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 가정부 2명 따먹은 이야기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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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455회 작성일 20-01-17 20:48본문
80년대 부잣집 도련님과 시골에서 올라온 가난한 가정부의 사랑.
어쩌면 동정심이었을까. 아니다.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천재기타리스트 잉베이 말름스틴이 기타를 연주하던 메탈밴드 알카트라즈 앨범명처럼 록큰롤에 탈출은 없고...
사랑에는 동기가 없다.
난 순희가 보고 싶었다. 언제부턴가 마음 한 구석에 들꽃 같은 하얀 사랑이 싹트고 있엇다
적당히 외모나 성격에 끌리는 감각적인 사랑이 아니라...내 마음 깊은 곳의 순결한 사랑..
순희에게 그걸 느꼈다. 그래...사랑이란 건 말야. 같이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아.
뇌섹남이 즐겨한다는 하스스톤 모바일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큰 것 처럼 말이다.
어느 날 순희가 나를 떠나고 편지도 끊기니 더욱 더 안타깝고 보고 싶었다.. 순희야....
윤지영과의 결별은 별다른 절차가 필요 없었다. 밝히는 년들에게는 섹스가 쵝오의 아름다운 이별의식 아닐까.
솔직히 여대생 치고도 지영처럼 몸매가 두루 괜찮은 애는 만나기도 쉽지 않다.
지영이를 침대 위에 내던지다시피 뉘인 다음 잽싸게 문을 잠갔다. 그리고 길거리표 죠다쉬 상의 티셔츠 부터 거칠게 벗겼다.
"어머..어머..지훈아..급해?"
"미치겠어....빨리 팬티도 벗어..."
"알았어..."
지영이는 창녀처럼 대해줄 수록 더 좋아했다. 참 이상한 애였다.
전생에 아마 그런 계통 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핥! 아, 하, 아..앙...자..기..아..자기..으응, 하앗!”
퍽퍽! 퍽퍽!! 퍽퍽퍽!! 퍽퍽퍽퍽!!!!
"좋아? 괜찮아?...더 세게 박아줄까? 아앗..아흣...
"아하앙..아핫..핡...자기야..좋아...아아..."
나는 잦이를 씻고 나와서 잠시 지영이 빨통을 주무르다고 다시 잦이를 지영이 입쪽으로 들이댔다.
"지영아? 내 것 좀 빨아 줄래?"
"응?.. ....지훈아?"
"나도 니것 빨아줄게..."
"아...알았어..."
방종현 패거리를 만나고 와서도 별 다른 얘기가 없는 것에 안도한 지영은 적극적으로 섹스에 임했다.
난 거의 매일 지영이를 우리 집으로 불렀다. 그리고 가정부 아줌마와 떡칠 때처럼 포르노를 틀어놨다.
"지훈아. 저거 야하다. 너무 자극적이야."
"왜. 이 걸레년아. 네가 좋아하는거 잖아.."
난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말하는 지영이의 입에 이미 가느다란 탄식이 나오고 있었다.
포르노를 구경하면서 지영이는 한손으로 자기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야한 장면을 보니 냄비가 끓듯이 색욕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거다.
맞다. 체질적으로 남자 없이 못사는 여자들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남자 좆대가리 없이 못사는 애들이다. 기름을 넣어야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 처럼 봊이를
쑤시면서 정액을 투입해야 생활할 수 있는 애들이 있었다. 안 그러면 시름시름 앓는다.
현명한 옛 어른들은 그것을 에둘러 "서방병"이라고 했다.
언제부턴가 느꼈지만 윤지영은 분명 그런 애 였다.
쭈루룹쭈루룹... 핥짝핥짝....
윤지영이 내 잦이를 정신없이 빤다. 귀두를 혀로 굴리고 불알을 핥는다.
무언가 결핍 증세가 있는 애 처럼 잦이를 탐닉한다. 지영의 ㅅㄲㅅ가 보통 솜씨가 아니다.
그렇게 얼마 전까지 군대간 종우형의 잦이도 빨았겠지....시발년.
휴가 나온 종우현 잦이는 또 얼마나 빨고 싶었을까. 남자 잦이 빨면서 스스로 신음소리 내는 너야말로 진짜 색녀다.
애초에 우린 연인이 아니라 섹파로 만났어야 했다..
내가 지영이 엉덩 움켜잡고 내쪽으로 돌려서 봊이에 손가락을 넣었다.
아아..아아앗....지영이가 엉덩이를 비튼다.
하나..둘....셋...벌써 봊이에 손가락에 세개나 들어갔다. 금새 보짖물이 흥건해졌다.
