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 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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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11회 작성일 20-01-17 00:55본문
아쿠아 - 5
꽤 긴 연재가 될것 같습니다..
천천히 풀어나갈것이라..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재밌게 봐주세요 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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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무엇인가에 홀린듯 눈을 뜬 나는 본능적으로 시계를 쳐다보았다..
새벽5시를 향해가고있었다..
깊은 한숨을 쉬는 나는 옆에 누워있는 아영이를 바라보았다..
술기운때문인지 피곤했는지 잠들었던 모습그대로 내 팔을 밴 체 깊게 잠들어있다..
미동도 안하고 잔 탓일까 그녀에게 내줬던 팔이 저릿저릿 해오기 시작했다..
살짝 그녀의 고개를 들어 팔을빼내고 이불을 푹 덮어줬다..
순간 재인이가 생각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그녀가 자고있던 소파로 시선을 돌렸다..
없다...
아직 이른시간..아니..집에 돌아가기엔 늦어버린 시간..
이런 새벽시간에 당연히 자고있어야할 재인이 보이질 않는다..
순간 왠지모를 불안감에 가슴이 뛰기시작했다..
어디간 것일까..집으로 간것일까..그렇다면...지금 이 모습을 보기라도 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잠들지 말았어야했다..
가슴이 메어오고 아려왔다..혹시나 화장실에라도 간걸까싶어 찾아봤지만 집안엔 보이질 않는다..
난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거의 1시간을 멍하니 복잡한 심경을 추스르고있었다..
아직은 초가을이라 그런지 이른해가 수평선 위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빛때문인지..아영이 웅얼거리며 눈을 부비적 대고 일어난다..
"아웅....아....앗!! 헉!!!"
순간 무엇때문인지..깜짝 놀란 그녀는 나를 보더니 똥그란 눈을 하고 이불을 둘둘말아 그녀의 몸을 감싼다..
"머...머야....우리....아....아우....머리야.."
"괜찮아?...우리....어제..생각나?"
"아웅....으응...다..당연하지..."
"ㅎ..왠지 좀 부끄럽다..그치?"
그녀가 얼굴을 붉히더니 이불에 눈만 내놓은채 나를 쳐다보고있다.
"야...야...나도 부끄럽거든? 너만 그런거 아니거든?"
"그..그래두...나는 처..처음이었다구.."
"나..나두 뭐...그..이런건 처음이다 뭐.."
"야~ 처음인게 이정도면 나중엔 아주그냥 죽겠당?ㅋㅋ"
"워..원래..남자는 그..그런거야...내 맘대로..해보고싶은거 다 한건데...미..미안 너무 내생각만 한거같은데.."
"아..아냐...갠차나..나도 좋았어.."
그녀가 수줍게 쳐다보며 말한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살짝 뽀뽀를 했다..
그녀가 흠칫 살짝 뒤로 물러나더니 곧 나의 입술을 맞추고 수줍은듯이 다시 이불속으로 폭 들어가 눕는다..
"헤에...이상하다...너랑 이렇게.."
난 잠시 그녀의 사랑스러운 표정에 매료되어 취해있다가 곧 현실로 돌아온다..
"ㅎ 아니 그나저나 정말..그건그렇고...재인이가.."
"응?!! 왜!! 재인이가 뭐?!!"
그녀도 놀란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묻는다...이불이 스르르 내려가 그녀의 가슴이 햇살을 받아 밝게 반사되고있다..
아무리 현실을 대하고 있어도 이걸 그냥 넘어가는것은 이 이쁜가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 정말..가슴하나는 정말..최고다!!"
"아 뭐야..정말..근데 재인이 왜? 무슨일 있어?"
"아..아니...아까 일어나봤더니...없어졌길래..."
"허...헉...어디갔는데? 집에간거야?"
"모르겠어..하아..괜히 불안하네..미리 일어난거면 우리 이러고 잔거 다 아는거 아닐까? 하아 뭐라고 하지?"
"......머...사..사실대로 마..말해....자연스럽게..그냥...."
"하아...어쨌든 준비하고 나가자 학교도 늦겠다.."
"으..응..먼저 준비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충 씻고 어제 마구 벗어둔 교복을 챙겨입는다..
아영이도 꾸물꾸물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는다..
내가 나갈준비를 하고 아영을 기다리고있는데 그녀가 갑자기 뒤에서 나를 끌어안는다..
"헙...왜..왜그래 ㅎ"
"....아냐..그냥..뭔가 좀 좋기도 하고..무섭기도 하고..나..나 버리면 안대.."
"널 왜버려...바보야.."
"...그래두...아 몰라..어쨌든.."
"얼른 준비나해 학교가야지.."
"으응"
우린 대충 쿠키같은것으로 아침을 떼우고 아영이네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의 바닷가라 그런지 공기가 차다..바람도 많이 불어 눈을 뜨기가 힘들다..
"이렇게 같이 등교해도 괜찮나?"
"뭐 어때..오다 만났다고 하지뭐.."
"아니 그건 그래도..재인이가..자꾸 신경쓰여서.."
"흐음...우선 빨리 가자.."
우린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아우...재희야...좀 천천히 가.."
"응? 왜그래 원래 방방 뜨면서 학교 가는거 아녔어? ㅋㅋ"
"아..우...거..거기 아파...빨리 못걷겠어.."
"헉..아..맞다..미..미안..."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나에게 팔짱을 끼고 몸을 기댄다..
"마니 아픈거야? 어떡해,,"
"아니 그냥 느낌이 이상해..괜찮아 지겠지 뭐.."
그렇게 천천히 걸어 교문을 향해 들어가고 있을때 저 멀리 재인이가 보였다..
"어..재인이다...재인아..!!! 재인아!!"
재인이가 순간 흠칫하는듯하더니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더니 우리를 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치지못한체..옆으로 돌아서서 땅만보고 서있다..
"야...넌..이..일어났으면 오빠도 좀 깨우고 그러지..그렇게 혼자 가버리면 어떡해.."
"........"
"재인아..어제 잘 잤어? 안불편했어?"
재인이가 땅을 보며 계속 눈을 못마주친다..
우리역시 어떤일때문인지는 직감을 한터라, 그녀의 말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재인이는 결심을 한 듯 굳은 표정을 짓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아영에게 말을 건낸다.
"....어...언..언니 오..오빠가..뭐..뭘하든 상관없지만...그래도....그..그런짓 할거면....둘만 있는데서 해요.."
"아...."
"아..미안해..미안 재인아...응? 언니가 미안....아우...부끄럽다 언니가...미안재인아..응?"
재인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며 날 쏘아본다..
"....바부팅이..오..오빤 당분간 나한테 말걸지마 변태야!!"
"아..재인아..미안...그게..."
"대써..아무말도 하지말구...그냥 나 내버려 둬...나도 지금 언니오빠 얼굴 제대로 못볼거 같으니까..그냥 내버려둬.."
"아..미안...미안하다.."
"히잉..재인아 화풀어 응? 언니가 미안해.."
재인이는 우물쭈물하더니 곧 고개를 돌려 학교 건물안으로 후다닥 뛰어간다..
충격이 컸을것이다..너무 부끄럽고 한심했다..잠든것이 원망스러웠다..
아영이를 보니 눈이 그렁그렁 해지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히잉...부끄럽당..어쩌지? 어제..다..다본건가?"
"글쎄...봤거나..들었으니..그런말 하지않았을까?"
