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 단편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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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81회 작성일 20-01-17 12:24본문
Y와 잠정적인 이별, 연락 두절 및 해외 도피의 사실을 알고 방황을 했었다.
Y를 사랑했었나?
이제 돌아보면 Y와 헤어진 뒤, 연인과 헤어진 것과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을 보면 내가 Y를 사랑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에 더 심하게 앓았던 적이 있기 때문에 Y는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것일 뿐. 사실 그때, Y의 생각이나 하며 방황을 즐길 그럴 시간이 없었다.
입대는 가까워오고 용돈은 떨어져 가고, 입대 전에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가야 할 곳들이 너무 많았다. 살면서 처음으로 스케쥴 것도 짜보고 그렇게 돈벌이와 여행을 반복했던 시간이었다.
K는 그 시간에 알게 된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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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구했다.
이 알바가 내 인생에 가장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알바였다. 천성이 노가다인 놈은 노가다를 뛰어야 하는데, 그때 잠시 그걸 잊었다.
맞지도 않는 음식점 마감조였고, 마감조라서 페이가 만만치 않았다. 그때 내가 살던 동네 근처가 지금도 유명한 유흥가고, 거기에 고기집들이 많았는데, 마감조를 구하는 건 지금도 쉽지 않다고 알고 있다.
마감조라봤자. 지금과는 다르게 한 두시쯤에 끝나는 것이지만 지금처럼 대중교통이 새벽까지 있지 않는 시절에는 근처에 있는 애들에게 그런 마감조 일은 좋은 페이의 대상이었다.
K는 나보다 한살이 많았다.
친누나가 있던 나는 일단 나이가 많으면 누나 누나 하면서 잘 따랐기 때문에 K를 비롯한 마감조 누나들에게 이쁨을 많이 받았다.
세살 많은 휴학생 누나, 두살 많은 형(둘이 커플 됨) 두 살 많은 누나 그리고 K와 나 이렇게 다섯명이 있었고, 대부분 집이 걸어갈 수 있는 버스로 세 정거장 내외 였다.
데려다 주기 만만한 거리.
대부분이 휴학생 아니면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마감을 하고 나서는 남은 기본 안주나 기타 등등으로 약간의 술을 마시고 들어가기도 했고, 공원 벤치 같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심야 영업이 대충만 폐지 된 시기 였기에 마감 시간도 점점 뒤로 밀리고 사장이 마인드가 개차반이었지만 돈은 제대로 준다 주의였기 때문에 영업 시간이 늘어나면 페이도 늘어나 별 불만들은 없었다.
K는 그냥 평범한 휴학생이었다.
좀 사는 집이어서 굳이 형편 때문에 알바를 하는 것은 아니었고, 몸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당당히 돈을 벌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잠시 이런 알바를 뛰고 있었다.
K의 알바가 급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급박한 알바들은 K를 그렇게 고운 시선으로 보지는 않았다. 물론 나도 그렇게 고운 시선은 아니었지만, 두살 많은 형이 나를 많이 감싸주고 대견하다고 했기 때문에 질타의 눈초리는 K에게 집중 되었다.
K가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K는 분명 과외 같은 것으로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상태였고, 이전에 과외를 했던 경험도 있었다. 약간은 된장의 기질을 가진 K가 가끔 그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더 질타의 눈초리를 받았던 것도 있다.
그렇다고 K가 사람들의 눈에 확 띌 정도로 이쁘다거나 섹시하다거나 혹은 키가 크다거나 그런 외모는 아니었다.
(나중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K는 그냥 평범한 휴학생이었다.
그렇게 겨울에 시작된 음식점 알바는 해를 넘기고 있었고, 애통하게도 입영이 연기 되었다는 소식도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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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점 풀리고 누나들 옷차림에 변화가 생겼다.
이제까지 입지 않던 약간의 노출이 있는 옷들을 입고 오기 시작했고, 가끔은 패인 상의나 딱 붙는 청바지 등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어색할 때도 있었다.
알바의 특성상, 주방과 홀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그러면 자연적으로 신체 접촉이 생기고
밀착성이 강한 옷들은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총각에게 여성의 몸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도구가 되고 그것이 두 번의 경험으로 인해 상상이 되니 가끔은 힘었다.
문제는 이런 느낌을 나만 받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살 많은 형의 눈도 나랑 같이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지만 사장의 눈은 정말 이글이글 타는 것이 보였다.
사장도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때 우리보다는 완전 할아버지였고 다들 음흉한 시선의 사장을 재수 없어 하는 와중에 작은 사고 하나가 터졌다.
회식 때, 사장이 술을 먹고선 세살 많은 누나(사실 이 누나가 K보다 많이 이뻤다.)를 어찌 해보려다 실패했다. 그렇다고 지금 기사거리들처럼 어디로 끌고 갔다, 뭘 타서 먹였다 이런 건 아니었고 괜히 살짝 살짝 더듬고 이쁘다 어쩌다 정도 말만 했던 것인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대단히 역겨웠던 경험인지라, 누나가 울며 불며 관둔다고 하고, 사장은 사과하고 그런 일이 있었다.
이후, 사장이 보는 앞에서 공공연하게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의 애정행각이 시작 됐다. 대충 눈치들은 채고 있었지만, 그렇게 드러내 놓을 단계까지는 아니었는데,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가 더 강했고, 이들의 약간은 계약된 연예가 나중엔 진짜 연예로 바뀌는 시점도 되었다.
사장의 타겟이 세살 많은 누나 다음은 두살 많은 누나가 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두살 많은 누나는 정말 요즘 말로 오크였다. 돋보일 것 없는 몸매에 약간은 오크 기질이 있는 얼굴형... 게다가 말투가 정말 죽입니다.
그 두살 많은 누나랑 손님이랑 벌어진 싸움을 K와 내가 몇 번 뜯어 말렸을 정도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이상한 사람이었다. 거기 있던 사람 모두 두살 많은 누나는 그만 두길 바랬지만, 눈치도 없고 돈도 없는 두살 많은 누나는 자기가 꼭 필요한 인재처럼 열심히 다녔다. (사실 주방의 굳은 일부분에서는 꼭 필요한 사람이 맞기는 맞았다. 뭐 자연히 배치가 그렇게 되었고 툴툴 거리면서 일은 잘했다.)
그래서 사장의 다음 타겟이 K가 되었다.
사장이 K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고 당사자인 K도 알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 K는 그걸 그렇게 신경 쓰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게 결정적인 K의 된장 기질인지 모르겠지만 남자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손님이건 혹은 다른 직원이던(다른 교대조에 남자들도 있으니)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면 좋아하는 것 같았다.
