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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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91회 작성일 20-01-17 15:06본문
-3부-
강주가 소장 진급 발령을 받고 이 매장에 부임한 것은 약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전임 소장은 40대의 고참 소장이었으나, 본사 간부들과의 관계가 안 좋았는지 신규점포가 몇 개 늘어나면서 느닷없이 창고로 발령이 나버렸다.
경리 미쓰김의 말에 의하면 매장에 잘 붙어있지도 않고 직원들 조회, 종례도 안 했다고 하니 별 관심 없이 세월만 죽인 듯 했다.
매장에는 손님을 가장한 모니터요원들이 수시로 방문하여 조사결과를 본사 영업부로 송달하는데, 눈치가 어지간한 소장들은 미리 알아채고 대처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종종 곤란한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사 간부들의 정보수집원이 어디 모니터 요원뿐이겠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니 주변의 누구에게라도 미움 살 일을 만들어서 좋을 일은 없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미쓰김만 하여도 전임소장이 불성실했었다고 강주에게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는 현실이니 말이다.
그간 물건을 훔쳐가는 손님들을 적발하여 돈을 뜯어낼 때마다 틈틈이 용돈도 주어 아마 이, 삼십만 원 정도는 족히 챙겨주었을 것이지만 강주의 치부를 낱낱이 알고 있는 미쓰김인지라 그것으로 안심이 될 노릇은 아닌 것이다.
“미쓰김, 월별 매입 장부 좀 꺼내봐.”
“네. 여기요.”
각 매장마다 매출규모는 달라도 평균적인 매출 구성비라는 것이 있어서 특별한 관리 잘못이 없다면 품목 별로 그 비율은 별 차이 없이 거의 일정한 법이다.
만약 개중에 유독 저조한 품목이 있다면 그 품목을 집중 육성하여 매출을 회복시키는 것도 관리자의 점검항목인 것인데, 전임자가 좌천을 당했을 때는 전혀 이유 없이 당하진 않았을 터이니 그런 것들도 다시 한 번 검토해 볼만한 일이다.
“야! 미쓰김, 이거 좀 이상한데......”
“어머! 뭐가요? 매일 검산하는 거라 틀린 거 없을 텐데......”
“새끼야. 그게 아니라 이거 매입이 왜 이리 많이 잡혔냐고? 이 애들은 매출이 그리 좋은 품목도 없는데......”
햄, 소시지, 등을 납품하는 업체였으나 주력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매출이 그리 좋을 리 없는데, 수위를 달리는 업체와 매입 액수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 있었다.
“아유, 소장님, 그거야 그 때 장사가 잘 됐겠죠.”
“너, 이 새끼. 혹시...... 이놈 매입 그냥 잡아주는 거 아냐? 너, 이 새끼하고 연애라도 하냐?”
“어머! 아니에요. 소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자식, 놀라긴...... 그냥 한 번 해 본 소리야. 어쨌든 이 새끼들 매입이 늘어나기 시작한 게 대강 3개월 쯤 전이니까 매입전표 금년 것 전부 꺼내 봐.”
아니나 다를까?
묵은 전표를 확인해 보니 전날 많은 물량이 매입된 상품도 다음 날 또 매입이 잡혀 있는 사례들이 많았다.
“자, 미쓰김 이리 와봐. 이런...... 씨바...... 치즈라든지, 1Kg짜리 스모크 햄이 매일 이렇게 많이 팔린다는 게 너는 말이 된다고 생각 되냐? 그것도 거의 계속......이것 봐...... 이 날도...... 그리고 이 날도...... 에이, 씨바......”
강주는 몹시 화가 난 듯 장부를 바닥으로 집어 팽개친다. 미쓰김은 화들짝 놀라 물러섰다가 장부를 주워 다시 강주 앞에 내려놓는다.
“어머! 전 미처 거기까지는......”
“너, 나한테는 솔직히 말해야 돼. 정말 모르는 일이지?”
“네, 정말이에요.”
“좋아. 아직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약에 이게 사실로 확인 되면 네가 고의가 아니더라도...... 검수 담당자로서 책임을 아주 피하기는 어려울 테니 그것만 알고 있어.”
“어머! 그럼 저 어떻게 해요? 소장님.”
“흠,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하지만...... 일단은 내가 알아보고 가능하면 최대한 네게 피해 안 가게 해줄 테니까, 넌 입 꾹 다물고 모른 척 하고 있어. 나가서 미쓰오 좀 들어오라고 해.”
종종 검수를 맡은 여직원이나 관리자들이 거래처 영업사원과 결탁하여 공금을 유용하는 사례들이 있어왔기 때문에 이런 경우, 대단히 큰 사건으로 처리되어 쇠고랑을 차는 경우도 많았다.
어쨌거나 비밀리에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마침 숨차게 만리장성을 함께 넘은 아군이 있어 편리한 점도 있으니 다행이었다.
미쓰오는 어젯밤과 아침의 일도 아슬아슬한데 경리 여사원을 시켜 자신을 불러들이자 경리 미쓰김이 눈치 챌까봐 내심 조마조마하였다.
“지금 이 품목들 재고조사 좀 해서 바로 보고해 줘. 참, 오늘 이 물건들 입고됐나?”
“아뇨. 아직 안 들어온 거 같은데요.”
“어, 그래! 그럼 지금 즉시 재고파악해서 보고해 줘.”
“네, 알았습니다.”
사무실 밖을 나서는 미쓰오의 양어깨를 안마하듯이 꾸욱 주물러 주면서 따라나서자 얼굴이 빨개져서 누가 볼세라 저만치 뛰어간다. 미처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제법 귀여운 구석이 있다.
“어이, 부소장.”
“네, 소장님.”
“지금 미쓰오가 재고파악하고 있거든...... 잠시 후에 일일배송식품 들어오면 거래처 사원 가고난 뒤에 즉시 다시 재고파악해서 오늘 거랑 합쳐가지고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확인해 봐.”
“네, 소장님. 그런데 무슨 일 있습니까?”
“응, 검수 후에 물건이 새는 거 같아서 말이야.”
“네? 아! 알겠습니다.”
“거래처 직원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잘 해야 돼!”
“네, 잘 알았습니다.”
매장이 위치한 상가에는 장롱 따위 고가구를 파는 농방이 한군데 있는데 실내에 들어가면 옻칠 냄새에다가 제법 운치도 있어 가끔 여주인들이 모여 커피를 한 잔씩 하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남자들은 주로 밤늦게까지 점포에 남아서 장사를 하니 오전 한가할 때에는 주로 여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도 커피 한 잔 주십시오.”
“어머! 소장님 아니세요? 어서 오세요.”
