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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왕(法王)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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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167회 작성일 20-01-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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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전체입니다.

여긴 부별 제목을 등록할 방법은 없네요.

1부 제목은 "나(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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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그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자신이 평생 처음 와 본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이곳은 아주 익숙한 곳이였다. 어젯 밤에도 이곳에서 잠들지 않았던가.

두 명의 "산 제물"을 끌고.



손이 닿는 곳에 과연 물컹한 것이 있었다.

"아..응.."

감미로운 콧소리가 귀를 간지렀다. 나는 누구인가.

그는 곰곰히 생각했다. 사고의 확장이 시작됬다.

탄생부터, 지금까지 모든것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엇다.

심지어 죽는 순간의 고통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이 났다.

모든 것을 생각한 후, 그 결론을 얻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을때 그는 그의 손 아래에 꿈틀거리고 있는 붉은 살덩이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아.. 앙.. 흑!..."

눈에 검은 천을 감고 있는 금발의 17~18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 그 살덩어리는 계속된 자극에 빨개진 얼굴로 꿈틀 꿈틀, 그의 손 아래에서 발정(發情)하고 있었다.

"좋은가?"

그는 물었다.

"흐.. 응..."

"대답해라."

그의 명령에 소녀의 입이 작게 열려 "예"라는 모양을 만들었다.

웬쪽의 소녀는 -비슷한 나이에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리만 듣고도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그녀 역시 두 눈은 가리고 있었다.



그는 일어나 금발 소녀의 다리를 잡아 위로 올렸다.

소녀의 다리가 열리고, 음모가 드문 드문 한 습기찬 계곡이 부끄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남근을 꺼내 예고 없이 거칠게 쑤셔넣었다.

"아아악!!"

소녀가 비명을 질렀다. 처녀를 증명하는 혈흔.

상대를 배려할 생각이 없는 그는 곧바로 허리를 움직였다. 처음이라는걸 알리듯 강한 조임이 그의 기분을 좋게 했다.

옆을 힐끗 보니 갈색머리의 소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인정사정 없는 허리놀림에 금발소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허리운동을 멈추지 않으며 그는 갈색 머리 소녀의 얼굴을 만졌다.

그녀가 몸을 움찔 떨었다. 잔뜩 겁먹었다.

살이 부딪히며 나는 파열음이 규칙적으로 울리며, 그 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금발 소녀가 내는 비명은 어느새 그쳐 있었다. 그의 아래에서 그녀는 축 늘어져 기절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육봉을 소녀에게서 뽑아냈다. 피와 얼마 안되는 애액으로 흥건했다. 갈색머리의 소녀가 말없이 기어오더니 그것을 더듬어 잡고 핥기 시작했다.



욕정이 어느정도 해소되자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넓은 방이다.

침대도 그가 익히 알던 더블베드의 몇배는 컸다. 굳이 말하자면 열댓명 정도는 좁지 않게 잘수 있을 정도. 벽과 천장은 모두 새하얬지만 잡티 하나 없이 깨끗했다. 장식은 모두 금색이였고 바닥엔 붉은 양탄자가 깔려 있었다. 방은 넓었지만 가구는 옷장에 테이블, 침대와, 천장에 샹들리에, 침대 뒷 벽에 걸린 유화가 전부였다. 문은 침대 동쪽편에 있었다. 간소하지만 화려하기 그지없는 방이다.



할짝- 할짝-



어느새 깨어난 금발소녀가 기어와 갈색머리의 소녀와 같이 그의 자지를 핥고 있었다.

파정을 해야 할까. 한다면 누가 좋을까. 공평한게 좋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갈색소녀를 잡아당겼다.

순순히 끌려온 그녀의 코를 쥐고 그는 혀를 그녀의 입에 집어넣었다.



"으읍!!"

숨을 쉬지 못하자 그녀는 곧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게서 벗어나진 않았다.

