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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을 해치우다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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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55회 작성일 20-01-1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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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을 해치우다나는 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뻔뻔함이 내겐 없다. 하지 못한 말도 할수 없는 말도 많았다. 정연이의 욕을 들으면서 난 내가 늘 피할 자리를 만들어두고, 상대방에게 늘 행동하기를 강요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쿨한 척을 했지만, 난 쿨한 적이 없었고, 늘 상대방을 내 생각대로 강제했다.



테리우스가 아직도 사라를 좋아하는 지도 알지 못했고, 정연이의 남자 밝힘증이 실은 정연이의 마음 깊숙히 자리한 외로움 때문이라는 것도 알 지 못했다. 그저 잘 노는 아이라고 생각했던 정연이는 마음속에 끝이 보이지도 않은 무저갱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세상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우울증이나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의지가 약한 사람들일 뿐이라고. 하지만 감기처럼 세상에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 정연이가 일어나면 꼭 그 이야기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베란다로 가서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회사에서나 밖에선 절대 피우지 않는 담배를 집에 들어오면 피게 되는 이유는 역시 달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아파트 구조에 있다고 믿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잘 견디지 못하는 내 자신을 위로하는 용도로 담배가 여태껏 존재했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달빛이 불을 끈 거실에 가득했다.



휴가를 받았으니 집에 좀 다녀오긴 해야 할텐데, 아마 내가 집에 내려가자마자 사라와의 관계부터, 언제 결혼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공세에 시달릴 것 같아서 집에 가는 건 좀 부담스러웠다. 기획사 대표에게 받은 500만원 중 100만원을 집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찾았는데, 모바일뱅킹을 하려고 봤더니, 오늘 전화기를 바꿔서 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월요일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전화를 넣어두려는데, 문자메세지가 나와서 봤더니, 카드를 쓴 내역이 전화에 떴다. 청주해장국집에서 황태해장국을 먹은 거였는데, 난 카드 등록을 새 전화기에 해놓지 않았다. 아마도 이 전화번호의 전 주이이 아직 서비스를 해지 않아서 온 모양이었는데, 새벽이 훌쩍지난시간 혼자서 해장국을 먹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



배가 헛헛해서 냉장고를 열었더니 아침에 반만 먹은 배가 있어서, 깎지도 않고 그냥 과육을 베어무는데, 달큰하고 시원한 맛에 갈증이 가셨다. 껍질을 질겅질겅 씹었다. 창문을 열어놓고 침대에 누워서 방으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맞았다. 이가 딱딱거릴 정도로 찬 바람을 맞고 싶었다. 외로움의 끝을 경험한 후라면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문득, 사라 생각이 났다. 오빠, 뭐 좋아해요? 오빠 좋아하는 걸 내가 잘했으면 좋겠어요? 난 카레라면 자신이 있거든요. 김치가 맛있는 계절이 되면 카레를 해줄게요. 10년이 지나도 못 잊을 맛일걸요. 2년이 지났지만, 사라가 해준 카레가 그대로 생각났다.



출근을 하지 않는 아침은 느긋하다. 느지막히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고, 세수를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난 서재에 정연이가 자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아침을 하기 싫어서 나도 해장국이나 먹으러 갈까를 생각하면서 신발을 주워 신다가 정연이의 신발을 발견했을 때야 정연이가 서재에서 자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격다짐으로라도 불안한 이런 상태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고서는 테리우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이나 받지 않더니, 다 죽어가는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이진명입니다."

"아직 안 깼냐? 경민이 형인데, 복국 먹으러 가자."

"형이 사는 거야?"

"그래. 내가 살테니까, 금수복국으로 나와. 40분 있다가 보자."

"어. 속이 쓰리긴 쓰리네. 형, 어제 그 여자애 잘 데려다 줬어?"

"아니. 지금 우리 집 서재에서 자고 있어. 완전히 인사불성인데, 내가 비밀번호도 모르고 해서. 그냥 우리 집에서 재웠지."

"형, 나 형한테 고백할 거 있는데, 어제 나 그 여자애랑 잤어."

"알아."

"어떻게?"