슈퍼마켓 매장이 상가의 핵심점포로서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상가 전체의 매기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록 젊은 나이의 강주라지만 상가 번영회에서의 입지는 괜찮은 편이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웃 점주들에게 쓸 만한 증정품이라도 한 두 개씩 잘 챙겨주는 젊은 소장이 아줌마들에게 미울 리 없었다.
“장사들 잘 되세요?”
“아유, 매일 그렇죠. 뭐......”
인사들을 나누는데 한쪽에서 커피를 마시던 액세서리 가게 여자가 눈인사를 해온다.
“아! 네, 안녕하세요?”
“아, 저, 소장님 마침 상의를 드릴 게 있는데 나중에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예, 뭐 그러시죠. 저야 뭐...... 항상 매장에 있습니다.”
“어머! 저 여편네, 뭐야? 소장님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주변이 까르르 뒤집어진다.
“저희 소장님 여기 계신가요?”
경리 미쓰김이 올라와서 찾는다.
“응, 왜? 나 여기 있어.”
“저, 부소장님이 찾으시는데요.”
“응, 그래. 곧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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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소장님, 차이가 많이 나는데요.”
부소장이 긴장한 듯 보고한다.
“씨바...... 그렇지? 얼마나 나는고?”
“약 오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하...... 씨바...... 한 번 들어오는데 그만큼씩이나 들고 나간단 말이야? 지금 계산대 몇 대나 돌리고 있지?”
“3호기까지 돌리고 있습니다.”
“모두 지금 이 시간부로 정산시키고 4,5호기 계산대 대기하라고 해.”
“네, 알았습니다.”
강주는 또 한 건 올렸다는 기분에 쾌감이 스멀스멀 전신을 감싼다.
부임 한 달 만에 고객로스 네 건에 약 오백만 원의 부수입을 올리고, 또 대형사건을 잡아낸 것이다.
본사에 곧이곧대로 보고하면 인사고과야 좋아지겠지만, 별로 생기는 재미도 없고 무엇보다도 다치는 사람도 나오게 되니 자신도 회사에 목을 걸고 사는 입장에 썩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그런 고로 강주는 여직원 한 달 봉급이 오륙십만 원을 채 넘지 않는 이즈음 고액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미쓰김, 그 녀석 들어오라고 연락해 봐.”
“네, 통화 되면 뭐라고 할까요?”
“그냥 내가 보자고 한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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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실례합니다. 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거래처 영업사원이 사무실에 들어선다.
“오! 이리 들어와. 커피 한 잔 하겠나? 미쓰김, 차 좀 준비해 오지?”
자판기에 커피를 뽑으러 간 사이 전표들을 주욱 책상 위에 늘어놓기 시작하자 낯빛이 다소 변한다.
“내가 부임하기 직전부터 매출이 많이 늘었네? 한 3개월 쯤 된 거 같아. 자, 커피 한 잔 해. 미쓰김은 좀 나가있고......”
“......”
“왜 그랬어?”
다짜고짜 묻는 말에 무너진다.
“소장님,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 제가 반품 때문에 로스가 너무 많이 나서 짧은 생각에 그렇게 됐습니다. 제가 모두 변상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야지. 그건 그렇고...... 자네 때문에 검수하는 우리 미쓰김 신세가 갑갑하게 생겼어. 도대체 어떻게 할 거야?”
“죄송합니다.”
“도대체 뭐야? 손해가 나도 너희들 영업사원이 모두 책임지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도 인정비율이란 것이 있을 텐데...... 게다가 수시로 할인 품의도 올리고 하면 이렇게 안 해도 얼마든지 커버해 나갈 수 있었을 거 아냐?”
“저...... 소장님. 사실은 제가 영업을 하다가 이번에 대리점을 하나 맡아서 따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뭐야? 이거...... 정말 웃기는 놈일세. 야. 이 친구야 그러면 우리 거래는 당연히 지점으로 넘겨놓고 나와야지. 왜 그걸 계속해서 네가 납품한 거야? 야. 안 되겠다. 너희 지점장하고 해결해야지.”
“아닙니다. 소장님. 제가 모두 바로 잡아 놓겠습니다. 제발 연락은 하지 마십시오. 잘못하면 저, 대리점 거래코드가 지워질지도 모릅니다. 제발...... 사실 이 매장 매출이 제가 관리하는 곳 중에 제일 높아서 대리점 계약을 할 때 그렇게 지점하고 합의를 했었습니다. 이제 이렇게 됐으니 다시 지점으로 넘겨드리겠습니다.”
“좋아, 크게 일 벌려봐야 자네는 자네대로 대리점 날아가고 쇠고랑 찰 거고, 우리 미쓰김도 옷 벗게 될 텐데...... 이렇게 하지. 자네 3개월간 초과된 매입을 대강 계산해 보니 약 오백만 원 쯤 되던데......천만 원 변상으로 정산하지. 그렇게 하겠나?”
“저...... 당장 그렇게 큰돈은 없는데, 소장님, 말미를 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내가 자네하고 지금 무슨 거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이거 왜 이래? 씨바...... 그럼 전세방이라도 빼와야 할 것 아냐! 너, 정말 한 번 해 보자는 거야?”
“저...... 그러면 한꺼번에는 어렵고 일주일 내로 모두 완납하겠습니다. 소장님, 제발 사정 좀 봐 주십시오.”
“그래? ...... 그럼 여기 자술서 쓰고 나가 봐.”
“네? 네!”
거래처 사원이 정신이 혼미한 채 후다닥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뒤로 미쓰김이 들어선다.
“미쓰김, 전에 화곡영업소 경리 왜 그만 둔지 알지?”
“네.”
강주의 책상 옆에 붙어 선 채 침울하게 대답하는 미쓰김에게 입단속을 시킨다.
“이 일은 내 선에서 마무리 시켰지만 시끄러워지면 미쓰김도 개망신하고 잘못하면 퇴직금도 없이 옷 벗게 되니까 조심해야 돼. 적어도 나하고 일하는 동안에는 그런 일 없어야지. 앞으론 검수 잘 하고......”
“네, 감사합니다. 소장님. 흑......”
“울지 마. 울 거 없어. 하기야 훔쳐내려고 작정한 놈을 네가 어찌 막겠냐? 그렇지만 그런 물건들이 매일 매입이 잡히면 한 번쯤은 의심을 했어야지.”
슬그머니 안아 어깨를 쳐주며 회심의 미소를 흘린다.
“자...... 뚝! 다 큰 아가씨가 그런 일로 울면 시집 못 가.”
강주에게 심하게 혼 날 줄 알았다가 오히려 엉뚱한 소리로 위로를 해주자 미쓰김은 안심이 되어 살짝 웃는다.
“네? 쿡쿡...... 네.”
“어? 자식 봐라. 야, 이놈아. 울다가 웃으면 고추에 털 나는데...... 어디 한 번 볼까?”
“아유...... 소장님, 어딜 만져요? 아웅...... 안 돼......”
