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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삽입면허 - 2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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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79회 작성일 20-01-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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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부-



“아까 그 아가씨는 누구에요?”



“으응...... 우리 사돈이야. 형수 동생이지.”



“그런데...... 왜?...... 둘이 사귀는 거예요? 사랑싸움 하는 것처럼 보이던데......”



“사귀긴 무슨...... 사돈 간에...... 그냥 그런 일이 있어.”



복잡한 심경을 달래기라도 하려는 듯 기찬은 발코니에 나와 서서 멀리 관악산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고, 마담 세미는 등 뒤로 다가가 기찬의 허리를 감싸 안고 머리를 기대어 온다.



“피...... 겹사돈도 얼마든지 하던데...... 잘 해 봐요. 그 아가씨 무척 예쁘던데......”



“후훗...... 예쁘기야 하지. 성질이 완전 개고기라 그렇지.”



“그러는 거 보니까...... 부럽더라. 남자한테 대들고...... 사랑싸움도 하고...... 나도 진작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했으면 그럴 수 있었을 건데......”



허리를 감아 안은 세미의 팔을 풀어 몸을 돌린다. 마주 보는 세미의 얼굴에 슬픈 빛이 감돌아 어제부터 연이어지는 느낌에 안쓰럽기만 한 그 눈에 입을 맞춰주고, 그 어깨를 끌어안아 힘주어 가슴에 품어준다.



“홍세미...... 왜 그런 생각을 해?...... 그럼...... 우리 결혼할까?”



“어머!...... 미, 미쳤어요?”



세미는 파닥거리며 기찬을 외면한 채 소파로 돌아가 앉는다. 이미 먼저 돌아와 나이트가운으로 갈아입은 자태가 곱기만 하고, 함께 있어도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녀의 처지가 한층 더 기찬의 심금을 자극해 온다. 긴 머리에 덮인 왜소한 어깨를 따뜻이 안아 무릎 위로 기울여 그 얼굴을 매만져 준다.



“말만 들어도 고마워요......”



기찬의 무릎을 베고 누워 팔을 뻗어 그의 가슴을 어루만지고, 세미는 자조 섞인 미소를 띤 채 눈을 감는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을 뿐이에요. 이대로 자기 곁에 있을 수만 있어도 행복한 걸......”



“쳇...... 그냥 결혼하면 하는 거지. 뭐가 그리 복잡해?...... 산다는 게 그렇게 복잡한 거야? 후후......”



“아까 그 아가씨 잘 어울리던데...... 잘 해 주세요. 기찬씨 곁에 미라나 여진이가 서 있을 때보다 훨씬 잘 어울리던데...... 어차피 결혼은 제대로 된 아가씨하고 해야 할 거 아니에요?”



“하핫...... 참, 별 소리를 다 듣겠네. 사돈아가씨라니까...... 아까 술도 샀어? 술이나 한잔 하고 자자.”



“호호...... 기찬씨, 심란한가 봐요?”



**와 무슨 대화가 오고 간지를 모를 테니 세미는 계속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고, 기찬은 형수 보라와의 관계를 **에게 들켜 버렸으니, 그 여파가 신경 쓰여 다른 일에는 관심이 가지도 않는 입장이었다.



“기찬씨...... 기찬씨......”



“으응?......”



“자기 전화벨 소리 같은데...... 어서 전화 받아요.”



“으응, 그래...... 알았어......”



어느새 해는 중천에 떠있어 시간이 흘렀음을 말해 준다. 품에 안겨 있던 세미가 기찬을 흔들어 깨우고, 기찬은 침대에 걸터앉아 엉거주춤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으응, 기찬아......”



한금주였다. 대뜸 반말을 해 오는 것을 보니 주변에 다른 사람이라도 있는 모양이어서 기찬도 적절히 응수를 해 전화를 받아낸다.



“아! 누님......”



“아유, 이걸 어떻게 하니? 내가 우리 신랑한테 네 사업에 대해서 말을 해 버렸지 뭐야?”



