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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야설

판매보조금 연구 - 단편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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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곰돌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48회 작성일 20-01-1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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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보조금 연구.

복만에게는 2명의 며느리와 1명의 예비 며느리가 있다. 모두 복만이 직접 고른 며느리들이다. 마담뚜로부터 소개를 받은 처녀들 중에서, 나름 뒷조사를 거쳐서 낙점한 며느리들이다.

복만이 며느리를 고르는 기준은 첫째, 아들을 낳을 수 있는 건강한 몸일 것. 예쁜 것은 기본이다. 그래야 아들들이 열심히 성행위를 해서 며느리를 임신시킬 터이니. 둘째, 도망가거나 이혼하지 못해야 한다. 일가친척이 없으면 매우 좋다. 오로지 복만의 집안에 뼈를 묻고 죽어야 한다. 셋째 너무 똑똑하지 않아야 한다. 의사나 법조인 같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전문직이어서는 안 되고 집안 돌보는 일에만 신경써야 한다. 당근 해외유학이나 장기간 해외체류 경험도 없어야 한다.

그래서 대호의 등장으로 복만 일가가 풍지박살 났을 때도, 큰 며느리인 시연과 둘째 며느리인 은서는 며느리로서의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남편이 다른 여자와 놀아나도, 조금의 생활비도 건네주지 않아도,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해도 꾹 참고 복만의 며느리로서 남아있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대호의 여자가 되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대호는 복만의 재산을 마음껏 처분하거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자, 세 아들들은 아버지 명의의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사업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대호가 월세를 대폭 인상해버렸기 때문이다. 아들들은 아버지의 실종이후 드디어 아버지의 재산을 마음껏 쓰나보다 하고 미리 부채를 끌어들이고 직원수를 늘려가며 사업확장을 했었다.

“생활비가 필요하면 나를 직접 찾아와서 받아가. 단. 며느리를 통해서. ”

대호는 복만 일가의 여자들한테는 사태가 어떻게 굴러가든 넉넉한 생활비를 지급할 생각이었다. 생활비를 끊어버리면 이 시대 사회상에 비추어 몸을 팔라는 이야기와 동급이다.

“단, 돈을 받아가려면, 나를 아버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

생활비를 지급하겠다는 통보가 있자마자, 막내딸 유빈은 아주 쉽게 ‘아빠’라고 부르고는 용돈을 받아갔다. 그 후 예원과 설빈이 차례로 나타났고... 하지만 둘째딸 나민과 시연과 은서 두 며느리들은 찾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당연하다. 대호를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순간, 또 다른 증거가 되어, 차후에 있을 본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리고 대호로부터 생활비를 받아 쓴다는 것도 대호를 복만이라고 인정하였다는 또 다른 증거가 되어 버린다. 복만의 아들들로서는 절대로 자신들의 아내를 대호에게 보낼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대호는 복만의 아들들에게 탐정을 붙여놓았기 때문에 그들의 속사정을 훤히 꿰고 있었다. 복만의 아들들은 복만이 실종되자 일제히 집을 나가 따로 살림을 차렸다. 아버지 품을 벗어나, 독립생활을 하는 것, 그것은 그들의 소원이었다.

그 중 장남은 복만 명의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차지했는데, 본 처인 시연 외에 자신이 경영하던 카페의 여종업원들이었던 섹파 2명을 데리고 들어와 살고 있었다. 장남도 아버지처럼 여러 여자를 거느리고 살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대호는 한동안 장남의 불법 점유를 방관하고 있다가 적당한 타임에, 복만의 자랑스러운 첫째딸 지민을 따먹고 복만 아들들의 음모를 분쇄한 시점에, 대호는 변호사를 시켜 방을 빼라고 복만의 장남에게 요구했다.

우습게도 복만의 장남은 어느 신축 투룸 빌라를 얻어 나가면서, 본처인 시연은 버리고 갔다. 본처 시연이 아버지 기일을 맞아 묘소에 내려갔다 오는 날에 섹파 2명만 챙기고는 이사가 버린 것이다. 시연은 자신의 보석이랑, 명품 가방들마저 싹 치워가버린 텅 빈 아파트에 홀로 남아있어야만 했다.

