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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나 그 동생의 사정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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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135회 작성일 20-01-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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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명은 꺼져 있었다. 대신 커튼 사이로 틈입한 오후의 햇볕이 거실을 고요히 비추고 있었다. 시간이 정지된 것 같다. 무릎을 꿇은 유라가 만구의 페니스를 핥은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유라의 입은 탐욕스러웠다. 배고픔에 침이 가득 고인 입으로 기름진 크림이 뚝 뚝 떨어지는 파스타를 흡입하는 그런 소리...



유라의 입술이 만구의 흑갈색 페니스를 아래위로 쓸더니, 고환으로 내려갔다. 유라는 분홍색의 앙증맞은 혀를 내밀어 고환의 주름 하나하나를 세듯 정성스레 핥았다.



“으...”



만구가 낮은 신음을 흘렸다. 물소가죽 소파에 등을 기댄다.



“그렇게 너무 여유를 부리면 나는... 나 오늘 바쁜데.”



유라가 만구의 비대한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뜸을 들여야 밥이 익죠, 서두른다고 되나요.”

“그래...”



만구는 소위 말하는 ‘갑’이었다. 약속시간에 늦는다 한들 상대는 겉으로나마 웃어줄 것이다. 유라가 만구의 고환을 조심스레 입 안에 넣고 사탕처럼 굴리기 시작했다. 쾌감과 약간의 고통이 섞여 만구의 몸이 들썩였다. 뱃살이 출렁였다. 만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유라를 들어올려 소파 위에 뉘였다. 만구는 어쩔 수 없이 유라의 몸을 감상했다. 수만 번이나 바라보고 또 바라본 육체지만...



유라는 도자기 인형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얗고 매끄러웠다. 동그란 이마는 티 하나 없는 진주였다. 오뚝한 콧날은 오만해 보였지만 과하지 않았다. 표정이 바뀔 때마다 춤추는 짙은 갈매기형 눈썹 밑으로는 크고 청초한 눈망울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양쪽 끝이 약간 처진 눈매 탓에 묘한 색기가 흐르는 것이다. 작고 여린 턱 때문에 입술의 모양은 새침한 여중생의 그것 같다.



만구는 짧고 두꺼운 손가락으로 유라의 분홍색 유두를 건드렸다. 꽉 찬 B컵의 유방에 물결이 번쳤다. 이렇게 부드러운 것이 어떻게 쳐지지 않고 그렇게 도도하게 솟아있을 수 있을까... 만구의 손이 유라의 엉덩이를 주무른다. 근육과 지방이 완전한 조화를 이룬 동그란 엉덩이. 아낌없이 벌어진 골반은 허벅지를 만나면서 아찔하게 밑으로 떨어진다. 거기서 다리는 얇은 발목을 거쳐 예쁘장한 발에 이르기까지,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고속으로 뻗어나가는 것이다.



“나 예뻐요?”



유라가 엉덩이를 흔들며 애교를 피웠다.



“예쁘지, 그럼.”



만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칭찬해 줘요, 응?”



유라가 입을 비죽 내밀며 앙탈을 부렸다. 만구는 두툼한 손으로 유라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너무 아프지 않게, 하지만 유라가 만족할 정도로. 몸을 흔드는 암팡진 배꼽이 애벌래처럼 꿈틀거렸다. 만구는 세로진 배꼽을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이 여자는 배꼽까지도 완벽할까. 한낮의 햇볕이 아스라이, 유라의 품위 있는 갈색 퍼머머리를 비췄다. 갈색 머리와 짙은 마스카라, 핏빛 립스틱으로 치장한 입술, 그리고 흰 치아... 유라의 모습은 서양의 명화에 등장한는, 19세기 프랑스의 고급 창부 같았다.



“방금 무슨 생각 했어요?”

“아니 난...”