그렇게 서로 풀이 죽어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사이 청명하고 맑고 고운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린다.
"뭘봐? 뭘 다봐?"
헉...소리가 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마침 등교하고 있던 하윤이가 우릴 보고 묻는다..
"아...하..하윤아 안녕.."
"하윤아앙~~!!"
아영이가 콧소리를 내며 하윤에게 달라붙는다..
"왜..왜그래 갑자기..왜 운동장 한가운데서 멍하니 있어? 무슨일이야 이재희!!"
"아...아냐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데 왜 둘다 멍하니 있어..? 넌또 왜그래 아영아..무슨일 있어?"
"아..아니.."
"얘네들이 아침부터 왜이래..얼른 들어가자..뭐해.."
"아우..."
아영이가 다시 그곳이 아픈지 엉거주춤 걷는다..
"어디 아픈거야? 왜그래..아까부터 자꾸 걱정되게.."
"아...아냐...나..그..."
아영이가 갑자기 하윤이의 귀에대고 뭐라고 말을한다..
"응? 아..근데..너 아직 날짜 안되지않았어?"
조용히 말하고 있었지만..딱 들어도 무슨소린지 알것같았다..
난 무심한듯 살짝살짝 딴청을 피우고있었다..
"아우..몰라.."
"이..이상하자나..병원에 가봐야 하는거 아냐? 무슨 일 있었어?"
"아..아냐..괜찮아 질거야..걱정마.."
"아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뭘...우선 양호실이라도 가자..얼른!"
"아냐..아냐 하윤아.."
"야 이재희 머해!! 같이 부축해줘.."
"응? 아..으응..."
아영이 미간을 귀엽게 찌푸리며 나에게 어떡하냐는 눈빛을 보낸다..ㅋㅋ
귀엽다..근데 뭘 어떡해..양호실에 가서 좀 쉬어야지..ㅋㅋ
"우..우선 양호실에서 조금 쉬어..선생님께는 내가 말해 놓을께.."
나도 아영이가 벌려놓은 이 연극에 동참한다.
나와 하윤이는 그녀를 연행하다 시피하여 양호실로 끌구갔다..
"드르륵"
"어? 하윤아 아영아~ 아침부터 니들이 왠일이니? 수영하다 또 다친거야?"
"아뇨..아영이가 좀 아픈거 같아서 좀 쉬게 할라구요.."
"음? 근데 너는..?"
"아..저..전..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새로 전학 온 이재희라고 합니다.."
"아아..그 이재희 이재인남매가 너희들이었구나? 만나서 반가워..난 송혜린이라고 해. 보다시피 양호담당이고.."
"아.네.."
굉장히 섹시한 타입의 여선생이었다..굵은 웨이브진 머리에 살짝 까무잡잡한 피부..하지만 뚜렷한 눈코입이 딱봐도 섹시하다 싶을정도로 강한 인상이다..
나이는 20대 후반정도로 보였다..키도 크고 늘씬한 모습이 양호선생이라고 하기엔 너무 안어울리는 비주얼이었다..
전직이 의심될정도로..
"그나저나 어디가 어떻게 아픈거야 아영아.."
"그..그게..."
"야 이재희 넌 나가있어..!!"
하윤이가 날 노려보며 말한다..
난 양호실 문을 나와 앞에있는 벤치에 몸을 기대 앉는다..
그러면 뭐해..안에서 하는소리 다 들리는구만...ㅎ
"아니..아영이가 날짜도 아닌데 생리를 하는거 같아요..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아프다고 하네요."
"아..아냐 하윤아..괜찮아..정말루 히잉.."
"생리 불순이면..뭐 스트레스 받은거나 그런거 있니? 여태 그런적 없었자나..그런거 가지고 양호실 온적도 없고.,"
"그니까 걱정이 돼서요.."
"별일은 아닐꺼야..가끔 그러기도 하는데..뭐..우선 침대에 누워서 좀 쉬자..진통제 줄테니까 먹고.."
"...네...하아 ㅠ"
얼마 지나 하윤이가 양호실문을 열고 나온다..
앞에 앉아있는 날 보더니 흠칫하며 말을 건낸다.
"너..넌 왜 아직 안가고 있어?"
"왜..왜긴? 아영이...거..걱정되니까..그나저나 뭐래? 괜찮대?"
"몰라..직접 들어가 보던지.."
들어가 볼까 하다가 상황도 그렇고..좀 쉬게 놔두는게 낫겠다싶어 날 놔두고 뒤돌아서 가는 하윤을 뒤따랐다.
"같이 가면 어디가 덧나나?-_-"
"그래서~! 아영이 괜찮대? 말 좀해줘~ 왜그렇대?"
밖에서 다 들었지만, 그래도 하윤과 몇마디라도 더 하고 친해지고 싶으마음에 떼를 썼다.
"몰라...너 어제 아영이네 가서 뭐했어? 멀쩡하던애가 갑자기 왜저래?"
"응? 뭐..뭘하긴 뭘해..그냥 놀았지..꼬..꽁짜 음료 마시면서.."
하윤이 듣는척마는척하며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나저나..너랑 아영이 니네둘은 정말 많이 친한가봐...그렇게 서로 다 알고 챙겨주고.."
"...뭐..뭐...어렸을때부터 같이 있었으니까.."
"그런가.."
"그나저나..넌....너네들은 아침부터 사이좋더라..이제 등교도 같이하고..재인이도 안보이던데...."
그녀가 뒤도 돌아보지않은채 말을건낸다..
"아..아냐 그런거..우연히 앞에서 만났는데 아영이가 아..아프다고 해서 살짝 부축해준거야...재인이는 먼저 뛰어들어갔구.."
그녀는 알바 아니라는듯이 걷기만 한다..
"흐음..넌 맘 편해서 좋겠다.."
"응? 무슨소리야?"
"....아냐...아무것도.."
그렇게 우리둘은 서먹한 공기를 가운데에두고 일정한 거리를 둔채 교실로 들어갔다..
시끄러운 아영이 없으니 왠지모르게 조용한 느낌이다..
앞에 앉은 하윤이 역시 멍하니 창밖만보고 한숨만을 내쉴뿐이었다..
1,2교시가 끝나도 아영이는 돌아오지않았다..
보고싶었다..남자란 참 간사한것 같다..내가 첫눈에 반하고 신경이 쓰였던것은 하윤이었다..하지만 마음과 몸을 나눈 아영에게 내 관심은 더 쏠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윤이의 대한 내 감정이나 관심을 완전히 져버릴 순 없었다..아영이에겐 미안한마음이 들었지만..그렇다고 바람을 피거나 그러는건 아니니..뭐...ㅠ
"나..아영이한테 갔다올까 하는데 같이갈래?"
나는 2교시가 끝나고 하윤이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나 잠깐 교무실에 가야해서...먼저 가 있어 그럼..교무실갔다 바로가던지 할테니까.."
"아..응.."
이제야 대화가 좀 자연스러워 진 것 같았다..
이제야 좀 뭔가 반 친구의 느낌이 난다..
뿌듯했다 ㅠ
아는 왠지모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양호실로 향한다..
"똑똑"
"네~ 들어와요~"
"아..안녕하세요.."
"아 재희구나..아영이 보러왔니?"
"아..네...많이 안좋은가 해서요.."
"흐음..그런건 아닌것 같은데..너무 잘 자고있네..진통제를 쎈걸줬나? 내가?"
