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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지몽 [ 胡蝶之夢 ] - 상편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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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88회 작성일 20-01-17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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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빨리 와라 애가 많이 아프다.-

장난인줄 알았다.

그리고 그 전화가 나에게 모든 것을 앗아간 그 순간이라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1장. 선택.



























“이혼하자.”

각방생활 1년.

내가 선택한 것은 극단적인 이혼이였다.

딸아이가 죽은 이후 아내는 죄인이 되었고, 나 또한 죄인이 되어있었다.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부모라는 낙인.

그리고 그 죄책감을 풀지못하는 서로를 보며 우리는 그렇게 멀어져갔다.

“….”

아내는 말을 잊지 못했다.

“이렇게 서로 힘들어만 할 거면 이혼하자.”

“흑..”

울음을 터트린 아내. 내가 해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해줄 수 있는게 있다 하더라도 난 지금 그녀를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끅..끅..”

울음을 참아내며 말을 하려는 아내의 모습을 뒤로 한 채 나는 밖으로 나왔다.

“하아...”

결혼생활 5년차 유부남이 딱히 갈곳이라고는 없었다.

정처없이 차를 몰아 간 곳은 친구가 운영하는 빠(BAR).

‘그래도 낮에 나오지 않은게 다행인가.’

“어? 왔어?”

나를 보자 인사를 하는 친구에게 손을 흔들고 자리에 앉았다.

“이시간에 왠일? 것도 주말에?”

“아... 나왔어 그냥...”

내가 하는 말이 어떤말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친구는 오늘도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 그래서 그애 때문에 완전 웃겼다니까.”

“그래? 참 대단도 하다 그녀석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받아주다 문득 핸드폰를 한번 들여다 보았다.

-부재중 전화 20통-

그대로 핸드폰의 전원을 끈 나는 말없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무슨일 있어?”

그제야 물어보는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혼할거야.”

“어? 정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처다보는 친구의 얼굴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 이혼.”

“왜? 설마... 그일 때문에? 아직도 그런거야?”

딸아이의 장례식에 와준 친구기에 그날의 내모습을 아주 잘 기억하고 있을터였다.

“응.”

“아무리 그래도 재수씨는? 재수씨가 제일 힘들거아냐.”

“아아... 그러게. 참 이기적인거 같다 그치?”

“모르겠다 나도. 마셔. 내가 해줄말이 별로 없네.”

“아냐. 술이나 마시자. 오늘은 취해보고 싶다.”



띵동.

심하게 벨을 눌러대며 울부짖었다.

“나와! 안나오면 문 부셔버린다!”

쾅쾅쾅!

대문을 두드리며 나는 친구를 불러댔다.

“이새벽에 어떤새끼야! 어? 지훈이? 이새끼 새벽에 먼지랄이야!”

2층에서부터 뛰어내려오며 민석이는 나를 반겼다.

“재수씨한테 전화왔었다. 집나왔다며? 미친새끼. 아무리 그래도 이혼이 머냐 병신아. 일단 들어와.”

“아. 그래그래.”

“아이구 술냄세 봐라 아주 퍼드셨구만 술도 못하는게 어디서 그렇게 마셨냐?”

“아... 블랙잭.”

“술파는 그년이나 너나 아주 죽으라고 고사를 지내지?”

“됐다. 잠이나 잘란다.”

그말을 뒤로하고 기억이 끈겼다.



-재수씨. 지훈이 여기있습니다. 걱정마시고 주무세요.-

-네...-

-이녀석이 많이 힘들었었나 봅니다. 내색 안하는 친구자나요. 재수씨가 이해해줘요.-

-네...-

-네. 그럼 주무세요. 내일 연락 드릴께요.-

딸칵

“에휴 미친새끼. 아무리 지새끼 죽었다고 다 버리고 이게 무슨짓이냐.”

그리고 민석은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 * *



“어... 어떻게 된거야!”

“소리치지 마라!”

내 비명과도 같은 소리에 아버지는 내 뺨을 때리며 눈물을 흘리셨다.

“니녀석이, 니녀석만 좀더 애를 챙겼으면 이런일도 안생기잔냐.”

눈앞이 어두워진다. 아무것도,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내 아이의 싸늘한 시신을 바라본다.

“....은서야? ...은서야? 아니..이럴리 없자나, 감기였자나. 아니 감기자나. 말이 안되자나. 여보. 이게 어떻게... 여보? 머라고 말좀 해봐. 응?”

아내를 소매를 붙잡고 나는 겨우 내몸을 지탱한다. 아니 아내에게 내 마음을 지켜달라 소리치는것일 지도 모르겠다.