한구의 머뭇거리는 모습에 유라가 물었다. 유라의 길고 우아한 섬섬옥수가 만구의 고환과 음경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고 싶지만 만구는 유라에게 한없이 약했다.



“난... 당신이 19세기쯤 프랑스 어딘가에... 고급 창부 같다고 생각했어. 당신이 창녀라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그런 분위기를 풍길 만큼 아름답다는 뜻이야.”



사실 만구는 죄가 없었다. 서류를 가지러 집에 들렀을 뿐이었다. 그러나 현관문을 열었을 때, 유라는 가터벨트 차림에 입술 옆에 점까지 찍은 채로는 만구의 발치로 기어왔던 것이다.



“그럼 창녀처럼 다뤄주세요.”

“내, 내가 당신을 어떻게 창녀처럼 다뤄.”



유라가 다리를 벌렸다. 도톰한 둔덕에는 검은 수풀이 자라 있었고... 수풀이 끝나는 곳부터 세로진 문이 시작된다. 하얀 서혜부(사타구니) 사이로 카페오레 색의 대음순이, 다시 그 사이로 분홍색의 얇고 여린 소음순이 제 딴에 건방지게도 안으로 통하는 길을 단단히 막고 있었다.



“문을 열어주세요. 응?”



유라가 엉덩이를 흔들며 활짝 벌어진 다리 사이로 만구를 유혹했다. 만구가 엄지손다락으로 음순 꼭대기를 어루만졌다.



“아...”



유라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분홍의 클리토리스가 문틈 사이로 쑥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문이 열렸어요?”

“아니, 아직...”

“어머 어떡해, 얘가 건방지게 귀한 손님 앞에서... 손으로 벌려주세요.”



유라의 목소리에 만구는 혼이 나간 듯 몽롱하게 양 손으로 소음순을 벌렸다. 빨간 질 입구와 질벽 일부가 보였다.



“보지에 소리쳐주세요. 건방지게 문을 잠그고 있었으니 한바탕 혼을 내주겠다고.”



만구가 시키는 대로 하자 유라가 몸을 일으켜 만구의 허리를 다리로 감싸 앉았다.



“방금 그 보... 보... 보지... 같은 말은 당신 같은 여자한텐 어울리지 않아.”

“창녀 주제에 건방지게 말을 가려 쓰면 안 된다고 배웠어요.”

“누구한테?”

“저를 창녀로 만든 포주한테...”



만구는 유라가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스토리에 빠져들고 있었다. 유라는 혀끝으로 만구의 귀를 핥으며 귓속말로 이야기를 이었다. 귀 안을 침입하는 그녀의 더운 숨에 온 몸의 털이 그의 음경처럼 발기했다.



“선장님... 제가 이 가게 큰언니예요. 보기에는 그럴듯한 고급업소지만 포주 아저씨가 해적들에게 도박 빚을 져서 가게가 넘어가게 생겼어요. 그러면 저랑 아이들은 다 섬이나 고깃배로 뿔뿔이 팔려가게 될 거예요. 아가씨들 중에는 어릴 때 같이 팔려온 제 여동생들도 있어요.”



“그, 그래서...?”



만구의 두터운 음경이 유라의 음부를 뚫고 들어갔다. 유라의 “아아”하는 탄식에 만구는 벌써부터 사정할 것 같았다. 따뜻하고 매끄러운 질벽이 만구의 남근을 조여들었다. 질주름이 호숫가의 물결처럼 그녀의 몸 안으로, 안으로 끝없이 흘러간다... 유라는 그것은 소위 말하는 ‘명기’였다. 유라의 숨이 거칠어졌다.



“오늘 제가 정말 잘 해드릴 테니까... 오늘 돈은 필요 없어요... 아흑... 그저... 아아... 이년의 보지를 맛있게 드셔주시고... 마음에 드시면 선원들을 모두 우리 가게로 데려와 주세요... 비싼 술도 시켜 주시구요... 하아... 아아, 어떡해.”



