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의 찌질 고교생 - 1부 4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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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29회 작성일 20-01-17 00:41본문
안녕하세요~ 몸짱쌔끈녀입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 때문에도 기쁘고, 제가 좋아하는 야설 원더girls도 추격하고 있어 기분이 아주 좋네영~ㅎㅎ
자자자~! 나의 추종자 여러분~! 좀 더 모또 달려주삼~! 그럼 오늘 2연타 하겠슴당~!
추천과 리플과 쪽지는 한 번 더 OK~?
[지난 줄거리]
강우석은 마침내 제니와 함께 구용석 일파를 골로 보내버리기 위한 공작 1단계를 눈 앞에 두게 되고,
강우석의 여깔이 된 한미진은 친구이자 동성 애인인 윤희정을 강우석에게 바치려는 자기 자신을 붙들지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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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활동이 있는 토요일. 강당 안의 구석진 곳에서 반장 년과 마주선 나는 반장 년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있었다.
“으응~? 한 번만~! 그럼 진짜 열심히 열심히 연습 참여할게~! 으응~?”
나의 온갖 애교와 아양과 비굴 공세를 받던 반장 년이 견디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치듯 물었다.
“너, 그 길로 그냥 튀어버리려는 거 아냐?!”
“아니야~! 진짜 진짜 급한 개인사정이 있어서 그래~! 딱~ 1시간! 1시간만 빼주라~. 응~?”
나는 계속 손바닥을 비벼대며 애걸했다. 지금 나는 반장 년에게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만 나를 부 활동에서 빼달라고 사정하는 중이다. 왜인지는 알지?
“경아야~! 이 오빠 못 믿니~?!”
“믿을 사람이어야 믿지!”
나의 능청스러운 목소리에도 반장 년은 그저 냉정하게 소리친다. 이런 망할……. 애당초 ‘자율적인’ 부 활동 연장이라면서, 내가 왜 이렇게 비굴하게 빌어야 하는 건데?! 나는 최후의 수단으로 협박 작전을 쓰기로 했다.
“좋아!! 내가 이렇게 정식적인 방법으로 요청하는데, 니가 이토록 나를 매정하게 내친다면, 나는 오전시간만 끝내고 그냥 바로 튀어버릴 거야!! 그리고 학교 전체에 잔뜩 소문 낼 거라구! 나는 개인사정으로 딱 1시간만 빠지려 했는데, 경아가 매정하게 내쳐서 그만 오후 전체를 땡땡이치게 됐다고!!”
음… 막상 말하고 보니, 그것도 나름 괜찮은데? 나의 바락바락한 소리침에 반장 년도 화난 얼굴로 맞대응했다.
“뭐?! 그러면 진짜 나, 다시는 너 안 볼 거야!!”
…오호? 이거, 상당히 귀여운 대사인데? 저 귀여운 대사를 내 침대 위에서 알몸으로 말하게…아니아니, 나는 다시 애걸모드가 되어 반장 년에게 매달렸다.
“그러니까~ 나 좀 도와줘~! 나 혼자 말하면 씨알도 안 먹힌다구~! 우리 모범적이고 똑똑하고 착한 경아가 곁에서 보증만 해 주면…”
“정말……!”
무테안경 속의 눈매를 차갑게 흘기던 반장 년은 한참만에야 겨우 긍정적인 목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너… 정말로 약속 지킬 거지?!”
“무,물론~!! 이 강우석, 우리 경아와의 약속이라면 지옥에 떨어져도 반드시 지킨다!! 절대로 널 저버리지 않겠어!!”
황급히 대답하며 마구 나불거리는 내 모습을 바라보던 반장 년은 한숨을 내쉬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 제발 그래라…….”
걱정 마, 경아야. 널 위해서도 물론이고, 아침에 못 만난 미진이 년을 방과 후에 만나기 위해서라도 이 몸은 오후 부 활동에 돌아올 생각이니까. 흐흐흐…….
나와 함께 회장 놈에게 다가간 반장 년은 주저하는 얼굴로 회장 놈에게 말을 꺼냈다.
“저기… 덕현아. 우석이가 오늘 개인사정이 있어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어디 좀 다녀와야 된대.”
“으응?”
반장 년을 보며 발그레한 얼굴로 대답한 회장 놈은 곧이어 내 얼굴을 보고는 무뚝뚝한 얼굴로 물었다.
“개인사정이 뭔데?”
“너한테 말할 사정이면 그게 개인사정이냐?”
내가 눈썹을 들썩이며 되묻자 당황한 회장 놈은 반장 년과 시선을 주고받은 뒤에 다시 물었다.
“다시 돌아오는 거 맞아? 너는 믿을래야 믿을 수가 없어서…….”
“그건… 저… 내가 책임질게. 꼭 돌아오는 거다, 강우석?”
