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내 여자니까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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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591회 작성일 20-01-17 12:26본문
누나는 내 여자니까
한 순간, 인생 자체가 변질되어 버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등교하고, 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학업에 열중하면서 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게 보내기 바빴던 일반 학생.
지각할까 두려워 피곤에 찌든 두 눈 부릅떠 맛없는 아침밥을 우걱우걱 입 안에 쑤셔 넣고 대충 세안, 세족 후 책가방 어깨에 걸친 채 뻑뻑한 운동화 어거지로 구겨 신고는 찬바람 맞으며 일상생활을 시작, 공부하다 밥 먹은 후 잠시 눈 붙이었다가 다시 공부. 죽어라 공부하다가 마지막 교시 끝나고 청소하면 집으로 돌아가 책 펴들고 복습 및 예습에 빠져든다.
그래. 나는 이러한 생활에 만족하진 않았지만 이상한 점 따위 없다 생각하며 살아왔고, 성적 위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이 나라에서는 이것만이 살 길이라 자위하며 살았다. 이렇듯 평범한 내가 변하게 된 것은, 일말의 고의성조차 섞이지 않았던 상태에서 무척이나 자극적인 모습을 두 눈에 담게 된 후 부터였다.
면역이 없어서 더 그랬을까? 옛말에 늦바람이 무섭다던데, 그 말이 딱인 것 같다. 아니면 샤워하는 누나의 벗은 몸 한번 봤다고 사람이 이렇게까지 발정난 개가 되진 않을 테니까.
"..하아, 하아."
나에겐 인터넷에 떠도는 자위 경험자들의 무용담 따위 전혀 필요 없었다. 어떤 야동이 쩐다더라, 그 연예인의 노출 사진이 여기 있다, 이 딴 것들은 한솔이 누나 허벅지 살결 0.0001평만큼의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다. 다른 사람들에겐 소중한 정보들일지 몰라도 내가 흥분하는 요소는 오로지 하나, 내 여동생 한솔이 누나뿐이다.
"하앗, 거, 거기!"
내 오른손이 나의 좆을 잡고 빠르게 움직였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열었던 문 너머로 비춰진 새하얀 여체. 뽀얀 증기 틈 사이에서 한솔이 누나의 아담한 몸이 극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장면을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가 없다. 앙증맞은 발가락, 곧게 뻗은 두 다리, 반질거리는 엉덩이와 가는 허리선, 유려한 곡선의 어깨, 그리고 문 여는 소리에 설핏 돌아설 때 보였던 붉은 입술..
머리 한 구석에 각인되어 떨쳐지지 않는 기억을 토대로 상상하던 나는, 한솔이 누나의 작고 빨간 입술이 생각하면서 떠오른 음탕한 망상에 정신줄이 끊어지는 듯 한 충격을 받았다. 만약 저 입으로 내 좆을 빨아준다면..
"한, 한솔아..으읏, 싸, 싼다!"
나는 두 눈 질끈 감고, 한솔이 누나가 입 안 가득 좆을 담은 모습을 떠올리며 오른손의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다가, 좆 구멍을 타고 격하게 발사 된 야한 액의 느낌을 받으며 사정감을 음미했다.
“..하아, 하아..후우우...”
사정 후,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이 서서히 제 템포를 찾아감에 따라 온 몸을 집어 삼켰던 열기와, 옅게 발산되던 신음 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한 순간 발동 걸리면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흥분해 미친 듯이 좆을 흔들다가, 정액을 배출하면 다시금 자아를 찾게 된다. 쌓였던 욕구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주었으니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자위 후면 항상 느껴지는 죄책감과 얼굴을 들어올리기 힘들 정도의 부끄러움이 물밀 듯 밀려온다는 거다.
