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악마 - 1부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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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140회 작성일 20-01-17 13:5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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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것이 인터넷에 나올 리는 없었다. 깡패들과 어떻게 만난다든지, 어떻게 부려먹을 수 있다든지 말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쳇."
그러고 보면 예전에 어떤 녀석이 나한테 이렇게 말했었지.
"너는 상식이 부족해."
하고 말야. 하지만 상식 따위는 원래 아둔한 녀석들이나 필요 있는 거지, 나 같은 인간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식 따위 몰라도 머릿속에서 계산하는 대로 되니까 말이다. 라고 해도 지금은 헛소리로 들리겠지.
일단은 무작정 밖으로 향했다. 어디에 무언가 연결점을 찾아야 되니까 말이다. 깡패들이 주로 나타날 것 같은 포장마차나 고급 술집 주위를 돌아다녀 봤다. 하지만 녀석들은 보이지 않았다.
"뭐야, 텔레비젼 보면 수금 같은 거 하러 다니던데."
아무래도 요즘엔 그런 것은 없는 모양이다. 쳇, 민지나 불러볼까. 그렇게 벨을 누르고.
신호음이 몇 번 울리지도 않았는데 걸렸다.
"민지냐?"
"응……."
아무래도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 정도라면 계약서에 대한 의심은 이제 완전히 버려도 될 듯 하다. 하지만 오늘 용건은 민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본론으로 들어갔다.
"야, 너 돈 좀 가지고 나와라."
"왜? 뭐 하려구?"
"놀려구 그런다."
"그래? 그런데 내가 왜 너 놀 돈을 대줘?"
"싫어? 그럼 나 너 안 만난다."
잠시의 정적. 아마 뭔가를 생각했겠지, 하지만 소용없을 거다.
"응 가지고 나갈게. 한 백 만원 정도면 돼? 당장 현금 가진 거 그 정도밖에 없는데."
……무슨 현금을 백 만원이나……보통 카드나 수표 쓰지 않나? 아니 그것도 동네마다 다른가? 어쨌든 민지는 상당히 빨리 나왔다. 옷차림은 말 할 것도 없이 고급 브랜드로 도배한 상태. 이대로라면 어지간한 남자라면 한 번쯤은 쳐다 볼 정도의 퀄리티다. 그 민지가 물었다.
"그래서 뭘 할 건데?"
기대가 한껏 담긴 목소리, 하지만 난 그녀에게 받은 돈을 주머니에 구겨 넣으며 말했다.
"됐어, 너는 돌아가."
"뭐? 나를 이대로 보내려구!"
물론 보통 때였다면 따귀라도 맞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분한 듯 몸을 파르르 떨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긴……이대로 보내는 것도 좀 그렇지. 해서 함께 간 곳은 근처의 모텔. 하지만 오늘은 계획도 있고 해서 빠르게 일을 마쳤다. 그녀는 아쉬운 듯 손가락을 빨며 내 몸을 바라봤지만 더 이상 불만은 없는 듯 했다. 난 그녀를 그대로 두고는 밖으로 나왔다.
"좋아……이제 찾아 볼까나."
돌아다니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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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소문난 나이트 죽순이다. 매일 같이 나이트에 출퇴근하다시피 한다. 오늘도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흐응, 심심해 어디 괜찮은 남자 없을까."
최근에는 시시한 녀석들뿐이라고 생각했다. 돈도 돈이고 뭐라고 할까 인간적으로 재미가 없다. 모두 그녀의 몸만을 노리고 접근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그녀도 이해하고 있다. 그녀의 과감한 복장, 성격. 어딜 봐도 애인보다는 하룻밤 상대로 적합할 테니까. 상대 남자도 그 이상은 원하지 않는 듯 했다. 그 날도 부킹이 들어왔다. 웨이터의 말에 의하면 동료도 없이 혼자 룸을 잡고 있는 녀석이라고 한다. 돈이 많은 가보지?
그녀는 별 다른 생각 없이 룸으로 들어섰다. 과연 어디 졸부의 아들이라도 되는 건지, 테이블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물건들이 올라와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걸로 여자를 낚으려 하다니……쯧쯧쯧."
그녀는 그녀 자신이 그런 부류이면서도 그런 부류의 인간을 혐오했다.
"혼자인가 봐요?"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묻는다. 상대는 그녀를 힐끔 바라보고는 거만하게 말했다.
"앉아요."
그리고는 말 없이 술을 따랐다. 여자는 이런 남자는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이런 남자는 나름대로 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그에게선 그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여자는 왠지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룻밤 상대라면 딱히 나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로 했다.
"그래 뭐, 오늘은 넘어 가 줄까……."
둘은 별 다른 대화가 없었으면서도 미리 서로 짜기라도 한 것처럼 나이트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여자가 차에 앉아 있는 사이, 남자는 담배를 사러 가야겠다며 자리를 비웠고, 그 때다 생각한 여자는 차를 뒤지기 시작했다.
"흐응……뭔가 계약서 같은 것이 잔뜩 있네?"
