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아내 -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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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476회 작성일 20-01-17 11:59본문
1970년 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태어났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험한 나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하지 못하며 우리 부모님의 사랑으로 성장해 갔다.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 입학. 그렇게 나의 20년이 폭풍처럼 지나갔다. 20년의 세월동안 나에게 남은 소중한 보물들이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 바로 친구들이었다.
이사 한번 다니지 않고 한 집에서 살다보니 토박이 친구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질풍노도의 시절을 지나 대학에 진학하게 된 지금 시점이 가장 감사할 뿐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라도 다녀와야 할 군대에 입대, 눈물 젖은 건빵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전역을 하고 취업 준비. 쓰디 쓴 사회의 첫 잔을 마시며 눈물과 콧물로 번벅이 된 세월. 그렇게 다시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내 나이 30살.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살아야 하고 이제 가정도 이뤄야 하기에 나의 취업문제는 현재 가장 심각한 고민 중 하나였다. 그렇게 힘들고 힘들던 IMF세대이기에 지금의 나의 고민은 또래의 모든 사람들에게 큰 고민거리였다. 취업을 준비하며 만난 아름다운 아가씨. 그녀와 난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렇게 33살에 조그마한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안정된 생활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나의 40년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지금 현재 내 나이 40살. 나의 삶을 되짚어 봐야 할 사건이 있기에 나는 조용히 내방에서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집 앞 문방구에서 일기장을 4천원 주고 샀다. 학창시절에 써오라는 일기장도 그냥 일반 공책에 작성하던 내가 일기장이 필요했다. 일기장에 써지는 나의 일상생활과 과거의 추억은 훗날 나만의 기록지가 될 터. 내일 당장 죽더라도 나는 꼭 써야 할 일들을 적기 시작했다.
내 주변 친구들 중 정말 죽마고우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3명 있다. 한동네에서 40년을 같이 살아온 친구들이다. 내가 군대 갈 때 눈물바다로 아쉬워하고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같이 도둑을 잡겠다며 한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온 동네를 순찰하던 친구들. 대학에 합격 사실에 모두 함께 술 한잔하며 통기타를 튀기고 고성방가로 파출소에 다녀온 친구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나의 추억에 한자리를 차지하는 소중한 보물들이다.
그 중에 아직 한명을 소개한다. 우리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철규라는 친구인데 이놈이 올해 결혼을 했다. 그런데 나이 때문에 혼기를 놓쳐 국제결혼을 했다. 제수씨는 아직 한번도 본적이 없다. 왜냐하면 국제결혼을 해도 한국으로 바로 입국하지 못하고 여러 행정절차에 따라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내일 이 친구가 자기 집에서 집들이를 한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시집오는 제수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선물을 사가기로 했다. 우선 제수씨의 취향을 모르니 친구 녀석에게 물어보기 위해 친구의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어제 오전에 말이다.
“철규, 가게에 있는가?”
“어, 왔어. 어서와.”
살갑게 우리는 악수를 나눈다. 악수는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나 반가운 사람끼리 하는 매너 아니던가. 40년 동안 봐왔지만 항상 만나면 기분 좋은 친구다.
“날 추운데 왜 왔어? 또 한잔 생각나시나 봐?”
“그래. 너보다 술이 생각나서 왔다.”
“다행이네. 난 남자보다 여자가 좋아.”
“녀석... 하하하.”
우리는 싱거운 농담으로 서로의 의리를 확인하고 친구 가게로 들어갔다. 많은 물품이 쌓여 있는 좌대를 지나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커피 한 잔 줘?”
“좋지.”
“알아서 타먹어.”
“그럼 준다고 말을 말던가.”
“예의상 말은 해야 하잖아.”
“고맙네. 그래도 예의 차려줘서.”
“고마우면 돈 내고 캔 커피 하나 사먹던지.”
철규 녀석, 장사하더니 말솜씨가 장난 아니다. 상술도 많이 늘었네.
“오냐. 네 것 까지 두 개 사주마.”
“어이쿠, 감사하여라.”
나는 캔 커피 두 개를 꺼내들고 친구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하나는 친구에게 건네주고 내 커피 뚜껑을 열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런데 진짜 어쩐 일이야?”
