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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수영...그리고 미미의 추억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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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41회 작성일 20-01-1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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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수영...그리고 미미의 추억나의 아픔이고

나의 기쁨이었고

내 쾌락의 시작이었던

내 첫 사랑

첫 번째 미미..그녀의 이야기이다.



그녀를 처음 만난 곳은 용평스키장이었다.



고3,

수능시험을 치르고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 겨울방학을

아버님이 운영하시는 대관령의 한우목장의 통나무집에서 보내고 있었다.

수능점수가 S대에 입학할 정도까진 못되고 Y대나 K대정도는 내가 원하는 과에 무난하게 합격할수 있을것 같았다.

다른 수험생들이 눈치경쟁이니 뭐니 분주하게 움직일 동안 나는 마음편하게 시골로 낙향해서 소년기의 마지막 겨울을 한가하게 보내고 있었던때였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아버님께서는 내가 강릉에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어떤 수단을 동원하셨는지 서울의 명문이랄수 있는 고등학교 입학허가서를 손에쥐고 계셨다.

사내놈은 큰물에서 경쟁하여야한다는 아버님의 지론으로 서울 숙부님댁에서 고등학교 3년을 보내야 했었다.

어린나이에 부모의 품을 떠나 타향에서 보낸 질풍노도의 시기가 평탄하지만은 않았지만 내또래 다른애들보다 조금 일찍 세상에 대해 눈을뜨게 되었으니 그리 나쁜것만은 아니었었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한다.



새해를 며칠 앞둔 어느날 아침,

병훈이 놈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 오후에 용평스키장에 도착한다는 말이었다.

이놈도 나의 수능점수보다 약간 모자른 점수를 받아 나와 비슷하게 한가로운 모양이었다.



지금은 나와는 둘도없는 친구가 되었고 정신을 많이차린 상태였지만 고1때 나와 같은 반이었던 병훈이는 당시 말썽 많았던 강남 졸부집 아들의 전형이었다.

중학교때까지 자기 어머니의 치맛바람과 극성교육열로 나와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할수 있었지만 고1때의 생활부터는 엉망인 그런 놈이었다.

고1초창기..

그때는 나도 조금 혼란스럽고 짜증나던 시기였었다.

부모의 품을떠나 향수병에 시달릴때였고 숙부님 집에서의 내 생활도 자리가 잡히지않아 어색할때였으며 결정적으로 입학후 첫시험에서 반 석차 10위안에도 못들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을 때였다. 중학교때에는 전교 3위밖으로 밀려난적이 없던 나였다.

그런 폭발직전의 나를 병훈이 놈이 잘못건드렸었다.



당시 내키는 170cm정도에 60kg을 조금넘는 호리호리한 체구에 강릉사투리까지 쓰고 있었고 공부도 그저그런 존재감이 없던 그런 아이였다.사투리를 고치기위해 1년간 볼펜을 입에물고 국어책을 소리내어 낭독하는 일을 밤마다 한시간이상씩 했었다.덕분에 고2때부터는 아나운서정도의 정확한 어휘를 구사하게 되었으니 오히려 전화위복이랄수 있었다.

각설하고 중간고사가 끝난 어느토요일 쉬는시간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온 내가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교실 뒤편에 있던 병훈이놈이 나를 불렀다.

“야! 이민재! 너 매점가서 우유하나만 사와라.”천원짜리 하나를 바닥에 휙 던지며 말하는 거였다.

당시놈은 180이 조금 못되는 키에 덩치도 컸다.우리반에서 세번째 컸던걸로 기억된다.

그런 놈이 당시 유행이던 일진놀이의 희생자로 시골에서 유학온 나를 찍었던 것이다.

하도 어이가 없어 놈을 쳐다만보고 있는데 녀석이 한마디 더한다.

“뭘봐 새끼야! 우유하나 사오라니까?..귀가 먹었냐 새꺄”빈정거린다.

“개새끼야! 우유 쳐먹고싶으면 니가 직접 사다가 쳐먹어라..씹새끼야”맞받아쳐 주었다.

