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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소녀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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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97회 작성일 20-01-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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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소녀는 야전에서 오래전에 발표하기 시작한 글입니다. 쓸 당시 너무 바빠 한편 한편을 너무 짧게 썼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너무 짧은 편은 두편을 묶어서 올릴 생각입니다.



참고로 소재가 영화 잠복근무와 비슷하다고 느끼실터인데, 이 태권소녀는 잠복근무라는 영화가 개봉하기 훨씬 전에 쓰기 시작한 글임을 밝힙니다. 소재를 차용했다고 오해하지 마시길...



해동청 拜上)







"학교다녀오겠습니다~"



가영이는 씩씩하게 외치고 집을 나섰다. 소화여자고등학교.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다보니 7반과 8반 사이의 벽에 아이들이 우글거리며 모여 있다. 벽에는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전교석차가 붙어 있었다. 가영이는 힐끗 쳐다보고는 관심없다는 듯 그냥 지나쳐 갔다.



"가영아 가영아!"



가영이가 돌아보니 연심이가 달려오고 있다.



"왜?"



"가영아 너 1등 했더라? 전교1등!"



"전교1등?"



"어. 가서 봐봐."



가영이는 잠시 입이 헤 벌어졌다. 그동안 전교 20등 밖을 벗어난 적이 없는 우등생이었지만 전교1등은 처음이다. 꾸준히 해오던 아르바이트를 잠시 쉬었더니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서 1등을 했나보다.



"아, 큰일났네."



가영이의 말에 연심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왜?"



"밴댕이 속 기집애들이 또 열라 날 미워할 거 아냐."



연심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가영이를 쳐다보다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난 열라 미움받아도 좋으니 한번이라도 1등 해봤으면 좋겠다."



"됐네요. 나 화장실 간다. 빠이~"



가영이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었다. 손을 씻다보니 갑자기 세수를 하고 싶어졌다. 세수를 했다. 세수를 끝내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려다말고 다시 세수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세수를 했다.



얼굴에서 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며 가영이는 한동안 세면대를 잡고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한참 그러고 있다가 얼굴을 들어 세면대 앞의 거울을 보았다. 물에 젖어 있는 자신의 얼굴이 보였다. 수도물과 자신이 흘린 눈물이 섞여 구분되지 않았다. 단 한번, 가영이는 눈가를 손으로 훔쳤다.



난 눈물을 흘리지 않아. 절대로.



가영이는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는 피식 웃어보았다. 웃음이 조금 어색했다.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을 때까지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가영이는 자기반인 5반 교실문을 열고 힘차게 들어왔다. 그리고 씩씩하게 외쳤다.





"얘들아~"



아이들이 돌아보자 가영이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하 나 전교 1등 했다. 하하하!"



아이들의 반응이 둘로 갈라졌다. 한편에서는 몇몇의 여자애들이 동시에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고개를 홱 돌렸다. 하지만 가영이는 그들은 신경쓰지 않고 자기한테 웃으며 달려오는 아이들과 어우려졌다.



"어머 언~니~ 추카추카~"

"어머 어머 가영아줌마 멋져~"





-------------------------------------------------------------------------------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가영이가 책상에 책과 공책을 펼치며 5교시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연심이가 또다시 쪼르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뭔가 급한 일이 있는듯 숨을 헐떡이며 말을 더듬고 있었다.



"무슨일인데 그래?"



"가... 가영아 큰일났어."



"큰일? 무슨일?"



"금방 핸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숙경이 하고 재연이가 남자애들 한테 끌려갔데."



"남자애들? 어디서?"



"문방구 뒷쪽 건물에서. 어떡하지 선생님한테 알릴까?"



"그럴시간 없을거 같아. 내가 갈께."



최가영은 자리에서 발딱 일어섰다. 그리고 급히 뛰어 나가다가 교실문에서 막 안으로 들어오는 생물선생님과 부딪쳤다.



"억!"



"죄송합니다!!"



가영이는 그대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얘! 어디가!"



"쟤 어디가니?"



생물 선생님의 물음에 학생들은 모두 고개를 저었다. 가영이는 전력으로 뛰어 이내 교문 앞에 이르렀다. 교문을 열고 뛰쳐나가는데 수위 아저씨가 붙잡으러 나왔다.



"얌마! 어디가! 야!"



"바빠요!"



숙경이하고 재연이는 점심시간에 답답하다고 몰래 학교 담장을 넘어 나간 터였다. 돌아다니다가 재수없게 건달들을 만난 모양이다. 선생님한테 도움을 요청해 봤자 분명 뭍고 따지고 하느라고 느릿느릿 움직일 것이고 그럼 이미 숙경이하고 재연이한테 문제가 생기고 난 뒤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급히 뛰쳐나온 것이다.



"아씨~ 달리기는 싫은데."



가영이는 숨이 턱에 닿도록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연심이가 알려준 문방구 뒤쪽 건물 골목 사이사이를 뛰어다니다가 겨우 숙경이와 재연이를 찾아내었다. 복잡한 골목 끝 1층 집 담벼락 코너에 두 여학생을 몰아넣고 다섯명의 남자아이들이 골목 입구 쪽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아 참나 가슴한번 보여주면 보내준다니까 그러네? 한번 보여준다고 닳냐?"



"앙~"



평소 겁이 많은 재연이가 어린애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그런 재연이를 숙경이가 품에 끌어안고 다독거렸다. 그런 숙경이도 겁에 질려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야, 야, 한번 보여준다고 닳지 않는 것은 가슴 말고 보지도 마찬가지 아니냐? 보지도 한번 보여달라고 그래."



