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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막대 - 현실과 환상 속 ...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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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86회 작성일 20-01-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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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3



그녀의 팔을 잡아 억지로 일으켜 세워 침대로 데리고 가 앉혔다. 의도적으로 침대 쪽으로 세워진 전신 거울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나는 그녀의 두 손을 묶고 있던 노끈을 풀어주었다.



“이걸로, 이걸로 끝…인가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안도감과 아쉬움이 비슷한 비율로 섞여있었다. 당연히, 나는 그녀의 아쉬움을 채워주는 쪽을 택했다.



“아니. 거울 반대쪽으로 똑바로 누워. 고개를 들면 거울이 보일 수 있도록. …좋아, 이제 두 다리를 들어.”



그녀는 기대와 걱정이 담긴 눈빛으로 순순히 내 말을 따랐다. 나는 그녀의 다리를 잡아 그녀가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있도록 도왔다. 다리가 서서히 올라가다 직각 정도가 되자 근육이 땅기는지 그녀는 멈추려고 했지만 난 강제로 그 다리를 더 위로 밀어 올렸다. 조금 아픈지 그녀가 살짝 소리를 냈다. 최종적으로, 그녀의 두 다리는 좌우로 벌어진 채, 각각의 허벅지와 무릎이 가슴에 닿은 모양이 되었고, 그녀의 두 구멍은 거울에 환하게 비춰졌다. 문득 거울을 본 그녀는 자신의 두 곳 모두가 거울에 깨끗이 비치는 것을 보고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그 시도로 두 구멍이 벌름거리는 꼴만 더 보여주고 말았다. 다리를 다시 내리지 않는 한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그곳을 가릴 방도는 전무했다.



“다리를 잡아. 내리면 안 된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



“하지, 하지만!”



“잡아. 다시 말하지 않겠어.”



그녀는 꼬리를 내리듯 입을 다물었다. 망설이던 두 팔은 각각 다리를 잡아 자신의 균열이 있는 부분을 자랑하듯 드러내게 되었다. 나는 잠시 그 상태로 그녀의 그곳을 지켜보았다. 애액은 중력의 법칙에 따라 음부에서 항문으로 조금씩 흘러내려갔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그녀의 피부는 애액의 움직임을 느끼지 못하는 듯 반응이 없었다. 항문의 동그란 구멍에서 살짝 돌아나가듯 떨어지는 애액을 보며 나는 속으로 일종의 감탄을 터트렸다.



러브호텔의 어딘가 색정적인 불빛 아래에서, 나는 까발려진 그곳와 항문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오른쪽 음순이 왼쪽 음순보다 조금 더 큰, 조금은 불균형한 그곳의 외부였지만, 색깔만큼은 거무퇴퇴한 색이 아닌 맑은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살짝 분홍색 음순에 덮힌 클리토리스는 누군가 만져주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살며시 부풀어 있었다. 가장 아래에 있는, 조금 작지 않을까 싶은 크기의 분홍빛 항문은 굳게 입구를 닫은 채 외부의 침입 가능성을 애써 부정하고 있었다.



나는 러브젤을 집어 손바닥에다가 가득 짜냈다. 손바닥에 쌓인 연녹색의 러브젤이 푸딩처럼 흔들거렸다.



“뭐하시려는…거예요?”



나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항문과 그 주변에 러브젤을 꼼꼼히 발랐다. 물론 콘돔을 씌운 바이브레이터 표면에도 바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콘돔에 원래부터 묻어있는 기름이 러브젤과 뒤엉켜 표면을 더욱 번들거리게 만들었다. 그 모양이, 조금은 흉물스러웠다. 손에 조금 남은 러브젤들은 그녀의 음모에 슥슥 문질러 닦았다. 그녀의 음모는 감촉이 더없이 좋았다. 오늘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제모를 할 생각을 하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 그걸로 어쩌시려구요?”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그녀가 물었다. 나는 근처 바닥에 놓여있던 보랏빛 막대를 들어 그녀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팟! 소리가 비명과 함께 들렸다. 막대가 충분한 답변이 되었으리라. 그녀는 반사적으로 다리를 내려놓으며 두 손으로 엉덩이를 만졌다.