“사실, 집들이 할 때 제수씨한테 잘 보일려고 선물을 사야 하는데 뭘 사가야 할지 몰라서.”
내말이 끝나자 친구를 자기 앞쪽에 팔을 뻗어 손가락으로 특정장소를 가리키며 들고 있던 커피를 마신다. 나는 그쪽을 응시했다.
“잘 풀리는 집.”
친구가 가리킨 곳에는 잘 풀리는 집이라는 화장지가 놓여 있었다. 휴지 사라는 얘기를 저렇게 하고 있다. 욕 좀 해주고 싶었다. 십 새끼.
“장난하지 말고, 제수씨 좋아하는 음식이나 뭐 그런 것 없냐?”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시던 커피를 입에서 때고 손을 좌우로 흔든다.
“없어? 뭐야? 좀 알려줘 봐. 치사한 놈아.”
“미친 놈, 야 나도 같이 못살아 봤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렇구나.”
친구의 말이 정답이었다. 결혼하고 6개월 동안 각자 살았기 때문에 친구도 제수씨의 성향이나 취향을 알리 만무했다. 내가 생각이 참 짧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집사람에게 물어볼걸 그랬나보다. 나는 더 이상 얻을 정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 왔다. 친구 가게에서 파는 눈깔사탕을 한줌 쥐어 내 외투 주머니에 넣은 채. 뒤돌아 가게를 빠져나오는데 친구가 뒤에서 소리를 친다.
“달아 논다. 외상 깔아 놓지 마라.”
집에서 나는 인터넷으로 ‘베트남 여자’라고 검색을 했다. 베트남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무언가가 검색되길 희망하면서. 그런데 베트남 여자라는 검색어에는 야한 베트남 여자들의 속살이 보이는 사진들이 몇 장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여자와 달리 까무잡잡한 피부에 나름 탄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흥미를 갖고 서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떤 한 링크 제목이 눈에 뛴다.
‘베트남 여자, 화끈한 하룻밤. 오빠가 만족할 때 까지.’
순간 내 고추가 불끈하고 솟아오른다. 이런 사진을 보기 위한 검색이 아니었지만 남자들은 어떨 수 없는 늑대인가보다. 흥미가 생겨 그 링크 제목을 클릭했다. 클릭하며 아무도 없는 우리 집을 혼자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는 내 모습이 어찌나 한심하던지. 침이 한번 꼴깍, 두 번 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심장이 바운스를 치며 링크를 열어본 나의 두 눈알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 손가락은 빠르게 움직이며 야한 사진을 찾고 있다.
정말 많은 베트남 여자들의 나체가 화면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 내 시선을 사로잡은 한 여자가 보였다. 얼굴은 정말 짱이었고 몸매도 최고였다. 이런 여자랑 하룻밤 자면 내 고추가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철규가 왠지 부럽게 느껴졌다. 사진속의 여자와 잠을 자지는 않겠지만 저렇게 비슷한 부류의 여자와 섹스를 하게 될 거란 생각이 날 다시 한번 흥분시켰다.
“부러운 놈. 쩝.”
나는 나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고 이미 발기된 나의 자지를 잡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사진속의 베트남 여자와 침대 속에서 섹스를 하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상상속에서 나는 침대에 알몸으로 누워 있고 사진속의 베트남 여자는 내 위에서 나의 자지를 한손에 잡고 자신의 혀로 나의 귀두를 핥아주고 있었다. 그러다 목구멍까지 나의 자지를 입에 집어넣었다. 오랄을 해주는 상상만으로 나는 이미 사정의 순간이 되어갔다. 흔들던 나의 자지를 잠시 쉬게 했다. 사정해 버리면 상상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더 이상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조금 안정이 되자 나는 다시 자지를 잡고 흔들었다. 천천히. 그리고 다시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베트남 여자는 내 위로 올라와 자신의 보지에 나의 자리를 삽입하고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내 입에 집어넣었다. 나는 그녀의 손가락을 정성스럽게 빨았고 그녀는 다른 한손으로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다.