한 뱃속에서 태어난 여자를, 세상 온갖 합리화를 사용해도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망상 속에 집어넣어 음탕하게 만든 것에 대한 죄책감과, 그것에 취해 섹스에 미친 개 마냥 발기 된 좆 대가리를 이리저리 뒤틀었다는 것이 날 자괴감에 빠뜨렸다. 하지만 이러한 죄책감과 자괴감 따위의 감정은 잠시 뿐이다.
자괴감이 어떻고, 죄책감이 어떻고 지랄하지만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나는 한솔이 누나를 대상으로 한 망상 속에서 자위를 한다.
“후우..제길.”
지금은 이렇게 침대 위에 누워 얼굴을 슬그머니 찌푸리고 있지만 조금의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신병자 마냥 귀두를 자극하면서 신음을 흘리게 된다는 거다. 그리고 보다 두려운 것은 망할 죄책감이 이젠 거의 희석되다 못해 지워져 버리려하고 있다는 사실.
매번 새벽 4시에 자던 놈은 그 시각이 되지 않을시 꿈나라로 갈 수 없는 것처럼, 이젠 나도 한솔이 누나을 대상으로 한 자위가 삶의 한 부분이 되려한다는 것이다. 꿈나라로 갈 수 없는 장난꾸러기 마냥 지독하게 날 얽어 메는 소유욕이라는 존재. 너무 나도 소유하고 싶고, 죽어 비틀어질 정도로 느끼고 싶지만, 곧 죽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량한 현실.
“..좀 줄여볼까.”
아직 따뜻하게 달아올라 있는 이마에 손등을 가져다 대고 두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려 봤지만, 그것이 아직 실현 불가능한 사항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할 수 있다. 두 눈을 감는 순간 한솔이 누나의 하얀 허리 라인이 다시금 뇌리를 가득 메우자, 이마에 붙어 있는 왼손 대신 오른손을 내려 아직 열기가 가득한 좆을 손아귀에 쥐어버렸기 때문이다.
좆 대가리 꼭지를 손바닥 중심에 갖다 대어서, 사정 후 닦아내지 않은 쿠퍼액이 부드럽게 미끌미끌 거렸다.
“아, 씨발. 진짜 좋은 자위 방법 없나?”
한솔이 누나를 꼬드겨서 따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자니 이상한 불쾌감마저 든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자위만 하는 걸론 만족도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만족도가 하향함과는 반대로 섹스에 대한 광적인 호기심과 욕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른다. 딱 한 번 사정 할 정도만큼이라도, 일단은 당장이라도 빨려보고 싶은 욕망이 심장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갈 지경이다.
한솔이 누나의 입술은 어떤 느낌일까? 한솔이 누나의 가슴은? 한솔이 누나의 허벅지는? 한솔이 누나의 엉덩이는?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란 말은 개소리다. 아니, 끊임없이 추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선 몇 초 후 잊어버릴지 몰라도, 온몸 세포 하나하나의 모든 촉수가 향해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아마 죽는 그 순간까지 잊지 못 할 거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불효자는 죽은 부모의 유산 따위나 기억하겠지만, 효자는 부모의 사소한 버릇까지도 모두 기억하는 것처럼 나 또한 그 때 그 순간의 한솔이 누나 자체를 지워지지 않는 영역으로 만들어 버려서 결코 잊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위만을 수단으로 사용하자니 미칠 노릇.
아마 신께서 허락해 주는 순간 한솔이 누나의 작은 발가락 끝까지 핥아 댈 것만 같은 소유욕이 내 모든 신경을 점령했다.
똑똑.
“게을러! 이젠 시간 되면 알아서 내려와도 되잖아?”
컥?!
쿠퍼액을 자지 윗부분 기둥에 처바르던 나는 느닷없이 들려온 노크와 앳되고 가녀린 목소리에 좆을 뽑아버릴 뻔했을 정도로 경악하며 발밑으로 말려 내려갔던 이불을 턱밑까지 잽싸게 끌어올렸다. 한 순간 사정 직전의 절정 때와 비슷한, 아니, 그 이상으로 심장박동수가 치솟아 올라 말 대신 목매인 신음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자?”