시연은 갈 곳이 없었다. 다시 예원이 있는 복만의 저택으로 들어가면 될 것 같지만, 남편에게 버림받은 자신과 한때 어머님이라고 불렀던 예원과의 관계는 모호해져 버렸다. 남편은 복만의 저택에서 나오면서 예원에게 모자관계를 부정하는 말을 했다. 자신보다 나이도 얼마 나지 않는 년이 엄마행세를 한다고...내 친엄마는 네 년 때문에 쫓겨나서 홧병으로 죽었다고.... 복만의 장남은 시연에게도 다시는 예원을 어머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시연은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띵동. 대호가 찾아왔다.



대호는 관대했다. 대호는 시연으로 하여금 계속 주상복합 아파트에 살게 해주고, 복만의 장남이 가져가버린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침대 등도 사주었다. 그리고 매주 생활비도 지급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단, 시연이 대호를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조건이었다.

그 때 대호는 시연을 한 번 따먹고 버릴 생각이었다. 대호는 자신이 처녀개통식을 해준 여자아이만 마누라로 만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마누라로 등록되어 있는 예원과 다희는 예외로 두지만, 이들은 그들의 딸인 설빈과 소진이 대신 처녀개통을 당했다 치면 되므로 크나큰 예외는 아니다, 이미 남편을 두고있는 유부녀나 돌싱녀를 마누라로 맞아들일 생각이 전혀 없었다.

복만은 시연을 장남과 결혼시키면서, 만일 이혼할 경우에는 막대한 금액의 위약금을 지불하도록 결혼계약을 맺었다. 결혼계약서에는 또 시연이 외간남자의 아이를 낳을 경우에도 위약금을 지불하는 등 각종 굴레를 시연에게 씌워 놓았는데, 그 위약금을 받아가는 대상은 복만의 장남이 아니라, 복만 그리고 현재에는 그 권리를 인수한 대호가 되었다.

즉, 시연은 남편에게서 버림받은 순간, 이미 시연은 대호의 것이 된 것이다. 하지만 대호는 급하게 시연을 먹을 생각은 없었다. 우선은 시연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아버님’소리가 입에 배이도록 길들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은 마치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아끼듯이 이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따먹어야 재미있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를 돈 몇 푼에 따먹는 것 보다는 시아버지가 며느리 몸 위에 올라타는 이야기쪽이 훨씬 더 재미있다.

그래서 시연은 화요일과 금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대호 사무실을 방문했다. 대호는 시연을 ‘큰아가’라고 불렀다. 처음에 시연은 ‘아버님’이라는 소리를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면 대호는 쉽게‘돈’을 내어 주지 않았고, 시연은 계속해서 대호의 사무실에서 기다려야 했다.

대호의 사무실은 양가집 부녀자에게 당혹스러운 공간이었다. 조폭처럼 생긴 덩치들이 드나들고, 몸을 팔아 생계를 도모하려는 여자들이 드나들었다. 시연은 초로의 남자가 대호의 바지자락을 붙잡고 대학 다니는 자식이 둘이라고 사정하는 모습을 지켜봐야했고, 어여쁜 여자아이가 정액을 머리카락에 묻힌 채 화장실에 들어오는 모습을 봐야했다.

시연은 자신보다 나이어린 대호를 아버님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강제에 선선히 항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사람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풍모나 자신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대하는 어투는 복만과 똑닮은 것이었다. ‘몸은 어떠냐’로 시작해서 아들과의 잠자리를 묻고 임신여부를 매번 확인하던 복만처럼 대호는 시연에게 생리주기를 묻고 아들의 전화여부를 묻고 아들과 잠자리를 안 한지 얼마나 됐는지를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큰 며느리님께서 계속 기다리십니다. ”

비서가 인터폰으로 대호에게 알린다. 이미 주변사람에게 시연은 대호의 큰 며느리로 통한다. 시끌벅적한 재판과 언론기사덕택으로 대호는 유명인사다. 그런 대호가 시연을 큰 며느리라고 소개하면, 사람들은 재판과정을 꿰고 있기에 금방 알아들었다. 시연이 대호를 따라 가는 밥집, 카페 주인들 모두 대호 명의의 부동산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그들은 대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시연을 큰며느리님이라고 호칭했다.

‘큰며느리’라는 호칭에 사무실 앞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눈빛이 달라졌다. 그런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밖으로 나오자, 중년 남자 한 명이 슬그머니 따라나선다. 중년 남자는 시연을 붙잡고 사정한다. 치매 중인 노모가 있고, 아내는 암투병 중이고.... 그런데 대호가 중년 남자에게 가게를 빼라고 통보했다. 흔한 감정팔이 스토리다. 그런데 그 중년 남자 등에는 어린 여자애 한 명이 잠들어 있었다. 여자애는 아빠가 시연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정하자, 잠에서 깨어나 자신도 아빠 울지 말라며 운다.