또 하나, K는 말투가 죽여줬다.
뭐랄까? 이후에 알았지만 남자를 녹이는 말투? 나중에 내가 나이 들고 두살 많은 누나(편의상 오크누나라고 하자. 사람을 이렇게 평가하는 건 안 좋아하지만 그 누나의 말투를 들으면 정말 이런 말 밖에는 생각이 안난다. 오크라는 단어가 일반화 되기 전까지 전 그 누나를 영화 구니스에 나오는 괴물 엄마 말투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와 손님 간에 일어난 싸움에서 나와 K가 중재할 수 있었던 건 일단 내가 몸으로 막고 K가 말로 구슬리는 것이었으니까.
애교 섞인 목소리에 말투, 단어의 선택. K의 무기는 그것이 아니었나?(물론 다른 것도 있지만) 생각이 든다. 그러니 오크누나에게 화가 많이 났던 남자 손님들도 K의 말과 서비스 안주, 혹은 술 정도면 대부분 화가 풀려 갔고 같이 일하는 대부분의 남자가 K에게 추파를 던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물론 숫컷들의 힘겨루기에서 기본적으로 제일 먹어주는 사장이 최고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약간은 아슬 아슬한 날들이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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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많은 누나 때문에 중단 되었던 회식이 저녁조와 마감조 전체 회식이라는 명목 하에 다시 시작됐다.
저녁조는 늦게 집에 가게 된다고 툴툴 댔지만 일찍 마감을 하고 코가 비뚤어지게 먹자는 말에 솔깃해서 모두 남았고 마감조는 늘 있는 일상이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날 정말 많이 마셨다.
Y의 다른 소식을 전해들은 것이 그 즈음으로 생각 되고, 꼭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정말 그날 모두 다 죽도록 마셨다.
멍한 머리를 안고 다음날 출근 했을 때, 눈치가 약간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한 건, 어제 마신 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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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났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때가 되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오크 누나가 알았고(앞에서 말했다. 눈치 없다고 ㅡㅡ;;;;) 괜히 친한 척을 하며 나에게 K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나도 어렴풋이 눈치를 채고 있었고, 그 일의 수위를 생각, 혹은 상상하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의식적으로 K가 사장을 피하고 있고 사장은 K와 어떻게는 같이 있고 싶어 했다.
주방이나 여타 구조 상, 같이 있고자 한다면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이 그곳의 구조였고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은 그 구조를 너무 잘 이용하고 있었으나, 만약 한 공간 안에 있는 사람이 싫은 사람이라면 죽도록 짜증나는 것이 그런 공간이 바로 그곳이었다.
쓰잘데기 없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던 나는 저 자식(사장)을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혹은 그냥 패줘야 하나 매우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 이상한 기류를 느끼면서 어김없이 마감을 한 뒤 대충 청소하고 퇴근하려고 하는데 K가 나를 불렀다.
K: .... 야 나 집에 좀 데려다 줄레?
나: 누나 저번엔 싫다고 했잖아
K: 어... 근데 요즘 그냥 좀...
나: 알았어 같이 가.
대충 눈치를 챈 나는 같이 동행 해 주기로 하고 K의 집에 바래다 주었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당시 마감조라는게 버스로 세 정거장 내외였고 걸어 다니기 만만한 길이었기 때문에 K를 집에 데려다 주고 나도 집으로 가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
그렇게 한달 정도를 집에 데려다 주면서 K와 전 그냥 대충 친구처럼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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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어가고, 진짜 입영 날짜가 두달 정도 앞으로 다가 오기 시작했다.
이제 나도 즐겨야할 시간이 왔다.
출근 하자마자 사장에게 합리적인 퇴사 사유와 같이 대체 알바를 구할 것을 전달했다.
사장은 알고 있었기에 별로 놀라지 않는 눈치로 알았다고 했지만 다른 알바들은 놀란 눈치였다.
특히, 오크누나와 K가 많이 놀란 눈치고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은 한달이라도 더 있게 하려는 모양새였다.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짧은 시간 열심히 일해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그 다음 주 화요일에(손님이 가장 적은 날) 송별회 겸 회식을 한다고 했다.
어김없이 K를 데려다 주는 시간인데, K가 말도 없이 가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화요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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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지만 술은 술을 부른다.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 말... 진짜다.
점점 무르익어가는 분위기에 직원들이건 사장이건 미친 것처럼 마신다.
남자들은 자기 군대 이야기를 해주면서 내가 더 힘들었다식의 자랑질을 시작하고 여자들은 그냥 자기들끼리의 이야길 나누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몇명이 지쳐 나가 떨어질 때쯤 불안해 보이던 K의 눈매가 완전히 풀렸다고 생각한 건 내 눈이 풀려서 그런 건 아니었다.
술자리가 끝나고 더 마시고 싶은 몇 명은 더 남아 마시는 눈치였지만, 예비역과 나름 자기도 힘든 군생활을 했다 생각하는 사장만 남고 모두 집에 가는 분위기로 변했다.
사장은 은근 K가 남길 바랬지만 K는 극구 집에 가겠다고 했고, 나중엔 사장에게 쌍욕까지 내갈겼다. K의 입을 통해 사장이 K를 잡으려는 이유와 K가 사장을 피하는 이유를 다들 듣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K의 쌍욕에 다른 여직원들이 K를 끌어냈고, 희지부지 된 체로 모두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또 술 취한 K가 내게 맡겨졌다.
술자리에는 사장과 저녁조 몇 명, 그리고 오크 누나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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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많이 취해, 업어줬다.
처음엔 업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K가 몸을 완전히 못 가누는 상황에서 부축 보다는 업는 것이 빠르고 불필요한 스킨쉽을 줄인다는 생각에 그냥 업었다.
업고 K의 집으로 가는 동안 K도 Y처럼 몇 번 먹을 것을 확인하고 편의점에 들려 마실 것도 사 마시느라 평소 걸리는 시간보다 몇 배는 들었다.
K의 집 앞
"누나 나 갈께. 들어갈 수 있겠어?"
"어....."
K를 내려 놓고 뒤돌아서는데, K가 제 팔을 잡다.
"집 안까지 데려다 줄레?"
"안 되! 어른들 계시잖아!"
"안 계셔."
"응?"
"안 계신다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부모님이 일이 있으셔서 한달정도 집을 비우신다고 했고, 집에 혼자 있게 된지 열흘 정도 됐다고 했다. K에게 언니도 있고 오빠도 있었지만 오빠는 군대에 가 있었고 언니는 학교가 멀어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한다고 했다.
K의 다리가 풀릴대로 풀려 있었고,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기엔 K가 다칠 걱정도 들어서 알았다고 하고 다시 업었다.