반장 년이 못미더운 목소리로 먼저 나서며 나를 바라본다. 얼른 고개를 끄덕거리는 나. 그런 나를 무시한 채로 반장 년만 바라보던 회장 놈은 가증스럽게도 인자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지껄였다.
“뭐……, 부회장이 보증한다면 상관없겠지. 근데, 선생님이 오후까지 계시면 나도 책임 못 져.”
괜찮아, 새끼야. 국어선생 년은 오전시간 끝나자마자 집으로 가버릴 게 뻔하니까. 우리 반 부반장 놈이나 우리 부 회장 놈이나, 정말 좆만이들은 하는 짓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군. 쯧…….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내 교복바지 주머니에 든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강당 무대에 걸터앉아 하릴없이 자신의 세팅퍼머 머리를 손으로 꼬고 있는 국어선생 년을 슬쩍 살피고는 조심스레 강당의 한 쪽 구석으로 짱 박혀 들었다. 내 손에 꺼내진 핸드폰 액정에는 역시나 제니의 이름이 찍혀있었다.
“제니야, 내가 이따가 연락 줄 테니까 일단 근처에서 놀고 있어.”
나는 잽싸게 폴더를 밀어 올려 건너편의 제니에게 내 할 말만 내뱉고 얼른 통화를 끊었다.
“강우석.”
뒤이어 들려오는 익숙하고 차가운 목소리에 나는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나를 쫒아온 국어선생 년이 내 등 뒤에 꼿꼿이 선 채로 자신의 청치마 위 허리띠를 손가락으로 타닥 두드리고 있었다. 나는 얼른 고개를 으쓱해보이고는 국어선생 년을 따라 강당 무대 앞으로 돌아섰다.
“그럼 오늘도 수고 좀 하고~.”
“예, 선생님.”
아니나 다를까, 국어선생 년은 오전시간이 끝나자마자 회장 놈과 반장 년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서 혼자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아직 다른 학년 담당 선생들이 남아있기야 하지만, 그것들은 어차피 우리 2학년들에게 신경 쓸 틈이 없으니 있으나마나한 존재들이다.
‘캐막장이야, 캐막장.’
나는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당당하게 핸드폰을 꺼내 제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간의 통화음 뒤에 제니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엉~, 오빠~!>”
“그래그래. 많이 기다렸지? 내가 지시한 대로 제대로 준비해왔어?”
“<물론~! 나, 오빠가 준 자료들 진짜 열나게 읽고 준비했다구~!>”
제니의 그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래그래~! 그럼 우리 학교 정문 앞에 있어. 오빠가 지금 나가서 점심 사줄게.”
“<우왕~ Good~!>”
통화를 끝낸 나는 점심식사를 핑계로 강당을 빠져나왔다.
내 발걸음은 어느덧 학교 정문에 이르고,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 속에서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서있는 혼혈 소녀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길쭉하고 가느다란 청바지에 밝은 색의 끈나시, 얇은 재킷을 걸치고 있는 금색과 갈색이 뒤섞인 생머리의 제니였다.
“헤이, 제니~! 나이스 투 밋 유~!”
나의 되지도 않는 영어에 제니가 씨익 웃으며 답했다.
“nice to meet you, too~!”
이년, 영어 문법은 모른다 해도, 단어 하나하나의 발음은 신기할 정도로 원어민이란 말이야. 과연 오랜 컨셉 활동의 덕인가? 아님… 진짜로 혼혈인 것?
“점심 뭐 사줄 건데~?”
“음……. 오늘은 우리 제니가 이 오빠를 위해 활약하는 날이니, 내가 제니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 제니에게 나는 포부 넘치는 모습으로 떠들어댔다. 제니는 화악 얼굴이 밝아져 손뼉을 쳐댔다.
“우와~! Good, Good~! 그럼 Ice cream, Ice cream 사줘~!”
그게 어떻게 점심이냐……. 뭐, 상관이야 없지만.
나는 성낙고 가는 길에 있는 베스킨라빈스31에서 제니에게 원 없이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근데… 고작 아이스크림 따위가 왜 이렇게 비싸…….
제니와 함께 용돈이 저그냐 PC방 근처에 다다른 나는 가까운 골목길로 들어가 내 가방 속에 들어있던 후드티와 모자를 꺼내 교복 위로 입기 시작했다.
“제니 요원. 나는 먼저 정찰하고 오겠네. 여기서 기다리게.”
“Yes~!”
모자를 눌러쓰며 낮은 목소리로 폼을 재는 나에게 제니가 씨익 웃으며 경례를 해 보인다. 나는 제니를 골목길에 남겨둔 채로 혼자 용돈이 저그냐 PC방 안으로 잠입했다.
“어서오세요~!”
“아, 예. 사람 좀 찾을게요.”
