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데? - 단편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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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399회 작성일 20-01-17 01:07본문
1. .. Prolog
벌써 5월 초이다.
오늘은 손님도 별로 많지 않아서 현정이는 유리 창 밖을 자주 내다볼 수 있었다.
아침부터 하늘은 온통 짙은 회색 구름으로 덮여있었고 하루 종일 찌뿌뜨한 날씨이다.
그런데 조금 전부터는 아직 장마도 아닌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현정이는 한달 전부터 오늘을 기다려 왔다.
오늘은 편의점 점주로부터 월급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일하면서 기다리는 날이라고는 유일하게도 월급날 밖에는 없다.
현정이가 일주일에 이틀을 일해서 버는 돈은 큰 돈은 아니다.
그렇지만 엄청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현정이는 시험 때문에 지난 달에는 거의 도서관에 쳐박혀 있다시피 했었다.
그래서 놀러 나간 적도 또 친구들에게서 빌려서 쓴 돈도 없었다.
이번에는 월급을 타도 갚아야할 돈이 없는 것이다.
역시 학생은 공부를 해야 지갑도 두둑해지는 것인가?
그러나 여름이 다됐기 때문에 현정이는 여름옷을 마련하여야 한다.
여름 휴가를 가서 놀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한다.
이제 저녁 6 시가되려면 10 분정도가 남아있다.
오늘 아르바이트도 교대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현정이는 퇴근해서 나갈 준비를 모두 끝내놓고 6 시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현정이에게는 어쩌면 시간이 뒤로 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 때 쯤이면 더 자주 시계를 보게 된다.
오늘도 역시 정수가 교대하러 오는데 그는 항상 교대시간을 잘 지킨다.
오히려 현정이가 새벽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교대를 늦게 해 준 적이 있었다.
정수로부터 현정이 폰으로 카톡이 들어왔다.
[정수톡] : 지하철에서 내렸다.
지하철 역에서 계단만 올라오면 바로 편의점이다.
이제 5 분 정도만 지나면 정수가 도착한다.
마지막 3 분이 3 시간 만큼이나 지겹다면 약간 뻥인가?
정수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현정이에게 손을 흔들고는 준비실로 들어갔다.
현정이는수경이에게 시간에 맞춰서 간다고 카톡을 보냈다.
오늘은 수경이랑 만나기로 한 날이다.
[현정톡] : 늦지 않고 갈 수 있겠다.
[수경톡] : 남자애들 나오라고 할까?
[현정] : 불러보등가~
[수정] : 내숭은~ ... 호호호~!
벌써 한달째 시험 때문에 현정이와 수경이는 서로 만나지 못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이 둘은 매일 만나던 친구였었는데 대학에 오니까 이렇게 달라진다.
둘이서 한달 동안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작년까지만 해도 꿈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정수가 근무할 준비를 끝내고 현정에게로 왔다.
정수 : 설마 늦은 것은 아니지?
현정 : 그럴리가? ... 고마워~ .... 아무 일도 없었고 정산도 다 했어.
정수 : 수고했어. .... 고마워 .... 잘가~!!
현정 : 수고해~
정수에게 계산대를 넘겨준 현정은 백을 들고 편의점을 나섰다.
지하철까지는 몇걸음 안되지만 현정은 우산을 펴야만 했다.
수경이가 기다리는 종로로 가기 위해서 현정은 계단을 내려가서 지하철을 탔다.
퇴근시간이라서 지하철이 만원이지만 앞에 앉아있던 사람이 내리는 바람에
현정이는 자리에 앉을 수가 있었다.
현정이 자리에 앉자마자 은행으로부터 54 만원이 입급되었다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이 문자메시지를 읽고 난 현정이는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또 또 점주라는 사람도 엄청 고맙다고 생각되었다.
바로 이 문자메세지 한 통을 바라고 한 달 동안을 현정이는 일주일에 두번씩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눈을 비비고 지하철로 달려나갔던 것이다.
현정이와 수경이는 전라남도 순천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 둘은 In Seoul 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바람에
그들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는 다른 애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현정이는 바로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야만 했다.
매월 집에서부터 부쳐오는 돈만으로는 현정이가 서울에서 한 달을 살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돈을 더 많이 보내달라고 부모님께 말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수경이는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또 옷입고 다니는 것도 있는 티가 쪼금 난다.
아무래도 수경이는 집에서 생활비를 여유있게 받는 것 같다.
현정이는 그런 수경이를 가끔 부럽게 생각하기도 했다.
혼자서 현정이를 기다리고 있던 수경이가 현정이에게 카톡을 보내왔다.
[수경톡] : 내렸어?
[현정톡] : 헉헉~!! .... 5초전 !!...ㅋㅋ
어느 새 종로 5 가 역이다.
수많은 사람들에 묻혀서 지하철에서 내린 현정이는 계단을 걸어서 올라왔다.