주섬 주섬 열쇠를 꺼내 주었고 문을 따고 들어갔다.
좀 사는 집, 단독주택이었고 2층집이었다.
K의 방은 2층이었고 K의 명령에 따라 방까지 옮겨 주었다.
방도 꽤나 넓었고 Y의 방보다는 깨끗했다. ㅡㅡ;;;;
적어도 더블을 될 거 같은 침대에 K를 거의 던져 놓았다.
긴장이 풀리니 또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더군요
"누나. 진짜 집에 아무도 없어?"
"응. 뭘 걱정하는 거야~!"
"아니... 어른도 없는 집에 이렇게 오는 건 실례라고 알고 있어서..."
"피식"
"근데 화장실 어디야?"
"나가서 바로 앞에"
"응"
"금방 와라. 나도 급하다."
뭐지? 가지 말고 다시 자기 방으로 오라는 건가?
여하튼 작은 게 급했기에 얼른 갔다 왔다.
내가 갔다 오는 사이 어느 정도 정신이 들었는지 비틀거리면서도 잘 갔다.
작은 것도 해결했겠다. 어느 정도 방을 여유롭게 볼 정신이 생겼다.
방을 감상하고 있는데, 손에 맥주캔 두 개를 들고 K가 비틀거리며 들왔다.
"또 마셔?"
"응~~ 오늘은 좀 더 먹고 싶네?"
집안에 사람도 없다니 걱정 안 하고 받았다.
집이라는 안심도 있었다.
잠들면 그냥 가도 여긴 K의 집이니까.
한 캔씩을 다 마시고 K가 자리를 알려주어 한 캔씩을 더 가져 왔다.
방에 들어와보니 K가 이불을 뒤집에 쓰고 있었다.
"추워?"
"응, 찬 게 들어오니 추운가보다."
"적당히 먹어..."
"응"
몇 모금 또 마셨다.
"나 춥다. 옆에 앉아 줄레?"
어려운 거 아니니 침대 위에 앉아 있는 K의 옆에 앉아 주었다.
K가 머리를 기대 옵니다.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아까 먹은 걸 확인했기 때문에 나야 하는 냄새가 안 나고 치약 냄새가 났다.
나도 취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는데, K가 고개를 듭니다.
"나 진짜 춥다."
아닌게 아니라 K는 침대가 떨릴 정도로 덜덜 떨고 있었다.
"아까 니가 업어 줬을 땐 하나도 안 추웠는데..."
헤깔리기 시작합니다. 얘 왜이러지?
"아까 니가 업어 줬을 땐 하나도 안 추웠는데..."
"지금은 업어줄 수 없잖아~!"
"그럼 안아 줄레?"
"..............."
갑자기 K가 이불을 들추어 절 이불 속으로 넣으려고 하는데,
이런~! K는 속옷만 입고 있었다.
애써 놀란 가슴과 흥분을 숨기고,
"누나. 왜 이래~!"
"응? 옷? 아까 너 맥주 가지러 갔을 때 벗었어. 오바이트 냄새 나는 거 같아서..."
"그럼 입어야지~!"
"뭐하러? 우리집인데?"
"나는?"
"........."
잠시 침묵을 흘렀다.
"너 나하고 사장하고 뭔일 있었나 궁금하지 않아?"
"궁금 하기는 하지... 하지만 그건 누나 사생활이고, 누나가 나한테 털어놓지 않았잖아. 그건 누나도 비밀을 지키고 싶은 거 아냐?"
"맞네. 니 말이...(피식)"
취침등만 켜 놓은 방안, 침대 위 이불을 나란히 두른 한 명은 속옷만 입은 여자에 한명은 겉옷 정도만 벗은...
죽여주는 대화 소재...
분위기 야리꾸리~~ 했다.
"니들이 생각하는 일은 없었어. 말을 해도 안 믿으면 그만이지만"
"누나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뭐."
"근데...."
발가락을 보고 있던 K가 갑자기 입술을 내밀어옵니다.
10초 정도를 그러고 있었는데, 그냥 놔두는 것도 예의가 아닐거란 생각이 들고, Y의 경험과 진짜 확실해진 입영 날짜가 될대로 되라 식의 용감함을 줬다.
뽀뽀... 그리고 이어지는 딥키스...
그때까지 제대로 안아주지 않았던 제 팔을 K가 잡아다 끌어갔고, 내 팔에도 힘이 들어갔다.
한참 동안 서툰 키스로 K가 내 첫 키스를 가져갔다.
입이 떨어지고 K가 몸을 밀착해 오더니 무릎 위에 앉았다.
K는 그냥 평범한 체구다.
나는 남자 중에 등치가 있는 편이다.
평범한 무게 정도의 여자 정도는 무릎에 앉히고 충분히 가지고 놀 수(?) 있다.
"안아줘"
무릎에 올라온 K의 말에 무릎에 앉히고 뒤에서 안아줍니다.
"아... 따뜻하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사장과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단다.
단지, 사장이 술을 마시고 강제로 키스 하려고 해서 키스를 당했다는 것. 키스를 당하면서 몸을 더듬는데, 정말 기분이 나빴다는 것.
그 이후 사장이 그런 눈빛을 보낼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나서 기분이 정말 나빴다는 것.
"그럼 누난 이제까지 한 번도 남자랑 자본적이 없어?"
"없을 거 같아? 있을 거 같아?"
"난 그런 질문엔 대답 잘 못해."
"넌 솔직하게 말해 줄 거야?"
"뭘?"
"니가 지금 나한테 물어본 걸 너한테 물어본다면?"
"ㅋㅋㅋ 나 숫총각이야! 난 사랑하는 사람과 울라불라~~~~"
"재밋네 ^^ 근데 내 엉덩이에 느껴지는 이건 뭐야?"
"........."
"어머 얘 얼굴 빨게지는 것봐~!"
".............."
"야~! 반칙 아냐? 난 이렇게 벗고 있는데 너는 옷 입고 있고 너도 벗어~!"
K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제게 옷을 벗으라고 자꾸 재촉했다.
괜한 부끄러움에 앞에 있는 맥주를 다 마셔버렸고 이성의 끈이 어느 정도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K가 억지로 옷을 벗기는 것을 저항하지 않았고 남자 옷에 구조에 따라 한 장만 남았다. 달랑 팬티만 남겨 놓은 K는 다시 내 무릎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뒤, 브래지어를 풀어 놓다.
아...
그때 알았다.
속옷 때부터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그때까지 본 여자 중에 K는 단연 최고의 글레머였다.
브래지어를 푼 K가 돌아앉았다.