"니가 찍은 비디오 봤다. 너 자꾸 그런 거 찍고 다니다가 인생 거덜난다. 어쩌려고 그러냐?"

"쪽팔리게. 비디오 가져갔었어?"

"어. 어제 졍연이 봤더니 비디오를 안 가져올 수가 없었다. 사내 자식이 그게 뭐냐?"

"이따가 봐요. 형, 복튀김도 먹자. 형이 사요."

"알았다."



서재로 들어갔더니 정연이가 엉망인 채로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흔들어서 깨운 다음, 수건을 줘서, 세수를 하러 보냈다. 씻고 나온 정연이는 몹시 민망해했다. 도망치려는 정연이에게, 해장을 하러 가자고. 복국집에서 테리우스가 기다린다고 말했더니, 얼굴에 홍조가 생겼다. 서재에 들어가서 침대 위에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가방을 들고 나오면서 정연이가 내게 말했다.



"오빠, 나 어제 테리우스 작가랑 그렇게 됐어요."

"어. 알아."

"어떻게요."

"술에 취한 네 옷을 내가 입혔으니까. 그리고 주방에 물수건 있으니까 허벅지는 좀 닦고 가자. 좀 민망하긴 해도 네가 망신당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물수건을 가지고 화장실을 다녀온 정연이가 완전히 새빨간 얼굴로 말없이 아파트 현관으로 나왔다. 문을 열고 나가서 문단속을 하려는데, 옆집의 문이 열리면서, 부시시한 얼굴의 형님이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아무 말이 없더니.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내게로 다가와서는 물었다.

"누구야? 애인?"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아버지들이 다 그렇겠지만, 형님은 딸의 가장 친한 친구 얼굴을 모르고 있었다. 난 그냥 아는 사이라고 말을 한 후, 일층에서 형님이 내리면서 헤어졌다. 차를 타고 복국집으로 가는 동안에도 내내 정연이는 부끄러워했는데, 난 어제 말하고 싶었던 것을 말해줬다.



"정연아. 사는 게 쓸쓸하니?"

"네?"

"의지할 사람을 찾다보면, 영원히 혼자서 설 수가 없어. 일단 혼자 세상을 살 수 있어야 둘도 좋은거야. 너야 가벼우니까 처음에야 좀 업고 다녀도 괜찮겠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잖아. 작은 목표를 세워. 그리고 그걸 해내자. 일단, 네 이름으로 소설을 하나 내자. 숙제야. 이번 주가 지날 때까지. 네가 쓰고 싶은 소설의 제목을 정해 와."

"어떤 이야기를 할 건지 그걸 먼저 짜야 하는 거 아니에요?"

"시작하는 너한텐 이야기 구성은 너무 무겁지. 일단 제목부터 정해. 제목을 정하고 나면 의외로 방향이 잡히거든."

"고마워요. 오빠. 그런데요. 오빠, 그렇게 가벼운 얼굴 하지 마요?"

"응?"

"처음부터 오빠 잡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나랑 테리우스 작가님이랑 잤다니까 그렇게 잡혔다가 풀려난 사슴 같은 얼굴 하지 말라고요."

"그래."



테리우스가 이 업계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글솜씨가 있어서기도 했지만, 가벼운 성정과는 다르게 약속을 잘지키는 것에 있다고 난 오래전부터 생각해왔었다. 테리우스는 복국 집앞에 예의 그 스포츠카를 주차하고는 포카리 스웨트 작은 피티를 마시고 있다가 내 차가 오자 손을 흔들었다.



"3분 전이네. 형은 시간은 안 어겨서 좋다니까."

"들어가자."

"같이 왔네."

"예. 오빠, 저도 왔어요. 속 괜찮아요?"

"조갈증이 나서 계속 포카리를 마셨더니, 화장실만 계속 가고 싶네."



맑은 복국 셋에 복튀김을 하나 시키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테리우스가 물을 한 잔 마시더니 말했다.



"형, 밥 먹고 별 예정 없지?"

"어. 잠이나 좀 자던가."

"그럼, 나랑 진짜 속초에 가자. 머리도 복잡하고, 바닷바람 좀 맞고, 한 이틀 글이나 쓰다 오자. 형도 이번에 신작 하나 내야지."

