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찾아온 그녀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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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901회 작성일 20-01-17 19:30본문
심야에 찾아온 그녀
심야에 찾아온 그녀심야에 찾아 온 그녀 (1)--첫글
소라는 얼마전 직장동료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때면
잠깐씩 들러보곤 하는데 정말 재미있군요. 마침내 저도 용기를 내어 제가 경험했던
사건들을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그냥 야스러운 부분이 있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야설이기 이전에 제게 있어서는 소중한 기억들이고 추억들이랍니다.
글재주가 없더래도 욕하지 마시고 즐겁게 읽어 주시고 조언바랍니다.
***************************************************************************
1990년 2월 어느날.
“자~ 다 모여봐”
어김없이 오늘도 김과장은 5시 정각이 되자 전원을 불러 모았다.
김과장의 부하 직원 부리는 전술은 정말 치졸하다.
퇴근시간 가까이 되면 꼭 불러 모아 업무진행 현황을 첵크하고는 내일 오전까지
다 끝내라는 지시를 한다.
자기만 가정(난 아직 총각이지만…)이 있고 사생활이 있는건지….
허구헌날 밤늦게까지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지능적으로 만든다.
내게도 내일 오전 10시에 볼 수 있도록 A 프로젝트 사업타당성 분석 보고서를 완료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진급시험은 이제 일주일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공부 할 시간은 전혀 줄 생각도
없는 듯하다.
우리회사는 진급이 되려면 진급시험을 봐야 하고 일정율의 사람만 진급을 시켜주기
때문에 평소 아무리 일을 잘해도 시험을 못보면 소용없다. 물론 평소의 인사고과도
반영을 하지만 인사고과에서는 별로 점수차가 없기 때문에 시험점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과장들은 자기 부하직원들중에서 진급자가 많게 하려고 진급시험이
가까워지면 일부러 휴가도 주고 가급적 일찍 퇴근을 시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과장은 자기 부하직원이 진급을 하든 떨어지든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속으로 투털거리며, 지시받은 일을 오늘 중으로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PC를 두들겨 나갔다. 다행히 평소 조금씩 손보아 두었던 터라 9시 정도면 충분히
끝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저녁먹고 와서 하자는 동료들의 권유도 9시전에는 끝내고 집에 가서 단 몇분
이라도 더 공부 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뿌리쳤다.
8시가 넘어서자 허기가 지기 시작했고 내일 아침에 나머지를..? 하고 갈등도 했지만
과장이 흔히 하는
“그날 일은 그날 완료를 해. 넌 어떻게 맨날 납기를 못 지키냐~? 지금과 같은 경쟁
시대에 납기를 못지키면 죽음이야. 죽음. 알았어?”
이 말이 귀에 들리는 듯 했다. 이 말은 나만 듣는 말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적용이 되는
말이긴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듣는 순간 자기만 납기를 못지키는 아주 무능한
사람인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드디어 보고서는 완성이 되었고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시작
하는 동료들은 나름대로 분주하게 움직이며 뭔가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나는 살짜기 김대리에게 다가가
“저 먼저 퇴근할께요.” 라고 말했다.
“그래 빨리 가라. 시험도 며칠 안 남았는데… 근데, 내가 준 예년 문제들은 잘 보고
있니?”
“네. 모범답안을 만들어 열심히 외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 적어도 절반이상이 예년 문제에서 나오니까. 달달 외워. 그리고 다른 팀에
돌리지 말고. 니니까 내가 준거야.”
“예~ 그럼요. 김대리님. 그럼 전 이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나는 서둘러 회사를 나왔다.
김대리는 나보다 입사 일년 선배인데 가장 마음이 잘 통한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상의를 하곤 했다… 물론 개인적인 일이래도.
집동네에 도착해서 국밥 한그릇을 사먹고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거의 다 되었다.
그때 나는 28살이었고 모그룹의 입사 4년차로 대리진급을 앞두고 있었다.
부모님은 지방도시에 계시고 나만 아현동 비탈길 골목동네에 다세대 빌라 일층에
전세를 얻어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다.