“허허...... 참, 그걸 왜 벌써 말을 해요?”



“그럼 어떻게 해? 목걸이 하고 반지를 보고서, 그 비싼 물건을 어디서 났냐고 따져 묻는데...... 네가 사업 추진하는 거...... 우리 신랑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말 좀 해 줘.”



하기야 엎어 치나 메치나 그게 그거니 같은 이야기여서 상관은 없는 일이었다. 결국 서로가 돕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니 공생의 관계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였다.

부인이 어느 날 갑자기 고가의 액세서리를 선물로 받았다고 하면 의심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 리 없는 일, 상대가 신원이 확실한 친구의 동생이라니 우선 안심을 하고, 사업상 청탁의 대가성이라고 하니 금주의 남편으로선 경제적으로 곤궁한 입장에서 돌 머리가 아닌 이상 기찬을 만나서 의논을 해 봐야 할 일이었다.



“그럼 만나기로 했어요?”



“으응, 어떻게 하지?...... 오늘은 세미씨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했는데......”



“괜찮아요. 저는...... 그 대신 자주 좀 건너와요. 집에......”



“아니, 그러지 말고...... 오늘 같이 나가자. 어차피 세세한 부분은 세미씨도 알고 있어야 하니까......”



“제가 그런 자리에 가도 괜찮아요? 기찬씨 괜히 책잡힐 텐데......”



“별 소리를 다 한다. 내 파트너한테 누가 뭐라고 하면 그 자식 주둥이를 잡아 째 버리지. 그냥 둘까...... 뭐, 중요한 이야기 할 때 잠시만 피해 있으면 될 거야.”



“푸훗...... 그럼 예쁘게 하고 가야겠네? 기왕지사 술집 마담인 줄은 알 테니까......”



약속장소는 금주를 만나러 갔던 서교동의 호텔이어서 일찌감치 길을 나서고, 세미는 어찌되었든 기찬과의 나들이가 몹시 즐거운 듯 날아가기라도 할 기세였다.

금주 역시 남편과 함께 나와 앉아 있다가 기찬과 함께 들어서는 세미를 유심히 뜯어보고, 그것도 일종의 시앗싸움일 테니 기찬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아! 어서 와요.”



“네, 먼저 나와 계셨군요. 어제는 바쁘신 것 같아 자세한 이야기도 못 나누고...... 누님에게만 잠깐 상의를 드렸었는데......”



“네, 들었습니다. 허허...... 사업을 참 다양하게 꾸려 가시는 모양입니다.”



“뭐......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 같은 사람이 벌어서 위원장님이 좋은 일에 훌륭하게 쓰시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 이거,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제 느낌에 아버님과도 자금은 달리 꾸려 가시는 것 같았는데...... 제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 동참을 해 주시면 제가 조금이나마 힘이 돼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아! 그래요. 물론이지요. 안 그래도 우리 집사람과 강사장님 누님이 가까운 친구 사이인데, 꼭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 드려야지요. 하하하......”



돈이 개입되는 일이니 없던 친분도 만들어 내는 세상이다. 생면부지나 다름없던 학교 동창관계를 끌어들여 기찬과의 운명론이라도 뱉어 낼 기세로 탁자에 바짝 다가앉는다.



“자, 그럼 세미씨는 누님하고 잠깐 자리를 피해 주시지요? 남자들끼리 사업에 관해서 의논을 조금 하고 다시 모실 테니까......”



세미를 보는 금주 남편의 눈치가 심상치 않아 자리를 피하게 한다. 자기 마누라 역시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을 미인이지만, 남의 것에 관심이 먼저 가는 것은 인지상정,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기찬은 무슨 생각인지 전화를 들어 여진에게 전화를 넣는다.



“으응, 어디니?”



“응, 병원에 입원 시켜 드리고, 지금 시내에서 쇼핑하고 있어. 나 비싼 거 많이 샀는데 뭐라고 하기 없기다?...... 알았지?”