“아... 좋아...”
나 혼자 상상하며 베트남 여자와의 섹스를 즐기고 있다. 상상속에서 나는 그녀를 개처럼 엎드리게 하고 풍만한 엉덩이를 두 손으로 꽉 잡았다. 그리고 나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정조준한 뒤 강하게 삽입했다. 순간 짝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고개는 뒤로 재껴지며 눈이 풀린 얼굴로 나의 피스톤 운동을 느꼈다. 삽입된 채 나의 허리를 좌우, 상하를 반복하며 베트남 여자의 보지를 마음 것 유린하고 있을 때 쯤, 드디어 사정의 신호가 왔다.
“좀 더... 좀 더...”
내 손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정이 임박해 오자 상상속의 여자를 무릎 꿇게 만들고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의 얼굴에 나의 정액을 쏟아 부었다.
“아....!”
컴퓨너 책상의자에 앉아있는 나의 몸은 점점 뒤로 재껴지고 있었고 그 순간, 그녀는 나의 얼굴 쪽으로 다가오며 키스를 하려고 하는 듯 입술을 내민다. 나도 입술을 내밀려 그녀의 달콤한 입술을 상상하던 그 순간!
쫙!
순간 내 가슴에 통증이 왔다. 나는 컴퓨터 의자에 앉아 있다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집사람이 내 머리 위에 한심한 듯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아주 쇼를 하고 있네.”
집사람의 말에 나는 얼굴이 화끈해 지며 바지를 얼릉 입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아... 개쪽.
화장실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잠그고 문에 귀를 대고 거실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집사람은 다양한 욕설을 하며 내가 한심하다는 말을 연달아 토해내고 있다. 이렇게 쪽팔린 적은 없다. 그것도 아내에게 나의 이런 모습을 들키게 될 줄이야. 울고 싶었다.
“어디서 이런 사이트만 찾아다니나? 밤에 어떻게 자나 몰라.”
아내의 궁시렁대는 소리에 나는 도저히 거실로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변기를 잡고 울고 싶었다. 어떻게 나가야 할지 걱정이었다. 나는 집안 대대로 법자임에도 믿지도 않는 주님을 찾으며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렇게 화장실에서 30분이 넘게 있었던 것 같다. 주방 쪽에서 집사람이 나를 불렀다.
“빨리 나와, 이 변태 남편아. 똥이 얼마나 굵어서 이렇게 안 나와?”
“금... 금방.. 나갈께.”
나는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로 문 앞에 바짝 입을 대고 말했다.
“호호호. 창피한가 보지? 나 화장실 가야 해.”
“아... 알았어.”
용기를 내서 나는 조심스럽게 화장실 문을 열었다. 순간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집사람이 화장실 문 앞에 팔짱을 끼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정말 버라이어티 한 생각들이 내 뇌리를 스치며 집사람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거실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봤다. 아까 보다 만 사이트가 아직도 켜져 있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다행히 꺼져있다. 아내가 끈 모양이다. 안심이 되면서 창피했다. 쥐구멍이 필요했다.
아내는 내가 쭈뼛쭈뼛 화장실 밖으로 나가자 나를 밀치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러면서 눈을 흘기고 나를 위 아래로 훌터보며 화장실 문고리를 잡고 문을 닫으려는 찰라.
“요즘 내 몸에 손도 안대는 이유가 있었네.”
하며 화장실 문을 닫았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나의 행동에 반성을 하며 한숨을 쉬었다. 다시는 집에서 자위행위를 하지 않으리라! 다만... 집사람과 애들이 멀리 여행을 떠날 때를 제외하고... 다짐을 하며 안방으로 향했다.
다음 날.
어제의 일이 나는 계속 머리에 남아 아내의 눈치만 봤다. 아내는 밤새도록 내 옆에 눕지도 않고 옷깃만 닿아도 신경질을 냈다. 그렇게 요상한 상황이 계속 꼬이자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철규네 집들이를 간다며 집에서 일찍 외출을 했다. 하지만 밖에서 친구들을 먼저 만나기로 한 약속은 없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방황하던 나는 날씨도 춥고 해서 동네 PC방으로 향했다. 바둑이나 몇 판 둘 심산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바둑 사이트에 접속을 해 다른 사람들과의 대전을 기다리고 있을 때 쯤, 어제 본 베트남 여자가 생각이 났다. 호기심이 다시 발동했다. 하지만 이렇게 개방된 장소에서 그런 야한 사진을 보고 있자니 부끄럽기도 해서 구석진 자리로 자리이동을 했다.
