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사랑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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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28회 작성일 20-01-17 19:15본문
3. 먹구름
점심 식사를 마치고 교실을 나와 산책 삼아 운동장 옆을 지나다 말고 정희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하늘에 평소 볼 수 없었던 짙은 먹구름이 가득히 몰려오고 있었다. 그 먹구름의 색깔은 여태껏 정희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깊은 음울의 빛이었다. 한참을 올려다 보던 정희는 무언가 독특한 것을 발견하고 신기한 듯 입을 열었다.
“이상하네… 왜 먹구름이 한 곳으로 모이지?”
정말 그랬다. 보통은 바람을 타고 한쪽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 먹구름들이 신기하게도 자신의 머리 위를 중심으로 커다란 회오리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뭘 보는 거니?”
세돌이었다. 언제나 침착한 얼굴의 아이. 2학년이 되면서 한 반이 된 아이였지만, 아직까지 그리 친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이는 아니었다. 아니 심지어 서로 말을 건넨 적도 없었다.
“어… 먹구름이 가득해서…”
“먹구름?”
“응. 저기 봐 하늘에 먹구름이……”
말을 하며 올려다 본 하늘은 구름이라곤 없는 맑은 하늘이었다.
“아니, 내 말은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모습을 상상했다는 거야.”
정희는 왠지 당황스러웠다.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이 남과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을 알리기는 싫었다.
“그렇구나. 먹구름이 가득하군.”
“응?”
놀란 눈으로 세돌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의 눈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역시나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했고 여전히 회오리처럼 소용돌이치며 돌고 있었다.
“저렇게 소용돌이치는 곳의 중심 바로 밑이 이곳이란 것이 신기하지 않니?”
세돌이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너…… 저거… 보여?”
세돌이가 정희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은 평소와 같이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세상에 너만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야.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능력을 가졌지. 다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을 뿐.”
“세상에!”
“그렇지만 조심해야 할거야. 오히려 그래서 더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세돌이는 정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 학교에 변화가 생기고 있어. 아마 너도 조금은 느꼈을 거야. 저 먹구름… 3월부터 시작이 됐어. 즉, 우리가 2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지. 그리고 무언가 이상한 기의 흐름이 우리 주변을 흐르고 있어. 전에는 없던.”
“너… 뭔가 알고 있는 거니?”
“아니. 알고 있다기 보다 알아가고 있는 중이지. 그건 그렇고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기 전에 그만 갈까? 하늘을 봐봤자 거기에서 얻어낼 것은 별로 없을 것 같으니 말야. 적어도 당분간은.”
세돌이 정희 앞에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정식으로 인사할게. 나 너와 같은 반, 한세돌이야.”
정희도 엉겁결에 그의 손을 잡았다.
“어. 난 손정희야.”
“잘 지내보도록 하자.”
“어, 그래……”
그 때 어디선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손 놓지 못해?”
기태였다. 언제나처럼 몇 명의 똘마니들을 거느린 그가 삐딱한 자세로 서서 두 사람을, 아니 세돌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 지금 정식으로 인사하는 중인데 그게 문제가 되나?”
정희가 손을 빼려 했지만 세돌이 정희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정희는 손을 붙들린 채 기태를 보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니가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기태가 점차 다가와 두 사람 가까이 와서 섰다. 그리고 한 순간 세돌이를 향해 미련 없는 발길질을 날렸다. 아주 간결하고 정확한 옆차기였다. 그의 발이 빠르게 세돌이의 가슴을 겨냥하여 날아갔다. 날카로운 바람소리와 함께 정희는 그만 질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예상 밖의 조용함에 눈을 떴을 때 두 사람은 정지된 화면처럼 서로를 노려보며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기태의 발은 세돌이의 가슴 앞에 다 펴지지 못한 채 멈춰 서 있었고, 세돌이의 왼손은 가슴 앞에 약간의 간격을 두고 손바닥을 편 채 기태의 발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런 그 둘의 몸은 단순히 동작을 멈춘 것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서 점차 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기태와 한 패거리 녀석들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다가오려 하자 기태가 손을 들어 그들을 막았다.