“아버님....... ”

시연은 처음으로 대호에게 아버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그리고 대기실에 있는 중년남자의 불쌍한 사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래 큰아가는 집에서 뭐하고 지내냐? ”

“운동하고, 음악듣고, 사진 찍고, 그러며 지내요. 아버님. ”

“아들놈한테서는 연락없고? 이제 첫 재판날짜가 잡혔는데. ”

“없어요. 아버님. ”

대화내용을 들을 수 없다면 그저 카페에 앉은 두 젊은 남녀의 데이트 풍경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는 시아버지와 며느리간에 오고가는 것이다.

시연은 대호로부터 재판에서 대호측 증인으로 나올 것을 요구받았다. 그제서야 시연은 이해했다. 왜 자신에게 ‘아버님’이라는 호칭을 기어코 들으려 했는지를.


대호는 시연과 만나 밥먹고 차마시다 보니, 복만의 장남이 왜 시연을 버렸는지 알 것 같았다. 한마디로 시연은 재미없는 여자였다. 농담을 해도 웃는 법이 없고 ‘예’하고 대답하는 것이 농담에 대한 유일한 리액션이었다. 그런만큼 여자다운 애교도 없었고, 시아버지에 대한 아양도 없었다. 게다가 대화를 하다가도 가끔씩 혼자 멍 때리는 경우가 있어 앞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곤 했다.

허나 무엇보다 대호 맘에 안드는 것은 옷입고 나오는 꼴이, 헐렁한 티셔츠에 바지에 운동화 차림이 대부분이란 점이다. 대호는 잘 가꾼 스타일리시한 여자를 좋아한다. 시연은 키가 172 정도되는 장신의 미녀로 늘씬한 만큼 옷만 잘 입으면 여신같은 자태가 나올 것인데 자신을 꾸미는데 별 관심이 없는지 그저 편한 옷만 입고 나왔다. 시연이 10말20초의 여자애라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다. 하지만 시연은 20대 후반의 유부녀이다.

그것은 그 즈음해서 대호 사무실에 나타나 생활비를 받아간 둘째 며느리 은서와 대비되는 점이었다. 복만의 둘째 아들은 자기 사업을 하던 장남과 달리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런 만큼 복만 몰래 미리 빼돌려 두었던 여유자금이 적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호가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하자, 둘째 아들은 회사에서 쫓겨났고 부부는 금방 생활고를 겪게 되었다.

“창피는 나만 당하면 되는 거잖아. 자기는 가만히 있어. 내가 그 자식을 아버님이라고 부른다고 내가 진짜로 그 자식 며느리가 되는 것도 아니잖아. ”

이미 첫째 며느리 시연이가 대호에게 생활비를 타서 쓴다는 소식도 들었고. 대호에게서 돈을 타내 그 돈으로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면 적의 칼로 적의 목을 베는 격이라는 자기합리화도 있었지만, 원래 소비수준은 금방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 아들 부부는 사실 긴축의 고통 대신에 몸이 편한 타협을 택한 것이다.

은서도 처음에는 우물쭈물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대호에게, 은서는 복만의 첫째딸 지민과 친구사이다, ‘아버님’이라는 소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은서도 돈봉투는 접견하지도 못하고 시연이처럼 사무실 앞 대기실 소파에서 마냥 앉아 있는데, 때마침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시어머니인 예원이 들어왔다. 예원이도 정기적으로 대호에게서 와서 생활비를 타가는 입장이었다.

“어머님. ”

“둘째구나. ”

두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 서로 민망했다. 나눌 대화도 없었다. 집안을 풍지박살 낸 외간남자의 사무실에 와 있는 이유가 서로 뻔했기 때문에 묻지 않았다. 시어머니 예원은 둘째 며느리의 어색한 웃음을 외면하고는 대호 사무실로 바로 들어갔다.

그리고 시어머니 예원은 5분만에 대호와 함께 다시 나왔다. 대호는 30대의 아름다운 시어머니와 20대의 발랄한 며느리가 어색히 마주 서 있는 모습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갑의 입장에서 을의 입장의 여자들을 희롱하는 것 만큼 재미있는 것은 없다. 대호는 은서에게 함께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강요했다.

