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마조마마) - 2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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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77회 작성일 20-01-17 14:25본문
26.
형우는 수철에게 전화했다.
자신의 거취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수철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혼자 살겠다고?"
뜻밖의 말이었는 지 수철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물었다.
"네.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넌 아직 미성년자이잖느냐? 혹시 나 때문인거면, 내가 노력하마. 그러니 어지간하면 나하고......"
"아버지 때문이 아니에요. 그냥...이제 누구한테 기대지 않고 혼자 일어서 보고 싶어서 그래요. 지금 당장 경제능력은 없으니까, 돈에 관해선 모두 아버지한테 기댈 수밖에 없겠지만...그래도 생활은 저 혼자 관리하면서 살아 보고 싶어요."
그의 말에 수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형우가 지숙을 얼마나 따르고 의지했었는 지 알고 있었다.
그런 지숙에게 버림 받은 셈이 되었으니 더 이상 누군가를 믿기 힘들어 진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다시는 배신의 아픔을 느끼지 않으려는 형우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니 생각이 정히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사는건 어떻게 할 거냐? 그대로 집에 있으려고?"
"아뇨. 집이 너무 넓기도 하고, 또 거기 혼자 지내면 힘들 것 같아요. 그냥 작은 방이나 하나 구해 주세요."
"그래. 바로 지낼만한 곳을 구해 주도록 하마."
두 사람은 조금 더 대화를 주고 받다가 일어났다.
이튿 날 수철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위치한 투룸을 하나 구해주었다.
하루 만에 살 곳을 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리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금방 구했기에 형우도 약간 놀랐다.
가정에는 무신경했지만 경제적으로는 매우 능력있는 수철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살던 집은 매각하기로 했다.
지숙에게도 상당한 위자료를 주기로 했기에, 그녀 역시 경제적으로 곤란한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형우의 생활비는 수철이 매월 백만원 가량씩 넣어 주기로 했다.
형우 혼자 사는 데 백만원이면 매우 큰 돈이라 할 수 있었다.
수철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지숙의 위자료와 형우의 생활비 문제까지 모두 감당하려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수철은 무덤덤하게 그런 사실들을 이야기했다.
어쩌면 그로서는 이렇게라도 지숙과 형우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었는 지도 몰랐다.
그 때문에 힘들어 했을 두 사람의 세월에 대한 보상.
그리고 수철이 앞으로 새로운 인생을 찾기 위한 댓가 같은 것이다.
이제 그의 발목을 잡고 있던 가정의 속박에서 풀려 났으니, 그는 진짜 사랑하는 여자와 정식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형우는 어쩌면 그동안 가족 중에 가장 불행했던 사람은 수철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 역시 수철 뿐이었다.
수철은 집을 안내해 주고 형우의 명의로 된 카드를 건내준 후 형우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당부했다.
"당분간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푹 쉬고 있거라.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
수철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형우를 한 번 보고는 돌아섰다.
형우는 기운 없이 축 늘어진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처음으로 보는 아버지의 초라한 모습이었다.
김동혁이 지숙을 범하는 소리를 듣고 절규하듯 외치던 수철이 떠올랐다.
그가 자식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앞에서 매우 노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꽤 떨어졌을 때.
형우가 멀어지는 수철을 큰 소리로 불렀다.
"아버지."
수철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왜 그러냐?"
형우는 씩 웃으며 소리쳤다.
"그 동안 죄송했어요. 아버지라도 행복하게 사세요."
"허허. 녀석. 실 없구나."
수철은 기분 좋게 웃으며 떠나갔다.
형우가 살 곳은 상당히 외진 곳의 건물에 위치한 반지하 투룸이었다.
건물 주변에는 비슷한 다세대 주택 몇채가 있을 뿐이라서 매우 조용한 곳이었다.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회사원들인 듯 했다.
위치는 외곽이었지만, 건물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세입자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했다.
수철은 반지하가 공기도 탁하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며 위층을 고르려 했지만, 형우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반지하인지라 햇빛도 잘 통하지 않고 낮에도 어두컴컴한데다 바깥의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아 마치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된 것 같아서였다.
형우의 지금 심정상으로는 외부와의 접촉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그런 형우를 수철은 걱정스러운 듯 보았다.
혹시 형우가 이대로 대인기피증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 되는 듯 했다.
하지만 형우는 그저 혼자서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있어서 그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살아야 할 형우의 주장이 가장 우선이었기에 이곳에 이사 올 수가 있었다.
수철은 첫달 필요한 물건들이 있을 지도 모르니 필요할 때 쓰라면서 자신의 카드를 주고 갔다.
집은 대략 열다섯평 정도 되는 크기였다.
방 두 개와 주방 혼합용 거실, 화장실과 보일러가 달려 있는 베란다가 집안의 구조였다.
형우는 덩그러니 홀로 앉아 텅빈 집 안을 둘러보았다.
이젠 정말로 혼자라는 외로움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외로움은 이내 자신을 이렇게 만든 녀석들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이렇게 멍하게 앉아 있을 시간이 없어."
복수!
자신을 이토록 비참하게 만든 녀석들에게 그가 당한 것 이상으로 갚아 주어야 한다.
증오의 감정에 몸을 떨던 형우의 머리속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어떻게?"
그놈들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결심은 확고한데, 아직 그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이 나질 않았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그들을 찾아서 일일이 밟아 놓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전에도 그랬지만, 당장의 분은 풀 수 있을지언정 마음 속에 있는 깊은 분노를 모두 털어 버릴 수 는 없었다.
또한 지숙을 되찾겠다는 목적 역시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복수를 하려면 적어도 그들이 자신에게 했던 것 처럼, 아니 그 이상의 것을 돌려 주어야 했다.
그리고 김동혁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나야만, 지숙에 대한 그의 속박도 풀릴 것이다.
형우는 며칠 동안 고민을 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에게 자신이 겪은 고통을 되갚으려면,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그대로 되돌려 주면 되는 것이다.
형우는 우선 김동혁에 대해, 그가 한 일들과 수단을 알아 보기로 했다.
그날부터 형우는 SM 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관련 된 책을 주문해서 읽고, 인터넷으로 지식을 찾았다.
서동철이 자주 간다던 SM 사이트의 글 역시 하나도 빠짐 없이 모두 읽었다.
그 동안에도 그곳 사이트에는 며칠에 한 번씩 지숙의 사진이 올라왔고, 그것을 본 사람들은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을 남겨 놓았다.
그런 글과 사진을 볼 때 마다 형우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조사를 했다.
사이트를 모두 조사한 후에는 인터넷 공유 사이트에 떠도는 수많은 SM 플레이 동영상들을 받아서 보았다.
화면에는 남자와 여자가 쾌락에 젖은 소리를 질러대며 원초적인 행위를 했지만, 그것을 보는 형우의 눈은 차갑기만 했다.
