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인생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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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53회 작성일 20-01-17 00:43본문
찬란한 인생 #2
“아니, 한세준 환자? 벌써 퇴원하시겠다구요?”
“예! 지금 당장 퇴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폭풍같던 입원 첫날이 지나고 난 후 다음날 회진을 돌던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세준
은 불쑥 퇴원시켜달라는 말을 꺼내버렸다. 그리고 그런 그의 말에 의사 선생님은 한껏 당
황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어제 진단 해주실 때 놀라울정도로 건강해서 당장이라도 퇴원할수 있다고 하셨죠? 전 똑똑
히 기억합니다! 그럼 오늘 당장 퇴원시켜주세요!”
“아니.. 그래도 그렇지... 오늘 당장은... 그렇게 큰 교통사고를 당하시고 만 하루 지났습니
다. 정말로 퇴원하시겠다구요?”
“네! 당장 퇴원시켜주세요! 어차피 이 오른팔 불편한 것 빼면 아픈데도 전혀 없으니까.. 괜
찮습니다!”
불편하다고 말한 오른팔의 깁스를 붕붕 휘둘러 보이는 둥 자신이 무척이나 건강하다는 모습
을 어필하려는 세준의 모습. 그런 세준의 모습에 의사 선생님은 정말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저으셨다.
“하아.. 아무리 그래도 후유증이란게 있는거니까.. 교통 사고 당한 뒤 일주일 후에 아파오는
경우도 있으니 일주일만이라도 있어보시는게...”
“아니요! 정~~말로! 괜찮다니까요~ 봐요! 이렇게 쌩쌩한거!”
세준은 그리 말하며 빙빙 돌리던 오른팔로 복서마냥 툭툭 잽을 날리는 시늉까지 해보이며
자신의 건강함을 증명해보였고 의사 선생님은 한숨만 폭폭 쉬다가 그에게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알겠습니다. 정 한세준 환자의 의사가 그렇게 확고하다면야.. 퇴원을 막을 길이 없죠. 오늘
오전 간단한 검사만 거친 후에 정말로 이상이 없다면 바로 퇴원증 끊어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검사만 하면 된다 이거죠? 우후!”
정말 인상좋게도 보이던 의사선생님은 어제 밤부터 갑자기 이상증세-너무나 텐션이 업 되
어 있고,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보임-에 한숨을 폭폭 쉬어가며 그에게 조금 있다가 오전
검사 받으러 내려오라는 말을 남기곤 병실을 나섰다.
“아하하하핫! 나는 오늘부로 가난이랑 빠이빠이 하는거다! 아하하하하하핫!”
의사 선생님이 나간 후에도 세준의 병실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흥분에 가득찬 웃음소리
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자아, 오전 검사 결과... 정말.. 정말.. 놀랍게도. 한세준 환자분의 몸에 다른 이상은 전혀
없는걸로 밝혀졌습니다. 여기, 약속대로 퇴원증을 끊어드리지요.”
“아하하핫! 제가 원채 어렸을적부터 건강한 체질이었다니까요~ 이깟 교통사고 쯤이야~ 아
하하핫!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제 퇴원해도 되는건가요?”
병실에 누워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퇴원증을 받게 된 세준은 아픈 사람 같지도 않은 매우 밝
은 얼굴로 퇴원 절차에 대해 묻고 있었다.
“음, 프론트에 나가서 퇴원 절차 받으시면 되구요. 절차만 간단히 받으면 바로 퇴원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구요.. 아무쪼록 건강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제는 세준의 이상한 텐션업을 질렸다는 듯이 바라보는 것도 질리셨는지(?) 의사선생님은
짧은 대답만을 남기곤 얼른 병실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그런 의사 선생님에도 아랑곳없이
세준은 세상 모두를 가진듯한 기쁜 표정으로 퇴원 수속을 밟기 위해 병실을 나섰다.
“아하핫핫핫핫! 이젠 자유다아! 으하하하핫~”
지금 막 퇴원 수속을 마치고 병원 문을 나선 한세준은 바깥 공기를 흡- 하고 들이마시며
병원에서 반년 정도는 장기입원한 환자마냥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아하하하핫~ 이제 나는 가난뱅이가 아냐~ 우후! 월 500의 꿀같은 일자리를 얻었다구! 으
헤헤헷~”
차가운 바깥공기를 마셔서 더욱 흥분한 듯 세준은 가난에서 벗어난 기쁨을 온몸으로 표출했
고, 그런 그의 이상 행동에 주위 사람들은 미친놈 쳐다보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해서 환희의 몸부림을 보여주던 세준은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꽤나 많아진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아하하핫.... 정말 기뻐서 그런건데 그렇게 이상하게 쳐다볼것까지야.. 흐흣~ 아무렴 어때
나만 좋으면 되지~ 히히힛”
잠깐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던 그는 병원 계단을 내려가며 아까보다는 조금 소극적이게 되었
지만 여전히 기쁨의 표출을 온몸으로 행하고 있었다.
“으음~ 오늘이 12월 11일 밖에 안됐으니까~ 1 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구나. 그럼
그때까지 그 지긋지긋했던 단칸방이랑도 빠이빠이 하고~ 히히힛! 집세달라고 더럽게 쪼
아대던 치사한 집주인 아줌마랑도 빠이빠이 하고~ 으하핫~ 이 지겹던 가난이랑도 모두
빠이빠이 하는거다앗~ 으하하하하핫!”
이틀 전까지만 해도 집주인의 등살과 끝도없는 가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그는 한번의 교
통사고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서는 밑도 끝도없는 웃음을 사방팔방으로 날려주며 그
지긋지긋 하다던 단칸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학교에는 2 주 동안 입원한다고 했고.. 애들한테 병원 알려주지 말라고 했으니 찾아올 놈
들도 없고~ 그럼 학교에서는 날 계속 2 주 입원한놈으로 볼테니 그동안은 학교 안나가도
되는거아냐? 으하하하핫!”
