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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은 산행 -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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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757회 작성일 20-01-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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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구역질과 함께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내기에서 지면 평생을 아저씨껄 핥으면서 살란 얘긴가요?" 사내가 웃었다. "왜. 자신없어? 그럼 하지마. 없던 얘기로 하고,이 년아. 내기에서 진 빚이나 받아보자구." 바람도 없는데 남포불이 흔들렸다. 사내의 등뒤로 길게 누워있던 그림자가 기괴하게 움직였다.

"아저씨,그건 정말 불가능해요.아시잖아요. 저도 엄마,아빠,식구들 다 있구요. 다니는 회사도 있고 제 주변 사람들 모두가,제가 여기에 놀러 온거 다 알아요. 아저씨가 날 여기 오래 가둬두면요,아마 수색대를 동원해서라도 이 산을 발칵 뒤집어 놓을거예요. 아저씨도 절대 온전치 못할거예요." 하지만 그런 얘기에도 사내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야 네 년 식구들이 동원할 수색대가 어디를 수색해야 할 지 알 때나 가능한 얘기지. 너는 아냐? 네 년이 어디 있는지말야. 내가 널 어디로 데려온거 같애?"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녀는 아무 의심없이 아직도 자신이 그 산에 머물러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자신은 정신을 잃었었고 사내에 의해 옮겨졌다. 얼마나 오랫동안,얼마나 멀리..그녀는 거기에 대해 아는바가 없었다. 그 산을 벗어났으면 어쩌지. 그녀가 안간힘을 썼다. "그렇지만요,핸드폰 위치추적도 있구요. 난 내내 핸드폰을 켜놨으니까 최종 위치추적이 가능할거예요. 그것말고도..하여튼 저를 찾을 방법은 많이 있을거예요."

사내가 자신의 바지를 툭툭 털었다. "이봐. 네 흔적은 남아있지 않아. 내가 여기서 수년을 살았는데 어제처럼 지독한 눈폭풍은 처음이었어. 네 년이 그 속에서 죽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구. 그 눈 속에 파묻혔으면 말야,그 눈이 녹을때까진 수색도 별 소용이 없다는걸 사람들도 잘 알아. 그리고 핸드폰 말인데,이 년아. 여긴 미안하게도 핸드폰 불통지역이거든." 그녀는 사내의 말을 반박하기 어려웠다. 사실 어제 눈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 스무번도 넘게 핸드폰을 열었다 닫았다 했지만 한번도 안테나가 뜬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것이 심한 눈보라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원래가 불통지역이어서 그런지도 몰랐다. 그녀가 무심코 하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안테나를 확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마치 솔개가 먼 하늘에서 병아리를 채가려고 지상으로 내려 꽂히듯 사내가 순식간에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채갔다. 그녀가 화들짝 놀랐다. 사내는 폴더를 열더니 그대로 뒤로 꺾어 접었다. 우직 소리와 함께 핸드폰은 간단히 뚜껑과 본체가 분리되어 버렸다. 사내가 두 조각난 핸드폰을 그녀에게 던졌다. "내 말 맞지? 불통이잖아."



대구지법 1988.3.13 선고 1988고합323,337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상해)·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등)】: 확정

[각공1988.10.10.(38),2280]



판시사항

가.흉기 및 기타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채 강간을 성사시켰는가에 대한 여부

나.야간절도침입죄가 성립하는가에 대한 여부



판결요지

명백한 절취의 의사를 가지고 특정주거에 침입하여 절도행각을 행하던 중 피해자에 의해 발각된 후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협박,강간치상의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인정됨.



참조조문

형법 제330조,제342조



전문

-피고인- 편두석

-검사- 윤종성

-변호인- 변호사 소칠룡



주문

피고인을 징역 5년에 처한다.

이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89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1987.6.27 04:00 경 구미시(상세 주소 생략)소재 (명칭 생략)원룸 B동 202호 피해자 공소외인(여, 22세)의 주거지에 시정되어 있지 않은 창문을 통해 침입하여 침대 위에 있던 피해자 소유의 귀금속 시가 583,000원 상당, 카메라 1대 시가 458,000원 상당 등을 들고 나가 이를 절취한 다음, 다시 현금을 절취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잠에서 깬 피해자를 보고 입막음을 하려고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가 옷을 벗기며 피해자의 양손을 잡아 누르고, 손으로 뺨을 3-4회 가량 때려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한 다음 피해자의 반바지와 팬티를 벗겨 1회 간음하여 피해자를 강간하고, 현관문 쪽으로 도망가려는 피해자의 팔을 잡아 당겨 바닥에 넘어지게 하고,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주먹으로 옆구리를 가격하여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약 14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하지열상 등을 가한 것이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이에 부합하는 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공소외인에 대한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사법경찰리 작성의 압수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

1. 사법경찰리 작성의 수사보고(압수품 사진 첨부, 피해품 견적서 및 사진 첨부)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 및 영상

1. 의사 오주환 작성의 공소외인에 대한 진단서 중 판시 상해의 부위와 정도의 점에 부합하는 기재

1. 구미경찰서장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범죄경력조회서 중 이에 부합하는 기재

........

(중략)



3.결론

그러므로 공소사실을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대익(재판장) 임달화 구만승 - 피고 편두석에 대한 대구지방법원 판례문 중 일부 발췌 -



그녀가 난생처음 겪는 발작성 히스테리를 어떻게 겨우 참아넘겼는지 그녀 자신도 몰랐다. 오로지 한가지만 생각했다. 이 나쁜 새끼의 손아귀에서 무사히 나가야한다는 것. 이것이었다. "일주일만 해요." 사내가 고개를 저었다. "안돼,이 년아. 그 정도론 널 충분히 즐길 수가 없어. 네 년은 내 흥미를 당겼어. 내가 계속 얘기했잖아. 너같은 년은 처음이라고. 난 말야. 널 속속들이 알고 싶어. 머리부터 발끝까지,몸은 물론이거니와 네 년 머리 속까지 말야." 그녀 역시 독이 올랐다. "어떻게 평생이 가능하냐구. 좋아서 결혼해도 평생 살까말까 하는데. 내가 호호백발 할머니가 돼서까지 아저씨껄 빨고 있으면 좋겠어.예? 정말 그러고 싶어요?" 사내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이 년아.생각만 해도 웃긴다. 그만해라." 사내의 웃음이 느물거리는 미소로 바뀌었다. "그래,평생은 나로서도 좀 지겹겠다. 기한이 네 년한테 문제가 되는 모양인데. 그래,그럼 이렇게 하자. 한달만 하자.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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