단말의 의문을 품은 여린 음성에 이어 방문 둥근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를 기점으로, 난 두 눈을 내리 감았다.
자위 직후라서 어느 정도 발기 되어있던 좆이 한 순간 쪼그라들었고, 매끈하던 손바닥이 육체 과열로 인해 삽시간에 건조해졌다. 개 쫄았고, 그보다 몇 배는 더 깜짝 놀랐다.
만약 사실을 알게 되면 서로 마주 앉기조차 껄끄러워지는 행위를 했으니 내 심정은 당연한 것이다. 뭐, 서로 눈만 맞아도 떡 치는 사이라면 모르지만, 지금 관계에서 들킬시 개 병신 취급 받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솔이 누나가 다른 사람 앞에선 차분하고 순수하게 행동하는 사람이지만 예전부터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나한텐 약간 까칠한 면이 없지 않으니, 어떻게든 걸리지 않게 해야 한다.
물론 좆 잡고 흔드는 모습이나 야동 틀어놓고 하악거리는 짓만 하지 않으면 발각될 위험은 없으니 안전하다 할 수 있으나, 사람 심리라는 게 이런 상황에선 자연스레 불안감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는 머리끝까지 덮여진 이불 속에서 두 눈을 감고 심연 깊숙한 곳으로 빠져들었다.
“..자는구나.”
자그맣지만 거리감이 없는 목소리. 문과 침대까지의 거리는 내 기준으로 서너 발자국, 한솔이 누나의 경우 대여섯 걸음 정도. 문 쪽에서 중간 정도 크기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과 지척에서 자그맣게 말하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아무리 자그맣게 말해도 가까이에서 말하는 것이 어떤 음성보다 명확하게 귓가를 두드린다.
그리고 그 명확함을 근거로 지금 한솔이 누나의 연붉은 입술이 내 귓가와 고작 한 뼘 정도의 거리조차 두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머리 쪽 세포가 온통 귀로 쏠려 살이 따끔거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 좆을 담아주고, 흘러넘치는 정액을 붉은 혀끝으로 살며시 핥아서 목 너울지게 삼켜주던 입술이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좆 대가리가 저려왔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눈을 뜨고 이불을 걷어내어 한솔이 누나를 보는 순간 둘 모두의 인생은 끝나는 거다.
나는 누나를 강간한 중범죄자로, 한솔이 누나는 자신의 동생에게 따먹혔다는 사실에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나야 병신 새끼처럼 콩밥 좀 처먹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한솔이 누나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침묵하게 했다.
그만큼, 눈이라도 마주치면 곧바로 음탕하게 키스해 버릴 거라 확신하게 될 만큼 발정이 나있다는 것이다.
“..아, 씹을 할!”
몇 년 같은 몇 초가 지나 한솔이 누나의 인기척이 사라짐을 느끼며 베고 있던 베개를 양팔로 거세게 감싸 안았다. 덕분에 안면이 파묻히는 꼴이 되었지만 그것이 거친 숨소리를 숨기기엔 오히려 나았다. 평소엔 그저 시선 피하고 스쳐지나가듯 생활하면 어느 정도 성욕 절제가 되는데, 이런 미친 경우에 처해보니 내 뇌가 얼마나 천박해졌는지 확연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나는 이불을 팽개치고 침대에서 벗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침대 바로 옆에 컴퓨터가 있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본체를 켜고 윈도우가 부팅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았다.
-띠리이이이.
“뭐야?”
안방, 한솔이 누나 방, 그리고 내 방까지 각각 컴퓨터가 놓여져 있으니 누군가 이것을 건드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기에 기습적으로 들려오는 부팅 완료 음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스피커 따위 틀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여튼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 빠르게 스피커 전원을 꺼버리는 것으로 그 모순을 머릿속에서 삭제한 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이콘을 더블 클릭해 창을 띄운 후 검색란에 ‘남자 자위 법’이라 써넣고 엔터를 짓눌렀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된다.