미쓰김은 강주에게 안긴 채 강주가 농담을 하며 엉덩이를 주무르자 앙탈을 부리며 가슴을 밀고 빠져나간다.
“미쓰김, 우리 밥 먹을 때 아직 안 됐나?”
“소장님, 벌써 시장하세요? 아직 열두 시도 안 됐는데......”
“에이...... 씨바...... 아침부터 저 새끼 때문에 신경을 써서 그런가 보다. 아유, 속 쓰려...... 자, 그럼 또 도둑년이나 하나 잡으러 나가볼까......”
강주는 슬그머니 매장으로 나와 뒷짐을 지고 매장 곳곳을 돌아보며 작업지시를 한다. 생식품 코너는 이제 막 진열을 마치고 바닥청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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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김, 아까 재고조사는 왜 한 거야? 그 담당 왔다 가던데...... 무슨 일 있는 거야?”
“응? 아, 미쓰오 언니. 아무것도 아니야~ 별 일 없어.”
“별 일 없는데 왜 얼굴이 사색이 돼서 나가니? 나만 알려 줘 봐. 그 아저씨 내가 좀 아는 사람인데......”
“아유...... 소장님이 말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미쓰김은 미쓰오에게 대략의 설명을 해주곤 강주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당부를 해 둔다.
“어머나, 그 언니 그럼 어떻게 하니? 아유 참, 그 아저씨는 왜 그런 짓을 해 가지고......”
“미쓰오 언니, 누구 말 하는 거야? 그 언니라니?”
“물건 가지고 같이 다니는 언니 있잖아. 지연 언니...... 왜 미쓰박이라고......”
“응. 그런데?”
“둘이 동거하잖아...... 이번에 매출이 많이 올라서 자리 잡혀 간다고 곧 결혼 할 거라고 좋아하던데, 이런 일이 생겨서 어떻게 해.”
“어머, 그 두 사람 그런 사이였어? 난 까맣게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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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저......”
“응? 어...... 미쓰김 왜?”
“저기...... 사무실에 누구 와 있는데요.”
“누구?”
미쓰김은 미쓰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강주에게 해 주고 지금 사무실에 그 영업사원과 동거중인 미쓰박이 와 있다고 전해 준다.
“오! 자네가 미쓰박인가? 그래...... 안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무슨 일로 나를 보자고 했나? 왜?”
“저...... 소장님. 부탁말씀이 있어서......”
“그래? 우선 거기 좀 앉지.”
강주는 내심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이미 짐작하는 바가 있지만 소일거리 삼아 들어 보기로 했다.
“소장님, 저 사실은......”
“그래, 들었어. 두 사람 결혼 한다면서...... 그런데?”
“네, 이 매장 거래를 계속 할 수 있게 좀 해 주십사하고...... 저희 이 매장 매출 내놓고 나면 대리점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소장님.”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애초에 해선 안 될 일을 벌인 거 아니니? 당연히 지점거래를 해야 할 매장을 대리점에서 어떻게 운영을 하니? 너희들이 우리 할인행사나 증정품 공급을 지점처럼 원활하게 할 수가 없잖아?”
“소장님, 어떻게든 맞춰 드릴게요. 저희들 외형매출이 줄면 리베이트가 없어져서 정말 문 닫아야 할지도 몰라요. 제발 저희 좀 살려주는 셈 치고 좀 도와주세요. 네?”
강주는 아마 돈 문제를 부탁하러 왔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이 향후 거래에 대한 부탁을 해와 약간 당황되기도 했다.
“그래, 그 친구하고 지금 동거중이라고 했지?”
“네.”
“돈 변상하는 건에 대해서는 말을 못 들었나?”
“아니요. 들었습니다. 흑......”
“어허...... 울지 말고...... 난 여자들 우는 거 아주 질색하는 사람이야.”
“흑...... 네. 소장님.”
“그래 돈은 어떻게 마련 할 건가?”
“지금 살고 있는 방을 내놓고 가게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부동산에서 금방 빼준다고 했으니까 아마 곧 드릴 수 있을 거예요. 소장님, 저희 갚아야 할 돈 때문에 결혼식도 안 하기로 했어요. 그러니 제발 거래만 계속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소장님, 부탁 드려요.”
강주는 어찌 됐든 대리점 거래를 계속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매몰차게 끊어 버리기로 작정을 한다.
“이것 봐. 아가씨. 변상하는 돈은 자네들이 훔쳐간 것에 대한 반환 내지는 합의금인 것이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나는 고소고발을 양보할 수 없어. 아마 그렇게 되면 자네도 자유로울 수 없을 거 아냐? 둘이 그런 사이인데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일 것이고...... 자네들 결혼식이나 이사하는 문제도 결국 스스로 책임 져야 할 일인 것이고, 입장이 딱하긴 하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으이. 그만 돌아가. 그나마 둘 다 영창 안 가려면 어서 돈이나 마련해 오고......”
“소장님, 제발...... 흑...... 으어어 엉...... 엉엉......”
제법 꼿꼿한 자세로 흔들림 없이 부탁을 해오던 미쓰박이 도저히 답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일거에 무너지며 바닥으로 주저앉아 오열을 한다.
“에헤......이...... 참, 대책 없군. 좋아, 그렇다면 내가 거래만 해 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되는 거야?”
“네, 소장님. 어엉...... 어엉...... 그렇게만 해 주시면 절대 그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흐흑......”
“은혜? 말 잘 했다. 그래...... 내가 그렇게 해 주면 너는 나한테 뭐를 줄래?”
“네......네?”
강주의 말을 듣고 일말의 희망을 찾았다고 생각했던 미쓰박은 뒤이어 묻는 질문이 무슨 뜻인지 재차 물어본다.
“미쓰김, 나가 있어라.”
“네, 알겠습니다.”
“내가 그렇게 해 주면 넌 나에게 뭘 줄 수 있냐고 물었어.”
“소...... 소장......님.”
강주는 말없이 미쓰박을 품에 끌어들여 무릎에 앉히려 하지만, 제 정신이라면 순순히 외간남자의 무릎에 앉을 리 없을 터, 미쓰박은 놀란 모습으로 엉거주춤 거부를 한다.
“싫으니? 그럼 그냥 가라. 나도 사실 너에게 별로 관심은 없어. 단지 네가 너무나 절박한 척 하기에 얼마나 절박한지 알아보려고 했을 뿐이야. 그 정도면 알겠으니까 돌아가서 돈이나 마련해 와.”
강주가 자리에서 일어서 사무실 출입문 쪽으로 성큼 성큼 걸음을 옮겨 나가 버리려고 하자 미쓰박은 더욱 놀라 후다닥 뛰어 와 강주의 팔을 붙잡고 다시 사정한다.
“소...... 소장님.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정말 도와주세요. 네?”