인사하는 PC방 알바에게 짧게 말을 건넨 나는 PC방 안을 슬쩍 둘러보았다. 과연 성낙고 교복을 입은 유종준과 그 똘마니들이 줄지어 앉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토요일 점심의 일과에 흠뻑 빠져 있었다.
‘병신들, 곧 좆 될 줄도 모르고… 크크큭…….’
오늘을 위해 교복에 명찰까지 떼고 온 나다. 속으로 씨익 웃은 나는 PC방 알바에게 인사를 건넨 뒤 PC방을 나섰다.
“안에 있어. 준비 됐지?”
후드티와 모자를 벗어 도로 가방에 집어넣는 나의 물음에 제니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다.
“Of course~! 준비 만땅입니다~!”
그 길로 용돈이 저그냐 PC방 앞쪽으로 이동해간 나와 제니는 적당히 수다를 떨어가며 유종준 패거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제니야. 이 오빠가 설사 니 눈앞에서 몇 대 처맞더라도 절대 동요해서는 안 된다. 그건 내가 아니라, 한국에 여행 온 혼혈아인 너에게 찝적대던 찌질이니까. 알았지?”
그 때의 내 목소리는 내가 생각해도 참 비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크크크…….
“응.”
제니의 대답이 있던 그 순간, PC방 입구에 성낙고 교복을 입은 패거리들이 줄줄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아까 정찰 때 확인한 인원수 그대로. 하나같이 더럽고 무지막지하게 생긴 막가파 인상의 유종준 패거리였다.
‘톡톡’
허리에 두드려지는 내 손가락 신호를 받은 제니가 살짝 인상을 쓴 채로 PC방 앞을 향해 빠른 발걸음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나는 그 뒤를 뒤쫓으며 징그러운 표정으로 소리쳤다.
“헤이~! 잠깐만~!”
내가 제니를 따라잡을 무렵에는 제니와 나, 둘 다 PC방 앞에 이르러있었다. 막 찢어지려던 유종준 패거리가 그 뜻밖의 상황, 그것도 좆 같이 여기는 한진고 남자새끼가 낀 그 상황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내가 진짜 제대로 구경시켜줄게, 잠깐만, 다시 생각해봐~!”
나의 능청스러운 찌질이 연기에 제니 역시 꼬부랑 말투로 응수해왔다.
“클쎄~, 나는 퇬타니카요~? 왜 이렇게 피콘하게 해요~?”
…올……? 꽤 하는데?
“아, 진짜, 이 양년이……! 그러지 말고, 잠깐만 시간 좀 내보라고~! 내가 너 잡아먹냐~? 응?!”
나와 제니가 연기를 펼친 지 겨우 15초정도 지났을 뿐이었다.
“야.”
내 귓가를 뚫을 듯 날아드는 묵직한 목소리. 성낙고 패거리의 리더 격인 유종준이 나를 꼴아보며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다.
“너, 뭐냐, 새끼야?”
유종준의 시비에 멍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나는 놈의 성낙고 교복을 보고 흠칫 놀라는 체 했다. 아~! 정말 내 연기는 내가 생각해도 캡짱이야. 크크크…….
“아니… 저… 그러는 넌 뭔데? 내 작업에 똥물 붓지 마라.”
“뭐야, 이 새끼야?”
내 찌질스러운 배짱에 유종준이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지껄이며 다가든다. 그 뒤를 조용히 따르는 유종준의 똘마니들. 하나같이 ‘이 새끼, 죽여 버려’ 하는 표정들이다. 나는 두려움 어린 눈빛으로 놈들을 둘러보다 이내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저 새끼 잡아!!”
유종준의 외침에 그 똘마니들이 우르르 나를 뒤쫓는다. 훗. 초등학교 때부터 동네 깡패새끼들과 학교 일진들을 피해 도망 다니던 내 달리기를 감히 따라잡겠다고? 나는 여유롭게 도망치며 생각할 뿐이었다.
‘제니야! 이제부터는 너에게 모든 걸 맡긴다!!’
한진고 강당 안. 오후 3시를 막 넘기고 있는 시계를 바라보는 반장 년은 긴 엄지손톱만 연신 깨물고 있었다. 반장 년에게 다가선 회장 놈이 능글맞게 지껄였다.
“부회장. 네가 낚인 거야. 강우석, 그 놈, 절대로 안 돌아올걸? 난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고.”
반장 년이 그런 회장 놈의 얼굴을 살피며 난처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순간…
‘끼이익-’
활짝 열어젖혀지는 강당 문 사이로 웅장한 배경음과 함께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등장하는 간지 사나이. …나다.
“경아야. 오빠 왔다.”
씨익 웃음 짓는 내 모습에 회장 놈은 바로 똥 씹은 얼굴이 되고, 반장 년은 무테안경을 쓴 냉정한 얼굴 속에서 작게 미소를 피워 올렸다.