차라리 어느 연예인이 환장할 정도로 좋아져서 개 같은 발정이 걸렸다면 몰라도, 내 모든 욕망의 근원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원한다면 바로 대화 가능, 손 뻗으면 만질 수도 있고, 심지어 방이 바로 옆에 붙어있기까지 하다. 1층에 있는 안방과는 따로 격리되어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이른 저녁부터 차가운 새벽이 다가올 때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쑤셔댈 수 있는 여건마저 마련되어져 있다.
그래, 마음만 먹으면 죽도록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독한 고역이다.
“...물봉딸? 이게 뭐지?”
좆 구멍에 샤프심 박아라, 공부나 처해라, 집에 누나나 여동생 있으면 따먹어라, 옆집 누나한테 부탁해라, 등등 병신 쓰레기 같은 말들만 보이다가 어느 순간 물봉딸이라는 것이 내 시야에 포착 되었다. 이름에서부터 뭔가 전문적인 포스가 느껴져 저절로 게시물을 클릭한 나는 내용을 확인했다.
“음, 이건 한 번 해볼만 할라나.”
게시물에 달린 댓글로 보아 애용자들도 몇 있는 것 같고, 대부분의 평이 바람직해 보였다.
불특정 다수가 인정하는 물봉딸의 준비물 및 방법은 간단했다. 우선 두 개의 일회용 반투명 비닐봉지에 따뜻한 물을 절반 조금 안되게 담아 입구에 매듭을 지어 물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한 후, 그 둘을 또 다른 일회용 반투명 비닐봉지에 담는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매듭지어진 반대부분이 서로 맞닿도록 넣어 마치 여자의 엉덩이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고 한다. 즉, 먼저 들어가는 비닐봉지는 매듭이 아래로 향하게 넣어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매듭이 위로 향하게끔 넣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두 개가 들어간 비닐봉지의 입구에 매듭을 지어 안쪽 내용물들이 서로 최대 밀착 할 수 있도록 해놓아야 따뜻한 엉덩이가 만들어진다 한다.
“이 씹할 새끼들이, 이거 만들어서 어쩌라는 거야?”
다시 한 번 댓글들을 자세히 보니 이 게시물 쓴 새끼를 욕하는 병신들이 하는 대부분의 말이, 제대로나 알고 쓰라고 잔소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와중에 ‘이런 병신새끼들아, 차라리 여친을 사겨라.’, ‘엄마가 보고 있다.’, ‘데어서 고자 되렴.’ 등등의 욕설도 있었으나 그것들은 되려 자위를 사랑하는 새끼들에게 다구빨을 맞고 있었다.
“쓰다 말았다는 거 아냐, 이거? 근성 없는 새끼구먼.”
멍청한 게시물 작성자가 물봉딸을 혼자만 알고 싶었는지 도중에 때려 쳐 더 이상 그것에게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나는, 다시금 인터넷을 나돌아 다니다가 물봉딸 완벽 해부라는 게시물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걸 보고 알게 된 사실로는, 처음에 봤던 게시물은 초, 중딩 놈이 작성했음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병신 같이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면서 나대는 새끼들은, 그러한 초, 중딩 새끼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처음 한 봉지를 넣은 다음에 샴푸나 비누칠을 해서 미끌미끌하게 만들라고?”
놀랍게도 이 자위 법은 따뜻한 물이 담겨있는 봉지와 봉지 사이에 좆을 끼우고 피스톤질을 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하나의 봉지로 둘러싸여져 있으니 그냥은 불가하고, 그 봉지 위에 좆이 들어갈 만한 구멍을 뚫어서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도 구멍을 아무 곳에 뚫어서는 안 되며 안에 들어가 있는 봉지들이 서로 맞닿은 부분, 바로 그 지점에 구멍을 뚫어야 만이 좆 전체가 봉지의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전문적 이론을 토대로 구성되어진 논리였다.