이 빌라의 일층은 3세대로 나뉘어져 있고 크기도 다 똑 같지만 위층부터는 한세대씩만
있는 것 같았다. 나는 102호. 101호는 신혼부부인듯 하고 103호는 젊은 여자 둘만 살고 있는데 뭐하는 여
자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척 야한 차림으로 다닌다는 것 밖에
모른다. 그리고 위 층사람들은 나이들이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 집에서
생활한지 3년이 되었지만 이 빌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부엌겸 거실 하나와 침실 하나. 그리고 욕실 하나. 몇평인지는
기억도 안나지만 혼자 지내기에는 최고의 집이었다.
내 침실은 좁다란 침대 하나와 책상이 있고 책상은 창가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 동네집들은 닥지 닥지 붙어 있어서 웬만큼 조심하지 않고는 프라이버시를 침해
당하기 쉽다.
난 서둘러 옷을 갈아 입고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고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나는 학교다닐 때부터 공부를 벼락치기식으로 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나
졸업만 하면 공부는 끝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한참을 하다 시계를 보니 12시. 담배 하나를 꺼내 물고 창문을 활짝 열어 제겼다.
담배 한모금을 깊이 들이 마시고 길게 내 품었다.
오늘은 그래도 밤공기가 많이 차지는 않았고 오히려 시원하게까지 느껴진다.
맞은편 다세대 주택 위를 올려다 보니 몇 집은 불이 꺼져 있고 몇 집은 불이 아직도
켜져 있었다. 문득 이 동네사람들은 다 무얼해 먹고 살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도 빨리 진급도 하고 결혼도 해서 토끼같은 자식들 낳고 잘 먹고 잘 살아야 될텐데…
도대체 내 마누라 될 여자는 어디에서 뭘하고 있는거야?
어떻게 생겼을까? 이쁘게 생겼어야 될텐데… 어딘가 있긴 있을텐데….
잡스런 생각을 하다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 끄고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한참을 다시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이 늦은 밤에 초인종이 울린다.
아마 누군가가 초인종을 잘못 누른 듯하다. 이렇게 늦은 밤에 나를 찾아 올 사람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거실로 나가
“누구세요.?” 하고 물었다.
헌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뭐야. 이거.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돌아서려는데.
다시 초인종이 띵동하고 울린다.
나는 살며시 문을 빼꼼히 열며
“누구세요?” 하고 다시 되물었다. 그랬더니
“저어~ 잠시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 문을 활짝 열었다.
순간 나는. 온 몸이 전기에 감전이 된 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약간 침침한 복도였는데도 얼굴이 희어서인지 흰티가 너무 하얗게 보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에서 밝은 빛이나 보이는 것 같은 아주 청순하게 생긴
20대 초반의 여자였던 것이다.
나는 떠듬거리며
“무~우 슨~” 하고 물으니
“잠깐 들어 가서 말씀드리면 안될까요.?” 라며 큰 눈을 깜박거린다.
나는 귀신에 홀린 듯 신발장 쪽으로 붙어서서
“네~ 들어 오세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며 내 앞을 지나 거실로 올라가기 위해 신발을
벗었다. 그녀가 내 앞을 지나갈땐 까만 생머리에서 향긋한 머리냄새가 내 코를 자극
하였고 그녀가 신발을 벗기 위해 허리를 구브리는 순간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종아리와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 선이 그대로 드러났고 너무나 부드럽게
보여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닥 쿵닥 뛰기 시작했다. 슬쩍 만져보고 싶을 정도였다.
나도 문단속을 하고 슬리퍼를 벗고 거실로 올라섰다.
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몰라 멍청하게 서서 그녀의
얼굴만 빤히 들여다 보았다.
밝은 형광등빛에 비치는 그녀의 얼굴은 화장끼가 전혀 없는 얼굴이었고 여자들이면
누구나하는 아이새도우 자국도 없었다. 또한 피부는 너무 밝고 깨끗하여 여드름이나
잡티의 흔적은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한참을 서로 말없이 얼굴만 우두커니 쳐다보고 있다가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내가 왜 여길 왔느지…”
“…………”
“마치 뭐에 홀린 것 처럼 무의식중에 왔어요.”
“………..”
“미안해요.”