“의사선생님. 우리 은서 감기라면서요. 괜찮다면서요. 근데 왜 이러고 있어요. 네? 감기라며! 말해보라고!”

의사는 아무런 말이 없이 고개를 숙이고만 있었다.

“그만해!”

아버지가 내 얼굴에 주먹을 날리신다.

우당탕.

병원바닥을 굴러대는 내몸.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런 감각도 없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 * *



“아악. 머리야.”

머리가 아파 눈을 뜨자마자 화장실로 향했다.

“우웩!”

구토끼가 나는 몸이지만 워낙에 위와 식도가 상해있는 나는 토악질을 참아가며 몸을 씻기 시작했다.

“먼놈이 술을 떡이되도록 처마시고 다니셔서 그지경이냐.”

“아침부터 갈구지 마라. 안그래도 후회하고 있으니까.”

“왜? 그냥 술마시다가 뒤지지 그랬냐.”

“그럴려고 했는데 몸이 안받더라.”

“미친놈.”

핀잔을 들어가며 화장실에서 나온 나는 거실에 대자로 누워있었다.

“너 회사는?”

“관둘란다. 좀 쉬고 싶다.”

“드디어 너님이 아주 재대로 미치셨구만. 그래서 먼일할라고?”

“너랑 사업이나 할라고.”

“사업? 니가 무슨 재주가 있다고 사업을 하자고 하냐?”

“머 그거야 생각 해보면서 하면 되지.”

“아주 재대로 돌으셨구만.”

“된소리 그만하고 일단 밥이나 먹자.”

그래도 친구가 걱정이 됐는지 민석이는 해장국을 끓여주었고 나름 속을 풀며 이야기를 지속해갔다.

“진짜 회사 안갈거야?”

“안간다고 말했자나.”

“아이구야 이봐 김지훈씨. 너 그거 아니면 벌어먹고 살 것도 없자나. 청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은거 알면서 그러냐?”

“알아. 근데 지금 이상태로는 아무것도 못할거 같다.”

“그래 그럼. 일단 쉬어. 그리고 담에 이야기하자 이건.”

“알았어. 너 근데 안나가냐?”

“어떤 미친종자가 우리집에서 멀 훔처갈지 몰라서 귀하디 귀한 월차 쓰셨다.”

“고맙네.”



식사를 마친 우린 그대로 근처 피시방으로 향했다.

민석이는 게임을 하고 있었고, 나는 내 이메일을 정리하고 있었다.

‘응?’

작년 추석에 온 이메일이 한통 보였다.



-잘 지내시나요?

추석명절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연화.-



‘연화? 누구지?’

호기심이였다. 아주 단순한.

-누군시지요.-

간단한 답장을 보내고 난 민석과 함께 게임을 했다.



“하. 야 김지훈. 너 진짜 못한다. 아무리 그래도 완전 녹슬었는데?”

15전 10패.

아무리 내가 게임을 못하기로써니 이런 전적이 나올거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짜장면이나 사.”

“넌 어떻게 집나온 녀석이 돈도 안가지고 나왔냐.”

투덜대며 짜장면을 시키는 민석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도 전에 메일이 왔음을 확인했다.



-아. 메일이 잘못갔나보네요. 죄송합니다.-



아주 짧은 답장.

하지만 연화 라는 이름이 걸려 나는 다시 답장을 했다.



-혹 연화라는 이름 본명이신지요-



연화라는 이름은 내가 술을 마셨던 빠텐더의 이름이다. 내가 직장생활에 지쳤을때도, 결혼생활에 지쳤을 때도, 항상 그녀와 함께 이야기하곤 했었다.

하지만 적당한 선을 긋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녀와의 거리는 항상 유지했었고, 장난을 치더라도 밖에서 만나는 일따윈 만들지 않았었다.

그리고선 바로 온 답장.



-제 본명은 아니지만, 저에게 소중한 이름입니다.-



‘실시간? 메일을 기다렸다는건가? 아니면 머지?’

바로 난 다시 답장을 보냈다.



- 혹시 그 이름 저와 관련이 되어있는 것인가요?-



이상했다. 한때 잠시 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던 시절. 그때 나를 지탱했던 그 부분이 다시 나를 잠식하는 듯 했다.

S.M

그것은 나에게 삶의 피난처였다.

지친 삶에서 나에게 활력소가 되었던 곳이고, 나를 나로써 만들어주는 공간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내가 아낀다 생각했던 이에게 주었던 이름이 연화였다.

하지만, 내가 이름을 지어주었던 사람들에겐 다 회수를 했었고, 내가 지어준 이름은 다시금 나올일이 없었다.

그런데,



- 그건....비밀이에요.-



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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