"내가?"

"준비하고 있는 거 알아요. 사장님도 알던데 뭐. 형이 서브 아이디로 글 올리는 거."

"그건, 그냥 취미로 쓰는 거야. 딱히 출판을 생각하고 쓰는 거 아니야."

"이번에는 기회가 좋잖아. 기회는 생겼을 때 잡는 거라니까. 나 기획안 짜는 것도 좀 도와주고, 형도 작업하고 그러면 좋을 것 같아서. 내가 컴퓨터도 두대 준비시켜놨거든."



한동안 글에 빠져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다른 것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일에만 집중하다보면, 주위의 많은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러던가. 그럼. 오후에 출발하자."

"그래요. 그럼 한시에 형네 집 앞에서 기다릴게."

"그러자. 뭐 준비해가야 하는 건 없지?"

"다 있을 걸. 저녁에 회 사먹게 카드나 챙겨오던지."

"야, 네 일 하러 가는 건데. 회도 사달라고? 서민의 등골을 빼먹어라."

"왜 그래요. 이번에 시원하게 땡겼으면서. 돈은 쓸수록 다시 들어오는 거에요. 형이 너무 그렇게 바들바들 떨면서 사니까 여태껏 그런 집에서 사는 거야. 배포가 커야 돈이 들어온다니까."

"알았다. 알았어."



정연이가 자신도 가고 싶다는 눈빛을 보냈지만, 테리우스도 나도 별로 데려가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눈빛을 애써 무시했다. 둘이서 할 이야기가 있을거라면서 테리우스에게 정연이를 바래다 주라 하고선,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정연이의 말은 맞았다. 난 테리우스에게 정연을 떠안기고 조 안도하고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려고 지하주차장에 들어왔더니, 사진기자 한 명과 여기자가 지하주차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경민 작가님. 저 어제 전화드렸던 레이디중앙의 김소희 기자입니다."

"네. 그렇지 않아도 연락을 드리려고 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인터뷰를 할 게 없네요."

"그러지 마시고. 좀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이 있어서요."



여간해서는 포기할 것 같지가 않아서, 일단 우리 집으로 기자들을 안내했다. 안에 들어갔더니. 어제 내가 봤던 디지털캠코더가 tv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여서 얼른 빼서 정리하고, 기자들을 소파에 앉힌다음 음료수를 권했다.



"제가 차를 거의 마시지 않아서요. 이거라도 좀 드세요."

"잘 마실게요. 유민영씨와는 연락이 되셨나요? 그저께 그 일이 있고 나서요."

"그런 사이가 아니라니까요. 그냥, 오래 전에 잠시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그러니까 언제쯤이요? 어떻게 만나셨나요? 유민영씨가 소개한 작가님 책이 1년 8개월 전에 출판된 거던데, 그 때쯤 유민영씨는 소속사를 정하고 연습생이었을 땐데. 그럼 그 때쯤 만남이 이뤄졌던 건가요?"

"잠시만요."



나는 서재에서 보이스 레코더를 가지고 와서, 김소희 기자가 가져온 녹음기 옆에 놓았다. 갑작스런 내 행동에 김기자는 놀랐다.



"여기서 하는 말이 왜곡되어서 전해지는 건 진짜 싫어서요. 예전에 잘 알고 지내던 동생이 잘 되서 tv에 나오는 훌륭한 재능을 가진 탈랜트가 된 건 좋은 일이고, 그런 훌륭한 사람이 절 기억해주고, 제 졸필을 기억해주는 것도 행복한 일인데요. 혹시 저로 인해서 그런 좋은 사람이 다치거나 상처입으면 안되니까요."

"네."

"이건 인터뷰라고 하기에도 뭐하지만, 만약에 기사를 쓸 경우, 미리 제게 보여줘야 합니다. 기사의 본문뿐만이 아니라, 헤드라인을 어떻게 잡을건지. 중간 제목을 어떻게 잡을 건지. 어떤 사진을 쓸건지. 소제목을 어떻게 빼서 기사를 구성할 것인지 모두를 보여주시고 제 허락을 맡으셔야 합니다. 그게 싫으시면 그냥 돌아가시면 되고요."

