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 4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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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20-01-17 15:09본문
-44부-
“어머! 언니도 왔네?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형부랑 싸운 거야?”
이미 도착해 있던 송희가 강주는 본체만체 민희를 붙들고 사정을 물어본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앉아 걱정을 해주니 민희는 공연히 서러운 마음에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지만 속사정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 얘들 이혼 시킬 거야.”
“어허...... 당신도 참...... 무슨 그런 일로...... 부부싸움이란 게 다 칼로 물 베기야. 오늘만 참으면 내일은 다 풀어질 일을 갖고......”
“아유, 당신은 모르면 잠자코 있어요.”
민희의 일로 공연히 시끄러워질 것 같아 강주가 나서서 식구들을 만류한다.
“자, 자...... 두 분 그만하시고...... 즐거운 날인데 우선 식사부터 하시죠. 애들도 배가 고플 텐데...... 송희, 너도 안 먹었지?”
“으응...... 아유, 오빠, 미안해...... 우리 언니 처음 볼 텐데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 어떻게 해?”
“으응...... 뭐, 형님 말마따나 칼로 물 베긴데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민희와 함께 이미 식사를 마쳤지만 할 수 없이 다시 식탁에 앉아 부른 배를 두드리며 숟가락질을 한다. 민희는 속이 울렁거린다며 소파에 앉아 딴전을 부리면서도 강주의 그 모습이 우스운지 한 번씩 시선을 마주치며 혀를 내밀어 약을 올린다. 정작 자기 모습은 생각도 않고 강주를 약 올리는 모습에 우스워 밥을 먹다가 사래가 들려 콜록거린다.
“큭...... 큭.......”
“어머! 오빠...... 여기 물......”
등을 두들기는 송희에게 손사래를 치고 식탁에서 물러나 물을 마신다. 마침 핑계거리가 없었는데 차라리 잘 되었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벗어난다.
“아이고...... 저도 얹혔는지...... 그만 먹어야 되겠습니다.”
“아, 이거 참...... 공연히 자네도 처제 때문에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구먼.”
“아, 아닙니다. 많이 먹었습니다. 저는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올게요.”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워 무니 민희가 슬그머니 따라 나온다. 강주가 돌아보며 미소를 짓는다.
“야, 스릴 있어서 좋긴 한데...... 킥킥...... 너 얼굴이 바둑이처럼 돼 가지고 지금 얼마나 웃기는지 알아?”
“이 씨...... 너 죽을래?”
한참을 노닥거리는데 식사를 마친 송희가 베란다로 나오며 말을 붙여 온다.
“어머! 오빠...... 언니랑 벌써 많이 친해졌네? 호호호......”
“으응, 알고 보니 처형이 나하고 동갑이던데...... 그냥 친구처럼 지내기로 했어.”
“피...... 또 처형이란다.”
송희는 은근히 싫지 않은 듯 강주의 어깨를 때리면서도 마치 소박맞고 친정으로 쫓겨 온 듯 보이는 언니에게 미안한지 민희의 기색을 살핀다.
“오빠, 우리 슈퍼에 가 보자.”
“야, 너 또 지난번처럼 그러려고 그러지?”
“킥...... 재미있잖아. 가자. 으응?”
송희를 이길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이끌려 나서는데 민희도 가려는지 모자와 선글라스를 챙긴다.
“언니도 갈 거야?”
“으응...... 나도 궁금하네. 같이 가 보자.”
“큰언니...... 우리 슈퍼에 갔다 올게......”
“그래, 그럼 올 때 술안주하게 고기 좀 사 올래?”
“으응...... 알았어.”
역시나 송희는 강주에게 매달리 듯 안겨서 걸어가고 강주는 뒤따라오는 민희가 신경 쓰이는지 송희에게 핀잔을 준다.
“야, 너희 언니 기분이 별로 안 좋을 텐데, 이렇게 매달려서 갈 거야?”
“어머! 참 호호호...... 언니, 빨리 와.”
“그래, 계집애...... 강주씨가 그렇게 좋으니?”
“어머! 언니는 왜 함부로 이름을 부르고 그래?”
“참 나...... 그럼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제부라고 하리? 그리고 나이도 동갑인데...... 안 그래? 강주야......”
민희는 말이 나온 김에 송희를 약 올리려는지 능글거리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고 강주도 맞장구를 쳐 준다.
“으응...... 그렇지 민희야...... 하하하......”
“어머! 뭐야. 두 사람...... 이 씨......”
송희는 약이 올라 큰 소리로 발을 구르며 앞 서 가고 두 사람은 허리를 잡고 웃는다. 주차장을 통과해 매장으로 들어서니 여기저기서 인사를 해 오고 송희는 어느새 다시 강주의 팔짱을 끼고 행복해 한다.
강주는 장난기가 발동해 야채코너로 두 사람을 데리고 가고 청과야채 담당이 인사를 해 온다.
“아! 소장님, 반갑습니다. 휴가 중이신데 자주 뵙습니다.”
“응, 그래...... 수고 많다.”
강주는 송희와 민희를 돌아보며 묻는다.
“고기 구워 먹으려면 고추도 있어야겠지?”
“몰라, 오빠가 알아서 사요.”
“킥...... 그래, 아저씨 고추 얼마예요.”
“어머! 뭐야? 오빠는...... 무슨 말이 그래? 호호호......”
송희는 얼굴이 빨개져서 민희 뒤로 숨고 강주와 민희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 야채담당도 민망한지 고추를 담으며 미소를 짓는다.
“아이고, 참...... 소장님 여전하십니다. 하하하......”
“하하하...... 재미있잖아. 그래, 계속 수고해라......”
고기를 사기 위해 정육코너로 걸음을 옮기면서 송희와 민희에게 말을 건다.
“빨리 와. 왜...... 이제 창피해?”
“아유...... 엉큼하게...... 아주 웃기고 있어. 언니도 있는데......”
“호호호...... 얘, 뭐 어때서 그래? 강주씨가 재미있게 해 주니까 좋은데......”
“언니도 웃긴다? 얼음공주가 왜 이렇게 오빠한테는 상냥하실까?”
“얘는 내가 뭘...... 칫...... 네 남자 친구니까 그러는 거지. 그리고 나하곤 동갑이라잖아? 같이 늙어 가는 처지에...... 그렇지? 강주야.......”
“으응...... 그렇지. 민희야. 하하하......”
“또 그런다. 또......”
“자, 자...... 송희야. 여자들이 정육 코너에서는 어떻게 하는 줄 알아?”
“뭐를?......”