오후 부 활동마저 끝내고 강당을 나서는 내 곁으로 슬며시 다가선 반장 년이 뒷짐을 진 채로 입을 열었다.
“의외야, 강우석. 정말로 약속 지켰네? …좀 늦기는 했지만~.”
그런 반장 년의 얼굴에는 순수하고 깨끗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러나 그 미소도 잠깐, 내 뒤쪽으로 시선을 향한 반장 년은 문득 차가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흠칫한 내가 고개를 뒤로 돌려보니, 팔짱을 낀 채로 강당 외벽에 기대어 서서 한껏 여왕 포스를 풍기고 있는 미진이 년의 쌔끈한 모습이 눈에 띠었다.
‘헐……!’
나보다 먼저 끝나면 연락하라고 미진이 년에게 문자를 넣어놓기는 했는데, 아무런 말없이 이렇게 강당 앞으로까지 직접 찾아와 기다리고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나 갈게.”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나에게 인사를 건넨 반장 년은 미진이 년을 살짝 노려보고서 먼저 떠나가 버렸다. 멀어지는 반장 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팔짱을 낀 채로 그 빵빵한 젖가슴을 한껏 내밀며 도도하게 걸어오는 미진이 년을 의식했다. 나는 그대로 한 쪽 팔을 뻗어 미진이 년의 쌔끈한 허리를 끌어안았다.
학교 뒤편에 다다르자마자 미진이 년은 냉랭한 목소리로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너… 아니, 서방님……, 이게 뭐야?”
미진이 년의 손에는 내가 어제 선물로 준 목걸이 상자가 들려있다. 그것 때문에 일부러 먼저 와서 기다린 건가?
“뭘~ 또 부끄럽게 직접 물어보시고 그러시나~? 이 강우석 님 여깔 한 달 기념 프레즌트…”
“그딴 의미 말고, 이 목걸이 자체가 뭐냐구!”
징그럽게 이죽거리는 내 말을 끊으며 미진이 년이 소리쳤다. 발그레한 얼굴로 인상을 쓰던 미진이 년은 곧 상자 속에서 은은한 광택이 비치는 검은색 가죽 띠에 금속 장식이 앞부분의 고리에 달려 찰랑거리는 목걸이를 꺼내보였다. 미진이 년은 스스로도 민망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주저주저 내뱉었다.
“…이… 이… 개목걸이야?!”
“개목걸이라니~? 엄연히 사람목걸이라구~!”
나는 한껏 가증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미진이 년의 말을 일축해버렸다. 분명 사람목걸이는 사람목걸이지. ‘M’ 목걸이니까. 흐흐흐……. 미진이 년은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이게 어디를 봐서 사람목걸이야?!”
“왜~! 은주가 목에다 매고 다니는 밴드도 매력적이잖아~! 너도 이거 한 번 매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낄낄…….”
더욱 징글맞게 웃어대는 내 모습에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이를 악 문 미진이 년이 소리쳤다.
“은주가 매고 다니는 밴드에는 이딴 글자가 새겨진 장식은 안 달려있거든?!”
미진이 년이 목걸이의 금속 장식을 내 눈앞으로 들이대면서 그 뒷면에 작게 새겨져있는 글자가 내 눈에 비쳐졌다.
[우석’s 노예
미진쓰~♡]
“뭐가 어떻다는 겨~? 미진쓰가 내 여깔인 건 하느님 아버지도 인정하는 사실인데~! ‘물통’, ‘좆물받이’, ‘육단지’ 등등으로 쓰려다 무난하게 ‘노예’로 새겼는데, 뭘~! 크크큭~!”
나는 눈썹을 들썩이며 징그럽게 주절거렸다. 미진이 년이 난감하다는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차라리… 여깔이라고 쓰던가!!”
“그럴 걸 그랬나~?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 사랑의 ‘노예’~. 좋구만, 뭘~! 크크크…….”
나는 미진이 년의 쌔끈한 몸뚱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녀의 귓가에 대고 중얼거렸다. 씩씩거리며 앙탈을 부리던 미진이 년도 자신의 교복치마 속 노팬티 보지에 다가드는 내 손에는 그 모델급 다리를 휘청거렸다.
“아앗…….”
작게 벌린 입에서 새어나오는 미진이 년의 탄성. 나는 서서히 습기가 감도는 미진이 년의 보지를 간질이며 나긋나긋 중얼거렸다.
“미진쓰~. 너는 내 여깔이고, 내 좆물받이고, 내 성노예라고. ‘노예’. 알았어~?”
미진이 년이 가늘게 입술을 떤다. 수치심 때문일까, 극단적인 쾌감 때문일까. 내가 알 바는 아니지. 흐흐흐…….
“그럼 오늘도 우리 이쁜 노예의 색스러운 몸뚱이 속에 가득 싸질러볼까~? 흐흐흐…….”