"지잉~~~~~~~"
"지잉~~~~~~~~"
선생님의 책상위에있는 핸드폰이 울린다..
"잠깐만...아영이 저쪽 침대에 누워있으니까 괜찮은지 함봐바라^^"
"네.."
"응..여보세요? 응 여보~ 아...아냐아냐..응"
"음? 아..양호선생님 유부녀였구나..하긴..저런 미인을..ㅎ"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저런 멋진 여자를 데려간건 누굴까 웃긴 상상까지 했다..대머리 아저씨일지..변태 총각일지..연하남일지..
"촤라락~"
난 침대를 둘러싸고있는 커텐의 한쪽을 제쳤다..
아영이가 새근새근 아주 그냥 푸욱~ 자고있다..-_-
이것이...나랑 하윤이가 걱정하든말든 여기서 늘어지게 잠만 자고있는거야?
"야...일어나바..이제 그만 일어나지?"
"우웅...응? 재희양~"
"허허허..잘잤냐? 너 지금 아파서 그러는거 아니지~ 술기운에 피곤해서 자는거지!!?"
"아..아냐~ 나 환자거든? 환자한테 그런 심한 말 삼가줄래?"
"아하하하 ㅋㅋ 귀여운것.."
나는 아무생각도 없이 그 귀여운모습에 이끌려 나도모르게 자연스럽게 아영이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야앙...하..학교에서..."
"헉...그..그렇지? 그래두....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참아.."
"헤에..헤헤"
아영이 이불을 푹덮고 눈만 빼꼼 내밀더니 부끄러운듯이 웃는다..
"니들 사귀니?"
"헉!!!! 서..선생님~"
뒤를 돌아보니 어느샌가 선생님이 서있었다..이런 아무런 기도 감지하지못했다..이분은 기를 없앨 수 있는 고수가 틀림없었다!!
기 수련이 더 필요하다!!
"아..아뇨,.그게...저.."
"아하하..뭘 그리 당황해..사귀는게 뭐 어때서~"
"아..아직..그..비..비밀이예요~"
"네..네 맞아요 비밀..아직 얼마 안되서..얼떨떨해서.."
아영이도 옆에서 거든다..
"헤에~ 하루만에 이런 이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이재희씨 능력있어~?"
"아우..그런거 아녜요..어쨌든 당분간 모른채 해주세요ㅠ"
"흐음..어쩔까나~?ㅋㅋ"
"아우 선생니임~~"
"드르륵"
"안녕하세요~"
"어 하윤이도 왔구나~"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나는 선생님께 고개를 돌려 애절한 눈빛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눈치를 챘는지 크게 웃으시더니 이내 딱 정색을 하신다..ㅋ
"너도 아영이 보러왔니?"
"네..괜찮나요?"
"응 직접 보려무나~ 얼굴이 빨갛게 된것이 열이 오르나아~"
헉..저 선생님 무섭다..장난치는듯 하면서 은근히 놀리고 있다..
"아영아..열도 나? 어디 많이 아픈거 아냐?"
하윤이가 우리쪽으로 와서 아영이가 덮은 이불을 걷고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댄다..
아영이가 화들짝 놀라며 움찔 거리다가 이내 연기를 한다..
"아응...응..아무래도...몸이 안좋은거 같애..하아.."
"이상하다 열도 별로 없는거 같은데...너 아픈적도 별로 없자나.."
ㅋㅋ나도 웃겼다..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돌리는데 양호 선생님은 아예 책상에 엎드려 어깨를 들썩이며 끅끅거리며 웃음을 참고있다
"아 어떡해..오늘은 조퇴해..내가 말해 놓을께.."
"아..아냐..조금만 더 쉬다가 갈께..걱정마.."
"그래도..많이 아프면 안되자나.."
"에이~ 별거 아냐.."
나는 옆에서 웃음이 터질까 아무말도 못하고 딴곳만 보고있다..
선생님은 이내 심호흡을 몇번 하시더니 입술만 삐죽삐죽 실룩이신다..
"우..우선 아영이는 좀 더쉬게 하고 너흰 얼른 교실로 돌아가..수업시작하겠다.."
"아..네..가..가자 하윤아.."
"아..응.."
"아영아 좀 더 쉬구 와~ "
"으응..."
끝까지 아픈 연기를 하는 그녀가 귀여웠다..뽀뽀를 해주고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나와 하윤은 양호실을 나와 교실로 돌아왔다..
"걱정이네..많이 아픈건가.."
"아..아닐꺼야..걱정마...그나저나 오늘은 수영은 못하겠다.."
"수영이 문제니? 지금 수업도 못들어오는데..그냥 조퇴하지..고집쟁이.."
"ㅋ 아 그건그렇구..양호 선생님 유부녀시더라? 몰랐어..완전 혼자 멋지게 살것같은 커리어 우먼 느낌이었는데.."
"아...결혼한지 1년됐을껄..작년에 결혼했으니까.."
"흐음..그렇구나..저런 사람도 주부라는게 상상이 안간다.."
"뭐 다를거 있니? 주부라고 다 아줌마 같아야해? 그럼 태민 선생님이 넘 불쌍해진다.."
"음? 왠 갑자기 태민선생님?"
"아..? 아...남편이 태민선생님이야..양호선생님 남편분"
"엥? 헉...헐...정말? 우리 수영선생님?"
"응..아 그나저나 왜 남의 가정사에 그리 관심이 많아? 뭘 그리 놀래?또,,"
"아..아냐...그..그냥..."
"허...태민선생님이랑 양호선생님이랑...그럼..유진인? 유진이는 어떻게 된거야?"
뭐가뭔지 머릿속이 다시한번 복잡해졌다..
재인이도 신경쓰이고..아영이와의 관계도 신경쓰이고..이젠 유진이까지..하아..그나마 이상황덕분인지 몰라도 하윤이와는 많은 말들을 주고받았다는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아영이는 4교시가 시작하기전 교실로 돌아왔다..
그렇게 복잡한 심경으로 귀에 들어오지도 않은 수업을끝내고 밥을 코로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대충먹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영아 오늘은 수영 못하겠지?"
"응..아무래도?"
"그래그래 집에 얼릉 가서 쉬어.."
안그래도 태민선생님께 이 사실을 말하러 수영장으로 향하고 있는데 체육관 입구쪽에서 하윤이를 비롯한 수영부아이들과 태민선생님이 있었다..
"오~ 재희랑 아영이도 마침 왔구나..그래서..오늘은 수영 부활동은 쉬는걸로 하고..아영이도 아프고..나도 집에 일이 있어서 들어가 봐야겠다..남아서 연습할 사람들은 하고..자유롭게 하도록해.오늘은.."
"네에.."
"그래..미안하고..아영이는 오늘 몸조리 잘하고..그나저나 재희야..재인이가 안보이던데 무슨일 있니?"
"아..그..그래요? 제가 한번 찾아볼께요.."
"그래 재인이한테도 얘기해주고..그럼 이만 해산!! 수영연습할사람들은 알아서들 하고.."
그렇게 부활동은 취소가 되었다..오후에 할것이 없어진 우리는 각자 흩어졌고..나는 아영이를 데려다 준답시고 같이 학교를 나섰다..
"재희 너 재인이 찾으러 안가?"
"아..뭐..집에 갔겠지..괜찮아.."
그러고보니 아까 점심시간에도 보이질 않았다..계속 신경이 쓰였다..