그제서야 나는 정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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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 찾아온 그녀심야에 찾아 온 그녀 (1)--첫글
소라는 얼마전 직장동료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때면
잠깐씩 들러보곤 하는데 정말 재미있군요. 마침내 저도 용기를 내어 제가 경험했던
사건들을 글로 적어 보았습니다. 그냥 야스러운 부분이 있구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야설이기 이전에 제게 있어서는 소중한 기억들이고 추억들이랍니다.
글재주가 없더래도 욕하지 마시고 즐겁게 읽어 주시고 조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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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2월 어느날.
“자~ 다 모여봐”
어김없이 오늘도 김과장은 5시 정각이 되자 전원을 불러 모았다.
김과장의 부하 직원 부리는 전술은 정말 치졸하다.
퇴근시간 가까이 되면 꼭 불러 모아 업무진행 현황을 첵크하고는 내일 오전까지
다 끝내라는 지시를 한다.
자기만 가정(난 아직 총각이지만…)이 있고 사생활이 있는건지….
허구헌날 밤늦게까지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지능적으로 만든다.
내게도 내일 오전 10시에 볼 수 있도록 A 프로젝트 사업타당성 분석 보고서를 완료
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진급시험은 이제 일주일정도 밖에 남지 않았는데 공부 할 시간은 전혀 줄 생각도
없는 듯하다.
우리회사는 진급이 되려면 진급시험을 봐야 하고 일정율의 사람만 진급을 시켜주기
때문에 평소 아무리 일을 잘해도 시험을 못보면 소용없다. 물론 평소의 인사고과도
반영을 하지만 인사고과에서는 별로 점수차가 없기 때문에 시험점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과장들은 자기 부하직원들중에서 진급자가 많게 하려고 진급시험이
가까워지면 일부러 휴가도 주고 가급적 일찍 퇴근을 시켜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과장은 자기 부하직원이 진급을 하든 떨어지든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속으로 투털거리며, 지시받은 일을 오늘 중으로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PC를 두들겨 나갔다. 다행히 평소 조금씩 손보아 두었던 터라 9시 정도면 충분히
끝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저녁먹고 와서 하자는 동료들의 권유도 9시전에는 끝내고 집에 가서 단 몇분
이라도 더 공부 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뿌리쳤다.
8시가 넘어서자 허기가 지기 시작했고 내일 아침에 나머지를..? 하고 갈등도 했지만
과장이 흔히 하는
“그날 일은 그날 완료를 해. 넌 어떻게 맨날 납기를 못 지키냐~? 지금과 같은 경쟁
시대에 납기를 못지키면 죽음이야. 죽음. 알았어?”
이 말이 귀에 들리는 듯 했다. 이 말은 나만 듣는 말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적용이 되는
말이긴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듣는 순간 자기만 납기를 못지키는 아주 무능한
사람인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드디어 보고서는 완성이 되었고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저녁식사를 하고 시작
하는 동료들은 나름대로 분주하게 움직이며 뭔가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
나는 살짜기 김대리에게 다가가
“저 먼저 퇴근할께요.” 라고 말했다.
“그래 빨리 가라. 시험도 며칠 안 남았는데… 근데, 내가 준 예년 문제들은 잘 보고
있니?”
“네. 모범답안을 만들어 열심히 외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 적어도 절반이상이 예년 문제에서 나오니까. 달달 외워. 그리고 다른 팀에
돌리지 말고. 니니까 내가 준거야.”
“예~ 그럼요. 김대리님. 그럼 전 이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나는 서둘러 회사를 나왔다.
김대리는 나보다 입사 일년 선배인데 가장 마음이 잘 통한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상의를 하곤 했다… 물론 개인적인 일이래도.
집동네에 도착해서 국밥 한그릇을 사먹고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거의 다 되었다.
그때 나는 28살이었고 모그룹의 입사 4년차로 대리진급을 앞두고 있었다.
부모님은 지방도시에 계시고 나만 아현동 비탈길 골목동네에 다세대 빌라 일층에
전세를 얻어 혼자 자취를 하고 있었다.