어제와 같은 검색어로 검색을 시작해 링크 글자를 찾기 시작했다. 여러 번의 서핑을 통해 어제 클릭했던 링크를 찾아냈다. 망설임 없이 그 링크를 클릭했다.
“안녕, 베트남 아가씨.”
어제 봤던 그 베트남 여자가 나체의 모습으로 나를 반기고 있었다. 많은 사진들 사이에 그 여자의 이름이 나와 있었다. 영어로 된 글자를 천천히 읽어 갔다.
“도.. 안.. 티니.. 안.”
사진 속의 베트남 여자 이름이 ‘도안티니안’이란 것을 알아냈다. 보물찾기를 하다 힘겹게 찾아낸 한 장의 쪽지를 찾아낸 기분처럼 너무 신이 났다. 도안티니안이란 이름으로 검색을 더 진행했더니 더 많은 자료들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어느 유료성인사이트에는 동영상도 있었다. 보고 싶었다. 단숨에 결재를 하고 동영상을 찾아 클릭했다.
베트남의 알 수 없는 해변, 그곳에 남녀가 원초의 모습 그대로 알몸상태로 서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사 한마디 없는 그냥 기획된 영상 같았다. 알 수 없는 베트남 말의 노랫말을 들으며 그 남녀가 대담하게도 해변 한복판에서 섹스를 벌이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는 여자의 항문에 남자의 자지를 넣고 사정까지 하는 내용의 영상이었다. 너무 흥분된다. 자위를 하고 싶은데 장소는 PC방. 참아야 했다.
어느 덧 시간은 흘러 집들이에 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다 내 등 뒤에 누군가 날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는 듯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등 뒤에서는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던 고등학생 정도로 되 보이는 남자 애들 5명이 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른이 되어서 공개된 장소에서 이런 동영상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어제에 이어 또 한번 뻘쭘해졌다. 미치겠다 진짜.
컴퓨터 전원을 끄고 나는 헛기침을 하고 카운터로 이동했다. 얼굴이 홍조를 띠며 당황스러웠다. 빨리 여기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서기 시작했다.
“얼마에요?”
카운터에 앉아 있는 사람은 우리 동네에서 유명한 수다쟁이 아줌마다. 물론 우리 집사람과 절친이다. 그 아줌마는 눈이 별로 좋지 않아 안경을 쓰고 있는데 안경 알 너머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왜 그러지 하는 생각에 그 아줌마를 쳐다봤다.
“순돌이 아빠.”
“네? 왜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수다쟁이 아줌마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자리의 카드를 들고 금액을 조회한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듯 말을 했다.
“요즘 순돌이 엄마랑 안 좋아?”
“네?”
“다 좋은데 그래도 여기서 그런 것 볼 때는 스피커 소리를 줄여서 봐줘요. 민망스러워서...”
헐... 헐... 헐... 스피커....
정신없이 보다보니 스피커 소리를 줄이지도 않고 봤나보다. 어쩐지 그 고딩 놈들 내 등 뒤에 바짝 붙어 나를 왜 그렇게 바라보나 했더니. 어제부터 아주 잔득 꼬이는 하루다.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도망가고 싶었다. 나는 민망했지만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고 PC방을 나왔다. 하지만, 다시 들어가 수다쟁이 아줌마를 보며 윙크를 하고 우리 아내에게는 비밀로 해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애교를 부렸다. 수다쟁이 아줌마는 무서워하는 표정으로 빨리 나가라고 손으로 표시한다.
살다 살다 이렇게 되는 일 하나 없는 요즘은 처음이다. 나는 어깨에 힘이 풀린 채 집들이를 하는 철규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휴~ 한숨만 나오는 어제와 오늘이다.