내가 딴 생각을 하는것을 눈치챈것일까..아영이가 다시 말한다..
"난 괜찮으니까 재인이 한테 가봐..나 꾀병이자나 헤헤~"
"그..그래도.."
그렇게 우물쭈물 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하윤이가 왔다.
"야 이재희..괜찮으니까 넌 재인이나 찾아..아영인 내가 데려다 주면 되니까.."
"아..그..그래 그럼..부탁할께.."
"어....가자 아영아.."
"어? 응..하윤아 너 수영 연습 안해도 되?"
"됐어 오늘은..기분도 안나고..그냥 쉴래 나도..어서 가자.."
나는 그들을 뒤로하고 재인이를 찾아나섰다..
우선 1학년 반..반이 하나밖에 없는게 이럴땐 참 좋았다..
교실을 살펴보니 이미 텅 비어있었고..아무도 있지않았다..나는 교무실로 내려가 1학년 담당 선생님을 찾았다..
"재인이? 글쎄..4교시까진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모르겠구나.."
"아..네 감사합니다.."
나는 체육관쪽으로 향했다..
혹시 남아서 수영연습을 하나..싶어서 들어가보니 가연이와 유진이 등 몇몇 아이들만 수영연습중이었고 다른쪽에선 수구부와 싱크로 나이즈 팀만 보일뿐이다..
난 고개를 들어 관중석쪽을 살펴봤다..아...
"재인아~!!!야! 이재인!!"
좌석 한쪽에 멍하니 앉아있는 재인이를 발견했다..
"어디갔었어? 왜 하루종일 보이지도 않고.."
재인이가 나를 내려본다..그러더니 또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며 고개를 돌린다..
"집에가자..응? 재인아.."
"돼써!! 오빠 먼저가.."
"그러지말구..내려와서 얘기해..응? 같이 가자 집에.."
재인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걸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가 두리번 거리며 찾고 있는 사이 그녀는 어느새 밖으로 나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을 나서고 있었다..
"야~ 이재인..같이 가자니까.."
나는 재인에게 달려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꺄아아악!!!! 건드리지마 이....나..나쁜놈아~~!!"
"야...아.아무리 그래도...그렇게 까지..."
"아 몰라..당분간 건드리지도말고 말도 걸지마.."
"미안해..응? 오빠가 미안..화풀어.."
"화..화난거 아냐..그니까..그냥 내버려 둬..자꾸 자꾸 떠올리게 하지말구우우!!!!!"
재인이가 소리를 치더니 몸을돌려 집쪽으로 달려간다..
"하아..."
지금 집에 같이 가봐야..뾰족한 수도 없다..우선 일단은 괜찮은것 같으니..지켜보기로 했다..
집에가는길에 아영이한테 들러 상태를 보고 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역시나 카페 문은 잠겨있었다..문을 두드리자 계단에서 하윤이가 내려온다..
"철컥.."
"왠일이야? 재인이 찾으러 간거 아녔어?"
"아..찾았어..집에 먼저 보내고 아영이 걱정돼서.."
"니네 언제부터 그렇게 가까웠다고...어쨌든...3층에 있어..보고가던지.."
나는 하윤이를 따라 3층으로 올라갔다..
"재희양~!!! 흑흑 나 없어서 많이 심심했지 오늘~"
"ㅋㅋ 뭐야 그게 조용해서 아주 수업에 집중이 잘되더라.."
"히잉..대써..ㅠ"
"그래도 많이 좋아졌나보다? 아까 열까지 났었다며~?ㅋ"
나도 놀리듯이 그녀에게 장난쳤다..
"아..아응..집에와서 있으니까 열이 내렸나? 아..아마 혜린 선생님이 이상한 약을 준게 틀림없어.."
하윤이도 소파에 앉아 쿡쿡거리며 웃고 있었다..
"어쨌든 봤으니 됐어..이만 가볼께.."
"갈라구? 밥이라도 먹구가..하윤이랑..같이 먹자.."
"응? 아..아냐 너 몸도 안좋은데 쉬어.."
"하윤이가 죽해놨어..바보같이 너무 많이 해서 어차피 우리 다 못먹어..조금이라도 같이 먹구 가~ 응?"
"하하..알았어 알았어.."
우린 셋이 죽을 먹고 쉬고있었다..아무래도 재인이 때문에 빨리 가야할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아영이와 하윤이와 더 같이 있고 싶었지만..집으로 가봐야 할것같다며 서둘러 아영이집을 나왔다..
아영이가 아쉬운듯 입술을 삐죽 내밀고있었지만 머리만 한번 쓱 쓰다듬고 집을 나섰다..
나는 달려가다시피 집으로 갔다..
"다녀왔습니다.."
집안은 조용했다..아무도 없는것일까..재인이는 어디있지?
나는 2층으로 올라갔다..재인이는 방에있는것일까..부모님은 또 어디가신거지...
나는 재인이 방앞에 섰다..노크를 하려는 순간..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하아..아응..오..오빠....하악......아...."
"음? 무,,무슨소리지?"
"아하아...하아...아.....오..오빠,,앙.."
나는 무슨일인가 싶어 다급하게 문을두드렸다..
"재..재인아!! 무슨일이야..문좀 열어봐~!! 괜찮은거야?"
"꺅!!아..안돼 잠깐만..!"
뭔가 다급한 소리가 들리더니 우당탕탕 넘어지는 소리까지 들린다..
"재..재인아!!! 왜그래! 무슨일이야!! 나 들어간다!!!"
"아..캬아아악 안대 오지마!!!"
나는 재인이의 만류와 동시에 문을 확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꺄아아아아아아 들어오지 말라고!!!!!!!"
재인이가 침대에 있던 배개를 나에게 던진다..배개를 잡고..상황을 살펴보니..허...헉...
재인이가 교복 블라우스만 입은채 아래는 다 벗고있었다..팬티와 치마는 여기저기 벗어던져져 있었고 그녀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자신의 중요부위만 가린체 이불속으로 뛰어들어갔다..
"나가!!! 나가라고 변태야!!!!"
"아...아..미..미안..미안.!! 나..아무것도 못봤어..미안.."
"나가!!! 허엉...엉엉..."
나역시 너무 놀라 멍때리고 있다가 현실을 직시하고 방문을 황급히 닫고 내방으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가슴이 진정이 되질 않는다..심장이 터질듯했다..
마른침이 꼴깍넘어가고 식은땀까지 흘렀다..
아..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자꾸 이런일만 생기는게 신기할 정도로 짜증이날 정도였다..
순간 머릿속에 그녀의 앙증맞은 엉덩이와 털이 거의 없는 그곳이 눈에 선하게 기억이 난다..
"아..안돼..뭐하는짓이야..동생인데..하아..."
난 가까스로 가슴을 진정시키고 머리를 식혔다..그 가슴떨림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재인이는 얼마나 놀랐을까..근데..오빠라니...분명 들었다..중간에..오빠..라고 흐느끼며....자위를..하고있었다..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하아..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심호흡을 했다..
아..이러면 안되는데 자꾸 재인이의 매끈한 다리와 엉덩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그 여운은 가시질 않았다..바깥에도 인기척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부모님은 오셨는지 알길이 없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대충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는지를 알려주고 있을뿐이다..
"똑똑"
"네..네"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다..
".....오..오빠.."
재인이었다..난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오빠...나랑 얘기좀 해..."
꽤 긴 연재가 될것 같습니다..
