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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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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80회 작성일 20-01-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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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글송글 땀 맺힌 얼굴에 붉게 핀 열꽃이 채 가시지 않은 은지의 볼에 입맞춤을 하고 현욱은 기분 좋은 나른함으로 침대에 사지를 넓게 펴며 누웠다.



몸을 돌려 누우며 은지는 애정이 듬뿍 담긴 눈길을 하고 현욱의 얼굴을 쓰다듬고 현욱이 은지의 머리 밑으로 손을 넣어 팔베개를 해주며 잔잔하게 호흡하는 가슴을 쓸어준다.



만족감이 배어난 은지의 눈길을 마주보며 현욱이 입술을 오물거리며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았고 은지는 소리 없이 움직이는 현욱의 입술을 보고 얼굴이 다시 확 달아 올라버려 고개를 현욱의 가슴께에 묻으며 작은 소리로 대답한다.



“응, 맛있었어......”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현욱의 심장소리가 기분 좋게 은지에게 전해진다. 눈을 감고 그 소리에 집중하며 커다란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진 쾌감의 나른한 후회감에 만족스럽다.



“아~~~ 배고파~~~”



설핏 잠 속으로 빠져들던 은지가 현욱의 다 큰 아들이 응석을 부리는 듯 하는 소리에 눈을 뜬다.



“씻고 나가요. 당신 정말 배고프겠어요.”



“그래, 우리 얼른 씻고 나가 뭐 좀 먹읍시다.”



은지가 현욱의 등을 떠밀어 먼저 욕실에 들여보내고 침대위에 새겨진 방금 전 자신들의 뜨겁고 음란한 모습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엉망으로 뭉개진 침대의 시트를 걷어내려다 자신이 토해낸 애 액으로 얼룩진 흔적을 발견한 은지는 얼굴을 붉히며 서둘러 침대를 정리한다.



“아, 개운해~”



샤워를 마친 현욱이 욕실 문을 열며 상쾌함으로 기분 좋은 소리를 한다.



“당신도 얼른 씻고 나와요. 나 배고파 쓰러지겠어.”



“네, 얼른 씻고 나올게요.”











현욱은 속초항으로 김 대리의 차를 몰았다.



초여름 이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항구 한 켠에 자리 잡은 생선좌판들 앞을 오간다. 여기저기 대야에 담겨진 생선들이 오가던 흥정이 끝나며 비닐 봉투에 때론 아이스박스에 담겨 팔려나간다.



왁자한 시장 아줌마의 걸걸한 목소리가 팔짱을 끼고 한가롭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현욱 부부를 불러 세운다. 대야 속 민어 한 마리를 손에 쥐고 들어 올려 보이며 억척스러움이 밴 얼굴로 ‘남자들 여름 보양식으로 그만인데 ......’하며 떠넘기듯 흥정을 걸어온다.



말없이 웃음으로 사양하는 은지를 향해 옆 대야에 든 달고기를 들어 올리며 한 번 더 흥정을 걸어온다. 몸 한가운데 반점이 있고 등지느러미가 길쭉하니 둥그런 몸체의 물고기를 잡아든 시장아낙의 투박한 말투에 여전히 은지가 웃음만 짓자 열심히 설명을 시작한다.



“요 녀석이 예전엔 넙치회로 둔갑하기도 했다니깐... 맛이 기가 막혀요. 흰 살이 어찌나 입에 착착 달라붙는지~ 썰어드릴게. 응? 신랑보고 돈 좀 쓰라고 해~~~~ 내가 싸게 줄게...”



미처 은지와 현욱이 대답할 틈도 없이 회칼을 들어 도마에 올려놓은 달고기의 아가미와 꼬리부분에 칼집을 넣어 피를 뺀다. 서너 번 꾹꾹 눌러 피를 빼낸 후 겉에 뭍은 피를 물에 담가 씻어내 도마에 올려 능숙한 솜씨로 배를 가르고 껍질을 벗겨 딱 먹기 좋을 만큼의 크기로 썰어낸다.