서로 마주보고 앉고 있고, K의 커다란 가슴과 작은 팬티, 그 안에 어스름한 자국까지 보였다. 서로의 허리에 팔을 두른 상태에서 K가 팬티 속에 동생 녀석을 살짝씩 터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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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너 나랑 할레?"
나: "............"
K: "너 은근 쑥맥이다. 하는 짓은 안 그런데 이쪽으론 완전 순딩이네?"
나: "왜 나랑 하고 싶은데?"
K: "그냥 니가 가지고 싶어."
나: "이러는 거 별로 안 좋다."
K: "너 아까 한 말 진짜 진심이야?"
나: "응. 만약에 내가 널(이때부터 완전히 말을 놓았다.)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난 지금 절대 망설이지도 고민하지도 않을 거야."
"근데 이건 아닌 거 같아."
"난 그렇게 자는 거, 좋지 않다고 생각해."
K: "어머 얘 심각해지는 거봐 ㅋㅋㅋ"
"그럼 아까 키스는 왜 했니?"
나: "몰라"
K: "키스랑 섹스랑 달라? 어차피 몸 속에 몸이 들어가는 건 똑같잖아!"
나: "너 쿨하다."
K: "응. 나 쿨해. 난 내가 하고 싶은 사람하고는 하고, 하기 싫은 사람하고는 안해."
"하고 싶은 사람은 기분이 좋고 설레이지만, 하기 싫은 사람은 눈빛만으로도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아."
진나리 치는게 느껴졌다. 독특한 여자라고 생각이 들었다.
뭔가 니가 하고 싶은데로는 안 된다는 것을 어쩌면 오기 같은 마음이 들었다. 서로 마주보고 안고 있어서 꽤나 후끈 거리는 K를 들어서 침대에 던졌다.
여름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 밤은 차갑다.
취침등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꺅~! 추워~! K가 낮은 비명을 지르며 이불 속으로 숨었다.
나: "정신 나?"
K: "뭐야~~너?"
나: "정신 나면 나 집에 간다."
K: "........."
주섬 주섬 옷을 찾아 입으려고 하는데, K가 뒤에서 안아왔다.
K: "가지마. 미안해. 나 혼자 있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젠장 난 이 말에 약하다.
뿌리칠려고 잡은 손에 힘이 빠졌다.
나: "그럼 괜히 이상한 말 하지마?"
K: ".......응"
창문을 닫고 다시 침대로 갔다.
졸려 죽겠는데, K는 이 얘기 저 얘기로 밤을 샐 분위기다. 앉아 있다가 눕다가 만져보라며 자기 가슴에 손도 가져다 올려놓는다. 탱탱하면서도 말랑한 것이 기분은 좋았다.
내 배에다가 등을 붙이고 내 손을 자기 가슴에 얹어 놓고...
팔 베게도 해 달라고 하고 완전히 연인이 따로 없었다.
거의 패팅 직전까지 가다가 둘다 잠이 들었고, 다음날 한 10시 경쯤 깬 거 같다.
K가 해주는 아점을 먹고, 둘이 같이 나와서 조금 놀다가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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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약간은 어색한(이제까진 한번도 여자와 벗고 아침을 맞이한 적이 없으니) 표정을 지으니 K도 웃고 있었다. 일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술기운에 마음은 용감하고 동생은 아침 인사를 하고... 민망해 죽는 줄 알았다.
K가 같이 샤워하자고 했다.
K의 집착에 좀 무서워지기도 했지만, 나도 군대에서 기억할 거리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 흔쾌히 같이 샤워 했고 밝은 빛에서 보는 K의 몸매는 어제보다 더 훌륭했다.
평생 그렇게 많은 쿠퍼액을 흘려보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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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가게를 그만 두었으니 K를 공식적으로 만날 일이 없었다.
의도하지 않으면 만나지 못할 관계였고, 마지막에 섹스만 안 했지 할 거는 거의 다해본, 뭐 지금 생각하면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조금만 더 가면 통제가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 그런 대상을 다시 의도적으로 만날 수는 없었다. 만나면 사고를 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날 밤 K가 왜 그랬는지는 알고 싶었다. 한 번은 절대 그럴 수 없는 시간에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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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그랬다.
상대의 체온으로 위안을 얻는그런 여자들이 있다고......
그게 좀 심해지면 흔히 말하는 헤픈 여자가 되는...
놀랐다고 했다.
자기도 남자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와 술을 먹고 여자와 밀폐된 공간에 들어오면 자기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여 주는데, 넌 특이한 사람이라고 했다.
한번만 더 해보고 싶은데, 이제 부모님이 오셨다고.
텔에 들어갈 용기는 절대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
그냥...
“니가 소중함으로 다가서는 사람은 니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널 안아주고 체온을 나눠주지 않을까...”
란 말로 대답해 주었다.
K와의 만남은 그 이후 일년 정도 지속 되었다.
삐삐가 핸드폰으로 바뀌는 시기에 K가 핸드폰 번호를 내게 알려주지 않았고, 하필이면 그 시기가 내가 외부와 연락이 완전히 단절된 시간이었기 때문에 K의 다른 연락처를 알아 낼 수 없었을 뿐더러, K 이외에 거기서 만났던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 커플이 깨지면서 명분도 없어졌다.
K와의 만남은 대부분 술로 시작했고 술로 끝났지만 K가 그런 "남자"가 그리울 때와 제가 약간의 "여자"가 그리울 때에는 으슥한 곳에서 더듬기 정도는 했다.
물론 휴가 나온 군인으로 여자 냄새만 맡아도 불끈 거리는 시기였지만, K에게 넘어간 선 넘어까지는 절대 넘어가고 싶지 않았고 그건 Y에게도 주지 못했던 것인데... 라는 아까움도 많았다.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정말 궁금해지는 사람이다.
============================================================외전
그 회식이 있은 후, 얼마 있다가 오크 누나랑 사귀기 시작해서 결국 결혼했다.
휴가 때, 지나가다 사장과 담배 한대 피면서 이야기 하는데, 필살기가 있다며 웃었다.
그날, 오크 누나가 이뻐 보일 정도로 취했던 사장이 오크 누나를 데리고 결국 모텔로 갔고 거기서 오크 누나의 처녀를 가졌는데, 장난이 아니었다고 했다.
"역시 여자는 벗겨봐야 안다....."<- 사장의 명언이었다.
제대하고 가보니 오크 누나가 여사장이 되어 배가 불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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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절 끝
ps. 이 글은 여기서 영국 수도에 유명했던 분 카페에 썼던 경험담을 존댓만 체만 수정하여 옮깁니다.
Y를 사랑했었나?