아아아앗....아항..
그래도 손가락 빼라는 소리는 안한다.
지영아...가슴에 싸도 돼?
찌익.....찍찌이이익~~~
난 지영의 빨통 위에 좆을 세우고 내 정액을 힘차게 발사했다. 가슴과 배꼽 도처에 내 하얀 정액이 흩뿌려졌다.
지영이가 신음소리를 내면서 그 장면을 본다.
"지훈아...네가 사정하는 것 볼 때 나 많이 흥분 돼."
지영이 때문에 남자들이 사정하는 것을 보는 여자들이 흥분한다는 것을 알았다.
"지훈아. 너 요즘 왜 그렇게 섹스 많이 해? 그 동안 많이 참은 거야?"
이년아. 너랑 이별하기 전에 본전 찾으려고 한다. 그동안 너에게 투자한게 얼마냐.
"지영아...차 시트 뒤로 밀께.. 빨리 팬티만 벗어.."
"지..지훈아. 여기서 할려구..?"
야밤에 남산 밑에서 하는 카섹스는 짜릿했다. 멀리서 힐끔힐끔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짜릿 한 것 같았다.
퍽퍽...퍽퍽퍽!! 퍽퍽퍽!!!!!!
아아아..아학...아아아..지훈아....사랑해...
아읔..아핡..아흐흐..아흐흣...아학
난 매일 골반이 부서져라 지영이 봇이에 미칠듯이 박았다. 지영이도 섹스라면 지치지 않았다
"네가 원하는 게 이거잖아? 남자 좆맛. 너 이거 없이 못 살잖아. 오죽했으면 애인과 사귀면서 다른 남자랑 떡치고..
그 애인 군대 가니 곧바로 내 좆을 찾았니..자, 실컷 좆맛을 느껴봐.이 걸레뇬아."
라디오에서 듀란듀란의 "리플렉션"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이 팝송 진짜 지겹게 나오는구나.
팝그룹 "웸"과 "듀란듀란"이 한국 여학생들에게 인기를 끌더니 갑자기 "아-하"라는 그룹이 만화 뮤직 비디오를
들고 튀어나와서 바야흐로 80년대 이 팝그룹 3파전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특히 듀란듀란의 베이시스트 존테일러에 미친 여고생들 진짜 많았다.
난 전에 포르노에서 여자 봊이에 딸기잼과 아이스크림을 발라서 빨아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영이가 나를 정신적으로 농락했으니 나도 지영이를 육체적으로 농락하고 싶었다.
"지훈아. 왜 딸기잼 사오라고 했어? 아줌마 시켜서 사왔다. 식빵 발라 먹을려고?"
어머니가 내게 물었다.
"아니요. 엄마가 좋아하는 윤지영이 봇이에 발라서 빨아먹으려구요......"
막상 시도하려고 했는데 차마 그렇게는 할 수 없었다. 포르노에서 본 것 처럼 이것 저것 다 해봤다. So What?
그럼...이젠 버릴 차례다.
헤어지기 전날 난 지영에게 어머니 비자카드를 슬쩍 꺼내서 백화점에서 정장을 여러벌 사줬다. 실컷 먹었으니 이제 화대를 치러야지..
아참, 꼴에 신촌 지역 여대생이라 비싸지....
지영은 오히려 쿨 했다. 보통 애가 아니었다. 날 빤히 쳐다보더니 장미를 하나 꺼내 물었다.
나도 그동안 알고 있는데 모른척 했다. 지영이 입에서 풍기던 담배 냄새를.
"그래서 헤어지자고?"
"엉..."
"이럴려구 너 요즘 맨날 그렇게 나랑 잔거니?"
"응.."
"개새끼..."
그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다방에서 나가버렸다. 찬바람이 일었다. 남궁옥분의 "사랑사랑 누가말했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윤지영과의 짧은 연애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다.
난 그 후 매일 술을 마셨다. 우리 동네에는 늘 술친구들이 있었다. 대학을 안갔고 군대 가기전에 이런 저런 알바나 하면서
반 백수로 청춘을 썩히는 애들이 꽤 있엇다.
지가 공부 하기싫어서 대학을 못갔으면서 늘 제도 교육을 욕하고 현실이 시궁창인 탓을 사회와 정부로 돌리는 새끼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어느 시대에도 있다.
나는 그런 친구들의 물주를 자임했다. 순희와의 이별, 그리고 다시 지영이와 연애 또 이별....