“부부가 참~잘어울리내... 신랑은 훤허니 인물도 좋고 눈매도 서글서글한 게 처자식한테 잘 하게 생겼고 아, 사모님은 순하게 생긴 얼굴로 두냥반이 평생 부부싸움 안하겠어~. 팔자가 지랄 맞은 이년은 평생 술 처먹고 주정이나 해대고 툭하면 난봉질로 세월가는 줄 모르는 그눔의 화상 때문에 살맛이 나질 않는구먼 ......”



칭찬인지 질투인지, 아니면 팔자타령인지...... 연신 중얼거리며 회를 썰던 아낙이 일회용 접시에 회 뜬 고기의 살점들을 모양 없이 올려놓으며 현욱을 향해 한 마디 던진다.



“세상 천지에 그래도 내마누라만한 사람 없다니깐 ......”



머쓱한 웃음으로 시장아낙의 말을 받아넘기고 접시를 들고 아낙 옆 한쪽에 오랜 시간 비와 바람에 닳고 때 묻은 평상위에 앉아 소주를 한 병 청한다.



“당신 운전해야 하는데......”



“괜찮아요, 바닷바람 실컷 쐬고 저기 선착장에서 보트도 타고 그러다 보면 다 깰 텐데.”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아요.”



“이사람~ 여기 사람들 구경하러 왔나? 어서 먹자고, 당신 배고플 텐데 ......”



“저두 한 잔 주세요.”



현욱의 잔을 채운 후 은지가 잔을 들어 한 잔 청한다.



“자, 우리의 아름다운 중년을 위하여~”



현욱이 잔을 들어 한마디 하고 뒤이어 은지가 엷은 미소를 띤 얼굴로 잔을 들어 현욱의 잔과 부딪치며 한 마디를 한다.



“우리 가족의 영원한 행복을 위하여......”



입안에 알싸하게 번지는 소주의 쓴 맛에 이마를 살짝 찡그린 은지의 입에 현욱이 회 한 점을 넣어준다.



초여름 도시의 때 아닌 무지막지한 더위와 다르게 바다에서 밀려드는 바람이 아직 찬 기운을 품고 은지의 플레어스커트 밑으로 들어난 하얀 종아리 위를 스치고 지난다.



바다의 향기를 전하는 듯 스치는 바람이 은지의 단정하게 빗어 내린 머리카락을 심술궂게 흐트러트리며 항구 끝 자리한 산등성이로 향한다.



“역시, 회는 갓 잡은 싱싱한 생선으로 떠야 제 맛이야. 어때 여보, 맛있지?”



“음, 정말~ 맛있어요.”



지난밤의 길고 지루한 여행과 조금 전 뜨겁게 불 질렀던 정염의 시간들이 가져다 준 허기가 비록 앞에 놓인 회가 싱싱하지 않다고 해도 맛없을 일은 없었을 두 사람이었다. 바다가 주는 편안함에 한 잔 두 잔 그렇게 잔을 기울이던 현욱이 분위기에 취했는지 입안에 털어 넣은 소주에 취했는지 기분 좋은 얼굴로 은지의 얼굴을 그윽하게 들여다본다.



이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눈가에 잔주름을 훈장처럼 그리며 잔잔하게 자신의 눈을 들여다보며 미소 짓는 아내는 떼어내면 피가 나고 쓰라린 생 살 같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말없이 순종적이고 차분한 아내는 그동안 자신의 그림자처럼 분신처럼 그렇게 세상을 살아 온 듯하다.



말없이 잔을 건네 한 잔 따라주며 현욱이 잔을 받쳐 든 은지의 손을 바라본다.



“정말 두 사람 모습 보기 좋네~~~~~”



슬쩍 말을 걸며 아낙이 다가와 상추며 풋고추를 얹어준다.



“아주머니, 한 잔 하실래요?”



“그럴까, 오늘 장사도 잘 안되는데 ......”



아낙이 은지 옆에 털썩 주저앉아 현욱이 따라주는 소주를 받아들어 한 입에 털어 넣는다.



“크~”



인상을 찌푸리며 아낙이 회 한 점을 들어 초고추장을 푹 찍어 입에 넣으며 참견을 한다.



“서울서 오셨나?”



“네, 모처럼 주말여행이라고 아내와 이렇게 나왔습니다. 근데, 아주머닌 사투리를 안쓰시네요?”