“이제 보니 너……”
기태가 무엇인가 말을 꺼내려다 말고 멈췄다. 그 때 세돌이 손을 살짝 밀치며 몸을 옆으로 돌려 섰다. 그러자 기태의 멈춘 발이 순식간에 펴졌다가 다시 빠르게 되돌아갔다.
“오늘 아침부터 일이 좀 많군. 더구나 이런 숨은 능력자를 보게 되다니. 앞으로 우리 서로 좀 알아봐야 할 것 같지? 다 좋은데…… 그 손은 이제 그만 놓아줬으면 좋겠어.”
그러고 보니 정희의 손을 세돌이는 아직도 잡고 있었다. 정희가 손을 빼려 하자 이번에는 쉽게 그의 손에서 빠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기태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좋군. 그럼 난 이만 가보도록 하지. 좀 더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오늘은 내가 일이 좀 있어서 말야. 그리고…… 정희 너 한가한가 보구나? 어쩐 일로 오늘은 공부 안하고 산책을 다 나오다니. 설마 둘이 약속했던 것은 아니겠지?”
“니가 간섭할 일이 아니잖아?”
정희의 쏘아붙이는 말에 기태는 그저 능글맞게 웃기만 했다.
“잘 기억해 둬. 넌 내가 찍었단 걸 말야.”
“김칫국 많이 마시면 건강에는 좋을 거야.”
“그것도 좋지. 그렇지만 난 국물만으론 부족해서 말야. 건더기가 좀 있어야 제 맛이지. 씹을 맛이 있는 걸로.
정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지나쳐 교실로 돌아갔다. 세돌이 지나가려 하자 기태가 말을 던졌다.
“정희에게 마음 두지 마라. 용서 못한다.”
세돌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순수하게 접근하는 것이라면 나도 말리진 않겠어. 그렇지만 넌 아니야.”
“무슨 뜻이야?”
기태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너 자신까지 속일 필요 없어. 네가 왜 정희에게 다가가려 하는지 스스로에게 곰곰이 질문을 해봐. 그럼 알게 될 테니.”
“그럼 넌 내가 순수하지 않다는 거냐?”
세돌이 기태를 돌아봤다. 그의 눈이 맑고 투명하게 기태의 이글거리는 눈을 아무렇지 않게 관통해 나갔다.
“네가 어디에 속해있는지 너 자신도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렇다면 네가 결코 순수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너도 알 텐데. 안 그래?”
세돌이의 말에 기태가 주먹을 말아 쥐었다. 주먹 진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넌 그럼… 어느 쪽이냐?”
기태의 목소리가 흥분을 삭이듯 가라앉았다.
“난 어느 쪽도 아니야. 날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어느 편에도 설 생각이 없어. 그렇지만 만약 누군가 나쁜 목적으로 정희를 이용하려 든다면……”
“허, 그렇다면?”
세돌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뿜어져 나와 기태와 그의 똘마니들을 압박해 나갔다. 그 순간적 그의 힘에 그들의 몸이 허공에 묶인 듯 꼼짝하지 못했다. 그들 중에서 그의 기에 맞서 제대로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은 기태 한 사람에 불과했다.
“결판을 내야겠지.”
세돌이 교실을 향해 걸음을 내딛고 얼마 후 썰물처럼 기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들은 크게 호흡을 내쉬었다.
“뭐, 뭐야, 저 놈!”
“으…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네……”
“저거 생각보다 장난 아닌 괴물인데!”
“시끄러워!”
기태의 한 소리에 똘마니들이 고개를 움츠리며 입을 다물었다.