원래 은서는 간단히 돈봉투를 받아들고 재빨리 지하 주차장에 기다리고 있을 남편의 품으로 돌아갈 작정이었다. 하지만 은서는 한번도 을의 입장에서 갑의 은총을 애걸해야 했던 경험이 없다. 가족들에게 폭군인 복만마저 둘째 며느리 은서만큼은 첫째딸 지민이 만큼 아껴 언제나 두둑한 보너스를 안겨주곤 했다. 은서는 ‘생활비를 받아가려면 같이 밥으러 가자’라는 대호의 강제에 남편에게 전화도 못하고 얼떨결에 따라 나서야 했다.



“정원사 김씨 아들이 자전거를 타고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그래서 도와줘야 할 것 같은데, 당신 의견은 어때요? ”

은서는 놀랐다. 시어머니 예원은 마치 진짜 대호가 남편이라도 되는 양, 집안일에 대해 시시콜콜히 대호에게 보고를 하고, 해야 할 일에 대해 대호의 결제를 바라는 것이다. 대호는 집안을 갈라놓은 원수다.

“이번 연휴에 설빈이랑 부산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어때 당신도 같이 갈래? ”

“아뇨. 저는 오래전에 잡힌 약속이 있어서 곤란해요. 설빈이랑 잘 쉬다 오세요. ”

은서는 놀람의 연속이었다. 설빈 아가씨가 완전히 대호편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는 남편으로부터 듣기는 했지만... 예원 어머님도 대호에게 꼬박꼬박 존대말로 쓰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 진정으로 대호 마누라로 살 작정으로 보였다. 대호는 아들의 친구이다. 그것도 아들의 시다바리였다.

“어, 우리 둘째 결혼 기념일이 금방 돌아오지? 내가 너한테 선물을 줘야할텐데, 무얼 가지고 싶냐? ”

갑자기 대호가 은서에게 묻는다. 은서는 자신도 잊고 있던 결혼 기념일 운운에 당황했다. 그래서 엉겁결에 존댓말이 나와버렸다.

“아니예요. 따로 챙겨 주시지 않... ”

은서는 고개를 푹 숙였다. 내가 이 자식에게...

“그냥 돈으로 주세요. 자기 사고 싶은 것 알아서들 사게. 참, 이번에 유빈이가 또 학교를 빠졌다고 연락이 왔어요. ”

옆에서 예원이 은서를 도와준다. 그리고 화제를 바꾸어준다. 예원과 대호는 막내딸 유빈이의 학업문제로 의견을 교환한다. 대호는 유빈이는 어디 기숙사 학교로 보내버리려 하고, 예원은 그에 반대하며 대호가 유빈이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라고 요구한다. 완전히 부부같은 모습이다.

‘저런, 어머님은 정말로 이 자식이랑 같이 살려나 보네. 그것도 딸이랑 같이? ’

은서는 자신의 시어머니가 놀라웠다. 시어머니는 좋은 아내이자 현명한 어머니였다. 남편인 복만에게 절대 내조하면서 아들과 딸들을 건사하는데만 전념해왔다. 폭압적인 복만의 가부장적인 억압에서 집안 사람들은 예원의 보살핌에 위안을 찾곤 했다. 은서 생각에 자신의 시어머니 예원은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여인이었다. 남편에 대해서 절대 정조를 지키고, 자식들을 한데모아 가족의 화합을 유지하는, 올곧은 현모양처 그 자체였다.



“저는 먼저 가볼게요. 그리고 은서, 너 지민이에게 연락 좀 해라. 너희들 친구 사이 아니니. ”

한정식 식당 앞에서, 예원은 대호에게 작별을 고하다 은서를 돌아다보면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그제서야 은서는 시어머니 예원이 자신에게 화가 나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지민이를 꽃뱀으로 사용해서 언론플레이를 했던 일 때문이다. 물론 은서는 남편이 꾸미는 짓에 대해 잘 몰랐지만, 그후에 지민이와 완전히 연락을 끊어버린 것은 분명 자신의 잘못이다.