“그래, 그래...... 잘 했어. 너 지금 이리 좀 와야겠다. 여기 서교동인데......”



여진에게 장소를 설명해 주고, 전화를 닫아 넣는다. 금주의 남편은 이미 기찬에게 분위기를 넘겨 준 탓에 그저 처분만 바라고 앉아있는 형국이었다.

기찬은 금주와 나누었던 이야기에 살을 붙여 사업을 설명해 주고, 이익금을 무조건 반으로 나누어 주겠다는 설명을 끝으로 설득을 마친다.



“아! 그러면...... 한 달에......”



“음......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선만 잘 연결해 주신다면, 위원장님에게 매달 삼천 정도는 지원해 드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형편 봐 가면서 더 늘어나면 좋겠지만......”



“허허...... 허허허......”



금주의 남편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연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질 못하며 실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기찬은 그쯤 해서 아예 쐐기를 박아 버린다.



“위원장님, 아까 보니까...... 오늘 함께 나온 마담이 마음에 드시는 모양인데, 생각이 있으십니까? 뭐, 우리...... 남자끼린데 어떻습니까? 하하......”



“아! 하하...... 뭐, 그렇게까지......”



“그래서 제가 더 좋은 아가씨로 한 명 불러 뒀습니다. 조금 있으면 여기 올 테니까 회포나 푸시고 가십시오. 누님은 제가 모른 척 하고 모시고 갈 테니까...... 그럼 이제 그것으로 도장을 대신 찍는 셈 치고, 우리는 동업자가 된 겁니다. 하하......”



“아! 제가 왜 진작 강사장님을 못 만났는지 지난 시간이 아까워지고 후회가 됩니다. 우선 당장 제가 뭐라도 도울 일이 없을 지......”



기찬이 여진을 부른 것은 아마도 금주의 남편과 잠자리를 만들어 주려고 했던 모양이었다. 나름대로 마담 세미의 얼굴을 세워 주려는 모양이었으니, 마담을 붙여 주어도 좋았을 자리에 굳이 세미를 내세우는 것에 세미는 자부심을 회복할 것이었다. 금주의 남편이 몸이 달아 도움을 자청해 오니 기찬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어 말을 이어간다.



“혹시...... 미국 쪽에도 정치적으로 선이 닿으시는지......”



“미국이요?...... 간혹 정치적으로 교류를 하는 왕래가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있긴 있습니다만......”



“아! 그럼......”



기찬은 전세사기를 치고 도망친 흑석동 아파트의 예전 주인의 이야기를 꺼내며 지갑을 열어 인적사항을 건네준다.



“그게 저도 알아봤지만, 그저 절차가 가는 대로 기다리다 보면 천 년 만 년 세월만 가는 일이라서...... 누가 선이 닿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손쉽게 처리해 버렸으면 해서요.”



“아! 마침...... L.A 쪽에 제가 적당한 사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번 수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돈을 회수해야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네, 그렇죠. 형사적으로도 처벌이야 되겠지만, 저야 돈을 회수하는 게 우선 관건이지요. 지금 그것 때문에 빠져 나올 수도 없고, 쓸 데 없는 하숙생 신세라니까요. 하하하......”



“아! 이런...... 제가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이 일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마침 들어서는 여진에게 손짓으로 장소를 알려주고, 여진을 돌아 본 금주의 남편은 공연히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마담 세미만 해도 기대 이상이었는데, 이십대의 늘씬하고 예쁜 아가씨의 출현은 그의 상상조차 뛰어넘었던 모양이었다.



“야, 애는 왜 데리고 왔어?”



“으응? 난 같이 오라는 줄 알았지......”



들어서는 여진의 뒤로 수혜가 따라 들어와 기찬의 곁에 서서 눈망울을 반짝이고 있었다.



“어머! 외삼촌...... 저는 오면 안 돼요? 그럼 그냥 갈게요.”



“아니다. 아니야. 이리 앉아. 뭐 마실래?......”