“그럴싸한데, 이거...”
좆 대가리에 화상을 입는다는 결정적 부작용만 없었다면 시도해 봤을 만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물 온도만 잘 조절하면 된다하는데, 그 반대파가 이야기 하고 있는 것들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봉지 세 개 내다버리며 딸을 칠 필요까진 없어 보였다. 물론 반대파의 의견 중 ‘물 온도 낮추면 보지구멍 느낌이 사라진다.’가 가장 큰 반작용을 불러 일으켰다.
...조금 더 실제 여자랑 하는 것 같이 따뜻하고 포근하며 오돌도톨한 자위 법은 없을까? 여태껏 여자에 관심이 없어서 여자의 질 내부 느낌에 대해서는 경험자들의 무용담 따위에서 얻어 들은 것이 전부지만, 그 전제를 바탕으로 호기심이 끓어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쁘게 생긴 연분홍빛 보지 사진만 봐도 그걸 한솔이 누나에게 대입해 상상하는 순간, 그 때의 기분이 어떨지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려오는 상황에서 보다 사실적인 느낌을 발현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은 당한솔이 누나사.
“하, 파스딸은 또 뭐야.”
완전형 옥중보지 대형이라는데, 하고나면 좆에 여드름이 난다고 한다. 그 외에 두부딸, 참외딸, 바나나딸, 심지어는 치약딸과 컵라면딸까지 아주 각양각생으로 다양한 남자 자위 법이 존재했으나, 어떤 것이라도 차마 실제 섹스감을 느끼게 해줄 것 같진 않아서 집어치웠다.
...별수 없군. 일단 물 한 번 더 빼고 나서 밥 먹으러 내려가야겠어.
나는 방금 좆을 잡고 위아래 율동하던 왼손을 들어서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헝클어진 머릿결을 매만져 다듬었다.
예전 같으면 머릿결은커녕 상, 하의조차 착용 상태를 점검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록 한 뱃속에서 나온 사일지라도 이젠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한솔이 누나 앞에서 거지 깽깽이 꼴을 하고 집 안을 배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심지어 밖에서도 전혀 꾸미지 않고 살던 나는 바가지였던 머리를 깔끔하게 올려쳤으며 스킨과 로션을 샤워한 후 꼭 얼굴에 처발랐다.
솔직히 범생이 스타일을 탈피한 내가 남들한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딴 거 다 필요 없으니 한솔이 누나 하나만은 조금이라도 좋게 봐줬음 하는 바람이다.
“지금 내려가 봤자 이미 나갔겠지만...”
밥 먹고 친구들 만나러 간다 했으니 이미 집 안엔 한솔이 누나가 없을 거다. 그래도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지금 아니면 평생 안 볼 것도 아니니 언제 어디서든 항상 나 자신을 가꾸고 꾸며 놓아야만 한다.
나는 평소 같잖지도 않게 생각했던 프리스타일의 가르마를 앞머리에 태우는 것을 마무리로 방을 벗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거실과 주방은 불투명한 미닫이문으로 구분되어져 있기 때문에 밥을 입에 집어넣으려면 언제나 닫힌 문을 여는 수고를 해야 했다. 요즘 자위를 극적으로 많이 해서 다리가 후들거림은 물론이요, 인간의 창조물 따위조차 여는 게 힘들 지경이지만 먹고 살려면 별 수가 없었다.
“이제 오니.”
“네, 어무이.”
주방 안엔 어무이가 앞치마를 두른 채 홀로 싱크대에서 과일을 깎고 있었다. 포니테일 형태의 검고 긴 생머리가 자그마한 움직임에 맞춰 살랑거리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밥 남았죠.”
“밥이야 많지. 어서 앉아라.”