유라가 눈은 질끝 감았다. 이럴 때면 유라의 미간에 주름이 잡히면서, 잘못해서 혼나는 여자아이처럼, 갈매기형 눈썹의 양 끝이 안타깝게 밑으로 쳐지는 것이다. 그런 얼굴은 만구를 더욱 흥분하게 했다.



유라가 만구의 목과 어깨를 게걸스럽게 핥았다. 그녀는 손가락을 침으로 적시더니, 만구의 엉덩이 골 무성한 곱슬 털을 헤치는 것이었다.



“뭐, 뭐 하려는 거야?”

“포주한테 배운 거예요. 뱃사람들은 이렇게 센 걸 좋아한다고...”



유라의 손가락이 만구의 항문을 뚫고 들어갔다.



“아아아!”



약간의 고통 뒤로 하체가 팽팽히 긴장되는 아찔한 쾌감이 밀려왔다. 그러잖아도 한껏 발기된 페니스가 이제는 유라의 몸 안에서 펑! 하고 터져버릴 것 같았다.



“저 잘 해요? 네? 맛있어요?”



유라의 재촉에 만구가 고개를 끄덕였다.



“술안주로 먹을 만하죠? 그러니까 다음엔 비싼 술을...”



만구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유라를 번쩍 들어올렸다. 유라의 몸에 제 육봉을 꽂은 채 거실 가운데로 저벅저벅 걸어갔다. 전신거울이 한데 엉킨 두 사람을 비췄다. 그 모습은 아름답고 그로테스크했다. 만구가 마음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그래, 이 여자가 나의 아내다.



유라와 만구 부부. 둘에게 미녀와 야수라는 흔한 표현은 부족했다. 굳이 정확성을 기하자면 여신과 마물이랄까. 둘의 섹스는 흡사 천사와 벨제붑(거대한 파리의 형상을 한 구약의 악마)의 허락되지 않은 교미 같았다.



만구의 추악한 육체 위에 매끄럽고 하얀 유라의 나신이 꽂혀 휘청거리는 모습은 만구로 하여금 금단의 문을 연 죄책감과 함께 그로테스크한 쾌감을 주었다. 이것은 정복감일까? 정복감이라면 대체 어떤 종류의? 그것은...



퇴폐미였다. 여신이 마물과 뒤엉켜 신음을 지르는 모습은 더없이 퇴폐적이었다.



“으읍----”



만구의 뜨거운 정액이 유라의 몸 안 깊숙한 곳을 때렸다. 철썩, 철썩...! 유라가 고개를 뒤로 한껏 젖이며 몸을 떨었다. 요가로 다져진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허벅지 안쪽 살이 파르르 떨렸다. 오르가즘이 유라를 찾아왔다. 고개를 더욱 젖힌 유라의 등은 완벽한 아치형이 됐다.



“아아 선장님! 예뻐해 주세요!”



유라는 자작소설의 끝을 완성하면서 절정을 맞았다. 만구는 축 처진 유라의 몸을 소파에 뉘였다. 유라가 졸린 눈으로 웃었다.



“맛나게 드셨어요, 선장님?”

“그야 물론...”

“제 보지가 찰지지 않던가요?”



만구의 얼굴이 붉어졌다.



“약속에 늦었어, 여보.”

“뭐야, 받아주지 않고 흥 깨지게... 난 재밌었단 말야.”

“나도 재밌었어.”



만구는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자신의 몸을 감상, 아니 ‘목도’했다. 만구는 자기 이상의 추남을 직접 본 적이 없다. 일단 짧다. 만구의 키는 유라와 같은 172cm였다. 그리고 굵다. 모든 게 옆으로 벌어져 있다. 목도 하관도 코도 두껍고 얼굴도 눈도 크다. 그래서 강인한 두꺼비 같은 상이다. 어깨는 180cm가 넘는 운동선수처럼 벌어졌고 팔도 다리도 두껍다. 모든 게 짧고 두껍다. 심지어 페니스까지... 아, 단 하나 팔 길이만큼은 길다. 쓸데없이 긴 팔은 짧은 다리와 어우러져 만구를 유인원처럼 보이게 했다. 그런 체형에, 튼실한 지방 위를 비대한 지방이 감싸고 있다.