천천히 풀어나갈것이라..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을수도 있지만 그래도 재밌게 봐주세요 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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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무엇인가에 홀린듯 눈을 뜬 나는 본능적으로 시계를 쳐다보았다..
새벽5시를 향해가고있었다..
깊은 한숨을 쉬는 나는 옆에 누워있는 아영이를 바라보았다..
술기운때문인지 피곤했는지 잠들었던 모습그대로 내 팔을 밴 체 깊게 잠들어있다..
미동도 안하고 잔 탓일까 그녀에게 내줬던 팔이 저릿저릿 해오기 시작했다..
살짝 그녀의 고개를 들어 팔을빼내고 이불을 푹 덮어줬다..
순간 재인이가 생각나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그녀가 자고있던 소파로 시선을 돌렸다..
없다...
아직 이른시간..아니..집에 돌아가기엔 늦어버린 시간..
이런 새벽시간에 당연히 자고있어야할 재인이 보이질 않는다..
순간 왠지모를 불안감에 가슴이 뛰기시작했다..
어디간 것일까..집으로 간것일까..그렇다면...지금 이 모습을 보기라도 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잠들지 말았어야했다..
가슴이 메어오고 아려왔다..혹시나 화장실에라도 간걸까싶어 찾아봤지만 집안엔 보이질 않는다..
난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거의 1시간을 멍하니 복잡한 심경을 추스르고있었다..
아직은 초가을이라 그런지 이른해가 수평선 위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빛때문인지..아영이 웅얼거리며 눈을 부비적 대고 일어난다..
"아웅....아....앗!! 헉!!!"
순간 무엇때문인지..깜짝 놀란 그녀는 나를 보더니 똥그란 눈을 하고 이불을 둘둘말아 그녀의 몸을 감싼다..
"머...머야....우리....아....아우....머리야.."
"괜찮아?...우리....어제..생각나?"
"아웅....으응...다..당연하지..."
"ㅎ..왠지 좀 부끄럽다..그치?"
그녀가 얼굴을 붉히더니 이불에 눈만 내놓은채 나를 쳐다보고있다.
"야...야...나도 부끄럽거든? 너만 그런거 아니거든?"
"그..그래두...나는 처..처음이었다구.."
"나..나두 뭐...그..이런건 처음이다 뭐.."
"야~ 처음인게 이정도면 나중엔 아주그냥 죽겠당?ㅋㅋ"
"워..원래..남자는 그..그런거야...내 맘대로..해보고싶은거 다 한건데...미..미안 너무 내생각만 한거같은데.."
"아..아냐...갠차나..나도 좋았어.."
그녀가 수줍게 쳐다보며 말한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살짝 뽀뽀를 했다..
그녀가 흠칫 살짝 뒤로 물러나더니 곧 나의 입술을 맞추고 수줍은듯이 다시 이불속으로 폭 들어가 눕는다..
"헤에...이상하다...너랑 이렇게.."
난 잠시 그녀의 사랑스러운 표정에 매료되어 취해있다가 곧 현실로 돌아온다..
"ㅎ 아니 그나저나 정말..그건그렇고...재인이가.."
"응?!! 왜!! 재인이가 뭐?!!"
그녀도 놀란듯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묻는다...이불이 스르르 내려가 그녀의 가슴이 햇살을 받아 밝게 반사되고있다..
아무리 현실을 대하고 있어도 이걸 그냥 넘어가는것은 이 이쁜가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 정말..가슴하나는 정말..최고다!!"
"아 뭐야..정말..근데 재인이 왜? 무슨일 있어?"
"아..아니...아까 일어나봤더니...없어졌길래..."
"허...헉...어디갔는데? 집에간거야?"
"모르겠어..하아..괜히 불안하네..미리 일어난거면 우리 이러고 잔거 다 아는거 아닐까? 하아 뭐라고 하지?"
"......머...사..사실대로 마..말해....자연스럽게..그냥...."
"하아...어쨌든 준비하고 나가자 학교도 늦겠다.."
"으..응..먼저 준비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충 씻고 어제 마구 벗어둔 교복을 챙겨입는다..
아영이도 꾸물꾸물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는다..
내가 나갈준비를 하고 아영을 기다리고있는데 그녀가 갑자기 뒤에서 나를 끌어안는다..
"헙...왜..왜그래 ㅎ"
"....아냐..그냥..뭔가 좀 좋기도 하고..무섭기도 하고..나..나 버리면 안대.."
"널 왜버려...바보야.."
"...그래두...아 몰라..어쨌든.."
"얼른 준비나해 학교가야지.."
"으응"
우린 대충 쿠키같은것으로 아침을 떼우고 아영이네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의 바닷가라 그런지 공기가 차다..바람도 많이 불어 눈을 뜨기가 힘들다..
"이렇게 같이 등교해도 괜찮나?"
"뭐 어때..오다 만났다고 하지뭐.."
"아니 그건 그래도..재인이가..자꾸 신경쓰여서.."
"흐음...우선 빨리 가자.."
우린 종종걸음으로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아우...재희야...좀 천천히 가.."
"응? 왜그래 원래 방방 뜨면서 학교 가는거 아녔어? ㅋㅋ"
"아..우...거..거기 아파...빨리 못걷겠어.."
"헉..아..맞다..미..미안..."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나에게 팔짱을 끼고 몸을 기댄다..
"마니 아픈거야? 어떡해,,"
"아니 그냥 느낌이 이상해..괜찮아 지겠지 뭐.."
그렇게 천천히 걸어 교문을 향해 들어가고 있을때 저 멀리 재인이가 보였다..
"어..재인이다...재인아..!!! 재인아!!"
재인이가 순간 흠칫하는듯하더니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더니 우리를 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치지못한체..옆으로 돌아서서 땅만보고 서있다..
"야...넌..이..일어났으면 오빠도 좀 깨우고 그러지..그렇게 혼자 가버리면 어떡해.."
"........"
"재인아..어제 잘 잤어? 안불편했어?"
재인이가 땅을 보며 계속 눈을 못마주친다..
우리역시 어떤일때문인지는 직감을 한터라, 그녀의 말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재인이는 결심을 한 듯 굳은 표정을 짓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아영에게 말을 건낸다.
"....어...언..언니 오..오빠가..뭐..뭘하든 상관없지만...그래도....그..그런짓 할거면....둘만 있는데서 해요.."
"아...."
"아..미안해..미안 재인아...응? 언니가 미안....아우...부끄럽다 언니가...미안재인아..응?"
재인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며 날 쏘아본다..
"....바부팅이..오..오빤 당분간 나한테 말걸지마 변태야!!"
"아..재인아..미안...그게..."
"대써..아무말도 하지말구...그냥 나 내버려 둬...나도 지금 언니오빠 얼굴 제대로 못볼거 같으니까..그냥 내버려둬.."
"아..미안...미안하다.."
"히잉..재인아 화풀어 응? 언니가 미안해.."
재인이는 우물쭈물하더니 곧 고개를 돌려 학교 건물안으로 후다닥 뛰어간다..
충격이 컸을것이다..너무 부끄럽고 한심했다..잠든것이 원망스러웠다..
아영이를 보니 눈이 그렁그렁 해지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히잉...부끄럽당..어쩌지? 어제..다..다본건가?"
"글쎄...봤거나..들었으니..그런말 하지않았을까?"
그렇게 서로 풀이 죽어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사이 청명하고 맑고 고운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린다.