“그래? 그럼 다시 알아볼까? 응? 아니면...... 그냥 나갈까?”
“아...... 아니요. 다시......”
“자, 그러면 이쪽으로 들어 와.”
강주가 근무복 상의를 벗어 책상위에 던져두며 캐비닛 뒤로 들어가자 미쓰박이 주춤거리며 따라 들어선다. 강주는 보란 듯이 미쓰박 앞에서 허리띠를 풀고 바지에서 다리를 뽑아내 캐비닛 위로 던져 올린다. 미쓰박은 너무 놀라 황급히 뒤로 돌아서지만 감히 뛰어나가지는 못하고 손으로 얼굴만 가리고 엉거주춤 서 있다. 강주는 이미 다 끝났다는 듯 웃음을 흘리며 허리로 손을 가져가 양손으로 미쓰박을 끌어들인다.
“자, 팬티는 네가 내려 줄래?”
“아...... 제발...... 소, 소장님...... 저 사실은 지금 임신했어요. 그러니 제발......”
“야. 씨바...... 좆이 다니는 길하고 애기 방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네요. 그러니까 이리 돌아 봐. 한 번만 더 힘들게 하면 말짱 도루묵인 줄 알아.”
강주는 미쓰박을 옷도 벗기지 않은 채로 번쩍 끌어안아 그녀의 사타구니에 좆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그녀는 발이 허공에 뜬 채 사타구니에 강주의 좆질을 당하다 보니 뒤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할 수 없이 고개를 돌린 채 강주를 마주 안을 수밖에 없다. 엉덩이 사이로 도독한 살집이 느껴져 집중 공략한다.
“훅훅훅훅...... 어때. 좋아? ...... 너 보기보다......훅, 훅...... 몸이 가벼워서...... 좋다. 휴우......이제 본격적으로 해 볼까? 자, 이리 돌아서 봐.”
“아...... 어떻게 해...... 제발...... ”
강주는 미쓰박의 옷을 아랫도리만 벗긴 채 뒤로 붙어 가슴을 주무른다. 이런 좁은 장소에서는 후배위가 제격인 것이다.
“흠...... 냄새 좋고...... 자, 앞으로 조금 숙여. 그렇지. 저쪽을 잡고...... 흐음...... 으으음......자, 들어가요......”
“하......악...... 아......파요. 흐흐흑......흑흑......”
“훅......훅...... 이......씨바...... 뚝 못 그쳐! 이 씨바...... 훅훅훅훅.....”
“아윽, 아아...... 흐윽...... 헉, 헉...... 아......흑흑......”
뿌적뿌적 턱턱 소리를 내가며 살끼리 마주쳐 간다. 강주는 이곳에 부임한 후 관계하는 여자마다 항상 뒤치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여자의 엎드리고 있는 엉덩이 모습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아무리 마른 체형의 여자도 이 자세로 만들어 놓으면 강주에게 더할 수 없는 포만감을 전해줘 아득한 나락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뿌적뿌적...... 훅훅훅훅..... 씨바...... 너 이름이....헉헉... 뭐야?”
“흐응, 아아악...... 아파요...... 허응으응...... 지...... 지연이......요.....하응......”
“지...... 지연아. 싸......싼다...... 허헉......”
“아야...... 네...... 흐으어어엉......아학......”
강주는 울컥 쏟아지는 좆물을 그녀의 보지 속으로 한 방울이라도 더 밀어 넣으려는 듯 상체를 뒤로 버티며 양손으로 그녀의 골반을 힘껏 잡아당겨 있는 대로 좆 끝을 밀어 넣는다.
“하악...... 아......아파요. 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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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 입었으면 얼른 이리 와서 앉아 봐. 아프다는 거 지금은 괜찮아?”
“네,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소장님...... 그리고 절대 그 사람은 모르게 해 주셔야 ......”
“그래, 그럴 테니까 너도 안심하고...... 거래하면서 가끔 한 번씩은 줄 수 있지? 표시 나는 것도 아닌데......”
“......”
“왜 대답이 없어?”
“저...... 진짜 지금 아기 가졌어요. 소장님. 아기 잘못 되거나 하면 어떻게 해요. 흑......”
“이런...... 씨바...... 그런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그래서...... 지금 준다는 거야? 못 준다는 거야?”
“네? 네, 그럴게요.”
강주는 인터폰으로 미쓰김을 호출해서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미쓰김은 역시 자연스럽게 환풍기를 돌리며 휴지통을 정리하는 등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오히려 방금 거래를 빌미로 강간을 당한 미쓰박만이 그 흔적을 정리하는 미쓰김에게 부끄럽고 기가 질려 눈치를 살피고 있다.
“자, 미쓰김, 여기 미쓰박네 신랑한테 연락해봐.”
“어머, 소장님. 그 사람은 왜요? 제발......”
“미쓰박, 너...... 자꾸 이유 달래? 씨바...... 이제 나하고 한 구멍 파는 동서지간인데 계속 거래해도 좋다고 말해주려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미쓰김이 있는데도 강주가 막말을 해 대자 미쓰박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못한다.
“걱정하지 마. 우리 미쓰김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니까. 그렇지? 미쓰김, 여기 미쓰박 안심하도록 네가 말 좀 해줘라.”
“네...... 지연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고마워...... 미쓰김. 부탁할게. 흑......”
“소장님, 그 아저씨 전화예요.”
“그래, 이리 줘...... 여보세요. 아! 나 최소장이요. 여기 박지연씨 와 있고, 말을 들어보니 내가 좀 심했던 것 같아서 그래. 앞으로 그냥 계속 납품하는 걸로 합시다...... 그래. 납품하도록 해요...... 끊읍시다.”
“자, 지연씨...... 이제 됐지?”
“고맙습니다. 소장님.”
“그럼 돈은 마련되는 대로 가져와. 늦지 않도록......”
“네.”
“자, 그럼 이리 와. 이별의 키스 정도는 하고 가야지. 오늘 처음 살을 섞어 놓고도 키스는 한 번도 못 했잖아?”
“네? 저......”
미쓰박은 미쓰김이 있는지라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자리에서 거침없이 구는 강주가 기막혀서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미쓰김은 괜찮다니까...... 이리 와. 음......흡.....쭙......”
"음...... 흡......“
“자, 이제 가 봐. 나중에 연락하고......”
“네, 소장님. 가겠습니다. 저...... 미쓰김, 잘 좀 부탁할게...... 응?”
“네, 언니. 안심하세요. 잘못하면 제가 오히려 소장님께 혼나니까 걱정 붙들어 매세요. 저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래, 믿을게. 고마워.”
강주가 소장 진급 발령을 받고 이 매장에 부임한 것은 약 한 달 전의 일이었다.