2 주라는 짧은 개인 방학을 갖게 된 세준은 가난에서 벗어난 행복에 더불어 학교도 당분간
안간다는 해방감에 사무쳐 집에 가는 내내 웃음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아하하핫~ 행복하다~ 행복해~ 나는 이 세상에서 23015번째로 행복한 아이일거야~ 아하
하하핫~”
또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병원에서 자신의 동네까지 사십분가량을 도보로 걸어온 세준
은 힘들만도 하건만 여전히 가난에서의 해방감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음~ 월 500 이라.. 히히히힛... 돈 벌면 뭐 하려고 했지? 히힛... 일단 샤브샤브부터 먹어보
자~ 하하핫~”
돈 벌어서 제일 먼저 하고픈 일로 샤브샤브 먹기가 떠올라버린 불쌍한 세준은 자신은 지금
세상에서 23015번째로 행복한 아이일거고 자부하며 자신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에 온통 행복하고 따뜻한 세상으로 보이던 구질구질한 동네에서 행복 지수
를 떨어지게 하는 이레귤러 인자가 발견되었다.
환한 동네 놀이터에서-조금 후즐근하고 오래 되었긴 하지만- 홀로 그네에 앉아 뻐끔뻐끔
담배를 피워대고 있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바로 세준의 눈에 띄인 세상의 행복지수를
떨어트리는 이레귤러 인자였다. 여자치고도 조금 작은 키에, 전체적으로 굉장히 마른 탓
에 통통해보이지는 않지만 얼굴에 중학생 특유의 젖살이 남아있는 그 이레귤러 인자는 작
은 키에 비해 굉장히 길어보이는 얇은 다리를 쭈욱 펴고는 앞뒤로 운동하는 그네에 앉아
맛있게도 담배 연기를 빨아대었다.
“하아.. 저거저거.. 가출한 날라리 여중딩으로 보이는데.. 거참.. 아무리 동네에 사람이 별로
없다지만 낮 시간엔 엄연히 어린이들의 보금자리인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워? 저런저런..”
말로는 그렇게 이레귤러 인자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지금 자신의 행복지수를 굳이 떨어트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과... 정작 입으로는 이렇게 그녀를 비난했지만 세준 역시 중학생 시절엔
저렇게 놀았던 적이 있었다는 생각에-객관적인 시선으로는 그의 중학시절이 더욱 심하
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하아.. 나도 그땐 그랬지.. 다 소용없는거다~ 철없는 아이야..
’ 라고 속으로만 생각하며 그 상황을 지나쳐 가려는 순간.
“야! 너 잠깐만 이리와봐 꼬마야! 언니가 물어볼게 있어서 그런데...”
“아...? 네?”
마침 이 한적한 동네를 하교하는 모습으로 지나가던 초등생 A. 초등학생 저학년으로 보이
는 어린 여자애를 사람 좋은 얼굴로 끌어들이는 그 날라리 여중생의 모습이 보였다.
‘어..? 저거 설마..?’
“왜요? 언니?”
“응~ 언니가 지금 돈이 무척이나 필요하걸랑? 근데.. 지금 언니가 돈이 이~만큼도 없어. 그
래서 언니가 너한테 돈을 조금 받으려고 너를 부른거야~ 응?”
“아... 네?”
여전히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그 영악한 얼굴에 띄우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초등생
에게 조용한 압박을 가하는 그 여중생의 모습에 세준의 지나가려던 걸음이 우뚝 멈추어
서고 말았다.
“애야~ 언니 말 알아들었어?”
“아, 아니요...”
태어나서 삥을 뜯겨본적이 있지도 않은 저 어린 초등학생이 어찌 이 분위기를 알겠는가. 그
저 자신을 향해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짓고있던 언니가 갑자기 그 얼굴에 미소를 싸악
지우며 자신이 모를 말들을 늘어놓으니 그저 무서울수밖에.
“하이고.. 참.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요즘 초딩새끼들은 담배도 피는 새끼들도 있다더만..
에휴.. 야 울지마. 울면 언니가 널 때릴지도 모르니까... 응? 그냥 주머니에 있는 돈만 탈탈
털어서 이 언니 주면 곱게 보내줄테니까...”
갑작스레 험악한 얼굴로 험악한 말을 입에 담으며 무섭게 다가오는 그녀에게 질린 초등생
A 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그 큰 눈망울을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놀란 토끼마냥
그 큰 눈을 껌뻑거리며 울면 때리겠다는 말을 알아들었는지 울음을 참으려 애쓰는 그 작
은 여자아이의 모습에 울컥하여 계속해서 뒤에서 지켜만 보던 세준은 결국 그 상황에 뛰어
들고 말았다.
“어이~ 이쁜 언니~ 얼굴은 이쁘장하게 생긴 언니가 이래서야 쓰나~”
세준은 막 어린 아이에게 손 찌검이라도 하려는 양 여중생의 가는 팔목을 잡고는 그 능글맞
은 입을 열기시작했다.
“하이고~ 이 가는 팔목봐라~ 설마 이 이쁜 손으로 자라나는 새싹을 어떻게 하려는건 아니
었겠지? 흐응?”
그 여중생은 갑작스레 뒤에서 나타나 자신의 팔목을 잡고는 능글맞게 말하는 세준의 모습에
크게 당황하여 잠시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굳어있던 찰나에 세
준은 여전히 그녀의 팔목을 잡고 있는채로 그녀의 앞에 서서 눈물이 가득맺힌 큰 눈을 껌
뻑껌뻑 하고 있는 초등생 A 에게 사람좋은 웃음을 해보였다.
“자아~ 우리 자라나는 새싹은 얼른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품으로 돌아가야지? 자 봐
아~ 이 언니는 오빠가 꼬옥 붙잡고 있을테니까 이틈에 얼른 도망쳐! 히힛!”
초등생의 작은 키에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춰주고는 친절하게 꼬옥 붙잡은 여중생의 팔목
까지 보여다주며 얼른 도망가라며 손짓하는 세준의 모습. 그런 그의 모습에 초등생은 그
짧은 인생에 최대의 위기를 구원받고 있었다. 그렇게 예의 바르게 세준에게 꾸벅 인사까지
하며 돌아서 도도도- 뛰어가는 귀여운 초등생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세준
에게 그제서야 퍼뜩 정신차린 여중생은 노발대발하며 따져들었다.
“야! 너 뭐야! 뭐길래 갑자기 나타나서 이 개같은 짓을...!”
“아하~ 깨어나셨나? 조금 반응이 느린 소녀로구만~”
아직 붙잡힌 자신의 팔목까지는 깨닫지 못한 듯 그 커다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그녀를
세준은 여유롭게 받아넘기며 쪼그려 앉았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뭐? 야 이 씨발놈아! 너 뭐하는 새끼야!?”