형태에서 질감으로 넘어가도 답이 안 나온다. 피부는 거칠고 거무튀튀하다. 모공은 하나같이 큼지막하게 뻥 뚫려 있고 상시 여드름이 난다. 그리고 털이 지나치게 많다. 곱슬의 고부라지고 굵은 털이 잡초처럼 무성하게 나 있다. 지저분한 배내나루 밑으로 페니스와 고환은 보이지도 않을 정도다. 가슴, 다리는 물론이고 등과 손발가락 마디마디까지 털이 숭숭 나 있다. 그런 주제에 머리숱은 별로 없다. 대머리나 탈모는 아니지만 어쨌든 돼지털 같은 머리칼 사이로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두피가 보이는 것이다.



만구는 아내 유라를 볼 때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체 아내는 무슨 생각으로 나와 결혼한 것일까. 사람의 취향은 정말 다양한 것이구나. 나는 정말 행운아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음이 틀림없다. 몇 개국을 구했던 걸까, 나는? 나라가 아니라 아마도 대륙 정도는 구했겠지. 유라의 외모는 그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유라는 대학 시절,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유명 호텔의 사장에게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되게 해 준다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했다. 물론 조건은 있었다. 그와 사귀는 것이었다. 물론 유라는 거절했다. 유라는 돈 쓰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건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탓에 몸에 밴 습관 같은 것이었다. 유라는 돈에 집착하기보다는, 돈을 자연스럽게 대했다. 많은 돈을 가지고 쓰는 게 일상일 뿐 허영심은 없는 여자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왜 나 같은 남자에게...’



만구는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람의 취향이란 참 다양한 거라니깐. 만구는 자수성가한 부자였다. 그의 재산은 충분하다, 는 선을 훨씬 초월한 규모였다. 그렇다고 호텔 사장만큼 부유하지도 않았다. 유라의 외모는 학창시절부터 전설이었고, 그녀에게 있어 결혼할 수 없는 남자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유라는 만구의 부를 마음껏 쓰고 있지만 돈은 유라에게 숨쉬기 위해 필요한 산소 같은 것이다. 유라 정도 되는 여자에게 남자의 재산은 결혼의 조건이 될 수가 없다. 보다 특별한 무엇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만의 특별한 점이 뭐지?’



만구는 그게 궁금했다.





2



만구의 성장기는 고통으로 점철되었다. 무엇보다 가정환경이 문제였다. 만구는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가난했고 무능했다. 그리고 경제력과 대조적인, 요염한 축에 드는 외모의 소유자였다. 백 원 한 푼도 아끼던 어머니는 두세 달에 한 번씩 만 원짜리 다발을 갖고 왔다. 그런 날에는 삼겹살을 구워먹거나 외식을 했다. 나중에야 엄마가 꽃뱀 짓을 하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몸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구 역시 다른 편모가정 아이처럼 아버지의 존재를 궁금해 했다. 엄마의 대답은 시무룩했다.



“아빠는 없어.”

“왜 없어?”

“그냥 없어.”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하던 해, 아버지가 나타났다. 아버지는 만구의 공상에서 등장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자신과 달리 잘 생기고 자상하고 만구를 무등 태워주고 함께 잔디밭에서 캐치볼을 하는 그런 아버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만구의 생부는 상상속의 아버지와는 딴판이었다. 아버지를 보자 만구는 자신의 부리부리한 눈과 떡 벌어진 아래턱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물론 아버지는 만구처럼 추하진 않았지만.