전임 소장은 40대의 고참 소장이었으나, 본사 간부들과의 관계가 안 좋았는지 신규점포가 몇 개 늘어나면서 느닷없이 창고로 발령이 나버렸다.
경리 미쓰김의 말에 의하면 매장에 잘 붙어있지도 않고 직원들 조회, 종례도 안 했다고 하니 별 관심 없이 세월만 죽인 듯 했다.
매장에는 손님을 가장한 모니터요원들이 수시로 방문하여 조사결과를 본사 영업부로 송달하는데, 눈치가 어지간한 소장들은 미리 알아채고 대처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종종 곤란한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사 간부들의 정보수집원이 어디 모니터 요원뿐이겠는가? 알 수 없는 일이니 주변의 누구에게라도 미움 살 일을 만들어서 좋을 일은 없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미쓰김만 하여도 전임소장이 불성실했었다고 강주에게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는 현실이니 말이다.
그간 물건을 훔쳐가는 손님들을 적발하여 돈을 뜯어낼 때마다 틈틈이 용돈도 주어 아마 이, 삼십만 원 정도는 족히 챙겨주었을 것이지만 강주의 치부를 낱낱이 알고 있는 미쓰김인지라 그것으로 안심이 될 노릇은 아닌 것이다.
“미쓰김, 월별 매입 장부 좀 꺼내봐.”
“네. 여기요.”
각 매장마다 매출규모는 달라도 평균적인 매출 구성비라는 것이 있어서 특별한 관리 잘못이 없다면 품목 별로 그 비율은 별 차이 없이 거의 일정한 법이다.
만약 개중에 유독 저조한 품목이 있다면 그 품목을 집중 육성하여 매출을 회복시키는 것도 관리자의 점검항목인 것인데, 전임자가 좌천을 당했을 때는 전혀 이유 없이 당하진 않았을 터이니 그런 것들도 다시 한 번 검토해 볼만한 일이다.
“야! 미쓰김, 이거 좀 이상한데......”
“어머! 뭐가요? 매일 검산하는 거라 틀린 거 없을 텐데......”
“새끼야. 그게 아니라 이거 매입이 왜 이리 많이 잡혔냐고? 이 애들은 매출이 그리 좋은 품목도 없는데......”
햄, 소시지, 등을 납품하는 업체였으나 주력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매출이 그리 좋을 리 없는데, 수위를 달리는 업체와 매입 액수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 있었다.
“아유, 소장님, 그거야 그 때 장사가 잘 됐겠죠.”
“너, 이 새끼. 혹시...... 이놈 매입 그냥 잡아주는 거 아냐? 너, 이 새끼하고 연애라도 하냐?”
“어머! 아니에요. 소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자식, 놀라긴...... 그냥 한 번 해 본 소리야. 어쨌든 이 새끼들 매입이 늘어나기 시작한 게 대강 3개월 쯤 전이니까 매입전표 금년 것 전부 꺼내 봐.”
아니나 다를까?
묵은 전표를 확인해 보니 전날 많은 물량이 매입된 상품도 다음 날 또 매입이 잡혀 있는 사례들이 많았다.
“자, 미쓰김 이리 와봐. 이런...... 씨바...... 치즈라든지, 1Kg짜리 스모크 햄이 매일 이렇게 많이 팔린다는 게 너는 말이 된다고 생각 되냐? 그것도 거의 계속......이것 봐...... 이 날도...... 그리고 이 날도...... 에이, 씨바......”
강주는 몹시 화가 난 듯 장부를 바닥으로 집어 팽개친다. 미쓰김은 화들짝 놀라 물러섰다가 장부를 주워 다시 강주 앞에 내려놓는다.
“어머! 전 미처 거기까지는......”
“너, 나한테는 솔직히 말해야 돼. 정말 모르는 일이지?”
“네, 정말이에요.”
“좋아. 아직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만약에 이게 사실로 확인 되면 네가 고의가 아니더라도...... 검수 담당자로서 책임을 아주 피하기는 어려울 테니 그것만 알고 있어.”
“어머! 그럼 저 어떻게 해요? 소장님.”
“흠,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하지만...... 일단은 내가 알아보고 가능하면 최대한 네게 피해 안 가게 해줄 테니까, 넌 입 꾹 다물고 모른 척 하고 있어. 나가서 미쓰오 좀 들어오라고 해.”
종종 검수를 맡은 여직원이나 관리자들이 거래처 영업사원과 결탁하여 공금을 유용하는 사례들이 있어왔기 때문에 이런 경우, 대단히 큰 사건으로 처리되어 쇠고랑을 차는 경우도 많았다.
어쨌거나 비밀리에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마침 숨차게 만리장성을 함께 넘은 아군이 있어 편리한 점도 있으니 다행이었다.
미쓰오는 어젯밤과 아침의 일도 아슬아슬한데 경리 여사원을 시켜 자신을 불러들이자 경리 미쓰김이 눈치 챌까봐 내심 조마조마하였다.
“지금 이 품목들 재고조사 좀 해서 바로 보고해 줘. 참, 오늘 이 물건들 입고됐나?”
“아뇨. 아직 안 들어온 거 같은데요.”
“어, 그래! 그럼 지금 즉시 재고파악해서 보고해 줘.”
“네, 알았습니다.”
사무실 밖을 나서는 미쓰오의 양어깨를 안마하듯이 꾸욱 주물러 주면서 따라나서자 얼굴이 빨개져서 누가 볼세라 저만치 뛰어간다. 미처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제법 귀여운 구석이 있다.
“어이, 부소장.”
“네, 소장님.”
“지금 미쓰오가 재고파악하고 있거든...... 잠시 후에 일일배송식품 들어오면 거래처 사원 가고난 뒤에 즉시 다시 재고파악해서 오늘 거랑 합쳐가지고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확인해 봐.”
“네, 소장님. 그런데 무슨 일 있습니까?”
“응, 검수 후에 물건이 새는 거 같아서 말이야.”
“네? 아! 알겠습니다.”
“거래처 직원 눈치 채지 못하도록 잘 해야 돼!”
“네, 잘 알았습니다.”
매장이 위치한 상가에는 장롱 따위 고가구를 파는 농방이 한군데 있는데 실내에 들어가면 옻칠 냄새에다가 제법 운치도 있어 가끔 여주인들이 모여 커피를 한 잔씩 하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남자들은 주로 밤늦게까지 점포에 남아서 장사를 하니 오전 한가할 때에는 주로 여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저도 커피 한 잔 주십시오.”
“어머! 소장님 아니세요? 어서 오세요.”
슈퍼마켓 매장이 상가의 핵심점포로서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상가 전체의 매기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록 젊은 나이의 강주라지만 상가 번영회에서의 입지는 괜찮은 편이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웃 점주들에게 쓸 만한 증정품이라도 한 두 개씩 잘 챙겨주는 젊은 소장이 아줌마들에게 미울 리 없었다.
