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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날 - 2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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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13회 작성일 20-01-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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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일어나 늦었어!!”



현정이 와 함께 살면서 나는 소리 지를 일이 많아졌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침에 깨우는 일 만큼 은 목이 쉴 정도로 힘이 들었다.



무슨 애가 귀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는데도 으음.. 뭐가 왱왱 거려? 하면서 다시 자냐?

덕분에 다음 날 나 와 현정이는 날다 시피 집 밖으로 뛰쳐나와야 했다.



이대로 달리기라도 하면 회사에 늦는 일은 없을 테지만 본래 나는 달리기를 잘 하지 못했다.



끼이이익~!!



그래도 현정이는 나 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여서 택시를 한대 잡는데 성공했다.

정말. 그러게 좀 일찍 일어났으면 택시 비도 아끼고 좋않잖아? 택시비는 당연히 현정이 가 물어야 했다.



“언니 택시 비.”



“뭐?”



얄밉게도 현정이는 일부러 나를 안쪽에 태우고 있다가 회사 앞에 도착하자 이 말 만을 남기고 빠르게 밖으로 뛰쳐 나갔다. 아주 썩는다 썩어 속이 썩어.



고 앙큼한 계집애는 회사 로비로 줄 달음질 쳤다.



여기서는 내가 함부로 행동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어디 두고 보자.



나는 이를 으드득 갈며 현정이 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다른 부서의 회사 직원들도 함께 였다. 이러니 다가가서 꼬집을 수도 없잖아?



이렇게 아침의 전쟁을 치르고 나서 나는 벌써부터 기운이 없어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다행히 조회 시간에는 늦지 않았다.



경리 과 의 아침 조회는 항상 내 담당 이었으므로 나는 직원들에게 당부할 점 들을 한 동안 생각하며 아침 조회 전용으로 삼은 작은 수첩 안에 적어 넣었다.



오늘 도 일이 한 트럭 이네? 에휴~



“요즘 회사에서 보면 마치 아이처럼 로비 앞을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회사 이미지 실추 문제에 해당됩니다.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현정씨 같은 사람은 더욱 주의 해 주세요.”



나는 일부러 현정이에게 한 방 먹였다.



크흐흐흐.. 어떠냐? 날고 기어도 너는 내 부하직원이야.



“복장도 날이 갈수록 불량해지는 느낌인데 동현 씨는 이 문제에 해당하느니 만큼 앞으로 주의 해 주세요. 그리고 현정 씨는 두 말 할 나위 없겠죠?”



연 타를 먹이자 현정이의 표정이 심술 맞게 변했다. 크흐흐흐흐 고소하다.



이렇게 즐거운? 아침 보복 조회를 마치고 나는 본격적인 일에 들어가야 했다.

에휴~ 경리 과 의 팀장 자리만 되어도 이렇게 일에 빠져 살아야 하니. 내 신세야..



“현정씨 이것 좀 부탁해요.”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지는 펜 만 굴리면서 창 밖 만 보고 있어? 나는 일도 덜 겸 제일 골치 아픈 일을 현정이에게 맡겼다. 오늘 중으로 끝낼 수 있으려나 몰라.



“바쁜 서류입니다. 오늘 중으로 부탁해요.”



현정이는 갑자기 내가 호명하자 놀라 일어나 다가오더니 일을 받고는 금새 눈을 흘겼다.

어쭈! 어쩔 건대?



그렇게 우리는 일에 파 묻혀 있는 동안 점심 시간이 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직원들은 12시가 땡 하자 마자 식사 하자고 난리였다. 칫! 팔자 좋구나.



점심을 먹지 않고 일을 할 수 도 없고 해서 나는 간단히 도넛 가계에 가서 커피 와 도넛을 사 먹으려 몸을 일으켰다.

현정이는 그새 동현 씨 와 등등의 직원들 과 점심을 먹으러 가려고 하고 있었다.

또 심술이 나네?



“현정씨. 그 서류 오늘 중으로 분명히 끝내야 합니다.”