“한세돌…… 역시 선생님 말씀대로 보통 녀석이 아니었어……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정희만큼은 꼭 내 걸 만들 거야. 후후…… 어떤 일이 있어도… 그 다음엔 네 녀석이 아무리 본신의 힘을 다 드러내도 이미 때가 늦어 있을 걸? 크크크…… 크하하하……”
기태의 자신만만한 웃음이 운동장을 가로 질러 각각의 교실로 흘러 들었고, 몇몇 아이들이 놀라 귀를 막았다.
“가자. 기다리고들 있겠어.”
그런 그들의 모습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한 쌍의 눈길을 그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몰려간 곳은 운동장 끝에 있는 체육시설물 창고였다. 과거에는 정규수업편성상 이용이 많은 곳이었지만 이제는 입시로 인해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린 체육과목. 3학년은 체육시간이 아예 자습시간이 되어 버렸고 2학년 수업도 자율이란 명목으로 하고 싶은 사람만 나와서 하는 여가시간처럼 되어버렸다. 간신히 1학년들만 정부정책에 따른 보여주기식 수업을 할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창고의 많은 집기들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놀고 있었고, 원래의 용도와 다르게 몇몇 사람들의 아지트와 같은 곳이 되고 말았다.
번호키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그들은 익숙하게 문을 열고 창고로 들어섰다. 집기들이 가득한 곳을 지나쳐 다시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곳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모든 창문이 봉해져 있어 대낮에도 어두운 이곳에는 천청에 매달린 백열전등 하나가 간신히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여러 개의 매트리스가 붙여져 넓은 침실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주위로 10여명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왜 이제들 와?”
학교 전체 짱이라고 불리는 3학년 조정욱이었다.
“오다가 누굴 만나서 이야기 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기태와 다른 똘마니들이 머리를 숙였다.
“시간들 지키도록 해.”
“네.”
“그럼 다 모였으니 시작들 하지.”
정욱의 말에 서 있던 인물들이 모두 아랫도리를 벗었다. 정욱은 아랫도리뿐 아니라 모든 옷을 벗은 채 가운데로 다가서고 있었다. 그의 몸에 일부의 빛이 가려진 아래로 하얀 피부의 여자가 검은 안대를 하고 나체로 반듯이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오늘은 실제적인 것을 학습하도록 한다. 채음보양술이란 것은 단순히 남녀의 관계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야. 그래서 억지로 관계를 하면 음의 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정의 기가 스며들어 습득한 자의 본연의 기를 어지럽게 하지. 물론 어떤 경우에는 역으로 그것만을 흡수하여 이용하려는 자들도 있지만 각기 다른 그 기운들을 하나로 융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려운 일이야. 처음엔 빠르게 진전을 이루기 때문에 속성의 장점을 가지지만 나중에는 제멋대로가 되어 통제불가능의 상태로 빠지게 되지. 그래서 그 방법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 좋아. 자, 그럼 내가 보이는 것을 잘 보도록.”
정욱이 누운 여자의 몸에 손을 갖다 댔다. 목덜미에서 시작된 그의 손끝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목선을 타고 내려와 봉긋 솟은 유방을 감싸듯 휘돌았다. 모두들 숨을 죽이며 그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부분 속옷 위로 불룩 솟아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변화처럼 여자의 몸도 약간의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가슴이 단단해지고 유두도 솟아 올랐다. 정욱의 손이 솟은 유두를 살짝 건드리자 여자의 몸이 진저리를 쳤다. 탄성 같은 신음이 낮게 깔려 나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체는 남자의 손길에 걷잡을 수 없는 쾌감에 몸부림쳤다. 신음소리는 이미 커질 대로 커져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는 남학생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경지로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나름의 엄한 규율이 당장 물건을 꺼내 흔들고 싶은 마음과 여자를 향해 돌진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붙잡고 있었다.
정욱이 드디어 여자의 가랑이를 벌렸다. 여자의 엉덩이가 꿈틀거리며 남자의 물건이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듯 보였다. 이미 바닥은 가득 흘러내린 음수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정욱의 물건은 한마디로 대물이었다. 정욱이 여자의 그곳에 입을 갖다 댔다. 그리곤 마치 목마른 사람이 샘물을 들이키듯 여자가 흘리는 물을 들이켰다. 여자의 몸이 몸부림을 쳤다. 터져 나오는 신음이 둘러선 남자애들에게 아득한 현기증을 불러 일으켰다.