네모반듯한 식탁 곳곳에 놓여있는 네 개의 의자들 중 아무거나 골라서 끌어당겨 앉은 나는, 말짱하게 기능하고 있는 두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사용한 의자를 제자리에 꽂아 넣고 일어나는 가족들이라 대충 삐져나온 의자 하나가 눈에 거슬렸긴 했지만, 내가 집어넣으면 장땡이라 생각하며 그 의자의 옆에 앉는 순간, 체크무늬의 주름치마가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 짙은 남색과 검정색이 적절하게 조합 된 치마가 조금씩, 조금씩 움찔거리고 있었다.
“...끄응. 쫌만 더...”
식탁보 덕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식탁 아래에서 엷은 신음이 흘러나와 내 귀를 작살냈다. 아마 밥 먹다가 수저라도 떨어뜨렸나 보지. 아마 맛난 반찬이라도 굴러 떨어졌나 보지. 그래서 한솔이 누나는 허리를 숙이고 앙큼한 엉덩이를 길게 뒤로 뺀 채 식탁 아래로 상체를 넣어 그런 것들을 찾으려는 거겠지.
전후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꿈에서도 그려마지 않던 탱글한 한솔이 누나의 엉덩이가, 그것도 평상시가 아니라 대단히 위협적인 요소가 담긴 자세로 내 눈 앞에 놓여져 있다는 사실은 운명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이, 이런.”
내 손이 본 의지를 떠나 점점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식탁보가 채 가리지 못한 가는 허리 라인...그리고 걸작마냥 곡선 진 도톰한 둔덕 두 송이. 노골적으로 뒤로 빼어진 엉덩이 덕분에 체크무늬 주름치마가 그 골 사이로 조금 들어가 있는 모습은 차마 쓰다듬지 않고는 못 배길 정경이다.
인생 뭐 있어, 씨발! 그냥 자연스럽게, 아니, 손바닥 평지의 씹만 분지 일이라도 좋으니 접촉을 해놓고, ‘아, 미안. 있는 줄 몰랐어.’, 또는 ‘뭐야? 있었냐?’ 등의 개 소리로 딱 잡아떼면 되지 않겠는가. 과연 누가 여동생의 탱글한 엉덩이를 슬쩍 쓰다듬고 싶어 하겠다고 생각하겠는가? 이런 당연한 세상의 이치가 내 행동을 오히려 보호해주지 않을까? 상식이라는 것이 내 행동을 불법화에서 자연스레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이젠 조금 밖에 안 남았어. 닿을 수 있을 때까지 말 그대로 코앞이다. 아주 약간만 더, 이성적으로 보든 감성적으로 보든 내 개 떨듯 떨리는 왼손검지손가락과, 탄력 담긴 한솔이 누나 엉덩이 사이의 거리는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다.
한 번만 쿡 찔렀다가 빼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다. 다른 남자가 그런다면 한솔이 누나가 비명을 지르겠지만, 아니 그 전에 내가 가서 그 새끼 아가리를 찢고 똥을 짓이겨 넣어주겠지만, 가족이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다. 그래! 능청을 떨면 되는 거야. 그냥 자연스럽게, 떨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
“읏차.”
헉.
닿았다. 아주 약간이지만, 닿았다. 한솔이 누나의 움찔거리던 엉덩이가 잠깐 멈추더니, 식탁보에 가려져 있던 상체가 빠져나온 후, 허리를 곧게 편 다음 의자를 끌어당겨 앉을 때. 그 때 아주 눈 깜빡할 만큼 짧은 순간 동안 내 왼손 검지손가락이 한솔이 누나의 엉덩이를 잠시 쓸었었다. 바늘에 찔리지 않는 이상 평소 별반 감각을 느끼지 못했던 검지 끝자락이 전율에 취해 따끔거릴 정도로 감성적이 되었다. 그곳에 자체적인 뇌라도 들어있다는 생각이 일어날 정도로 개 같이 느껴졌다.
“...아? 너 왔구나.”
“어...어, 그그, 그래.”