그는 혀를 그녀의 목까지 찔러넣으며 그녀를 농락했다. 잠시후 그녀의 얼굴이 질식할듯 하얗게 되자, 그가 손을 놓아 주었다.

"하악-! 하악-!"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그녀의 신형은 곧 그의 자지 위에 올려졌다.

푸욱!

"하으윽!!"

붉은 선혈이 새어 침대 위로 떨어졌다. 금발소녀에게도 약간 튀었다. 그가 뒤로 기대며 말했다.

"스스로 움직여. 너도 도와라."

금발소녀가 다가가 갈색머리 손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안았다. 정신을 못 차리는 갈색머리 소녀 대신 그녀가 갈색머리의 소녀를 위로 들어올렸다.

"흐흐흡!!!"

그녀가 손을 내리자 다시 갈색소녀의 몸이 아래로 내려갔다.

찌걱!

"하학!!!"

갈색머리 소녀의 비명을 음미하며 그는 손을 뻗어 금발소녀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었다. 그녀가 허벅지를 약간 벌렸다. 그는 약지를 그녀의 몸 속에 삼입시켰다.

"흐윽.."

금발소녀가 몸을 움찔 떨었다. 그의 약지가 그녀 내부에서 분탕질 쳤다, 그에 따라 조금씩 손 끝이 축축해 지는걸 느낄수 있었다. 그녀의 몸이 베베 꼬이며 그에게 꼬치처럼 꽃이 갈색머리의 소녀도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때였다. 방의 문이 안쪽으로 부드럽게 열렸다. 문을 연 것은 은백색 머리카락을 가진 새하얀 드레스의 여인이였다. 그는 그녀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방안을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나가려고 했다. 반면 방 안에는 그녀에게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없었다. 두 소녀는 그녀가 들어왔다는걸 볼 수 없었고, 사내는 원래 그 자신이 어느정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 이런 상황에서까지 무시하고 금발소녀의 질 속을 휘젖는 자신의 모습에 어느정도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어쨋든 그는 그녀를 알고 있었는데, 분명한건 그녀는 그가 태어나서 처음 본 사람이라는 것이였다. 그는 그녀를 불러 세웠다.

"무슨 일이지?"

은백색 머리카락의 여인, 그녀는 분명 그란디스, 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란디스는 어찌할 바를 모른채 얼굴만 붉히다가 입을 열었다.

"아침 드실 시간이세요.."

그때, 문 바깥에서 다소 낮은, 보이쉬한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아직인거야?"

그녀는.. 분명.. 아카디아. 그래, 아카디아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란디스와 비슷한 나이에 새카만 단발, 요염한 흑색 드레스를 차려 입은 여인이 성큼 방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의 풍경을 본 그녀는 잠시 경직되었다.

잠시 후,

"휘유...."

아카디아, 그녀로서도 사내가 두 여인 앞에서 두 소녀를 아무렇지도 않게 능욕할 수 있을줄은 짐작하지 못했던 것일까. 위 아래로 들썩이던 갈색머리의 소녀가 짤막하게 비명을 지르더니 사내의 가슴으로 픽 쓰러졌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것이 완전히 탈진한 모습이였다.그는 그녀에게서 자지를 뽑아냈다. 두 여인이 본다는 생각이 들자 왠지 쉽게 끝내지 않고 싶어졌다. 그는 일어서서 금발소녀를 엎드리게 했다. 그리고 자지를 소녀에게 박아넣었다.

"흐윽!"

그는 허리를 움직였다. 한층 수월해진 소녀의 보지에선 애액이 홍수처럼 스며나왔다. 그녀의 음성도 이젠 쾌락의 신음성이였다. 그는 자지를 질 속 깊숙히 밀어넣었다.

"하윽- 아- 아으- 으-"

소녀가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더니 애액을 울컥울컥 쏟아냈다. 그후 그녀가 축 늘어지자, 그는 여전히 단단한 자지를 쑥 뽑아내었다. 아카디아가 반짝이는 눈으로 그걸 보더니 성큼성큼 다가왔다. 침대위에 올라선 아카디아는 눈이 풀린 금발소녀의 머리채를 잡아 일으키곤 날카롭게 소리쳤다.