정욱이 입을 떼고 여자의 몸 옆으로 누웠다. 그 자세에서 여자 엉덩이 한쪽을 밀어 올리곤 그 속에 자신의 엉덩이를 들이 밀었다. 손으로 자신의 남성을 잡은 정욱이 여자의 가득한 음수를 끝에 묻혀서 여자의 갈라진 틈을 쓸어 올렸다가 솟은 돌기 주위를 애무했다. 여자가 숨을 멈출 듯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 장면은 마치 포르노를 찍듯 적나라하게 모든 이들에게 선명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여자의 입에서 아까와 다른 신음이 흘러나왔다. 모두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됐다. 정욱의 흉측스러운 물건이 여자의 그곳을 서서히 진입해 들어갔다. 여자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정욱은 자신의 물건을 넣은 채 여자의 돌기를 손으로 문질렀다. 여자의 신음이 애원의 수준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바라보는 기태의 귀에 그 여자의 소리가 자신의 귀에도 익숙한 소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자가 누구인지 알게 된 순간 기태의 물건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혜미 쌤이……’
그랬다. 그녀는 미술을 담당하고 있는 유혜미 선생이었다.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그녀는 색기 넘치는 눈매로 많은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더구나 그녀는 얼마 전 결혼한 새댁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 자신의 제자들 앞에서 애욕에 몸부림치는 모습은 충격에 가까웠다.
잠시 후 여자는 절정에 올랐다. 그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온 몸을 잘게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강한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아이들의 눈이 붉게 충혈되고 있었다. 그리고 기태의 눈에도 무언가 희미한 파장 같은 것이 여자의 몸에서 일순 터져 나왔다가 점차 다시 가운데로 모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어 정욱의 몸에 미세한 반짝임이 보인 듯 했다. 정욱이 여자가 발산한 기를 흡수한 것이 틀림없었다.
“중요한 건 이 상황에서 사정을 하지 않는 거야. 만약 사정을 해버리면 음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기를 뱉게 되지. 그래서 이건 어떤 면에서 도박과 같아. 그러니 조심들 해야 해. 상대가 기를 운용할 줄 안다면 오히려 자신이 제물이 되는 거지. 알았어?”
아직도 여자의 몸 속을 휘저으며 정욱이 한 말에 모두들 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기의 흡수와 운용의 묘리보다 눈앞에 가득히 펼쳐진 터질듯한 욕망의 분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시범을 보인 정욱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의 얼굴에 사악함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그가 물건을 빼며 여자에게서 나왔다. 그리곤 일어서며 말했다.
“해보고 싶은 사람 있어?”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모두의 마음은 치솟는 욕구를 분출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심정들이었다.
“왜? 용기가 안나?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이미 여자를 경험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었다. 이미 아이들은 여자가 누군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그리고 그것이 더욱 욕구를 부채질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누군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것은 기태였다. 정욱의 눈이 순간 반짝 빛났다.
“오호, 기태가 해보시겠다?”
“네!”
모두들 기태를 향했다.
“너 경험은 있어?”
“아뇨…”
“그런데 참을 수 있겠냐?”
“해보겠습니다.”
“얌마,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냐. 하다가 싸지르면 안 한만 못해!”
“그래도 일단 시도는 해보고 싶습니다. 한 번 실수한다고 내 기가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헐, 니 용기가 가상하다만…… 음기를 흡수하는 법도 모르지 않던가? 안 그래?”