갑자기 나타는 아버지는 몸에 덕지덕지 문신이 있었고 매일 술에 취해 있었으며 처자식에게 폭력적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는 조직폭력배였는데, 두목의 지시로 사람을 죽이고 십 수 년을 복역하고 가석방된 것이었다. 수감 몇 년 후 두목은 아버지보다 더 큰 죄로 살아서 나올 수나 있을지 의심되는 형을 받았고 아버지는 두목이 남긴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후배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이 주는 일을 수행하는 처지가 됐다. 그런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처자식에게 폭력적이었다. 만구는 그를 보고 내뱉은 아버지의 첫 마디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와 씨발, 사람새끼냐 이게?”



엄마에게 한 말이었다.



“애새끼를 어떻게 키우면 이런 꼴로 크냐?”



그게 엄마의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엄마는 아버지에게 무차별적으로 맞았다. 엄마와 만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잔혹한 폭력에 노출됐다. 혁대로 채찍질 당하는 건 예사였다. 어느 날은 거꾸로 매달려서 한 시간 이상 맞다가 기절한 적도 있었다. 아버지, 아니 그 새끼는 신이었다. 절대적인 폭력은 절대적인 두려움을 낳는다. 절대성. 그것은 신에게만 허락된 것이다.



서울 외곽의 18평짜리 연립주택은 폭력에서 도망치기에는 너무 좁았다. 폭력을 숨기기에도 좁았다. 부실공사로 지은 낡고 금간 시멘트 구조물 안에서 아버지가 자행하는 폭력은 모든 주민의 귀에 포착되었다. 그들 중 하나도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가 없다. 심지어 경찰을 부르지도 않았다. 걸핏하면 식칼을 들고 설치는 아버지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만구는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인간에 대한 신뢰를 폐기처분했다.



어느 날이었다. 만구에게 평생 가장 끔찍한 기억을 낙인처럼 찍은 날은.

밤이었다. 그 날도 아버지는 어머니의 몸을 취하려 했다. 만구는 여느 때처럼 몸을 돌리고 자는 척을 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아버지의 요구사항이 유난했다. 평소 같으면 고개를 돌리고 누운 어머니의 몸 위에 올라타 용두질을 하는 아버지였는데 말이다.



“내가 씨발 시체랑 하는 거 같아, 맨날. 땀은 나만 빼지. 너는 누워서 즐기기만 하면 장땡이지? 응? 이 개씨발년아.”



아버지의 고함에 몸서리가 쳐졌다. 하지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 섹스 외에 다른 방법도 있단 말인가? 이윽고 따귀 때리는 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평소 같았으면 만구는 달려가 엄마를 껴안고 울부짖었을 것이다. 엄마 때리지 마세요. 내가 대신 맞을 거예요... 그러나 그 날은 몸이 너무 아팠다. 일을 똑바로 못한다고 조직 후배에게 맞아 판다처럼 눈가에 멍이 들어 아버지에게 심한 구타를 당해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갈비뼈를 다쳤기 때문이다.



‘미안해 엄마, 미안해... 내가 너무 아파...’



이윽고 엄마의 반항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 같은 건 죽어버려. 죽어버려... 다시 이어지는 구타 소리. 그리고 만구는 엄마의 비밀도 알게 됐다.



“이 개같은 년아. 다방에 레지로 팔려온 년을 룸빵 호스티스로 만들어준 게 누구야. 응? 룸빵질도 너한텐 호강인데 너 배불러서 그것도 하기 싫다고 했지? 그래서 내가 너 거둬준 거 아냐 미친년아. 나 아니었으면 섬에서 뱃놈들 자지 걸레질하다 뒤질 년을 사람 만들어줬는데 씨발, 서방은 처자식 먹여 살린다고 빵에서 썩다 나왔는데 밤에 대주는 것도 귀찮아? 니가 사람년이냐 이 개씨발년아?”



엄마는 잠깐은 저항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는 척하던 만구를 발로 차 일으켰다.