"이 쓸데없는 년 같으니, 감히 주인님보다 먼저 쓰러져?"

찰싹!

그녀의 웬손이 금발소녀의 뺨을 강하게 올려붙였다. 금발소녀가 쓰러지자 그녀는 금발소녀의 엉덩이를 발로 짓뭉갰다.

"흑! 요, 용서해 주세요."

"용서? 당장 죽여주마."

금발소녀가 몸을 돌려 아카디아의 다리를 붙들었다.

"사, 살려주.."

"살고 싶었다면 너는 주인님의 것을 식도까지 쑤셔넣든 자궁까지 밀어넣든 어떻게든지 주인님을 만족시켰어야 했겠지. 너를 대용할 것들은 얼마든지 널려 있어."

퍽!

아카디아의 발길질에 신음을 내며 금발소녀가 침대 아래로 떨어졌다.

아카디아는 기절해 있는 갈색머리 소녀에게 다가갔다. 갈색머리 소녀는 그의 몸 위에 있었다.

"실례좀 할게, 주인님."

아카디아가 손을 뻗어 갈색 머리카락을 낚아채려 했다.

"이년은 속 편하게도 기절해서.."

"무례하구나."

움찔.

아카디아가 뻗던 손을 멈췄다.

"이런 쓸모없는 년들은 폐기처분 해야.."

그는 아카디아를 응시했다. 아카디아가 말을 멈추고 시선을 피한다.

"만족하지 못했잖아? 기분 나쁘지 않을거야?"

"그다지."

그의 말에 아카디아는 투덜대듯 중얼거렸다.

"좋아 주인님 멋대로 해. 하지만 난 역시 용서해줄수는 없어."

그는 아카디아의 눈을 지그시 응시했다.

"용서할수 없다니..."

"..."

"...해 준다고. 됐어?"

그가 빙긋 웃자 아카디아는 "쳇" 이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그리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금발소녀에게 소리질렀다.

"당장 기어 올라오지 못해!?"

금발소녀는 급히 몸을 일으켜 침대 위로 올라왔다.

"네년의 목숨을 살려준 주인님한테 머리를 조아려서 감사하도록 해."

"감사합니다."

금발소녀가 엎드린 자세로 다가오더니 그의 발치에서 이마를 발등에 대며 말했다.

"네년의 가장 발달한 성감대를 주인님의 발가락에 비벼 네년이 얼마나 음란한 년인지 보여드려."

머리를 살짝 들어올린 금발소녀는 결코 크지 않은 가슴을 모으더니 손으로 눌러 젖꼭지가 돌출되도록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을 그의 발가락에 문질렀다.

아카디아의 특별한 조교를 통해 인위적으로 형성된 성감대.

그건 너무 예민해서 그녀는 곧 몸을 부르르 떨며 계곡에서 물을 흘려 보냈다.

"하앙~ 학! 하윽!"

그녀의 자위 아닌 자위가 절정으로 흘러가려고 할 때, 아카디아가 소리쳤다.

"멋대로 절정하지 마. 일어나서 네가 얼마나 음란한 년인지 주인님이 분명히 확인하게 해 드려."

"감정이 있군." 그는 아카디아를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와는 상관없이 금발소녀는 비틀비틀 일어서서 다리를 벌려 그가 있는 쪽으로 아랫배를 내밀었다. 그녀의 보지에선 음액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더 자세히 보실수 있게, 하란 말야!! 네년이 얼마나 음란하고 추잡한 년인지 똑똑히 보이도록!!"

그발소녀는 빨개진 얼굴로 손을 뻗어 자신의 보지 양쪽을 잡고 쫙 벌렸다. 속 깊이까지 음액으로 번들거리는 분홍빛 살결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성감대가 자극된 소녀는 정말 흥분해 있었다.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것 같았다.