그 여중생은 가느다란 두 팔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세준에게 득달같이 달려드려 하고 있었
다. 입으로는 거친 폭언을 내뱉으며 자신에게 그 반항심에 가득한 눈빛을 쏘아대는 그녀를
세준은 ‘하아.. 나도 예전에는 저랬단말야..’ 라고 잠깐 자기 인생을 회의해보며 친절하게
그녀의 질문에 대해 답해줬다.
“나? 나는 그저 지나가던 선량한 시민 A라네~”
“뭣?! 이런 씹새끼가 장난하나....! 너 이 새끼 뒤져볼... 뭐야? 내 팔목은 언제부터 잡고 있
었어?! 이거놔!”
세준의 친절한 대답이 너무나 맘에 들었던 듯 액티브한 반응을 해오며 자신에게 대들던 그
작은 여중생은 그제서야 잡혀있는 자신의 팔목을 발견한 듯 더욱 격렬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거? 이건 내가 여기 처음 왔을때부터 잡고있었는데~ 지금 알았어? 히히~ 역시 예상대로
둔한 소녀로구만!”
자신 역시 간간히 둔하다는 소리를 들어오면서도 뻔뻔하게 말을 내뱉는 한세준이었다. 그런
한세준이 잡은 팔목을 뿌리치려 이리저리 팔목을 휘저어봐도 여유있게 잡고있는 듯 보였던
한세준의 손은 전혀 떨어질 기미를 안보였다.
“야 개새끼야!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무릇 그렇듯 입에 쌍욕을 담아가며 자신에게 팔목의 자유를 요구
하는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세준은 일단 저 쌍욕부터 없애고자 입을 열었다.
“이거? 음~ 공짜로는 안되지~ 몇가지 조건이 있어~ 아하핫~”
그녀의 가는 팔목을 잡고는 장난스레 너스레를 떠는 세준에게 제대로 더더욱 열이 뻗쳐버린
여중생은 더욱 심하게 몸부림치며 앙칼지게 소리쳤다.
“장난하지마 이 새끼야! 좋은 말 할때 이거 놔 개같은 새끼야!”
아까부터 자신보다 두세살은 어린 듯 보이는 그녀에게 새끼새끼 소리를 들어오던 세준은 본
인도 살짝 빈정이 상한 듯 여유있게 잡고있던 그녀의 팔목에 조금 힘을 주어 압박을 가해
보았다.
“아악! 아파! 아프다고! 이거 놔 씨발놈아!”
살짝만 압박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반응이 오는 그녀를 보며 흐뭇해하던(?) 세준은
역시 장난기 있어보이는 웃음으로 그녀에게 그 몇가지 조건 중 하나를 내밀었다.
“일단 첫 번째 조건! 이제부터 욕 하지 말기! 히힛... 어때? 간단하지? 아까부터 자꾸 우리
엄마를 개로 만들고 숫자를 섞어서 나를 칭하던데.. 그건 이제부터 금지~”
그 능글맞은 얼굴에 더더욱 능글맞은 웃음을 띄워가며 첫 번째 조건이라걸 이야기하는 세준
에게 어린만큼 철없는 자존심도 엄청나게 강한 그녀로서는 비웃음을 띄워가며 즉시 그에게
반박하려 했으나...
“웃기지마 개새끼야! 조건은 니미.. 지랄 하고있....!”
그렇게 다시 한번 그 이쁜 입에 쌍욕을 담으려하는 그녀에게 세준은 잡고있던 팔에 조금 더
압박을 가하는 응징을 취해줬고... 그 가는팔에 연결되어있는 그녀의 입에서는 즉각 반응이
오고 있었다.
“아.. 아악! 아파! 알았어! 알았다고! 욕 안하면 될거아냐!”
“흐흥~ 좋아~ 그게 바로 바른 청소년으로 가는 첫걸음이라 할수있지. 하하핫”
“......염병”
누구보다 더욱 바른 청소년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는 세준은 그 말을 입에 담아가
며 뻔뻔스레 웃어재꼈고 그런 그의 말에 무어라 작게 속삭이는 그녀였으나 다행히 세준의
귀에는 안들어간 듯 그는 여전히 기분좋은 미소를 띄우고있었다.
“자아~ 그러면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볼까! 두 번째 조건!”
“뭐엇?! 조건이 또 있다고?! 이런 지랄맞은...!”
“뭐? 지랄? 아하하핫~ 내가 또 무슨말을 잘못들었나?”
두 번째 조건이 있다는 말에 한시라도 빨리 이 지랄같은 상황을 빠져나오고 싶어하던 그녀
는 자신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오고 말았고- 그런 그녀에게 능청스레 웃음을 지어가며 조
용한 응징을 내려주는 세준이었다.
“아앗! 진짜 아프다고! 알았어! 진짜 욕안할테니까..!”
“흐응! 그래~ 진작 그리 나왔어야지~ 히힛..”
지금 이 순간 세준은 그녀가 속으로 자신을 몇백 몇천번이나 씹어대고있는 줄도 모르고 여
전히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어가며 그녀에게 두 번째 조건을 내밀었다.
“자아! 두 번째 조건! 이건 아까보다 더 쉬운거야~ 내가 이 팔목을 놓아도 즉각 도망가기
없기!”
“뭐라고?! 내가 너한테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건데 도망가지 말라고?”
“아하핫~ 그저 너의 이야기를 조금 들어보고 싶어서 그래~ 어쩌다가 우리 이쁜 여학생이
초등생 코묻은 돈까지 삥뜯을 생각을 하셨을까?”
“하아? 남이사 내가 초딩돈을 뜯던 중딩돈을 뜯던 니가 뭔 상관인데? 얼른 이 팔이나 놔!
아까부터 아파죽겠단말야!”
세준으로서는 아주 약간의 힘만으로 잡고 있는 그녀의 가녀린 팔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녀에겐 꽤나 고통이 되었는지 그녀의 높은 자존심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호소할 수밖에 없
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준은 여전히 그 손을 놓아주지 않으며-
“도망가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놓아줄께~”
“에이 씨...입! 알았어! 알았다고! 안도망갈테니까 우선 이것부터 놔!”
이제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듯 앙다물었던 입술을 열고 백기를 든 그녀에게 아주 만족한다
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는 세준.
“자아~ 그러면 일단 학생이라면 지금 학교에서 새빠지게 공부하고 있을 이 시간에 왜 밖에
싸돌아다니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데~”
“.....안그래도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는데 공짜로 그걸 듣겠다고? 미친거아
냐?”