“곰거리를 사러 와서는 족이나 사골 같은 거...... 고르다가 정육담당을 쓰윽 쳐다보면서...... 아저씨 족 같은 거 하나 주세요. 이러는데.......”
“아유 씨...... 또......”
“호호호.......”
“하하하......”
강주가 자꾸만 음담패설 같은 소리를 늘어놓자 송희는 아예 민희에게 가서 팔짱을 끼고 딴전을 부린다.
“아유...... 오빠 이제 아는 척 하지 마. 창피해서 같이 못 다니겠어.”
“에이...... 재미있는 거 하나 더 있는데......”
이번에는 민희가 바짝 다가서며 묻는다.
“호호호...... 재미있는데 얘는 뭘 그래?...... 나도 써먹어야겠다. 호호호...... 어서 말 해 봐.”
“어머! 언니는 미쳤나 봐. 결혼하면 여자가 이렇게 뻔뻔해져도 되는 거야?”
“아유, 가만히 있어 봐. 좀 들어 보게...... 호호호......”
“으음...... 닭을 사면서...... 껍데기에 지방질이 많으니까 싫어하는 여자들이 많거든...... 요염하게 정육담당을 쳐다보면서 이러는 거지. 아저씨 저는 다 벗겨주세요. 쿡쿡......”
“호호호......”
“푸훗......”
“어어...... 송희도 웃었다. 하하하......”
“내가 언제...... 미쳤나 봐. 둘 다......”
고기를 사들고 나오면서 송희는 한 팔에는 강주를, 다른 한 팔은 민희에게 팔짱을 끼고 즐거워한다. 우울해 보이는 언니를 위로해 주기 위해 애써주는 강주가 고맙고, 쌀쌀맞은 언니가 자신의 남자인 강주에게는 유독 친절히 대해 주니 그도 고마운 모양이다. 그저 모르는 것이 약일뿐이다.
“저...... 소장님, 손님이 찾으시는데요?”
“뭐야? 허허...... 참...... 아니 휴가 중에 누가......”
고개를 들어 입구를 보니 정필이가 허리를 꺾어 절을 한다.
“어머! 오빠, 저 사람 누구야? 무슨 인사를 저렇게...... 무섭게 생겼다.”
“푸훗, 무섭긴...... 그냥 아는 사람이야. 잠깐만 기다려. 가보고 올게.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더 사고 있어.”
“으응...... 빨리 와.....”
강주가 나오니 정필이도 주차장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주차장에는 전날 풍물시장을 할 때 얼굴을 익힌 사내들도 몇이 앉아 있다가 강주를 보고 허리를 꺾어 인사를 해 온다.
“자, 자...... 이쪽으로 와. 아니...... 무슨 인사들을 그렇게 해? 하하하...... 사람 곤란하게시리......”
“아니, 매형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잖아요. 전화도 안 받으시고......”
분위기를 보아하니 박부장에게 무슨 언질을 받은 모양이다.
“으응? 전화?...... 아! 집에 두고 온 모양이다...... 그래, 형한테 무슨 얘기라도 들었어? 내가 걱정 돼서 온 거야?.....”
“네...... 그런데 형님이 찾는 그 놈들은 뭐예요? 그냥 싹 쓸어버릴까요?”
“아니야. 이 사람아...... 무슨 영화 찍어? 그건 그저 내가 궁금해서 알아본 거야. 그나저나 요즘 산에서 애들 데리고 뭐 한다면서......”
“허허...... 네. 그저 운동이나 하고 농사도 짓고 그럽니다.”
“참 나...... 설마 네가 그러겠다. 자, 돈도 많이 필요할 텐데, 이거 갖다 쓰고 다른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지내. 괜히 면회 가게 만들지 말고......”
“아유, 형님...... 웬 돈을 이렇게......”
“산중에 똘마니들 데리고 있으려면 돈 많이 필요할 거 아냐? 그리고 너도 전화 잘 안 될 때가 많던데...... 항상 열어놓고......”
“네, 지금은 산에 소형 발전기를 준비해 둬서 전기 쓸 수 있도록 해 뒀습니다.”
“어쩌면 내가 처남 신세를 지게 될지도 몰라서 그래. 전화 항상 열어 둬.”
“음...... 그 놈들 때문에 그러시는 거면 제가 치워 버릴 테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아, 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 괜히 지레짐작으로 사고 치지 마. 나중에 연락해 줄게.”
강주는 민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쩌면 정필이의 신세를 지게 될지도 몰라 회사에서 수령한 수표를 정필이에게 내밀어 마음을 써 준다. 황부장의 부인 미경이가 관리한다는 젊은 사내들이 아무래도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회장이 비밀스럽게 미경이를 내세워 몸 보시를 시켜가며 관리를 할 때에는 그 쓰임새가 있을 것이고 짐작컨대 떳떳한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거래 중에 필요 없는 상대를 제거하고 또는 보복이나 복종시키는 일에 써먹었다면 결코 민희도 안전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일에 대비를 해 두는 것뿐이다.
정필이 일행을 보내고 다시 매장으로 들어선다. 부소장이 강주에게 인사를 해 온다.
“아! 부소장님...... 지금 자리가 준비 됐는데...... 어차피 내가 휴가 끝날 때까지는 계셔야 하니까 그렇게 알고 준비나 잘 하십시오.”
“아! 네...... 감사합니다. 소장님.”
“인천으로 가셔야 하니까 미리 주변정리도 해 두시고......”
“네, 네...... 알았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아파트로 올라가니 밖에서 기다리던 민희의 언니가 강주를 붙잡는다.
“자, 너희 먼저 들어가. 나는 동생하고 얘기 좀 하고 들어갈게”
“응......”
“오빠, 빨리 들어 와.”
“그래.”
“으음...... 송희 데리고 다닐 때 조심 해. 눈치 차리지 못하게...... 동생, 저 애 이혼시켜야 할 텐데...... 계속 여기 데리고 있으면 결국 그놈이 찾아올 거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일단 본인 의사를 물어 보세요. 이혼 할 생각이 있는지...... 그저 병원만 옮겨주면 해결될지도 모르는데...... 제가 다른 장소에 민희를 숨겨줄 데야 많이 있지만 본인이 싫다면 할 수 없는 거잖아요?”
“동생은 그게 무슨 소리야? 무조건 이혼 시켜야 돼. 저 애가 창녀야? 뭐야? 자기가 좋아서 즐기는 것도 아니고...... 그 나쁜 새끼...... 형님한테 버르장머리 없이 굴어도 내 동생을 데리고 있으니까 그저 예쁘게만 봐 줬는데...... 하여튼 민희는 내가 따로 얘기할 테니까 그럼...... 동생이 어디 숨겨 줄 데가 있긴 있는 거지? 이혼 시킬 동안만 둘이 못 만나게 데리고 있어.”