그 일로 인해, 지민은 막대한 심적 고통을 겪어야 했고, 예원이는 지민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대호에게 많은 양보를 해야 했다. 예원은 은서와 처지가 다르다. 보살펴야 할 한창 딸들이 있고, 운전기사며, 도우미 아줌마며 집안에 딸린 식솔만해도 십여명이 넘는다. 만일 대호가 복만의 저택에서 나가라고 하면 갈 곳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대호에게 저항하며 자존심을 지켜왔는데, 지민이 일 때문에 예원은 ‘성관계는 하지 않는다’는 비밀조건으로 대호의 와이프 역할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런 속사정을 은서가 알리는 없었고, 은서는 시어머니가 떠난 이후,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대호에게 ‘아버님’이라는 호칭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예원이 대호의 아내가 되었다면, 예원의 며느리였던 자신에게 대호는 결국 시아버지 뻘이 되는 것이다.

“아버님, 저.... 그 사람이 밑에서 기다리고 있거든요. ”

은서는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대호에게 받은 봉투 안의 돈을 세어보았다. 부족하다. 돌려막기 중인 카드결제대금의 반에 반도 안된다. 사실 그 돈은 은서 남편의 한달 봉급치였는데 은서는 남편의 봉급만으로 살아 본 적이 없다.

‘아까 결혼기념일 선물 받는다고 할걸..... ’

문득 드는 후회였다. 하지만 은서는 고개를 흔든다. 너무 비참한 생각이다.



“왜 이렇게 늦었어? 그 새끼랑 붙어 먹은 거야? ”

은서가 자동차에 올라타자, 복만의 둘째 아들이 벌컥 화를 낸다.

“여보...”

이제껏 한번도 자신에게 큰 소리를 내 본적이 없는 남편이다. 중매로 만난 남편이지만, 은서에게 아주 다정다감하게 배려해주던 남편이다. 그래서 귀여운 짓을 많이 하는 은서와 케미가 잘 맞는 잉꼬 부부로 지내왔다. 그런데 그런 남편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다.

은서의 눈망울에서 눈물이 툭 떨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잔뜩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나온 터였다.

“무서운 얼굴 하지마... 어머님이랑 마주쳐서 그렇지 않아도 도망치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단 말이야. ”

은서의 눈물을 보자, 복만의 둘째 아들은 아차 싶은 듯했다.

“어머니? ”

“응.”

은서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예원이와 함께 밥을 먹어야 했다는 이야기.

“그 새끼가.... ”

복만의 둘째아들은 자동차 핸들을 쳤다. 집안여자들을 대호에게 하나둘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가 속을 뒤집어 놓았다.

“그리고 이거... 돈.... ”

은서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대호에게서 받은 돈봉투를 내밀었다. 연신 욕설을 내뱉던 복만의 둘째아들의 동작이 딱 멈추었다.

“얼마 들어있디? ”

은서는 금액을 말했다. 딱 자기 예전 한달 봉급이었다. 많다고 하기도 그렇고 적다고 하기도 그렇다. 복만의 둘째 아들은 할 말이 없어져 버렸다.

“아... 그 자식이 말하기를 돈이 부족하면 다시 찾아올래. ”

은서는 남편이 화를 낼까바 조마조마하며 대호의 말을 전한다. 하지만 남편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 새끼, 남의 돈으로 인심쓰는 척 하기는. ”

은서는 남편이 웃자 자신도 덩달아 크게 웃는다.

“자기야, 이 돈으로 우리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 ”

“너 아까 그 새끼랑 밥 먹었다고 했잖아. ”

“무슨, 그냥 먹는둥 마는둥 한거야. 나 진짜 배고파. 빨리 밥 먹으러 가자. 응? ”

복만의 둘째아들은 사랑스러운 아내의 애교에 분노와 짜증이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아내는 자신의 곁에 남아있는 유일한 보물이다. 아껴주고 사랑해줘야 한다. 복만의 둘째아들은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부부가 자주 가던 레스토랑을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레스토랑 가는 동안, 복만의 둘째아들은 자꾸만 옛날 좋았던 추억을 재생해내는 은서에 대해 맞장구쳐주다가 어느 순간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아까 지하주차장에서 홀로 기다리고 있을 때, 느꼈던 그 묘한 불안감에 다시 한번 젖어들었다.

쾌락감에 젖어 잔뜩 찡그린 은서의 표정. 그리고 하얀 은서의 몸 위에 올라타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그 새끼. 마침내 은서의 얼굴 위로 분사되는 더러운 정액들. 분명 불쾌한 상상이지만 어찌 된 일인지 복만의 둘째아들은 그 불쾌한 상상을 머릿 속에서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그 뒤로도 계속 은서는 대호를 찾아왔다. 역시 야동을 한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격언이 있듯이,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운 법이다. 곧 ‘아버님’이라는 호칭과 ‘대호를 향한 존대말’은 은서에게 익숙해졌다.