"뭘봐? 뭘 다봐?"
헉...소리가 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마침 등교하고 있던 하윤이가 우릴 보고 묻는다..
"아...하..하윤아 안녕.."
"하윤아앙~~!!"
아영이가 콧소리를 내며 하윤에게 달라붙는다..
"왜..왜그래 갑자기..왜 운동장 한가운데서 멍하니 있어? 무슨일이야 이재희!!"
"아...아냐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데 왜 둘다 멍하니 있어..? 넌또 왜그래 아영아..무슨일 있어?"
"아..아니.."
"얘네들이 아침부터 왜이래..얼른 들어가자..뭐해.."
"아우..."
아영이가 다시 그곳이 아픈지 엉거주춤 걷는다..
"어디 아픈거야? 왜그래..아까부터 자꾸 걱정되게.."
"아...아냐...나..그..."
아영이가 갑자기 하윤이의 귀에대고 뭐라고 말을한다..
"응? 아..근데..너 아직 날짜 안되지않았어?"
조용히 말하고 있었지만..딱 들어도 무슨소린지 알것같았다..
난 무심한듯 살짝살짝 딴청을 피우고있었다..
"아우..몰라.."
"이..이상하자나..병원에 가봐야 하는거 아냐? 무슨 일 있었어?"
"아..아냐..괜찮아 질거야..걱정마.."
"아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뭘...우선 양호실이라도 가자..얼른!"
"아냐..아냐 하윤아.."
"야 이재희 머해!! 같이 부축해줘.."
"응? 아..으응..."
아영이 미간을 귀엽게 찌푸리며 나에게 어떡하냐는 눈빛을 보낸다..ㅋㅋ
귀엽다..근데 뭘 어떡해..양호실에 가서 좀 쉬어야지..ㅋㅋ
"우..우선 양호실에서 조금 쉬어..선생님께는 내가 말해 놓을께.."
나도 아영이가 벌려놓은 이 연극에 동참한다.
나와 하윤이는 그녀를 연행하다 시피하여 양호실로 끌구갔다..
"드르륵"
"어? 하윤아 아영아~ 아침부터 니들이 왠일이니? 수영하다 또 다친거야?"
"아뇨..아영이가 좀 아픈거 같아서 좀 쉬게 할라구요.."
"음? 근데 너는..?"
"아..저..전.. 안녕하세요 어제부터 새로 전학 온 이재희라고 합니다.."
"아아..그 이재희 이재인남매가 너희들이었구나? 만나서 반가워..난 송혜린이라고 해. 보다시피 양호담당이고.."
"아.네.."
굉장히 섹시한 타입의 여선생이었다..굵은 웨이브진 머리에 살짝 까무잡잡한 피부..하지만 뚜렷한 눈코입이 딱봐도 섹시하다 싶을정도로 강한 인상이다..
나이는 20대 후반정도로 보였다..키도 크고 늘씬한 모습이 양호선생이라고 하기엔 너무 안어울리는 비주얼이었다..
전직이 의심될정도로..
"그나저나 어디가 어떻게 아픈거야 아영아.."
"그..그게..."
"야 이재희 넌 나가있어..!!"
하윤이가 날 노려보며 말한다..
난 양호실 문을 나와 앞에있는 벤치에 몸을 기대 앉는다..
그러면 뭐해..안에서 하는소리 다 들리는구만...ㅎ
"아니..아영이가 날짜도 아닌데 생리를 하는거 같아요..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아프다고 하네요."
"아..아냐 하윤아..괜찮아..정말루 히잉.."
"생리 불순이면..뭐 스트레스 받은거나 그런거 있니? 여태 그런적 없었자나..그런거 가지고 양호실 온적도 없고.,"
"그니까 걱정이 돼서요.."
"별일은 아닐꺼야..가끔 그러기도 하는데..뭐..우선 침대에 누워서 좀 쉬자..진통제 줄테니까 먹고.."
"...네...하아 ㅠ"
얼마 지나 하윤이가 양호실문을 열고 나온다..
앞에 앉아있는 날 보더니 흠칫하며 말을 건낸다.
"너..넌 왜 아직 안가고 있어?"
"왜..왜긴? 아영이...거..걱정되니까..그나저나 뭐래? 괜찮대?"
"몰라..직접 들어가 보던지.."
들어가 볼까 하다가 상황도 그렇고..좀 쉬게 놔두는게 낫겠다싶어 날 놔두고 뒤돌아서 가는 하윤을 뒤따랐다.
"같이 가면 어디가 덧나나?-_-"
"그래서~! 아영이 괜찮대? 말 좀해줘~ 왜그렇대?"
밖에서 다 들었지만, 그래도 하윤과 몇마디라도 더 하고 친해지고 싶으마음에 떼를 썼다.
"몰라...너 어제 아영이네 가서 뭐했어? 멀쩡하던애가 갑자기 왜저래?"
"응? 뭐..뭘하긴 뭘해..그냥 놀았지..꼬..꽁짜 음료 마시면서.."
하윤이 듣는척마는척하며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나저나..너랑 아영이 니네둘은 정말 많이 친한가봐...그렇게 서로 다 알고 챙겨주고.."
"...뭐..뭐...어렸을때부터 같이 있었으니까.."
"그런가.."
"그나저나..넌....너네들은 아침부터 사이좋더라..이제 등교도 같이하고..재인이도 안보이던데...."
그녀가 뒤도 돌아보지않은채 말을건낸다..
"아..아냐 그런거..우연히 앞에서 만났는데 아영이가 아..아프다고 해서 살짝 부축해준거야...재인이는 먼저 뛰어들어갔구.."
그녀는 알바 아니라는듯이 걷기만 한다..
"흐음..넌 맘 편해서 좋겠다.."
"응? 무슨소리야?"
"....아냐...아무것도.."
그렇게 우리둘은 서먹한 공기를 가운데에두고 일정한 거리를 둔채 교실로 들어갔다..
시끄러운 아영이 없으니 왠지모르게 조용한 느낌이다..
앞에 앉은 하윤이 역시 멍하니 창밖만보고 한숨만을 내쉴뿐이었다..
1,2교시가 끝나도 아영이는 돌아오지않았다..
보고싶었다..남자란 참 간사한것 같다..내가 첫눈에 반하고 신경이 쓰였던것은 하윤이었다..하지만 마음과 몸을 나눈 아영에게 내 관심은 더 쏠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윤이의 대한 내 감정이나 관심을 완전히 져버릴 순 없었다..아영이에겐 미안한마음이 들었지만..그렇다고 바람을 피거나 그러는건 아니니..뭐...ㅠ
"나..아영이한테 갔다올까 하는데 같이갈래?"
나는 2교시가 끝나고 하윤이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나 잠깐 교무실에 가야해서...먼저 가 있어 그럼..교무실갔다 바로가던지 할테니까.."
"아..응.."
이제야 대화가 좀 자연스러워 진 것 같았다..
이제야 좀 뭔가 반 친구의 느낌이 난다..
뿌듯했다 ㅠ
아는 왠지모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양호실로 향한다..
"똑똑"
"네~ 들어와요~"
"아..안녕하세요.."
"아 재희구나..아영이 보러왔니?"
"아..네...많이 안좋은가 해서요.."
"흐음..그런건 아닌것 같은데..너무 잘 자고있네..진통제를 쎈걸줬나? 내가?"
