 별다른 수단이 없는 상황이었을 터이다. 하지만..
그는 마치 몸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듯 하다. 단순한 변태라면.
자신의 쾌락을 만끽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흔히 자기통제의 벽을 허물어 버리고 만다.
짐승이 되는 것이다. 짐승이 반드시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마 그런 자의 특성상. 타인에게의 배려와 같은
부분을 기대하긴 지극히 어렵다.
자기 자신이 얻고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데 그것들을 맛보고 즐기기에 바쁘지 음식을 먹는데
젓가락질을 해야 할지 손으로 퍼먹을지에 대한 것까지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의 끈이란게 존재할 가능성이
거의 미비하기 때문이다.
처음 보는 계약관계의 남자에게 자신의 발바닥이 핥아지고 발가락들이 빨려지는 장면을 영상으로 세희가 보면서
놀랐던 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는 배려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 영상이라는 형태를 통해 은연중 그건 계속 아까부터, 영상을 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전해져 오고 있었다.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솔직한 표현. 박수라던지 손가락을 치켜올린다던지.
재갈공이니 눈가리개니 하는건 귀동냥으로라도 눈대중으로라도 돌아다니다 우연으로라도 접해본 적이 있는 부분의 것들이다.
SM이니 뭐니 하는 것들. 가학과 피학. 구속과 결박..
사실 그런걸 혐오..했다기보단 그저 막연하게 무서운 느낌이었다는게 솔직한 감상이다.
그런건 왠지 모르게 그것들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단편과 일부만을 우연히 엿봤던 그녀로선 지극히
<일방적>과 <강제적>이라는 형태의 느낌으로 다가올수밖에 없었다. 묶여서 맞고, 때리고..그러한..
그가 자신에게 제의를 해올 때 그는 분명 이 부분을 언급을 했었고. 그녀가 놀라는 모습을 숨김 없이 드러내자.
이렇게 말했던게 기억난다.
<제안할 것들이 아직 남았다. 마저 들어라. 그것까지 감안해서 차분히 고려해보아 나를 딱 1번만 만나라. 네 맘에 들지
않는다면 두번 다시 나와 만나지 않아도 좋고. 이런 것들에 대한 제안(결박이나 재갈공과 같은 물건들)들 부분은
거절해도 좋다. 네 뜻대로이다>
그는 결코 어줍잖은 말로 그녀를 안심시키는 행동을 하진 않았다. 한마디로 <일단 봐라. 보고 판단해라>식이었다.
남자는 영상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었다. 약에 취해 잠들었기에 꼭두각시 인형처럼 완전히 실늘어진 상태의 자신의
머리를 다룰 때도, 손목을 쥐여 잡을 때도, 발목을 들어올릴 때도. 모든 게 조심스럽기 그지없다.
그가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입에 재갈공을 물리는데 소요한 시간은 대략 10분이었다. 그 시간이 지루하게 여겨지기보다는
그녀로 하여금 남자의 한 동작 한 동작을 더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되는 데에 오히려 일조하는 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그녀의 얼굴을 SM틱한 작품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으로 만들고 온몸을 결박해놓는 장면이 나왔어도.
처음 보는 자신의 모습에서 음란함을 느꼈을지언정 이런 장면이 화면에 잡혀서 무섭다는 생각은 결코 들질 않았다.
음란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모습에서마저도 그런 느낌을 가질 때쯤에 그의 박수소리가 적시에 울려 퍼져 긴장이
풀리게 하는 역할을 해줬다. 타이밍의 귀재랄까. 그는 마치 이미 그녀의 몸만이 아니라 마음을 <지배>하는 것 같았다.
강제적인 지배가 아니라. 그녀 스스로 마음을 움직이게끔 하는 자발적인 지배..
<즐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냐.. 정말로 내 몸을 생각해 주고 있어. 점점 또렷하게 느껴져..>
배려의 흔적은 또 있었다. 그는 여태껏 그녀에게 자신의 물건은 커녕 팬티조차도 보여주질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이것도 성적인 면과 관계되는 제안과 수락이 분명히 있었던 부분이란게 사전에 있었던 내용들인데.
그는 그녀가 모르는 사람과 그런걸 한다는 게 거리낌이 있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영상에는 결코 잡히게 하지 않는, 드러나지 않게. 티나지 않게 그가 혼자 하는 배려를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조금 있으면 이 남자도 물건을 써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걸 그녀는 알고 있다. 화면에 나오지는 않지만
이미 그는 돌출시켜 놓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는 그걸 사용하긴 할지언정 그녀에게 보여주진 않겠지.
그녀가 기분 나빠 할 테이니까.
그에 대한 호감도가 조금씩 조금씩 상승하는 것을 그녀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를 조금씩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행동은 예측 하기 어렵겠지만 마음 씀씀이가 계속 될것 같다는
믿음은 틀림없이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게 고마웠다. 더 지켜보고 싶었다.
영상에서 이 부분까지 본 뒤에 그녀가 결정을 내린 건. 자신의 신체에 그의 성기가 접촉해도 확실히 개의치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첫만남이라 국부를 수락해줄 순 없었지만 허락한 부위에 대해선 결코 조금의 후회도 없었다.
허락한 부위라도 이런 종류의 일이 처음인 그녀로서는 찜찜했던 마음이 없잖아 있는 상태에서 수락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이 일체 없어졌다. 당시의 그 찜찜했던 감정을 말끔히 해소시켜준 데 대해 그녀는
다시 한번 감사 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