“친정은 서울이라우~”



“멀리 시집을 오셨군요.”



얼굴에 쓴 웃음을 그린 체 아낙이 혼잣말 하듯 중얼거린다.



“그놈의 화상 때문에 ......”



호기심 어린 은지의 표정에 예의 그 푸근하고 시원한 시장여인의 웃음을 지으며 아낙이 푸념처럼 늘어놓는다.



“대학 입학하고 한 창 공부할 나이에 정신 못 차리고 친구 년들과 바다구경 한다고 왔다가 인물 반반한 놈팽이랑 눈 맞아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눌러 앉았지 뭐유~ 아버지 손에 붙잡혀 집으로 끌려가 머리도 잘리고 몽둥이로 흠씬 두들겨 맞기도 하고 ...... 근데, 눈에 뭐가 씌였는지 그 화상이 얼마나 그립고 애㉣平?이리로 도망오고 잡혀가면 또 도망오고 ...... 결국 부모님들 다 포기하고 내?기 듯 여기로 시집오게 됐지요.”



이어지는 푸념에 현욱이 다시 한 잔 따르고 다시 한 입에 털어 넣은 여인이 겸연쩍은 얼굴로 은지와 현욱의 얼굴을 본다.



“내가 그만 주책을 부렸네, 두 사람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미안하우......”



“별 말씀을 ......”



현욱이 괜찮다며 웃으며 말하자 환하게 밝아진 표정으로 ‘잠시만......’ 하며 아낙이 일어선다.



삶이란 참 다양하기도 하다란 생각을 하며 은지는 만지작거리던 잔을 들어 입술을 축인다. 늘 자신과 자신들의 딸 지현만을 위해 살아가는 현욱이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에 손에 든 잔을 마저 비우고 현욱에게 내민다.



“여기~ 써비스유~~~”



불쑥 시장아낙이 한 접시 가득 개불을 썰어 평상에 놓는다.



“아니, 저흰 괜찮은데......”



환하게 웃으며 아낙이 돌아서다 은지의 등을 툭 치며 한 마디를 던진다.



“신랑한테 잘 하슈~, 내가 보니 알짜야.”



“네~”



개불 값을 치루려 하는 현욱을 만류하며 다음에 여기 오거든 다시 들러주면 된다며 아낙이 손사래를 치고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맛있게 드시고’ 가란다.











하얗게 뻗은 백사장을 나란히 걸으며 은지가 현욱의 팔짱을 껴온다. 살랑이듯 부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서너잔 마신 소주탓에 불그레해진 얼굴로 나란히 걷는 현욱의 얼굴을 올려다보던 은지가 슬쩍 발을 걸어 현욱을 비틀거리게 한다.



허둥지둥 자세를 고치며 현욱이 은지의 장난기 어린 얼굴을 들여다보곤 빙그래 웃음 지으며 은지를 잡아 옆구리를 간지른다. 웃으며 몸을 비틀던 은지가 현욱의 가슴을 밀어 넘어트리곤 저멀찌기 달아나 멈추어 서선 소녀같이 소리 내어 웃는다.



“허..허헛......”



갑작스런 은지의 장난에 현욱이 웃음을 터뜨리고 은지가 다가와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워준다.



















“이모, 배고파 밥 줘~”



“알았다. 알았어 ...... 기집애 너 그렇게 먹는 거 밝히다 배나온다.”



“어어~, 이모 나 한 몸매 하거든.”



“그래, 너 잘났다. 기집애야~”



“이모, 밥 안 해놨지? 그치?”



“어휴~, 얼른 손이나 씻고 오셔 밥 차려줄 테니까.”



“헤헤...... 우리 착한 이모~”



지현이 장난스레 은수의 히프를 토닥이며 혀를 낼름 내밀자 은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눔의 지지배, 이모를 갖고 놀아요. 까불지 말고 얼른 씻고 나와.”



“응, 이모~”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지현이 다시 한 번 은수의 히프를 툭 치곤 후다닥 욕실로 달아난다.



“으이구, 저 기집애~”



지현의 장난에 은수가 피식 웃는다.











“우와~, 역시 이모 음식 솜씨는 최고라니까.”



지현이 엄지를 들어 은수의 음식솜씨를 치켜세운다.