많은 분들의 성원 때문에도 기쁘고, 제가 좋아하는 야설 원더girls도 추격하고 있어 기분이 아주 좋네영~ㅎㅎ
자자자~! 나의 추종자 여러분~! 좀 더 모또 달려주삼~! 그럼 오늘 2연타 하겠슴당~!
추천과 리플과 쪽지는 한 번 더 OK~?
[지난 줄거리]
강우석은 마침내 제니와 함께 구용석 일파를 골로 보내버리기 위한 공작 1단계를 눈 앞에 두게 되고,
강우석의 여깔이 된 한미진은 친구이자 동성 애인인 윤희정을 강우석에게 바치려는 자기 자신을 붙들지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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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활동이 있는 토요일. 강당 안의 구석진 곳에서 반장 년과 마주선 나는 반장 년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있었다.
“으응~? 한 번만~! 그럼 진짜 열심히 열심히 연습 참여할게~! 으응~?”
나의 온갖 애교와 아양과 비굴 공세를 받던 반장 년이 견디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치듯 물었다.
“너, 그 길로 그냥 튀어버리려는 거 아냐?!”
“아니야~! 진짜 진짜 급한 개인사정이 있어서 그래~! 딱~ 1시간! 1시간만 빼주라~. 응~?”
나는 계속 손바닥을 비벼대며 애걸했다. 지금 나는 반장 년에게 오후 2시부터 3시까지만 나를 부 활동에서 빼달라고 사정하는 중이다. 왜인지는 알지?
“경아야~! 이 오빠 못 믿니~?!”
“믿을 사람이어야 믿지!”
나의 능청스러운 목소리에도 반장 년은 그저 냉정하게 소리친다. 이런 망할……. 애당초 ‘자율적인’ 부 활동 연장이라면서, 내가 왜 이렇게 비굴하게 빌어야 하는 건데?! 나는 최후의 수단으로 협박 작전을 쓰기로 했다.
“좋아!! 내가 이렇게 정식적인 방법으로 요청하는데, 니가 이토록 나를 매정하게 내친다면, 나는 오전시간만 끝내고 그냥 바로 튀어버릴 거야!! 그리고 학교 전체에 잔뜩 소문 낼 거라구! 나는 개인사정으로 딱 1시간만 빠지려 했는데, 경아가 매정하게 내쳐서 그만 오후 전체를 땡땡이치게 됐다고!!”
음… 막상 말하고 보니, 그것도 나름 괜찮은데? 나의 바락바락한 소리침에 반장 년도 화난 얼굴로 맞대응했다.
“뭐?! 그러면 진짜 나, 다시는 너 안 볼 거야!!”
…오호? 이거, 상당히 귀여운 대사인데? 저 귀여운 대사를 내 침대 위에서 알몸으로 말하게…아니아니, 나는 다시 애걸모드가 되어 반장 년에게 매달렸다.
“그러니까~ 나 좀 도와줘~! 나 혼자 말하면 씨알도 안 먹힌다구~! 우리 모범적이고 똑똑하고 착한 경아가 곁에서 보증만 해 주면…”
“정말……!”
무테안경 속의 눈매를 차갑게 흘기던 반장 년은 한참만에야 겨우 긍정적인 목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너… 정말로 약속 지킬 거지?!”
“무,물론~!! 이 강우석, 우리 경아와의 약속이라면 지옥에 떨어져도 반드시 지킨다!! 절대로 널 저버리지 않겠어!!”
황급히 대답하며 마구 나불거리는 내 모습을 바라보던 반장 년은 한숨을 내쉬며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 제발 그래라…….”
걱정 마, 경아야. 널 위해서도 물론이고, 아침에 못 만난 미진이 년을 방과 후에 만나기 위해서라도 이 몸은 오후 부 활동에 돌아올 생각이니까. 흐흐흐…….
나와 함께 회장 놈에게 다가간 반장 년은 주저하는 얼굴로 회장 놈에게 말을 꺼냈다.
“저기… 덕현아. 우석이가 오늘 개인사정이 있어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어디 좀 다녀와야 된대.”
“으응?”
반장 년을 보며 발그레한 얼굴로 대답한 회장 놈은 곧이어 내 얼굴을 보고는 무뚝뚝한 얼굴로 물었다.
“개인사정이 뭔데?”
“너한테 말할 사정이면 그게 개인사정이냐?”
내가 눈썹을 들썩이며 되묻자 당황한 회장 놈은 반장 년과 시선을 주고받은 뒤에 다시 물었다.
“다시 돌아오는 거 맞아? 너는 믿을래야 믿을 수가 없어서…….”
“그건… 저… 내가 책임질게. 꼭 돌아오는 거다, 강우석?”
반장 년이 못미더운 목소리로 먼저 나서며 나를 바라본다. 얼른 고개를 끄덕거리는 나. 그런 나를 무시한 채로 반장 년만 바라보던 회장 놈은 가증스럽게도 인자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지껄였다.
