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녀 헬레나 - 1부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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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024회 작성일 20-01-17 15:12본문
애무 때문일까? 실비아의 목소리가 조금 떨려나왔다. 그녀의 피부는 다시금 미끌거리기 시작했고, 얼굴에는 샤워의 기운과는 조금 다른 홍조가 피어올랐다. 그가 그녀의 젖가슴을 살짝 쥐고 주무르자
"아!"
하는 신음을 발하면서 나신을 파르르 떨었다. 이렇게 민감한 실비아의 육체를 평소에는 매우 사랑스럽게 여겼던 조나단이었지만, 지금은 왠지 무척 걱정되는 표정이었다.
"실비아 넌, 너무 아름다워. 게다가 굉장히 요염하지. 남자라면 모두 네가 탐이 나서 침을 질질 흘릴 거야."
말하면서도 조나단의 손은 쉬지 않았다. 그가 어루만지고 쓰다듬을 때마다 실비아는 숙련된 악기처럼 짜릿한 신음을 발하면서 몸을 비비틀었다.
"아학, 그, 그런 걱정은 하지 말아요. 저도 왕가의 여자에요. 여, 여자의 정절이 얼마나 중요한 지 정도는 잘 안다고요, 흐응......"
펜트 제국은 기본적으로 간통죄가 없는 자유연애의 나라였다. 실제로도 결혼을 안 한 어린 여자라 해도 숫처녀인 경우는 매우 찾기 힘들었으며, 유부남, 유부녀들이 불륜을 저지르는 경우도 아주 흔했다.
결혼 전의 애인과 결혼 후에도 계속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는 아주 흔했으며, 심지어 스와핑도 유행했다.
그러나 상류층으로 갈수록, 특히 여성들에게는 정절이 강요되었다. 남자야 수십 명의 처첩을 거느려도 상관없었지만, 여자는 혼전 순결은 기본이었고, 결혼 후에도 남편 외의 남자와 성 관계를 가지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수의 남자와 여자들이 서로 어울려서 섹스를 할 경우,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는 뚜렷하지만, 아빠는 누군지 알 수 없게 된다. 상류층의 남자는 그에 상응하는 부와 지위를 갖고 있기 마련인데, 세상에 어떤 남자도 누구 씨인지도 알 수 없는 놈을 자식으로 인정하고 자기 부와 지위를 물려주려고 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자기 여자를 철저히 관리하고, 그 정조를 강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왕실 소속 여성쯤 되면 거의 감옥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제한과 규제가 가해지곤 했다.
실비아 역시 네일린 왕국의 공주 출신으로 허락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는 엄격한 궁정 생활을 해왔으며, 왕가의 여인이 지녀야 할 품격과 덕목을 세세하게 배워왔다. 당연히 여자의 정조가 얼마나 중요한 지도 잘 알고, 실제로도 스무 살이 된 올해까지 잘 지켜왔다. 조나단과 만나기 전의 그녀는 남자를 전혀 몰랐고, 이후에도 다른 남자와는 정을 통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조나단은 뭔가가 무척 걱정되고 좀처럼 안심이 되지 않는 듯 했다. 그는 잠시 동안 물끄러미 실비아를 바라보면서 애무만 계속했다.
"흐윽!"
문득 실비아의 은발이 세차게 펄럭였다. 은빛의 폭포가 가라앉은 후에 드러난 코발트 블루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있었으며, 눈자위는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열풍을 기대하는 걸까? 입에서는 단내를 흘리면서 몸을 비비 꼬고, 어느 새 다리 사이가 축축해지는 것이 그런 것 같았다. 갑자기 조나단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실비아의 알몸을 침대 위에 집어던졌다.
그건 격렬한 섹스를 위한 거친 동작 같은 게 아니었다. 마치 귀찮은 물건을 내버리듯이 그렇게 휙 집어던진 것이었다. 갑작스런 남편의 쌀쌀맞은 모습에 실비아는 상당히 놀란 듯 했다.
"꺄악!"
작은 비명을 지르고 난 실비아는 의문과 두려움이 섞인 눈동자로 조나단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여, 여보, 왜?"
조나단은 대답없이 아까 벗었던 옷을 주섬주섬 주워입었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몸이 순식간에 식어버린 실비아는 잠시 어찌해야 할 지 모를 표정으로 머뭇거리다가 이불을 끌어당겨서 일단 몸의 중요한 부분부터 가렸다.
"당신, 왜 그래요? 화났나요?"
조심스럽게 물어봤지만, 조나단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옷만 입을 뿐이었다. 이윽고 옷을 다 입은 조나단은 아까 섹스할 때,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남자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실비아, 네 몸은 너무 음란해. 지금도 또 하고 싶지? 밤새도록 섹스를 하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몸뚱어리, 난 네가 사내 없이 단 하룻밤이라도 견딜 것 같지가 않아. 다른 남자가 네 아름다운 몸을 짓밟으면서 즐길 생각을 하면 견딜 수가 없어."
실비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정조를 생명처럼 여겨야 하는 왕실의 여인, 그것도 황태자비에게 대놓고 음란하다니, 그것은 실로 지독한 모욕이었다. 그녀는 분노와 수치심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으며,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다, 당신, 어떻게 그런 말을........"
"미안하지만 난 널 못 믿겠어. 아니, 네 음란한 몸뚱이를 믿을 수가 없어. 데리고 즐길 때는 좋았지만, 두고 가기엔 못 미더워.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조처를 취해야겠어."
실비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조나단은 차갑게 무질렀다. 그리고 나서 침실 한쪽에 있는 줄을 잡아당기자 문이 열리면서 네 명의 시녀가 등장했다. 그 중 맨앞에 선 시녀가 든 물건을 본 실비아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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