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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빤데 너 뭐하니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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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73회 작성일 20-01-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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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시작되면서 종일 친구들과 따뜻한 방안에서 채팅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캠퍼스 강의실 어디에서든 스치며 만난 애들이랑 어울려 맥주 잔을 기울이다 보면 남자 애들이 어쩌니 저쩌니 떠들어 대다 매번 막차 타기도 버거웠는데 방학이 되면서는 밤 늦게 쏘다니는 나쁜 딸로 각인된 모든 것을 털어 버릴 정도로 온 종일 방안에만 쳐 박혀서도 세상의 모든 정보를 훤히 들여다 보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 못했다.

프루나를 설치했다. 공유프로그램인데 처음에는 검색창에다 ‘고구려사 왜곡‘ 이라든지 ’무역‘ 이라든지 건전한 자료를 찾았다. 서버에 연결된 막강한 자료들이 마구 쏟아져 들어와서 용량은 큰데 들은 것이 없는 내 머리를 가득 채워줬다. 지식이 충만하니 생각도 더욱 많아지고 사는 것이 뭔지 예전 보다 더 현명해져가는 것 같았다. 나도 이젠 스무살 성년이 됐으니까 검색창에다 ’성인‘ 이라고 치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프루나 서버는 엄청난 정보를 리스트에 뿌렸다. 아무생각 없이 목록에서 한 개를 눌렀다. 동영상이 다운되고 있다. 호기심에 클릭했더니 야한영화가 화면에 가득찬다. 너무 놀란 가슴으로 후다닥 화면을 꺼 버렸다.

내가 섹스에 대한 컴프렉스를 갖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아니지만 너무 놀란 가슴은 한참이 지나도 진정되지 않는다. 몇 명되지 않는 친구들 중에서도 간혹 남자친구랑 잠을 잤느니 걔는 어땠느니 하는 걸 보면 얼굴을 다시 쳐다보게 된다. 결혼 할 나이도 아직 멀었는데 어떻게 남자랑 그 짓거리를 하고 그걸 자랑하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친구들의 사생활을 내가 관섭할 권한은 없으니까 걔네들이 떠들어 대는 소리엔 귀 기울이지 않았다.