“뭐……, 부회장이 보증한다면 상관없겠지. 근데, 선생님이 오후까지 계시면 나도 책임 못 져.”
괜찮아, 새끼야. 국어선생 년은 오전시간 끝나자마자 집으로 가버릴 게 뻔하니까. 우리 반 부반장 놈이나 우리 부 회장 놈이나, 정말 좆만이들은 하는 짓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군. 쯧…….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내 교복바지 주머니에 든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강당 무대에 걸터앉아 하릴없이 자신의 세팅퍼머 머리를 손으로 꼬고 있는 국어선생 년을 슬쩍 살피고는 조심스레 강당의 한 쪽 구석으로 짱 박혀 들었다. 내 손에 꺼내진 핸드폰 액정에는 역시나 제니의 이름이 찍혀있었다.
“제니야, 내가 이따가 연락 줄 테니까 일단 근처에서 놀고 있어.”
나는 잽싸게 폴더를 밀어 올려 건너편의 제니에게 내 할 말만 내뱉고 얼른 통화를 끊었다.
“강우석.”
뒤이어 들려오는 익숙하고 차가운 목소리에 나는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사이 나를 쫒아온 국어선생 년이 내 등 뒤에 꼿꼿이 선 채로 자신의 청치마 위 허리띠를 손가락으로 타닥 두드리고 있었다. 나는 얼른 고개를 으쓱해보이고는 국어선생 년을 따라 강당 무대 앞으로 돌아섰다.
“그럼 오늘도 수고 좀 하고~.”
“예, 선생님.”
아니나 다를까, 국어선생 년은 오전시간이 끝나자마자 회장 놈과 반장 년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고서 혼자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아직 다른 학년 담당 선생들이 남아있기야 하지만, 그것들은 어차피 우리 2학년들에게 신경 쓸 틈이 없으니 있으나마나한 존재들이다.
‘캐막장이야, 캐막장.’
나는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당당하게 핸드폰을 꺼내 제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약간의 통화음 뒤에 제니의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엉~, 오빠~!>”
“그래그래. 많이 기다렸지? 내가 지시한 대로 제대로 준비해왔어?”
“<물론~! 나, 오빠가 준 자료들 진짜 열나게 읽고 준비했다구~!>”
제니의 그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에 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래그래~! 그럼 우리 학교 정문 앞에 있어. 오빠가 지금 나가서 점심 사줄게.”
“<우왕~ Good~!>”
통화를 끝낸 나는 점심식사를 핑계로 강당을 빠져나왔다.
내 발걸음은 어느덧 학교 정문에 이르고, 지나가는 몇몇 사람들 속에서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서있는 혼혈 소녀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길쭉하고 가느다란 청바지에 밝은 색의 끈나시, 얇은 재킷을 걸치고 있는 금색과 갈색이 뒤섞인 생머리의 제니였다.
“헤이, 제니~! 나이스 투 밋 유~!”
나의 되지도 않는 영어에 제니가 씨익 웃으며 답했다.
“nice to meet you, too~!”
이년, 영어 문법은 모른다 해도, 단어 하나하나의 발음은 신기할 정도로 원어민이란 말이야. 과연 오랜 컨셉 활동의 덕인가? 아님… 진짜로 혼혈인 것?
“점심 뭐 사줄 건데~?”
“음……. 오늘은 우리 제니가 이 오빠를 위해 활약하는 날이니, 내가 제니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 제니에게 나는 포부 넘치는 모습으로 떠들어댔다. 제니는 화악 얼굴이 밝아져 손뼉을 쳐댔다.
“우와~! Good, Good~! 그럼 Ice cream, Ice cream 사줘~!”
그게 어떻게 점심이냐……. 뭐, 상관이야 없지만.
나는 성낙고 가는 길에 있는 베스킨라빈스31에서 제니에게 원 없이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근데… 고작 아이스크림 따위가 왜 이렇게 비싸…….
제니와 함께 용돈이 저그냐 PC방 근처에 다다른 나는 가까운 골목길로 들어가 내 가방 속에 들어있던 후드티와 모자를 꺼내 교복 위로 입기 시작했다.
“제니 요원. 나는 먼저 정찰하고 오겠네. 여기서 기다리게.”
“Yes~!”
모자를 눌러쓰며 낮은 목소리로 폼을 재는 나에게 제니가 씨익 웃으며 경례를 해 보인다. 나는 제니를 골목길에 남겨둔 채로 혼자 용돈이 저그냐 PC방 안으로 잠입했다.
“어서오세요~!”
“아, 예. 사람 좀 찾을게요.”