“으음~ 그런가아... 나도 갑자기 왜 니 사정을 묻고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기분도 좋으
니까 불량 청소년 하나 갱생시켜준다고 생각하면 되겠지~ 히힛.. 그래, 그 비싼 이야기의
값은 뭘로 지불하면 되니?”
‘꼬르르륵~’
대가를 묻는 세준의 말에 반응하듯 시기적절하게 울린 그녀의 뱃고동소리가 대답을 대신 하
듯 힘차게 울려퍼졌다.
“음.. 혹시 샤브샤브 좋아하니?”
그녀의 배울림소리가 지나간 곳엔, 조용히 자신의 ‘돈을 번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을
실천하려는 세준의 모습과 그의 질문에 새빨개진 얼굴을 포옥 숙이는 그녀의 모습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름이.. 주예나라고?”
-끄덕끄덕
주예나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이 어리디 어린 날라리 소녀가 몇일은 굶은양 자기 그릇에
수북이 고기를 떠넣고는 되는데로 입에 우겨넣고있는 처절한 모습에 세준은 괜히 자신이
고기를 떠가는 것이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세준으로서도 처음 샤브샤브를 먹어보는지라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주예나의 먹는 모습을 보니 괜히 자신이 굶긴 듯
미안해지는 것이었다.
“나이는 몇 살인데? 중 3 이야?”
-도리도리
하나라도 더 많은 고기를 입에 구겨넣느라 세준의 말에 대답할 겨를이 없는 예나는 그저 고
갯짓으로 세준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럼.. 중 2? 이제 중 3 올라가는거야?”
-끄덕끄덕
“우와, 진짜? 어리다고는 생각은 했는데 그렇게 어릴줄이야...”
주예나가 연신 고갯짓으로 자신의 나이마저 밝히자 그래도 아무리 어려봤자 중 3 정도로
예상한 세준으로서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요즘 아이들 발육이 장난아니라고는
해도.. 이게 15 살의 여자애란 말야?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키는 아담하게 작은데.. 어린
게 비율은 좋아서 얼굴은 작고 다리가 길어 전혀 키가 작다는 느낌은 안든다. 게다가 몸은
왜 이리 비쩍 말랐는지.. 얇디 얇은 팔이며 다리며... 당장 앞에 있는 고기를 모두 떠먹
여 살이라도 찌워주고 싶은 마른 체형이지만, 얼굴에는 아직 중학생 티를 벗지 못한 듯
젖살이 남아있었다.
뱅스타일의 앞머리에 딱 목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볼륨있는 단발.. 그리고 나이답지 않게 진
한 화장들로 꾸며져있는 얼굴. 땡그란 눈에 아담한 코, 작은 입술이 어우러져 있는 지금에
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꽤나 이쁜 아이였다. 또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전
형적인 이쁜 소녀, 하지만 방금 놀이터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면 이쁜 얼굴만큼이나 여기저
기 날라다니는 비행소녀로 보인다.
“....? 왜 그렇게 쳐다봐요? 지금에서 보니까 너무 이쁜 것 같아요?”
“푸.. 푸핫.. 아, 아냐~ 먹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그런다 임마!”
정말 빤-히 그녀를 쳐다보던 세준은 어느정도 배를 채웠는지 몇 점 남지않은 고기를 뒤적
거리고 있던 주예나가 기습적인 질문을 해오자 조금 당황한 모습으로 황급히 얼버무리고
있었다. 밥을 사주고 난 후부터 존대를 써오기 시작하는 당돌한 소녀, 그녀는 아직도 그
당돌함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크흠.. 큼.. 다먹었어? 하이고.. 잘먹었네.. 정말. 한 이삼일은 굶은것처럼 먹더만..”
“이틀 굶었어요.”
“뭐..? 이틀을 굶었다고? 왜?”
“가출 했으니까...”
갑자기 가출이라는 말과 함께 뭔가 일이 있어서 가출을 하게 된 듯- 꽤나 심각한 표정을
짓고있는 주예나를 바라보며 세준은 갑작스레 자신이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을 물었나,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도 뭐, 이미 물어본거 끝까지 물어보자는 생각에 다시 입을 여는
세준이었지만.
“흐응.. 하긴 지금은 너같은 학생이면 학교에 있을 시간이니까.. 왜 가출했는데?”
“........하아”
꽤나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무심히 물어오는 세준을 바라보며 뭔가
슬픈 듯이 한숨을 포옥- 쉬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버렸다. 뭔가 가출에 대단히 심각한 썸
씽이라도 있었던 듯 행동하는 주예나의 모습에 ‘가출 이유라고 해봤자 별 시덥잖은 거겠지
’ 라고 생각했던 세준이 역으로 당황하기 시작했다.
“꼭 말해야 하는거에요?”
“아, 아, 아니!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되! 꼭 말할 필요는 없어!”
“아니요... 정 그렇게 궁금하시면 말씀드려야죠.. 하지만.. 그래도...”
“아, 아니.. 말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렇게 궁금하지도 않았....!”
“오늘.. 절 재워주실수만 있다면 말씀드릴게요. 오늘도 잠자리를 못구하면 길바닥에서 자야
할지도 몰라요...”
“뭐, 뭣?!”
“절.. 재워달라구요.”
............ 몇 시간전의 입에 쌍욕을 담아가며 덤벼들던 여중생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슬픈 눈망울만을 굴리며 잠자리를 요청하는 가련하고 불쌍한 소녀의 모습만이 당황하는
세준의 앞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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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티아맷입니다.
처음에는 의욕 있게 시작한 작품이었습니다만, 갈수록 이야기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글을 쓰는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되었습니다.
거기다 요즈음엔 컴퓨터를 켜고있는 시간이 많지 않게 되었고.. 짜투리 시간마다 조금씩 써내려가려 했는데..
어느새 비축분을 다 써버리고 마는 이 때까지 오게 되었네요.
아하핫.. 여러가지 변명이었습니다만.. 결론을 말하자면 이제 남은 비축이 없다.. 라는 겁니다. 히힛-_-;
어떻게든 이틀 안에 글을 써서 내보내고 싶지만.. 조금 힘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부터는 여가시간이 확 줄어드는 일을 겪기 때문에::
아무튼.. 아무쪼록 못난 글 읽어주시는 고마우신 분들께 실망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
자아, 과연 내일 모레 이 글이 다시 올라올지, 못올라올지! =_=;; 화이팅 하겠습니다.
“아니, 한세준 환자? 벌써 퇴원하시겠다구요?”