현정이는 정말 나를 한대 칠 것 같은 표정으로 잠깐 내 얼굴을 노려보았다. 직원 들 몰래 눈흘 기면 내가 무서워 할 줄 알아? 역시 넌 네 위치를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



나는 그녀가 뾰루퉁한 표정으로 점심 계획을 미루고 자리에 다시 앉는 것을 보면서 속이 다 시원했다.

그럼 나는 도넛 사 먹고 올게.



점심 시간이 되서 그런지 도넛 가계는 사람들로 붐 볐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점심 시간에 소비하는 패스트 푸드 량이 외국 사람들 의 점심 시간 의 소비량 과 맞먹는 다는 말이 실감 났다.



나는 한 참을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도넛을 사서 사무실로 들어갔다.

지금쯤 현정이는 나를 한껏 저주 하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 뻔 했다.



“현정아!”



사무실에 아무도 없을 거라고 이미 예상 했기에 나는 친근하게 이름을 불렀다.

그런데 현정이는 자리에 이미 없었다.



“이게 감히 명령에 불복종 했단 말이지?”



자기 몫 까지 사오느라 고생한 나는 뭐가 되느냐 싶어 화가 났다.

자리에 앉고 보니 괘씸해서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도넛을 한개 들어 입에 막 넣으려는 순간 컴퓨터 의 알람 (날짜를 알려주는 유틸)이 켜지면서 귀여운 여자아이가 하나 나와 6일!! 하고 외치며 사라졌다. 그래서 일까? 내 머릿속은 갑자기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10일. 의미 있는 선물..”



나는 도넛을 체 입에 넣지 못하고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그러기 전에 일단 내 메일 함을 열어 메일 하나를 확인 한 후 였다.



“네. 일진 상사입니다.”



“어? 거기.. 미스 엔 마스터 아닌가요?”



어제 밤 나는 현정이 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고나서 한가지 결심을 한 것이 있었다. 그녀를 정상적인 아이로 되돌려 놓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렇게 마음 먹고 있을 때 현정이가 자신의 메일 함을 열어두고 로그 아웃 하지 않았다는 점은 마치 운명을 예고 하는 것 만 같은 일이었다.



나는 그녀의 메일 함에서 이상한 메일 하나를 발견했고 그 메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전화를 하셨죠?”



전화를 잘 못 건 걸까?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전화를 끊으려 했다.

그때 조금 전 남자 음성과는 다른 높은 톤의 음성이 들려왔다.



“미스 앤 마스터를 찾으세요?”



“네.”



“그쪽도 메일을 보셨나요?”



여자가 그쪽도 라는 말을 꺼낸 것으로 미루어 보면 현정이 와 같은 메일을 받은 사람이 많은 모양이었다. 나는 무심코 그녀의 질문에 네 라고 답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저기..”



분명히 메일 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지만 대뜸 물어오는 여인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이런 분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으니 당연했다.



“체험을 해 볼 수 있나요?”



“체험 이요?”



여자는 내 말을 듣고 잠시 말이 없었다.

뭔가 잘 못 된 걸까?



“혹시 그 쪽은 에스 엠 이라는 장르를 충분히 이해하고 계신가요? 이쪽으로 의 체험을 하고 싶다고요?”



“네. 하지만 저는 이쪽 세계에 대해 잘 은 몰라요. 그래서 이쪽 세계에 대해 조금 알고 싶어요.”



“그럼 메일은 어떻게 보셨죠? 저희는 어중간 한 상대에게 메일을 띄우지 않습니다만. 카페에 협조를 구했을 때도 이쪽 장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 리스트 화 해서 보냈으니까요.‘



“아! 사실 저는 이쪽 장르에 대해 좀 알고 있는 사람을 친구로 두고 있어요. 우연히 그 친구의 메일 함을 통해 이곳의 정보를 알 수 있었죠.”



“그랬군요. 그럼 기본 교육을 한번 받아 보시겠어요? 아직 자신이 이쪽으로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알 고 있지 못하니 약간의 교육을 받아 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교육이요?”