붉어진 기태의 얼굴을 바라보며 정욱이 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마치 주문처럼 채음보양술에 대해 방법론적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 후 오후 수업이 시작되었음에도 그들은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일기 시작한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뜨거워지고 있었고 여자의 신음소리는 더욱 더 높아져 갔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교실을 나와 산책 삼아 운동장 옆을 지나다 말고 정희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하늘에 평소 볼 수 없었던 짙은 먹구름이 가득히 몰려오고 있었다. 그 먹구름의 색깔은 여태껏 정희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깊은 음울의 빛이었다. 한참을 올려다 보던 정희는 무언가 독특한 것을 발견하고 신기한 듯 입을 열었다.
“이상하네… 왜 먹구름이 한 곳으로 모이지?”
정말 그랬다. 보통은 바람을 타고 한쪽 방향으로 흘러가야 할 먹구름들이 신기하게도 자신의 머리 위를 중심으로 커다란 회오리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뭘 보는 거니?”
세돌이었다. 언제나 침착한 얼굴의 아이. 2학년이 되면서 한 반이 된 아이였지만, 아직까지 그리 친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이는 아니었다. 아니 심지어 서로 말을 건넨 적도 없었다.
“어… 먹구름이 가득해서…”
“먹구름?”
“응. 저기 봐 하늘에 먹구름이……”
말을 하며 올려다 본 하늘은 구름이라곤 없는 맑은 하늘이었다.
“아니, 내 말은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모습을 상상했다는 거야.”
정희는 왠지 당황스러웠다.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이 남과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을 알리기는 싫었다.
“그렇구나. 먹구름이 가득하군.”
“응?”
놀란 눈으로 세돌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의 눈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역시나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했고 여전히 회오리처럼 소용돌이치며 돌고 있었다.
“저렇게 소용돌이치는 곳의 중심 바로 밑이 이곳이란 것이 신기하지 않니?”
세돌이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너…… 저거… 보여?”
세돌이가 정희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은 평소와 같이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세상에 너만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야.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능력을 가졌지. 다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을 뿐.”
“세상에!”
“그렇지만 조심해야 할거야. 오히려 그래서 더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세돌이는 정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 학교에 변화가 생기고 있어. 아마 너도 조금은 느꼈을 거야. 저 먹구름… 3월부터 시작이 됐어. 즉, 우리가 2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지. 그리고 무언가 이상한 기의 흐름이 우리 주변을 흐르고 있어. 전에는 없던.”
“너… 뭔가 알고 있는 거니?”
“아니. 알고 있다기 보다 알아가고 있는 중이지. 그건 그렇고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기 전에 그만 갈까? 하늘을 봐봤자 거기에서 얻어낼 것은 별로 없을 것 같으니 말야. 적어도 당분간은.”
세돌이 정희 앞에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정식으로 인사할게. 나 너와 같은 반, 한세돌이야.”
정희도 엉겁결에 그의 손을 잡았다.
“어. 난 손정희야.”
“잘 지내보도록 하자.”
“어, 그래……”
그 때 어디선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손 놓지 못해?”
기태였다. 언제나처럼 몇 명의 똘마니들을 거느린 그가 삐딱한 자세로 서서 두 사람을, 아니 세돌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 지금 정식으로 인사하는 중인데 그게 문제가 되나?”
정희가 손을 빼려 했지만 세돌이 정희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정희는 손을 붙들린 채 기태를 보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니가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기태가 점차 다가와 두 사람 가까이 와서 섰다. 그리고 한 순간 세돌이를 향해 미련 없는 발길질을 날렸다. 아주 간결하고 정확한 옆차기였다. 그의 발이 빠르게 세돌이의 가슴을 겨냥하여 날아갔다. 날카로운 바람소리와 함께 정희는 그만 질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예상 밖의 조용함에 눈을 떴을 때 두 사람은 정지된 화면처럼 서로를 노려보며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다. 기태의 발은 세돌이의 가슴 앞에 다 펴지지 못한 채 멈춰 서 있었고, 세돌이의 왼손은 가슴 앞에 약간의 간격을 두고 손바닥을 편 채 기태의 발을 막아서고 있었다. 그런 그 둘의 몸은 단순히 동작을 멈춘 것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서 점차 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기태와 한 패거리 녀석들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다가오려 하자 기태가 손을 들어 그들을 막았다.
