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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절망 - 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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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434회 작성일 20-01-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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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절망



진아는 편식이 심한 편이었다. 고기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단것이나 매운 군것질이나 좀 좋아했을까. 어디까지나 음식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오래된 구정물 같은 이 반유동 액체를 먹기 위해 마음을 굳혀야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진아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런 것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며칠간 겪은 고통과 고문, 폭력은 그녀의 행동양식을 바꿨다.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아프지 않기 위해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러운 것을 참아내게 된 것이다.





사발을 들고 막 입을 데려는 찰라 서기가 말했다.





“누가 손을 써도 좋다고 했지? 손을 뒤로하고 양 팔꿈치를 잡아”



“예, 죄송합니다...”





진아가 손을 뒤로 하자 서기는 어디에선가 꺼낸 끈으로 진아의 두 팔목을 뒤로 묶었다. 결국 그녀는 사발에 머리를 파묻어야했다. 턱까지 이 녹색 액체가 묻고 머리카락도 사발에 빠졌지만 이를 지저분하다고 느낄 여유는 없었다. 자신은 이걸 먹여야 했다.





그래도 얻어 맞는 것보다는 나을거야. 진아는 눈을 질끈 감고 삼키기 시작했다.





이 식사에 각종 냄새가 섞여 기괴한 향을 내는 것도 괴로웠지만 맛은 그보다 더 끔찍했다. 느끼하고 시큼했지만 무엇보자 짰다. 정체 불명의 고약한 맛을 내는 것이 씹히기도 했다. 최대한 맛을 느끼지 않기 위해 씹는 것을 최소화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진아가 질끈 감았던 눈을 뜨고 고개를 들었을 때, 이 사발안의 액체가 거의 줄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빨리 먹는 게 좋을걸”





식탁 의자에 앉아 바라보던 서기가 재촉했다. 진아는 황급히 고개를 파묻고 다시 정체모를 음식을 허겁지겁 삼키기 시작했다. 코까지 잠기는 바람에 숨쉬기가 쉽지 않았지만 혹시 체벌의 구실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15분쯤 지났을까. 욱욱 소리를 내며 음식을 삼키던 진아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은 사발의 내용물이 2/3 쯤 줄었을 때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음식물을 받아드린 위장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진아는 힐끔 서기의 눈치를 봤고 눈이 마주치자 다시 사발에 얼굴을 파묻었다.





사실 사람이 무릎을 꿇고 상체를 업드린 상태는 식사를 하기 썩 좋은 자세는 아니었다. 진아는 위장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는 맛과 냄새가 괴로웠지만 이쯤되면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과식으로 인한 고통이 더욱 컸다.





“좀 전부터 양이 안주는 것 같은데?”





“서기님, 너무 배가 불러서...”





진아는 고개를 들고 비굴한 표정으로 서기의 눈치를 봤다. 서기의 표정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한방울도 남기지 말라고 했을텐데”





“예... 예 먹을게요”





진아는 다시 사발에 얼굴을 파묻었지만 상체를 내리면서 복부가 압박되자 오히려 지금까지 먹은 것이 다시 올라올 것 같은 느낌에 더욱 괴로워졌다. 지금까지 체벌로 인한 고통과는 전혀 새로운 아픔이었다. 머리 속에서 한껏 부푼 풍선이 터지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결국 진아는 결국 몇 모금을 마시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들었다.





“서기님 제발... 더 이상 못먹겠어요”





진아가 울먹이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과 머리카락에는 녹색 액체가 흘러 가슴과 바닥으로 방울져 떨어지고 있었고 진아의 윗배는 갑작스런 과식에 불룩해 있었다.





“그래”





서기는 표정의 변화 없이 식탁 의자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내가 먹여줘야겠네”





서기가 꺼낸 것은 끝이 길다란 깔대기였다. 진아는 그 용도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의자에 앉아”





진아는 순간 뛰어서 도망가야 하는지, 애원해야할지, 아니면 이 대접에 다시 얼굴을 파묻고 먹는 시늉이라도 해야할지 갈등했다. 하지만 목에 연결된 쇠뭉치를 들고 뛰기에는 무거워 보였고 다시 허리를 숙일 자신도 없었다.





“제발, 제발...”



“어서!”





마지못해 의자에 앉은 진아는 의자와 함께 칭칭 감겨 묶였다. 이후 서기가 한 것은 진아의 짐작대로였다. 그는 진아의 입을 강제로 벌리고 깔대기를 목구멍 안까지 밀어넣은 것이다. 목구멍 안에 닿는 느낌에 몇번이나 구역질이 올라왔지만 서기는 내색하지 않고 깔대기에 녹색 사발을 부었다.