“예! 지금 당장 퇴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폭풍같던 입원 첫날이 지나고 난 후 다음날 회진을 돌던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세준
은 불쑥 퇴원시켜달라는 말을 꺼내버렸다. 그리고 그런 그의 말에 의사 선생님은 한껏 당
황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어제 진단 해주실 때 놀라울정도로 건강해서 당장이라도 퇴원할수 있다고 하셨죠? 전 똑똑
히 기억합니다! 그럼 오늘 당장 퇴원시켜주세요!”
“아니.. 그래도 그렇지... 오늘 당장은... 그렇게 큰 교통사고를 당하시고 만 하루 지났습니
다. 정말로 퇴원하시겠다구요?”
“네! 당장 퇴원시켜주세요! 어차피 이 오른팔 불편한 것 빼면 아픈데도 전혀 없으니까.. 괜
찮습니다!”
불편하다고 말한 오른팔의 깁스를 붕붕 휘둘러 보이는 둥 자신이 무척이나 건강하다는 모습
을 어필하려는 세준의 모습. 그런 세준의 모습에 의사 선생님은 정말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휘휘 저으셨다.
“하아.. 아무리 그래도 후유증이란게 있는거니까.. 교통 사고 당한 뒤 일주일 후에 아파오는
경우도 있으니 일주일만이라도 있어보시는게...”
“아니요! 정~~말로! 괜찮다니까요~ 봐요! 이렇게 쌩쌩한거!”
세준은 그리 말하며 빙빙 돌리던 오른팔로 복서마냥 툭툭 잽을 날리는 시늉까지 해보이며
자신의 건강함을 증명해보였고 의사 선생님은 한숨만 폭폭 쉬다가 그에게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알겠습니다. 정 한세준 환자의 의사가 그렇게 확고하다면야.. 퇴원을 막을 길이 없죠. 오늘
오전 간단한 검사만 거친 후에 정말로 이상이 없다면 바로 퇴원증 끊어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검사만 하면 된다 이거죠? 우후!”
정말 인상좋게도 보이던 의사선생님은 어제 밤부터 갑자기 이상증세-너무나 텐션이 업 되
어 있고,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보임-에 한숨을 폭폭 쉬어가며 그에게 조금 있다가 오전
검사 받으러 내려오라는 말을 남기곤 병실을 나섰다.
“아하하하핫! 나는 오늘부로 가난이랑 빠이빠이 하는거다! 아하하하하하핫!”
의사 선생님이 나간 후에도 세준의 병실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흥분에 가득찬 웃음소리
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자아, 오전 검사 결과... 정말.. 정말.. 놀랍게도. 한세준 환자분의 몸에 다른 이상은 전혀
없는걸로 밝혀졌습니다. 여기, 약속대로 퇴원증을 끊어드리지요.”
“아하하핫! 제가 원채 어렸을적부터 건강한 체질이었다니까요~ 이깟 교통사고 쯤이야~ 아
하하핫!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제 퇴원해도 되는건가요?”
병실에 누워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퇴원증을 받게 된 세준은 아픈 사람 같지도 않은 매우 밝
은 얼굴로 퇴원 절차에 대해 묻고 있었다.
“음, 프론트에 나가서 퇴원 절차 받으시면 되구요. 절차만 간단히 받으면 바로 퇴원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구요.. 아무쪼록 건강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제는 세준의 이상한 텐션업을 질렸다는 듯이 바라보는 것도 질리셨는지(?) 의사선생님은
짧은 대답만을 남기곤 얼른 병실밖으로 나가셨다. 그리고 그런 의사 선생님에도 아랑곳없이
세준은 세상 모두를 가진듯한 기쁜 표정으로 퇴원 수속을 밟기 위해 병실을 나섰다.
“아하핫핫핫핫! 이젠 자유다아! 으하하하핫~”
지금 막 퇴원 수속을 마치고 병원 문을 나선 한세준은 바깥 공기를 흡- 하고 들이마시며
병원에서 반년 정도는 장기입원한 환자마냥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아하하하핫~ 이제 나는 가난뱅이가 아냐~ 우후! 월 500의 꿀같은 일자리를 얻었다구! 으
헤헤헷~”
차가운 바깥공기를 마셔서 더욱 흥분한 듯 세준은 가난에서 벗어난 기쁨을 온몸으로 표출했
고, 그런 그의 이상 행동에 주위 사람들은 미친놈 쳐다보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해서 환희의 몸부림을 보여주던 세준은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꽤나 많아진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아하하핫.... 정말 기뻐서 그런건데 그렇게 이상하게 쳐다볼것까지야.. 흐흣~ 아무렴 어때
나만 좋으면 되지~ 히히힛”
잠깐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던 그는 병원 계단을 내려가며 아까보다는 조금 소극적이게 되었
지만 여전히 기쁨의 표출을 온몸으로 행하고 있었다.
“으음~ 오늘이 12월 11일 밖에 안됐으니까~ 1 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구나. 그럼
그때까지 그 지긋지긋했던 단칸방이랑도 빠이빠이 하고~ 히히힛! 집세달라고 더럽게 쪼
아대던 치사한 집주인 아줌마랑도 빠이빠이 하고~ 으하핫~ 이 지겹던 가난이랑도 모두
빠이빠이 하는거다앗~ 으하하하하핫!”
이틀 전까지만 해도 집주인의 등살과 끝도없는 가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그는 한번의 교
통사고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서는 밑도 끝도없는 웃음을 사방팔방으로 날려주며 그
지긋지긋 하다던 단칸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학교에는 2 주 동안 입원한다고 했고.. 애들한테 병원 알려주지 말라고 했으니 찾아올 놈
들도 없고~ 그럼 학교에서는 날 계속 2 주 입원한놈으로 볼테니 그동안은 학교 안나가도
되는거아냐? 으하하하핫!”
2 주라는 짧은 개인 방학을 갖게 된 세준은 가난에서 벗어난 행복에 더불어 학교도 당분간
안간다는 해방감에 사무쳐 집에 가는 내내 웃음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아하하핫~ 행복하다~ 행복해~ 나는 이 세상에서 23015번째로 행복한 아이일거야~ 아하
하하핫~”
또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병원에서 자신의 동네까지 사십분가량을 도보로 걸어온 세준
은 힘들만도 하건만 여전히 가난에서의 해방감에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음~ 월 500 이라.. 히히히힛... 돈 벌면 뭐 하려고 했지? 히힛... 일단 샤브샤브부터 먹어보
자~ 하하핫~”
돈 벌어서 제일 먼저 하고픈 일로 샤브샤브 먹기가 떠올라버린 불쌍한 세준은 자신은 지금
세상에서 23015번째로 행복한 아이일거고 자부하며 자신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에 온통 행복하고 따뜻한 세상으로 보이던 구질구질한 동네에서 행복 지수
를 떨어지게 하는 이레귤러 인자가 발견되었다.