“이제 보니 너……”
기태가 무엇인가 말을 꺼내려다 말고 멈췄다. 그 때 세돌이 손을 살짝 밀치며 몸을 옆으로 돌려 섰다. 그러자 기태의 멈춘 발이 순식간에 펴졌다가 다시 빠르게 되돌아갔다.
“오늘 아침부터 일이 좀 많군. 더구나 이런 숨은 능력자를 보게 되다니. 앞으로 우리 서로 좀 알아봐야 할 것 같지? 다 좋은데…… 그 손은 이제 그만 놓아줬으면 좋겠어.”
그러고 보니 정희의 손을 세돌이는 아직도 잡고 있었다. 정희가 손을 빼려 하자 이번에는 쉽게 그의 손에서 빠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보며 기태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좋군. 그럼 난 이만 가보도록 하지. 좀 더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오늘은 내가 일이 좀 있어서 말야. 그리고…… 정희 너 한가한가 보구나? 어쩐 일로 오늘은 공부 안하고 산책을 다 나오다니. 설마 둘이 약속했던 것은 아니겠지?”
“니가 간섭할 일이 아니잖아?”
정희의 쏘아붙이는 말에 기태는 그저 능글맞게 웃기만 했다.
“잘 기억해 둬. 넌 내가 찍었단 걸 말야.”
“김칫국 많이 마시면 건강에는 좋을 거야.”
“그것도 좋지. 그렇지만 난 국물만으론 부족해서 말야. 건더기가 좀 있어야 제 맛이지. 씹을 맛이 있는 걸로.
정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지나쳐 교실로 돌아갔다. 세돌이 지나가려 하자 기태가 말을 던졌다.
“정희에게 마음 두지 마라. 용서 못한다.”
세돌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순수하게 접근하는 것이라면 나도 말리진 않겠어. 그렇지만 넌 아니야.”
“무슨 뜻이야?”
기태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너 자신까지 속일 필요 없어. 네가 왜 정희에게 다가가려 하는지 스스로에게 곰곰이 질문을 해봐. 그럼 알게 될 테니.”
“그럼 넌 내가 순수하지 않다는 거냐?”
세돌이 기태를 돌아봤다. 그의 눈이 맑고 투명하게 기태의 이글거리는 눈을 아무렇지 않게 관통해 나갔다.
“네가 어디에 속해있는지 너 자신도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나? 그렇다면 네가 결코 순수할 수 없다는 것 정도는 너도 알 텐데. 안 그래?”
세돌이의 말에 기태가 주먹을 말아 쥐었다. 주먹 진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넌 그럼… 어느 쪽이냐?”
기태의 목소리가 흥분을 삭이듯 가라앉았다.
“난 어느 쪽도 아니야. 날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어느 편에도 설 생각이 없어. 그렇지만 만약 누군가 나쁜 목적으로 정희를 이용하려 든다면……”
“허, 그렇다면?”
세돌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뿜어져 나와 기태와 그의 똘마니들을 압박해 나갔다. 그 순간적 그의 힘에 그들의 몸이 허공에 묶인 듯 꼼짝하지 못했다. 그들 중에서 그의 기에 맞서 제대로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은 기태 한 사람에 불과했다.
“결판을 내야겠지.”
세돌이 교실을 향해 걸음을 내딛고 얼마 후 썰물처럼 기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들은 크게 호흡을 내쉬었다.
“뭐, 뭐야, 저 놈!”
“으…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네……”
“저거 생각보다 장난 아닌 괴물인데!”
“시끄러워!”
기태의 한 소리에 똘마니들이 고개를 움츠리며 입을 다물었다.