"주, 주인님, 제 몸을.. 봐.. 주세요.."

"좋아, 이제 주인님께 네 음란한 부분을 벌주어 달라고 부탁드려."

"주인님, 제.. 음..란한 젖꼭지를 벌..해.. 주세요..."

그는 금발 소녀에게 손을 뻗었다. 아카디아는 성감대를 어떻게 개발시키는 걸까.

문득 궁금해 진다., 그는 검지를 튕겨 젖꼭지를 건드렸다.

"아항!"

소녀의 젖꼭지가 움찔 움찔 떤다. 전신이 떠는건지도 모르겠다.

절정? 아니, 참고 있는 건가.

소녀는 그가 만족하길 기다리고 있다. 그게 아카디아의 명령일테니까.

그녀의 공포 중에는 어느 정도, 아카디아를 물러서게 만드는 그에 대한 공포가 있긴 할까? 그는 이제 금발소녀를 편하게 해 주기로 했다. 금발소녀를 끌어당긴 그는 자지를 세워 소녀의 보지를 문지르다가 밀어넣었다.

"하윽!"

그는 소녀의 가슴을 쥐고 젖꼭지를 굴렸다. 이왕 보낼것이라면 최고의 쾌락을 주고 보내도 좋을 것이다.



절정과 그 경계를 오가는 소녀는 아카디아에 대한 공포의 본능 한 자락만을 잡고 간신히 버텨내고 있었다. 그는 자지를 소녀의 깊숙한 끝까지 밀어넣었다.

소녀는 이제 입을 한껏 벌리고 바람새는 소리만 내고 있었다.

"좋아."

그가 중얼거리며 소녀의 자궁에 사정하기 시작했다. 몸을 움찔거리며 떨던 금발소녀는 그의 사정이 끝남과 동시에 기절했다.





곧 그란디스가 식은 수프 대신 새로운 아침식사를 준비해 가져왔다.

그걸 그에게 떠먹여 주는건 갈색머리 소녀의 일이였다. 중간부터 깨어 금발소녀의 모습을 다 본 그녀로서는 이정도로 끝난다는건 행복한 일이였다. 뒤에서 아카디아가 노려보는 탓에 계속해서 그녀의 주인의 허벅지에 보지를 비빈다던지, 팔뚝에 젖꼭지를 스친다는 등의 부끄러운 일을 해야 했지만 어쨋든 훨씬 나은 일이였다.



아침을 다 먹은 후 그녀는 주인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그것에 묻은 애액과 혈흔을 깨끗이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자지를 핥는 소녀의 보지를 발등으로 희롱했다. 그녀의 주요 성감대가 보지 주변이라는걸 그는 금새 알수 있었다. 발등을 몇번 대고 문지르자 마자 애액이 흥건해 졌기 때문이다.

그는 발가락을 세워 근처 살집을 쿡 찔렀다.

"하앗-!"

소녀가 입 속에 넣고있던 자지를 뱉어내며 크게 신음성을 냈다.

하지만 아카디아의 시선에 그녀는 급히 다시 자지를 물었다.



"오후에 예정된 재판이 있습니다. 2시간 재판 후 1시간의 심리를 가지고 판결하게 될 것입니다. 6시 무렵 저녁을 드시고 그 후 법궁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시계는 거의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메이드 복장의 하녀가 들어오더니 두 소녀의 목에 구속수를 채우고 그녀들을 끌고 나갔다. 그란디스가 옷장에서 반흑반백 좌우대칭의 커다란 옷을 가지고 왔다. 그건 마치 법관의 법복처럼 생겼다. 하지만 법복보다 더 나풀나풀해 보였다.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었지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지금 무엇을 하는건지 도저히 판단을 내릴수가 없었다. 머릿속에 든 지식은 방대한 양을 넘어 무한했다.