“들어.” 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이번엔 그녀의 봉긋한 유방을 후려쳤다. 재빨리 원상태로 돌아가는 그녀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나는 막대를 내려놓고, 한 손엔 바이브레이터를 쥐고 빈손의 가운데 손가락으로 그녀의 항문을 톡톡 두드렸다. 그녀는 내가 묻기를 포기 한 채 입을 질끈 다물었다.



“항문에 자지를 넣어본 적 있나?”



“어, 없습니다 그런 적.” 그녀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강하게 부정했다. 짐작하고 있었던 바다.



“그렇다면 좌약을 넣어본 적은 있나?”



“어렸을 때 한 번 넣어본 적은 있어요.”



“그때 무슨 느낌이었는지도 기억나나?”



“자, 잘 모르겠습니다, 그 그냥, 그냥 좀 이상한 느낌이었어요….”



“이번엔 그 이상한 느낌을 자세히 분석하고, 받아들여봐.”



그녀 항문의 중심부에 손가락을 서서히 밀자, 윤활제를 잔뜩 바른 덕분인지 손쉽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의 몸은 항문을 오므리고 싶었지만 이 자세로는 항문을 제대로 다무는 것이 불가능했다. “으으읍….” 중지의 첫 마디가, 조금 후엔 둘째 마디가, 그리고 그 끝까지 그녀의 항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상태로 중지를 서서히 돌리며 그녀가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이 하면 재미없는 법이다. 나는 중간 중간 손가락에 힘을 주며 그녀가 완전히 긴장을 풀지 못하게 했다. 몇 분정도 반복한 뒤 나는 넣을 때처럼 서서히 손가락을 빼냈다. 손가락은 러브젤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제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할 차례였다.



바이브레이터를 항문 입구에 대는 것을 본 그녀는, 아까보다도 더욱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러나 친절히 설명해 줄 의무는 없다.



“다리를 꽉 잡아. 더 매를 맞고 싶지 않으면.”



바이브레이터는 손가락보다 굵은 터라 그것처럼 쉽게 들어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윤활제의 역할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데 있다. 항문은 바이브레이터를 완강히 거부하는 듯 했지만 미는 힘을 더하자 점점 더 바이브레이터를 내부로 받아들였다. “아, 아아아, 아앗!” 들어가는 동안 그녀의 날카로운 소리는 더없이 자극적이었다. 이내 바이브레이터는 모두 그녀의 항문 속으로 들어갔고, 진동조절패널과 연결된 긴 줄만이 그녀 항문 밖으로 길게 나 있었다. 나는 진동을 가장 약한 단계로 올렸다. 진동을 느낀 그녀의 얼굴은 마치 요의를 참고 있는 사람처럼 조금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고통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쾌감 역시도 그녀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쾌감은 고통을 밀어내고 있었다. 쾌감의 증거는 얼굴 뿐이 아니었다. 그녀의 음순은 더욱 더 벌름거리며 애액을 항문으로 흘려보내고 있었다. 이 색스러운 애액을 핥고 싶다는 충동이 내 몸을 뒤흔드는 것이 느껴졌다. 기세를 몰아 진동을 최고도로 올리려다 문득, 더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예전에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한번 해보지. 지금 애인이랑 사귀는 동안, 몇 번이나 다른 남자와 잤다고 했지?”



“다, 다섯 명이요.” 그녀는 거의 들리지 않는 희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섯이나 된단 말이지.”



그녀는 일찍이, 나와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탐색하던 무렵에 그렇게 말했다. 자신은 애인이 있고, 그를 깊이 좋아한다고. 그렇지만 그와의 섹스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엇’이 채워지지 않는다고. 그녀 말에 따르면 예의바르고 성실한, 모범생의 전형인 애인은 섹스도 매우 점잖았다. 그녀는 그런 애인에게 차마 더 이상의 것들을 요구할 수 없었다. 그녀가 찾은 대안은 다른 성기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다른 남자의 성기는, 처음엔 기대 이상이었다. 채팅을 통해 만난 남자는 그녀가 갈망하던 ‘무언가’를 채워주는 듯 했다. 낯선 남자와의, 더없이 격하여, 아랫도리가 떨어져나갈 것만 같은 정사. 그렇지만 그것으로 만족했다면 나를 만나지도 않았으리라. 그런 관계가 몇 차례 지속되자 바람을 피운다는 떨림과 낯선 느낌은 점차 옅어졌다. 그리고 이내 거기에서도 만족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남자를 바꿔봤지만 소용없었다. 낯선 남자들은 애인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녀의 구멍에 성기를 밀어넣었지만, 그녀에겐 그 모든 것이 너무 ‘평범’했다. 남은 것은 성실한 애인과의 점잖은 섹스. 그리고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땐, 조금이라도 허기 같은 욕구를 채워줄 낯선 성기들 뿐. 그리고 어느 날-마치 영화에서나 볼법한 계시처럼- SM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애인에게 미안하지도 않나?”