환한 동네 놀이터에서-조금 후즐근하고 오래 되었긴 하지만- 홀로 그네에 앉아 뻐끔뻐끔
담배를 피워대고 있는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바로 세준의 눈에 띄인 세상의 행복지수를
떨어트리는 이레귤러 인자였다. 여자치고도 조금 작은 키에, 전체적으로 굉장히 마른 탓
에 통통해보이지는 않지만 얼굴에 중학생 특유의 젖살이 남아있는 그 이레귤러 인자는 작
은 키에 비해 굉장히 길어보이는 얇은 다리를 쭈욱 펴고는 앞뒤로 운동하는 그네에 앉아
맛있게도 담배 연기를 빨아대었다.
“하아.. 저거저거.. 가출한 날라리 여중딩으로 보이는데.. 거참.. 아무리 동네에 사람이 별로
없다지만 낮 시간엔 엄연히 어린이들의 보금자리인 놀이터에서 담배를 피워? 저런저런..”
말로는 그렇게 이레귤러 인자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지금 자신의 행복지수를 굳이 떨어트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과... 정작 입으로는 이렇게 그녀를 비난했지만 세준 역시 중학생 시절엔
저렇게 놀았던 적이 있었다는 생각에-객관적인 시선으로는 그의 중학시절이 더욱 심하
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하아.. 나도 그땐 그랬지.. 다 소용없는거다~ 철없는 아이야..
’ 라고 속으로만 생각하며 그 상황을 지나쳐 가려는 순간.
“야! 너 잠깐만 이리와봐 꼬마야! 언니가 물어볼게 있어서 그런데...”
“아...? 네?”
마침 이 한적한 동네를 하교하는 모습으로 지나가던 초등생 A. 초등학생 저학년으로 보이
는 어린 여자애를 사람 좋은 얼굴로 끌어들이는 그 날라리 여중생의 모습이 보였다.
‘어..? 저거 설마..?’
“왜요? 언니?”
“응~ 언니가 지금 돈이 무척이나 필요하걸랑? 근데.. 지금 언니가 돈이 이~만큼도 없어. 그
래서 언니가 너한테 돈을 조금 받으려고 너를 부른거야~ 응?”
“아... 네?”
여전히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그 영악한 얼굴에 띄우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초등생
에게 조용한 압박을 가하는 그 여중생의 모습에 세준의 지나가려던 걸음이 우뚝 멈추어
서고 말았다.
“애야~ 언니 말 알아들었어?”
“아, 아니요...”
태어나서 삥을 뜯겨본적이 있지도 않은 저 어린 초등학생이 어찌 이 분위기를 알겠는가. 그
저 자신을 향해 사람 좋아보이는 미소를 짓고있던 언니가 갑자기 그 얼굴에 미소를 싸악
지우며 자신이 모를 말들을 늘어놓으니 그저 무서울수밖에.
“하이고.. 참.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요즘 초딩새끼들은 담배도 피는 새끼들도 있다더만..
에휴.. 야 울지마. 울면 언니가 널 때릴지도 모르니까... 응? 그냥 주머니에 있는 돈만 탈탈
털어서 이 언니 주면 곱게 보내줄테니까...”
갑작스레 험악한 얼굴로 험악한 말을 입에 담으며 무섭게 다가오는 그녀에게 질린 초등생
A 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그 큰 눈망울을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놀란 토끼마냥
그 큰 눈을 껌뻑거리며 울면 때리겠다는 말을 알아들었는지 울음을 참으려 애쓰는 그 작
은 여자아이의 모습에 울컥하여 계속해서 뒤에서 지켜만 보던 세준은 결국 그 상황에 뛰어
들고 말았다.
“어이~ 이쁜 언니~ 얼굴은 이쁘장하게 생긴 언니가 이래서야 쓰나~”
세준은 막 어린 아이에게 손 찌검이라도 하려는 양 여중생의 가는 팔목을 잡고는 그 능글맞
은 입을 열기시작했다.
“하이고~ 이 가는 팔목봐라~ 설마 이 이쁜 손으로 자라나는 새싹을 어떻게 하려는건 아니
었겠지? 흐응?”
그 여중생은 갑작스레 뒤에서 나타나 자신의 팔목을 잡고는 능글맞게 말하는 세준의 모습에
크게 당황하여 잠시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굳어있던 찰나에 세
준은 여전히 그녀의 팔목을 잡고 있는채로 그녀의 앞에 서서 눈물이 가득맺힌 큰 눈을 껌
뻑껌뻑 하고 있는 초등생 A 에게 사람좋은 웃음을 해보였다.
“자아~ 우리 자라나는 새싹은 얼른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품으로 돌아가야지? 자 봐
아~ 이 언니는 오빠가 꼬옥 붙잡고 있을테니까 이틈에 얼른 도망쳐! 히힛!”
초등생의 작은 키에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춰주고는 친절하게 꼬옥 붙잡은 여중생의 팔목
까지 보여다주며 얼른 도망가라며 손짓하는 세준의 모습. 그런 그의 모습에 초등생은 그
짧은 인생에 최대의 위기를 구원받고 있었다. 그렇게 예의 바르게 세준에게 꾸벅 인사까지
하며 돌아서 도도도- 뛰어가는 귀여운 초등생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세준
에게 그제서야 퍼뜩 정신차린 여중생은 노발대발하며 따져들었다.
“야! 너 뭐야! 뭐길래 갑자기 나타나서 이 개같은 짓을...!”
“아하~ 깨어나셨나? 조금 반응이 느린 소녀로구만~”
아직 붙잡힌 자신의 팔목까지는 깨닫지 못한 듯 그 커다란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그녀를
세준은 여유롭게 받아넘기며 쪼그려 앉았던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뭐? 야 이 씨발놈아! 너 뭐하는 새끼야!?”
그 여중생은 가느다란 두 팔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세준에게 득달같이 달려드려 하고 있었
다. 입으로는 거친 폭언을 내뱉으며 자신에게 그 반항심에 가득한 눈빛을 쏘아대는 그녀를
세준은 ‘하아.. 나도 예전에는 저랬단말야..’ 라고 잠깐 자기 인생을 회의해보며 친절하게
그녀의 질문에 대해 답해줬다.