개중 그가 원래 알고 있었다고 생각되는 지식은 백분지 일도 되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세상의 모든 지식이라도 들어가 있는듯, 정리해도 정리해도 새로운 지식이 끊임없이 솟아났다. 그의 옷을 모두 입힌 그란디스가 방 밖으로 나갈때까지 그는 가만히 서 있었다. 잠시후 메이드 두 명이 들어와 그를 의자에 앉혔지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때, 두 메이드는 그의 발치에 무릎꿇고 앉아 있었다.

"뭐냐?"

오른쪽의 주황색 레이스를 단 메이드가 입을 열었다.

"아, 아직 재판하시기까지 하, 한시간 정도 남으셨습니다. 그동안 지루하지 않게 ㅎ, 해드리라고..."

피식. 그는 슬쩍 웃고는 대답했다.

"필요없어."

움찔.

두 메이드가 눈에 띄게 몸을 떨더니 일어난다.

그는 뒷걸음질로 나가는 그녀들을 불렀다.

"아카디아냐?"

그는 아카디아가 누군지, 그란디스가 누군지 자세히 까지는 모른다. 분명한건 그 둘이 그를 위해서 이 곳에 있다는 것이다. 어쨋든 아카디아는 거친 사람이다. 이대로 저 둘을 내보내면 문 밖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는 아카디아가 저 둘을 잡아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는건 충분히 추측할수 있는 일이였다.

"물론 난 상관없는 일이지만."

눈치를 보고 있는 두 메이드에게 의자에 몸을 박아 넣으며 그가 웃음지었다.

"네, 네에?"

주황색 레이스의 메이드가 엉겁결에 반문한다.

"너희들이 아카디아한테 죽든 반병신이 되든 난 상관없는 사람이란 소리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평범한 사람이라서 말이야.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난 내 눈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책임질 필요도 없을뿐더러 그런 것엔 하등 관심도 없어. 너희들하곤 명백하게 다르지.너희에게 아카디아는 직접 눈 앞에 닥친 죽음의 위기니까."

두 메이드가 어쩔줄을 몰라 한다. 아카디아에게도 이런 경우의 대응방침은 배우지 못했겠지.

"살기 위해서 애써보는건 어때?"

그는 그녀들에게 답을 제시했다.

"살기 위해 너희들이 할수 있는건 하나 뿐이잖아. 어떻게든 내가 너희들을 가지고 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해서, 이 지루한 기다림을 "즐겁다"고 말할수 있게 만들어 내면 되는거야. 내 일이 아니라, 너희들이 살기 위해서 죽음의 늪에서 아둥 바둥 기어 나와야 하는 거지. 더욱이 난 평범한 인간이라서, 눈 앞에서 아둥바둥 살기위해 애쓰는 인간이 있다면 약간은 도와줄지도 모르는 일이거든."

그가 씨익 웃었다.





방문이 열렸다. 아카디아는 방 안에서 벌어져 있는 질펀한 광경에 어이없음인지 당혹스러움인지 모를 숨덩어리를 삼켰다.

"잘 노네. 주인님."

"어."

두 메이드중 한명은 이미 쓰러져 있고, 한명은 그 위에서 꿈틀거리고 있긴 한데,

뭘 하는 걸까. 아카디아는 물어볼까 하다가 관두기로 했다.

"재판할 시간이 됬어."

"리허설 같은건 없는거냐? 나 처음인데."

그는 씨익 웃었다.

"미안하지만 그럴 시간은 없어. 말투가 바뀌었네. 생각은 모두 정리가 된 거야?"

"물론. 그전에, 너도 무언가 알고 있다는 거지? 그런 질문을 한다는건.네가 알고 있는걸 모두 말해줘야겠다. 아카디아."

"그러긴 시간이 모자란데."

"짧게라도."