사람들의 사진과, 이름. 그 외 여러 가지가 적혀 있는 계약서들. 그 때 남자가 돌아왔다. 여자는 그것을 후다닥 집어넣으며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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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가 향한 곳은 근처의 싸구려 모텔이 아니라 상당히 고급스러운 호텔이었다. 그녀는 거의 매일 남자들과 어울렸지만 이런 곳에 온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벗어."
남자는 여전히 건방졌다. 매너도, 배려심도 없이 명령했다. 하지만 여자는 왠지 그런 남자가 싫지 않았다.
"자……."
남자가 뭔가를 내밀었다.
"술이야?"
"마셔라."
이렇게 무뚝뚝한 남자가 또 있을까. 하지만 여자는 그 술잔을 받아들어 쭈욱 들이켰다. 과연 비싼 술인지 그녀는 그 맛이 썩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여자는 혹시 최음제가 들어 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별로 그래도 상관없다고 느꼈다. 어차피 섹스를 하러 왔으니 약 기운을 빌어 더 좋은 쾌감을 느낄 수 있으면 그것도 나름대로 좋기 때문이다.
남자는 여자를 거칠게 밀어 뜨렸다. 하지만 이상했다. 단지 남자의 손이 닿았을 뿐인데도 그녀의 몸은 그것을 쾌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단히 약효가 센 가보네?"
남자는 빠르게 여자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상의를 벗겼다. 하지만 생각했던 브레지어가 보이지 않자 잠깐 정지했다. 여자가 말했다.
"나 원래, 브라 안 입어. 거추장스럽거든."
그 말을 들은 남자는 여자의 발목을 잡아당겨 쓰러뜨리고는 스커트와 팬티를 한 번에 벗겨 내렸다. 여자는 그 능숙한 솜씨가 꽤나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 남자는 거칠었다. 애무는 할 생각도 없이, 물건을 꺼내 바로 여자의 사타구니에 들이댔다. 하지만 여자는 약기운 탓인지 이미 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그다지 저항 없이 쭈욱 밀려들어갔다.
"아아!"
여자가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질렀다. 극도로 민감해진 신경 탓이었다. 여자는 그게 견디기 어려웠는지 몸을 비틀었지만 남자는 용서가 없었다. 여자가 움직일수록 더 거칠게 물건을 밀어 넣는 것이다.
움찔, 움찔.
여자의 그곳이 남자의 그곳을 쥐어짜며 사정을 요구한다. 남자는 콘돔을 사용할 생각은 없는 것인지 사정감이 밀려오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허리를 움직여 갔다.
"윽, 아윽."
여자는 무언가 허리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는 뭔가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소변일까? 여자는 그런 것을 처음 느꼈다. 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방금 뭔가를 흘려내서일까, 더 예민해진 신경 탓에 그녀는 거의 실신직전까지 가 버리고 말았다.
"아, 이제 그만……."
머리가 어찔어찔 했지만 여자는 더 이상 했다가는 자신이 어떻게 되 버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는 멈추지 않았다.
"아……웃고, 있어?"
흐릿해 지는 의식 속에 여자는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이제 슬슬 한계를 맞이한 것인지 그것을 꺼내 여자의 얼굴에 내밀었다. 여자는 그것을 치우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미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후우……."
남자가 한 숨을 내 쉬며 주욱, 백탁의 액체를 여자의 얼굴에 쏟았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여자의 하반신에 다시 무언가 삽입되었다.
"악?"
여자는 이해되지 않았다. 남자는 방금 사정했는데, 또 뭔가를 집어넣은 것이다. 순간, 뭔가 도구를 쓴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이……상해."
그렇게 남자는 여자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 몇 번이고 그녀의 몸에 사정을 해댔다. 그리고 여자의 의식이 거의 끊길 때쯤, 무언가 "펜" 같은 것의 감촉이 느껴졌다. 아마 남자의 손이 자신의 손을 붙잡고 뭔가를 쓰게 하는 것 같았지만, 여자는 이제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해 버렸다.
남자는 완전히 잠들어 버린 여자를 대충 밀추고는 다시 한번 계약서의 내용을 확인했다. 내용은 간단했다. 한 번의 섹스와 남은 수명의 교환이었다. 물론 이런 것은 속임수에 가까웠지만 여자는 그런 것은 몰랐다.
"바보 같은 년."
이제 여자는 내일 아침쯤이면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남자가 알 바는 아니었다.
"이제……나는 살 수 있겠군."
남자는 불치병 환자였다. 재력이나, 외모. 학벌. 집안, 무엇 하나 꿀릴 것이 없었는데, 그런 불운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좌절했다. 하지만 이 "계약서 뭉치"를 발견함으로서 운명이 바뀌었다. 그는 이제 살아남은 것이다. 하지만 아직 계약서는 많이 남아 있었고, 그는 이제 그것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치 아버지의 원한을 갚기 위해 그 모텔 근처를 지나고 있던 민지의 주인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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