수혜가 음료를 주문하는 동안 기찬은 여진을 따로 불러내어 금주의 남편에 대한 주문을 하고, 금주의 남편은 시선처리가 곤란했던지, 공연히 수첩에 메모를 하는 척 딴전을 부리고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어머! 위원장님이세요? 안녕하세요? 저...... 윤여진이라고 합니다.”



“아, 아...... 그래요? 반가워요.”



“그럼...... 저랑 함께 나가시죠? 사모님 오시기 전에...... 두 분, 말씀은 다 나누셨지요?”



“아! 그럼......”



“네, 위원장님, 누님에게는 제가 둘러서 말씀 드려 놓겠습니다. 앞서 가십시오.”



여진이가 뒤를 돌아보며 하이힐을 신어 바짝 치켜진 엉덩이를 장난스럽게 흔들어 대자, 수혜가 입을 가리고 웃음으로 답을 한다. 낮 시간 동안 함께 다니며 제법 친해진 듯 밝아서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금주의 남편과 여진이가 팔짱을 낀 채 사라지고 나자 기찬은 시선을 수혜에게 돌린다.



“야, 너...... 화장했니?”



“후훗...... 아까 언니가 미장원 간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해준다기에 살짝 해 봤어요. 예뻐요?”



“야, 야...... 됐다. 됐어...... 이놈의 계집애, 애를 맡겨 뒀더니......”



기찬은 돌아가려는지 세미에게 전화를 걸어 위치를 물어 본다.



“으응, 모두 마쳤는데...... 두 사람 지금 어디야?”



“네...... 스카이라운지예요. 내려갈까요? 언니가 술을 한 잔 하자고 해서......”



“언니?......”



“푸훗...... 네, 언니가 다 말해 주던데요. 기찬씨하고 그런 사이라고......”



전화기 저쪽에서는 말하지 말라는 듯 전화기를 뺏으려 하는지 소란스런 느낌이 전해진다. 금주 역시 세미가 술집 마담이라니 느낌으로 기찬과의 관계를 읽었을 것이고, 세미가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동질감을 형성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알 논다...... 여자 둘이 앉아서...... 이젠 동업자다 이거지?......”



“호홋...... 우리 그이는 아직 거기 있어요?”



어느새 금주가 전화를 뺏어들었는지 금주의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온다.



“아! 누님, 남편은 다른 볼 일이 있다고 해서 먼저 보냈어. 이제 내려와요. 갑시다.”



“네에...... 알았어요.”



기찬도 수혜를 데리고 밖으로 나서고, 수혜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찬의 팔짱을 끼고 따라 나선다.



“어머! 이 아가씨는 누구예요?”



“으응, 내 조카...... 근처에 있다고 해서 오라고 했어. 오늘은 여기서 모두 헤어져야겠는데...... 세미씨도 이젠 카이로에 가야 할 시간이고...... 누님은 어떻게 할래요?”



남편이 다른 볼 일로 먼저 갔다는 말에 나름의 기대가 있었을 것인데, 느닷없는 조카의 등장으로 금주는 김이 새 버린 셈이다.



“그럼...... 언니, 구경이나 할 겸, 저하고 함께 가시겠어요?”



“그, 그럴까? 그럼...... 내가 가도 돼?”



“뭐, 어때요? 저하고 내실에 계시면 될 건데......”



세미도 기찬에 대해서 젊은 계집애들에게 밀린다는 느낌을 받던 터에, 기찬의 새로운 사업파트너로 만나게 된 언니뻘의 금주가 싫지는 않았던 모양이었고, 세미의 말에 기찬도 얼른 동조를 해 버린다. 자신도 지금 어제 저녁의 만남 때문에 양복을 걸치고 있어 몹시 불편한 지경이었다. 빨리 옷을 갈아입고 싶은 마음에 자리를 벗어나 편히 쉬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 그럼...... 누님은 구경삼아 세미씨하고 함께 가...... 나는 조카를 데려다 줘야하니까......”