"내가 아는거라면.. 처음 이동해 온 법왕.. 그러니까 당신에게는 두개의 인격이 공존한다는거야. 신의 인격과 전생 인간의 인격. 하지만 세상의 어느 누구도 두가지 인격을 동시에 발현시키고 살아간다는건 불가능하지. 따라서 처음 온 법왕은 어떤 인격으로 살아갈 건지 선택해야해. 신과 전생 인간으로서의 인격.. 사이를 골라야 하는거지. 내가 아는건 이게 전부야. 그리고 신으로서 주인님의 인격에는 적어도 나보다는 더 많은 정보가 들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 맞아."

"인격..선택이 끝난거야?"

"선택하고 자시고도 없어. 난 원래 인간이다. 인간이였고 인간이고 인간일 거다.

그것도 평범한 인간이야. 그런 인간한테 신의 역할을 맡긴다는건 합리적으로 가능한 거냐?"

"몰라. 하지만 인간이라니, 의외인데. 뭐 어쨋든 더 시간이 없으니까.. 따라와."





이 세상은 중간계라 불린다. 다른 이름은 없다. 중간계는 5개의 대륙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앙대륙과 동, 서, 남, 북 대륙이다. 중앙대륙이 중앙이 된 이유는 가장 크기 때문이다. 각기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것 같지만 전 중간계에서 통하는건 역시 중앙대륙을 기점으로 각각의 방향을 붙인 이름이다. 중앙대륙의 한가운데에는 산맥이 있다. 라우(Law) 산맥. 그 산맥은 중앙에 분지를 만든다. 한 나라가 들어서도 무리가 없을 크기의 분지에는.. 중간계의 신(神)이 거주한다.

중간계는 천계와 마계를 조율하는 곳이다. 중간계의 신은 천신과 마신을 조율한다. 중간계의 신은 천신과 마신보다 상위의 신이다.

이 세상은 신이 인간이 직접 볼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물론 신을 본다는건.. 일생에 한번도 있을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신이 실존하고, 만질수 있다는건 의미가 크다.

세상의 모든 규칙과 규율, 즉 법이 되는 모든 것이 그의 주관 하에 이루어진다.

신의 인정을 받지 못한 법은 어느 대륙에 가도, 어느 차원에 가도 인정받지 못한다. 신은 가만히 있는다. 움직이는건 신이 필요한 인간이다.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분쟁은 신의 판결을 받게 된다.



실존하는 신, 그의 존재를 일컬어 "법왕"이라고 한다.





물론 신이 세상의 모든 애매한 분쟁을 직접 다스리는건 아니다. 그럼 그는 일독에 빠져 죽어야 할 테다. 그가 직접 관여하는건, 신이 관여할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들의 분쟁이 신이 관여할 가치가 있는 성격을 띄고 있을 때, 신이 관여할 마음이 있는 경우라면 관여하게 된다. 물론, 합리적인 판결을 내려주지 않거나, 전혀 판결을 내릴 마음이 없는 듯한 태도를 보여선 곤란하겠지만 내키지 않으면 때려치워도 된다는 소리다.

그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가령 그는 이번 사건이란 것을 때려치고 싶었다.





"지난 4월. 플라나스와 데브는 동맹을 맺고 후안 국을 쳤다. 애초의 계획은 동쪽에서 데브 국이 후안국 병사를 동쪽으로 모이게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동안 텅 빈 서쪽을 플라나스가 치는 것이였다. 그런데 데브에서 동쪽 국경을 뚫고 플라나스보다 빠르게 후안 국의 수도 "얀"을 점령했다. 종전 후 전(前) 후안 국의 땅을 분배할때, 데브에서 더 많은 땅을 요구했다."

아카디아가 명랑한 목소리로 서류를 읽었다. 그녀는 그의 앞에 늘어진 발 바깥에 서 있었다.



그가 있는 곳은 왕궁의 대전과도 같은 곳이였다. 엄청난 높이에 엄청난 넓이.