“네...... 집은 얼마든지 있지만 지금 제가 불안한 건 민희가 이혼을 하더라도 그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다른 여자가 양아치 같은 애들을 부리고 있어서...... 그게 자꾸 신경이 쓰이네요. 자칫 민희한테 해코지라도 할까 봐 그게 걱정이에요.”
“어머! 그럼 어떻게 해. 경찰에 신고하면 안 될까?”
“허허...... 참, 누님도...... 경찰에 뭐라고 신고를 해요? 누가 뭘 잘못했다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그럼 어떻게 해? 저대로 보낼 수도 없고......”
“일단 민희가 마음을 정하면 내가 다른 곳에 숨겨두고 경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네요. 혹시 그런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가서 대응을 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깡패들이라면서......”
“푸훗...... 누님, 나 싸움 잘 해요.”
강주는 장난스럽게 알통을 들어 보인다.
“아유...... 지금 장난 칠 때야?”
“걱정 말아요. 뛰는 놈 위에는 나는 놈도 있는 법이니까...... 아까 민희도 봐서 알 거예요. 일단 민희 뜻이나 물어 보세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알았어. 일단 들어가자.”
둘러 앉아 고기를 굽는 와중에 민희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것이 설득이 길어지는 모양이다. 송희는 작은 언니의 얼굴이 말이 아닌 지경이니 오히려 강주에게 면목이 없어 자꾸만 술을 권한다.
“오빠, 미안해요. 손님을 불러놓고 분위기가 이래서......”
“어허...... 처제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이 친구가 왜 손님이야. 우리 식구지. 괜찮아.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야.”
“아유...... 작은 형부 그렇게 안 봤는데...... 여자를 저렇게 때리는 게 어디 있어? 혹시 형부도 그러는 거 아니에요?”
“어허...... 이거 불똥이 왜 갑자기 나한테 튀나? 허허허......”
“오빠도 나중에 나 때리기만 해 봐. 그냥 콱 죽어 버릴 거니까......”
“어어...... 무시무시하게 왜 그래? 하하하...... 걱정 마. 못난 놈들이나 여자를 때리지. 도대체 아까워서 자기 여자를 어떻게 때려?”
방문이 열리더니 강주를 불러들인다. 송희는 무언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강주의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자 어깨가 으쓱해져 강주의 등을 떠민다. 민희는 쪼그리고 앉은 무릎 사이에서 얼굴을 들며 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곤 강주를 바라본다.
“그럼 강주씨...... 나 어디 숨겨 줄 데는 있어? 미경이 언니가 데리고 있는 애들이 나 해코지할지도 모른다면서?......아까 슈퍼에서 본 사람들도 보통 사람 같지는 않던데......”
“으음...... 그렇게 결심한 거야? 너 숨겨 줄 데야 많이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건데?......”
“푸훗...... 뭐, 송희한테는 미안하지만 자기한테 들어붙어야지. 어떻게 하겠어? 강주씨가 나 책임진다면서?......”
강주는 슬쩍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민망한지 뒷덜미를 긁는다. 이런 경우 확실히 여자가 남자보다 대범한 모양이다. 한 자매간 이지만 서로의 사정을 알고 나니 못할 말이 없는 표정이다.
“자식...... 그래, 내가 책임질게. 아무 걱정 하지 마. 일단 내일 송희 보내놓고 함께 가자.”
“그래, 아무튼 너희들도 조심해. 송희 눈치 못 채도록...... 아유, 참...... 이게 무슨 일이야......”
늦도록 술을 마시고 거실에서 모두 이야기나 하며 놀다가 함께 자자고 청하는 걸 뿌리치고 내려온다. 공연히 함께 자다가 송희 앞에서 실수라도 하게 되면 정말 난감한 일이고 코앞에 숙소가 있는데 편안한 잠자리를 두고 고생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하모니 장마담에게 전화를 건다.
“응, 혜영아...... 나야. 강주......”
“응, 강주씨...... 오늘 올 거야?”
“아니, 그게 아니고...... 지금 내가 다른 데 딱히 부탁할 만한 데도 없어서 그러는데...... 여자 한 사람만 너희 집에 며칠 데리고 있어 줄 수 없을까?”
“어머머! 뭐라고? 자기 지금 뭐라고 했어?”
강주는 할 수 없이 장마담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다시 이해를 구한다.
“어머나...... 뭐 그런 미친놈이 다 있을까? 자기 마누라를...... 아유, 그런 인간들은 약 먹여놓고 물건을 아주 싹둑 잘라 버려야 돼.”
“참 나...... 이거 여자들이 더 무섭다니까...... 그러니까 혜영아...... 사정 좀 봐 줘라.”
“그래, 알았어. 강주씨 부탁이니까 특별히 들어 주는 거야. 그 대신 내 앞에서는 친한 척 하기 없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만에 하나 강주가 의심을 받는다면 의왕매장도 이미 회장이 알고 있으니 안심하고 숨길만 한 곳은 전혀 연관을 지을 수 없는 장마담의 집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낮에 잠을 자서 그런지 잠도 오질 않아 컴퓨터를 켜서 폰에 있는 사진들을 저장해 둔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있어 나가보니 두 자매가 내려와 있다.
“어! 누님, 민희도 왔네? 왜 안자고 내려왔어?”
“으응...... 심란해서 잠도 안 와. 동생하고 편하게 상의도 더 해야 하 것 같아서...... 집에는 애들 아빠하고 송희도 있으니까 불안해서 목소리도 크게 못 내잖아.”
“형님은 자요?”
“응, 송희도 술이 취해서 애들 방에서 잠들었어.”
“아유...... 이게 무슨 일이니? 우리 세 자매가 모두 너한테 매달려서......”
“걱정 말아요. 나중에 모두 한 집에서 삽시다. 아니, 그럼 더 불편할 거고 모두 한 아파트에서 삽시다. 왔다 갔다 하면서...... 킥킥......”
“아유, 장난치지 마. 가슴 떨려 죽겠어.”
“언니, 걱정하지 마. 자기 이젠 돈 많이 벌어야겠다. 아파트를 세 채나 마련하려면...... 호호호...... 차라리 이렇게 결심하니까 홀가분하고 좋다. 강주씨가 나한테는 구세주나 다름없네.”