보름 정도를 그렇게 보냈을 때, 형우는 이런 그런 수박 겉핥기 식의 조사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넷에 나오는 지식들은 너무 추상적이면서도 실용적이지 못했으며, 또한 대부분이 남녀 서로가 원해서 하는 행위에 한정되어 있었다.
김동혁이 지숙에게 행했던 그러한 조교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나온 곳은 거의 없었다.
고민하던 형우는 지숙의 동영상을 보기로 했다.
그날부터 형우는 지숙의 동영상을 파고 들었다.
처음엔 어떤 방식인지를 알기 위해 대충 한 번 훑어 보기만 했다.
그러나 한 번 보고 나니, 지금까지 보던 것과는 달리 뭔가 강렬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형우는 다시 한 번 동영상을 보았다.
이번엔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자세히 보았다.
꼬박 이틀에 걸쳐 동영상을 본 형우는 말없이 담배를 물었다.
이전에는 지숙이 나온다는 충격과 생전 처음 접하는 행위들로 알아보지 못했었다.
지금 그런 행위들이 어느 정도 눈에 익고, 또 SM 에 관련해서 상당한 지식을 쌓은 후에 다시 보니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이 새끼...어떻게 저런 것들을......"
지숙의 앞에서 김동혁이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 그리고 그가 말하는 내용, 어투, 심지어는 행위까지 모두 지숙의 마음과 몸을 무너뜨리는 것들이었다.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영상에서 지숙이 나오지 않는 초반과 끝부분에 자기들기리 대화를 나눌 때, 김동혁이 나머지 녀석들의 질문에 설명해주는 것을 들어 보면 그가 지숙을 다루는 모든 일들이 계획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지숙을 만나기 훨씬 이전부터 이러한 계획과 방법을 모두 짜놓았던 것이다.
지숙은 그저 운이 나쁘게 그가 오래전부터 만들어 놓은 늪과 같은 함정에 발을 잘못 디딘 것 뿐이었다.
그녀가 아닌 어떤 여자라도 결국엔 김동혁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단지, 그 버티는 시간이 긴가 짧은가의 문제일 뿐이었다.
형우는 상대가 도저히 자신과 같은 나이라고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무리 봐도 김동혁의 사고방식은 미성년자의 그것이 아니었다.
지배적이면서도 포악하고, 냉정하고도 치밀했다.
여자 경험이 수없이 많은 성인일지라도 결코 그처럼 여자를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나이로 열 여섯살이면 한창 여자에 대한 호기심과 성욕이 들끓기 시작할 때이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 중에 섹스는 고사하고, 여자 몸 한 번 제대로 본 놈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 여자 손 한 번 못 잡아 본 놈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런데 김동혁은 너무도 능숙했다.
삼인방이 지숙의 몸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할 때도 그는 태연했고, 지숙을 처음 범할 때도 너무도 익숙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여자에 닳고 닳은 남자의 것을 능가 할 정도로 노련했다.
대체 어디에서 그런 경험들을 한 것일까?
형우는 심지어 그토록 증오스럽기만 했던 김동혁이 대단하게까지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그에게 감탄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화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감탄하며, 또 화를 내면서 형우는 영상을 보고 또 보았다.
예전에는 지숙 때문에 보기 힘들었던 장면들도 하나 빠짐 없이 지켜 보았다.
지숙에게 몰려 있던 그의 신경은 서서히 김동혁에게로 옮겨졌다.
그가 하는 행위, 그리고 무엇보다 말!
지숙을 무너뜨린 방법의 태반은 바로 말이었다.
김동혁은 지숙이 자신의 질문에 대답할 것을 항상 강조했다.
다른 규칙들은 대충 넘어간 적도 있고 했지만, 말 만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녀에게 항상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와 감정, 그리고 모습에 대해서 말을 하게 시켰다.
그리고 그녀가 느끼는 감정보다 더욱 심한 질문을 하고, 또 어떻게든 대답을 하게 만들었다.
처음엔 그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던 지숙도 다음 번엔 조금 더 수월하게, 그리고 또 그 다음 번에는 더욱 쉽게 음란한 말을 내뱉았다.
또한 김동혁이 유도하는 말들로 인해 그녀는 자신이 실제 느끼는 감정보다 매번 더욱 깊은 감정을 느끼게끔 인식하게 되었다.
즉, 김동혁이 시키는 말로 인해 횟수가 더해갈수록 그녀가 느끼는 쾌락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이다.
김동혁에 의해 반강제로, 그러나 스스로는 자의라고 여기며 내뱉은 음란한 말들은 그녀의 내부에 쌓이고 쌓여 있다가 쾌감이 터지는 순간, 그녀의 정신을 완전히 지배해 버렸다.
형우는 지숙이 몇 차례 그런 계기를 맞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제를 먹고 몸 안의 모든 성감대가 일깨워졌을 때 그랬었고, 김동혁을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된 날도 그랬었다.
관장을 당하며 똥오줌을 받아 마셨던 날이 그랬고, 또 개를 서방님이라 부르게 된 날도 그랬다.
지숙은 그 외에도 몇 차례의 계기가 있었고, 그런 계기가 지나고 나면 이전에는 꺼렸던 행위와 말을 스스럼 없이 하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변화들을 김동혁은 단지 말만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김동혁은 자신은 모든 것을 책이라는 것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접지식만이 적혀 있는 책만 보고 그런 것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형우는 김동혁이 여자를 다루는 일의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녀석이 천재는 무슨......"
형우는 거세게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
정숙한 유부녀를 타락시키고, 한 가정을 산산히 박살낸 녀석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형우에게 녀석은 그저 괴물일 뿐이다.
타인의 괴로움을 먹고 사는 추악한 괴물이다.
지숙은 단지 괴물의 마수에 묶인 것 뿐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런 괴물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
"개새끼...네 놈의 지식, 내가 다 받아 주겠다.네 놈이 괴물이라면, 나도 괴물이 되겠다."
형우는 이를 악물었다.
김동혁이 무슨 의도로 이런 영상을 찍어 놓았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에겐 김동혁을 따라잡을 수 있는 유일한 교재라 할 수 있었다.
영상을 보는 형우의 머리속에 김동혁을 향한 복수의 계획과 지식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형우는 거의 한 달동안 지숙의 동영상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김동혁이 한 말과 행동을 모두 받아 적고 메모했으며, 주변 환경과 도구들, 그리고 섹스 체위와 심지어 사정 횟수까지도 모두 기록했다.
이제는 그것이 지숙의 동영상이라기 보다 김동혁의 강의 영상이라고 생각되어질 정도였다.
영상을 수도 없이 보는 동안, 형우의 내면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생겨났다.
그 동안 사인방과 지숙의 성행위를 숱하게 보면서도, 그는 단 한 번도 성욕을 느끼거나 흥분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숙의 행위를 보면 자지가 불끈 솟았고, 그녀의 행위를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하복부로 손이 갔다.