그렇게 금주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일행은 주차장에서 헤어지고, 기찬은 차를 몰아 방향을 잡아 간다.



“그래, 엄마는 잘 입원 시켜 드렸어?”



“네, 언제 외삼촌에게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하셨는데......”



“인사는 무슨...... 참, 그러면 동생들은...... 혼자서 잘 건사할 자신 있어?”



“네, 걱정 마세요. 잘 할게요. 그리고 아까 엄마 입원시킬 때, 이모가 오셔서 동생들을 데리고 갔어요.”



“이모가?...... 으응, 이모가 계셨구나?...... 그럼 애들을 계속 데리고 계신다는 거니?”



“아, 아니요. 오늘만이요. 아까 여진 언니가 이것저것 처리하는데 오래 걸릴지 모르니까 하루만 맡아 줄 사람이 없냐고 해서......”



“으음...... 그렇겠지. 모르면 몰라도 너희 이모도 사는 게 넉넉하지 않았으니 그간 돌아보질 못했을 텐데......”



“그래서 저...... 오늘은 안 들어가도 괜찮으니까...... 외삼촌하고 같이 자도 되지요?”



“뭐야? 자식...... 너, 내일 학교는 어떻게 하고......”



“아침에 일찍 가면 되잖아요. 아니면 밤에 가든지......”



언제까지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니 기찬도 오늘은 수혜를 데리고 푹 쉬고만 싶은 심정이 되어 버린다.



“그러자. 그럼...... 대신 저녁에 일찍 건너가. 괜히 내일 늦지 말고......”



“후훗...... 네, 그럴게요. 외삼촌.”



“참, 친구들은 알아봤어?”



“네, 호호...... 나중에 돈으로 갚아도 된다고 하니까 전부 다 신청한다는 거 있죠?”



“에이, 생활이 어려운 애들만 받으라니까 전부 다 얘기한 거 아냐?”



“하지만, 벌써 다른 애들이 얘기를 해 버려 가지고...... 일단 여진 언니한테 명단은 전해줬거든요. 언니가 알아서 한다고......”



“그래, 알았다.”



기왕에 시작한 일, 나중에 카이로에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생활비가 어려워서 원조교제를 택했던 아이들이라면 일정금액을 지원해 주고 졸업 후에 벌어서 갚으라는 의사를 전달했더니, 유흥비 개념으로 용돈을 벌어 쓰던 계집애들마저 기찬에게 의지를 해 오는 모양이었다.

어차피 스스로 발을 들여놓는 녀석들은 보호해 줄 이유도 없는 일이었으니 그저 기찬에게는 대수롭지도 않은 일일 뿐이었다.



“아! 어서 와요.”



“안녕하세요? 외삼촌하고 함께 왔어요.”



윤정도 이미 수혜를 한 번 본 적이 있어 당황하지 않고 맞아들인다.



“아!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입니다.”



“어?...... 어떻게 이 시간에 집에 계십니까? 저야 늘 출장이니 그렇다지만......”



아파트에는 윤정의 남편도 함께 있었고, 한창 낮 시간이니 의아하게 생각한 기찬이 인사 삼아 질문을 던진다.



“하하...... 네, 저도 출장차 나왔다가 일찍 마친 덕에 바로 퇴근해 버렸습니다.”



“아...... 네...... 자, 그럼......”



방안은 여전히 윤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 늘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번에도 분명히 이부자리가 깔린 채 벗어 둔 바지도 걸어두지 않고 나선 것으로 기억되는데 윤정의 깔끔한 성격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수혜라는 녀석은 오로지 기찬의 여자가 될 생각뿐인지 방에 들어서자마자 거실에 있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이부자리부터 깔기 시작한다.



“허헛...... 참 나......”



“빨리요...... 외삼촌, 저 저녁에 일찍 가라면서요?”



“그래, 알았다. 우선 세수부터 하고 오마.”



“자, 잠깐만이요.”



“왜?......”