“우우, 우우억”





곱지 못한 소리와 함께 위장으로 녹색의 액체가 천천히 흘러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입은 이미 깔대기로 인해 다물 수 없었고 고개를 흔들려고 해도 자신의 머리를 붙잡고 있는 서기의 손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숨도 쉬기 힘들었다. 이 액체의 일부는 호흡기로 넘어가 격렬한 기침을 불렀다.



그녀가 몸을 흔들자 의자가 덜컹였지만 서기는 한 발을 들어 진아 허벅지 사이에 의자 시트를 꾹 눌렸다.





“자꾸 움직이지 마. 결국 흘린 것도 네가 다 먹어야 돼”





서기가 깔대기를 뺀 것은 그리 오래지나지 않아서였다. 진아가 거의 기절할 지경이 되자 그는 깔대기를 빼고 진아를 의자에서 풀어줬다. 진아는 안도감을 느끼기도 전에 구역질과 함께 먹은 것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바닥이 금방 흥건하게 녹색으로 물들었다.





“하아..하아..”





바닥에 주저앉은 진아는 정신이 거의 혼미한 상태였다. 온몸이 토사물로 덥혔지만 이를 더럽다고 느낄 정신도 없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진아가 소름 끼치게 경악했던 것은 서기가 그것을 쓰레받기 쓸어다 다시 사발에 담고있는 모습이었다.





“서, 서기님 죄, 죄송합니다”





“죄송할거 없어”





그는 싱크데 선반을 뒤져 커다란 관장 주사기를 꺼냈다.





“꼭 입으로만 먹으리란 법은 없으니까”





서기는 어느정도 정리가 되자 쓰레받기로 받은 대접의 액체를 주사기 실린더에 주입하기 시작했다.





“식사를 계속하지. 바닥에 엉덩이를 치켜들고 엎드려”





그녀는 아무런 저항 없이 그의 명령을 따랐다. 깔대기로 먹는 것만은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아윽..”



진아는 항문에 주사기 끝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관장이었다. 배속에 시원한 액체가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어느정도 들어왔나 싶더니 주사기가 빠지고 다시 삽입됐다. 몇개째였을까. 간신히 관장이 끝났을 때 진아는 아파오는 배가 더이상 참기 힘들었다.





“서기님, 저 배가...화장실 좀 가고 싶어요.”





“무슨소리야? 화장실이라니”





“저 배가 아파서 더 참기 힘들어요 제발..”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막 먹은 밥은 다시 뱉어내겠다고?”





“아아, 진짜 쌀거 같아요”





서기가 대답대신 꺼낸 것은 마름모 모양으로 둥근 기구였다. 진아가 이것이 애널마개였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엉덩이를 억지로 비집고 들어온 이후였다. 서기는 엉덩이에 힘을 빼라고 점잖게 조언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거칠게 삽입됐다.



마게가 들어가는 동안 항문이 억질어 벌어지는 아픔에 낑낑댔던 진아는 삽입이 끝난 뒤에야 이제 마음대로 쌀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룩해진 배에서는 꾸르륵 소리가 나면서 변의를 넘어서 한계까지 팽창한 장의 통증이 밀려왔다.





“아윽, ...서기님, 저, 배가 너무 아파요”





“식사를 다 마쳤으면 뭘해야 하지?”





“...잘먹었습니다 서기님”





“좋아. 먹었으면 설겆이를 해야지. 바닥도 더럽혀 졌으니 모두 처음처럼 깨끗하게 청소해놔”





“예 서기님”





진아는 잔뜩 불러온 배의 고통 때문에 바닥을 구르고 싶은 욕구를 참고 있었다. 대답도 거의 이를 악 물고 있었지만 그 뒤에 나온 말은 더 절망적이었다.





“어차피 팔이 묶여있지만, 설겆이와 청소는 네 주둥이로 해. 그게 친환경의 첫 걸음이다”





커다란 사발은 아무래도 좋았다. 쓰레받기로 모았다곤 해도 아직 찐득찐득하게 바닥에 넓게 퍼진 녹색 액체의 흔적은 꽤 넓은 면적에 퍼져있었다. 그것은 잠시라곤 해도 진아의 배속에 들어갔다가 구토를 통해 나왔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거부하기란 지금 안고있는 지옥같은 뱃속의 고통을 감내해야한다는 뜻과도 같았다.





진아는 엉덩이를 치켜세운 그자새 그대로 입을 열고 혀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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