“아이고~, 요 기집애 ...... 이모를 은근 부려먹으려고 맘에도 없는 칭찬을 다하고......”



“에이~ 아니다 뭐, 이모가 해주는 반찬 정말 맛있다니깐.”



“알았다 알았어, 앞으로도 굶기지 않고 잘 먹여줄 테니 걱정하지 말아.”



“헤~~~~~~”



빨간 입술사이로 혀를 낼름 내미는 지현의 귀여운 모습에 은수는 웃음을 터트리며 나물을 지현의 밥 위에 얹어준다. 언니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단아한 모습의 지현이 성격은 꼭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해 조카가 아닌 딸 같은 느낌이다.



밥을 먹으며 지현은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어 은수의 정신을 빼놓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잘 먹었다. 오늘 설거지는 내가 할게, 이모.”



“어머~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지현아”



“아마도 ~”



명랑하게 대답하며 식탁위의 식기들을 치우는 지현은 무슨 즐거운 일이 있었던 모양 콧노래까지 흥얼거린다.



“그럼 우리 착한 지현이 덕에 이모는 편하게 쉬어볼까~”



“응, 이모, 설거지 끝내고 커피도 한 잔 내려줄게.”



“그럼 더 고맙지~ 부탁한다. 지현아”



설거지를 끝낸 지현이 커피를 내려 거실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 은수 앞에 내려놓고 잠시 운동을 하겠다며 현관을 나선다.



기분 좋게 코 끝에 스미는 커피향에 은수는 돌아보며 지현에게 고맙다 말한다.



“별 말씀을~”



지현이 돌아보지 않으며 팔을 들어 흔들곤 문을 열고 나가고 은수는 따듯한 커피가 주는 향기를 눈을 감고 음미한다.



“악”



갑자기 밖에서 운동 하던 지현이 비명을 지른다. 손에 든 책에 집중하던 은수가 깜짝 놀라 뛰어나가 지현을 보니 울타리 한 쪽에 널부러지듯 쓰러져있다.



“지현아”



“이모...앙~”



“어떻게 된거야?”



“아파~, 이모......”



“어쩌다 이렇게 됐어? 응?”



“담장에 걸려서 넘어졌어. 나 아파 죽겠어~”



“어이구, 너 또 담장 뛰어넘었지?”



“응...... 이모, 나 너무 아파”



“어디가 아픈데? 응? 어디~?”



“팔이 아파...... 못 움직이겠어.”



담을 넘다 발이 걸려 앞으로 내민 팔이 잔디밭에 놓아둔 돌 더미에 부딪쳤는지 살갗이 패이고 피가 배어나온다.



“어떻게, 지현아~”



다친 팔이 너무 아픈지 지현이 눈물을 찔끔거리며 운다.











“어휴~, 기집애 꼴좋다.”



“몰라 이모, 아파죽겠는데 약 올리고~”



“그러게 왜 맨날 담장은 뛰어넘고 그러니 기집애가 얌전하지 못하게.”



“미안해. 이모, 담부턴 조심할게.”



“너, 엄마한테 전화해서 일러야겠다. 혼 좀 나야해”



“이모 전화 하지 마, 괜히 걱정 하신단 말야.”



한 쪽 팔은 손목의 인대를 그리고 다른 쪽 팔은 팔꿈치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한 지현이 양손에 깁스를 한 체 소파에 앉아 은수에게 혼이 나고 있다.



“그나마 이정도인게 다행이다. 얼굴이라도 돌에 부딪혔으면 어쩔 뻔 했니?”



“헤~, 정말...... 다행이다. 그치 이모~”



진통제의 효과 때문인지 지현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웃는다.





백사장을 뒤로 한 체 현욱은 차를 몰아 부둣가 마을 뒤로 보이는 마을을 지나 산길을 오른다. 산위에 올라 좀 더 먼 바다를 보고 싶다는 은지의 바람에 구불구불 포장하지 않은 길을 따라 정상에 다다를 즈음 마치 밭을 일구었던 곳 인 것처럼 평평한 장소가 눈에 뛰어 그 곳에 차를 세운다.