“뭐라고?..이 쥐좆만한 새끼가..”일촉즉발의 순간 종이 울린다.

“너 이새끼 수업끝나고 좀 보자”병훈이 놈이 씩씩거리며 말을 잇는다.



방과후 공터..병훈이 놈과 그 패거리 두놈이 함께 학교뒷산 공터에 나타났다.

“너 오늘 뒤질줄 알아..건방진 새끼”병훈이 놈이 웃옷을 벗으며 거들먹거린다.

건들거리며 사이를 좁혀오는 놈의 허벅지에 강력한 로우킥 두방을 선사했다.

육사장교출신 아버님의 숭무정신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전부터 태권도학원을 다닌 나는 이미 공인 3단이었고 중1때부터는 도장 사범님중의 무에타이 고수분에게 그 기술까지 익혔었다.

다리에 맞은 로우킥으로 스피드를 잃고 비척거리는 놈의 빈틈을잡아 목후리기 한방으로 바닥에 굴려놓고 잘근잘근 밟아주었다.

나에게 덤비려던 다른 두놈에게 이를 갈아붙이며 나지막히“둘다 뒈지려거든 덤벼봐”으르렁거리니 내 눈에 씌인 살기에 겁을먹었는지 주춤주춤 물러나 도망친다.

당시상황이 폭발직전이었던 나는 병훈이 놈의얼굴을 뺀 다른 모든부분을 작신작신 밟아주는걸로 화를 풀었다.놈이 나에게 잘못걸린 거였다.

그후 녀석은 병원에 입원했는지 3일간 결석했고 여름 방학때까지 데면데면하게 지냈다.

녀석과의 인연이 이어진 것은 여름방학때였는데 보충수업 시작전 일주일의 진짜 방학동안 나는 강릉본가에 내려와 있었고(내 본가는 강릉시내에 위치해있고 대관령 한우 목장에는 아버님이 인부들과 함께 한우를 돌보시다가 일주일에 한두번씩 주말이면 시내로 내려오셨다) 녀석은 경포대로 껄렁이들과 피서를 왔다.

피끓는 십대 껄렁이들은 술을 처마시고 다른 껄렁이들과 패싸움이 붙었는데 마침 시골 친구들과 경포대로 나가있었던 내가 병훈이놈을 알아보고 몰매맞는 병훈이를 구해주려다 싸움에 휘말렸고 우리둘은 나란히 파출소 나무의자에 앉게 되었다.

자초지종을 들으신 아버님께서 꾸지람 한마디 없이 여러방면으로 손을써서 훈방으로 무사히 풀려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우리둘은 절친이 되었고 병훈이놈은 방학때마다 나와함께 아버님 목장에서 보낼수 있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부터 병훈이 놈과 절친이 되어 함께 몰려다니다 보니 영웅심에 다른학교 껄렁이들과 시비붙는 경우도 종종있었고 자연스레 술담배를 입에 대게 되었지만 그닥 즐기지는 않았다.

여고생 날라리들과 육체관계도 몇번 있었지만 심각한정도로 여자에게 빠진적은 없었다.

다만 그때부터 나의 카사노바 기질이 발동된 것은 분명하다.

당시 크지않았던 내 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날라리들이 내 말빨에 넘어가 다리를 벌려주곤 했으니까...

그러던 늦가을에 사건하나가 터진다.



토요일저녁 병훈이놈의 껄렁이들과 합석했던 압구정동의 한 술집에서 옆 테이블의 다른학교 꺼렁이들과 패사움이 붙었다. 투닥거리며 싸우는 도중 상대편 껄렁이의 얼굴을 우리쪽 애 하나가 칼로 그어버린 것이다.

이 사건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퇴학위기와 법정시비로까지 번지려하자 아버님이 상경하셨다.

당시는 국민의정부 시절이었는데 아직 아버님의 육사인맥들이 어느정도 힘을쓸수 있었던지 퇴학도 근신처분으로 바뀌고 법정시비도 병훈이 아버님의 돈으로 유야무야 되었다.

하지만 끝난 것은 아니었다.아버님과 병훈이 부친이 뭔가를 의논하시더니,학교로 전화통화를 하신 아버님께서 우리둘을 차에 태우고 목장으로 내려가신다.