그건 마치 커다란 축구장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넓었다. 입구가 있는 벽은 둥글게 돔형으로 되어 있었다. 성벽만한 커다란 금색 문. 순금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앞으로 길게 깔린 은색 융단. 그 융단은 그가 앉아있는 단(壇)바로 아래까지 놓여 있었다. 좌우에는 조각이 양각된 고목나무만할 은색 기둥이 3개씩 세워져 있었고 사방의 벽은 고대 신전을 연상시키는 이런 저런 조각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신전을 연상시킨다기보다는 신전이다. 실존하는 신을 경배하기 위한 신전. 그가 있는 단은 3단계의 계단 위에 놓여 있었다. 계단 하나하나는 1M 정도 되어 보였다. 그가 앉아 있는 맨 위의 단을 기점으로 이 커다란 대전의 공간을 분리시키는 엄청난 크기의 실크가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 있었다. 그를 기준으로 실크 안쪽에는 시녀 둘, 그리고 그가 있었다. 실크 바깥쪽, 그가 앉아있는 단 바로 아래에는 검은색 법복을 입은 아카디아와 하얀색 법복을 입은 그란디스가 각각 좌우에 서 있었다. 그 아래 단에는 아무도 없었고, 마지막 맨 바닥, 융단 위에 두 사내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이 넓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라곤 달랑 7명인 셈이다.



"이것에 대해 두 왕은 인정하는가?"

아카디아가 두 사내에게 물었다. 웬쪽, 즉 아카디아쪽에 앉은 여자는 데브 국의 왕 라우데 두흐 쟌 데브. 데브라고 부르는 게 옳다. 그란디스가 있는 오른쪽의 남자는 나르헨 폰 플라나스. 플라나스라고 부르게 되어 있다.

"인정합니다."

"인정합니다."

데브와 플라나스가 대답하자 아카디아가 그를 돌아보았다.

"이것이 이번 사건의 개요입니다."

아카디아가 실크 아래로 서류를 넣자 시녀 한명이 다가가 실크 아래로 받아든 서류를 가져와 그에게 바치듯 내밀었다. 그는 가볍게 눈으로 서류를 훑었다.

잠시 그를 지켜보던 그란디스가 그가 서류를 다 읽었다고 생각되자 두 사내를 본다.

"각각 자신의 주장을 해 주세요. 우선은 플라나스 왕 부터."



플라나스 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이는 40 중반쯤 되었을까. 강단이 있어 보이는 사내였다.

"지난 3월. 저는 데브 왕과 비밀리에 회합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것이 그 협정의 내용이 담긴 협정서입니다."

그는 품에서 양피지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잰걸음으로 걸어 아카디아의 아래쪽 계단에 그걸 내려놓았다. 아카디아의 눈짓에 둥실 떠오른 양피지가 아카디아의 손에 빨려들듯 내려앉았다.

"읽어주십시오."



아카디아는 양피지를 펼쳐 들고 낭랑한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후안 왕국과의 전쟁에 관한 협정서. 하나, 데브 국과 플라나스 국은 후안 국에 관한 사안이 모두 정리되는 이번해 동안 서로간에 침입, 혹은 도발이라고 판단될수 있는 행위를 금한다. 하나, 데브 국과 플라나스 국은 후안 국에 관한 사안은 모두 협력해서 처리하기로 한다. 하나, 데브 국은 플라나스 국과 협의하여 적당한 시기에 후안국을 침입. 후안국의 병력이 집중되게 하며, 플라나스 국은 즉시 군을 모아 후안국을 친다. 하나, 전쟁 후 후안국 영토의 분할은 동등분할을 원칙으로 한다. 하나, 전쟁 후 후안국에서의 전리품은 동등분할을 원칙으로 한다. 하나, 데브 국과 플라나스 국은 본 협정서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한다. 법정력 451년 3월 15일. 나르헨 폰 플라나스 인, 라우데 두흐 쟌 데브 인."