이 빌라의 일층은 3세대로 나뉘어져 있고 크기도 다 똑 같지만 위층부터는 한세대씩만
있는 것 같았다. 나는 102호. 101호는 신혼부부인듯 하고 103호는 젊은 여자 둘만 살고 있는데 뭐하는 여
자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척 야한 차림으로 다닌다는 것 밖에
모른다. 그리고 위 층사람들은 나이들이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 집에서
생활한지 3년이 되었지만 이 빌라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부엌겸 거실 하나와 침실 하나. 그리고 욕실 하나. 몇평인지는
기억도 안나지만 혼자 지내기에는 최고의 집이었다.
내 침실은 좁다란 침대 하나와 책상이 있고 책상은 창가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 동네집들은 닥지 닥지 붙어 있어서 웬만큼 조심하지 않고는 프라이버시를 침해
당하기 쉽다.
난 서둘러 옷을 갈아 입고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고 공부를 시작했다.
사실 나는 학교다닐 때부터 공부를 벼락치기식으로 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나
졸업만 하면 공부는 끝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
한참을 하다 시계를 보니 12시. 담배 하나를 꺼내 물고 창문을 활짝 열어 제겼다.
담배 한모금을 깊이 들이 마시고 길게 내 품었다.
오늘은 그래도 밤공기가 많이 차지는 않았고 오히려 시원하게까지 느껴진다.
맞은편 다세대 주택 위를 올려다 보니 몇 집은 불이 꺼져 있고 몇 집은 불이 아직도
켜져 있었다. 문득 이 동네사람들은 다 무얼해 먹고 살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도 빨리 진급도 하고 결혼도 해서 토끼같은 자식들 낳고 잘 먹고 잘 살아야 될텐데…
도대체 내 마누라 될 여자는 어디에서 뭘하고 있는거야?
어떻게 생겼을까? 이쁘게 생겼어야 될텐데… 어딘가 있긴 있을텐데….
잡스런 생각을 하다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 끄고는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한참을 다시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이 늦은 밤에 초인종이 울린다.
아마 누군가가 초인종을 잘못 누른 듯하다. 이렇게 늦은 밤에 나를 찾아 올 사람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거실로 나가
“누구세요.?” 하고 물었다.
헌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뭐야. 이거.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돌아서려는데.
다시 초인종이 띵동하고 울린다.
나는 살며시 문을 빼꼼히 열며
“누구세요?” 하고 다시 되물었다. 그랬더니
“저어~ 잠시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 문을 활짝 열었다.
순간 나는. 온 몸이 전기에 감전이 된 듯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약간 침침한 복도였는데도 얼굴이 희어서인지 흰티가 너무 하얗게 보여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에서 밝은 빛이나 보이는 것 같은 아주 청순하게 생긴
20대 초반의 여자였던 것이다.
나는 떠듬거리며
“무~우 슨~” 하고 물으니
“잠깐 들어 가서 말씀드리면 안될까요.?” 라며 큰 눈을 깜박거린다.
나는 귀신에 홀린 듯 신발장 쪽으로 붙어서서
“네~ 들어 오세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며 내 앞을 지나 거실로 올라가기 위해 신발을
벗었다. 그녀가 내 앞을 지나갈땐 까만 생머리에서 향긋한 머리냄새가 내 코를 자극
하였고 그녀가 신발을 벗기 위해 허리를 구브리는 순간 타이트한 청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종아리와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 선이 그대로 드러났고 너무나 부드럽게
보여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닥 쿵닥 뛰기 시작했다. 슬쩍 만져보고 싶을 정도였다.
나도 문단속을 하고 슬리퍼를 벗고 거실로 올라섰다.
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몰라 멍청하게 서서 그녀의
얼굴만 빤히 들여다 보았다.
밝은 형광등빛에 비치는 그녀의 얼굴은 화장끼가 전혀 없는 얼굴이었고 여자들이면
누구나하는 아이새도우 자국도 없었다. 또한 피부는 너무 밝고 깨끗하여 여드름이나
잡티의 흔적은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한참을 서로 말없이 얼굴만 우두커니 쳐다보고 있다가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내가 왜 여길 왔느지…”
“…………”
“마치 뭐에 홀린 것 처럼 무의식중에 왔어요.”
“………..”
“미안해요.”
그제서야 나는 정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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