이사 한번 다니지 않고 한 집에서 살다보니 토박이 친구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질풍노도의 시절을 지나 대학에 진학하게 된 지금 시점이 가장 감사할 뿐이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라도 다녀와야 할 군대에 입대, 눈물 젖은 건빵의 추억을 뒤로 한 채 전역을 하고 취업 준비. 쓰디 쓴 사회의 첫 잔을 마시며 눈물과 콧물로 번벅이 된 세월. 그렇게 다시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내 나이 30살.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살아야 하고 이제 가정도 이뤄야 하기에 나의 취업문제는 현재 가장 심각한 고민 중 하나였다. 그렇게 힘들고 힘들던 IMF세대이기에 지금의 나의 고민은 또래의 모든 사람들에게 큰 고민거리였다. 취업을 준비하며 만난 아름다운 아가씨. 그녀와 난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렇게 33살에 조그마한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안정된 생활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나의 40년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지금 현재 내 나이 40살. 나의 삶을 되짚어 봐야 할 사건이 있기에 나는 조용히 내방에서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집 앞 문방구에서 일기장을 4천원 주고 샀다. 학창시절에 써오라는 일기장도 그냥 일반 공책에 작성하던 내가 일기장이 필요했다. 일기장에 써지는 나의 일상생활과 과거의 추억은 훗날 나만의 기록지가 될 터. 내일 당장 죽더라도 나는 꼭 써야 할 일들을 적기 시작했다.
내 주변 친구들 중 정말 죽마고우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3명 있다. 한동네에서 40년을 같이 살아온 친구들이다. 내가 군대 갈 때 눈물바다로 아쉬워하고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같이 도둑을 잡겠다며 한손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온 동네를 순찰하던 친구들. 대학에 합격 사실에 모두 함께 술 한잔하며 통기타를 튀기고 고성방가로 파출소에 다녀온 친구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나의 추억에 한자리를 차지하는 소중한 보물들이다.
그 중에 아직 한명을 소개한다. 우리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철규라는 친구인데 이놈이 올해 결혼을 했다. 그런데 나이 때문에 혼기를 놓쳐 국제결혼을 했다. 제수씨는 아직 한번도 본적이 없다. 왜냐하면 국제결혼을 해도 한국으로 바로 입국하지 못하고 여러 행정절차에 따라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내일 이 친구가 자기 집에서 집들이를 한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시집오는 제수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선물을 사가기로 했다. 우선 제수씨의 취향을 모르니 친구 녀석에게 물어보기 위해 친구의 슈퍼마켓으로 향했다. 어제 오전에 말이다.
“철규, 가게에 있는가?”
“어, 왔어. 어서와.”
살갑게 우리는 악수를 나눈다. 악수는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이나 반가운 사람끼리 하는 매너 아니던가. 40년 동안 봐왔지만 항상 만나면 기분 좋은 친구다.
“날 추운데 왜 왔어? 또 한잔 생각나시나 봐?”
“그래. 너보다 술이 생각나서 왔다.”
“다행이네. 난 남자보다 여자가 좋아.”
“녀석... 하하하.”
우리는 싱거운 농담으로 서로의 의리를 확인하고 친구 가게로 들어갔다. 많은 물품이 쌓여 있는 좌대를 지나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커피 한 잔 줘?”
“좋지.”
“알아서 타먹어.”
“그럼 준다고 말을 말던가.”
“예의상 말은 해야 하잖아.”
“고맙네. 그래도 예의 차려줘서.”
“고마우면 돈 내고 캔 커피 하나 사먹던지.”
철규 녀석, 장사하더니 말솜씨가 장난 아니다. 상술도 많이 늘었네.
“오냐. 네 것 까지 두 개 사주마.”
“어이쿠, 감사하여라.”
나는 캔 커피 두 개를 꺼내들고 친구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하나는 친구에게 건네주고 내 커피 뚜껑을 열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런데 진짜 어쩐 일이야?”
“사실, 집들이 할 때 제수씨한테 잘 보일려고 선물을 사야 하는데 뭘 사가야 할지 몰라서.”