"지잉~~~~~~~"
"지잉~~~~~~~~"
선생님의 책상위에있는 핸드폰이 울린다..
"잠깐만...아영이 저쪽 침대에 누워있으니까 괜찮은지 함봐바라^^"
"네.."
"응..여보세요? 응 여보~ 아...아냐아냐..응"
"음? 아..양호선생님 유부녀였구나..하긴..저런 미인을..ㅎ"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저런 멋진 여자를 데려간건 누굴까 웃긴 상상까지 했다..대머리 아저씨일지..변태 총각일지..연하남일지..
"촤라락~"
난 침대를 둘러싸고있는 커텐의 한쪽을 제쳤다..
아영이가 새근새근 아주 그냥 푸욱~ 자고있다..-_-
이것이...나랑 하윤이가 걱정하든말든 여기서 늘어지게 잠만 자고있는거야?
"야...일어나바..이제 그만 일어나지?"
"우웅...응? 재희양~"
"허허허..잘잤냐? 너 지금 아파서 그러는거 아니지~ 술기운에 피곤해서 자는거지!!?"
"아..아냐~ 나 환자거든? 환자한테 그런 심한 말 삼가줄래?"
"아하하하 ㅋㅋ 귀여운것.."
나는 아무생각도 없이 그 귀여운모습에 이끌려 나도모르게 자연스럽게 아영이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야앙...하..학교에서..."
"헉...그..그렇지? 그래두....이렇게 귀여운데 어떻게 참아.."
"헤에..헤헤"
아영이 이불을 푹덮고 눈만 빼꼼 내밀더니 부끄러운듯이 웃는다..
"니들 사귀니?"
"헉!!!! 서..선생님~"
뒤를 돌아보니 어느샌가 선생님이 서있었다..이런 아무런 기도 감지하지못했다..이분은 기를 없앨 수 있는 고수가 틀림없었다!!
기 수련이 더 필요하다!!
"아..아뇨,.그게...저.."
"아하하..뭘 그리 당황해..사귀는게 뭐 어때서~"
"아..아직..그..비..비밀이예요~"
"네..네 맞아요 비밀..아직 얼마 안되서..얼떨떨해서.."
아영이도 옆에서 거든다..
"헤에~ 하루만에 이런 이쁜 여자친구도 사귀고~ 이재희씨 능력있어~?"
"아우..그런거 아녜요..어쨌든 당분간 모른채 해주세요ㅠ"
"흐음..어쩔까나~?ㅋㅋ"
"아우 선생니임~~"
"드르륵"
"안녕하세요~"
"어 하윤이도 왔구나~"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나는 선생님께 고개를 돌려 애절한 눈빛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눈치를 챘는지 크게 웃으시더니 이내 딱 정색을 하신다..ㅋ
"너도 아영이 보러왔니?"
"네..괜찮나요?"
"응 직접 보려무나~ 얼굴이 빨갛게 된것이 열이 오르나아~"
헉..저 선생님 무섭다..장난치는듯 하면서 은근히 놀리고 있다..
"아영아..열도 나? 어디 많이 아픈거 아냐?"
하윤이가 우리쪽으로 와서 아영이가 덮은 이불을 걷고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댄다..
아영이가 화들짝 놀라며 움찔 거리다가 이내 연기를 한다..
"아응...응..아무래도...몸이 안좋은거 같애..하아.."
"이상하다 열도 별로 없는거 같은데...너 아픈적도 별로 없자나.."
ㅋㅋ나도 웃겼다..웃음을 참느라 고개를 돌리는데 양호 선생님은 아예 책상에 엎드려 어깨를 들썩이며 끅끅거리며 웃음을 참고있다
"아 어떡해..오늘은 조퇴해..내가 말해 놓을께.."
"아..아냐..조금만 더 쉬다가 갈께..걱정마.."
"그래도..많이 아프면 안되자나.."
"에이~ 별거 아냐.."
나는 옆에서 웃음이 터질까 아무말도 못하고 딴곳만 보고있다..
선생님은 이내 심호흡을 몇번 하시더니 입술만 삐죽삐죽 실룩이신다..
"우..우선 아영이는 좀 더쉬게 하고 너흰 얼른 교실로 돌아가..수업시작하겠다.."
"아..네..가..가자 하윤아.."
"아..응.."
"아영아 좀 더 쉬구 와~ "
"으응..."
끝까지 아픈 연기를 하는 그녀가 귀여웠다..뽀뽀를 해주고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나와 하윤은 양호실을 나와 교실로 돌아왔다..
"걱정이네..많이 아픈건가.."
"아..아닐꺼야..걱정마...그나저나 오늘은 수영은 못하겠다.."
"수영이 문제니? 지금 수업도 못들어오는데..그냥 조퇴하지..고집쟁이.."
"ㅋ 아 그건그렇구..양호 선생님 유부녀시더라? 몰랐어..완전 혼자 멋지게 살것같은 커리어 우먼 느낌이었는데.."
"아...결혼한지 1년됐을껄..작년에 결혼했으니까.."
"흐음..그렇구나..저런 사람도 주부라는게 상상이 안간다.."
"뭐 다를거 있니? 주부라고 다 아줌마 같아야해? 그럼 태민 선생님이 넘 불쌍해진다.."
"음? 왠 갑자기 태민선생님?"
"아..? 아...남편이 태민선생님이야..양호선생님 남편분"
"엥? 헉...헐...정말? 우리 수영선생님?"
"응..아 그나저나 왜 남의 가정사에 그리 관심이 많아? 뭘 그리 놀래?또,,"
"아..아냐...그..그냥..."
"허...태민선생님이랑 양호선생님이랑...그럼..유진인? 유진이는 어떻게 된거야?"
뭐가뭔지 머릿속이 다시한번 복잡해졌다..
재인이도 신경쓰이고..아영이와의 관계도 신경쓰이고..이젠 유진이까지..하아..그나마 이상황덕분인지 몰라도 하윤이와는 많은 말들을 주고받았다는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아영이는 4교시가 시작하기전 교실로 돌아왔다..
그렇게 복잡한 심경으로 귀에 들어오지도 않은 수업을끝내고 밥을 코로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대충먹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영아 오늘은 수영 못하겠지?"
"응..아무래도?"
"그래그래 집에 얼릉 가서 쉬어.."
안그래도 태민선생님께 이 사실을 말하러 수영장으로 향하고 있는데 체육관 입구쪽에서 하윤이를 비롯한 수영부아이들과 태민선생님이 있었다..
"오~ 재희랑 아영이도 마침 왔구나..그래서..오늘은 수영 부활동은 쉬는걸로 하고..아영이도 아프고..나도 집에 일이 있어서 들어가 봐야겠다..남아서 연습할 사람들은 하고..자유롭게 하도록해.오늘은.."
"네에.."
"그래..미안하고..아영이는 오늘 몸조리 잘하고..그나저나 재희야..재인이가 안보이던데 무슨일 있니?"
"아..그..그래요? 제가 한번 찾아볼께요.."
"그래 재인이한테도 얘기해주고..그럼 이만 해산!! 수영연습할사람들은 알아서들 하고.."
그렇게 부활동은 취소가 되었다..오후에 할것이 없어진 우리는 각자 흩어졌고..나는 아영이를 데려다 준답시고 같이 학교를 나섰다..
"재희 너 재인이 찾으러 안가?"
"아..뭐..집에 갔겠지..괜찮아.."
그러고보니 아까 점심시간에도 보이질 않았다..계속 신경이 쓰였다..