인사하는 PC방 알바에게 짧게 말을 건넨 나는 PC방 안을 슬쩍 둘러보았다. 과연 성낙고 교복을 입은 유종준과 그 똘마니들이 줄지어 앉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토요일 점심의 일과에 흠뻑 빠져 있었다.
‘병신들, 곧 좆 될 줄도 모르고… 크크큭…….’
오늘을 위해 교복에 명찰까지 떼고 온 나다. 속으로 씨익 웃은 나는 PC방 알바에게 인사를 건넨 뒤 PC방을 나섰다.
“안에 있어. 준비 됐지?”
후드티와 모자를 벗어 도로 가방에 집어넣는 나의 물음에 제니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했다.
“Of course~! 준비 만땅입니다~!”
그 길로 용돈이 저그냐 PC방 앞쪽으로 이동해간 나와 제니는 적당히 수다를 떨어가며 유종준 패거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제니야. 이 오빠가 설사 니 눈앞에서 몇 대 처맞더라도 절대 동요해서는 안 된다. 그건 내가 아니라, 한국에 여행 온 혼혈아인 너에게 찝적대던 찌질이니까. 알았지?”
그 때의 내 목소리는 내가 생각해도 참 비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크크크…….
“응.”
제니의 대답이 있던 그 순간, PC방 입구에 성낙고 교복을 입은 패거리들이 줄줄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아까 정찰 때 확인한 인원수 그대로. 하나같이 더럽고 무지막지하게 생긴 막가파 인상의 유종준 패거리였다.
‘톡톡’
허리에 두드려지는 내 손가락 신호를 받은 제니가 살짝 인상을 쓴 채로 PC방 앞을 향해 빠른 발걸음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나는 그 뒤를 뒤쫓으며 징그러운 표정으로 소리쳤다.
“헤이~! 잠깐만~!”
내가 제니를 따라잡을 무렵에는 제니와 나, 둘 다 PC방 앞에 이르러있었다. 막 찢어지려던 유종준 패거리가 그 뜻밖의 상황, 그것도 좆 같이 여기는 한진고 남자새끼가 낀 그 상황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내가 진짜 제대로 구경시켜줄게, 잠깐만, 다시 생각해봐~!”
나의 능청스러운 찌질이 연기에 제니 역시 꼬부랑 말투로 응수해왔다.
“클쎄~, 나는 퇬타니카요~? 왜 이렇게 피콘하게 해요~?”
…올……? 꽤 하는데?
“아, 진짜, 이 양년이……! 그러지 말고, 잠깐만 시간 좀 내보라고~! 내가 너 잡아먹냐~? 응?!”
나와 제니가 연기를 펼친 지 겨우 15초정도 지났을 뿐이었다.
“야.”
내 귓가를 뚫을 듯 날아드는 묵직한 목소리. 성낙고 패거리의 리더 격인 유종준이 나를 꼴아보며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다.
“너, 뭐냐, 새끼야?”
유종준의 시비에 멍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나는 놈의 성낙고 교복을 보고 흠칫 놀라는 체 했다. 아~! 정말 내 연기는 내가 생각해도 캡짱이야. 크크크…….
“아니… 저… 그러는 넌 뭔데? 내 작업에 똥물 붓지 마라.”
“뭐야, 이 새끼야?”
내 찌질스러운 배짱에 유종준이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지껄이며 다가든다. 그 뒤를 조용히 따르는 유종준의 똘마니들. 하나같이 ‘이 새끼, 죽여 버려’ 하는 표정들이다. 나는 두려움 어린 눈빛으로 놈들을 둘러보다 이내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저 새끼 잡아!!”
유종준의 외침에 그 똘마니들이 우르르 나를 뒤쫓는다. 훗. 초등학교 때부터 동네 깡패새끼들과 학교 일진들을 피해 도망 다니던 내 달리기를 감히 따라잡겠다고? 나는 여유롭게 도망치며 생각할 뿐이었다.
‘제니야! 이제부터는 너에게 모든 걸 맡긴다!!’
한진고 강당 안. 오후 3시를 막 넘기고 있는 시계를 바라보는 반장 년은 긴 엄지손톱만 연신 깨물고 있었다. 반장 년에게 다가선 회장 놈이 능글맞게 지껄였다.
“부회장. 네가 낚인 거야. 강우석, 그 놈, 절대로 안 돌아올걸? 난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고.”
반장 년이 그런 회장 놈의 얼굴을 살피며 난처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순간…
‘끼이익-’
활짝 열어젖혀지는 강당 문 사이로 웅장한 배경음과 함께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등장하는 간지 사나이. …나다.
“경아야. 오빠 왔다.”
씨익 웃음 짓는 내 모습에 회장 놈은 바로 똥 씹은 얼굴이 되고, 반장 년은 무테안경을 쓴 냉정한 얼굴 속에서 작게 미소를 피워 올렸다.