“참, 너희들도 천생연분이다. 어쩌면 그렇게 남 얘기하듯 잘 하니?”
“하하하...... 뭐, 구세주가 별 겁니까? 그저 밥이나 먹여주면 되는 거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뭐...... 얼마나 잘 먹고 잘 살 거라고 그런 마음고생을 해가면서 살아요? 그건 결코 잘 사는 게 아니잖아요?”
정말 그럴지도 모르는 일이다. 예수는 마구간에서 태어나 말구유에 뉘여 있었다고 하니 말구유는 다름 아닌 여물통이고 여물통은 밥그릇이니 그 안에 담겨있던 예수는 사람들에게 밥으로 온 것일 게다. 먹고사는 문제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이겠지만 조금 더 잘 먹고 조금 더 잘 살기 위해서 마음고생하며 자신과 가족을 나락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저 한 공기 밥에 만족을 하고 시원한 냉수로 배를 채워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 사랑만 가득하다면 자신의 몸을 세상의 밥으로 내어 준 예수처럼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는 기꺼이 밥이 되어 씹혀도 좋을 일이다.
“참 나...... 갖다 붙이기는...... 아유...... 그래도 죄 짓는 거 같아서......”
“죄요? 그럼 이민 갈까?......”
죄라는 것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같은 사안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죄일 수도 아닐 수도 있으니 다분히 진리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간과 공간을 관통해 언제 어디서라도 적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리라고 할 만할 것이다. 속뜻을 보자면 빗나간 행위, 과녁에서 벗어나는 일을 죄라고 한다 하니 배우자를 속이고 외도를 하는 것이 좁은 의미의 죄라면 죄이겠으나 스스로 행복할 권리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타인에게 강제하지 않는 한, 천부적으로 주어진 권리를 누구라도 빼앗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라에 따라 간통을 벌하는 입장이 각기 다른 것은 그 시각차이일 것이고 천부적인 권리보다 기혼남녀의 정조를 윗자리에 두어 법으로 지켜주는 것은 모두를 철모르는 철부지로 보는 것이니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도덕적으로 포장되고 교육적으로 조작된 죄의식일 것이다. 선행을 베풀고 그 생색을 내는 사람이야말로 이미 받을 보상을 다 받은 셈이니 죄의식도 그와 다름 아닐 것이다. 아파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셈을 치렀다면 차원 다른 해방된 삶 속에서 솔직한 인간본연의 행복을 누리며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엉터리 같은 죄의식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죄에서 벗어나는 길일지도 모를 일이다.
남녀가 서로에게 목적이어야 하겠지만 섹스와 사랑을 묶어서 생각할 일은 아닐 것이다. 섹스는 사랑하기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일 수는 없는 일이며 섹스로 상대를 구속한다면 이미 그 자유의지를 꺾는 것이니 사랑이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유의사에 반한다고 해서 부부간의 강간을 범죄로 인정하는 풍토에서 간통을 여전히 백안시하는 것은 그야말로 넌 센스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섹스는 나누고 교감하는 것이다. 사랑하기 위해 섹스를 하는 것이지, 섹스를 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즐거워야 할 행위를 마음에도 없는 사람과 먹고 사는 이유로 해야 한다면 그것은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피......”
“허허......
“얘, 민희 너는 여기서 잘래?”
“아유, 싫어...... 나 지금도 옆구리가 결려. 나 먼저 올라갈 테니까 언니나 더 있다가 올라 와. 그럼 강주씨...... 우리 언니 행복하게 해 줘. 호호호......”
“아유, 얘는 빨리 올라가기나 해. 나도 금방 갈게.”
나가는 민희를 배웅하고는 문을 잠그고 돌아와 옷을 벗는다. 강주와 동생의 정사 장면을 떠올리며 후끈 달아오른 모습이다.
“봐, 이렇게 문단속을 잘 해야지. 그게 무슨 꼴이니?”
“하하하...... 그래서 이렇게 됐으니 결국 다 잘 된 거 아니요? 탁 터놓고 얘기 할 수 있으니...... 얘기하고 나니까 속도 후련하잖아요.”
강주도 서둘러 옷을 벗고 서비스를 기대하는 듯 침대에 누워 버리고 그녀는 강주의 좆을 문질러 세우고는 배 위에 걸터앉아 잔뜩 벌어져 색스러운 질 속으로 밀어 넣는다.
“흐으응......”
“어헉, 바로 넣어도 괜찮아?......”
“으흐으으응...... 나 벌써 물 나왔어. 괜찮아......”
강주는 그녀의 젖가슴을 애무해주며 흥분을 끌어올리고 이미 동생에게 노출되고 공개된 섹스를 기대해서인지 부녀회 총무는 한껏 달아올라 요분질을 해 대고 있다.
“아학...... 하악...... 아학.”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좆을 빼 낼 때는 다시 채워 줄 기대감에 몸을 떨고 엉덩이를 내려 사타구니를 마주칠 때에는 질벽을 긁어주는 느낌과 깊숙한 삽입으로 낯 설은 통증을 쾌감으로 즐긴다.
“으흐으응...... 허억...... 허억......”
한동안의 방아질로 물을 쏟아 두 사람의 사타구니가 흥건해질 즈음 강주가 자세를 바꿔 그녀의 엉덩이에 매달리고 그 엉덩이는 가득한 기대로 강주를 맞아들인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욱......”
거친 심호흡으로 마주치는 속도를 더해 간다. 질 깊숙이 찔러오는 강주에게 이제는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신뢰를 보내준다. 동생들을 모두 잘 부탁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악, 여보...... 여보...... 사랑해......”
“그래, 누님...... 후욱, 후욱, 내 여보야...... 후욱......”
빠른 좆질로 사정의 기운이 몰려온다.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변하는 착각 속에 불꽃놀이를 즐긴다.
“으으으으흑...... 울컥...... 꿀럭......”
질속에서 터지는 폭죽의 기운을 느끼고는 천천히 앞으로 엎어진다. 엉덩이 위로 느껴지는 강주의 체중만큼이나 포만감을 느끼는지 엎어진 채 좆이 꽂힌 엉덩이에 경련을 일으킨다.
“후우...... 누님, 나를 뭐라고 불렀지?”
“으흥...... 여보...... 내가 동생 여보라고 부르면 좋아했잖아?”
“후훗...... 물론 좋지...... 얼마나 좋은데...... 한 번 더 해 봐.”
“차암...... 여보......”
“어머! 언니도 왔네?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형부랑 싸운 거야?”