내가 딴 생각을 하는것을 눈치챈것일까..아영이가 다시 말한다..
"난 괜찮으니까 재인이 한테 가봐..나 꾀병이자나 헤헤~"
"그..그래도.."
그렇게 우물쭈물 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하윤이가 왔다.
"야 이재희..괜찮으니까 넌 재인이나 찾아..아영인 내가 데려다 주면 되니까.."
"아..그..그래 그럼..부탁할께.."
"어....가자 아영아.."
"어? 응..하윤아 너 수영 연습 안해도 되?"
"됐어 오늘은..기분도 안나고..그냥 쉴래 나도..어서 가자.."
나는 그들을 뒤로하고 재인이를 찾아나섰다..
우선 1학년 반..반이 하나밖에 없는게 이럴땐 참 좋았다..
교실을 살펴보니 이미 텅 비어있었고..아무도 있지않았다..나는 교무실로 내려가 1학년 담당 선생님을 찾았다..
"재인이? 글쎄..4교시까진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모르겠구나.."
"아..네 감사합니다.."
나는 체육관쪽으로 향했다..
혹시 남아서 수영연습을 하나..싶어서 들어가보니 가연이와 유진이 등 몇몇 아이들만 수영연습중이었고 다른쪽에선 수구부와 싱크로 나이즈 팀만 보일뿐이다..
난 고개를 들어 관중석쪽을 살펴봤다..아...
"재인아~!!!야! 이재인!!"
좌석 한쪽에 멍하니 앉아있는 재인이를 발견했다..
"어디갔었어? 왜 하루종일 보이지도 않고.."
재인이가 나를 내려본다..그러더니 또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며 고개를 돌린다..
"집에가자..응? 재인아.."
"돼써!! 오빠 먼저가.."
"그러지말구..내려와서 얘기해..응? 같이 가자 집에.."
재인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걸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내가 두리번 거리며 찾고 있는 사이 그녀는 어느새 밖으로 나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문을 나서고 있었다..
"야~ 이재인..같이 가자니까.."
나는 재인에게 달려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꺄아아악!!!! 건드리지마 이....나..나쁜놈아~~!!"
"야...아.아무리 그래도...그렇게 까지..."
"아 몰라..당분간 건드리지도말고 말도 걸지마.."
"미안해..응? 오빠가 미안..화풀어.."
"화..화난거 아냐..그니까..그냥 내버려 둬..자꾸 자꾸 떠올리게 하지말구우우!!!!!"
재인이가 소리를 치더니 몸을돌려 집쪽으로 달려간다..
"하아..."
지금 집에 같이 가봐야..뾰족한 수도 없다..우선 일단은 괜찮은것 같으니..지켜보기로 했다..
집에가는길에 아영이한테 들러 상태를 보고 가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역시나 카페 문은 잠겨있었다..문을 두드리자 계단에서 하윤이가 내려온다..
"철컥.."
"왠일이야? 재인이 찾으러 간거 아녔어?"
"아..찾았어..집에 먼저 보내고 아영이 걱정돼서.."
"니네 언제부터 그렇게 가까웠다고...어쨌든...3층에 있어..보고가던지.."
나는 하윤이를 따라 3층으로 올라갔다..
"재희양~!!! 흑흑 나 없어서 많이 심심했지 오늘~"
"ㅋㅋ 뭐야 그게 조용해서 아주 수업에 집중이 잘되더라.."
"히잉..대써..ㅠ"
"그래도 많이 좋아졌나보다? 아까 열까지 났었다며~?ㅋ"
나도 놀리듯이 그녀에게 장난쳤다..
"아..아응..집에와서 있으니까 열이 내렸나? 아..아마 혜린 선생님이 이상한 약을 준게 틀림없어.."
하윤이도 소파에 앉아 쿡쿡거리며 웃고 있었다..
"어쨌든 봤으니 됐어..이만 가볼께.."
"갈라구? 밥이라도 먹구가..하윤이랑..같이 먹자.."
"응? 아..아냐 너 몸도 안좋은데 쉬어.."
"하윤이가 죽해놨어..바보같이 너무 많이 해서 어차피 우리 다 못먹어..조금이라도 같이 먹구 가~ 응?"
"하하..알았어 알았어.."
우린 셋이 죽을 먹고 쉬고있었다..아무래도 재인이 때문에 빨리 가야할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아영이와 하윤이와 더 같이 있고 싶었지만..집으로 가봐야 할것같다며 서둘러 아영이집을 나왔다..
아영이가 아쉬운듯 입술을 삐죽 내밀고있었지만 머리만 한번 쓱 쓰다듬고 집을 나섰다..
나는 달려가다시피 집으로 갔다..
"다녀왔습니다.."
집안은 조용했다..아무도 없는것일까..재인이는 어디있지?
나는 2층으로 올라갔다..재인이는 방에있는것일까..부모님은 또 어디가신거지...
나는 재인이 방앞에 섰다..노크를 하려는 순간..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하아..아응..오..오빠....하악......아...."
"음? 무,,무슨소리지?"
"아하아...하아...아.....오..오빠,,앙.."
나는 무슨일인가 싶어 다급하게 문을두드렸다..
"재..재인아!! 무슨일이야..문좀 열어봐~!! 괜찮은거야?"
"꺅!!아..안돼 잠깐만..!"
뭔가 다급한 소리가 들리더니 우당탕탕 넘어지는 소리까지 들린다..
"재..재인아!!! 왜그래! 무슨일이야!! 나 들어간다!!!"
"아..캬아아악 안대 오지마!!!"
나는 재인이의 만류와 동시에 문을 확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꺄아아아아아아 들어오지 말라고!!!!!!!"
재인이가 침대에 있던 배개를 나에게 던진다..배개를 잡고..상황을 살펴보니..허...헉...
재인이가 교복 블라우스만 입은채 아래는 다 벗고있었다..팬티와 치마는 여기저기 벗어던져져 있었고 그녀는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자신의 중요부위만 가린체 이불속으로 뛰어들어갔다..
"나가!!! 나가라고 변태야!!!!"
"아...아..미..미안..미안.!! 나..아무것도 못봤어..미안.."
"나가!!! 허엉...엉엉..."
나역시 너무 놀라 멍때리고 있다가 현실을 직시하고 방문을 황급히 닫고 내방으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가슴이 진정이 되질 않는다..심장이 터질듯했다..
마른침이 꼴깍넘어가고 식은땀까지 흘렀다..
아..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자꾸 이런일만 생기는게 신기할 정도로 짜증이날 정도였다..
순간 머릿속에 그녀의 앙증맞은 엉덩이와 털이 거의 없는 그곳이 눈에 선하게 기억이 난다..
"아..안돼..뭐하는짓이야..동생인데..하아..."
난 가까스로 가슴을 진정시키고 머리를 식혔다..그 가슴떨림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재인이는 얼마나 놀랐을까..근데..오빠라니...분명 들었다..중간에..오빠..라고 흐느끼며....자위를..하고있었다..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하아..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심호흡을 했다..
아..이러면 안되는데 자꾸 재인이의 매끈한 다리와 엉덩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그 여운은 가시질 않았다..바깥에도 인기척도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부모님은 오셨는지 알길이 없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대충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는지를 알려주고 있을뿐이다..
"똑똑"
"네..네"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다..
".....오..오빠.."
재인이었다..난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오빠...나랑 얘기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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