잠을 잤다. 꿈을 꾸고 있다. 여자가 다리를 활짝 벌리자 붉게 충열된 듯한 물건이 구멍을 찾아 들어간다. 남자의 엉덩이가 마구 움직인다. 여자는 몸부림 치며 남자를 받아 들이고 있다. 뜨겁다. 내 아래가 흥건히 젖는다. 나는 잠결이지만 뭔가 내 몸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손으로 그 곳엘 막아본다. 끈적한 것이 묻어있다.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그곳을 만져본다. 여태까지 느껴 보지 못한 이상야릇한 느낌이 온 몸에 퍼진다. 구멍에 손가락 한 개를 넣었다. 꿈속에 보이는 남자의 몽둥이가 그 여자의 몸에 파고드는 것과는 다르겠지만 뭔가 넣고 싶었다. 몸이 꿈틀대며 가느다란 손가락을 조여본다. 마구 떨린다. 숨이 가빠진다. 몸이 뒤틀린다. 한 순간에 무너지는 느낌이다. 맥이 풀린 사람처럼 나는 밤 새도록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 날 이후 나는 프루나에 접속하는 것을 포기했다. 친구들이랑 MSN 하면서 온 종일 수다 떨기도 바쁜데 꿈속에서 또 끔찍한 일들이 보이면 안된다. 채팅창에서 미자가 글을 던졌다.
“야, 온종일 채팅만 하지 말고 미팅이나 한번 할까?”
“싫어 얘. 밖이 얼마나 추운데.”
“나 그 놈이랑 어제 헤어졌어. 옆구리가 썰렁하단 말야.”
“왜? 너랑 두 해나 사귀었잖아?”
“군대 간다구 자기 여자가 되달라잖아.”
“원래 니가 좋아한거 아니었니?”
“근데, 같이 자자는거야.”
“어머, 끔찍하다 얘.”
“싫다고 했더니 헤어지자고 하더라. 뭐 자기는 군대가기 전에 딴 여자랑 총각 딱지를 떼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던걸.”
“남자들은 다 그런거니?”
“몰라. 주고 싶기도 한데, 군대 있는동안 더 멋진 애 만나면 어떻해. 그래서 헤어졌어.”
“너 요조숙녀구나. 난 니가 걔랑 몇 번은 잔 줄 알았었어.”
“싫어. 얘. 야동 보는건 좋아해도 진짜 하는건 끔찍할 것 같아.”
“어, 너 야동보니?”
“응. 매니아야.”
“그래? 난 몇일 전에 프루나 검색하다 한 개 봤는데 메스꺼워서 몇일 죽는 줄 알았다.”
“뭘 봤는데?”
“몰라. 그냥 호기심에 ‘성인’ 이라구 친 담에 아무거나 다운 받았거든.”
“얘,,,, 볼 만한 걸 봐야지. 아무거나 보면 처음엔 혐오감 생겨.”
“뭐, 볼 만한게 따로 있는거야?”
“그럼...”
“그거 보는 것들 미친년놈 아니야?”
“얘, 니 눈엔 내가 미친년으로 보이니?”
“그렇진 않지만...”
“야, 내가 파일 보내기 할테니까 받아봐.”
미자가 MSN의 파일전송을 이용하여 야동 한 개를 내게 보내왔다. 나는 파일받기 허용을 눌러 미자가 보낸 야동을 받은 후 플레이를 눌러 화면을 작게 한 후 바라봤다. 화면에 여자 한명이 보였다. 팬티를 똥꼬팬티처럼 좁게 말아서 그곳엘 문지른다. 손가락으로 대음순을 쓰다듬더니 클리톨리스가 있는 곳을 마구 돌리고 있다. 숨이 막힌다. 몇일 전 공포감을 느낀 그 이상으로 몸이 달아 오른다.
“미자야, 너 이딴거 보니?”
“그럼 어떻해? 혼자서 즐기는 방법이 나와있는건데.”
“이걸 보면서 자위했니?”
“남자 필요없어. 그거보면 물이 주르르 쏟아지거든.”
“너 겉보기완 다르구나?”
“뭐가? 날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너도 해봐.”
“싫다. 얘.”
나는 자위 화면을 꺼 버렸다. 미친년이 가까이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저 년이랑 수다 떨었던 시간이 아깝다. 나는 미자와의 대화창을 꺼 버렸다. 한동안 식식대며 골이 났다. 다시는 미자랑 어울리지 말아겠다는 맘이 독하게 들었다.

오늘도 열댓명의 친구들이랑 만났다. 버스요금 한 푼도 안내고 커피 한잔값도 안들이고 집구석에서 MSN만 통해서 만났으니까 얼마나 경제적으로 이득인지 모른다. 영숙이는 남자친구한테 잘 보이려고 머드팩을 샀단다. 미숙이는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는 부스럼을 없애는 방법을 찾아 온 종일 인터넷을 뒤졌단다. 영희는 방학을 이용해서 가슴을 조금 부풀리려고 성형외과를 검색했단다. 피부 각질이 심한 경자년도 화장품 사이트를 종일 뒤적이며 시간을 보낸단다. 나는 그 얘들이 뭘하고 사는지 MSN을 통해 훤히 알고 있다. 그런데 난 뭘하고 사는 거지?

엄마는 종일 고스톱을 친다. 아침에 졸린 눈으로 밥 한끼 챙겨주면 하루 종일 컴 앞에 붙어 앉아 뭐가 그리 심각한지 스피커 좀 끄고 고스톱치면 안되나 싶을 정도로 열광적이다. 어릴 때만 해도 아빠한테 안겨서 맛있는거 사달라고 졸라댔는데 이젠 젖가슴도 커지고 허리도 가늘어진 어엿한 숙녀가 되다 보니까 내가 피하는 건지 아빠가 피하는 건지 아침밥 먹을 때 외엔 얼굴을 마주치기 힘들다. 아빠가 가끔 쓰다듬어주던 머리가 허전하다.