“뭐라고? 큰아가가 미술대학교 출신이라고? ”

“모르셨어요? 저는 아버님이 저희들 프로필을 다 알아보고서 며느리로 삼은 줄 알았는데... ”

“나는 직원 뽑을 때도 학벌란은 보지 않는단다. 작은 아가야. ”

은서와의 대화는 항상 즐거웠다. 은서도 이제는 대호 앞에서 편안한 기색으로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코스는 항상 정해져 있었다. 가벼운 브런치 식사. 그리고 2차로 다른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다 마시면 대호는 은서에게 돈봉투를 내밀었고 그러면 은서는 받아들고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은서는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을 남편에게 뛰어갔다.

한동안 은서는 분명히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배고푼 척을 하며 남편과 함께 밥 먹으로 가곤 했다. 하지만 이윽고 은서는 그냥 집으로 가자라는 말을 꺼냈고, 부부는 이제 말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례화 되었다.

사실 복만의 둘째아들은 아내가 복만과 함께 레스토랑에 들어가고 카페에 들어가는 모습을 뒤쫓아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햄버거와 콜라로 한끼를 때우면서 주욱 아내를 지켜보는 것이다. 혹시나 자신의 불안한 상상이 현실화되지는 않을까 불안감에 떨면서 말이다.




“형님, 오래간만이예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

은서가 시연에게 인사한다. 대호는 은서와의 만남에 변화도 주고, 시연에게 자극도 줄 겸해서 시간을 조정해 두 며느리들을 같이 만나게 했다. 말수 없고 조용하고 매사에 무덤덤한 첫째며느리 시연. 그리고 사근사근 웃음띤 얼굴에 애교도 잘 떠는 둘째 며느리 은서.

“아버님 그거 아세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형님은 학교 내에서 최고 스타였어요. 학교 내 모든 여학생들이 흠모하는 선배, 친구로 형님을 뽑았었죠. ”

“최고 인기인? 믿기지 않는 이야기인데. ”

그런 여자가 이제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신세라고? 차마 대호는 이 말은 할 수 없었다. 시연은 눈치없는 여자이기도 하다. 이쯤되면 자신의 처지를 알아차리고 대호에게 몸을 맡겨보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텐데. 그저 며느리 역할 놀이에 충실할 뿐이다.



“형님 그거 아세요? 어머님이랑 아가씨랑 저 자식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을? ”

화장실에서 은서가 시연에게 묻는다.

“응. ”

“에헤. ”

사실 은서가 알고 싶은 것은 시연도 대호의 여자가 되었는가 하는 여부였다. 그런데 보아하니 대호라는 자식은 시연 형님을 건드리지 않은 모양이다.

“아, 그거. ”

시연은 은서에게 자신이 받는 생활비와 재판 증언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해주었다. 그래도 은서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대호라는 자식에게 굳이 시연의 증언이 필요할 리 없다. 이미 대호의 마누라가 된 예원의 증언만으로도 충분하다.

“혹시 그 자식이 형님도 가지려는 것 아닐까요? ”

은서는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하지만 시연은 간단히 부정한다.

“아니. 아버님은 처녀를 좋아해. ”

“아니, 아니, 진짜 아버님 말고요. ”

대화의 핀트를 놓쳐 시연, 은서 모두 어리둥절해 한다.

“동생 무슨 말? ”

“혹시 형님은 그 고스트 트랜스인가 뭔가를 통해서 진짜로 아버님이 저 자식 몸에 자리잡았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

“아니. 하지만 아버님은 처녀를 좋아해. 그건 똑같애. ”



은서는 놀랐다. 시연 형님은 평상시에도 대호 그 자식을 ‘아버님’이라고 호칭하고 있었다. 그리고 예전 복만이나 지금 대호 그 자식이나 별 차이 없다고 느끼는 모양이다. 그리고 자신은 그저 ‘며느리’이고...