1년도 안된 기간동안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난 군대 가기로 결심했다. 그 시절 많은 젊은이들 이런 저런 상처를 입을 때 군대를 젊음의 도피처로 삼았다. 내가 딱 그랬다.
보통 재수안하고 대학간 애들은 2학년 마치고 가고 재수한 애들은 1학년 마치고 군대를 갔다.
난 시험 때를 제외하고 거의 학교를 안나가고 동네 껄렁패들과 통닭집을 아지트 삼아 소주를 마셨다.
가끔 낮술에 취해서 강의실에 들어가면 교수는 오히려 시국에 고뇌하면서 술 퍼마시는 운동권 학생인걸로 오해했다.
그 몇달 전에 대학생들이 미문화원을 점거해서 세상이 발칵 뒤집어졌었다. 세계적 토픽이었다.
당시에는 데모하러 수업 빠지는 애들이 워낙 부지기수여서 교수가 많이 봐줬다.
그래도 학점은 그럭저럭 메꿨다. 란영이가 이것 저것 많이 도와줬다. 나를 좋아하는 란영이는 키작고 똥똥한 대신 가슴이 컸다.
며칠 후 우연히 학교 앞에서 마주 친 윤지영이가 어떤 복학생 선배와 손잡고 재잘 거리는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래, 역시 넌 걸레였어." 난 스스로를 위안했다.
집에 가면 동네 껄렁패들과..... 어쩌다 학교가면 란영이와 술을 마셨다. 란영이는 술이 들어가면 나한테 습관적으로 기댔는데
큰 가슴의 촉감이 느껴졌다. 란영이는 가끔 "으응..." 하며서 내 팔에 기대 고개를 묻고 가슴을 비볐지만 난 차마 란영이까지 따먹을 수는 없었다.
술 자리에서 몇 번이나 내 손이 란영이 가슴까지 갔다가 도로 돌아왔다.
"란영아,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자. 그래 줄래?"
란영이가 슬픈 표정으로 고갤 끄덕였을 때 난 란영이와 딱 한번 진한 우정의 키스를 했다. 그 키스는 슬펐다.
밤 12시에 찾은 천호동 텍사스는 대낮 같았다. 창녀촌 업소는 대개 붉은 빛이 많아서 당시에는 "정육점"이라고 불렀다.
여자가 봊이를 파는 것 또한 고기를 파는 것이다.
당시도 창녀촌은 불법이었지만 현명한 경찰은 단속을 하지 않았다. 5공 시대 경찰은 적당히 영업을 허용해주고 돈만 갈취했다.
국가는 그런 식으로 남성들의 배설욕구 푸는 것을 묵인해줬다.
"오빠...오빠야....여기..여기..."
"아, 잘생긴 오빠...여기로 와..잘해줄게"
붉은 빛이 즐비한 창녀촌을 걷다 보면... 여고생 교복입은 뇬도 있고...세라복 입은 뇬...공주 드레스 입은 뇬도 있었다...
별 년들이 다 호객행위를 했다.
사실 대한민국 코스프레의 선구자는 창녀들이다. 디시인사이드 코스프레갤 보다 거의 20년 가까이를 앞섰다.
어떨 때는 진짜 일본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것 같은 청순한 미모의 여자애도 보았다.
저런 미모를 가진 년들이 왜 저 유리창에 저러고 사나 생각도 했지만 윤지영을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봊이에 좆이 매일 매일 꽂혀야만 태엽 감기듯 움직이는 기계들아닌가. 창녀들은 생계형이라 우기지만 사실 섹스를 해야만
삶이 지탱되는 걸레일 뿐이다.
왜냐면 당시 경제상황은 나날이 호전되고 일자리는 늘어만 가고 있었다. 올림픽을 앞둔 대한민국은 조선시대 이래 쵝오 호황이었다.
"시발...오늘 떡치고 싶은 새끼 남아라."
"오, 홧팅!! 지훈아. 난 한달동안 굶었다."
"지훈아...나도 딸치는 것도 이제 서럽다."
우린 입대를 앞둔 왕성한 성욕의 21살 남자였다. 우린 술이 떡이되면 택시를 타고 천호동 588 거리를 누볐다.
588거리에는 휴가나온 해병대들 모여서 구호를 외치기도 했고 환경 미화원 복장의 아저씨도 있었다.
그 때는 빡촌 거리를 사람들이 통행로 처럼 자연스럽게 다녔다. 고등학생들도 바짓속에 좆을 잡고 유리창 속의 여자들을 구경했다.
난 점점 썩어가고 자학하고 있었다. 더구나 남자들이라면 느끼는 입대 전의 젊은 날의 허무가 밀려왔다.