"개새끼들...개새끼들......"
입으로는 사인방을 욕하면서도, 그의 손은 어느새 자지를 주물럭거리게 되었다.
영상을 본 지 얼마 정도 지났을 때 부터는 화면 속의 지숙의 얼굴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짧은 염색 머리에 퇴폐적으로 변한 지숙으로 보였다.
-아으으응. 주인님. 노예의 보지에 주인님의 좆물을 싸주세요.
지숙이 자지에 박히면서 엉덩이를 흔들며 소리쳤을 때.
형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팬티를 내렸다.
그의 손은 어느새 자지를 꽉 쥐고 있었다.
"으으으...엄마...엄마......"
그는 지숙을 부르며 자지를 거세게 흔들었다.
자지가 자극 될수록 지숙을 부르는 목소리도 커져갔다.
자신이 화면 속에 보이는 지숙의 보지에 박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으으으......"
형우의 손길이 더욱 거세졌다.
이윽고 지숙이 절정에 도달하여 부르짖는 장면이 나왔다.
-아아아아앗! 주인님! 싸요! 주인님 자지로 가고 있어요!
그 순간.
그의 자지에서도 진한 정액이 뿜어져 나왔다.
투투툭.
형우의 정액은 마치 실제 지숙을 더럽히듯, 그녀의 얼굴이 나오는 화면에 쏘아졌다.
모니터에 묻은 정액이 죽처럼 흘러 내렸다.
마치 덩어리 진 것 처럼 진한 정액이었다.
형우는 의자에 완전히 몸을 묻었다.
"후우."
허탈함과 무기력함이 급격히 찾아 왔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 가에 대한 회의감이 치밀었다.
"엄마를 보고 자위를 하다니......"
비록 그가 보기에도 아름다운 지숙이었지만, 단 한 번도 그녀를 이성의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생전 처음으로 지숙을 엄마가 아닌 여자로 보게 된 것이다.
그것도 지숙이 사인방의 자지에 농락 당하는 것을 보고서.
형우는 잠시 동안 무기력증에 묶여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아아...아아아......
화면에서는 여전히 지숙의 신음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십여분 정도 흘렀을 때.
형우의 자지가 다시 일어섰다.
자위 즉후에 떠올랐던 회의감이 일시에 사라졌다.
형우는 지숙의 몸짓을 보며 다시 자지를 주물럭거렸다.
마치 눈 앞에 지숙이 자신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 듯 했다.
형우는 실제 지숙을 범하듯 자위를 하고 또 했다.
그날, 형우는 상상속의 지숙을 일곱번이나 범했다.
마치 사인방의 무자비한 강간처럼, 머리속에서 그녀의 보지를 박아대고 또 박아댔다.
나중에는 자지가 쓰라릴 정도였지만, 지숙을 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지숙을 보며 자위를 할 때 마다, 아니 머리속에서 지숙을 범할 때 마다 그녀를 잃었던 상실감이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는 화면에 정액을 쏘아 붓는 것이, 마치 김동혁에게서 그녀를 다시 빼앗아 오는 것 같은 전율을 안겨 주었다.
그런 기분은 단순히 자지를 문지르는 자극 이상의 쾌락이 되어 도저히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만들었다.
지숙을 엄마로서 순수하게 사랑했던 형우가 그토록 일시에 의식이 바뀐 것은 바로 배신감 때문이었다.
은연 중에 억누르고 있었던, 자신을 버린 지숙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그의 마음 속에서 침범할 수 없었던 엄마라는 성역을 여자로서 끌어 내렸다.
게다가 아들의 입장이 아닌, 김동혁에 초점을 맞춘 철저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동영상을 보다 보니 그것이 지숙의 것이라는 의식조차 별로 들지 않기도 했다.
마치 상관 없는 포르노 영상을 보듯이 보다보니 그의 자지가 반응을 했고, 그런 몸의 변화를 마음 속에서는 엄마인 지숙을 향한 것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형우의 의식 속에서는 자신이 지금 엄마를 보고 흥분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이 더욱 그를 자극시켜 마침내 금단의 상자를 열어 버린 것이다.
금기 된 대상에 대한 불길이 한 번 치솟기 시작하자 형우의 욕망은 꺼질 줄을 몰랐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린 것 처럼, 형우는 매일 머리속으로 지숙의 몸을 탐닉했다.
지숙을 보고 싶었고, 그녀를 껴안고 싶었다.
그녀의 가슴을 빨고 싶었고, 입술에 키스 하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을 낳은 그녀의 구멍에, 자신을 다시 밀어 넣고 싶었다.
욕망이 불타오를 수록 지숙에 대한 형우의 애절함은 더욱 깊이를 더해갔다.
이전에는 그저 엄마를 그리워하던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엄마와 더불어 여자로서의 그리움이기도 했다.
지숙에 대한 불길이 뜨거워 질 수록, 사인방에 대한 분노 역시 강해졌다.
형우는 하루의 모든 시간을 김동혁의 지식을 배우면서 지숙에 대한 욕정으로 자위를 하는 것으로 보냈다.
잠조차 하루에 다섯시간 밖에 자지 않았다.
중간 중간에 SM사이트를 들러 지숙의 근황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달여가 지났을 때.
형우는 김동혁의 플레이를 철저히 숙지했다.
또한 SM 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나름대로 정리 할 수 있었다.
형우는 SM의 주종 관계를 수위와 정신 상태에 따라 세 가지 분류로 나누어 보았다.
먼저, 첫 번째는 부부나 연인 사이에 성적 긴장감을 위한 설정 플레이다.
오래 된 사이일수록 성적 흥분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색다른 플레이를 시도하려는 플레이였다.
그런 경우 자신들의 역활이 가짜임을 확실히 알고 있었고, 가볍게 즐기는 정도다.
그 역활극이 다하고 나면 그들은 다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간다.
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노예 스스로 언제라도 그만 둘 수 있다.
그들은 현실과 가상을 철저히 구분할 줄 안다.
서동철이 자주 간다는 SM 사이트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대부분의 smer들이 이런 가벼운 플레이를 즐기는 부류에 속했다.
두번 째는 성적 취향에 따른 플레이였다.
지배받고 학대 당하면서 느끼는 쾌락 때문에 노예를 자처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 주인들 역시 지배하는 성향의 플레이어들이다.
서로의 성향이 맞는 이들이 만나서 플레이 하게 될 경우, 앞서의 역활극보다 훨씬 강도 쎈 플레이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가혹행위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주인이나 노예나 자신들이 하고 있는 행위가 스스로의 성적 취향에 따른 가상임을 인지하고 있다.
