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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당한 과부의 전락(轉落)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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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02회 작성일 20-01-1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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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과부 홍씨는 김생원의 집에서 하녀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평생 남들이 떠받들어 주기만 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른 하녀들의 구박과 욕설을 듣고 심하면 매까지 맞으면서 그들의 잔심부름이나 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홍씨는 다른 하녀 두 명과 함께 나가서 장을 보아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하녀 둘은 앞에 서서 재잘거리며 신나게 나들이를 했지만 그녀는 뒤에 떨어져서 행여나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봐 고개를 푹 숙이고 종종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과일 가게를 지나다가 그녀는 아무 생각없이 능금을 하나 집어먹었다. 예전 마님 노릇 하던 시절 바깥 나들이를 할 때 원하는 물건은 뭐든 거리낌 없이 집어들고 나중에 하인들이 돈을 지불하던 버릇이 저도 모르게 나온 것이다. 갑자기 난리가 났다. "저기 도둑년이 간다." 라는 고함소리가 나더니 사람들이 달려와 그녀를 붙잡았다. 가게 주인이 그녀를 붙잡고 외쳤다. "이년아. 능금값 내놔라." 그러나 과부에겐 한푼도 있을 리가 없었다



앞에 가던 하녀 중 하나가 소란이 일어난 걸 보고 와서 주인에게 말했다. "우리 집에서 장을 보낼 때 저에게 책임을 맡겼으니 저년의 도둑질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과일 값은 제가 물어내겠어요." 그러고는 "하지만 이년의 도둑질에 대한 처벌은 규정대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함께 마을에서 잡힌 도둑들에게 사용하는 형틀이 있는 곳으로 과부를 끌고 갔다. 그곳에서 그녀의 손목과 발목에 수갑과 차꼬를 채운 후 엎드리게 한 자세로 치마를 들어올려 궁둥이를 내놓게 하더니 방망이로 그곳을 힘껏 후려갈겼다. 홍씨는 비명을 지르며 용서를 빌었지만 하녀는 조금도 용서하지 않고 그녀의 궁둥이를 열대나 내려쳤다. 그리고 가게 주인이 다시 열 대를 때리고 나서야 그녀를 풀어주었다.



그리고 같이 온 하녀에게 말했다 "이제 다시 도둑질을 하지 못하도록 저년의 손을 뒤로 묶고 목에 짐바구니를 걸어. 짐끄는 당나귀 역할이라도 시켜야지." 이리하여 홍씨는 매맞은 아픔과 수치심으로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무거운 짐을 목에 걸고는 낑낑거리며 두 하녀를 따라다녔다.



저녁이 되어 집으로 다시 돌아오자 늙은 하녀가 왜 이렇게 늦었냐며 나무랐다. 두 하녀는 홍씨가 과일을 훔쳐먹다가 걸려 벌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늙은 하녀는 몹시 화가 나서 과부의 옷을 벗기고 마당에서 무릎꿇고 벌을 세운 후에 모든 하녀들에게 "이제부터 모두 회초리를 들고 있다가 이년이 지나가기만 하면 치마를 들추고 엉덩이를 세게 치거라" 하고 엄명을 내렸다. 그 후로 과부의 궁둥이에는 벌건 회초리 자국이 지워질 날이 없었다.



얼마 후 그녀의 생리가 끊기고 배가 나오기 시작하자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과부 자신도 알 수가 없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꼽추의 아이일 거라고 짐작했다. 이 소문은 마을 전체에 퍼져나갔고 그녀가 무슨 일로 집 밖에 나오기만 하면 누군가가 "저기 꼽추 애 밴 년이 나온다" 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 동네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로 앞을 다투어 그녀를 구경하려 들었다.



어느 날 마을에서 큰 행사가 있어 온 동네가 합심해서 일을 치르게 되었다. 그런데 김생원의 집에선 특히 그날 수선스러웠다. 윗 마을의 높은 벼슬아치 집에서 일이 잘 진행되는지 감독하러 김생원 집에 하녀를 하나 보낸다고 했기 때문이다. 워낙 높은 집안인지라 모든 집안의 종들이 집을 청소하고 단장하며 마중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결국 그 여자가 온 집안 사람들의 마중을 받으며 김생원의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 홍씨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바로 그녀가 보쌈을 당하던 날 나무로 된 양물을 쥐어주었던 그 하녀였던 것이다.



과부는 마당 한구석에서 몸을 옴추리고 서 있으면서 가능한 한 그녀의 눈에 띠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하녀는 한눈에 바로 그녀를 알아보고는 웃으며 "저 구석에 서 있는 여자는 누구죠?" 하고 물어보았다. 노하녀는 다른 종들을 시켜 그녀를 앞으로 끌어내게 하고 무례함을 몹시 꾸짖은 후 높은 집의 하녀에게 몸을 굽혀 큰 절을 하도록 시켰다.



하녀는 그녀의 배가 많이 나온 것을 보고 뱃속에 있는 애의 아비가 누구인지를 물어보았다. 그러자 노하녀는 "워낙 천하고 음란한 계집이라 딱히 정해둔 사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요즘은 아랫마을에 사는 꼽추 거지와 같이 붙어 지내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누구죠? 궁금한데 한번 이리 데려와 보세요."



그리하여 하인들은 동네를 다 뒤져 뒷마당에서 잠을 자고 있던 꼽추를 끌어내어 과부 옆에다가 세워 놓았다. 홍씨가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고개를 숙인 채 꼽추와 나란히 서 있는 광경을 보고 하녀는 입을 가리고 웃으면서 "짚신도 짝이 있다더니 정말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로군요. 우리 이들을 위해 예쁜 신방을 차려주는 게 어떨까요?" 하고 말했다.



그래서 그 집 사람들은 마굿간에다가 짚덤불과 멍석으로 침상을 만들어 놓고 꼽추와 과부를 발가벗겨다가 그 안에 집어넣었다. 그 후로 말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빤히 들여다 보는 와중에 홍씨 과부와 꼽추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사를 나누었다.

==========



이제야 끝났네... 어땠나요? 댓글 좀 있었으면 합니다. 불만이나 제안사항이 있으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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