해가 뜨는 방향으로 뻣어 나간 아름드리 소나무를 뒤로 무릎 언저리까지 풀이 돋아난 두 세평 됨 직한 평지에 선 두 사람은 멀리 보이는 수평선에 걸린 한 폭의 그림 같은 구름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평온할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해가 뉘엿뉘엿 수평선 끝에 걸리고 야간 조업을 나서야 하는 배들은 출항 준비에 한창이다. 길게 늘어서 있던 좌판들이 하나 둘 자리를 걷고 허름한 간판의 상가에 불이 켜진다. 붉게 물들어가는 노을에 취한 연인들이 서로의 어깨를 보듬고 일부는 서서 일부는 모래밭에 앉아 그 황홀경에 빠져든다.



바다에서 시작한 한 줄기 바람이 풀밭에 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지나고 약간의 한기를 느낀 은지가 현욱의 팔에 자신의 팔을 감으며 머리를 기대온다. 향긋하게 피어오르는 샴푸향기를 맡으며 현욱이 은지의 허리에 팔을 두른다.



“참, 아름답지? 지는 해가......”



“네. 정말 하늘이 이쁘네요.”



“그동안 일에만 매달려 당신과 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어, 정말 미안해요.”



“괜찮아요. 지금도 전 행복하고 좋아요.”



작은 소리로 대답하며 먼 수평선에 걸린 노을을 보는 은지의 입술위로 현욱의 입술이 덮힌다. 달착지근한 입술을 열어 혀를 맞아들이는 은지는 현욱의 등을 꼬옥 끌어안는다.



서늘한 바닷바람에 차갑게 식은 은지의 두 볼을 쓰다듬던 현욱이 은지의 손을 잡아 차로 끈다.



뒷자석에 몸을 실은 현욱은 은지의 입술에 뜨겁게 키스를 하며 실크브라우스 단추를 풀어 브레지어위로 가슴을 주무른다. 달콤한 현욱의 타액을 목마른 아이처럼 탐하는 은지는 현욱이 가슴을 쥐어오자 뜨거운 숨을 토한다.



언제나 자신의 숨은 열정을 끄집어내는 현욱의 애무는 탐하고 탐해도 그 욕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스치는 손길마다 육체의 모든 숨구멍이 열린 듯 땀이 솟고 뜨겁고 축축한 입술과 혀가 지나는 자리마다 끈끈한 욕망의 분비물이 솟는다.



브레지어 안으로 침범하려던 현욱의 손이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등 뒤로 돌려 후크를 풀어버린 후 가슴에 걸린 브레지어를 들어올린다. 따듯한 느낌... 꾸욱 힘을 주어 잡아가는 손길에 반응하며 일어서는 유두가 현욱의 손바닥을 자극하고 깊게 밀고 들어온 혀의 유희가 견딜 수 없게 은지를 몰아세운다.



“콘도로 돌아가요.”



훤히 보이는 장소로 인한 불안감에 은지는 현욱의 입술에서 떨어지며 얼굴을 붉힌다.



“아니, 지금은 돌아가지 않아......”



현욱이 붉어진 은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눈을 보며 머리를 가로 젖는다. 달아오른 욕망을 숨기지 않은 체 ......



“나, 부끄러워요.”



“당신 지금 모습, 너무나 고혹적이야......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귓가를 어지럽히는 현욱의 속삭임에 은지는 눈을 감아 버리며 짧은 신음을 토해낸다.



“하~아~”



‘누가 보면 어쩌지...... 이 부끄러운 모습을 누가 보면...... 아흑.....................’ 은지는 불안한 마음에 눈을 뜰 수 없지만 몸은 마음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반응한다. 짜릿하게 아파오는 젖꼭지를 꽉 물은 현욱의 이빨이 자국을 새겨나가며 아래가 저릿하게 아려오고 무릎안쪽부터 더듬어 올라오는 손길이 비부 근처에 다달아 맴돌자 헛바람소리가 입으로부터 터져 나온다.



“흑,”



부끄럽게 현욱의 손길이 비부를 덮어 갈라진 금을 따라 위아래로 천천히 문질러지자 은지는 울컥울컥 애액을 토해내 팬티위로 춤을 추는 현욱의 손바닥을 적셔버린다. 질컥이며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소리가 귀에 다다르자 그 음란한 향기에 허리를 꿈틀거린다.