즉, 상대가 진짜 주인이고 자기가 실제 노예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상대와 자신의 실체를 분명히 알고 있고, 하고 있는 행위가 몰입도 높은 역활극 같은 것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현실과의 깊은 접목을 바라지 않는다.
만약에 현실과 취향이 정면으로 부딪칠 경우, 결국엔 자신의 진짜 현실을 택하게 된다.
이들은 실제 현실상의 smer 유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류였다.
가끔 온라인을 통해 자신에 맞는 취향을 찾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SM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글들 대부분이 발정난 남자들이 공짜 쾌락을 위해 스스로를 주인 취향이라 우기며, 보지를 대줄 수 있는 여자 노예를 찾는 글이었다.
즉, 그들은 실제로 지배적 성향이 강한 돔 취향이라기보다, 성인 채팅에서 여자를 꼬셔 한 번 먹어보려는 것 처럼, 그저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여자를 찾는 남성 들인것이다.
그런 이들의 글에는 호응보다는 주로 욕설이 많이 달렸다.
그나마 만남 주선에 관한 글들 중에 호응도가 높은 것은 등가교환의 법칙에 입각하여 주종 커플이 같이 즐겨 보자는 정도의 초청 글 정도였다.
세번 째는 노예가 뼛속까지 길들여진 경우이다.
이 경우, 주인의 성향은 크게 상관이 없고, 모든 것이 노예의 정신 상태에 따라 분류가 된다.
여기 속하는 노예들은 앞서의 색다른 자극이나, 취향에 따른 가상의 역활극 같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노예라고 생각한다.
마치 실제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를 바라보듯이 상대가 자신의 진짜 주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상대의 철저한 노예라는 것을 머리속부터 각인하고 있다.
실제 플레이는 오히려 두번째 경우보다 소프트할 수 있지만, 하드코어 플레이의 한계선이 명확치 않다는 점이 무서운 점이었다.
상황이나 흥분도에 따라 앞선 두 경우의 플레이어들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하드코어한 플레이조차 순순히 받아 들인다.
이런 노예는 대부분 극한 상황까지 몰리며 주인에게 길들여진 경우였다.
그렇게 길들여져서 주인을 섬긴 노예는 자신이 버림 받더라도 절대 주인 곁을 떠나지 못한다.
이런 노예가 주인을 바꿀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정말 충격적인 상황을 겪거나 지금까지의 쾌락을 모두 뒤집어 엎을 정도로 강렬하고 충격적인 자극과 쾌락을 얻을 경우에만 마음 속의 주인이 바뀐다.
의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힘이 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주인이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한다.
현실과의 부딪침에서도 노예로서의 신분을 우선시 할 정도다.
그들은 주인이 시키면 가정이나 직장 같은 것도 버릴 수 있다.
현실에서 받는 핍박조차 주인이 주는 쾌감으로 느낄 정도로 철저히 길들여지고, 주인에게 절대 복종을 한다.
아무리 SM 플레이를 즐겨 할 지라도, 노예가 이 정도로까지 길들여지는 일은 거의 없다.
단순히 길들여진다는 개념을 넘어서 생각 구조 자체를 바꿔 버리는, 일종의 세뇌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SM 사이트나, smer 들간의 수기, 또는 책과 동영상까지 모두 찾아 보았지만, 이 정도로까지 플레이를 했다는 말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부분이 두번 째 정도였고, 간혹 행위가 지나칠 때 두번째와 세번 째 사이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마치 외국의 저질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전문 조교 수준인 것이다.
형우가 공원에서 처음으로 지숙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두번 째와 세번 째의 중간 정도였엇다.
그리고 그 후로 한 달 반이 더 지났을 때 그녀는 세번 째가 되었다.
가족조차 버릴 정도로 완전한 노예가 되어 버린 것이다.
김동혁은 정숙한 유부녀인 지숙을 불과 8개월만에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형우는 한 달 동안 보고 또 보았었던 영상을 껐다.
눈을 감자 지숙의 몸이 털오라기 하나 빠짐 없이 떠올랐다.
형우는 눈을 감은 채 그녀를 떠올리며 자지를 주물렀다.
머리속에서 그녀의 보지를 쑤시고 있는 것은 김동혁이 아닌 그의 것이었다.
형우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뜨겁게 지숙을 범했다.
그리고 상상속의 지숙의 몸 안에 자신의 정액을 모두 쏟아 부었을 때.
마침내 형우는 그녀를 되찾을 모든 계획을 완성 할 수 있었다.
"엄마가 노예가 되고 싶어서 나를 버렸다면...내가 주인이 되어 주겠어."
27.
형우는 하나하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복수를 위한 준비였다.
먼저 집에 방음벽을 설치했다.
문틈과 문틈 사이, 창문과 베란다, 천정까지 외부로 소리가 흘러 나갈 만한 구석을 모두 막아 버렸다.
상당히 많은 금액이 들었지만, 수철의 카드로 해결했다.
그 다음엔 집 안을 검은 색으로 모두 도배해 버렸다.
벽지와 장판, 심지어는 문 색깔까지 모두 검은 색으로 칠해 버렸다.
창문과 베란다에는 두꺼운 커텐까지 달아 버렸다.
집 안이 불을 켜지 않으면 대낮에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해졌다.
그 후에 집과 방에 붉은 전등을 달았다.
전등을 켜면 마치 정육점의 그것처럼 집안이 온통 불그스름해졌다.
마지막으로 방 하나에는 강철로 된 자물쇠를 달았다.
성인 남성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을 만큼 단단한 자물쇠였다.
준비를 마친 형우는 전화를 들었다.
김동혁이 지숙을 혼자서 길들이지 못했던 것처럼, 그에게도 조력자가 필요했다.
자신이 그 어떤 나쁜 짓을 하든 따라올 수 있을 만큼 도덕심이 없는 조력자.
마침 형우는 그런 조력자에 어울릴만한 인물들을 몇 명 알고 있었다.
띠리리리-
신호음 끝에 전화를 받는 목소리.
-이런 니기미 쌈싸먹을 개새끼야! 범생이 새끼가 엇다가 전화질이야?
마치 여보세요를 외치듯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욕설.
어설픈 사인방의 것과는 수준이 다른 거친 성격이 전해졌다.
욕을 먹은 형우의 입가에 미소가 그어졌다.
지숙을 잃고 나서 처음으로 짓는 미소였다.
"만나자."
형우의 말에 전화기에서는 대뜸 욕이 튀어 나왔다.
-이런 개썅놈의 호로새끼야! 니가 만나자고 하면 내가 "어이쿠, 만납시다." 할 줄 알았냐? 귓구녕을 후벼 파버리기 전에 끊어 이 새꺄!
상대는 욕설 내용과 달리 핸드폰을 끊지 않고 형
형우는 수철에게 전화했다.
자신의 거취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수철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혼자 살겠다고?"
뜻밖의 말이었는 지 수철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물었다.