“장사들 잘 되세요?”
“아유, 매일 그렇죠. 뭐......”
인사들을 나누는데 한쪽에서 커피를 마시던 액세서리 가게 여자가 눈인사를 해온다.
“아! 네, 안녕하세요?”
“아, 저, 소장님 마침 상의를 드릴 게 있는데 나중에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예, 뭐 그러시죠. 저야 뭐...... 항상 매장에 있습니다.”
“어머! 저 여편네, 뭐야? 소장님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주변이 까르르 뒤집어진다.
“저희 소장님 여기 계신가요?”
경리 미쓰김이 올라와서 찾는다.
“응, 왜? 나 여기 있어.”
“저, 부소장님이 찾으시는데요.”
“응, 그래. 곧 가마.”
-
“저기...... 소장님, 차이가 많이 나는데요.”
부소장이 긴장한 듯 보고한다.
“씨바...... 그렇지? 얼마나 나는고?”
“약 오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하...... 씨바...... 한 번 들어오는데 그만큼씩이나 들고 나간단 말이야? 지금 계산대 몇 대나 돌리고 있지?”
“3호기까지 돌리고 있습니다.”
“모두 지금 이 시간부로 정산시키고 4,5호기 계산대 대기하라고 해.”
“네, 알았습니다.”
강주는 또 한 건 올렸다는 기분에 쾌감이 스멀스멀 전신을 감싼다.
부임 한 달 만에 고객로스 네 건에 약 오백만 원의 부수입을 올리고, 또 대형사건을 잡아낸 것이다.
본사에 곧이곧대로 보고하면 인사고과야 좋아지겠지만, 별로 생기는 재미도 없고 무엇보다도 다치는 사람도 나오게 되니 자신도 회사에 목을 걸고 사는 입장에 썩 달가운 일만은 아니다.
그런 고로 강주는 여직원 한 달 봉급이 오륙십만 원을 채 넘지 않는 이즈음 고액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미쓰김, 그 녀석 들어오라고 연락해 봐.”
“네, 통화 되면 뭐라고 할까요?”
“그냥 내가 보자고 한다고 해.”
-
“저, 실례합니다. 아!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거래처 영업사원이 사무실에 들어선다.
“오! 이리 들어와. 커피 한 잔 하겠나? 미쓰김, 차 좀 준비해 오지?”
자판기에 커피를 뽑으러 간 사이 전표들을 주욱 책상 위에 늘어놓기 시작하자 낯빛이 다소 변한다.
“내가 부임하기 직전부터 매출이 많이 늘었네? 한 3개월 쯤 된 거 같아. 자, 커피 한 잔 해. 미쓰김은 좀 나가있고......”
“......”
“왜 그랬어?”
다짜고짜 묻는 말에 무너진다.
“소장님, 한 번만 살려 주십시오. 제가 반품 때문에 로스가 너무 많이 나서 짧은 생각에 그렇게 됐습니다. 제가 모두 변상하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야지. 그건 그렇고...... 자네 때문에 검수하는 우리 미쓰김 신세가 갑갑하게 생겼어. 도대체 어떻게 할 거야?”
“죄송합니다.”
“도대체 뭐야? 손해가 나도 너희들 영업사원이 모두 책임지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도 인정비율이란 것이 있을 텐데...... 게다가 수시로 할인 품의도 올리고 하면 이렇게 안 해도 얼마든지 커버해 나갈 수 있었을 거 아냐?”
“저...... 소장님. 사실은 제가 영업을 하다가 이번에 대리점을 하나 맡아서 따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뭐야? 이거...... 정말 웃기는 놈일세. 야. 이 친구야 그러면 우리 거래는 당연히 지점으로 넘겨놓고 나와야지. 왜 그걸 계속해서 네가 납품한 거야? 야. 안 되겠다. 너희 지점장하고 해결해야지.”
“아닙니다. 소장님. 제가 모두 바로 잡아 놓겠습니다. 제발 연락은 하지 마십시오. 잘못하면 저, 대리점 거래코드가 지워질지도 모릅니다. 제발...... 사실 이 매장 매출이 제가 관리하는 곳 중에 제일 높아서 대리점 계약을 할 때 그렇게 지점하고 합의를 했었습니다. 이제 이렇게 됐으니 다시 지점으로 넘겨드리겠습니다.”
“좋아, 크게 일 벌려봐야 자네는 자네대로 대리점 날아가고 쇠고랑 찰 거고, 우리 미쓰김도 옷 벗게 될 텐데...... 이렇게 하지. 자네 3개월간 초과된 매입을 대강 계산해 보니 약 오백만 원 쯤 되던데......천만 원 변상으로 정산하지. 그렇게 하겠나?”
“저...... 당장 그렇게 큰돈은 없는데, 소장님, 말미를 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내가 자네하고 지금 무슨 거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이거 왜 이래? 씨바...... 그럼 전세방이라도 빼와야 할 것 아냐! 너, 정말 한 번 해 보자는 거야?”
“저...... 그러면 한꺼번에는 어렵고 일주일 내로 모두 완납하겠습니다. 소장님, 제발 사정 좀 봐 주십시오.”
“그래? ...... 그럼 여기 자술서 쓰고 나가 봐.”
“네? 네!”
거래처 사원이 정신이 혼미한 채 후다닥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뒤로 미쓰김이 들어선다.
“미쓰김, 전에 화곡영업소 경리 왜 그만 둔지 알지?”
“네.”
강주의 책상 옆에 붙어 선 채 침울하게 대답하는 미쓰김에게 입단속을 시킨다.
“이 일은 내 선에서 마무리 시켰지만 시끄러워지면 미쓰김도 개망신하고 잘못하면 퇴직금도 없이 옷 벗게 되니까 조심해야 돼. 적어도 나하고 일하는 동안에는 그런 일 없어야지. 앞으론 검수 잘 하고......”
“네, 감사합니다. 소장님. 흑......”
“울지 마. 울 거 없어. 하기야 훔쳐내려고 작정한 놈을 네가 어찌 막겠냐? 그렇지만 그런 물건들이 매일 매입이 잡히면 한 번쯤은 의심을 했어야지.”
슬그머니 안아 어깨를 쳐주며 회심의 미소를 흘린다.
“자...... 뚝! 다 큰 아가씨가 그런 일로 울면 시집 못 가.”
강주에게 심하게 혼 날 줄 알았다가 오히려 엉뚱한 소리로 위로를 해주자 미쓰김은 안심이 되어 살짝 웃는다.
“네? 쿡쿡...... 네.”
“어? 자식 봐라. 야, 이놈아. 울다가 웃으면 고추에 털 나는데...... 어디 한 번 볼까?”
“아유...... 소장님, 어딜 만져요? 아웅...... 안 돼......”
