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소수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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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88회 작성일 20-01-17 14:38본문
1.
“거울 속 네 모습 보고 토한 적은 있냐? 분명 내 몸이야. 그런데 존나 역겨워서 찢어버리고 싶다 생각한 적 있어? 매일 옷을 입으면서, 화장실에서 오줌 싸면서, 숨 쉬는 내내 내가 혐오스럽다고.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났는지, 왜 나만 남들하고 다른지. 누구도 이해 못해. 아니, 안 해줘. 오히려 더럽다고 침이나 뱉지. 그 침 맞으면서 울어본 적 있어?”
그게 대수냐. 그게 어쨌다고? 분노의 맛만 느껴질 뿐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연애? 사랑? 그딴 건 꿈도 못 꿔. 평생 날 속이면서 살아. 분명히 나는 나로 사는데, 내가 아닌 기분을 알기나 해? 그건 사는 것도 아냐. 시체야. 피 대신 있는 거라곤 눈물뿐이야. 사람들은 농담 한 마디 던지고 몇 초 만에 잊어버리는데 난 그 한마디로 한 달을 울어. 내 속 마음 걸릴까봐 항상 두려워하면서 사는 기분을 알아?”
사장의 목소리 또한 격양되고 있었다.
“너 말대로 당연 한 게 뭐가 있는데. 집? 부모? 돈? 그래, 어떻게 보면 그것도 당연하겠지. 근데 이 씨발아, 난 내 몸도 당연한 게 아니었거든? 자기 몸에 나는 털보고 정신병자마냥 뽑아댄 적은 있어? 여자들이 생리 욕할 때 그것조차 부러워한 적은 있어? 넌 모르지. 넌 그 몸 갖고 태어난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근데 이거 어쩌나, 난 아니었는데. 그러면 나도 너처럼 존나 찌질대며 살까?”
침까지 튀었다. 나만은 몸을 뒤로 피했다.
“안 그래. 왜? 난 잘못한 거 없거든. 사람 좋아하는 게 죄야? 근데 그렇게 믿는 것도 존나 힘들어. 주변에선 다 그러거든. 정신병이다, 미쳤다, 죄악이다. 믿었던 가족들까지 더럽다는 눈으로 볼 때 기분을 아냐? 넌 몰라. 넌 어쨌건 살아오기는 했지. 니 말대로 그 여자 덕분에 산다는 느낌은 받았겠지. 하지만 난 살고 있다는 느낌도 못 받아봤어. 그런데도 난 살고 있거든? 지금, 살아 있어. 조금이라도 알긴 하냐?”
더 못 듣겠는지 나만이 말을 끊었다.
“몰라.”
2.
“아는 분이에요?”
한셀의 맞은편에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둘 뿐이던 세계 속에 제 3자가 들어왔다. 그러자 할 일이 하나로 좁혀졌다. 이 남자를 내보내는 것.
“아, 네에.”
한셀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난처한 표정이었다. 나만은 그 모습을 보며 크게 심호흡을 했다. 등을 타고 흐르는 이 땀도 역하지 않으리라. 이 헐떡임 또한 거칠지만 않으리라. 자신할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나만은 남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남자가 당황했는지 더듬거렸다.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고심 했다. 그러나 막상 몸으로 겪어보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내 몸이 알려주잖아. 정말 괜한 후회였구나.
나만이 굽혔던 몸을 폈다. 몸이 쥐어짜낸 한마디는 머리를 거치고 입으로 튀어나왔다.
“제 여자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전문은 kkumss.tistory.com 에 있습니다.
혹시 기다리시는 분들 계시면, 한 편 나올 때마다 쉽게 아시라고 트위터 하나 팠어요.
아직 사용법은 하나도 모르겠네요. 아이디가 kkumss 인 것만 알려드리면 되나 모르겠어요.
트위터는 아무튼 그렇고. 좋은 밤 되세요.
“거울 속 네 모습 보고 토한 적은 있냐? 분명 내 몸이야. 그런데 존나 역겨워서 찢어버리고 싶다 생각한 적 있어? 매일 옷을 입으면서, 화장실에서 오줌 싸면서, 숨 쉬는 내내 내가 혐오스럽다고.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났는지, 왜 나만 남들하고 다른지. 누구도 이해 못해. 아니, 안 해줘. 오히려 더럽다고 침이나 뱉지. 그 침 맞으면서 울어본 적 있어?”
그게 대수냐. 그게 어쨌다고? 분노의 맛만 느껴질 뿐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연애? 사랑? 그딴 건 꿈도 못 꿔. 평생 날 속이면서 살아. 분명히 나는 나로 사는데, 내가 아닌 기분을 알기나 해? 그건 사는 것도 아냐. 시체야. 피 대신 있는 거라곤 눈물뿐이야. 사람들은 농담 한 마디 던지고 몇 초 만에 잊어버리는데 난 그 한마디로 한 달을 울어. 내 속 마음 걸릴까봐 항상 두려워하면서 사는 기분을 알아?”
사장의 목소리 또한 격양되고 있었다.
“너 말대로 당연 한 게 뭐가 있는데. 집? 부모? 돈? 그래, 어떻게 보면 그것도 당연하겠지. 근데 이 씨발아, 난 내 몸도 당연한 게 아니었거든? 자기 몸에 나는 털보고 정신병자마냥 뽑아댄 적은 있어? 여자들이 생리 욕할 때 그것조차 부러워한 적은 있어? 넌 모르지. 넌 그 몸 갖고 태어난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까. 근데 이거 어쩌나, 난 아니었는데. 그러면 나도 너처럼 존나 찌질대며 살까?”
침까지 튀었다. 나만은 몸을 뒤로 피했다.
“안 그래. 왜? 난 잘못한 거 없거든. 사람 좋아하는 게 죄야? 근데 그렇게 믿는 것도 존나 힘들어. 주변에선 다 그러거든. 정신병이다, 미쳤다, 죄악이다. 믿었던 가족들까지 더럽다는 눈으로 볼 때 기분을 아냐? 넌 몰라. 넌 어쨌건 살아오기는 했지. 니 말대로 그 여자 덕분에 산다는 느낌은 받았겠지. 하지만 난 살고 있다는 느낌도 못 받아봤어. 그런데도 난 살고 있거든? 지금, 살아 있어. 조금이라도 알긴 하냐?”
더 못 듣겠는지 나만이 말을 끊었다.
“몰라.”
2.
“아는 분이에요?”
한셀의 맞은편에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둘 뿐이던 세계 속에 제 3자가 들어왔다. 그러자 할 일이 하나로 좁혀졌다. 이 남자를 내보내는 것.
“아, 네에.”
한셀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난처한 표정이었다. 나만은 그 모습을 보며 크게 심호흡을 했다. 등을 타고 흐르는 이 땀도 역하지 않으리라. 이 헐떡임 또한 거칠지만 않으리라. 자신할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나만은 남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남자가 당황했는지 더듬거렸다.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고심 했다. 그러나 막상 몸으로 겪어보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내 몸이 알려주잖아. 정말 괜한 후회였구나.
나만이 굽혔던 몸을 폈다. 몸이 쥐어짜낸 한마디는 머리를 거치고 입으로 튀어나왔다.
“제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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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기다리시는 분들 계시면, 한 편 나올 때마다 쉽게 아시라고 트위터 하나 팠어요.
아직 사용법은 하나도 모르겠네요. 아이디가 kkumss 인 것만 알려드리면 되나 모르겠어요.
트위터는 아무튼 그렇고.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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