병훈이 부친께서 여름방학후부터의 병훈이놈과 나의 지난 비리들을 아버님께 상세하게 고자질한 덕분이었다.

그후 일주일동안 우리 두사람은 현실세계에서 지옥체험을 했다.

아버님이 군생활하실때 경험하신 모든 얼차려방법을 일주일간 우리들에게 적용하신 것이다.

아침 다섯시 기상후 PT체조 100번실시후 식사, 식사후부터 이어지는 깍지끼고 엎드려 뻗쳐,한강철교,원산 폭격과 목봉체조..자세가 흐트러지면 어김없이 몽둥이가 춤을 추었다.

정말 지옥이었다.

일주일만에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고 그후로 얼마간 밤마다 악몽을 꿀 정도였으니까...

그이후부터 나와 병훈이의 대한민국 착한 고등학생의 전형이 되었다.



ㅤㅇㅓㅎ마전 병훈이 부친이 우리둘을 부른자리에서 그 때의 상황을 들을수 있었는데, 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병훈이를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아예 망가져 버릴 것 같아 초조하셨던 자신이 내 아버님의 특훈제의을 받아들이셨노라며 놈이 이만큼 성적이 오른것도 모두 우리 아버님덕분이라고 수능시험을 치르던날 병훈이와 나를 불러 술을따라주시며 술회하셨다.

맞는 말씀이다.지옥체험 마지막날 아버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으니까..

“니들 두놈중에 한놈이라도 잘못하고 있다는 소리가 내 귀에들려오면 그때는 무조건 두놈다 특훈 이주일이다. 그다음번에는 삼주일이고..그 까짓 학교 안다녀도 된다. 먼저 인간이 되어야한다”아버님께서 한번 뱉으신말을 다시 주어 담으신적이 없다는걸 경험으로 알고있던 나는 그후로 새벽5시기상 태권도장 학교 학원 숙부집을 오가는 생활만 2년간 반복했다.

가끔 토요일날에 숙부님을 꼬드겨 외출허락을 받은후에 날라리들 다리벌리는 것만 빼고는..그리고 병훈이 놈도 내 감시하에 두어 딴짓을 못하는 착실한 병훈이로 만들었다.

암튼 그해 겨울방학동안 내키가 10cm 더커져 병훈이를 추월했고 병훈이는 더 이상 내시야를 벗어날방법을 찾지 못했다.



사족으로 하나더 달자면

신장이 185cm정도로 기골이 장대하신 아버님께서는 육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후 진급에서도 동기들중에 최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 전두환이 쿠데타로 군의 정신을 훼손하는것에 분노하고 전역신청을하신 강직하신 분으로 천생이 무골인 분이시다.

전역후 목장을 운영하며 운때가 맞아 돈을 어느정도 버셔서 강릉에서는 지역유지 소리를 들으시지만 아직도 군을 그리워 하신다.



병훈이의 전화를 받은 다음날

얼마전에 아버님께서 수능시험치른 기념으로 새로 사주신 스키셋트를 꺼내 부츠의 토크를 점검하고 있는 점심무렵에 병훈이 놈이 목장에 도착했다.

목장과 스키장은 차량으로 5분거리의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 초등학생때부터 겨울이면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며 놀았었다.횡계에 사는 내친구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당시의 내 스키경력도 10년이 넘은 베테랑이었다.

아무튼 병훈이 놈은 목장에 도착하자마자 지난번 여름방학이후 반년여만에 뵙는 아버님을 찾아 큰절부터 올린다.2년전의 지옥체험이후 놈은 내 아버님을 사부님이라 칭하며 평소에도 단순한 친구아버님이 아닌 인생의 스승으로 여긴다.

그런 병훈이를 흐뭇하게 보시던 아버님께서 스키장에서 쓰라며 봉투를 하나 주시고는 아버님의 차량으로 스키장까지 손수 태워다 주시기까지 한다.

망나니같던 병훈이놈이 나보다 10점정도 뒤진 수능점수를 받은 것이 무척 기특한 모양이다.