이미 도착해 있던 송희가 강주는 본체만체 민희를 붙들고 사정을 물어본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앉아 걱정을 해주니 민희는 공연히 서러운 마음에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지만 속사정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나, 얘들 이혼 시킬 거야.”
“어허...... 당신도 참...... 무슨 그런 일로...... 부부싸움이란 게 다 칼로 물 베기야. 오늘만 참으면 내일은 다 풀어질 일을 갖고......”
“아유, 당신은 모르면 잠자코 있어요.”
민희의 일로 공연히 시끄러워질 것 같아 강주가 나서서 식구들을 만류한다.
“자, 자...... 두 분 그만하시고...... 즐거운 날인데 우선 식사부터 하시죠. 애들도 배가 고플 텐데...... 송희, 너도 안 먹었지?”
“으응...... 아유, 오빠, 미안해...... 우리 언니 처음 볼 텐데 이런 모습을 보여줘서 어떻게 해?”
“으응...... 뭐, 형님 말마따나 칼로 물 베긴데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민희와 함께 이미 식사를 마쳤지만 할 수 없이 다시 식탁에 앉아 부른 배를 두드리며 숟가락질을 한다. 민희는 속이 울렁거린다며 소파에 앉아 딴전을 부리면서도 강주의 그 모습이 우스운지 한 번씩 시선을 마주치며 혀를 내밀어 약을 올린다. 정작 자기 모습은 생각도 않고 강주를 약 올리는 모습에 우스워 밥을 먹다가 사래가 들려 콜록거린다.
“큭...... 큭.......”
“어머! 오빠...... 여기 물......”
등을 두들기는 송희에게 손사래를 치고 식탁에서 물러나 물을 마신다. 마침 핑계거리가 없었는데 차라리 잘 되었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벗어난다.
“아이고...... 저도 얹혔는지...... 그만 먹어야 되겠습니다.”
“아, 이거 참...... 공연히 자네도 처제 때문에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구먼.”
“아, 아닙니다. 많이 먹었습니다. 저는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올게요.”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워 무니 민희가 슬그머니 따라 나온다. 강주가 돌아보며 미소를 짓는다.
“야, 스릴 있어서 좋긴 한데...... 킥킥...... 너 얼굴이 바둑이처럼 돼 가지고 지금 얼마나 웃기는지 알아?”
“이 씨...... 너 죽을래?”
한참을 노닥거리는데 식사를 마친 송희가 베란다로 나오며 말을 붙여 온다.
“어머! 오빠...... 언니랑 벌써 많이 친해졌네? 호호호......”
“으응, 알고 보니 처형이 나하고 동갑이던데...... 그냥 친구처럼 지내기로 했어.”
“피...... 또 처형이란다.”
송희는 은근히 싫지 않은 듯 강주의 어깨를 때리면서도 마치 소박맞고 친정으로 쫓겨 온 듯 보이는 언니에게 미안한지 민희의 기색을 살핀다.
“오빠, 우리 슈퍼에 가 보자.”
“야, 너 또 지난번처럼 그러려고 그러지?”
“킥...... 재미있잖아. 가자. 으응?”
송희를 이길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이끌려 나서는데 민희도 가려는지 모자와 선글라스를 챙긴다.
“언니도 갈 거야?”
“으응...... 나도 궁금하네. 같이 가 보자.”
“큰언니...... 우리 슈퍼에 갔다 올게......”
“그래, 그럼 올 때 술안주하게 고기 좀 사 올래?”
“으응...... 알았어.”
역시나 송희는 강주에게 매달리 듯 안겨서 걸어가고 강주는 뒤따라오는 민희가 신경 쓰이는지 송희에게 핀잔을 준다.
“야, 너희 언니 기분이 별로 안 좋을 텐데, 이렇게 매달려서 갈 거야?”
“어머! 참 호호호...... 언니, 빨리 와.”
“그래, 계집애...... 강주씨가 그렇게 좋으니?”
“어머! 언니는 왜 함부로 이름을 부르고 그래?”
“참 나...... 그럼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제부라고 하리? 그리고 나이도 동갑인데...... 안 그래? 강주야......”
민희는 말이 나온 김에 송희를 약 올리려는지 능글거리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고 강주도 맞장구를 쳐 준다.
“으응...... 그렇지 민희야...... 하하하......”
“어머! 뭐야. 두 사람...... 이 씨......”
송희는 약이 올라 큰 소리로 발을 구르며 앞 서 가고 두 사람은 허리를 잡고 웃는다. 주차장을 통과해 매장으로 들어서니 여기저기서 인사를 해 오고 송희는 어느새 다시 강주의 팔짱을 끼고 행복해 한다.
강주는 장난기가 발동해 야채코너로 두 사람을 데리고 가고 청과야채 담당이 인사를 해 온다.
“아! 소장님, 반갑습니다. 휴가 중이신데 자주 뵙습니다.”
“응, 그래...... 수고 많다.”
강주는 송희와 민희를 돌아보며 묻는다.
“고기 구워 먹으려면 고추도 있어야겠지?”
“몰라, 오빠가 알아서 사요.”
“킥...... 그래, 아저씨 고추 얼마예요.”
“어머! 뭐야? 오빠는...... 무슨 말이 그래? 호호호......”
송희는 얼굴이 빨개져서 민희 뒤로 숨고 강주와 민희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 야채담당도 민망한지 고추를 담으며 미소를 짓는다.
“아이고, 참...... 소장님 여전하십니다. 하하하......”
“하하하...... 재미있잖아. 그래, 계속 수고해라......”
고기를 사기 위해 정육코너로 걸음을 옮기면서 송희와 민희에게 말을 건다.
“빨리 와. 왜...... 이제 창피해?”
“아유...... 엉큼하게...... 아주 웃기고 있어. 언니도 있는데......”
“호호호...... 얘, 뭐 어때서 그래? 강주씨가 재미있게 해 주니까 좋은데......”
“언니도 웃긴다? 얼음공주가 왜 이렇게 오빠한테는 상냥하실까?”
“얘는 내가 뭘...... 칫...... 네 남자 친구니까 그러는 거지. 그리고 나하곤 동갑이라잖아? 같이 늙어 가는 처지에...... 그렇지? 강주야.......”
“으응...... 그렇지. 민희야. 하하하......”
“또 그런다. 또......”
“자, 자...... 송희야. 여자들이 정육 코너에서는 어떻게 하는 줄 알아?”
“뭐를?......”
“곰거리를 사러 와서는 족이나 사골 같은 거...... 고르다가 정육담당을 쓰윽 쳐다보면서...... 아저씨 족 같은 거 하나 주세요. 이러는데.......”