"이 협정서의 내용에도 써 있듯이 영토와 전리품에 대해서는 동등분할이 원칙입니다. 물론 협정의 내용과는 다르게 저 데브 국이 후안의 수도를 점령하기는 했습니다. 그건 자칫 플라나스는 한게 없다고 느껴질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건 데브 국에서 협정의 내용을 어긴 것이지 저희의 잘못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희로서는 협정을 어기는 만행을 저질러 저희들을 혼란스럽게 한 데브 국에 책임을 묻지 않을수 없습니다."



"그 말은.. 즉 데브국에서 책임을 지라는 것이 그대 플라나스의 주장인 것인가요?"

그란디스가 부드럽게, 하지만 냉정하게 물었다.

"아.. 그런건 아닙니다."

당황한듯 플라나스가 한걸음 물러선다.

"주장만을 말해 주세요. 플라나스."

"제 주장은, 지금이라도 협정은 지켜져야 하므로, 영토와 전리품을 동등분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데브 왕. 이번엔 그대의 주장을 해 주세요."



"네."

데브 왕은, 50줄이 넘어 보였다. 다소 뚱뚱한 노년 신사랄까.

하지만 눈이 좌우로 찢어져 약간 욕심이 많아 보인다는 인상을 주기엔 충분했다.

"으흠, 저 협정서의 내용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협정서의 내용이 충실히 지켜졌을때의 이야기지요. 으흠, 저희가 후안 국의 국경에서 접전을 벌이고, 결국 국경을 넘어설때까지 플라나스 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를 흘린건 저희 데브의 기사와 병사들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영토와 전리품을 칠대 삼으로 나누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반반이라니요. 저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해도 할말이 없어야 할 자들입니다."

"주제와 무관한 비판은 자제해 주세요. 데브 왕."

"죄송합니다.흐흠, 제 주장은 7:3으로 영토와 전리품을 나눠 저들이 삼, 저희가 칠을 가져야 하는게 옳다는 것입니다."



간단하군. 그는 생각했다. 영토싸움인 것이다. 전리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영토겠지.하지만 이건 어떻게 판결을 내려야 할지 애매하다. 협정.. 이란건 미리 정해놓은 내용이니까 분명 지켜져야 하겠지만, 어떤 의미에선 양쪽 다 협정을 어긴 셈이다. 아니, 그런데 왜 플라나스는 협정을 지키지 않고 있었던 걸까.





그란디스가 그를 바라본다. 실크 천 안쪽에서, 묵직한 목소리가 들린다.

"플라나스 왕."

움찔. 플라나스와 데브의 얼굴 색이 변한다.

그들에게 있어 그건 신의 목소리다. 더욱이, 웬지 모를 신성한 기운이 플라나스 왕에게 쏟아지듯 덤벼드는것 같다. 거짓말을 할수 없게 만드는 기운이다. 플라나스 왕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네 , 네.."

"그대는 어찌하여 군을 움직이지 않은 것인가."



"사, 사실은 움직였습니다."



그때, 데브왕이 버럭 끼여든다.

"움직였다고?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거냐!"

"데브 왕."

움찔.

데브 왕이 고개를 푹 숙인다.

"말해 보라."



"즈, 증인을 신청합니다. 전 후안국의 왕 마리드 베스틴 후안을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아카디아와 그란디스가 선 계단 바로 아래 계단의 맨 오른쪽, 계단과 맞닿은 매끈한 벽에 갑자기 균열이 생겼다. 직사각형 모양의 균열은 점점 커지더니 결국 그곳은 작은 문이 된다.그리고 그 안에서 매끈한 은색 풀 플레이트를 갖춰입은 여자가 추레한 사내 한명을 이끌고 나온다. 발목에는 철구가 달려 있고, 옷 또한 깨끗하기만 하지 남루하기 그지없다. 그가 후안국의 왕. 노예 신세로 전락했을테니 마리드라 불러야 할 것이다. 그는 중앙에 이끌려 와서 자리에 선다. 아카디아가 입을 열었다.

"증인 마리드는 진실만을 말할 것을 맹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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