주갤럼들이라도 한번 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난 그럴수록 솔직히 순희가 보고 싶었다. 썩어빠진 내 영혼은 해맑은 순희의 맑은 영혼을 만나면 정화 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내 옹졸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더구나 입대 영장까지 받아 놓은 새끼가 이제 와서 옛 여친을 찾는다?
그건 메르스 걸린 여시가 격리를 거부하면서 피해다니는 것 처럼 아주 비열한 짓이다.
세상에서 제일 사악한 놈이 입대 영장 받아놓고 소개팅하는 거였다. 나 강지훈은 그렇게까지 살고 싶지 않았다.
거의 100일 연속으로 술을 마시니 나중에는 코피가 났다. 낮에는 NHK 일본 방송 보면서 빈둥거렸다. 난 일뽕이었다.
일본가 문화 개방 전이지만 우리집에는 안테나가 달려있어서 일본 TV를 볼 수 있었다.
어머니가 보안사에 계신 외삼촌에게 말해서 서울의 국방부나 편한 데로 빼준다고 했다.
난 그냥 전방에서 푹 썩고 싶다고 고집 부렸다. 어머니가 하도 사정을 하는 바람에 그나마 면회 가기 쉽도록 경기도 쪽 부대로 합의를 봤다.
나 뿐 아니라 80년대 돈있고 뺵있는 애들은 다 그런 식으로 군대를 골라서 갔다.
난 아무래도 좋았다. 당시 복무기간은 2년 6개월이나 되었다. 청춘을 저당잡힌 병정놀이는 그 시절에는 젊음과의 절연을 의미했다.
달력에 X를 치다 보니 하스스톤 모바일 하듯 시간이 흘러 입대 1주일이 남았다
이제 군대 가기 전에 할 일은 거진 다 끝냈다. 친척들 찾아 뵙고 형우랑 깡철이도 만나고 ...
보기 싫은 윤지영만 빼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 한번씩 만났다.
순희야....순희를 볼 차례다.
난 금은방에 들러서 18k목걸이를 하나 샀다. 그 흔한 악세사리 장신구 하나 없이 다니는 순희 목에 꼭 걸어주고 싶었다.
"순희가 아직 애인 없으면 좋겠다..." 라고 혼자 상상도 해보았다.
혹시 애인 없으면 날 받아줄까..아니다. 그냥 마지막으로 순희 얼굴 보고 가자.
만약 애인 없으면 그냥 나 군대가니 편지나 가끔 써달라고 할까? 아니다. 그것도 찌질하다.
그치만 지금 진짜... 진짜 보고 싶었다. 그냥 얼굴이나 보고 가자. 하스스톤 모바일 과금하듯 난 마음을 비웠다.
터미널에서 고속버스에 올랐다. xx시에 내려 다시 순희네 동네로 가기 위해 시골버스를 타고 한참 들어갔다.
그 동네는 하루에 세번 밖에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이미 해가 바뀌어 겨울이지만 꽤 따뜻하고 좋은 날씨였다.
순희 집 길을 몰라 한참을 헤맸다. 승용차로 갈 때와 또 달랐다. 간신히 찾았다.
순희네 시골 집은 담이 낮았다. 난 슬쩍 안을 살폈다. 마당 안에 아무도 없다.
한참을 기다리니 안채에서 왠 아가씨가 나온다. 커다란 통에 빨래를 잔뜩 갖고 나온다.
아마 볕이 좋으니 빨래줄에 널어 놓으려는 것 같았다.
순희다.....난 눈물이 핑돌았다.
순희 키는 160센티로 자그마했지만 몸매는 늘씬했다. 살짝 튀어나온 도톰한 입술..한결 더 예뻐졋다.
순희는 전혀 시골 아낙같지 않았다. 서울 아가씨가 잠시 시골 부모댁 찾은 것 같았다.
그만큼 그동안 서울물 먹었던 23살의 순희는 더 세련되었다.
순희가 빨래를 널으려고 손을 치켜드니 빨간색 상의가 들려 올라가 잠깐 순희의 배꼽이 살짝 보였다.
"얘는 잘 좀 가리지..."
한편으로는 꼴리면서도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참, 내 여자도 아닌데 내가 무슨 생각하는거야.."
난 이미 페이트가 다 벗겨진 작은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잘 지냈어?"
순희가 나를 보더니 놀라 눈이 휘둥그래졌다.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다시 빨래를 넌다.
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태연하게 말한다. 마치..마치...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참 오랜만이네. 어쩐 일이야?"
"응..그냥..."