수혜는 옷걸이에서 수건을 떼어 내 기찬에게 건네며 물을 적셔 오라고 주문을 한다.



“이건 왜?......”



“아이 참, 나중에 저는 샤워하기도 어렵잖아요. 밖에 사람들 있어서......”



“아, 아...... 하하...... 알았다. 그래......”



마침 욕실에 작은 대야가 하나 있어 기찬은 그곳에 물을 적당히 담아 가지고 윤정 부부가 볼세라 서둘러 방으로 들어선다. 이미 수혜는 선풍기를 틀어두고 머리를 날리며 땀을 식히고 있다가 기찬이 들어서자 일어서서 셔츠를 벗기 시작한다.



“뭐 해요? 외삼촌도 어서 벗으세요.”



“허헛...... 이거 참......”



나이 어린 수혜에게 종용을 받으며 섹스를 할 생각을 하니 기가 막힌 것은 오히려 기찬이었고, 이것도 세태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며 허리띠에 손을 가져간다.

형수 보라와 누워 첫 관계를 가졌던 이부자리에 몸을 누인다. 윤정이 시집오며 가져온 비단금침에 형수와 정을 나누고, 이제 여고생 수혜와 정을 통한다.



“쭈우웁...... 흐으음......”



의외로 적극적인 혀 놀림이 그간 수혜의 여정이 간단치 않았음을 설명해 준다. 나이답지 않은 기교로 기찬을 리드하고, 마치 면접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처럼 최선을 다해 기찬의 마음에 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허억......”



“잠깐만...... 외삼촌......”



차가운 수혜의 손가락이 하초에 닿자 기찬은 순간 움찔거리고, 수혜는 자세를 고쳐 기찬의 심벌을 입으로 물어간다. 말끝마다 외삼촌을 붙이는 것이 기찬에게 근친상간의 상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모를 일이다.



“흐으윽......”



강렬한 흡입으로 기찬을 긴장시키곤 가느다란 손가락을 모아 물건을 거머쥐곤 빠른 피스톤 질로 공략을 해온다. 수혜의 입안에 물려있는 연약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압력이 혈관을 통해 하초에 전해진다.



“흐윽...... 수혜야......”



기찬이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손을 뻗어 수혜의 엉덩이를 쥐어가자 수혜는 심벌을 입에 문 채 엉덩이를 돌려 기찬을 올라탄다. 눈앞에 펼쳐지는 계곡에는 가지런한 방초 위로 분홍빛 살집이 벌어져 있었다. 들국화 문양도 선명한 그 엉덩이로 혀를 가져간다.



“흐으읍..... 쭈우웁......”



돌기를 입에 물어 비틀자 수혜의 몸이 전류를 맞은 물고기처럼 퍼덕거린다. 그 반응은 곧 수혜의 입안에 들어있는 심벌로 전해져 오히려 기찬에게 되돌아온다.



“흐윽......”



“흐읍...... 어머! 미안해요. 외삼촌......”



“하하...... 아니야, 괜찮아. 자, 이제 앞으로 와 봐.”



“네, 제가 해 드릴게요. 가만히 계세요. 호호......”



수혜가 몸을 일으키자 바닥에 누워있는 기찬의 눈앞에 복숭아 같은 수혜의 하얀 젖가슴이 흔들린다. 손을 뻗어 가벼이 쥐어주니 기찬의 손 위로 손을 덮어 강하게 쥐어 달라는 주문을 해 온다.



“하윽...... 외삼촌...... 사랑해요......”



다시 한 번 입술을 빨아들인 뒤 계속해서 기찬을 공략해 간다. 기찬의 심벌을 손에 쥐고 몇 번을 흔들어 대더니 잔뜩 힘이 들어 있는 물건 위로 아깝기만 해 애처로운 사타구니를 갖다 붙인다.



“어...... 엄마...... 하악......”



수혜도 흥분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를 찾아가며 기찬의 심벌을 받아들인다. 기찬의 장대한 물건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는지 미간을 찡그려 가며 끝까지 밀어 넣는다.