내말이 끝나자 친구를 자기 앞쪽에 팔을 뻗어 손가락으로 특정장소를 가리키며 들고 있던 커피를 마신다. 나는 그쪽을 응시했다.
“잘 풀리는 집.”
친구가 가리킨 곳에는 잘 풀리는 집이라는 화장지가 놓여 있었다. 휴지 사라는 얘기를 저렇게 하고 있다. 욕 좀 해주고 싶었다. 십 새끼.
“장난하지 말고, 제수씨 좋아하는 음식이나 뭐 그런 것 없냐?”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시던 커피를 입에서 때고 손을 좌우로 흔든다.
“없어? 뭐야? 좀 알려줘 봐. 치사한 놈아.”
“미친 놈, 야 나도 같이 못살아 봤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렇구나.”
친구의 말이 정답이었다. 결혼하고 6개월 동안 각자 살았기 때문에 친구도 제수씨의 성향이나 취향을 알리 만무했다. 내가 생각이 참 짧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집사람에게 물어볼걸 그랬나보다. 나는 더 이상 얻을 정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 왔다. 친구 가게에서 파는 눈깔사탕을 한줌 쥐어 내 외투 주머니에 넣은 채. 뒤돌아 가게를 빠져나오는데 친구가 뒤에서 소리를 친다.
“달아 논다. 외상 깔아 놓지 마라.”
집에서 나는 인터넷으로 ‘베트남 여자’라고 검색을 했다. 베트남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무언가가 검색되길 희망하면서. 그런데 베트남 여자라는 검색어에는 야한 베트남 여자들의 속살이 보이는 사진들이 몇 장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여자와 달리 까무잡잡한 피부에 나름 탄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흥미를 갖고 서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떤 한 링크 제목이 눈에 뛴다.
‘베트남 여자, 화끈한 하룻밤. 오빠가 만족할 때 까지.’
순간 내 고추가 불끈하고 솟아오른다. 이런 사진을 보기 위한 검색이 아니었지만 남자들은 어떨 수 없는 늑대인가보다. 흥미가 생겨 그 링크 제목을 클릭했다. 클릭하며 아무도 없는 우리 집을 혼자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는 내 모습이 어찌나 한심하던지. 침이 한번 꼴깍, 두 번 꼴깍. 넘어가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심장이 바운스를 치며 링크를 열어본 나의 두 눈알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 손가락은 빠르게 움직이며 야한 사진을 찾고 있다.
정말 많은 베트남 여자들의 나체가 화면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 내 시선을 사로잡은 한 여자가 보였다. 얼굴은 정말 짱이었고 몸매도 최고였다. 이런 여자랑 하룻밤 자면 내 고추가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철규가 왠지 부럽게 느껴졌다. 사진속의 여자와 잠을 자지는 않겠지만 저렇게 비슷한 부류의 여자와 섹스를 하게 될 거란 생각이 날 다시 한번 흥분시켰다.
“부러운 놈. 쩝.”
나는 나의 바지 속으로 손을 넣고 이미 발기된 나의 자지를 잡아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사진속의 베트남 여자와 침대 속에서 섹스를 하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상상속에서 나는 침대에 알몸으로 누워 있고 사진속의 베트남 여자는 내 위에서 나의 자지를 한손에 잡고 자신의 혀로 나의 귀두를 핥아주고 있었다. 그러다 목구멍까지 나의 자지를 입에 집어넣었다. 오랄을 해주는 상상만으로 나는 이미 사정의 순간이 되어갔다. 흔들던 나의 자지를 잠시 쉬게 했다. 사정해 버리면 상상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더 이상 느끼기 힘들기 때문에.
조금 안정이 되자 나는 다시 자지를 잡고 흔들었다. 천천히. 그리고 다시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베트남 여자는 내 위로 올라와 자신의 보지에 나의 자리를 삽입하고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내 입에 집어넣었다. 나는 그녀의 손가락을 정성스럽게 빨았고 그녀는 다른 한손으로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다.
“아... 좋아...”