대호의 예상과 달리, 시연과 은서와의 동시 만남은 시연에게 큰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시연은 여전히 편한 옷차림으로 대호를 만나러 왔다. 그리고 “예” 소리만 100번 넘게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에 반해 오히려 은서 쪽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은서는 자신의 며느리 역할극에 진정성을 투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은서가 보기에 대호에게서 재산을 되찾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끝없이 들어가는 변호사 비용을 치르며 재판을 하느니, 차라리 대호와 합의를 보는 것이 낫다. 대호를 아버지로 인정하고, 대신에 아들몫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그나마 하류층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길이다.

그리고 자신이 대호에게 잘 보이면, 어쩌면 대호에게 아들몫으로 더 큰 파이를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려면 동서인 시연처럼 철저히 며느리인 양 처신해야 한다. 대호가 원하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



“이거 무슨 초콜릿이야? ”

“아, 그거. 누구 선물주려고. ”

“누구? ”

“어. 저번에 지갑 잃어버렸을 때 찾아주신 청소부 아주머니 분 있거든. 그 분에게 드릴려고. ”

“그런 일이 있었어? ”

“응. ”

은서는 거짓말하지 말았어야 했다. 은서는 대호와 합의를 본다는 자신의 계획을 먼저 남편과 상의를 했어야 했다.



대호는 저만치에서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걷고 있는 은서와 복만의 둘째 아들 부부 모습을 내려다 보았다. 참으로 행복해 보이는 부부모습이다. 그리고 자신의 책상 위에 놓여져 있는 초콜릿 박스를 잠시 보았다.



“큰아가냐? 무슨 일이냐? ”

“아버님. 제가 감기에 걸려 가지고서...의사 말씀이 집에서 푹 쉬래요. 여기저기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말고요. 그래서 오늘은 나가지 못하겠어요. 죄송해요. 아버님. ”

대호는 금방 시연이 거짓말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연이 진짜로 아팠다면 그저‘몸이 아파요’라고 말했을 것이다.


시연의 아파트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엉망진창이었다

“이쪽으로 얼굴을 돌려 봐라. ”

시연은 주저주저 하다 고개를 돌린다. 흠. 시연의 얼굴은 붉게 부어 올라 있었다.

“그 녀석이 왜 여기 온 거냐? ”

시연은 말이 없다. 하지만 대호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휴대폰을 꺼내자, 어쩔 수 없이 입을 뗀다. 시연은 남편이 집에 쳐들어왔다고 말했다.

“제 통장을 가져 갔어요. ”

“통장? 너 한테 무슨 돈이 있다고? ”

시연은 액수를 말한다.

“큰아가, 너, 내가 준 돈 안 쓰고 모아두고 있었던 거냐? 내가 분명히 예쁜 옷도 사고, 가방도 사라고 그랬지. ”

대호는 짜증이 났다. 대호가 시연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큰 돈을 주는 것은 간단한 이유에서다. 계속 높은 소비 수준을 유지시켜 자립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나가요 아가씨들이 아무리 큰 돈을 벌어봤자, 명품이요 성형수술이요 해서 계속 돈이 빠져나가, 화류계 생활에서 못벗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게....제가 사고 싶은 것은 좀 비싸서요. ”

“응? ”

시연은 갖고 싶었다는 카메라랑 렌즈랑 하이파이 오디오 세트를 말한다. 그 모두를 사려면 서민 아파트 한 채 가격이다. 대호는 의외로 값비싼 장르를 즐기는 시연의 취미생활에 놀랐다.

“네가 전에 분명히 사진도 찍고 음악도 들으며 지낸다고 했지....”



대호는 고민 좀 해봐야 했다. 이 첫째 며느리는 의외로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여자인 것이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것인 이해가 가는.... 그 보다는 먼저 폭력남편에게 매맞은 여자를 좀 달래주어서 점수를 따야지.

“내 실수가 크구나. 큰아가 너를 여기에 혼자 방치해 두는 게 아닌데. ”

“아니예요. 저는 혼자가 편해요. ”

아니 대호가 불편했다. 시연이 거주하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대호의 주 활동공간과 너무 떨어져 있어서 대호의 시야에서 시연을 떨어뜨려 놓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시연의 거주지를 자신의 주변으로 옮겨 놓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고보니 나는 네가 어떻게 사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았구나. ”

대호는 시연을 안고 토닥토닥 거려주면서, 다 잡은 물고기라고 여겨 시연에게 무관심했던 자신을 반성했다. 일주일에 두 번 만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좀 더 시연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세심한 배려가...... 아니라 대호는 하루 빨리 시연을 따먹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최근 복만의 막내아들 상민의 약혼녀였던 아영의 부모가 대호에게 접근했다. 그들은 자신의 딸을 대호에게 팔려고 했다. 아영은 이미 상민에게 처녀를 잃어서 아영 부모는 나름 디스카운트한 가격을 제시했는데, 그 가격도 어느 아프리카 빈국의 1년치 식량을 사올 수준이었다.