이 자세라면 출산을 경험한 여자들도 자극이 강하게 치고 올라와 머뭇거리게 되지만, 수혜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일이었는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었다.



“학, 학, 학......”



짧은 숨을 몰아쉬며 엉덩이를 올리고 내려찍는다. 좁디좁은 수혜의 몸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 벽을 긁어대는 기찬도 허리를 들어 수혜의 자극을 올려준다.

마주치는 사타구니가 회수를 더할수록 물 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수혜의 숨넘어가는 교성이 방안에 울려 퍼진다.



“하아악...... 외삼촌...... 사랑해요......”



“흐윽...... 수혜야...... 조용, 조용히 해......”



아파트라는 것의 구조야 보잘 것 없는 시멘트 덩어리일 뿐, 얇은 내벽 하나로 가로막힌 거실에 사람이 있다면 능히 들리고도 남을 일이니, 앞으로도 계속 얼굴을 마주쳐야 할 기찬으로서는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으윽...... 외삼촌......”



이미 사타구니에 잔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한 수혜는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지고, 기어이 큰 소리와 함께 기찬의 품으로 엎어져 퍼덕이기 시작한다. 다리를 모아 힘주어 기찬을 공략해 오니 그 압박이란 보통의 것이 아니어서 기찬도 잠시 아득해진다.



“수혜야, 이젠 누워 봐. 외삼촌이 해줄게......”



“흐으응...... 네에......”



이미 동공이 풀어진 수혜를 바닥에 누이고 그 가녀린 몸 위로 몸을 싣는다.



“후욱...... 후욱......”



“하앙...... 하앙......”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수혜의 엉덩이 밑으로 뿌리를 박아 넣고, 허리를 쳐 올리기 시작하는 기찬도 이미 거실의 상황은 잊어 버렸다. 소리가 나갔다면 벌써 나갔을 것이고, 일은 벌어진 셈이니 지금의 이 흥분에 몰입할 뿐이었다.



“허으응...... 흐응...... 엄마......”



이미 한 번의 오르가즘을 맛보고 엎어진 수혜를 계속 공략해 가니 그 끝없는 흥분에 수혜는 눈물을 흘리며 울어 대기 시작한다. 그 곡소리가 점점 커짐에 따라 기찬의 흥분도 더해진다. 마치 나이 어린 수혜에게 강간을 하는 듯 더욱 괴롭히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식을 줄 모르는 열기로 수혜의 사타구니 살집을 쪼개 버리려는 듯 무자비하게 몰아쳐 간다.



“허어엉...... 허엉...... 하악......”



“후욱...... 울컥......”



눈물이 흥건한 수혜의 얼굴 위로 기찬의 몸이 엎어지고, 기찬의 등으로는 수혜의 손톱이 깊이 박혀 흐르는 땀에 따가운 자극을 느끼게 한다. 울컥 거리는 떨림이 수혜의 몸 깊은 곳으로 기찬의 분신을 몰아가고, 수혜는 다리로 기찬을 감싸 안아 그 밀착감에 겨워 몸을 떨어 대고 있었다.



“흐으읍...... 쭈우웁......”



긴 입맞춤으로 수혜에게 애정을 전해주고 가슴에 품어 안아 등을 쓸어 준다. 아직도 가슴에 안긴 채 흐느낌을 이어가는 수혜도 그 흥분의 여운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지 가녀린 손을 뻗어 기찬의 심벌을 뿌리부터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어땠어?...... 괜찮아?”



“으응...... 괜찮아요.”



기찬의 가슴에 얼굴을 문질러 가며 애교를 부리는 수혜는 비로소 안착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는지 매우 편안한 모습이었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물수건을 짜내 기찬의 몸을 닦아줄 때는 어린 수혜가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수혜는 사타구니 밑으로 기찬의 분신이 흐르기 시작하는지 티슈를 깔고 쪼그려 앉아 수건을 물에 헹군다. 그 곧게 뻗어 내린 등줄기 밑으로 하얗고 커다란 둔부가 바닥에 닿을 듯 기찬의 눈에 들어오고, 안타까운 기찬의 목소리가 수혜의 귓전을 파고든다.