나 혼자 상상하며 베트남 여자와의 섹스를 즐기고 있다. 상상속에서 나는 그녀를 개처럼 엎드리게 하고 풍만한 엉덩이를 두 손으로 꽉 잡았다. 그리고 나의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정조준한 뒤 강하게 삽입했다. 순간 짝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고개는 뒤로 재껴지며 눈이 풀린 얼굴로 나의 피스톤 운동을 느꼈다. 삽입된 채 나의 허리를 좌우, 상하를 반복하며 베트남 여자의 보지를 마음 것 유린하고 있을 때 쯤, 드디어 사정의 신호가 왔다.
“좀 더... 좀 더...”
내 손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정이 임박해 오자 상상속의 여자를 무릎 꿇게 만들고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의 얼굴에 나의 정액을 쏟아 부었다.
“아....!”
컴퓨너 책상의자에 앉아있는 나의 몸은 점점 뒤로 재껴지고 있었고 그 순간, 그녀는 나의 얼굴 쪽으로 다가오며 키스를 하려고 하는 듯 입술을 내민다. 나도 입술을 내밀려 그녀의 달콤한 입술을 상상하던 그 순간!
쫙!
순간 내 가슴에 통증이 왔다. 나는 컴퓨터 의자에 앉아 있다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집사람이 내 머리 위에 한심한 듯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아주 쇼를 하고 있네.”
집사람의 말에 나는 얼굴이 화끈해 지며 바지를 얼릉 입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아... 개쪽.
화장실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잠그고 문에 귀를 대고 거실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집사람은 다양한 욕설을 하며 내가 한심하다는 말을 연달아 토해내고 있다. 이렇게 쪽팔린 적은 없다. 그것도 아내에게 나의 이런 모습을 들키게 될 줄이야. 울고 싶었다.
“어디서 이런 사이트만 찾아다니나? 밤에 어떻게 자나 몰라.”
아내의 궁시렁대는 소리에 나는 도저히 거실로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대로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변기를 잡고 울고 싶었다. 어떻게 나가야 할지 걱정이었다. 나는 집안 대대로 법자임에도 믿지도 않는 주님을 찾으며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렇게 화장실에서 30분이 넘게 있었던 것 같다. 주방 쪽에서 집사람이 나를 불렀다.
“빨리 나와, 이 변태 남편아. 똥이 얼마나 굵어서 이렇게 안 나와?”
“금... 금방.. 나갈께.”
나는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로 문 앞에 바짝 입을 대고 말했다.
“호호호. 창피한가 보지? 나 화장실 가야 해.”
“아... 알았어.”
용기를 내서 나는 조심스럽게 화장실 문을 열었다. 순간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집사람이 화장실 문 앞에 팔짱을 끼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정말 버라이어티 한 생각들이 내 뇌리를 스치며 집사람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거실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봤다. 아까 보다 만 사이트가 아직도 켜져 있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다행히 꺼져있다. 아내가 끈 모양이다. 안심이 되면서 창피했다. 쥐구멍이 필요했다.
아내는 내가 쭈뼛쭈뼛 화장실 밖으로 나가자 나를 밀치며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러면서 눈을 흘기고 나를 위 아래로 훌터보며 화장실 문고리를 잡고 문을 닫으려는 찰라.
“요즘 내 몸에 손도 안대는 이유가 있었네.”
하며 화장실 문을 닫았다.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나의 행동에 반성을 하며 한숨을 쉬었다. 다시는 집에서 자위행위를 하지 않으리라! 다만... 집사람과 애들이 멀리 여행을 떠날 때를 제외하고... 다짐을 하며 안방으로 향했다.
다음 날.
어제의 일이 나는 계속 머리에 남아 아내의 눈치만 봤다. 아내는 밤새도록 내 옆에 눕지도 않고 옷깃만 닿아도 신경질을 냈다. 그렇게 요상한 상황이 계속 꼬이자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철규네 집들이를 간다며 집에서 일찍 외출을 했다. 하지만 밖에서 친구들을 먼저 만나기로 한 약속은 없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방황하던 나는 날씨도 춥고 해서 동네 PC방으로 향했다. 바둑이나 몇 판 둘 심산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바둑 사이트에 접속을 해 다른 사람들과의 대전을 기다리고 있을 때 쯤, 어제 본 베트남 여자가 생각이 났다. 호기심이 다시 발동했다. 하지만 이렇게 개방된 장소에서 그런 야한 사진을 보고 있자니 부끄럽기도 해서 구석진 자리로 자리이동을 했다.