“나? 나는 그저 지나가던 선량한 시민 A라네~”
“뭣?! 이런 씹새끼가 장난하나....! 너 이 새끼 뒤져볼... 뭐야? 내 팔목은 언제부터 잡고 있
었어?! 이거놔!”
세준의 친절한 대답이 너무나 맘에 들었던 듯 액티브한 반응을 해오며 자신에게 대들던 그
작은 여중생은 그제서야 잡혀있는 자신의 팔목을 발견한 듯 더욱 격렬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거? 이건 내가 여기 처음 왔을때부터 잡고있었는데~ 지금 알았어? 히히~ 역시 예상대로
둔한 소녀로구만!”
자신 역시 간간히 둔하다는 소리를 들어오면서도 뻔뻔하게 말을 내뱉는 한세준이었다. 그런
한세준이 잡은 팔목을 뿌리치려 이리저리 팔목을 휘저어봐도 여유있게 잡고있는 듯 보였던
한세준의 손은 전혀 떨어질 기미를 안보였다.
“야 개새끼야!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무릇 그렇듯 입에 쌍욕을 담아가며 자신에게 팔목의 자유를 요구
하는 그녀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세준은 일단 저 쌍욕부터 없애고자 입을 열었다.
“이거? 음~ 공짜로는 안되지~ 몇가지 조건이 있어~ 아하핫~”
그녀의 가는 팔목을 잡고는 장난스레 너스레를 떠는 세준에게 제대로 더더욱 열이 뻗쳐버린
여중생은 더욱 심하게 몸부림치며 앙칼지게 소리쳤다.
“장난하지마 이 새끼야! 좋은 말 할때 이거 놔 개같은 새끼야!”
아까부터 자신보다 두세살은 어린 듯 보이는 그녀에게 새끼새끼 소리를 들어오던 세준은 본
인도 살짝 빈정이 상한 듯 여유있게 잡고있던 그녀의 팔목에 조금 힘을 주어 압박을 가해
보았다.
“아악! 아파! 아프다고! 이거 놔 씨발놈아!”
살짝만 압박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반응이 오는 그녀를 보며 흐뭇해하던(?) 세준은
역시 장난기 있어보이는 웃음으로 그녀에게 그 몇가지 조건 중 하나를 내밀었다.
“일단 첫 번째 조건! 이제부터 욕 하지 말기! 히힛... 어때? 간단하지? 아까부터 자꾸 우리
엄마를 개로 만들고 숫자를 섞어서 나를 칭하던데.. 그건 이제부터 금지~”
그 능글맞은 얼굴에 더더욱 능글맞은 웃음을 띄워가며 첫 번째 조건이라걸 이야기하는 세준
에게 어린만큼 철없는 자존심도 엄청나게 강한 그녀로서는 비웃음을 띄워가며 즉시 그에게
반박하려 했으나...
“웃기지마 개새끼야! 조건은 니미.. 지랄 하고있....!”
그렇게 다시 한번 그 이쁜 입에 쌍욕을 담으려하는 그녀에게 세준은 잡고있던 팔에 조금 더
압박을 가하는 응징을 취해줬고... 그 가는팔에 연결되어있는 그녀의 입에서는 즉각 반응이
오고 있었다.
“아.. 아악! 아파! 알았어! 알았다고! 욕 안하면 될거아냐!”
“흐흥~ 좋아~ 그게 바로 바른 청소년으로 가는 첫걸음이라 할수있지. 하하핫”
“......염병”
누구보다 더욱 바른 청소년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는 세준은 그 말을 입에 담아가
며 뻔뻔스레 웃어재꼈고 그런 그의 말에 무어라 작게 속삭이는 그녀였으나 다행히 세준의
귀에는 안들어간 듯 그는 여전히 기분좋은 미소를 띄우고있었다.
“자아~ 그러면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볼까! 두 번째 조건!”
“뭐엇?! 조건이 또 있다고?! 이런 지랄맞은...!”
“뭐? 지랄? 아하하핫~ 내가 또 무슨말을 잘못들었나?”
두 번째 조건이 있다는 말에 한시라도 빨리 이 지랄같은 상황을 빠져나오고 싶어하던 그녀
는 자신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오고 말았고- 그런 그녀에게 능청스레 웃음을 지어가며 조
용한 응징을 내려주는 세준이었다.
“아앗! 진짜 아프다고! 알았어! 진짜 욕안할테니까..!”
“흐응! 그래~ 진작 그리 나왔어야지~ 히힛..”
지금 이 순간 세준은 그녀가 속으로 자신을 몇백 몇천번이나 씹어대고있는 줄도 모르고 여
전히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어가며 그녀에게 두 번째 조건을 내밀었다.
“자아! 두 번째 조건! 이건 아까보다 더 쉬운거야~ 내가 이 팔목을 놓아도 즉각 도망가기
없기!”
“뭐라고?! 내가 너한테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이러고 있는건데 도망가지 말라고?”
“아하핫~ 그저 너의 이야기를 조금 들어보고 싶어서 그래~ 어쩌다가 우리 이쁜 여학생이
초등생 코묻은 돈까지 삥뜯을 생각을 하셨을까?”
“하아? 남이사 내가 초딩돈을 뜯던 중딩돈을 뜯던 니가 뭔 상관인데? 얼른 이 팔이나 놔!
아까부터 아파죽겠단말야!”
세준으로서는 아주 약간의 힘만으로 잡고 있는 그녀의 가녀린 팔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녀에겐 꽤나 고통이 되었는지 그녀의 높은 자존심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호소할 수밖에 없
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준은 여전히 그 손을 놓아주지 않으며-
“도망가지 않는다고 약속하면 놓아줄께~”
“에이 씨...입! 알았어! 알았다고! 안도망갈테니까 우선 이것부터 놔!”
이제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듯 앙다물었던 입술을 열고 백기를 든 그녀에게 아주 만족한다
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는 세준.
“자아~ 그러면 일단 학생이라면 지금 학교에서 새빠지게 공부하고 있을 이 시간에 왜 밖에
싸돌아다니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데~”
“.....안그래도 내가 왜 이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는데 공짜로 그걸 듣겠다고? 미친거아
냐?”
