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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날 - 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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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24회 작성일 20-01-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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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 씨는 우리 부서가 어떨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네?”



“경리과 라고 우습게 본 건 아닌가? 미안 하지만 우리 회사의 경리 과는 지금까지 실수 라는 말을 모를 만큼 정확한

일처리를 해왔었어. 현정씨가 들어오기 전 까지는 말이야.”



그녀의 말이 조금 듣기 껄끄러웠지만 나는 어느 정도 참기로 했다.



“그런데 바로 오늘 나는 처음으로 경리 과의 이미지를 크게 흐려놓을 뻔 했어. 현정 씨의 서류를 그대로 임원들에게 올렸다면 분명 그랬을 거야.”



“사실 그런 것은 저에게 맡길 만한 것이 아니었어요.”



“일 내용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에게 너무 과한 요구 였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나는 단순히 올바른 데이터를 참고해서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라고만 했어. 현정씨 는 그냥 보고 고치는 일도 못해낸 거라고!”



그녀를 더 화나게 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까지 할 필요성을 못 느낀 나는 그만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녀는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할까?



“말씀을 듣고 보니 확실히 제 쪽이 더 잘못 했네요. 알겠어요. 팀장님의 조치에 따를게요.”



그녀는 그제야 화가 좀 풀리는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짧은 한 숨을 쉬었다.



이제 시작인가?



나는 그녀의 입술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했다.



“내일부터는 좀 더 짙은 색의 스타킹을 신고 나와. 그렇지 않다면 매 자국이 그대로 비쳐 보여 창피 할 테니까.”



“네?”



혹 종아리를 때리려는 건가?

그녀는 자신의 책상 모서리 부분을 자로 탁탁 치며 말했다.



“이쪽에 엎드려.”



기대하고 있던 일이 드디어 일어났다.

쿵쾅 쿵쾅 가슴 은 고동치고. 입은 바짝 타들어갔다.

나는 첫 번째 체벌을 마치 어떤 의식을 준비하듯 숭고하게 받아들였다.



“나이 들어서 종아리를 맞는 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체벌은 나이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으니까.”



“네에.”



바로 시작해 주기를 바랐지만 그녀는 조금 뜸을 들였다.

손바닥에 자를 튕기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처음이니까 10대 만 때릴 거 에요. 하지만 현정씨가 하기에 달렸어요. 아프다고 자세를 무너뜨리거나 하면 처음부터 다시 맞게 될 테니까요.”



흥분된 마음으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그녀가 내 뒤쪽으로 자리를 잡고 섰다.



“시작 합니다.”



차아악~!!



“읍~!!”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플라스틱 자는 등골이 쩌릿할 정도의 통증을 가져왔다.

금방이라도 맞은 곳을 손으로 문지르고 싶었지만 규칙상 그럴 수 없었다.



나는 두 주먹을 그녀의 책상 위에서 꽉 쥐며 고통을 참아냈다.



차아악~!!



“크으..”



이빨 새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아낼 수 있는 통증이 아니었다.

쓰리고 아리고. 뭐라고 한마디로 표현 이 불가능했다.



이제 겨우 10대에서 두 대를 맞았을 뿐이었다.



앞으로의 8대를 어떻게 참아야 할지 난감했다.



이마에 땀이 다 맺히고 있었다.



“조금씩 자세가 바뀌고 있어요. 주의 하세요.”



그녀는 친절히 자세를 잡아주면서 잠시 쉬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녀의 친절을 바랄 수 는 없는 일이었다.

내가 약속한 매의 대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세를 무너뜨리면 무서울 정도로 화를 낼 것이 뻔했다.



아픔은 머리 꼭대기 까지 뻗쳐오르고 다음 매 는 언제 떨어질지 몰라 나는 심리적으로 아주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



차아악~!!



플라스틱 자는 딱딱하면서도 탄력이 있어서 때릴 때 마다 종아리에 감겼다.

굉장한 소리를 내면서 종아리에서 튕기고 나면 어김없이 새빨간 자국이 생겼다.



나는 세대 째의 매를 맞고 한쪽 발을 살짝 들고 말았다.



무의식중에 그렇게 한 것이었지만 그녀는 그걸 놓치지 않았다.



“누가 다리를 들어도 좋다고 했어요?”



나 조차 모르고 있는 사실을 그녀가 말하자 나는 멍 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고개를 뒤로 돌려 보고 나서야 살짝 내 오른 쪽 다리가 들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대 맞은 건 없던 것으로 하겠어요. 처음부터 다시 하도록 하죠.”



종아리가 화끈거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에 항의를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무심하게 다시 플라스틱 자를 휘둘렀다



자는 내 종아리 중앙에 정확히 떨어지며 큰 소리를 냈다.



차아악~!!



“큽~!”



머릿속은 윙윙거리고 그녀의 매는 끝이 없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학대를 바라던 내가 그녀의 매 몇 대를 견딜 수 없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 .



매가 너무 아파서 인지 흥분감 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솔직히 이런 정도의 아픔은 사양하고 싶었다.



나는 이보다는 조금 더 애무적인 성향의 매를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매에는 사정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쓰리고 아리고. 아주 아플 뿐 이었다.



“팀장...님.”



차아악~~!



“아악~!!”



머릿속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었다.



쾅! 쾅!



불꽃 들은 그녀의 매가 내 종아리에 떨어질 때 마다 클라이맥스 에 다다랐다가 천천히 소멸 했다.

다리가 저릿했다.



그저 엎드린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몰랐다.



“차악~!!”



나는 결국 다섯 대 째 매를 맞고 몸을 웅크렸다.

의지하고는 상관 없이 알알 하고 쓰린 종아리를 손으로 문질렀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연히 무서운 호통소리가 그녀에게서 나왔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파서 환장할 지경인데 호통 소리가 대수 인가?



“미안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맞아야 겠어.”



“더는 못 맞아요. 너무 아파요.”



“그래? 그럼 내일부터 현정씨 왕따 시켜도 되지?”



“네?”



<12부에서 계속> 이라고 하면 화 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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