“아유 씨...... 또......”
“호호호.......”
“하하하......”
강주가 자꾸만 음담패설 같은 소리를 늘어놓자 송희는 아예 민희에게 가서 팔짱을 끼고 딴전을 부린다.
“아유...... 오빠 이제 아는 척 하지 마. 창피해서 같이 못 다니겠어.”
“에이...... 재미있는 거 하나 더 있는데......”
이번에는 민희가 바짝 다가서며 묻는다.
“호호호...... 재미있는데 얘는 뭘 그래?...... 나도 써먹어야겠다. 호호호...... 어서 말 해 봐.”
“어머! 언니는 미쳤나 봐. 결혼하면 여자가 이렇게 뻔뻔해져도 되는 거야?”
“아유, 가만히 있어 봐. 좀 들어 보게...... 호호호......”
“으음...... 닭을 사면서...... 껍데기에 지방질이 많으니까 싫어하는 여자들이 많거든...... 요염하게 정육담당을 쳐다보면서 이러는 거지. 아저씨 저는 다 벗겨주세요. 쿡쿡......”
“호호호......”
“푸훗......”
“어어...... 송희도 웃었다. 하하하......”
“내가 언제...... 미쳤나 봐. 둘 다......”
고기를 사들고 나오면서 송희는 한 팔에는 강주를, 다른 한 팔은 민희에게 팔짱을 끼고 즐거워한다. 우울해 보이는 언니를 위로해 주기 위해 애써주는 강주가 고맙고, 쌀쌀맞은 언니가 자신의 남자인 강주에게는 유독 친절히 대해 주니 그도 고마운 모양이다. 그저 모르는 것이 약일뿐이다.
“저...... 소장님, 손님이 찾으시는데요?”
“뭐야? 허허...... 참...... 아니 휴가 중에 누가......”
고개를 들어 입구를 보니 정필이가 허리를 꺾어 절을 한다.
“어머! 오빠, 저 사람 누구야? 무슨 인사를 저렇게...... 무섭게 생겼다.”
“푸훗, 무섭긴...... 그냥 아는 사람이야. 잠깐만 기다려. 가보고 올게.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더 사고 있어.”
“으응...... 빨리 와.....”
강주가 나오니 정필이도 주차장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주차장에는 전날 풍물시장을 할 때 얼굴을 익힌 사내들도 몇이 앉아 있다가 강주를 보고 허리를 꺾어 인사를 해 온다.
“자, 자...... 이쪽으로 와. 아니...... 무슨 인사들을 그렇게 해? 하하하...... 사람 곤란하게시리......”
“아니, 매형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잖아요. 전화도 안 받으시고......”
분위기를 보아하니 박부장에게 무슨 언질을 받은 모양이다.
“으응? 전화?...... 아! 집에 두고 온 모양이다...... 그래, 형한테 무슨 얘기라도 들었어? 내가 걱정 돼서 온 거야?.....”
“네...... 그런데 형님이 찾는 그 놈들은 뭐예요? 그냥 싹 쓸어버릴까요?”
“아니야. 이 사람아...... 무슨 영화 찍어? 그건 그저 내가 궁금해서 알아본 거야. 그나저나 요즘 산에서 애들 데리고 뭐 한다면서......”
“허허...... 네. 그저 운동이나 하고 농사도 짓고 그럽니다.”
“참 나...... 설마 네가 그러겠다. 자, 돈도 많이 필요할 텐데, 이거 갖다 쓰고 다른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지내. 괜히 면회 가게 만들지 말고......”
“아유, 형님...... 웬 돈을 이렇게......”
“산중에 똘마니들 데리고 있으려면 돈 많이 필요할 거 아냐? 그리고 너도 전화 잘 안 될 때가 많던데...... 항상 열어놓고......”
“네, 지금은 산에 소형 발전기를 준비해 둬서 전기 쓸 수 있도록 해 뒀습니다.”
“어쩌면 내가 처남 신세를 지게 될지도 몰라서 그래. 전화 항상 열어 둬.”
“음...... 그 놈들 때문에 그러시는 거면 제가 치워 버릴 테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아, 아...... 그런 거 아니라니까...... 괜히 지레짐작으로 사고 치지 마. 나중에 연락해 줄게.”
강주는 민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쩌면 정필이의 신세를 지게 될지도 몰라 회사에서 수령한 수표를 정필이에게 내밀어 마음을 써 준다. 황부장의 부인 미경이가 관리한다는 젊은 사내들이 아무래도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회장이 비밀스럽게 미경이를 내세워 몸 보시를 시켜가며 관리를 할 때에는 그 쓰임새가 있을 것이고 짐작컨대 떳떳한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거래 중에 필요 없는 상대를 제거하고 또는 보복이나 복종시키는 일에 써먹었다면 결코 민희도 안전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일에 대비를 해 두는 것뿐이다.
정필이 일행을 보내고 다시 매장으로 들어선다. 부소장이 강주에게 인사를 해 온다.
“아! 부소장님...... 지금 자리가 준비 됐는데...... 어차피 내가 휴가 끝날 때까지는 계셔야 하니까 그렇게 알고 준비나 잘 하십시오.”
“아! 네...... 감사합니다. 소장님.”
“인천으로 가셔야 하니까 미리 주변정리도 해 두시고......”
“네, 네...... 알았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아파트로 올라가니 밖에서 기다리던 민희의 언니가 강주를 붙잡는다.
“자, 너희 먼저 들어가. 나는 동생하고 얘기 좀 하고 들어갈게”
“응......”
“오빠, 빨리 들어 와.”
“그래.”
“으음...... 송희 데리고 다닐 때 조심 해. 눈치 차리지 못하게...... 동생, 저 애 이혼시켜야 할 텐데...... 계속 여기 데리고 있으면 결국 그놈이 찾아올 거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일단 본인 의사를 물어 보세요. 이혼 할 생각이 있는지...... 그저 병원만 옮겨주면 해결될지도 모르는데...... 제가 다른 장소에 민희를 숨겨줄 데야 많이 있지만 본인이 싫다면 할 수 없는 거잖아요?”
“동생은 그게 무슨 소리야? 무조건 이혼 시켜야 돼. 저 애가 창녀야? 뭐야? 자기가 좋아서 즐기는 것도 아니고...... 그 나쁜 새끼...... 형님한테 버르장머리 없이 굴어도 내 동생을 데리고 있으니까 그저 예쁘게만 봐 줬는데...... 하여튼 민희는 내가 따로 얘기할 테니까 그럼...... 동생이 어디 숨겨 줄 데가 있긴 있는 거지? 이혼 시킬 동안만 둘이 못 만나게 데리고 있어.”