비가 내리더라도 역시 바깥 세상이 좋기는 좋다.
일단 숨쉬는 공기가 다르다.
비는 어느새 보슬비로 변해버렸지만 우산을 쓰지 않으면 젖을 것 같아서 우산을 폈다.
현정이는대학로 쪽으로 걸어서 수경이와 약속한 커피숍 <쁘띠>로 들어갔다.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수경이가 현정이를 알아차리고는 손짓을 했다.
수경은 지난 3월 말에 했던 미팅에서 만난 진우와 아직은 썸타는 중이다.
수경이는 현정이가 와있다면서 경철이랑 같이 <쁘띠>에서 보자고 진우에게 카톡을 보냈었다.
수경이가 볼 때 진우의 친구 중에서는 경철이라는 애가 괜찮은 애 같았다.
그래서 수경이는 경철이를 현정이에게 소개해 주었다.
그런데 현정이는 경철이에 대해서 왠지 시큰둥한 반응인 것 같았다.
수경 : 너는 경철이가 어때서 그러는데?
현정 : 싫다고 안했구만~
수경 : 좋다고도 안하쟈나?
현정 : 그럼 ..... 보자마자 바로 좋아야 하는거냐?
수경 : 아니 뭐 ...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정 :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지금껏 일하고나면 ... 솔직히 남자 생각은 별루거든~
수경 : 하긴~ .... 경철이도 그것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
현정 : 경철이도 아르바이트 다니니?
수경 : 잘은 모르겠는데 .... 아마도 ?!
수경이의 표정이 약간 걱정스럽게 변했다.
수경이가 생각하기로는 오히려 경철이가 현정이 때문에 짜증스러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정이는 경철이에 대해서 걱정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현정이는 매일 학교에 나가고, 공부하고 또 과제 때문에 스터디그룹에도 나가야 한다.
일주일에 삼사일은 도서관에 쳐박혀야 하고 또 이틀은 일하러 가야한다.
그리고 또 밀려있는 빨래며 청소며 ......
이렇게 하면서 현정이가 노렸던 것은 장학금이었다.
그러나 현정이에게 장학금이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런 와중에서 현정이가 만일 남자를 사귄다면
그 남자는 오히려 현정이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현정이는 먼저 자신의 생활부터 바로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아직은 연애를 시작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었다.
현정이라고 왜 마음에 드는 남자와 만나서 데이트를 즐기는 것을 외면하겠는가?
혼자서 보내야 하는 외로운 밤이면 촛불 앞에서 그와 함께 와인 한 잔을 같이 마시면서
인생이 어떻고 하는 낭만적인 자리가 결코 싫은 것이 아니다.
또 이번에 학교에서 열리는 5 월 축제에 이런 저런 파트너들이 온다는 얘기를 다른
여학생들로부터 듣고 있으면 그것도 스트레스였다.
현정이는 축제라는 것에는 끼일 생각조차도 하지않기 때문이었다.
기다리던 진우와 경철이가 들어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현정이가 보니까 얘네들은 우산을 쓰지 않았는데도 비를 맞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럼 밖에는 비가 그쳤나?
현정이의 눈에 비친 진우의 표정은 밝았지만 경철이는 별로인 듯 하다.
수경 : 아까는 비가 제법 왔는데.
진우 : 지금은 별로 안와.
수경 : 일단 저녁부터 먹자.
그들은 모두 피자집으로 갔다.
모두들 굶주린 사람들처럼 파스타와 피자 그리고 샐러드를 먹었다.
진우는 현정이와 경철이를 계속 보고 있었다.
밖에 나오지 않고 집에 있겠다는 경철이를 데려다가 현정이 옆에 앉혀놓기는 했는데
두 사람 사이에는 처음부터 별 말이 오가지 않는 것이 진우의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경철이 대신 진우가 현정이에게 말을 시켜보기로 했다.
진우 : 현정이는 오늘도 일하고 왔구나?
현정 : 응~
수경 : 그럼 영화보러 가는 것도 안되겠네?
진우 : 웬만큼 재미있지 않으면 잠들어버리겠다.
현정 : 지금도 정신줄이 가끔씩 풀려.
경철 : 거봐라~ .... 내가 뭐라대?
현정 : 아냐~ ... 같이 갈 수는 있어~!!
진우 : 극장에 자러 가냐?
수경 : 그럼 우리는 영화보러 갈테니까 너네는 너네가 알아서 해~
진우 : 우리가 계산은 하고 나간다.
그리고 수경이와 진우는 계산서를 들고 계산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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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기러기아빠> 입니다.
못쓰는 글 자꾸 써서 올리니까 부담스러우시죠?
염치없이 그래도 질러봅니다.
아~ .. 지름신이시여~
제가 무척 얄미우시겠지만 .. 그래도 잘 부탁합니다~ ..... [꾸뻑~!!]
<기러기아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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