이제 돌아보면 Y와 헤어진 뒤, 연인과 헤어진 것과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을 보면 내가 Y를 사랑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후에 더 심하게 앓았던 적이 있기 때문에 Y는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것일 뿐. 사실 그때, Y의 생각이나 하며 방황을 즐길 그럴 시간이 없었다.
입대는 가까워오고 용돈은 떨어져 가고, 입대 전에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가야 할 곳들이 너무 많았다. 살면서 처음으로 스케쥴 것도 짜보고 그렇게 돈벌이와 여행을 반복했던 시간이었다.
K는 그 시간에 알게 된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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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구했다.
이 알바가 내 인생에 가장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알바였다. 천성이 노가다인 놈은 노가다를 뛰어야 하는데, 그때 잠시 그걸 잊었다.
맞지도 않는 음식점 마감조였고, 마감조라서 페이가 만만치 않았다. 그때 내가 살던 동네 근처가 지금도 유명한 유흥가고, 거기에 고기집들이 많았는데, 마감조를 구하는 건 지금도 쉽지 않다고 알고 있다.
마감조라봤자. 지금과는 다르게 한 두시쯤에 끝나는 것이지만 지금처럼 대중교통이 새벽까지 있지 않는 시절에는 근처에 있는 애들에게 그런 마감조 일은 좋은 페이의 대상이었다.
K는 나보다 한살이 많았다.
친누나가 있던 나는 일단 나이가 많으면 누나 누나 하면서 잘 따랐기 때문에 K를 비롯한 마감조 누나들에게 이쁨을 많이 받았다.
세살 많은 휴학생 누나, 두살 많은 형(둘이 커플 됨) 두 살 많은 누나 그리고 K와 나 이렇게 다섯명이 있었고, 대부분 집이 걸어갈 수 있는 버스로 세 정거장 내외 였다.
데려다 주기 만만한 거리.
대부분이 휴학생 아니면 대학에 가지 않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마감을 하고 나서는 남은 기본 안주나 기타 등등으로 약간의 술을 마시고 들어가기도 했고, 공원 벤치 같은 곳에서 맥주를 마시기도 했다.
심야 영업이 대충만 폐지 된 시기 였기에 마감 시간도 점점 뒤로 밀리고 사장이 마인드가 개차반이었지만 돈은 제대로 준다 주의였기 때문에 영업 시간이 늘어나면 페이도 늘어나 별 불만들은 없었다.
K는 그냥 평범한 휴학생이었다.
좀 사는 집이어서 굳이 형편 때문에 알바를 하는 것은 아니었고, 몸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당당히 돈을 벌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잠시 이런 알바를 뛰고 있었다.
K의 알바가 급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급박한 알바들은 K를 그렇게 고운 시선으로 보지는 않았다. 물론 나도 그렇게 고운 시선은 아니었지만, 두살 많은 형이 나를 많이 감싸주고 대견하다고 했기 때문에 질타의 눈초리는 K에게 집중 되었다.
K가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K는 분명 과외 같은 것으로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상태였고, 이전에 과외를 했던 경험도 있었다. 약간은 된장의 기질을 가진 K가 가끔 그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더 질타의 눈초리를 받았던 것도 있다.
그렇다고 K가 사람들의 눈에 확 띌 정도로 이쁘다거나 섹시하다거나 혹은 키가 크다거나 그런 외모는 아니었다.
(나중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K는 그냥 평범한 휴학생이었다.
그렇게 겨울에 시작된 음식점 알바는 해를 넘기고 있었고, 애통하게도 입영이 연기 되었다는 소식도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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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점 풀리고 누나들 옷차림에 변화가 생겼다.
이제까지 입지 않던 약간의 노출이 있는 옷들을 입고 오기 시작했고, 가끔은 패인 상의나 딱 붙는 청바지 등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어색할 때도 있었다.
알바의 특성상, 주방과 홀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그러면 자연적으로 신체 접촉이 생기고
밀착성이 강한 옷들은 2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총각에게 여성의 몸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도구가 되고 그것이 두 번의 경험으로 인해 상상이 되니 가끔은 힘었다.
문제는 이런 느낌을 나만 받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살 많은 형의 눈도 나랑 같이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지만 사장의 눈은 정말 이글이글 타는 것이 보였다.
사장도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때 우리보다는 완전 할아버지였고 다들 음흉한 시선의 사장을 재수 없어 하는 와중에 작은 사고 하나가 터졌다.
회식 때, 사장이 술을 먹고선 세살 많은 누나(사실 이 누나가 K보다 많이 이뻤다.)를 어찌 해보려다 실패했다. 그렇다고 지금 기사거리들처럼 어디로 끌고 갔다, 뭘 타서 먹였다 이런 건 아니었고 괜히 살짝 살짝 더듬고 이쁘다 어쩌다 정도 말만 했던 것인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대단히 역겨웠던 경험인지라, 누나가 울며 불며 관둔다고 하고, 사장은 사과하고 그런 일이 있었다.
이후, 사장이 보는 앞에서 공공연하게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의 애정행각이 시작 됐다. 대충 눈치들은 채고 있었지만, 그렇게 드러내 놓을 단계까지는 아니었는데,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가 더 강했고, 이들의 약간은 계약된 연예가 나중엔 진짜 연예로 바뀌는 시점도 되었다.
사장의 타겟이 세살 많은 누나 다음은 두살 많은 누나가 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두살 많은 누나는 정말 요즘 말로 오크였다. 돋보일 것 없는 몸매에 약간은 오크 기질이 있는 얼굴형... 게다가 말투가 정말 죽입니다.
그 두살 많은 누나랑 손님이랑 벌어진 싸움을 K와 내가 몇 번 뜯어 말렸을 정도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이상한 사람이었다. 거기 있던 사람 모두 두살 많은 누나는 그만 두길 바랬지만, 눈치도 없고 돈도 없는 두살 많은 누나는 자기가 꼭 필요한 인재처럼 열심히 다녔다. (사실 주방의 굳은 일부분에서는 꼭 필요한 사람이 맞기는 맞았다. 뭐 자연히 배치가 그렇게 되었고 툴툴 거리면서 일은 잘했다.)
그래서 사장의 다음 타겟이 K가 되었다.
사장이 K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고 당사자인 K도 알고 있었다.
재미있는 건 K는 그걸 그렇게 신경 쓰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게 결정적인 K의 된장 기질인지 모르겠지만 남자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손님이건 혹은 다른 직원이던(다른 교대조에 남자들도 있으니)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면 좋아하는 것 같았다.
또 하나, K는 말투가 죽여줬다.