다시 순희는 묵묵부답으로 계속 빨래를 털더니 계속 넌다. 일요일이라서 밀린 빨래를 하는 것 같았다.
순희도 ....나도 별 말이 없었다. 사실 무슨 말을 할지 몰랐다.
내가 또 입을 열었다.
"순희야, 이거 아버지 드려. 한약 좀 지어왔어. 아버지 전에 천식 심하다고 했잖아."
빈 손으로 가기도 뭐해서 난 서울에서 용하다는 한약방에서 한약을 지어왔다.
"거기다가 내려놔."
순희가 또 냉랭하게 말했다. 작은 대청마루에 앉으라는 말도 없으니... 난 그냥 쭈삣거리면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와 동생은 어디갔나보네?"
"엉, 동생이 아버지 모시고 마실 나갔어."
다 쓰러져가는 작은 집을 살펴보았다. 딱히 변한게 없었다. 다만 마루 밑에 굽 높은 하이힐이 눈에 띄었다.
그러고보니 못 본 동안 순희도 꽤 외모에 많이 신경을 쓰는것 같았다. 화장을 거의 안하던 애인데 오늘은 일욜인데도 살짝 화장을 한 것 같았다.
혹시..? 난 용기를 내서 물어봤다. 유치하긴 하지만... 내겐 중요한 질문이었다.
"순희야. 호...혹시 만나는 사람 있니??"
"그럼 없을 줄 알았어?"
순희의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그렇지...작은 회사라지만 그래도 사회생활인데... 만나거나 들이대는 남자가 꽤 있겠지.
순희는 고운 얼굴에 인생에서 제일 아름다울 나이다. 여자는 20살이 지나면서 한 해가 바뀔수록 더 이쁘고 성숙해져가는 것 같았다.
난 마음을 비우고 왔지만 그 말을 들으니 또 힘이 쑥 빠졌다. 자꾸 눈물이 날 거 같았다.
난 선생님에게 혼난 아이처럼 잠시 고개를 숙이고 풀이 죽어 순희의 발만 뚫어지게 쳐다 봤다.
사람 마음이란 뜻대로 통제하는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푸대접에... 그냥 갈까 하다가 입대전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인사는 하고 싶었다.
그게 순희에 대한..아니, 우리들의 짧지만 뜨거웠던 청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순희야.."
"왜..."
"잘 지내, 알았지?"
"그래, 너 보란듯이 잘 살거야."
순희의 대답에 어딘가 날이 서 있었다. 이해한다. 미안하다..순희야....
"나, 군대가.."
갑자기 순이 눈이 커졌다. 빨래를 널던 손이 잠깐 파르르 떨리는 것을 난 놓치지 않았다.
잠시 후 순희는 침착을 되찾았다.
"언제 가는데?"
"다음주...."
순희의 얼굴에 갑자기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순희야. 나 원망 많이했지?"
"........."
"난 걔랑 오래 전에 헤어졌어. 내가 참 바보 같았지..."
순희가 빨래를 널던 손을 잠시 내려놓고...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여전히 말이 없었다.
"순희야, 많이 미안했고 참 고마웠어..."
"............"
순희 얼굴에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난 갑자기 서러웠다. 그래도 입대 전 밝은 표정으로 대해줬으면 내 맘도 편하겠는데..
하긴 내가 지은 죄가 있으니....
그렇지만 끝까지 순희의 그런 퉁명스러운 모습은 난 싫었다.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그때 다시 보게 되면... 지금보다 좀 더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내 목소리가 조금 떨려나왔다.
난 잠시 침울 했지만.. 애써 쾌활을 되찾고 말했다.
"아참, 순희야 이거 받아."
순희가 나를 조용히 쳐다봤다.
"그냥 싸구려 목걸이인데 예전에 너 선물도 제대로 못해줘서 늘 마음에 걸렸어. 군대 가기전에 마음으로 주는 선물이니까... 다른 뜻은 아냐. 그냥 받아..."
"..........."
어느덧 순희의 눈가가 물기에 촉촉해 지고 있었다.
"나 군대 가면 몇 년은 못 보잖아. 그냥 가면 너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아서.. 이렇게 내려왔어."
"..........."
"너 사귀는 사람 있다니 잘 됐다. 넌 좋은 애니까..그리고 뭐든 잘하고... 잘될거야."
".........."
갑자기 내 목소리가 울먹여졌다.
"나...나도 네 옆에 있고 싶었는데..그..그게 잘 안되네..세상일 참 뜻대로 안된다.."
"..........."
"..잘있어. 나 갈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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