“한세돌…… 역시 선생님 말씀대로 보통 녀석이 아니었어……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정희만큼은 꼭 내 걸 만들 거야. 후후…… 어떤 일이 있어도… 그 다음엔 네 녀석이 아무리 본신의 힘을 다 드러내도 이미 때가 늦어 있을 걸? 크크크…… 크하하하……”
기태의 자신만만한 웃음이 운동장을 가로 질러 각각의 교실로 흘러 들었고, 몇몇 아이들이 놀라 귀를 막았다.
“가자. 기다리고들 있겠어.”
그런 그들의 모습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한 쌍의 눈길을 그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몰려간 곳은 운동장 끝에 있는 체육시설물 창고였다. 과거에는 정규수업편성상 이용이 많은 곳이었지만 이제는 입시로 인해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린 체육과목. 3학년은 체육시간이 아예 자습시간이 되어 버렸고 2학년 수업도 자율이란 명목으로 하고 싶은 사람만 나와서 하는 여가시간처럼 되어버렸다. 간신히 1학년들만 정부정책에 따른 보여주기식 수업을 할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창고의 많은 집기들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놀고 있었고, 원래의 용도와 다르게 몇몇 사람들의 아지트와 같은 곳이 되고 말았다.
번호키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그들은 익숙하게 문을 열고 창고로 들어섰다. 집기들이 가득한 곳을 지나쳐 다시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곳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모든 창문이 봉해져 있어 대낮에도 어두운 이곳에는 천청에 매달린 백열전등 하나가 간신히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여러 개의 매트리스가 붙여져 넓은 침실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주위로 10여명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왜 이제들 와?”
학교 전체 짱이라고 불리는 3학년 조정욱이었다.
“오다가 누굴 만나서 이야기 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기태와 다른 똘마니들이 머리를 숙였다.
“시간들 지키도록 해.”
“네.”
“그럼 다 모였으니 시작들 하지.”
정욱의 말에 서 있던 인물들이 모두 아랫도리를 벗었다. 정욱은 아랫도리뿐 아니라 모든 옷을 벗은 채 가운데로 다가서고 있었다. 그의 몸에 일부의 빛이 가려진 아래로 하얀 피부의 여자가 검은 안대를 하고 나체로 반듯이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오늘은 실제적인 것을 학습하도록 한다. 채음보양술이란 것은 단순히 남녀의 관계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야. 그래서 억지로 관계를 하면 음의 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정의 기가 스며들어 습득한 자의 본연의 기를 어지럽게 하지. 물론 어떤 경우에는 역으로 그것만을 흡수하여 이용하려는 자들도 있지만 각기 다른 그 기운들을 하나로 융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려운 일이야. 처음엔 빠르게 진전을 이루기 때문에 속성의 장점을 가지지만 나중에는 제멋대로가 되어 통제불가능의 상태로 빠지게 되지. 그래서 그 방법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 좋아. 자, 그럼 내가 보이는 것을 잘 보도록.”
정욱이 누운 여자의 몸에 손을 갖다 댔다. 목덜미에서 시작된 그의 손끝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목선을 타고 내려와 봉긋 솟은 유방을 감싸듯 휘돌았다. 모두들 숨을 죽이며 그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부분 속옷 위로 불룩 솟아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변화처럼 여자의 몸도 약간의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가슴이 단단해지고 유두도 솟아 올랐다. 정욱의 손이 솟은 유두를 살짝 건드리자 여자의 몸이 진저리를 쳤다. 탄성 같은 신음이 낮게 깔려 나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체는 남자의 손길에 걷잡을 수 없는 쾌감에 몸부림쳤다. 신음소리는 이미 커질 대로 커져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는 남학생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경지로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나름의 엄한 규율이 당장 물건을 꺼내 흔들고 싶은 마음과 여자를 향해 돌진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붙잡고 있었다.
정욱이 드디어 여자의 가랑이를 벌렸다. 여자의 엉덩이가 꿈틀거리며 남자의 물건이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듯 보였다. 이미 바닥은 가득 흘러내린 음수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정욱의 물건은 한마디로 대물이었다. 정욱이 여자의 그곳에 입을 갖다 댔다. 그리곤 마치 목마른 사람이 샘물을 들이키듯 여자가 흘리는 물을 들이켰다. 여자의 몸이 몸부림을 쳤다. 터져 나오는 신음이 둘러선 남자애들에게 아득한 현기증을 불러 일으켰다.