“민재야! 3박4일 일정이니까. 지난 2년간 못놀았던 한을 이번기회에 풀어보자”놈이 너스레를 떤다.

병훈이 부친은 용평스키장 콘도회원권을 가지고 계셨다.

방에 올라가보니 고교동창 두놈이 벌써 술판을 벌리고 있다.

같이한잔 하자는 것을 뿌리치고 스키복으로 갈아입고 장비를 챙겨서 나왔다.

술보다는 슬로프의 스피드를 즐기는 것이 더 급했다.



최상급 골드 슬로프에서 시원하게 설원 스피드의 갈증을 풀고나니 다른곳으로 눈이 돌아간다.

당시 용평에서는 스키를 웬만큼 탈줄알면 슬로프에 널부러저 있는 초보 여성스키어들을 줍기가 무척 쉬웠다.

스키를 가르쳐준다는 명목하에 리프트에 태워 초보라인 정상까지 올라가면 대부분 초보여성들은 같이올라간 남자스키어의 허리를 붙잡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아니면 스키를 벗어들고 긴 슬로프를 걸어내려가거나..스키부츠를 신고 경사진곳을 걸어내려가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해본사람만이 안다.

초보여성스키어에게 허리를 잡히고 슬로프를 미끄러지다보면 중간중간에 여성의 실수로 몇번 넘어지게 마련이다.넘어진 여성을 일으켜 주며 자연히 스킨쉽을 하게되고..

한번 그렇게 슬로프경험을 초보스키어들은 자신감이 붙어 다시 리프트탑승을 요구하게되고 그렇게 몇 번 슬로프를 함께 미끄러지다 보면 급격하게 친해져서 밤에 침대위에서 미끄러지는 방법도 가르쳐주게 되는 수순이다.

더욱이 당시에는 스키가 국민스포츠로 각광받으며 스키장으로 많은 스키어들이 몰리는 황금기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슬로프에서의 이삭줍기에도 맹점은 있다.여성스키어 거의 모두가 슬로프에 나올때에는 고글,스키마스크,모자.등으로 완전무장하여 얼굴을 한뼘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키장의 기온이 차가운것도 있지만 설원에서 반사되는 햇빛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훨씬크다.

여름자외선 못지않게 설원반사광도 여자피부에게는 최대의 적이다.

스판스키바지가 유행할때여서 몸매파악은 어느정도 되지만 얼굴파악은 전혀 않된다.

그런데 평일이어서 그런지 슬로프에 떨어진 이삭들이 별로없다.

내일부터 연휴시작이니까...

내일을 선전을 기약하며 콘도로 철수했다.



밤이되자 병훈이 놈들은 좀이쑤시는지 밖으로나가 술을 마시자며 나를 꼬드긴다.

이동네의 술집에 가면 반드시 시골친구들과 선배들에게 곧바로 알려질테고 그럼 밤새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술을 마셔대야 할게 뻔하다. 어느대학에 무슨과에 진학할거냐는 판에박한 술자리 물음들도 뻔하고..

그런자리가 귀찮아 목장에 내려온 지난 며칠간 스키장근처에는 발길도 않했는데 그런 구렁텅이로 함께 가자니..

동네 아주머니가 하시는 고기집하나를 알려주고 병훈이 놈들을 밖으로 내몰았다.

아주머니가게로 전화를 걸어 지금가는 놈들에게 바가지 옴팍 씌우라는 친절도 잊지않았다.

김밥과 라면으로 혼자 저녁을 때우고 오랜만에 슬로프를 누벼 찌뿌드한 몸을 풀으려 방바닥에 누웠는데 깜박 잠이들고 말았다.



시끄럽게 울리는 전화벨소리에 깨어 전화를 받아보니 아까 병훈이놈들을 보낸 고깃집 아주머니였다.

“민재학생!..학생친구들과 다른학생들이 싸움이 붙었어..얼른 와봐”

아주머니가 급한 목소리로 소리지른다.

‘병훈이 이새끼 죽었어! 여기까지 와서 사고를 쳐대다니..’

달려나가며 결심한다.