뭐랄까? 이후에 알았지만 남자를 녹이는 말투? 나중에 내가 나이 들고 두살 많은 누나(편의상 오크누나라고 하자. 사람을 이렇게 평가하는 건 안 좋아하지만 그 누나의 말투를 들으면 정말 이런 말 밖에는 생각이 안난다. 오크라는 단어가 일반화 되기 전까지 전 그 누나를 영화 구니스에 나오는 괴물 엄마 말투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와 손님 간에 일어난 싸움에서 나와 K가 중재할 수 있었던 건 일단 내가 몸으로 막고 K가 말로 구슬리는 것이었으니까.
애교 섞인 목소리에 말투, 단어의 선택. K의 무기는 그것이 아니었나?(물론 다른 것도 있지만) 생각이 든다. 그러니 오크누나에게 화가 많이 났던 남자 손님들도 K의 말과 서비스 안주, 혹은 술 정도면 대부분 화가 풀려 갔고 같이 일하는 대부분의 남자가 K에게 추파를 던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물론 숫컷들의 힘겨루기에서 기본적으로 제일 먹어주는 사장이 최고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는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약간은 아슬 아슬한 날들이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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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 많은 누나 때문에 중단 되었던 회식이 저녁조와 마감조 전체 회식이라는 명목 하에 다시 시작됐다.
저녁조는 늦게 집에 가게 된다고 툴툴 댔지만 일찍 마감을 하고 코가 비뚤어지게 먹자는 말에 솔깃해서 모두 남았고 마감조는 늘 있는 일상이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날 정말 많이 마셨다.
Y의 다른 소식을 전해들은 것이 그 즈음으로 생각 되고, 꼭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정말 그날 모두 다 죽도록 마셨다.
멍한 머리를 안고 다음날 출근 했을 때, 눈치가 약간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한 건, 어제 마신 술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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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났다.
아무리 눈치가 없는 사람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때가 되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오크 누나가 알았고(앞에서 말했다. 눈치 없다고 ㅡㅡ;;;;) 괜히 친한 척을 하며 나에게 K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나도 어렴풋이 눈치를 채고 있었고, 그 일의 수위를 생각, 혹은 상상하고 있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의식적으로 K가 사장을 피하고 있고 사장은 K와 어떻게는 같이 있고 싶어 했다.
주방이나 여타 구조 상, 같이 있고자 한다면 같이 있을 수 있는 것이 그곳의 구조였고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은 그 구조를 너무 잘 이용하고 있었으나, 만약 한 공간 안에 있는 사람이 싫은 사람이라면 죽도록 짜증나는 것이 그런 공간이 바로 그곳이었다.
쓰잘데기 없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던 나는 저 자식(사장)을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혹은 그냥 패줘야 하나 매우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 이상한 기류를 느끼면서 어김없이 마감을 한 뒤 대충 청소하고 퇴근하려고 하는데 K가 나를 불렀다.
K: .... 야 나 집에 좀 데려다 줄레?
나: 누나 저번엔 싫다고 했잖아
K: 어... 근데 요즘 그냥 좀...
나: 알았어 같이 가.
대충 눈치를 챈 나는 같이 동행 해 주기로 하고 K의 집에 바래다 주었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당시 마감조라는게 버스로 세 정거장 내외였고 걸어 다니기 만만한 길이었기 때문에 K를 집에 데려다 주고 나도 집으로 가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다.
그렇게 한달 정도를 집에 데려다 주면서 K와 전 그냥 대충 친구처럼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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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어가고, 진짜 입영 날짜가 두달 정도 앞으로 다가 오기 시작했다.
이제 나도 즐겨야할 시간이 왔다.
출근 하자마자 사장에게 합리적인 퇴사 사유와 같이 대체 알바를 구할 것을 전달했다.
사장은 알고 있었기에 별로 놀라지 않는 눈치로 알았다고 했지만 다른 알바들은 놀란 눈치였다.
특히, 오크누나와 K가 많이 놀란 눈치고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은 한달이라도 더 있게 하려는 모양새였다.
이유를 알 수 없었고, 짧은 시간 열심히 일해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그 다음 주 화요일에(손님이 가장 적은 날) 송별회 겸 회식을 한다고 했다.
어김없이 K를 데려다 주는 시간인데, K가 말도 없이 가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화요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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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지만 술은 술을 부른다.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마신다는 말... 진짜다.
점점 무르익어가는 분위기에 직원들이건 사장이건 미친 것처럼 마신다.
남자들은 자기 군대 이야기를 해주면서 내가 더 힘들었다식의 자랑질을 시작하고 여자들은 그냥 자기들끼리의 이야길 나누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몇명이 지쳐 나가 떨어질 때쯤 불안해 보이던 K의 눈매가 완전히 풀렸다고 생각한 건 내 눈이 풀려서 그런 건 아니었다.
술자리가 끝나고 더 마시고 싶은 몇 명은 더 남아 마시는 눈치였지만, 예비역과 나름 자기도 힘든 군생활을 했다 생각하는 사장만 남고 모두 집에 가는 분위기로 변했다.
사장은 은근 K가 남길 바랬지만 K는 극구 집에 가겠다고 했고, 나중엔 사장에게 쌍욕까지 내갈겼다. K의 입을 통해 사장이 K를 잡으려는 이유와 K가 사장을 피하는 이유를 다들 듣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K의 쌍욕에 다른 여직원들이 K를 끌어냈고, 희지부지 된 체로 모두 헤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또 술 취한 K가 내게 맡겨졌다.
술자리에는 사장과 저녁조 몇 명, 그리고 오크 누나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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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많이 취해, 업어줬다.
처음엔 업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K가 몸을 완전히 못 가누는 상황에서 부축 보다는 업는 것이 빠르고 불필요한 스킨쉽을 줄인다는 생각에 그냥 업었다.
업고 K의 집으로 가는 동안 K도 Y처럼 몇 번 먹을 것을 확인하고 편의점에 들려 마실 것도 사 마시느라 평소 걸리는 시간보다 몇 배는 들었다.
K의 집 앞
"누나 나 갈께. 들어갈 수 있겠어?"
"어....."
K를 내려 놓고 뒤돌아서는데, K가 제 팔을 잡다.
"집 안까지 데려다 줄레?"
"안 되! 어른들 계시잖아!"
"안 계셔."
"응?"
"안 계신다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부모님이 일이 있으셔서 한달정도 집을 비우신다고 했고, 집에 혼자 있게 된지 열흘 정도 됐다고 했다. K에게 언니도 있고 오빠도 있었지만 오빠는 군대에 가 있었고 언니는 학교가 멀어서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한다고 했다.
K의 다리가 풀릴대로 풀려 있었고,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기엔 K가 다칠 걱정도 들어서 알았다고 하고 다시 업었다.