"킥킥 그래 그게 좋겠다."



"얌마, 보지부터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주겠냐? 차근차근해야지 킥킥."



가영이가 보아하니 소화여고에서 가까운 동림고등학교 남학생들이었다. 농담조의 말이 끝나고 살기어린 말이 튀어나왔다.



"스스로 벗을래 얼굴에 상처나고 벗을래 응?"



그순간 가영이가 소리쳤다.



"야! 내가 보여줄께!"



남자애들이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가영이를 쳐다보더니 벙찐 표정이었다.



"뭐라구?"



"남자애들하고 같이 있는데 쪽수가 안맞는다고 해서 왔어."



남자애들 사이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 감상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쟤 뭐냐?"



"예쁜데?"



"음... 가슴도 큰 것 같고."



"근데 좀 모라란 애 아니야?"



최가영이 그 말을 끊으며 말했다.



"전부 일루 와! 보여줄께."



최가영의 너무 대범하고 거침없는 말에 남학생 다섯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최가영은 허리춤으로 손을 넣어 교복 치마 허리춤을 잡고 위로 끌어 올렸다. 그러자 치마 허리단이 위로 올라가며 치마 밑단이 따라서 위쪽으로 끌려올라갔다. 즉, 치마를 위로 올려 입은 것이다. 그러자 무릎을 살짝 가리고 있던 치마가 위로 올라가며 하얀 허벅지 어림이 드러났다.



최가영은 두손을 내려 치마 양쪽을 쥐고 약간 끌어 올렸다. 그러자 치마가 조금 더 끌려 올라가며 하얀 허벅지가 반이 넘게 드러났다.



"이리 오라니까?"



최가영은 얼굴도 귀엽게 생겼고 키가 큰데다가 몸매의 굴곡이 뚜렷해서 안그래도 뭇남자들의 시선을 모으는 터였다. 이제 각선미 매끈한 하얀 다리를 허벅지까지 드러냈으니 동림고등학교 남학생 다섯은 단번에 잡아두었던 여학생 둘을 잊고 최가영을 향해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우~ 죽이는데."



"친구들을 위해 희생하겠다?"



"그것 좋지."



남학생들은 얼굴에 탐욕스런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최가영을 향해 다가왔다.



최가영이 치마를 올려입고 두손으로 치마 말기를 잡은 것은 이유가 있었다. 남자애들에게 허벅지를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리가 움직일 때 치마말기가 다리에 감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남학생 다섯이 네 발짝 앞까지 다가왔을 때 최가영의 입에서 뾰족한 기합이 튀어나왔다.



"얍!!!"



순간 최가영의 오른쪽 다리가 앞차기로 휙 날라가 정면에 있는 남학생의 얼굴에 꽃혔다. 최가영은 약속을 지켰다. 하얀 팬티를 보여준 것이었다. 하지만 남학생이 하얀 팬티를 본순간 이미 얼굴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뒤로 자빠졌다. 이어 오른쪽 다리가 떨어져 땅에 닿는 순간 이번에는 왼쪽 다리가 옆차기로 날라갔다. 치마가 관성의 법칙에 의해 바람에 날리며 허리위로 올라가 남학생 다섯은 모두 최가영의 하얀팬티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왼쪽에 있는 남학생하나가 옆차기를 가슴에 얻어 맞고 자빠지며 한동안 숨을 쉴수가 없게 되었다.



왼쪽다리가 임무를 다하고 땅을 딪는 순간 이번에는 최가영의 몸이 휙하고 한바퀴 돌며 오른다리가 뒷차기로 왼쪽 끝에 있던 남학생의 얼굴을 강타했다.



"퍽! 퍽! 퍽!..."



순식간에 세명의 남학생이 나가 떨어졌다. 최가영은 몸을 반대로 돌리며 오른주먹으로 오른쪽에 있던 둘 중 하나의 얼굴을 강타했다.



"뻑!"



얼굴을 얻어 맞은 남학생이 주저앉았다.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는데 코피가 터져 손바닥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 씨~..."



최가영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오른주먹을 왼손으로 감쌌다. 맞은 놈 얼굴도 아팠지만 때린 최가영의 오른주먹도 아팠던 것이다.



최가영이 돌아보니 다섯중 넷이 주저앉아 있었다. 비칠 비칠 뒷걸음치고 있는 하나 남은 남학생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



"얘, 일루와 보여줄께."



남학생의 뒷걸음치는 속도가 빨라졌다.



"일루오라니까? 확실하게 보여줄께."



남학생은 아얘 뒤로 돌아 도망쳤다.



가영이가 숙경이와 재연이의 손을 잡고 골목을 빠져나오는데 저쪽에서 생물선생님이 연심이에게 끌려오듯이 쭈뼛쭈뼛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선생님~"



가영이 숙경이 재연이 셋이 선생님께 뛰어가 팔을 붙잡고 아양을 부렸다.



"고마워요 선생님~"



점심시간에 땡땡이 친것을 혼나지 않기 위해 세 여학생이 아양을 부리는 것이었다. 생물선생님은 얼떨떨한 기분이 되어 네명의 여학생을 데리고 교실로 들어갔다. 순간 교실 안에서 기다리던 여학생들의 환호성 소리가 터져나왔다.



"꺅, 꺅, 멋져요 선생님~"



"선생님 짱!"



"오빠 넘 멋져~ 와~ 와~"



생물선생님이 얼떨떨해 있던 표정을 금방 바꿔 자부심에 넘친 표정을 짓고는 헛기침을 했다.



"헛헛!"



생물선생님이 손을 흔들자 와~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오늘 생물 수업은 특별수업으로 성교육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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