“미안…해요.”



“미안한 짓을 왜 그랬지?”



“…….”



“어서 대답해!” 그녀가 대답을 망설이자 나는 진동강도를 최대로 올렸다. “아아악!” 나는 그녀가 다리를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재빨리 팔로 그녀의 다리를 붙잡으며 진동강도를 다시 내렸다.



“누가 함부러 다리를 내리라고 했나.” 그녀의 붉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힘껏 내리쳤다.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어요!”



“다시 말해봐. 왜 그런 짓을 한거지?”



“차,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뭘 참을 수 없었지?”



“모, 모르겠어요. 무엇인가가 도저히, 도저히 채워지지가 않아서!”



“그게 뭐지?”



“저도 모, 모르겠어요. 저도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것이 채워지지 않았어요.”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일반적인 섹스로는, 정상적인 관계로는 채워지지 않는 그 무언가.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그것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은 자신들을 에세머라고 부르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모른 척 할 때다.



“변명은 그만 둬. 넌 그냥 발정이 났던 거야. 아닌가? 넌 그냥 발정 난 암캐였던 거야. 그렇지 않아?”



“…….”



“대답해!” 다시 진동을 최대로 올리자 그녀는 다시 몸부림을 쳤다. 내가 진동을 낮추지 않자 그녀는 절박하게 사정하며 말을 쏟아냈다.



“맞아요, 전 발정난 년이었어요. 저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아악! 악! 제가 나쁜 년이었어요, 애인한테 미안하면서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요, 제발, 제발 그만 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전 그냥 발정난 암캐에요. 천박한 개년이에요. 그러니 제발, 용서해주세요, 용서를, 용서를, 그만, 그만, 아아, 아악! 악!”



“조금 전까지 벌을 달라고 하더니 이제 와서 그만해달라고? 이게 다 장난인 줄 알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다 잘못했어요, 제발, 아, 아, 아악! 악!”



진동을 멈췄다. 진동은 멈췄지만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그녀의 몸은 여전히 주체할 수 없이 들썩거렸다. 그녀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조그만 소리로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헐떡이는 그녀의 보지는 내 자지를 유혹했다. 나는 내 자지를 밀어넣어 절정을 맛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지.”





방에서 30분 정도 샤워 및 정리를 한 뒤, 우리는 근처 가게에서 가볍게 밥을 먹은 뒤 지하철을 향해 걸었다. 탱크탑에 짧은 청치마를 입은 그녀의 옷차림은 무척이나 대범하게 느껴졌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은 매우 활기차며 시원시원한 성격이라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성격과 무척 잘 어울리는 복장이다. 그녀는 바이브레이터를 넣었던 항문의 감촉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지 자꾸 엉덩이를 들썩였다. 처음엔 다들 그렇듯이 말이다.



나는 플이 어땠는지 묻지 않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그녀가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장기적인 관계에 있어 중요한 것은 돔 보다는 섭의 태도이다. 섭이 자의적으로 매달리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이미 끝난 것과 다를 바 없다.



“오늘, 좋았어요.”



“다행이군요.”



한참의 침묵 끝에 그녀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우린 아직 일상생활에까지 DS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았다. 과거 철모르고 그런 관계를 맺어본 적이 한번 있었다. 서로 좋게 끝나지 않았을 뿐더러 서로의 정체가 노출될 뻔 했었다. 그것은 서로 동거하는 사이 혹은 애인관계가 아닌 이상 불편하고 곤란하다. 요컨대 현실적인 문제인 것이다.



“그럼 다음 주 토요일에 보죠.”



“네, 그럼 그때 뵈요.”



그녀는 지하철을 타고 떠나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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