오후 부 활동마저 끝내고 강당을 나서는 내 곁으로 슬며시 다가선 반장 년이 뒷짐을 진 채로 입을 열었다.
“의외야, 강우석. 정말로 약속 지켰네? …좀 늦기는 했지만~.”
그런 반장 년의 얼굴에는 순수하고 깨끗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러나 그 미소도 잠깐, 내 뒤쪽으로 시선을 향한 반장 년은 문득 차가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흠칫한 내가 고개를 뒤로 돌려보니, 팔짱을 낀 채로 강당 외벽에 기대어 서서 한껏 여왕 포스를 풍기고 있는 미진이 년의 쌔끈한 모습이 눈에 띠었다.
‘헐……!’
나보다 먼저 끝나면 연락하라고 미진이 년에게 문자를 넣어놓기는 했는데, 아무런 말없이 이렇게 강당 앞으로까지 직접 찾아와 기다리고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나 갈게.”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나에게 인사를 건넨 반장 년은 미진이 년을 살짝 노려보고서 먼저 떠나가 버렸다. 멀어지는 반장 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팔짱을 낀 채로 그 빵빵한 젖가슴을 한껏 내밀며 도도하게 걸어오는 미진이 년을 의식했다. 나는 그대로 한 쪽 팔을 뻗어 미진이 년의 쌔끈한 허리를 끌어안았다.
학교 뒤편에 다다르자마자 미진이 년은 냉랭한 목소리로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너… 아니, 서방님……, 이게 뭐야?”
미진이 년의 손에는 내가 어제 선물로 준 목걸이 상자가 들려있다. 그것 때문에 일부러 먼저 와서 기다린 건가?
“뭘~ 또 부끄럽게 직접 물어보시고 그러시나~? 이 강우석 님 여깔 한 달 기념 프레즌트…”
“그딴 의미 말고, 이 목걸이 자체가 뭐냐구!”
징그럽게 이죽거리는 내 말을 끊으며 미진이 년이 소리쳤다. 발그레한 얼굴로 인상을 쓰던 미진이 년은 곧 상자 속에서 은은한 광택이 비치는 검은색 가죽 띠에 금속 장식이 앞부분의 고리에 달려 찰랑거리는 목걸이를 꺼내보였다. 미진이 년은 스스로도 민망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주저주저 내뱉었다.
“…이… 이… 개목걸이야?!”
“개목걸이라니~? 엄연히 사람목걸이라구~!”
나는 한껏 가증스런 표정을 지어보이며 미진이 년의 말을 일축해버렸다. 분명 사람목걸이는 사람목걸이지. ‘M’ 목걸이니까. 흐흐흐……. 미진이 년은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이게 어디를 봐서 사람목걸이야?!”
“왜~! 은주가 목에다 매고 다니는 밴드도 매력적이잖아~! 너도 이거 한 번 매보면 생각이 달라질걸~?! 낄낄…….”
더욱 징글맞게 웃어대는 내 모습에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이를 악 문 미진이 년이 소리쳤다.
“은주가 매고 다니는 밴드에는 이딴 글자가 새겨진 장식은 안 달려있거든?!”
미진이 년이 목걸이의 금속 장식을 내 눈앞으로 들이대면서 그 뒷면에 작게 새겨져있는 글자가 내 눈에 비쳐졌다.
[우석’s 노예
미진쓰~♡]
“뭐가 어떻다는 겨~? 미진쓰가 내 여깔인 건 하느님 아버지도 인정하는 사실인데~! ‘물통’, ‘좆물받이’, ‘육단지’ 등등으로 쓰려다 무난하게 ‘노예’로 새겼는데, 뭘~! 크크큭~!”
나는 눈썹을 들썩이며 징그럽게 주절거렸다. 미진이 년이 난감하다는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차라리… 여깔이라고 쓰던가!!”
“그럴 걸 그랬나~?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 사랑의 ‘노예’~. 좋구만, 뭘~! 크크크…….”
나는 미진이 년의 쌔끈한 몸뚱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그녀의 귓가에 대고 중얼거렸다. 씩씩거리며 앙탈을 부리던 미진이 년도 자신의 교복치마 속 노팬티 보지에 다가드는 내 손에는 그 모델급 다리를 휘청거렸다.
“아앗…….”
작게 벌린 입에서 새어나오는 미진이 년의 탄성. 나는 서서히 습기가 감도는 미진이 년의 보지를 간질이며 나긋나긋 중얼거렸다.
“미진쓰~. 너는 내 여깔이고, 내 좆물받이고, 내 성노예라고. ‘노예’. 알았어~?”
미진이 년이 가늘게 입술을 떤다. 수치심 때문일까, 극단적인 쾌감 때문일까. 내가 알 바는 아니지. 흐흐흐…….
“그럼 오늘도 우리 이쁜 노예의 색스러운 몸뚱이 속에 가득 싸질러볼까~?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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