“네...... 집은 얼마든지 있지만 지금 제가 불안한 건 민희가 이혼을 하더라도 그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다른 여자가 양아치 같은 애들을 부리고 있어서...... 그게 자꾸 신경이 쓰이네요. 자칫 민희한테 해코지라도 할까 봐 그게 걱정이에요.”
“어머! 그럼 어떻게 해. 경찰에 신고하면 안 될까?”
“허허...... 참, 누님도...... 경찰에 뭐라고 신고를 해요? 누가 뭘 잘못했다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그럼 어떻게 해? 저대로 보낼 수도 없고......”
“일단 민희가 마음을 정하면 내가 다른 곳에 숨겨두고 경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겠네요. 혹시 그런 문제가 생기면 그 때 가서 대응을 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깡패들이라면서......”
“푸훗...... 누님, 나 싸움 잘 해요.”
강주는 장난스럽게 알통을 들어 보인다.
“아유...... 지금 장난 칠 때야?”
“걱정 말아요. 뛰는 놈 위에는 나는 놈도 있는 법이니까...... 아까 민희도 봐서 알 거예요. 일단 민희 뜻이나 물어 보세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알았어. 일단 들어가자.”
둘러 앉아 고기를 굽는 와중에 민희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것이 설득이 길어지는 모양이다. 송희는 작은 언니의 얼굴이 말이 아닌 지경이니 오히려 강주에게 면목이 없어 자꾸만 술을 권한다.
“오빠, 미안해요. 손님을 불러놓고 분위기가 이래서......”
“어허...... 처제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이 친구가 왜 손님이야. 우리 식구지. 괜찮아.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야.”
“아유...... 작은 형부 그렇게 안 봤는데...... 여자를 저렇게 때리는 게 어디 있어? 혹시 형부도 그러는 거 아니에요?”
“어허...... 이거 불똥이 왜 갑자기 나한테 튀나? 허허허......”
“오빠도 나중에 나 때리기만 해 봐. 그냥 콱 죽어 버릴 거니까......”
“어어...... 무시무시하게 왜 그래? 하하하...... 걱정 마. 못난 놈들이나 여자를 때리지. 도대체 아까워서 자기 여자를 어떻게 때려?”
방문이 열리더니 강주를 불러들인다. 송희는 무언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강주의 도움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자 어깨가 으쓱해져 강주의 등을 떠민다. 민희는 쪼그리고 앉은 무릎 사이에서 얼굴을 들며 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곤 강주를 바라본다.
“그럼 강주씨...... 나 어디 숨겨 줄 데는 있어? 미경이 언니가 데리고 있는 애들이 나 해코지할지도 모른다면서?......아까 슈퍼에서 본 사람들도 보통 사람 같지는 않던데......”
“으음...... 그렇게 결심한 거야? 너 숨겨 줄 데야 많이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건데?......”
“푸훗...... 뭐, 송희한테는 미안하지만 자기한테 들어붙어야지. 어떻게 하겠어? 강주씨가 나 책임진다면서?......”
강주는 슬쩍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민망한지 뒷덜미를 긁는다. 이런 경우 확실히 여자가 남자보다 대범한 모양이다. 한 자매간 이지만 서로의 사정을 알고 나니 못할 말이 없는 표정이다.
“자식...... 그래, 내가 책임질게. 아무 걱정 하지 마. 일단 내일 송희 보내놓고 함께 가자.”
“그래, 아무튼 너희들도 조심해. 송희 눈치 못 채도록...... 아유, 참...... 이게 무슨 일이야......”
늦도록 술을 마시고 거실에서 모두 이야기나 하며 놀다가 함께 자자고 청하는 걸 뿌리치고 내려온다. 공연히 함께 자다가 송희 앞에서 실수라도 하게 되면 정말 난감한 일이고 코앞에 숙소가 있는데 편안한 잠자리를 두고 고생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하모니 장마담에게 전화를 건다.
“응, 혜영아...... 나야. 강주......”
“응, 강주씨...... 오늘 올 거야?”
“아니, 그게 아니고...... 지금 내가 다른 데 딱히 부탁할 만한 데도 없어서 그러는데...... 여자 한 사람만 너희 집에 며칠 데리고 있어 줄 수 없을까?”
“어머머! 뭐라고? 자기 지금 뭐라고 했어?”
강주는 할 수 없이 장마담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다시 이해를 구한다.
“어머나...... 뭐 그런 미친놈이 다 있을까? 자기 마누라를...... 아유, 그런 인간들은 약 먹여놓고 물건을 아주 싹둑 잘라 버려야 돼.”
“참 나...... 이거 여자들이 더 무섭다니까...... 그러니까 혜영아...... 사정 좀 봐 줘라.”
“그래, 알았어. 강주씨 부탁이니까 특별히 들어 주는 거야. 그 대신 내 앞에서는 친한 척 하기 없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만에 하나 강주가 의심을 받는다면 의왕매장도 이미 회장이 알고 있으니 안심하고 숨길만 한 곳은 전혀 연관을 지을 수 없는 장마담의 집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낮에 잠을 자서 그런지 잠도 오질 않아 컴퓨터를 켜서 폰에 있는 사진들을 저장해 둔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있어 나가보니 두 자매가 내려와 있다.
“어! 누님, 민희도 왔네? 왜 안자고 내려왔어?”
“으응...... 심란해서 잠도 안 와. 동생하고 편하게 상의도 더 해야 하 것 같아서...... 집에는 애들 아빠하고 송희도 있으니까 불안해서 목소리도 크게 못 내잖아.”
“형님은 자요?”
“응, 송희도 술이 취해서 애들 방에서 잠들었어.”
“아유...... 이게 무슨 일이니? 우리 세 자매가 모두 너한테 매달려서......”
“걱정 말아요. 나중에 모두 한 집에서 삽시다. 아니, 그럼 더 불편할 거고 모두 한 아파트에서 삽시다. 왔다 갔다 하면서...... 킥킥......”
“아유, 장난치지 마. 가슴 떨려 죽겠어.”
“언니, 걱정하지 마. 자기 이젠 돈 많이 벌어야겠다. 아파트를 세 채나 마련하려면...... 호호호...... 차라리 이렇게 결심하니까 홀가분하고 좋다. 강주씨가 나한테는 구세주나 다름없네.”