“하아~, 누가 오면 어떻게 해요......아흑~”



고개를 꺽어 뒤로 제낀 체 눈을 감은 은지는 아직 어둠이 완전하게 자신의 모습을 가려주지 못함이 차마 부끄럽게 여겨지며 가슴과 비부에 집중되는 현욱의 애무가 훤하게 들어나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당장의 쾌감이 더욱더 커지는 듯하다.



“여기서 당신을 범하겠어...... 바로 여기서......”



은지의 머리가 뒤로 제껴진 상태로 들어난 하얀 목덜미를 물어가며 현욱이 낮게 그러나 단호하게 속삭인다. 목덜미에 뜨거운 숨결과 함께 느껴지는 현욱의 속삭임이 은지의 머리 속을 텅빈 듯 만들어버리고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입술을 부딪쳐 오자 마치 오랜 시간을 애타게 기다렸다는 듯 은지는 현욱의 입술을 깊게 자신의 입안으로 빨아드린다.



천천히 팬티를 들추고 꼬물꼬물 파고드는 현욱의 손가락이 음핵을 찾아내 그 위에 달콤한 리듬을 실어 움직여간다. 꿈틀 움츠렸다 벌어지고 다시 움찔 움츠러드는 은지의 허벅지 사이에 놓인 현욱의 손가락이 흠뻑 젖어 미끌거리는 질 속을 파고들어 빙글빙글 좌우로 원을 그리며 노닌다.



질꺽이는 소리, 미끌거리는 느낌...... 축축하게 젖어버린 팬티가 주는 부끄러음...... 음란하게 허리를 비틀며 살짝 벌린 입술 사이 짙은 신음을 뱉어내는 모습을 누군가 몰래 엿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복잡한 감정과 육체적 쾌감으로 공중에 붕 떠버린 듯 현기증이 일고 플레어스커트를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가며 저릿저릿 저려오는 질 안의 느낌에 손을 골반 쪽으로 당기자 마치 보여주기 위해 치마를 스스로 팬티 위까지 들어 올린 모습이 되고 만다.



은지의 목덜미에 머물던 손이 내려와 스커트를 움켜 쥔 은지의 손을 잡아 풀어내며 불안함을 떨치지 못해 움츠러들어 가운데로 모인 젖가슴을 쭈욱 입 안 가득 빨아드린다. 현욱의 손에 잡힌 은지의 손바닥은 흥건하게 땀으로 젖어들고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위로 엷게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한다.



“하아~, 죽을 것 같아......”



스멀스멀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안타까움에 온몸을 꿈틀대며 뜨거운 신음을 토하는 은지를 눕혀 다리사이에 자리 잡은 현욱이 팬티를 끌어내린다. 축축히 젖어 길게 늘어지는 애액이 은지의 음순을 반짝이는 보석으로 만들어준다.



벌어진 다리 사이로 적나라하게 들어난 비부 첨단에 고개를 내민 음핵을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문지르자 은지의 허리가 꿈틀 뒤틀린다. 질 안을 가득 채웠던 애액이 회음부를 지나 국화꽃 위를 덮어 반짝이게 하며 갈증을 일으켜 현욱의 입술을 다가서게 만든다.



“흑......”



뜨거운 입김이 자신의 비부를 파고들자 은지는 달뜬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밀어올린다. 좀더 깊게 현욱의 입술이 들어와 주기를 바라며......



“안돼요. 거긴...... 거긴....... 하~윽”



현욱이 혀를 뾰족하게 세워 은지의 국화꽃을 파고들자 은지는 다급하게 소리치며 현욱의 머리를 밀어내려 한다. 하지만 현욱은 더욱더 강하게 파고들며 은지를 부끄럽게 만들고 만다.



음핵을 문지르듯 비벼대는 손가락과 부끄러운 곳을 파고드는 혀의 감촉에 은지는 숨이 멎는 듯 하고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오기 시작한다.



윙~윙~ 귓속에 이명이 울리고 질끈 감은 두 눈에 별이 수없이 부서지며 빛을 낸다. 붕 떠오르는 느낌......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며 은지는 입을 크게 벌린 체 호흡을 정지시킨다.