어제와 같은 검색어로 검색을 시작해 링크 글자를 찾기 시작했다. 여러 번의 서핑을 통해 어제 클릭했던 링크를 찾아냈다. 망설임 없이 그 링크를 클릭했다.
“안녕, 베트남 아가씨.”
어제 봤던 그 베트남 여자가 나체의 모습으로 나를 반기고 있었다. 많은 사진들 사이에 그 여자의 이름이 나와 있었다. 영어로 된 글자를 천천히 읽어 갔다.
“도.. 안.. 티니.. 안.”
사진 속의 베트남 여자 이름이 ‘도안티니안’이란 것을 알아냈다. 보물찾기를 하다 힘겹게 찾아낸 한 장의 쪽지를 찾아낸 기분처럼 너무 신이 났다. 도안티니안이란 이름으로 검색을 더 진행했더니 더 많은 자료들을 찾아 낼 수 있었다. 어느 유료성인사이트에는 동영상도 있었다. 보고 싶었다. 단숨에 결재를 하고 동영상을 찾아 클릭했다.
베트남의 알 수 없는 해변, 그곳에 남녀가 원초의 모습 그대로 알몸상태로 서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사 한마디 없는 그냥 기획된 영상 같았다. 알 수 없는 베트남 말의 노랫말을 들으며 그 남녀가 대담하게도 해변 한복판에서 섹스를 벌이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에는 여자의 항문에 남자의 자지를 넣고 사정까지 하는 내용의 영상이었다. 너무 흥분된다. 자위를 하고 싶은데 장소는 PC방. 참아야 했다.
어느 덧 시간은 흘러 집들이에 가야 할 시간이 다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다 내 등 뒤에 누군가 날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는 듯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등 뒤에서는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던 고등학생 정도로 되 보이는 남자 애들 5명이 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른이 되어서 공개된 장소에서 이런 동영상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어제에 이어 또 한번 뻘쭘해졌다. 미치겠다 진짜.
컴퓨터 전원을 끄고 나는 헛기침을 하고 카운터로 이동했다. 얼굴이 홍조를 띠며 당황스러웠다. 빨리 여기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앞서기 시작했다.
“얼마에요?”
카운터에 앉아 있는 사람은 우리 동네에서 유명한 수다쟁이 아줌마다. 물론 우리 집사람과 절친이다. 그 아줌마는 눈이 별로 좋지 않아 안경을 쓰고 있는데 안경 알 너머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왜 그러지 하는 생각에 그 아줌마를 쳐다봤다.
“순돌이 아빠.”
“네? 왜요? 제 얼굴에 뭐 묻었어요?”
수다쟁이 아줌마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 자리의 카드를 들고 금액을 조회한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듯 말을 했다.
“요즘 순돌이 엄마랑 안 좋아?”
“네?”
“다 좋은데 그래도 여기서 그런 것 볼 때는 스피커 소리를 줄여서 봐줘요. 민망스러워서...”
헐... 헐... 헐... 스피커....
정신없이 보다보니 스피커 소리를 줄이지도 않고 봤나보다. 어쩐지 그 고딩 놈들 내 등 뒤에 바짝 붙어 나를 왜 그렇게 바라보나 했더니. 어제부터 아주 잔득 꼬이는 하루다.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도망가고 싶었다. 나는 민망했지만 죄송하다는 인사를 하고 PC방을 나왔다. 하지만, 다시 들어가 수다쟁이 아줌마를 보며 윙크를 하고 우리 아내에게는 비밀로 해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애교를 부렸다. 수다쟁이 아줌마는 무서워하는 표정으로 빨리 나가라고 손으로 표시한다.
살다 살다 이렇게 되는 일 하나 없는 요즘은 처음이다. 나는 어깨에 힘이 풀린 채 집들이를 하는 철규네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에휴~ 한숨만 나오는 어제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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