“수혜야......”



“네, 외삼촌......”



“앞으로는 네가 하고 싶지 않으면 억지로 하지 않아도 돼. 강제로 수혜를 힘들게 하기 싫으니까...... 알았지?”



“아, 아니에요. 외삼촌...... 저, 정말로 외삼촌이 좋아서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외삼촌이 그러시면 저 울고 싶단 말이에요.”



“허헛...... 그래, 그래...... 알았다. 그러면 그 대신 다른 사람하고는 절대로 그러기 없기다.”



“네, 알았어요. 저는 외삼촌 말씀만 들을게요.”



모든 뒤처리를 끝낸 뒤, 방안에는 처치곤란한 대야가 남게 되고, 수혜는 선뜻 거실로 나가기가 민망했는지 기찬을 바라본다. 기찬 역시 곤란하기는 매 한가지였으나 할 수 없이 수혜를 남겨 둔 채 거실로 나서 분위기를 살피게 된다.



“으흠...... 으흠......”



“아! 강수사관님......”



엉큼한 자식이 거실 소파에 앉아 모두 듣고 있었는지, 방에서 나서는 기찬에게 윤정의 남편이 아는 척을 해 오고, 윤정은 방안에 있는지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하...... 이거...... 여기에 계셨습니까?”



“쿡쿡...... 조카라더니 그게 아닌 모양이지요?”



윤정의 남편은 목소리를 죽여 기찬에게 친한 척을 해오고, 난감한 기찬 역시 대강 둘러 대 버린다.



“아! 하하...... 네, 제가 워낙 여기저기 자주 다니다 보니 해결하기 어려운 일도 있어서...... 하하하...... 이해하십시오.”



“아! 대단하십니다. 언뜻 보니 되게 어려 보이던데...... 대학생입니까?”



“하하...... 네, 뭐 좀......”



대충 얼버무리는 사이, 무슨 일인지 윤정이 남편을 불러들이고 그 틈을 타 기찬은 수혜를 방에서 내보낸다.



“자, 수혜야...... 도착하는 대로 전화 해 주고......”



“네, 외삼촌...... 가서 전화 드릴게요. 사랑해요. 호호......”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는 기찬의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수혜는 입을 가리고 웃음을 남겨둔 채 현관을 닫고 사라진다. 얼른 소파로 돌아와 앉는 기찬의 귓가로 부부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에헤이...... 또 싸운다......”



잠시 후 사내가 방문을 거칠게 열고 나와 기찬의 곁에 앉는다.



“에이...... 여편네......”



“어허...... 왜 그래요? 무슨 일이라도......”



“아니요. 강수사관님도 알지만, 지금 우리 형편도 말이 아닌데...... 자꾸 처갓집 식구들 살림까지 돌아봐 달라고 하니까 짜증이 나서......”



“아! 처갓집에 무슨 일이라도?......”



“그게 아니고요. 처제가 아직 대학생인데...... 학비 문제죠. 뭐...... 교재비도 만만치 않을 거고...... 요즘 애들 아르바이트 해서 학비 조달하는 애들도 얼마든지 있던데...... 그걸 못해 가지고...... 에잉...... 저는 나가서 술이라도 한 잔 해야겠습니다. 같이 안 가시겠습니까?”



기찬은 녀석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던 터라 이미 나가버린 수혜가 아직 방안에 있다는 듯 턱짓을 하며 눈을 깜빡이고, 사내도 자신이 미처 그 생각을 못했다는 듯 멋쩍게 웃으며 현관을 빠져 나가 버린다. 제법 화가 나 있는지 수혜의 신발이 없다는 것도 눈치 차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처제라면 일전에 왔던 그 여동생을 가리키는 모양이었다.



“으응, 그 애가 대학생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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