“안자고 있는 거 다 알아, 새끼야. 어디서 썅년이 사람이 아니라 파충류를 싸질러 키워놓고는 씨발...”



만구는 안방으로 끌려가 무릎을 꿇었다. 그러잖아도 금이 간 갈비뼈를 발로 체이는 바람에 숨이 막히고, 아버지가 든 식칼이 눈앞에서 두 개, 세 개로 보였다. 칼끝이 얼굴 살을 꾹 누르고 있었지만 호흡이 끊겨 그 따위는 중요하지도 않았다. 누런 장판 위로 자신의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다. 어쨌든 엄마는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발 만구는 건드리지 말라고... 그때부터 엄마는 아버지가 시키는 모든 것을 해야 했다. 만구가 보는 앞에서.



엄마는 무릎을 꿇은 채 우뚝 선 아버지의 바지를 내리고 입으로 팬티를 물어 끌어내렸다. 그때 만구는 성인 남자의 남근을 처음 목격했다. 하필이면 쇠구슬이 난잡하게 박힌 물건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발가벗고 그의 페니스를 입으로 애무했다. 아버지가 승리감에 젖은 비열한 얼굴로 물었다.



“맛있냐?”



어머니는 따귀를 맞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의 입과 침이 만들어내는, 라면을 먹을 때와 같은 젖은 소리... 엄마의, 조금 쳐졌지만 아직은 탄력을 잃지 않은 두 유방이 흔들거렸다. 연갈색 유두 근처에는 아버지가 담배로 지진 흉터 자국이 여럿 나 있었다. 아버지는 펠라치오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마다 어머니의 따귀를 때렸다. 뺨을 타고 흐른 눈물이 아버지의 발등을 적시자 명령이 떨어졌다.



“핥아 먹어.”



눈물은 용 문신의 꼬리 끝을 적시고 있었다. 엄마가 혀를 내밀어 자신의 눈물을 핥자 아버지는 만족스러운지 다리에 힘을 줬다가 풀기를 반복했다. 근육의 수축에 따라 노란 눈을 한 비열하게 생긴 용이 디스코를 추었다.



“용 비늘 하나하나까지 세면서 핥아. 다방에서 빼 달라고 나한테 사정하면서 하던 그대로.”



엄마는 모든 것을 포기한 표정으로, 더없이 순종적으로 엎드려 아버지의 발과 다리를 핥았다. 그 게걸스러운, 소름끼치는 소리... 용의 입은 사타구니에서 벌어져 있었고, 거기서 고환을 향해 얇고 긴 혀를 징그럽게 내밀고 있었다.



“용과 키스해. 파충류를 낳은 년이니까 파충류와 잘 하겠지.”



엄마의 혀가 아버지의 사타구니를 탐욕스럽게 핥았다. 아버지는 담뱃재를 장판에 함부로 떨구며 깡소주를 들이켰다. 나락에 빠진 엄마는 무릎을 꿇은 채 상체를 앞으로 한껏 내밀고 용과의 키스로 도피했다. 엄마의 흰 엉덩이가 좌우로 벌어지면서 항문이 보였다. 그 밑의 거웃도... 출렁거리는 유방보다도 만구는, 엄마의 바알갛게 주름진 발바닥에 더 눈이 갔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아버지는 엄마의 턱을 올리더니 입을 벌리게 했다. 그리고는 꽁초의 마지막 담뱃재를 엄마의 입 안에 털었다. 엄마는 텅 빈 눈으로 재를 삼켰다. 아버지는 꽁초를 엄마의 눈앞에 대고 위협했다.



“어때. 자식새끼 보는 앞에서 또 젖퉁이에 지져 줄까?”