“우~~~~~응~~~~~~~~~~”



뜨뜻한 액체가 울컥 쏟아지며 은지의 국화를 탐하던 현욱의 얼굴을 적시고 뻣뻣하게 굳은 허벅지가 아프게 머리를 죄어버린다. 크게 벌어진 입과 현욱의 머리카락을 움켜 쥔 손 그리고 잘게잘게 끊임없이 경련하는 허벅지 근육들......



얼마나 지났을까...... 은지의 몸이 가라앉으며 긴 한숨이 흘러나온다.



“하~~~~~아~~~~~~~~~~~~~~~~”



큰 지진이 지난 후 여진이 남아 있는 것처럼 커다란 쾌감이 자신의 육체를 휩쓸고 간 후 가라앉지 않은 여운에 눈을 감은 체로 은지는 아직 자신의 가랑이 사이 부끄러운 곳에 자리하고 있는 현욱의 얼굴을 당겨 올려 깊게 입맞춤을 한다.



“하아~, 죽을 것 같았어요......”



현욱의 귓속으로 뜨거운 은지의 속삭임이 파고든다. 만족감이 밴 나른한 숨결과 함께......



“대단한 느낌이었어. 뜨겁게 반응하는 당신이 너무 놀라워......”



“부끄러웠어요. 그런데 너무나 좋았어요......”



“뭐가 그렇게 부끄러웠는데?”



“하아~, 누가 볼까봐 불안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젖어버렸어요...... 음란하게 젖어버린 제 모습을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부끄러웠어요. 그런데도 자꾸만 젖어버리는 느낌이...... 그..리고...... 거기..를...... 당신이.. 해주는 게...... ”



“어땠는데?”



“하~, 당신 날 너무 부끄럽게 했어요... 그게.. 맘은 창피스러운데......”



짙은 쾌감으로 인한 땀에 젖어 붙은 은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홍조가 남아 붉은 빛을 띠는 뺨에 현욱이 입을 맞춘다.



“당신 몸이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아......”



“그런 것 같아요. 당신의 손끝 만 닿아도 숨이 멎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은지의 손이 천천히 내려와 현욱의 기둥을 부드럽게 감싼다.



“제가 해드릴게요......”



현욱의 가슴을 밀어 일어나게 한 은지가 힘줄 불거진 기둥위로 몸을 내려앉힌다. 흠뻑 젖은 질 안으로 부드럽게 밀려들어오는 뿌듯함에 은지의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신음이 뜨거운 숨결이 되어 현욱의 귓속을 파고든다.



삽입만으로 또 다시 울컥 쏟아낸 따듯한 애액이 현욱의 허벅지를 적시고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은지의 비부에 질척거리는 소리가 점점 짙어진다.



빙글 원을 그렸다 뒤로 물러가는 은지의 히프를 강하게 당겨 깊게 기둥을 밀어 넣은 현욱이 은지가 토해내는 애액을 손가락에 듬뿍 발라 뒤쪽으로부터 공격해 들어간다.



“흑, 안돼요...... ”



끊임없이 애액을 퍼날라 꼭 다문 항문에 바르며 조금씩 들어가는 손가락의 깊이를 늘려가다 손마디 하나가 들어갈 정도가 되어 더 이상의 전진을 멈춘 체 천천히 빙글빙글 원을 그린다.



“하~, 우~~웅”



자극이 되었을까 은지가 울음 섞인 신음을 토하며 몸 안에 삼킨 현욱의 남성을 질 근육이 잘근잘근 물어댄다.



“아~, 나.... 또...... 아~윽..........”



급하게 허리 움직임을 빠르게 가져가며 질 근육을 수축시키던 은지가 현욱의 등에 손톱을 박으며 모든 움직임을 멈춘다. 작게 비벼대는 움직임과 질 주름의 경련이 참았던 현욱의 사정감을 채찍질한다.



울컥~ 첫 사정의 울컥임을 신호로 참았던 봇물이 터지듯 은지의 질 안에 정액을 쏟아 붙는 현욱.......



질 안을 가득 채운 현욱의 기둥이 사정을 하며 꿈틀대는 감각에 은지는 아득해지는 정신을 순간 놓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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