주섬 주섬 열쇠를 꺼내 주었고 문을 따고 들어갔다.
좀 사는 집, 단독주택이었고 2층집이었다.
K의 방은 2층이었고 K의 명령에 따라 방까지 옮겨 주었다.
방도 꽤나 넓었고 Y의 방보다는 깨끗했다. ㅡㅡ;;;;
적어도 더블을 될 거 같은 침대에 K를 거의 던져 놓았다.
긴장이 풀리니 또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더군요
"누나. 진짜 집에 아무도 없어?"
"응. 뭘 걱정하는 거야~!"
"아니... 어른도 없는 집에 이렇게 오는 건 실례라고 알고 있어서..."
"피식"
"근데 화장실 어디야?"
"나가서 바로 앞에"
"응"
"금방 와라. 나도 급하다."
뭐지? 가지 말고 다시 자기 방으로 오라는 건가?
여하튼 작은 게 급했기에 얼른 갔다 왔다.
내가 갔다 오는 사이 어느 정도 정신이 들었는지 비틀거리면서도 잘 갔다.
작은 것도 해결했겠다. 어느 정도 방을 여유롭게 볼 정신이 생겼다.
방을 감상하고 있는데, 손에 맥주캔 두 개를 들고 K가 비틀거리며 들왔다.
"또 마셔?"
"응~~ 오늘은 좀 더 먹고 싶네?"
집안에 사람도 없다니 걱정 안 하고 받았다.
집이라는 안심도 있었다.
잠들면 그냥 가도 여긴 K의 집이니까.
한 캔씩을 다 마시고 K가 자리를 알려주어 한 캔씩을 더 가져 왔다.
방에 들어와보니 K가 이불을 뒤집에 쓰고 있었다.
"추워?"
"응, 찬 게 들어오니 추운가보다."
"적당히 먹어..."
"응"
몇 모금 또 마셨다.
"나 춥다. 옆에 앉아 줄레?"
어려운 거 아니니 침대 위에 앉아 있는 K의 옆에 앉아 주었다.
K가 머리를 기대 옵니다.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아까 먹은 걸 확인했기 때문에 나야 하는 냄새가 안 나고 치약 냄새가 났다.
나도 취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는데, K가 고개를 듭니다.
"나 진짜 춥다."
아닌게 아니라 K는 침대가 떨릴 정도로 덜덜 떨고 있었다.
"아까 니가 업어 줬을 땐 하나도 안 추웠는데..."
헤깔리기 시작합니다. 얘 왜이러지?
"아까 니가 업어 줬을 땐 하나도 안 추웠는데..."
"지금은 업어줄 수 없잖아~!"
"그럼 안아 줄레?"
"..............."
갑자기 K가 이불을 들추어 절 이불 속으로 넣으려고 하는데,
이런~! K는 속옷만 입고 있었다.
애써 놀란 가슴과 흥분을 숨기고,
"누나. 왜 이래~!"
"응? 옷? 아까 너 맥주 가지러 갔을 때 벗었어. 오바이트 냄새 나는 거 같아서..."
"그럼 입어야지~!"
"뭐하러? 우리집인데?"
"나는?"
"........."
잠시 침묵을 흘렀다.
"너 나하고 사장하고 뭔일 있었나 궁금하지 않아?"
"궁금 하기는 하지... 하지만 그건 누나 사생활이고, 누나가 나한테 털어놓지 않았잖아. 그건 누나도 비밀을 지키고 싶은 거 아냐?"
"맞네. 니 말이...(피식)"
취침등만 켜 놓은 방안, 침대 위 이불을 나란히 두른 한 명은 속옷만 입은 여자에 한명은 겉옷 정도만 벗은...
죽여주는 대화 소재...
분위기 야리꾸리~~ 했다.
"니들이 생각하는 일은 없었어. 말을 해도 안 믿으면 그만이지만"
"누나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뭐."
"근데...."
발가락을 보고 있던 K가 갑자기 입술을 내밀어옵니다.
10초 정도를 그러고 있었는데, 그냥 놔두는 것도 예의가 아닐거란 생각이 들고, Y의 경험과 진짜 확실해진 입영 날짜가 될대로 되라 식의 용감함을 줬다.
뽀뽀... 그리고 이어지는 딥키스...
그때까지 제대로 안아주지 않았던 제 팔을 K가 잡아다 끌어갔고, 내 팔에도 힘이 들어갔다.
한참 동안 서툰 키스로 K가 내 첫 키스를 가져갔다.
입이 떨어지고 K가 몸을 밀착해 오더니 무릎 위에 앉았다.
K는 그냥 평범한 체구다.
나는 남자 중에 등치가 있는 편이다.
평범한 무게 정도의 여자 정도는 무릎에 앉히고 충분히 가지고 놀 수(?) 있다.
"안아줘"
무릎에 올라온 K의 말에 무릎에 앉히고 뒤에서 안아줍니다.
"아... 따뜻하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야기를 풀기 시작했다.
사장과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단다.
단지, 사장이 술을 마시고 강제로 키스 하려고 해서 키스를 당했다는 것. 키스를 당하면서 몸을 더듬는데, 정말 기분이 나빴다는 것.
그 이후 사장이 그런 눈빛을 보낼 때마다 그때 생각이 나서 기분이 정말 나빴다는 것.
"그럼 누난 이제까지 한 번도 남자랑 자본적이 없어?"
"없을 거 같아? 있을 거 같아?"
"난 그런 질문엔 대답 잘 못해."
"넌 솔직하게 말해 줄 거야?"
"뭘?"
"니가 지금 나한테 물어본 걸 너한테 물어본다면?"
"ㅋㅋㅋ 나 숫총각이야! 난 사랑하는 사람과 울라불라~~~~"
"재밋네 ^^ 근데 내 엉덩이에 느껴지는 이건 뭐야?"
"........."
"어머 얘 얼굴 빨게지는 것봐~!"
".............."
"야~! 반칙 아냐? 난 이렇게 벗고 있는데 너는 옷 입고 있고 너도 벗어~!"
K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제게 옷을 벗으라고 자꾸 재촉했다.
괜한 부끄러움에 앞에 있는 맥주를 다 마셔버렸고 이성의 끈이 어느 정도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K가 억지로 옷을 벗기는 것을 저항하지 않았고 남자 옷에 구조에 따라 한 장만 남았다. 달랑 팬티만 남겨 놓은 K는 다시 내 무릎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뒤, 브래지어를 풀어 놓다.
아...
그때 알았다.
속옷 때부터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그때까지 본 여자 중에 K는 단연 최고의 글레머였다.
브래지어를 푼 K가 돌아앉았다.