"철저하시네요."

"네. 소송에는 이런 게 중요하니까요. 저도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똑같은 글이라도 어떤 식으로 보여지는가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건지 알고 있는 사람이죠."

"저기가 서재인가 보죠? 책이 엄청 많으시네요. 모두 무협 소설들인가요?"

"아뇨. 그냥 이런 저런 책들이죠."

"그 이야기를 좀 자세히 들을 수 없을까요? 유민영씨와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거죠?"

"제가 동물들을 꽤 좋아하거든요. 강아지나 고양이같은. 배에 살이 좀 붙는 것 같아서 근처 중학교에 매일 30분 정도 조깅을 하러 갔었을 때에요. 어떤 예쁜 여학생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봤어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매일 그러고 있는 걸 보니까 좀 창피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여학생이 하고 있는 걸 난 왜 하지 못하나 뭐 그런 생각이요. 그 때도 전 직장을 다니고 있었으니까 좀 돕자 싶어서 지갑을 봤더니 3만원이 있더라고요. 옆에 가서 민영이에게 돈을 건냈어요. 좋은 일 해줘서 고맙다고요. 아저씨가 돼서 할 수 있는 게 이런 것 밖에 없다고 사료값에 보태라고 돈을 줬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냥 고맙습니다 하고 받는 게 또 좋아보이더라고요."

"아, 그렇게 만나셨군요. 그 뒤엔 어떻게 친해지셨나요?"

"아뇨. 뭐, 그 정도에요. 제가 달리기를 한 게 한 2개월 정도 되거든요. 그 때만 만났죠. 밥을 한 서너 번쯤 먹었을 거에요. 대단한 밥은 아니고, 그 근처에 돈까스집이 있었거든요. 제가 사긴 했는데, 그 때도 차는 민영이가 샀죠. 전 편하게 얻어먹었고요."

"아."

"그러다가 방학시즌이 되면서 제가 출판사 일 때문에, 조깅을 안나가게 되면서 보지 못하게 됐어요."

"진짜로 그 정도가 단가요?"

"생각을 해 보세요. 진짜로 심각하게 연애를 한 사이였다면, 민영이가 그렇게 방송에 나와서 제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을 거예요. 초등학교 동창생이야기나 안성기씨같은 유부남 배우처럼 저도 민영이에게 그런 존재일거라고 생각해요."

"아, 네. 혹시 유민영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잘되서 좋다는 이야기요. 그리고 예뻐졌다는 말도요."



아쉬워하는 김기자를 보내고, 옷이랑 노트북을 쌌다. 캠코더가방도 돌려줘야 하니 챙기고, 필요한 게 더 있나를 챙기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려서 김기자가 뭘 놓고 갔나 했더니, 미연이였다.



"아저씨. 속초 간다면서요?"

"어. 넌 다음에 가자. 이번에는 일하러 가는 거라서."

"어제, 정연이 여기서 자고 갔어요?"

"어, 테리우스네서 재울 수 없어서 데리고 왔는데, 내가 정연이네 비밀번호도 모르고 수가 없어서. 재워서 아침 먹여서 보냈지."

"아빠가 그러던데, 어제 둘이서 뭐 했어요? 머리도 부스스하고 둘 다 그랬다면서요?"

"아니. 그런 일 없었는데."

"아저씨, 왜 정연이랑 잤어요? 정연이가 아무한테나 잘 주는 애라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저씨는 그러면 안되잖아요. 아저씨는 안 그런 사람이잖아요."

"실망이냐?"

"아뇨. 좀 희망이 생겼어요. 아저씨도 남자니까요. 잘 다녀와요."



어제 비디오에서 나를 좋아한다 했던 미연이가 생각났다. 만의 하나라도 미연이랑 사귀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난 형수님과 잔 적이 있다. 충동에 못이겨서 그런 거지만, 엄마에 이어서 딸을... 쓰레기도 하지 않을 일이다. 미연이가 자기네 집으로 돌아가면서 신발을 신는데, 쭉하고 엉덩이를 빼서 살짝 흔들었다. 엉덩이가 실했다. 형수님과 엉덩이가 닮았다. 불길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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