잠이 들었다.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내가 고는 코가 내 귀에 들릴 정도로 피곤한가 보다. 꿈 속에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자는 하얀 팬티를 입었다. 한 손으로 팬티를 걷었다. 또 다른 손으로 재껴진 팬티 사이에 넣었다. 붉은 살덩이가 보인다. 여자는 능숙하게 그 살덩이를 문지른다. 물이 흐른다. 뚝뚝 떨어질 듯 흐른다. 여자는 진절이를 치며 엉덩이를 들썩인다. 손가락이 들어간다. 한 개에서 두 개가 들어간다. 세 개가 들어간다. 여자는 더욱 몸부림 치며 젖가슴까지 출렁인다. 내 몸이 꼬인다. 엉덩이가 간지럽다. 손으로 엉덩이를 주물렀다. 빵빵한 것이 운동도 별로 안했는데 살집이 좋다. 문질렀다. 아아~, 나도 모르게 신음이 터져 나온다. 허벅지를 문질렀다. 그 위로 올라갔다. 털이 무성한 그 곳을 문질렀다. 자극이 온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천상의 황홀함이 덮쳤다. 손은 점차 그 여자가 하는 대로 따라간다. 촉촉함이 느껴진다. 나도 문질렀다. 천천히, 그러나 점차 속도가 올라간다. 미치겠다. 아아~.

방문이 갑자기 열렸다. 엄마인 것 같다. 적어도 아빠는 내 방문을 열지 않을테니까. 숨이 멈춰졌다. 빨리 꿈속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방문을 연 사람의 눈에 띄일지 모르지만 이렇게 몸부림 치고 있는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몸에 가위가 눌린 듯 허우적 거림만 더해갈 뿐 문을 열고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내가 딸의 방문을 열어본 것은 칠년 전쯤이 마지막 이었다. 잠이 안와서 밖에 나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들어오는데 딸 방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문 단속을 단단히 했는데 설마 도둑이 들기야했겠나 싶어 큰 걱정은 없지만 이 놈이 몹시 아파하며 밤새 끙끙대다 큰 병이 생기면 어쩌나 싶어 걱정이다. 용기를 내서 딸 애의 방문을 열었다. 삐끔이 바라보니 딸 아이는 잠을 자고 있다.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어서 방문을 닫으려는데 활짝 벌려진 허벅지 사이로 팬티가 드러났다. 촉촉하게 젖은 물기가 보였다. 설마 딸아이가 자위라도 할까 싶어 얼른 문을 닫았다. 어릴 때 자위하는 것이야 커나가는 당연한 과정이려니 싶어 이해하고 싶었다. 침대에 누웠다. 눈에 선하게 들어오는 여자가 있었다. 얼른 지워버리려고 마누라의 젖가슴을 웅켜잡았다. 아악~ 하는 비명을 지르며 마누라가 눈을 뜬다. 얼른 올라타며 한 밤을 질주했다. 온 몸이 땀에 젖을 때까지 그렇게 열심히 마누라에게 봉사한 적이 없었다. 마누라도 만족스러운지 코를 골며 잠에 빠졌다.

“여보, 영순이 말야.” 나는 마누라에게 뭔가 말해야 할 것 같아 먼저 운을 떼었다.
“왜? 걔가 뭐 사달래?” 마누라는 대뜸 돈 들어갈 일이 생겼나 싶어 물었다.
“아니, 걔 종일 뭐해?”
“몰라. 종일 틀어박혀서 친구들이랑 MSN 하던데.”
“그래? 밖에도 안나가고?”
“응, 목욕탕에도 안가던걸.”
“그럼 인터넷 사용시간 좀 줄이고 책을 보던지 영화를 보던지 그러라고 해.”
“새삼 돈 들일 필요 없잖아. 쟤도 컸는데.”
“하루종일 집구석에만 쳐박혀 있으면 병난단말야.”
“얼씨구, 당신이 돈만 많이 벌어줘봐. 난 뱅기타구 제주도로 놀러간다.”
“그런말 말고 영순이 잘 지켜보란 말야.”

사실 마누라는 컴퓨터가 뭔지 모른다. 인터넷은 더 모른다. 단지 온라인 고스톱에 푹 빠져 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사람에게 뭔가 암시를 해 준들 무슨 조치가 있을까 싶어 말꼬리를 내리고 출근해 버렸다.