"네.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넌 아직 미성년자이잖느냐? 혹시 나 때문인거면, 내가 노력하마. 그러니 어지간하면 나하고......"
"아버지 때문이 아니에요. 그냥...이제 누구한테 기대지 않고 혼자 일어서 보고 싶어서 그래요. 지금 당장 경제능력은 없으니까, 돈에 관해선 모두 아버지한테 기댈 수밖에 없겠지만...그래도 생활은 저 혼자 관리하면서 살아 보고 싶어요."
그의 말에 수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형우가 지숙을 얼마나 따르고 의지했었는 지 알고 있었다.
그런 지숙에게 버림 받은 셈이 되었으니 더 이상 누군가를 믿기 힘들어 진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다시는 배신의 아픔을 느끼지 않으려는 형우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니 생각이 정히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사는건 어떻게 할 거냐? 그대로 집에 있으려고?"
"아뇨. 집이 너무 넓기도 하고, 또 거기 혼자 지내면 힘들 것 같아요. 그냥 작은 방이나 하나 구해 주세요."
"그래. 바로 지낼만한 곳을 구해 주도록 하마."
두 사람은 조금 더 대화를 주고 받다가 일어났다.
이튿 날 수철은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위치한 투룸을 하나 구해주었다.
하루 만에 살 곳을 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리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금방 구했기에 형우도 약간 놀랐다.
가정에는 무신경했지만 경제적으로는 매우 능력있는 수철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살던 집은 매각하기로 했다.
지숙에게도 상당한 위자료를 주기로 했기에, 그녀 역시 경제적으로 곤란한 일은 없을 거라고 했다.
형우의 생활비는 수철이 매월 백만원 가량씩 넣어 주기로 했다.
형우 혼자 사는 데 백만원이면 매우 큰 돈이라 할 수 있었다.
수철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지숙의 위자료와 형우의 생활비 문제까지 모두 감당하려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수철은 무덤덤하게 그런 사실들을 이야기했다.
어쩌면 그로서는 이렇게라도 지숙과 형우에게 보상을 해주고 싶었는 지도 몰랐다.
그 때문에 힘들어 했을 두 사람의 세월에 대한 보상.
그리고 수철이 앞으로 새로운 인생을 찾기 위한 댓가 같은 것이다.
이제 그의 발목을 잡고 있던 가정의 속박에서 풀려 났으니, 그는 진짜 사랑하는 여자와 정식으로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형우는 어쩌면 그동안 가족 중에 가장 불행했던 사람은 수철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 역시 수철 뿐이었다.
수철은 집을 안내해 주고 형우의 명의로 된 카드를 건내준 후 형우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당부했다.
"당분간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푹 쉬고 있거라.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하고."
수철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형우를 한 번 보고는 돌아섰다.
형우는 기운 없이 축 늘어진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처음으로 보는 아버지의 초라한 모습이었다.
김동혁이 지숙을 범하는 소리를 듣고 절규하듯 외치던 수철이 떠올랐다.
그가 자식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앞에서 매우 노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거리가 꽤 떨어졌을 때.
형우가 멀어지는 수철을 큰 소리로 불렀다.
"아버지."
수철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왜 그러냐?"
형우는 씩 웃으며 소리쳤다.
"그 동안 죄송했어요. 아버지라도 행복하게 사세요."
"허허. 녀석. 실 없구나."
수철은 기분 좋게 웃으며 떠나갔다.
형우가 살 곳은 상당히 외진 곳의 건물에 위치한 반지하 투룸이었다.
건물 주변에는 비슷한 다세대 주택 몇채가 있을 뿐이라서 매우 조용한 곳이었다.
살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회사원들인 듯 했다.
위치는 외곽이었지만, 건물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세입자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했다.
수철은 반지하가 공기도 탁하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며 위층을 고르려 했지만, 형우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반지하인지라 햇빛도 잘 통하지 않고 낮에도 어두컴컴한데다 바깥의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아 마치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된 것 같아서였다.
형우의 지금 심정상으로는 외부와의 접촉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다.
그런 형우를 수철은 걱정스러운 듯 보았다.
혹시 형우가 이대로 대인기피증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 되는 듯 했다.
하지만 형우는 그저 혼자서 조용히 생각할 시간이 있어서 그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살아야 할 형우의 주장이 가장 우선이었기에 이곳에 이사 올 수가 있었다.
수철은 첫달 필요한 물건들이 있을 지도 모르니 필요할 때 쓰라면서 자신의 카드를 주고 갔다.
집은 대략 열다섯평 정도 되는 크기였다.
방 두 개와 주방 혼합용 거실, 화장실과 보일러가 달려 있는 베란다가 집안의 구조였다.
형우는 덩그러니 홀로 앉아 텅빈 집 안을 둘러보았다.
이젠 정말로 혼자라는 외로움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외로움은 이내 자신을 이렇게 만든 녀석들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이렇게 멍하게 앉아 있을 시간이 없어."
복수!
자신을 이토록 비참하게 만든 녀석들에게 그가 당한 것 이상으로 갚아 주어야 한다.
증오의 감정에 몸을 떨던 형우의 머리속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어떻게?"
그놈들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결심은 확고한데, 아직 그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이 나질 않았다.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그들을 찾아서 일일이 밟아 놓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이전에도 그랬지만, 당장의 분은 풀 수 있을지언정 마음 속에 있는 깊은 분노를 모두 털어 버릴 수 는 없었다.
또한 지숙을 되찾겠다는 목적 역시 이루어질 수가 없었다.
복수를 하려면 적어도 그들이 자신에게 했던 것 처럼, 아니 그 이상의 것을 돌려 주어야 했다.
그리고 김동혁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나야만, 지숙에 대한 그의 속박도 풀릴 것이다.
형우는 며칠 동안 고민을 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에게 자신이 겪은 고통을 되갚으려면,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그대로 되돌려 주면 되는 것이다.
형우는 우선 김동혁에 대해, 그가 한 일들과 수단을 알아 보기로 했다.
그날부터 형우는 SM 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관련 된 책을 주문해서 읽고, 인터넷으로 지식을 찾았다.
서동철이 자주 간다던 SM 사이트의 글 역시 하나도 빠짐 없이 모두 읽었다.
그 동안에도 그곳 사이트에는 며칠에 한 번씩 지숙의 사진이 올라왔고, 그것을 본 사람들은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을 남겨 놓았다.
그런 글과 사진을 볼 때 마다 형우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조사를 했다.
사이트를 모두 조사한 후에는 인터넷 공유 사이트에 떠도는 수많은 SM 플레이 동영상들을 받아서 보았다.
화면에는 남자와 여자가 쾌락에 젖은 소리를 질러대며 원초적인 행위를 했지만, 그것을 보는 형우의 눈은 차갑기만 했다.
