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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01호 - 1부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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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132회 작성일 20-01-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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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B701호 예약을 하고 싶습니다...가능할까요?]



"또 시덥잖은 광고쪽이인건가"라는 생각을 뒤로하고 **넷에 도착한 쪽지함을 열었을 때 보여진 메시지의 내용.



나는 쪽지를 보낸이에게 이내 답장을 적었다.



-가능합니다.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보내기 바래요. 룰은 알고 있겠죠?-



쪽지를 보내긴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않았다. 이렇게 설레발을 치고 무산되는 경우가 종종 많기때문에 괜한 내상을 입지않으려면



이렇게 처음부터 별 기대를 하지않아야 한다는 것을 어느정도 경험으로 알고 있기때문에.



잠깐 **를 둘러본 뒤, 내일쯤 답이 오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혹시...라는 기대에 다시 쪽지함을 가보았다.



[제가 원하는 날짜는 다음주 화요일 저녁이며....룰은 알고있습니다]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벌써 쪽지가 와있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룰을 알려드리죠. 예약 날짜동안은 당신은 그저 한마리 암캐일뿐입니다.

또한, 당신의 신상에 대한것은 따로히 묻지 않습니다.

당신은 거부할 수 있는 단 3가지의 플을 지정할 수 있으며 그 외의 플과 지시를 거절할 순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당신은 예약날짜가 끝난 후 피멍을 온몸에 남긴체 돌아갈 수 있고,

당신의 오줌을 물대신 마시고 똥을 밥대신 먹을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쪽지를 보낸 후 담배를 꺼내들어 물었다.



좀 전의 쪽지 답장 패턴으로 봤을때 정말 원한다면 일차적으로 바로 쪽지가 올 것이다는 판단이 들어서였고,



그 판단은 맞아떨어졌다.



[네. 숙지하고 있습니다. 예약날짜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짧은 답장, 하지만 내가 기다린 확실한 대답이었다.



-다음주 화요일 저녁 7시 1호선 지하철역 부산역 4번출구 앞이 약속시간과 장소입니다. 늦지않도록하세요-



[네]



짧은 문장으로 이뤄진 몇개의 쪽지. 이것이 약속의 시작이었다.



약속을 한 날까지의 시간은 참으로 더듸게 간다.업무시간은 너무나 길고 하루는 40시간처럼 길게 느껴진다.



그리고...화요일이 왔다.



나는 약속장소에 미리 도착해 차를 주차한 뒤 4번 출구를 향했다.



지금 시간은 6시 50분. 10분 가량 먼저 도착했지만 그녀가 먼저 도착을 했을지 혹은 정시에 도착할지..



아니면 도착하지 않을지는 알수없다. 그냥 믿고 기다리는 시간이 시작된것이다.



이제부터의 시간은 1분이 한시간처럼 더듸게 지나가고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모든 이들은 나와 약속을 한 그사람인것처럼 보인다.



7시...5분



한 여자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출구앞 건물입구에 선다.



그리고 정장차림의 옷을 차분히 입은 커리어우먼처럼 입고 있었지만, 뭔가 안절부절 못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저 여자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160가량되어보이는 키에 20대후반으로 보인다.



그녀가 쪽지로 남긴 번호로 전화를 건 뒤, 천천히 그녀쪽으로 걸어갔다.



역시나 내가 점찍은 그녀는 전화를 받았고 나는 직설적으로 물어봤다.



"혹시 B701호 예약하신 분인가요? 제 앞에 있는 분 맞죠?"



흠칫 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 그녀는 이내 조용히 "네"라구 대답했다.



"가시죠"



그녀임을 확인 한 후 나는 주차되어 있는 차로 안내했다.



조수석에 그녀가 앉은 후 나는 다시 한번 룰을 설명했다.



"B701호는 지정된 장소가 아닌 우리만의 상징적인 장소와 행위를 뜻하는걸 알죠?"



-네-



"즉, B701호는 예약자인 당신과 내가 들어선 공간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을 뜻하는 겁니다."

-네-



"정확히 예를 들어주자면, 지금 차안에 우리둘이 함께 있지요? 이 곳 역시 B701호 라는 말입니다."

-아....네-



이 곳역시 B701호라는 말에 약간은 당황한듯한 내색을 보인 그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의 두 손을 가지런히 치마위로 올렸다.



"뒷좌석에 있는 가방을 가져와요"



내 말을 들은 그녀는 뒷좌석으로 몸을 틀어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손을 뻗으려 했다.



"잠깐. 그렇게 쉽게 가져오면 안되죠"



-네?-



나는 그녀의 옷을 다시한번 흩어본 후 말했다.



"정장재킷과 치마를 벗고, 흰블라우스와 팬티, 그리고 스타킹만 신은 체 차에서 내려서 뒷좌석 문을 열고 가방을 챙겨서 조수석으로 돌아와요"



조수석 사이로 몸을 반정도 뻗은 상태였기에 그녀와 나의 얼굴은 만난 이후로 제일 가까워져있는 상태였고,



가까워진 거리만큼 내 말에 그녀의 얼굴이 잠깐 경직되었다가 이내 붉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어두운 차안임에도 불구하고 알 수 있었다.



조수석에 원래앉았던 것처럼 자세를 고쳐앉은 후 그녀는 자켓과 치마를 천천히 벗어내렸다.



그리고 차밖을 쳐다보았다.



부산역.....그 곳에 위치한 옥외주차장. 한 겨울의 평일 저녁이라 주위는 어두웠고, 근처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야외주차장 곳곳을 밝히고 있는 조명때문에 어느 누군가가 온다면 그녀의 이상한 옷차림새는 쉽게 알아채져 버릴것이다.



몇 초간의 뜸을 들인 후, 그녀는 차문을 열고 내렸다. 원래 저렇게 행동이 빠른 여자였을까



문을 열고 내리자 뒷문이 열리고 운전석 뒤쪽에 놓여있던 가방을 재빠르게 뺀 후 뒷문을 닫는다.



철컥철컥...



차 밖에 서있는 그녀를 지켜본다.



사뭇 당황한 표정으로 그녀는 계속해서 조수석 문고리를 잡고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녀가 뒷좌석의 문을 닫음과 동시에 차문을 잠궈버린 나의 행동에 의해 그녀는 당황하고 있다.



당황하던 표정은 내 눈과 마주침과 동시에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바뀌어 간다. 그리고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주위를 둘려보고



다시 날 쳐다보고, 다시 문을 열려는 시도를 반복하고 있다.



위....이잉



"들어오고 싶어?"



내 목소리가 들릴정도로만 창문을 열고 물었다.



[열어 주세요. 누가 오면 어쩌려구요]

.

.

.

[2장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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