나름 깎기도 했고, 덤으로 아영의 동생인 아이린도 받았지만, 그래도 비싼 가격에 상민의 약혼녀 아영을 산 까닭은 간단하다. 자신의 여친을 범한 상민에 대한 복수다. 대호는 아영의 항문에다 자신의 자지를 박는 동영상을 찍고는 그 파일을 상민에게 보내줄 작정이다.

그리고 아영 뿐만이 아니다. 은서의 항문에다 박는 장면도, 시연의 항문에다 박는 장면도, 그리고 상민의 누이 지민의 항문에다 박는 장면도. 모두 보내줄 계획이다. 낄낄 인터넷에 뿌리던지, 그것은 마음대로 하라지.

단, 예원이나 설빈은 대호의 마음에 쏙 들었으므로 제외.

‘음하하하. 은서 이년이 아버님, 아버님 안돼요. 하면서 흔드는 엉덩이 항문에다 자지를 꽂는 광경은 참으로 스펙타클할 꺼야. 음하하하. ’



그런데 대호가 유독 은서의 항문에 집착하는 것은 사연이 있다. 대호는 복만의 장남이 쓰던 카페 사무실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암호가 걸려 있는 usb 메모리를 하나 얻었다. 암호는 탐정 사무소에서 알려줬다. 탐정 사무소에서는 장남 컴퓨터 바로 위에 몰카를 설치해 키보드를 촬영한 것이다.

메모리는 동영상 파일로 가득차 있었다. 대부분 화장실 몰카였다. 복만의 장남은 자신의 카페 화장실에다 몰카를 설치해서 손님들의 은밀한 곳을 촬영해온 것이다. 설치 위치도 화장실 천장이 아니라 변기 밑에서 올려다 보는 각도로 찍은 것이라 여자들의 생식기가 아주 선명히 찍혀 있었다.

“변태 자식. 좋은 장비 썼네. ”

대호는 복만의 장남을 욕하면서도 화질좋은 동영상을 흥미롭게 감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는 얼굴이 나왔다.

화장실 칸에서 나오는 여자를 향해 문을 잡아주며 생글생글 웃으며 눈인사하고는, 자신이 칸 안으로 사뿐사뿐 들어오는 여자. 바로 은서였다.

은서는 짧은 치맛자락을 잡아 올리는고는, 검정색 스타킹과 팬티를 한꺼번에 잡아 내렸다. 그리고는 하얀 엉덩이를 변기 위에 살짝 들고는 오줌을 쌌다. 그것은 너무 예쁜 항문 구멍이었다. 화질 좋은 몰카여서 더욱 감상할 맛이 나는, 치질의 흔적 따위는 물론 털 하나도 없는 너무나 깨끗하고 선명한 국화주름이었다.

그 밑으로는 늘어지지 않은 것만은 확실한 보짓살도 순간적으로 얼핏 지나가지만 대호로 하여금 몇 번이고 리플레이 시키게 만든 것은 오로지 은서의 항문 때문이었다. 오줌소리가 약해짐과 동시에 달항아리 같은 하얀 엉덩이 사이에 자리잡은 은서의 항문이 힘을 주느라 오물오물 거리는데... 캬, 저기에다 자지를 일필휘지로 콱 쑤셔 박았음 하는 욕망이 절로 솟구치는 것이다.

사실 대호는 서로 아껴주는 티를 확실히 내는 은서 부부를 건드리지 않고 곱게 곱게 끝내려는 마음도 있었다. 성관계는 없는 마누라인 예원도 며느리들을 건드리려는 대호의 수작에 대해 눈치를 채고 버림받은 첫째 며느리는 그렇다 쳐도 잘 살고 있는 둘째 부부는 백년해로하게 그냥 내버려 두라고 부탁했었다.

그래서 대호는 예원과의 동침 카드로 은서를 사용해 볼까 했었는데, 이 몰카를 본 뒤로 그 계획은 백지화시켰다. 대호는 꼭 은서를 따 먹어야겠다고 결심했다. 특히나 은서의 애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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