미쓰김은 강주에게 안긴 채 강주가 농담을 하며 엉덩이를 주무르자 앙탈을 부리며 가슴을 밀고 빠져나간다.
“미쓰김, 우리 밥 먹을 때 아직 안 됐나?”
“소장님, 벌써 시장하세요? 아직 열두 시도 안 됐는데......”
“에이...... 씨바...... 아침부터 저 새끼 때문에 신경을 써서 그런가 보다. 아유, 속 쓰려...... 자, 그럼 또 도둑년이나 하나 잡으러 나가볼까......”
강주는 슬그머니 매장으로 나와 뒷짐을 지고 매장 곳곳을 돌아보며 작업지시를 한다. 생식품 코너는 이제 막 진열을 마치고 바닥청소를 하고 있었다.
-
“미쓰김, 아까 재고조사는 왜 한 거야? 그 담당 왔다 가던데...... 무슨 일 있는 거야?”
“응? 아, 미쓰오 언니. 아무것도 아니야~ 별 일 없어.”
“별 일 없는데 왜 얼굴이 사색이 돼서 나가니? 나만 알려 줘 봐. 그 아저씨 내가 좀 아는 사람인데......”
“아유...... 소장님이 말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미쓰김은 미쓰오에게 대략의 설명을 해주곤 강주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당부를 해 둔다.
“어머나, 그 언니 그럼 어떻게 하니? 아유 참, 그 아저씨는 왜 그런 짓을 해 가지고......”
“미쓰오 언니, 누구 말 하는 거야? 그 언니라니?”
“물건 가지고 같이 다니는 언니 있잖아. 지연 언니...... 왜 미쓰박이라고......”
“응. 그런데?”
“둘이 동거하잖아...... 이번에 매출이 많이 올라서 자리 잡혀 간다고 곧 결혼 할 거라고 좋아하던데, 이런 일이 생겨서 어떻게 해.”
“어머, 그 두 사람 그런 사이였어? 난 까맣게 몰랐네.”
-
“소장님, 저......”
“응? 어...... 미쓰김 왜?”
“저기...... 사무실에 누구 와 있는데요.”
“누구?”
미쓰김은 미쓰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강주에게 해 주고 지금 사무실에 그 영업사원과 동거중인 미쓰박이 와 있다고 전해 준다.
“오! 자네가 미쓰박인가? 그래...... 안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무슨 일로 나를 보자고 했나? 왜?”
“저...... 소장님. 부탁말씀이 있어서......”
“그래? 우선 거기 좀 앉지.”
강주는 내심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이미 짐작하는 바가 있지만 소일거리 삼아 들어 보기로 했다.
“소장님, 저 사실은......”
“그래, 들었어. 두 사람 결혼 한다면서...... 그런데?”
“네, 이 매장 거래를 계속 할 수 있게 좀 해 주십사하고...... 저희 이 매장 매출 내놓고 나면 대리점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소장님.”
“그래,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애초에 해선 안 될 일을 벌인 거 아니니? 당연히 지점거래를 해야 할 매장을 대리점에서 어떻게 운영을 하니? 너희들이 우리 할인행사나 증정품 공급을 지점처럼 원활하게 할 수가 없잖아?”
“소장님, 어떻게든 맞춰 드릴게요. 저희들 외형매출이 줄면 리베이트가 없어져서 정말 문 닫아야 할지도 몰라요. 제발 저희 좀 살려주는 셈 치고 좀 도와주세요. 네?”
강주는 아마 돈 문제를 부탁하러 왔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이 향후 거래에 대한 부탁을 해와 약간 당황되기도 했다.
“그래, 그 친구하고 지금 동거중이라고 했지?”
“네.”
“돈 변상하는 건에 대해서는 말을 못 들었나?”
“아니요. 들었습니다. 흑......”
“어허...... 울지 말고...... 난 여자들 우는 거 아주 질색하는 사람이야.”
“흑...... 네. 소장님.”
“그래 돈은 어떻게 마련 할 건가?”
“지금 살고 있는 방을 내놓고 가게로 들어가기로 했어요. 부동산에서 금방 빼준다고 했으니까 아마 곧 드릴 수 있을 거예요. 소장님, 저희 갚아야 할 돈 때문에 결혼식도 안 하기로 했어요. 그러니 제발 거래만 계속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소장님, 부탁 드려요.”
강주는 어찌 됐든 대리점 거래를 계속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매몰차게 끊어 버리기로 작정을 한다.
“이것 봐. 아가씨. 변상하는 돈은 자네들이 훔쳐간 것에 대한 반환 내지는 합의금인 것이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나는 고소고발을 양보할 수 없어. 아마 그렇게 되면 자네도 자유로울 수 없을 거 아냐? 둘이 그런 사이인데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일 것이고...... 자네들 결혼식이나 이사하는 문제도 결국 스스로 책임 져야 할 일인 것이고, 입장이 딱하긴 하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으이. 그만 돌아가. 그나마 둘 다 영창 안 가려면 어서 돈이나 마련해 오고......”
“소장님, 제발...... 흑...... 으어어 엉...... 엉엉......”
제법 꼿꼿한 자세로 흔들림 없이 부탁을 해오던 미쓰박이 도저히 답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일거에 무너지며 바닥으로 주저앉아 오열을 한다.
“에헤......이...... 참, 대책 없군. 좋아, 그렇다면 내가 거래만 해 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되는 거야?”
“네, 소장님. 어엉...... 어엉...... 그렇게만 해 주시면 절대 그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흐흑......”
“은혜? 말 잘 했다. 그래...... 내가 그렇게 해 주면 너는 나한테 뭐를 줄래?”
“네......네?”
강주의 말을 듣고 일말의 희망을 찾았다고 생각했던 미쓰박은 뒤이어 묻는 질문이 무슨 뜻인지 재차 물어본다.
“미쓰김, 나가 있어라.”
“네, 알겠습니다.”
“내가 그렇게 해 주면 넌 나에게 뭘 줄 수 있냐고 물었어.”
“소...... 소장......님.”
강주는 말없이 미쓰박을 품에 끌어들여 무릎에 앉히려 하지만, 제 정신이라면 순순히 외간남자의 무릎에 앉을 리 없을 터, 미쓰박은 놀란 모습으로 엉거주춤 거부를 한다.
“싫으니? 그럼 그냥 가라. 나도 사실 너에게 별로 관심은 없어. 단지 네가 너무나 절박한 척 하기에 얼마나 절박한지 알아보려고 했을 뿐이야. 그 정도면 알겠으니까 돌아가서 돈이나 마련해 와.”
강주가 자리에서 일어서 사무실 출입문 쪽으로 성큼 성큼 걸음을 옮겨 나가 버리려고 하자 미쓰박은 더욱 놀라 후다닥 뛰어 와 강주의 팔을 붙잡고 다시 사정한다.