교육이란 말이 이상할 정도로 불안하게 들렸다.

이런 세계의 교육이 무엇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전 직장인 이라..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데요?”



“걱정 하지 마세요. 저희는 직장인을 상대로 기본 교육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쪽 회사도 5일 제 근무를 하지 않나요?”



“확실히 그렇기는 한대요.”



“그렇다면 문제 없어요. 나머지는 저희에게 맡기십시오. 님께서 교육을 받으시겠다고 하시면 가을 분기 회원 명단에 넣어드릴 수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정보는 일체 어디로든 새어나가지 않을 테니까요. 그건 저희들의 명예문제 이기도 합니다.”



명예씩이나?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이곳은 꽤나 거창한 곳일 것 같았다.



전화를 받는 여자는 항상 일정한 톤으로 말을 했는데 그 톤에서 약간이라도 높아질까 상당히 의식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나칠 정도로 바른 전화 예절이 아닌가 싶었다.



“가을 분기 회원 명단에 넣어 드릴까요?”



“글쎄요.. 저는 아직 마음에 준비가..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전화를 한 것 뿐인데.”



“마음의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았다 해도 상관 없습니다. 회원이 된다고 당장 교육을 받으라는 말은 없을 테니까요. 저희는 님 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드릴 것이며 아울러 회원 명단 작성 과 함께 님 에게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은 교육 내용을 미리 정해 둘 것입니다. 어때 요?”



어떻게 할 까?

이런 것은 처음이라 나는 많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무서울 정도로 차분한 음성의 여자가 이상할 정도로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뭘까?

하지만 나는 10일 이 이제 겨우 사 일 남았음을 기억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좋아요. 그렇게 하겠어요.”



“잘 생각 하셨습니다. 그럼 지금 회원 명단을 작성 하도록 하죠. 직접 방문할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해 저희는 온라인을 통해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나는 간단한 신원 정보를 그녀에게 제공해야 했고 그녀는 모든 부분을 다 적어 넣고 내 메일 함으로 메일 한통을 발송했다.



“메일 이 도착 했습니까?”



“네.”



“님은 이제 저희 미스 엔 마스터 의 가을 분기 회원으로 가입이 되셨습니다. 현재 등록 된 회원은 12명이고 당신은 12번째의 회원이십니다. 축하 드립니다.”



메일 내용에는 미스 엔 마스터 의 교육 내용 과 몇가지 숙지 할 사항이 적혀 있었을 뿐 교육 날짜가 적혀 있지 않았다.



“교육은 언제 부터죠?”



“그건 저희가 따로 통보를 해드립니다. 아직 모집 기간 중이기 때문이죠.”



그 여자와 몇 마디 말을 더 나눈 후 나는 전화기를 내려 놓았다.

벌써부터 가슴이 콩닥 콩닥 뛰었다.



“어쩔 수 없어. 현정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희생이 필요 해.”



나는 스스로를 달래며 미스 앤 마스터 측에서 보내온 메일을 살폈다.





MISS & MASTER 가을 분기 회원 모집.



유정 님은 저희 미스 엔 마스터 측의 가을 분기 교육을 수강 하실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저희 는 당신의 선택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기억에 남을 멋진 체험을 준비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회원 이 되신 것을 축하드리며 아래는 저희 측의 교육 내용을 비롯해 회원 분들이 숙지 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적어 놓았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교육 날짜 개별 통보)



나는 그들의 교육 내용이라는 부분에 시선을 고정했다.



일 단원 : 마스터 로서의 몸가짐



이 단원 : 섭을 대할 때의 마음 가짐.



삼 단원: 섭을 다루기 위한 기본 기술.



무슨 소리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의 교육 내용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로만 도배가 되어 있었다.



알아들을 수 있는 내용은 극히 적었다.

그렇다고 현정이에게 알려 달랄 수도 없고 난감 했다.



“이렇다면 교육 날 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어차피 알기 위해 교육을 받는 건데 처음부터 조급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나는 메일 함을 닫고 오후 의 일을 준비했다.



<26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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