정욱이 입을 떼고 여자의 몸 옆으로 누웠다. 그 자세에서 여자 엉덩이 한쪽을 밀어 올리곤 그 속에 자신의 엉덩이를 들이 밀었다. 손으로 자신의 남성을 잡은 정욱이 여자의 가득한 음수를 끝에 묻혀서 여자의 갈라진 틈을 쓸어 올렸다가 솟은 돌기 주위를 애무했다. 여자가 숨을 멈출 듯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 장면은 마치 포르노를 찍듯 적나라하게 모든 이들에게 선명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여자의 입에서 아까와 다른 신음이 흘러나왔다. 모두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됐다. 정욱의 흉측스러운 물건이 여자의 그곳을 서서히 진입해 들어갔다. 여자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정욱은 자신의 물건을 넣은 채 여자의 돌기를 손으로 문질렀다. 여자의 신음이 애원의 수준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바라보는 기태의 귀에 그 여자의 소리가 자신의 귀에도 익숙한 소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자가 누구인지 알게 된 순간 기태의 물건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다.
‘혜미 쌤이……’
그랬다. 그녀는 미술을 담당하고 있는 유혜미 선생이었다.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그녀는 색기 넘치는 눈매로 많은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더구나 그녀는 얼마 전 결혼한 새댁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 자신의 제자들 앞에서 애욕에 몸부림치는 모습은 충격에 가까웠다.
잠시 후 여자는 절정에 올랐다. 그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온 몸을 잘게 떨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강한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아이들의 눈이 붉게 충혈되고 있었다. 그리고 기태의 눈에도 무언가 희미한 파장 같은 것이 여자의 몸에서 일순 터져 나왔다가 점차 다시 가운데로 모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어 정욱의 몸에 미세한 반짝임이 보인 듯 했다. 정욱이 여자가 발산한 기를 흡수한 것이 틀림없었다.
“중요한 건 이 상황에서 사정을 하지 않는 거야. 만약 사정을 해버리면 음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기를 뱉게 되지. 그래서 이건 어떤 면에서 도박과 같아. 그러니 조심들 해야 해. 상대가 기를 운용할 줄 안다면 오히려 자신이 제물이 되는 거지. 알았어?”
아직도 여자의 몸 속을 휘저으며 정욱이 한 말에 모두들 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기의 흡수와 운용의 묘리보다 눈앞에 가득히 펼쳐진 터질듯한 욕망의 분출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시범을 보인 정욱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의 얼굴에 사악함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그가 물건을 빼며 여자에게서 나왔다. 그리곤 일어서며 말했다.
“해보고 싶은 사람 있어?”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모두의 마음은 치솟는 욕구를 분출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심정들이었다.
“왜? 용기가 안나?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이미 여자를 경험한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도 있었다. 이미 아이들은 여자가 누군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그리고 그것이 더욱 욕구를 부채질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누군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것은 기태였다. 정욱의 눈이 순간 반짝 빛났다.
“오호, 기태가 해보시겠다?”
“네!”
모두들 기태를 향했다.
“너 경험은 있어?”
“아뇨…”
“그런데 참을 수 있겠냐?”
“해보겠습니다.”
“얌마,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냐. 하다가 싸지르면 안 한만 못해!”
“그래도 일단 시도는 해보고 싶습니다. 한 번 실수한다고 내 기가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헐, 니 용기가 가상하다만…… 음기를 흡수하는 법도 모르지 않던가? 안 그래?”
붉어진 기태의 얼굴을 바라보며 정욱이 묘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마치 주문처럼 채음보양술에 대해 방법론적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 후 오후 수업이 시작되었음에도 그들은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일기 시작한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뜨거워지고 있었고 여자의 신음소리는 더욱 더 높아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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