“야, 김차장 왜 심각해?”
“아냐. 그냥.”
“말해봐. 내가 도와줄수 있는것인지 모르잖아.”
“됐다니까.”
“뭔데. 말해봐.”
“방학하고 나서 애들이 종일 집구석에만 쳐 박혀서 인터넷인가 뭔가를 하는가봐. 운동도 않고 그냥 있으면 몸도 약해지고 걱정이라서.”
“에이, 그 딴걸 갖고 고민하는거야?”
“고민되지. 애들도 컷는데 뭘 갖고 종일 컴퓨터 앞에 쭈구리고 앉아 있는지도 걱정되고.”
“너 이 프로그램을 집에다 깔아만 두면 걱정 안해도 돼.”
“그게 뭔데?”
“응, 원격관리프로그램인데, 이걸 심어 놓으면 집에 있는 컴퓨터 화면을 그대로 사무실에서도 볼 수 있어. 컴 사용시간도 제한할 수 있고 사이트 관리도 되는거야.”
“그런게 있었어?”
“너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거든. 끙끙대지말고 공개하라니까. 그럼 풀려요.”

나는 박차장이 준 프로그램을 갖고 집에 왔다. 딸 아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프로그램을 깔아 놓고 마누라의 컴퓨터에도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내일 부터는 두 사람이 무슨 재미있는 일로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지 쳐다볼 수 있겠구나 하니 마음이 놓였다.

“여보, 영순이 오늘도 밖에 안나갔었어?”
“응, 종일 친구들이랑 MSN하면서 놀던데?”
“그놈 참. 젊은게 뭐야. 맘 대로 놀러 다니는 것 아냐?”
“당신 걔가 놀러다닐 돈 대줄 자신있어?”
“그렇지만 종일 쳐박혀 있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
“냅둬. 야생마가 방학동안 잠시 집구석에 붙어있는거니까.”

일단 프로그램을 깔았으니까 마누라가 딸 아이의 생활을 감독하지 않더라도 직접 내가 챙길 수 있겠다 싶어 안심은 되었다. 어서 밤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프로그램의 성능도 알아볼겸 내일은 딸 아이의 컴퓨터를 원격 모니터링 하고 싶다.

내가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새로운 아이콘이 생겼다. 아빠가 잠시 다녀간 것 같은데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빨간 아이콘이 여간 거슬리는게 아니다.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다. 맨날 컴퓨터를 하면서도 제대로 쓰질 못하는 내 실력이 아쉽다. 낮에 친구들로부터 전달받은 야동을 틀었다. 스피커를 무트시키고 보니까 맛이 덜나긴 하지만 처음엔 진저리 쳐질 정도로 혐오 스럽던 영상들이 이젠 많이 익숙해졌다. 문을 닫아 걸고 자위 동영상을 보며 손가락은 벌써 질펀해진 그 곳을 더듬고 있다.

오후가 됐다. 바쁜 일과 때문에 딸아이의 컴퓨터를 모니터링 하지 못했다. 직원들이 자리를 뜨고 사무실이 어느정도 진정이 된듯한 시간이다. 나는 원격관리프로그램을 작동 시켰다.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치니까 딸 아이의 컴퓨터가 눈에 들어왔다. 채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옆에 작은 동영상이 함께 떠 있다. 눈을 가까이 들이댔다. 여자 혼자서 자위를 하고 있다. 딸 아이는 채팅창에 뭔가를 쳐 넣고 있다. 친구들이랑 동영상을 공유하며 감상문을 쓰는구나 싶다. 심장이 뛴다. 딸 아이가 벌써 커서 성인동영상을 볼 나이가 됐구나 싶었다. 하지만 적어도 내 아인 성에 대해 너무 조숙해선 안될 것 같았다. 곱게 자라서 좋은 남자의 품에 안겨 평생 안락한 생활을 하도록 해야한다는 강박 관념이 머리를 때렸다. 혼내 줘야 한다. 나는 원격관리 프로그램의 채팅창을 열었다.
“아빤데, 너 뭐하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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