보름 정도를 그렇게 보냈을 때, 형우는 이런 그런 수박 겉핥기 식의 조사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터넷에 나오는 지식들은 너무 추상적이면서도 실용적이지 못했으며, 또한 대부분이 남녀 서로가 원해서 하는 행위에 한정되어 있었다.
김동혁이 지숙에게 행했던 그러한 조교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나온 곳은 거의 없었다.
고민하던 형우는 지숙의 동영상을 보기로 했다.
그날부터 형우는 지숙의 동영상을 파고 들었다.
처음엔 어떤 방식인지를 알기 위해 대충 한 번 훑어 보기만 했다.
그러나 한 번 보고 나니, 지금까지 보던 것과는 달리 뭔가 강렬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형우는 다시 한 번 동영상을 보았다.
이번엔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자세히 보았다.
꼬박 이틀에 걸쳐 동영상을 본 형우는 말없이 담배를 물었다.
이전에는 지숙이 나온다는 충격과 생전 처음 접하는 행위들로 알아보지 못했었다.
지금 그런 행위들이 어느 정도 눈에 익고, 또 SM 에 관련해서 상당한 지식을 쌓은 후에 다시 보니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이 새끼...어떻게 저런 것들을......"
지숙의 앞에서 김동혁이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 그리고 그가 말하는 내용, 어투, 심지어는 행위까지 모두 지숙의 마음과 몸을 무너뜨리는 것들이었다.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영상에서 지숙이 나오지 않는 초반과 끝부분에 자기들기리 대화를 나눌 때, 김동혁이 나머지 녀석들의 질문에 설명해주는 것을 들어 보면 그가 지숙을 다루는 모든 일들이 계획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지숙을 만나기 훨씬 이전부터 이러한 계획과 방법을 모두 짜놓았던 것이다.
지숙은 그저 운이 나쁘게 그가 오래전부터 만들어 놓은 늪과 같은 함정에 발을 잘못 디딘 것 뿐이었다.
그녀가 아닌 어떤 여자라도 결국엔 김동혁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단지, 그 버티는 시간이 긴가 짧은가의 문제일 뿐이었다.
형우는 상대가 도저히 자신과 같은 나이라고 믿어지지가 않았다.
아무리 봐도 김동혁의 사고방식은 미성년자의 그것이 아니었다.
지배적이면서도 포악하고, 냉정하고도 치밀했다.
여자 경험이 수없이 많은 성인일지라도 결코 그처럼 여자를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나이로 열 여섯살이면 한창 여자에 대한 호기심과 성욕이 들끓기 시작할 때이다.
그러나 그런 아이들 중에 섹스는 고사하고, 여자 몸 한 번 제대로 본 놈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마 여자 손 한 번 못 잡아 본 놈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런데 김동혁은 너무도 능숙했다.
삼인방이 지숙의 몸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할 때도 그는 태연했고, 지숙을 처음 범할 때도 너무도 익숙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여자에 닳고 닳은 남자의 것을 능가 할 정도로 노련했다.
대체 어디에서 그런 경험들을 한 것일까?
형우는 심지어 그토록 증오스럽기만 했던 김동혁이 대단하게까지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그에게 감탄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화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감탄하며, 또 화를 내면서 형우는 영상을 보고 또 보았다.
예전에는 지숙 때문에 보기 힘들었던 장면들도 하나 빠짐 없이 지켜 보았다.
지숙에게 몰려 있던 그의 신경은 서서히 김동혁에게로 옮겨졌다.
그가 하는 행위, 그리고 무엇보다 말!
지숙을 무너뜨린 방법의 태반은 바로 말이었다.
김동혁은 지숙이 자신의 질문에 대답할 것을 항상 강조했다.
다른 규칙들은 대충 넘어간 적도 있고 했지만, 말 만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녀에게 항상 자신이 하고 있는 행위와 감정, 그리고 모습에 대해서 말을 하게 시켰다.
그리고 그녀가 느끼는 감정보다 더욱 심한 질문을 하고, 또 어떻게든 대답을 하게 만들었다.
처음엔 그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던 지숙도 다음 번엔 조금 더 수월하게, 그리고 또 그 다음 번에는 더욱 쉽게 음란한 말을 내뱉았다.
또한 김동혁이 유도하는 말들로 인해 그녀는 자신이 실제 느끼는 감정보다 매번 더욱 깊은 감정을 느끼게끔 인식하게 되었다.
즉, 김동혁이 시키는 말로 인해 횟수가 더해갈수록 그녀가 느끼는 쾌락의 깊이가 깊어지는 것이다.
김동혁에 의해 반강제로, 그러나 스스로는 자의라고 여기며 내뱉은 음란한 말들은 그녀의 내부에 쌓이고 쌓여 있다가 쾌감이 터지는 순간, 그녀의 정신을 완전히 지배해 버렸다.
형우는 지숙이 몇 차례 그런 계기를 맞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제를 먹고 몸 안의 모든 성감대가 일깨워졌을 때 그랬었고, 김동혁을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된 날도 그랬었다.
관장을 당하며 똥오줌을 받아 마셨던 날이 그랬고, 또 개를 서방님이라 부르게 된 날도 그랬다.
지숙은 그 외에도 몇 차례의 계기가 있었고, 그런 계기가 지나고 나면 이전에는 꺼렸던 행위와 말을 스스럼 없이 하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변화들을 김동혁은 단지 말만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김동혁은 자신은 모든 것을 책이라는 것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접지식만이 적혀 있는 책만 보고 그런 것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형우는 김동혁이 여자를 다루는 일의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녀석이 천재는 무슨......"
형우는 거세게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
정숙한 유부녀를 타락시키고, 한 가정을 산산히 박살낸 녀석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형우에게 녀석은 그저 괴물일 뿐이다.
타인의 괴로움을 먹고 사는 추악한 괴물이다.
지숙은 단지 괴물의 마수에 묶인 것 뿐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 그런 괴물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
"개새끼...네 놈의 지식, 내가 다 받아 주겠다.네 놈이 괴물이라면, 나도 괴물이 되겠다."
형우는 이를 악물었다.
김동혁이 무슨 의도로 이런 영상을 찍어 놓았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에겐 김동혁을 따라잡을 수 있는 유일한 교재라 할 수 있었다.
영상을 보는 형우의 머리속에 김동혁을 향한 복수의 계획과 지식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형우는 거의 한 달동안 지숙의 동영상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김동혁이 한 말과 행동을 모두 받아 적고 메모했으며, 주변 환경과 도구들, 그리고 섹스 체위와 심지어 사정 횟수까지도 모두 기록했다.
이제는 그것이 지숙의 동영상이라기 보다 김동혁의 강의 영상이라고 생각되어질 정도였다.
영상을 수도 없이 보는 동안, 형우의 내면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생겨났다.