“으음~ 그런가아... 나도 갑자기 왜 니 사정을 묻고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기분도 좋으
니까 불량 청소년 하나 갱생시켜준다고 생각하면 되겠지~ 히힛.. 그래, 그 비싼 이야기의
값은 뭘로 지불하면 되니?”
‘꼬르르륵~’
대가를 묻는 세준의 말에 반응하듯 시기적절하게 울린 그녀의 뱃고동소리가 대답을 대신 하
듯 힘차게 울려퍼졌다.
“음.. 혹시 샤브샤브 좋아하니?”
그녀의 배울림소리가 지나간 곳엔, 조용히 자신의 ‘돈을 번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을
실천하려는 세준의 모습과 그의 질문에 새빨개진 얼굴을 포옥 숙이는 그녀의 모습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름이.. 주예나라고?”
-끄덕끄덕
주예나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이 어리디 어린 날라리 소녀가 몇일은 굶은양 자기 그릇에
수북이 고기를 떠넣고는 되는데로 입에 우겨넣고있는 처절한 모습에 세준은 괜히 자신이
고기를 떠가는 것이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세준으로서도 처음 샤브샤브를 먹어보는지라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주예나의 먹는 모습을 보니 괜히 자신이 굶긴 듯
미안해지는 것이었다.
“나이는 몇 살인데? 중 3 이야?”
-도리도리
하나라도 더 많은 고기를 입에 구겨넣느라 세준의 말에 대답할 겨를이 없는 예나는 그저 고
갯짓으로 세준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럼.. 중 2? 이제 중 3 올라가는거야?”
-끄덕끄덕
“우와, 진짜? 어리다고는 생각은 했는데 그렇게 어릴줄이야...”
주예나가 연신 고갯짓으로 자신의 나이마저 밝히자 그래도 아무리 어려봤자 중 3 정도로
예상한 세준으로서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요즘 아이들 발육이 장난아니라고는
해도.. 이게 15 살의 여자애란 말야?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키는 아담하게 작은데.. 어린
게 비율은 좋아서 얼굴은 작고 다리가 길어 전혀 키가 작다는 느낌은 안든다. 게다가 몸은
왜 이리 비쩍 말랐는지.. 얇디 얇은 팔이며 다리며... 당장 앞에 있는 고기를 모두 떠먹
여 살이라도 찌워주고 싶은 마른 체형이지만, 얼굴에는 아직 중학생 티를 벗지 못한 듯
젖살이 남아있었다.
뱅스타일의 앞머리에 딱 목 언저리까지 내려오는 볼륨있는 단발.. 그리고 나이답지 않게 진
한 화장들로 꾸며져있는 얼굴. 땡그란 눈에 아담한 코, 작은 입술이 어우러져 있는 지금에
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꽤나 이쁜 아이였다. 또래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전
형적인 이쁜 소녀, 하지만 방금 놀이터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면 이쁜 얼굴만큼이나 여기저
기 날라다니는 비행소녀로 보인다.
“....? 왜 그렇게 쳐다봐요? 지금에서 보니까 너무 이쁜 것 같아요?”
“푸.. 푸핫.. 아, 아냐~ 먹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서 그런다 임마!”
정말 빤-히 그녀를 쳐다보던 세준은 어느정도 배를 채웠는지 몇 점 남지않은 고기를 뒤적
거리고 있던 주예나가 기습적인 질문을 해오자 조금 당황한 모습으로 황급히 얼버무리고
있었다. 밥을 사주고 난 후부터 존대를 써오기 시작하는 당돌한 소녀, 그녀는 아직도 그
당돌함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크흠.. 큼.. 다먹었어? 하이고.. 잘먹었네.. 정말. 한 이삼일은 굶은것처럼 먹더만..”
“이틀 굶었어요.”
“뭐..? 이틀을 굶었다고? 왜?”
“가출 했으니까...”
갑자기 가출이라는 말과 함께 뭔가 일이 있어서 가출을 하게 된 듯- 꽤나 심각한 표정을
짓고있는 주예나를 바라보며 세준은 갑작스레 자신이 물어보지 말아야 할 것을 물었나,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도 뭐, 이미 물어본거 끝까지 물어보자는 생각에 다시 입을 여는
세준이었지만.
“흐응.. 하긴 지금은 너같은 학생이면 학교에 있을 시간이니까.. 왜 가출했는데?”
“........하아”
꽤나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무심히 물어오는 세준을 바라보며 뭔가
슬픈 듯이 한숨을 포옥- 쉬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버렸다. 뭔가 가출에 대단히 심각한 썸
씽이라도 있었던 듯 행동하는 주예나의 모습에 ‘가출 이유라고 해봤자 별 시덥잖은 거겠지
’ 라고 생각했던 세준이 역으로 당황하기 시작했다.
“꼭 말해야 하는거에요?”
“아, 아, 아니!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되! 꼭 말할 필요는 없어!”
“아니요... 정 그렇게 궁금하시면 말씀드려야죠.. 하지만.. 그래도...”
“아, 아니.. 말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그렇게 궁금하지도 않았....!”
“오늘.. 절 재워주실수만 있다면 말씀드릴게요. 오늘도 잠자리를 못구하면 길바닥에서 자야
할지도 몰라요...”
“뭐, 뭣?!”
“절.. 재워달라구요.”
............ 몇 시간전의 입에 쌍욕을 담아가며 덤벼들던 여중생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슬픈 눈망울만을 굴리며 잠자리를 요청하는 가련하고 불쌍한 소녀의 모습만이 당황하는
세준의 앞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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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티아맷입니다.
처음에는 의욕 있게 시작한 작품이었습니다만, 갈수록 이야기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글을 쓰는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되었습니다.
거기다 요즈음엔 컴퓨터를 켜고있는 시간이 많지 않게 되었고.. 짜투리 시간마다 조금씩 써내려가려 했는데..
어느새 비축분을 다 써버리고 마는 이 때까지 오게 되었네요.
아하핫.. 여러가지 변명이었습니다만.. 결론을 말하자면 이제 남은 비축이 없다.. 라는 겁니다. 히힛-_-;
어떻게든 이틀 안에 글을 써서 내보내고 싶지만.. 조금 힘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부터는 여가시간이 확 줄어드는 일을 겪기 때문에::
아무튼.. 아무쪼록 못난 글 읽어주시는 고마우신 분들께 실망드리지 않기 위해 노력해보겠습니다.
자아, 과연 내일 모레 이 글이 다시 올라올지, 못올라올지! =_=;; 화이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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