“소...... 소장님.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정말 도와주세요. 네?”
“그래? 그럼 다시 알아볼까? 응? 아니면...... 그냥 나갈까?”
“아...... 아니요. 다시......”
“자, 그러면 이쪽으로 들어 와.”
강주가 근무복 상의를 벗어 책상위에 던져두며 캐비닛 뒤로 들어가자 미쓰박이 주춤거리며 따라 들어선다. 강주는 보란 듯이 미쓰박 앞에서 허리띠를 풀고 바지에서 다리를 뽑아내 캐비닛 위로 던져 올린다. 미쓰박은 너무 놀라 황급히 뒤로 돌아서지만 감히 뛰어나가지는 못하고 손으로 얼굴만 가리고 엉거주춤 서 있다. 강주는 이미 다 끝났다는 듯 웃음을 흘리며 허리로 손을 가져가 양손으로 미쓰박을 끌어들인다.
“자, 팬티는 네가 내려 줄래?”
“아...... 제발...... 소, 소장님...... 저 사실은 지금 임신했어요. 그러니 제발......”
“야. 씨바...... 좆이 다니는 길하고 애기 방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네요. 그러니까 이리 돌아 봐. 한 번만 더 힘들게 하면 말짱 도루묵인 줄 알아.”
강주는 미쓰박을 옷도 벗기지 않은 채로 번쩍 끌어안아 그녀의 사타구니에 좆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그녀는 발이 허공에 뜬 채 사타구니에 강주의 좆질을 당하다 보니 뒤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할 수 없이 고개를 돌린 채 강주를 마주 안을 수밖에 없다. 엉덩이 사이로 도독한 살집이 느껴져 집중 공략한다.
“훅훅훅훅...... 어때. 좋아? ...... 너 보기보다......훅, 훅...... 몸이 가벼워서...... 좋다. 휴우......이제 본격적으로 해 볼까? 자, 이리 돌아서 봐.”
“아...... 어떻게 해...... 제발...... ”
강주는 미쓰박의 옷을 아랫도리만 벗긴 채 뒤로 붙어 가슴을 주무른다. 이런 좁은 장소에서는 후배위가 제격인 것이다.
“흠...... 냄새 좋고...... 자, 앞으로 조금 숙여. 그렇지. 저쪽을 잡고...... 흐음...... 으으음......자, 들어가요......”
“하......악...... 아......파요. 흐흐흑......흑흑......”
“훅......훅...... 이......씨바...... 뚝 못 그쳐! 이 씨바...... 훅훅훅훅.....”
“아윽, 아아...... 흐윽...... 헉, 헉...... 아......흑흑......”
뿌적뿌적 턱턱 소리를 내가며 살끼리 마주쳐 간다. 강주는 이곳에 부임한 후 관계하는 여자마다 항상 뒤치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여자의 엎드리고 있는 엉덩이 모습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아무리 마른 체형의 여자도 이 자세로 만들어 놓으면 강주에게 더할 수 없는 포만감을 전해줘 아득한 나락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뿌적뿌적...... 훅훅훅훅..... 씨바...... 너 이름이....헉헉... 뭐야?”
“흐응, 아아악...... 아파요...... 허응으응...... 지...... 지연이......요.....하응......”
“지...... 지연아. 싸......싼다...... 허헉......”
“아야...... 네...... 흐으어어엉......아학......”
강주는 울컥 쏟아지는 좆물을 그녀의 보지 속으로 한 방울이라도 더 밀어 넣으려는 듯 상체를 뒤로 버티며 양손으로 그녀의 골반을 힘껏 잡아당겨 있는 대로 좆 끝을 밀어 넣는다.
“하악...... 아......아파요. 하악.”
-
“자, 다 입었으면 얼른 이리 와서 앉아 봐. 아프다는 거 지금은 괜찮아?”
“네,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소장님...... 그리고 절대 그 사람은 모르게 해 주셔야 ......”
“그래, 그럴 테니까 너도 안심하고...... 거래하면서 가끔 한 번씩은 줄 수 있지? 표시 나는 것도 아닌데......”
“......”
“왜 대답이 없어?”
“저...... 진짜 지금 아기 가졌어요. 소장님. 아기 잘못 되거나 하면 어떻게 해요. 흑......”
“이런...... 씨바...... 그런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그래서...... 지금 준다는 거야? 못 준다는 거야?”
“네? 네, 그럴게요.”
강주는 인터폰으로 미쓰김을 호출해서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미쓰김은 역시 자연스럽게 환풍기를 돌리며 휴지통을 정리하는 등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오히려 방금 거래를 빌미로 강간을 당한 미쓰박만이 그 흔적을 정리하는 미쓰김에게 부끄럽고 기가 질려 눈치를 살피고 있다.
“자, 미쓰김, 여기 미쓰박네 신랑한테 연락해봐.”
“어머, 소장님. 그 사람은 왜요? 제발......”
“미쓰박, 너...... 자꾸 이유 달래? 씨바...... 이제 나하고 한 구멍 파는 동서지간인데 계속 거래해도 좋다고 말해주려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미쓰김이 있는데도 강주가 막말을 해 대자 미쓰박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못한다.
“걱정하지 마. 우리 미쓰김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니까. 그렇지? 미쓰김, 여기 미쓰박 안심하도록 네가 말 좀 해줘라.”
“네...... 지연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고마워...... 미쓰김. 부탁할게. 흑......”
“소장님, 그 아저씨 전화예요.”
“그래, 이리 줘...... 여보세요. 아! 나 최소장이요. 여기 박지연씨 와 있고, 말을 들어보니 내가 좀 심했던 것 같아서 그래. 앞으로 그냥 계속 납품하는 걸로 합시다...... 그래. 납품하도록 해요...... 끊읍시다.”
“자, 지연씨...... 이제 됐지?”
“고맙습니다. 소장님.”
“그럼 돈은 마련되는 대로 가져와. 늦지 않도록......”
“네.”
“자, 그럼 이리 와. 이별의 키스 정도는 하고 가야지. 오늘 처음 살을 섞어 놓고도 키스는 한 번도 못 했잖아?”
“네? 저......”
미쓰박은 미쓰김이 있는지라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는 자리에서 거침없이 구는 강주가 기막혀서 어쩔 줄 모르고 있다.
“미쓰김은 괜찮다니까...... 이리 와. 음......흡.....쭙......”
"음...... 흡......“
“자, 이제 가 봐. 나중에 연락하고......”
“네, 소장님. 가겠습니다. 저...... 미쓰김, 잘 좀 부탁할게...... 응?”
“네, 언니. 안심하세요. 잘못하면 제가 오히려 소장님께 혼나니까 걱정 붙들어 매세요. 저는 아무 것도 모릅니다.”
“그래, 믿을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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