그 동안 사인방과 지숙의 성행위를 숱하게 보면서도, 그는 단 한 번도 성욕을 느끼거나 흥분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지숙의 행위를 보면 자지가 불끈 솟았고, 그녀의 행위를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하복부로 손이 갔다.
"개새끼들...개새끼들......"
입으로는 사인방을 욕하면서도, 그의 손은 어느새 자지를 주물럭거리게 되었다.
영상을 본 지 얼마 정도 지났을 때 부터는 화면 속의 지숙의 얼굴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짧은 염색 머리에 퇴폐적으로 변한 지숙으로 보였다.
-아으으응. 주인님. 노예의 보지에 주인님의 좆물을 싸주세요.
지숙이 자지에 박히면서 엉덩이를 흔들며 소리쳤을 때.
형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팬티를 내렸다.
그의 손은 어느새 자지를 꽉 쥐고 있었다.
"으으으...엄마...엄마......"
그는 지숙을 부르며 자지를 거세게 흔들었다.
자지가 자극 될수록 지숙을 부르는 목소리도 커져갔다.
자신이 화면 속에 보이는 지숙의 보지에 박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으으으......"
형우의 손길이 더욱 거세졌다.
이윽고 지숙이 절정에 도달하여 부르짖는 장면이 나왔다.
-아아아아앗! 주인님! 싸요! 주인님 자지로 가고 있어요!
그 순간.
그의 자지에서도 진한 정액이 뿜어져 나왔다.
투투툭.
형우의 정액은 마치 실제 지숙을 더럽히듯, 그녀의 얼굴이 나오는 화면에 쏘아졌다.
모니터에 묻은 정액이 죽처럼 흘러 내렸다.
마치 덩어리 진 것 처럼 진한 정액이었다.
형우는 의자에 완전히 몸을 묻었다.
"후우."
허탈함과 무기력함이 급격히 찾아 왔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 가에 대한 회의감이 치밀었다.
"엄마를 보고 자위를 하다니......"
비록 그가 보기에도 아름다운 지숙이었지만, 단 한 번도 그녀를 이성의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생전 처음으로 지숙을 엄마가 아닌 여자로 보게 된 것이다.
그것도 지숙이 사인방의 자지에 농락 당하는 것을 보고서.
형우는 잠시 동안 무기력증에 묶여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아아...아아아......
화면에서는 여전히 지숙의 신음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십여분 정도 흘렀을 때.
형우의 자지가 다시 일어섰다.
자위 즉후에 떠올랐던 회의감이 일시에 사라졌다.
형우는 지숙의 몸짓을 보며 다시 자지를 주물럭거렸다.
마치 눈 앞에 지숙이 자신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 듯 했다.
형우는 실제 지숙을 범하듯 자위를 하고 또 했다.
그날, 형우는 상상속의 지숙을 일곱번이나 범했다.
마치 사인방의 무자비한 강간처럼, 머리속에서 그녀의 보지를 박아대고 또 박아댔다.
나중에는 자지가 쓰라릴 정도였지만, 지숙을 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지숙을 보며 자위를 할 때 마다, 아니 머리속에서 지숙을 범할 때 마다 그녀를 잃었던 상실감이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는 화면에 정액을 쏘아 붓는 것이, 마치 김동혁에게서 그녀를 다시 빼앗아 오는 것 같은 전율을 안겨 주었다.
그런 기분은 단순히 자지를 문지르는 자극 이상의 쾌락이 되어 도저히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만들었다.
지숙을 엄마로서 순수하게 사랑했던 형우가 그토록 일시에 의식이 바뀐 것은 바로 배신감 때문이었다.
은연 중에 억누르고 있었던, 자신을 버린 지숙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그의 마음 속에서 침범할 수 없었던 엄마라는 성역을 여자로서 끌어 내렸다.
게다가 아들의 입장이 아닌, 김동혁에 초점을 맞춘 철저한 관찰자의 입장에서 동영상을 보다 보니 그것이 지숙의 것이라는 의식조차 별로 들지 않기도 했다.
마치 상관 없는 포르노 영상을 보듯이 보다보니 그의 자지가 반응을 했고, 그런 몸의 변화를 마음 속에서는 엄마인 지숙을 향한 것이라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형우의 의식 속에서는 자신이 지금 엄마를 보고 흥분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생각이 더욱 그를 자극시켜 마침내 금단의 상자를 열어 버린 것이다.
금기 된 대상에 대한 불길이 한 번 치솟기 시작하자 형우의 욕망은 꺼질 줄을 몰랐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버린 것 처럼, 형우는 매일 머리속으로 지숙의 몸을 탐닉했다.
지숙을 보고 싶었고, 그녀를 껴안고 싶었다.
그녀의 가슴을 빨고 싶었고, 입술에 키스 하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을 낳은 그녀의 구멍에, 자신을 다시 밀어 넣고 싶었다.
욕망이 불타오를 수록 지숙에 대한 형우의 애절함은 더욱 깊이를 더해갔다.
이전에는 그저 엄마를 그리워하던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엄마와 더불어 여자로서의 그리움이기도 했다.
지숙에 대한 불길이 뜨거워 질 수록, 사인방에 대한 분노 역시 강해졌다.
형우는 하루의 모든 시간을 김동혁의 지식을 배우면서 지숙에 대한 욕정으로 자위를 하는 것으로 보냈다.
잠조차 하루에 다섯시간 밖에 자지 않았다.
중간 중간에 SM사이트를 들러 지숙의 근황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달여가 지났을 때.
형우는 김동혁의 플레이를 철저히 숙지했다.
또한 SM 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나름대로 정리 할 수 있었다.
형우는 SM의 주종 관계를 수위와 정신 상태에 따라 세 가지 분류로 나누어 보았다.
먼저, 첫 번째는 부부나 연인 사이에 성적 긴장감을 위한 설정 플레이다.
오래 된 사이일수록 성적 흥분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색다른 플레이를 시도하려는 플레이였다.
그런 경우 자신들의 역활이 가짜임을 확실히 알고 있었고, 가볍게 즐기는 정도다.
그 역활극이 다하고 나면 그들은 다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간다.
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노예 스스로 언제라도 그만 둘 수 있다.
그들은 현실과 가상을 철저히 구분할 줄 안다.
서동철이 자주 간다는 SM 사이트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대부분의 smer들이 이런 가벼운 플레이를 즐기는 부류에 속했다.
두번 째는 성적 취향에 따른 플레이였다.
지배받고 학대 당하면서 느끼는 쾌락 때문에 노예를 자처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 주인들 역시 지배하는 성향의 플레이어들이다.
서로의 성향이 맞는 이들이 만나서 플레이 하게 될 경우, 앞서의 역활극보다 훨씬 강도 쎈 플레이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가혹행위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주인이나 노예나 자신들이 하고 있는 행위가 스스로의 성적 취향에 따른 가상임을 인지하고 있다.