엄마는 눈을 내리깔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순종적인 인간의 모습은 그 전에도 후에도 본 적이 없다. 아버지는 엄마의 복종이 맘에 들었는지 자신의 혓바닥에 담배를 비벼 껐다. 엄마는 그 후로도 한참을 아버지의 명령에 시달려야 했다. 후배위로 삽입당하기 위해 개처럼 엎드려 다리를 벌리기까지. 아버지는 어머니의 두 다리 사이로 철퍽 철퍽, 용두질을 하며 말했다.



“짖어.”

“멍... 멍, 멍”



엄마가 구슬프게 개 짖는 소리를 흉내 냈다. 그때 만구의 눈은 서럽게 젖은 엄마의 눈과 마주쳤다. 엄마는 용서를 구하는 얼굴로 만구를 바라본 채 오르가즘에 올랐다. 그 오르가즘은 진짜였을까, 아니면 아버지를 만족시키기 위한 연기였을까? 아버지는 ‘저따위로 생긴 새끼를 다시 까놓지 않겠다는’ 이유로 방바닥에 사정했다. 엄마는 남편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정액을 핥아먹어야 했다.



엄마를 지키지 못했다. 아니, 고통을 나누지 못했다. 엄마가 고통당하는 모습을 그저 보기만 했다. 내가 너무 괴로워서. 나의 이기심 때문에... 당시를 생각하자 만구는 치가 떨려 그만 주먹을 내지르고 말았다. 주먹은 바로 앞 조수석 헤드에 둔탁하게 꽂혔다. 만구의 운전기사인 종혁이 바짝 긴장했다. 종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약속이 급하시면 신호를 어겨서라도 빨리 가겠습니다.”

“아, 아니야 신 기사. 그냥 천천히 가지.”

“심기가 불편하신 것 같은데...”



키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워낙 마른데다가 자세도 구부정해 중학생처럼 왜소해 보이는 종혁이 조심스레 물었다.



“됐어. 신 기사 운전 때문이 아니야. 그냥 천천히 가면 돼. 개인적인 일이야. 괜찮으니까 신 기사는 괜히 걱정하지 마. 미안해.”



“미안하긴요. 아닙니다.”



종혁이 녹색으로 바뀌는 신호를 보며 조심스레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국산 차 중 최고가라는 만구의 검은 세단이 대학로 번화가를 향해 제 커다란 덩치를 소리 없이 밀어냈다. 만구는 공연히 떠오른 기억을 떨치기 위해 두꺼운 두 손을 힘껏 쥐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이 사라질 기억이던가. 모든 게 너무나 생생했다.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건, 도덕적으로만 따지만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만구를 견딜 수 없게 하는 음험한 비밀이 있었다. 지켜주지 못한 엄마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비밀. 그것은, 그날 자신을 위해 악마에게 몸을 바친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만구가 성적으로 흥분했다는 사실이다.



그 때 만구는 발기했다. 자면서는 몽정을 하기도 했다.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하는 자위행위를 하면서도, 그러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지만, 사정을 하는 순간에는 개처럼 엎드려 울부짖은 엄마의 모습이 머릿속 영상에 끼어들었다. 이로 인한 죄책감이야말로 그날의 사건이 만구에게 남긴 트라우마의 진정한 실체였다. 대체 나란 놈은 어째서...



“사장님, 도착했습니다.”



종혁의 목소리였다.



“아, 그래.”



만구는 식은땀을 훔치며 차 문을 열었다. 번화가의 소음에 상념이 묻혔다.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다. 시계를 봤다. 약속시간에 정확히 38분 늦었다.





P.S (작가의 무쓸모 구라)

뭐, 이번 1편만 놓고 보면 대체 어딜 봐서 그 누나 그 동생의 사정인지... 의아하실 독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만 읽다 보면 이해가 되시지 않을까 마 그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구와 유라 부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분류는 굳히 SM-페티시-근친으로 하긴 했는데... 실은 오만 잡것들을 다 건드려볼 생각입니다. 전 사실 근친 안 좋아해요. 써 보다가 안 되면 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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