가게가 남장판이다.깨진 술병과 엎어진 탁자듣 그가운데 예닐곱명이 투닥거리고 있다.

“병훈아! 새끼야 그만해”

내말을 들은 병훈이들이 물러나려는데 상대편에서 끝까지 물고늘어진다.

상대편은 스물한두살로 보이는 네명이다.

“그만들 하시고 말로하시죠”중간으로 끼어들며 말린다.

“이새끼는 또 뭐야”상대편중의 한놈이 맥주병을 들어 머리를 쳐온다.

‘저거 잘못맞으면 중상인데..이 자식들이 돌았나’ 나도 슬슬 열받기 시작한다.

“챙그랑..휙..”

“이제 그만하시라니까요”

휘둘러오는 병을 발로 가볍게 날려주고는 상대의 손목을 꺾어 주저앉힌다.

다른놈이 의자를 들고 휘두른다.어쩔수없이 놈을 놔주고 뒤로 물러난다.

병훈이들을 끼워넣기 싫어 혼자서 한놈한놈 돌아가며 제압하려는데 만만치 않다. 운동을 하는 놈들같다.

어쩔수없이 병훈이들을 다시불러들인다.맞을수는 없으니까.

4대4의 싸움판이 다시 진행된다.

관절기를 이용해서 두놈째 제압하는 순간 옆구리가 뜨끔하다.뒤돌아보니 맨처음 맥주병을 휘둘렀던 놈이 주방에서 고기써는 칼을 들고 서있다.

실수다.상처없이 제압하려고 타격기 사용을 자제했는데..칼까지 휘두르는 놈들일줄이야..

순간적으로 눈에 불길이 확~일어난다.

병훈이들과 합세해서 네놈 모두 아작아작 밟아주었다.

내눈에서 불길이 솟아나면 아버님빼고 한사람외에는 그 누구도 못말린다.

“민재야! 그만해라.애들 병신만들겠다.”그 한사람이 나타났다.

싸움이 커지는 듯하자 주인 아주머니가 연락을 한 모양이다.

용평스키장의 보안관겸 스키스쿨의 대장..철주형님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출신이자 소문난 돌주먹..젊었을때의 무용담이 한 트럭은 되는 사람이다.

군제대후 거리생활을 청산하고 스물다섯이라는 늦은나이에 체대에 입학,3년전 졸업후에는 용평스키장에서 운영하는 스키강습소를 위탁받아 운영하고있는 전설의 사나이다.

서슬퍼런 쿠테타 군사정권하에서 뚝심있게 전역하신 아버님의 과거를 알고 아버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철주형이었기에 어린나이때부터 나를 친동생 보듯 보아온 분이다.

“오랜만에 뵙습니다.형님”허리를 숙이는데 허리에서 뭔가 뜨뜻한 것이 흘러 내린다.

“너희들 여덟명 모두 나하고 이야기좀 하자.가게 피해문제도 있고..따라와라”내가 칼에 찔린걸 아직 모르신다.

철주형의 카리스마에 망나니 병훈이놈도 주눅이 들었는지 평소같으면 지랄발광 했을놈이 고분고분하다.

“저기요. 잠깐만요”철주형이 가게 문을 나서고 우리들도 따라 나가려는데 어디선가 귀를 상쾌하게 하는 영롱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방쪽의 쪽문이 열리며 여자애들 세명이 나온다.

싸움이 일어나자 급하게 주방으로 피한 손님들인가 보다.

그중에 파란비니를 쓰고 검은 패딩점퍼의 지퍼를 목밑에까지 채워 얼굴이 더욱 하얗게 보이는 날씬한 체구의 여자애 하나가 철주형을 똑바로 보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분 옆구리에서 피나는 것 안보이세요? 병원부터 다녀와야 하는것 아닌가요?”또박또박 말을 마치고는 나를 바라본다.내눈이 커진다.

이마까지 비니를 눌러쓴 그 여자애의 슬픔을 품은듯한 커다란 눈망울이 내 눈과 마주치는 순간 그 여자애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 버린걸 알았다.



그렇게 미미는 내 인생에 나타났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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