즉, 상대가 진짜 주인이고 자기가 실제 노예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상대와 자신의 실체를 분명히 알고 있고, 하고 있는 행위가 몰입도 높은 역활극 같은 것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현실과의 깊은 접목을 바라지 않는다.
만약에 현실과 취향이 정면으로 부딪칠 경우, 결국엔 자신의 진짜 현실을 택하게 된다.
이들은 실제 현실상의 smer 유저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류였다.
가끔 온라인을 통해 자신에 맞는 취향을 찾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SM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글들 대부분이 발정난 남자들이 공짜 쾌락을 위해 스스로를 주인 취향이라 우기며, 보지를 대줄 수 있는 여자 노예를 찾는 글이었다.
즉, 그들은 실제로 지배적 성향이 강한 돔 취향이라기보다, 성인 채팅에서 여자를 꼬셔 한 번 먹어보려는 것 처럼, 그저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여자를 찾는 남성 들인것이다.
그런 이들의 글에는 호응보다는 주로 욕설이 많이 달렸다.
그나마 만남 주선에 관한 글들 중에 호응도가 높은 것은 등가교환의 법칙에 입각하여 주종 커플이 같이 즐겨 보자는 정도의 초청 글 정도였다.
세번 째는 노예가 뼛속까지 길들여진 경우이다.
이 경우, 주인의 성향은 크게 상관이 없고, 모든 것이 노예의 정신 상태에 따라 분류가 된다.
여기 속하는 노예들은 앞서의 색다른 자극이나, 취향에 따른 가상의 역활극 같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노예라고 생각한다.
마치 실제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를 바라보듯이 상대가 자신의 진짜 주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상대의 철저한 노예라는 것을 머리속부터 각인하고 있다.
실제 플레이는 오히려 두번째 경우보다 소프트할 수 있지만, 하드코어 플레이의 한계선이 명확치 않다는 점이 무서운 점이었다.
상황이나 흥분도에 따라 앞선 두 경우의 플레이어들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하드코어한 플레이조차 순순히 받아 들인다.
이런 노예는 대부분 극한 상황까지 몰리며 주인에게 길들여진 경우였다.
그렇게 길들여져서 주인을 섬긴 노예는 자신이 버림 받더라도 절대 주인 곁을 떠나지 못한다.
이런 노예가 주인을 바꿀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정말 충격적인 상황을 겪거나 지금까지의 쾌락을 모두 뒤집어 엎을 정도로 강렬하고 충격적인 자극과 쾌락을 얻을 경우에만 마음 속의 주인이 바뀐다.
의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힘이 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주인이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한다.
현실과의 부딪침에서도 노예로서의 신분을 우선시 할 정도다.
그들은 주인이 시키면 가정이나 직장 같은 것도 버릴 수 있다.
현실에서 받는 핍박조차 주인이 주는 쾌감으로 느낄 정도로 철저히 길들여지고, 주인에게 절대 복종을 한다.
아무리 SM 플레이를 즐겨 할 지라도, 노예가 이 정도로까지 길들여지는 일은 거의 없다.
단순히 길들여진다는 개념을 넘어서 생각 구조 자체를 바꿔 버리는, 일종의 세뇌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SM 사이트나, smer 들간의 수기, 또는 책과 동영상까지 모두 찾아 보았지만, 이 정도로까지 플레이를 했다는 말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부분이 두번 째 정도였고, 간혹 행위가 지나칠 때 두번째와 세번 째 사이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마치 외국의 저질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전문 조교 수준인 것이다.
형우가 공원에서 처음으로 지숙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두번 째와 세번 째의 중간 정도였엇다.
그리고 그 후로 한 달 반이 더 지났을 때 그녀는 세번 째가 되었다.
가족조차 버릴 정도로 완전한 노예가 되어 버린 것이다.
김동혁은 정숙한 유부녀인 지숙을 불과 8개월만에 그렇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형우는 한 달 동안 보고 또 보았었던 영상을 껐다.
눈을 감자 지숙의 몸이 털오라기 하나 빠짐 없이 떠올랐다.
형우는 눈을 감은 채 그녀를 떠올리며 자지를 주물렀다.
머리속에서 그녀의 보지를 쑤시고 있는 것은 김동혁이 아닌 그의 것이었다.
형우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뜨겁게 지숙을 범했다.
그리고 상상속의 지숙의 몸 안에 자신의 정액을 모두 쏟아 부었을 때.
마침내 형우는 그녀를 되찾을 모든 계획을 완성 할 수 있었다.
"엄마가 노예가 되고 싶어서 나를 버렸다면...내가 주인이 되어 주겠어."
27.
형우는 하나하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복수를 위한 준비였다.
먼저 집에 방음벽을 설치했다.
문틈과 문틈 사이, 창문과 베란다, 천정까지 외부로 소리가 흘러 나갈 만한 구석을 모두 막아 버렸다.
상당히 많은 금액이 들었지만, 수철의 카드로 해결했다.
그 다음엔 집 안을 검은 색으로 모두 도배해 버렸다.
벽지와 장판, 심지어는 문 색깔까지 모두 검은 색으로 칠해 버렸다.
창문과 베란다에는 두꺼운 커텐까지 달아 버렸다.
집 안이 불을 켜지 않으면 대낮에도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해졌다.
그 후에 집과 방에 붉은 전등을 달았다.
전등을 켜면 마치 정육점의 그것처럼 집안이 온통 불그스름해졌다.
마지막으로 방 하나에는 강철로 된 자물쇠를 달았다.
성인 남성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을 만큼 단단한 자물쇠였다.
준비를 마친 형우는 전화를 들었다.
김동혁이 지숙을 혼자서 길들이지 못했던 것처럼, 그에게도 조력자가 필요했다.
자신이 그 어떤 나쁜 짓을 하든 따라올 수 있을 만큼 도덕심이 없는 조력자.
마침 형우는 그런 조력자에 어울릴만한 인물들을 몇 명 알고 있었다.
띠리리리-
신호음 끝에 전화를 받는 목소리.
-이런 니기미 쌈싸먹을 개새끼야! 범생이 새끼가 엇다가 전화질이야?
마치 여보세요를 외치듯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욕설.
어설픈 사인방의 것과는 수준이 다른 거친 성격이 전해졌다.
욕을 먹은 형우의 입가에 미소가 그어졌다.
지숙을 잃고 나서 처음으로 짓는 미소였다.
"만나자."
형우의 말에 전화기에서는 대뜸 욕이 튀어 나왔다.
-이런 개썅놈의 호로새끼야! 니가 만나자고 하면 내가 "어이쿠, 만납시다." 할 줄 알았냐? 귓구녕을 후벼 파버리기 전에 끊어 이 새꺄!
상대는 욕설 내용과 달리 핸드폰을 끊지 않고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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