서로 마주보고 앉고 있고, K의 커다란 가슴과 작은 팬티, 그 안에 어스름한 자국까지 보였다. 서로의 허리에 팔을 두른 상태에서 K가 팬티 속에 동생 녀석을 살짝씩 터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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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너 나랑 할레?"
나: "............"
K: "너 은근 쑥맥이다. 하는 짓은 안 그런데 이쪽으론 완전 순딩이네?"
나: "왜 나랑 하고 싶은데?"
K: "그냥 니가 가지고 싶어."
나: "이러는 거 별로 안 좋다."
K: "너 아까 한 말 진짜 진심이야?"
나: "응. 만약에 내가 널(이때부터 완전히 말을 놓았다.)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난 지금 절대 망설이지도 고민하지도 않을 거야."
"근데 이건 아닌 거 같아."
"난 그렇게 자는 거, 좋지 않다고 생각해."
K: "어머 얘 심각해지는 거봐 ㅋㅋㅋ"
"그럼 아까 키스는 왜 했니?"
나: "몰라"
K: "키스랑 섹스랑 달라? 어차피 몸 속에 몸이 들어가는 건 똑같잖아!"
나: "너 쿨하다."
K: "응. 나 쿨해. 난 내가 하고 싶은 사람하고는 하고, 하기 싫은 사람하고는 안해."
"하고 싶은 사람은 기분이 좋고 설레이지만, 하기 싫은 사람은 눈빛만으로도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아."
진나리 치는게 느껴졌다. 독특한 여자라고 생각이 들었다.
뭔가 니가 하고 싶은데로는 안 된다는 것을 어쩌면 오기 같은 마음이 들었다. 서로 마주보고 안고 있어서 꽤나 후끈 거리는 K를 들어서 침대에 던졌다.
여름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 밤은 차갑다.
취침등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꺅~! 추워~! K가 낮은 비명을 지르며 이불 속으로 숨었다.
나: "정신 나?"
K: "뭐야~~너?"
나: "정신 나면 나 집에 간다."
K: "........."
주섬 주섬 옷을 찾아 입으려고 하는데, K가 뒤에서 안아왔다.
K: "가지마. 미안해. 나 혼자 있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젠장 난 이 말에 약하다.
뿌리칠려고 잡은 손에 힘이 빠졌다.
나: "그럼 괜히 이상한 말 하지마?"
K: ".......응"
창문을 닫고 다시 침대로 갔다.
졸려 죽겠는데, K는 이 얘기 저 얘기로 밤을 샐 분위기다. 앉아 있다가 눕다가 만져보라며 자기 가슴에 손도 가져다 올려놓는다. 탱탱하면서도 말랑한 것이 기분은 좋았다.
내 배에다가 등을 붙이고 내 손을 자기 가슴에 얹어 놓고...
팔 베게도 해 달라고 하고 완전히 연인이 따로 없었다.
거의 패팅 직전까지 가다가 둘다 잠이 들었고, 다음날 한 10시 경쯤 깬 거 같다.
K가 해주는 아점을 먹고, 둘이 같이 나와서 조금 놀다가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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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약간은 어색한(이제까진 한번도 여자와 벗고 아침을 맞이한 적이 없으니) 표정을 지으니 K도 웃고 있었다. 일어나기는 했지만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술기운에 마음은 용감하고 동생은 아침 인사를 하고... 민망해 죽는 줄 알았다.
K가 같이 샤워하자고 했다.
K의 집착에 좀 무서워지기도 했지만, 나도 군대에서 기억할 거리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 흔쾌히 같이 샤워 했고 밝은 빛에서 보는 K의 몸매는 어제보다 더 훌륭했다.
평생 그렇게 많은 쿠퍼액을 흘려보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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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가게를 그만 두었으니 K를 공식적으로 만날 일이 없었다.
의도하지 않으면 만나지 못할 관계였고, 마지막에 섹스만 안 했지 할 거는 거의 다해본, 뭐 지금 생각하면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조금만 더 가면 통제가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 그런 대상을 다시 의도적으로 만날 수는 없었다. 만나면 사고를 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날 밤 K가 왜 그랬는지는 알고 싶었다. 한 번은 절대 그럴 수 없는 시간에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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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그랬다.
상대의 체온으로 위안을 얻는그런 여자들이 있다고......
그게 좀 심해지면 흔히 말하는 헤픈 여자가 되는...
놀랐다고 했다.
자기도 남자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와 술을 먹고 여자와 밀폐된 공간에 들어오면 자기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여 주는데, 넌 특이한 사람이라고 했다.
한번만 더 해보고 싶은데, 이제 부모님이 오셨다고.
텔에 들어갈 용기는 절대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고.
그냥...
“니가 소중함으로 다가서는 사람은 니가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널 안아주고 체온을 나눠주지 않을까...”
란 말로 대답해 주었다.
K와의 만남은 그 이후 일년 정도 지속 되었다.
삐삐가 핸드폰으로 바뀌는 시기에 K가 핸드폰 번호를 내게 알려주지 않았고, 하필이면 그 시기가 내가 외부와 연락이 완전히 단절된 시간이었기 때문에 K의 다른 연락처를 알아 낼 수 없었을 뿐더러, K 이외에 거기서 만났던 세살 많은 누나와 두살 많은 형 커플이 깨지면서 명분도 없어졌다.
K와의 만남은 대부분 술로 시작했고 술로 끝났지만 K가 그런 "남자"가 그리울 때와 제가 약간의 "여자"가 그리울 때에는 으슥한 곳에서 더듬기 정도는 했다.
물론 휴가 나온 군인으로 여자 냄새만 맡아도 불끈 거리는 시기였지만, K에게 넘어간 선 넘어까지는 절대 넘어가고 싶지 않았고 그건 Y에게도 주지 못했던 것인데... 라는 아까움도 많았다.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 정말 궁금해지는 사람이다.
============================================================외전
그 회식이 있은 후, 얼마 있다가 오크 누나랑 사귀기 시작해서 결국 결혼했다.
휴가 때, 지나가다 사장과 담배 한대 피면서 이야기 하는데, 필살기가 있다며 웃었다.
그날, 오크 누나가 이뻐 보일 정도로 취했던 사장이 오크 누나를 데리고 결국 모텔로 갔고 거기서 오크 누나의 처녀를 가졌는데, 장난이 아니었다고 했다.
"역시 여자는 벗겨봐야 안다....."<- 사장의 명언이었다.
제대하고 가보니 오크 누나가 여사장이 되어 배가 불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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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절 끝
ps. 이 글은 여기서 영국 수도에 유명했던 분 카페에 썼던 경험담을 존댓만 체만 수정하여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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