“참, 너희들도 천생연분이다. 어쩌면 그렇게 남 얘기하듯 잘 하니?”
“하하하...... 뭐, 구세주가 별 겁니까? 그저 밥이나 먹여주면 되는 거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뭐...... 얼마나 잘 먹고 잘 살 거라고 그런 마음고생을 해가면서 살아요? 그건 결코 잘 사는 게 아니잖아요?”
정말 그럴지도 모르는 일이다. 예수는 마구간에서 태어나 말구유에 뉘여 있었다고 하니 말구유는 다름 아닌 여물통이고 여물통은 밥그릇이니 그 안에 담겨있던 예수는 사람들에게 밥으로 온 것일 게다. 먹고사는 문제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이겠지만 조금 더 잘 먹고 조금 더 잘 살기 위해서 마음고생하며 자신과 가족을 나락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저 한 공기 밥에 만족을 하고 시원한 냉수로 배를 채워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 사랑만 가득하다면 자신의 몸을 세상의 밥으로 내어 준 예수처럼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는 기꺼이 밥이 되어 씹혀도 좋을 일이다.
“참 나...... 갖다 붙이기는...... 아유...... 그래도 죄 짓는 거 같아서......”
“죄요? 그럼 이민 갈까?......”
죄라는 것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같은 사안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죄일 수도 아닐 수도 있으니 다분히 진리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간과 공간을 관통해 언제 어디서라도 적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리라고 할 만할 것이다. 속뜻을 보자면 빗나간 행위, 과녁에서 벗어나는 일을 죄라고 한다 하니 배우자를 속이고 외도를 하는 것이 좁은 의미의 죄라면 죄이겠으나 스스로 행복할 권리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고 타인에게 강제하지 않는 한, 천부적으로 주어진 권리를 누구라도 빼앗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나라에 따라 간통을 벌하는 입장이 각기 다른 것은 그 시각차이일 것이고 천부적인 권리보다 기혼남녀의 정조를 윗자리에 두어 법으로 지켜주는 것은 모두를 철모르는 철부지로 보는 것이니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도덕적으로 포장되고 교육적으로 조작된 죄의식일 것이다. 선행을 베풀고 그 생색을 내는 사람이야말로 이미 받을 보상을 다 받은 셈이니 죄의식도 그와 다름 아닐 것이다. 아파하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셈을 치렀다면 차원 다른 해방된 삶 속에서 솔직한 인간본연의 행복을 누리며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엉터리 같은 죄의식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는 죄에서 벗어나는 길일지도 모를 일이다.
남녀가 서로에게 목적이어야 하겠지만 섹스와 사랑을 묶어서 생각할 일은 아닐 것이다. 섹스는 사랑하기 위한 수단일 뿐 목적일 수는 없는 일이며 섹스로 상대를 구속한다면 이미 그 자유의지를 꺾는 것이니 사랑이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유의사에 반한다고 해서 부부간의 강간을 범죄로 인정하는 풍토에서 간통을 여전히 백안시하는 것은 그야말로 넌 센스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섹스는 나누고 교감하는 것이다. 사랑하기 위해 섹스를 하는 것이지, 섹스를 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즐거워야 할 행위를 마음에도 없는 사람과 먹고 사는 이유로 해야 한다면 그것은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피......”
“허허......
“얘, 민희 너는 여기서 잘래?”
“아유, 싫어...... 나 지금도 옆구리가 결려. 나 먼저 올라갈 테니까 언니나 더 있다가 올라 와. 그럼 강주씨...... 우리 언니 행복하게 해 줘. 호호호......”
“아유, 얘는 빨리 올라가기나 해. 나도 금방 갈게.”
나가는 민희를 배웅하고는 문을 잠그고 돌아와 옷을 벗는다. 강주와 동생의 정사 장면을 떠올리며 후끈 달아오른 모습이다.
“봐, 이렇게 문단속을 잘 해야지. 그게 무슨 꼴이니?”
“하하하...... 그래서 이렇게 됐으니 결국 다 잘 된 거 아니요? 탁 터놓고 얘기 할 수 있으니...... 얘기하고 나니까 속도 후련하잖아요.”
강주도 서둘러 옷을 벗고 서비스를 기대하는 듯 침대에 누워 버리고 그녀는 강주의 좆을 문질러 세우고는 배 위에 걸터앉아 잔뜩 벌어져 색스러운 질 속으로 밀어 넣는다.
“흐으응......”
“어헉, 바로 넣어도 괜찮아?......”
“으흐으으응...... 나 벌써 물 나왔어. 괜찮아......”
강주는 그녀의 젖가슴을 애무해주며 흥분을 끌어올리고 이미 동생에게 노출되고 공개된 섹스를 기대해서인지 부녀회 총무는 한껏 달아올라 요분질을 해 대고 있다.
“아학...... 하악...... 아학.”
천천히 엉덩이를 들어 좆을 빼 낼 때는 다시 채워 줄 기대감에 몸을 떨고 엉덩이를 내려 사타구니를 마주칠 때에는 질벽을 긁어주는 느낌과 깊숙한 삽입으로 낯 설은 통증을 쾌감으로 즐긴다.
“으흐으응...... 허억...... 허억......”
한동안의 방아질로 물을 쏟아 두 사람의 사타구니가 흥건해질 즈음 강주가 자세를 바꿔 그녀의 엉덩이에 매달리고 그 엉덩이는 가득한 기대로 강주를 맞아들인다.
“후욱, 후욱, 후욱, 후욱......”
거친 심호흡으로 마주치는 속도를 더해 간다. 질 깊숙이 찔러오는 강주에게 이제는 마음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신뢰를 보내준다. 동생들을 모두 잘 부탁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악, 여보...... 여보...... 사랑해......”
“그래, 누님...... 후욱, 후욱, 내 여보야...... 후욱......”
빠른 좆질로 사정의 기운이 몰려온다. 머릿속이 온통 하얗게 변하는 착각 속에 불꽃놀이를 즐긴다.
“으으으으흑...... 울컥...... 꿀럭......”
질속에서 터지는 폭죽의 기운을 느끼고는 천천히 앞으로 엎어진다. 엉덩이 위로 느껴지는 강주의 체중만큼이나 포만감을 느끼는지 엎어진 채 좆이 꽂힌 엉덩이에 경련을 일으킨다.
“후우...... 누님, 나를 뭐라고 불렀지?”
“으흥...... 여보...... 내가 동생 여보라고 부르면 좋아했잖아?”
“후훗...... 물론 좋지...... 얼마나 좋은데...... 한 번 더 해 봐.”
“차암...... 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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