빌어먹을, 눈을 못 보겠네. 눈깔이 달라오를 정도로 안면이 붉어졌다는 것이 느껴지는지라 도저히 한솔이 누나를 볼 수 없었던 나는, 밥상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왼손으로 볼 전체를 감싸 안는 듯 한 자세의 턱 괴기 필살기를 사용했다. 손도 뜨거워서 얼굴이 뜨거운지는 촉감상 잘 모르겠지만, 여튼 정신이 녹아버릴 정도로 야릇한 기분에 휩싸여졌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범희야, 혹시...”
“아! 저 갑자기 할 일, 일이 떠, 떠떠, 떠올라서요. 바, 밥은 나가서 머, 먹을게요!”
“버, 범희야, 어디 가니ㅡ?”
차라리 좀 정상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을! 하필 누나의 알몸을 봄으로써 모든 게 좋아지기 시작하다니.
가만히 있으면 어무이 앞에서 한솔이 누나의 작은 입술에 내 주둥이를 가져다 붙일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불투명한 문짝을 열어 제껴 거실로 뛰쳐나온 나는, 이것저것 잴 거 없이 집을 벗어나 밖으로 몸을 옮겼다.
마지막에 무슨 말을 하려했는지 모르지만 예상대로 한솔이 누나는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가까이 살아왔기 때문에 가벼운 접촉사고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인식 자체를 하지 못했을 지도 모르지. 어쨌든 A든지 B든지, 확실한 건 하나다.
이젠 도저히 참고 자시고 할 수준을 벗어났다는 것.
사람 앞날, 한 치 앞을 모른다더니 조금 전까지는 대충 적절한 자위 법 찾아 자신을 위로하면 된다 생각했지만, 손끝으로부터 느껴진 전율은 뇌의 이성이란 부분을 모조리 집어 삼켜 버렸다. 죄책감은 이미 멍멍이한테 양도했고 자기 혐오감 따위 일말마저 느껴지지 않는다. 발가락 끝부터 머리털 꼭대기까지 모든 세포가 단 하나의 생각으로 통일 되었다. 그것이 비록 누군가 옳지 않다 말하는 것이고, 또는 특정 처벌의 대상이 되어 진다 해도, 신이 아닌 이상 날 막을 순 없다.
그래, 악마에게 사로잡힌 인간을 구제할 수 있는 건 신 뿐이다.
“...하아...하아.”
어떻게 하면 만질 수 있지? 어떻게 해야 만족할 만큼 쓰다듬고, 핥을 수가 있을까. 수면제? 마취제? 흥분제? 아니면 그냥 다가가서 벗어버려? 아님 반대로 벗겨? 누가 알겠는가, 알고 보니 한솔이 누나도 만만찮게 변태이거나 예전부터 날 좋아했었다면 서로 벗은 상태에서 이런저런 야한 행위를 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래! 사람 속 모르는 거라고들 하잖나. 사실 한솔이 누나는 내가 강간해주길 바라고 있거나 같이 섹스를 하고 싶지만 세상의 이목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처럼 밤마다 자기 방에서 팬티 위로 손가락을 비비며 자위로 느끼고 있을지도 몰라. 내 생각을 하면서, ‘아앙, 범희야, 좋아...’, 라는 색기 어린 신음소리를 흘리며 욕구를 풀고 있을지도.
“하...하하...하, 그래, 반드시 그래. 당연히 그렇지.”
여자도 남자처럼 성욕을 느낀다지. 다만 드러내놓질 않을 뿐,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똑같이 야한 생각하고 자신만의 섹스 판타지와, 그것과 관련된 가치 담긴 관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저런 욕구 해소용 놀이기구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망상이든, 또는 그렇지 않던 이 지구상 모든 인간들은 먹으며 자는 둥의 일처럼 성욕 또한 언제나 충족시켜하고 싶어 한다!
그것들은 해소한다 해도 다시금 욕망이 일어나고, 또 다시 해소, 이 조화로운 써클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인생.
멍청한 새끼들. 먹고 싶고, 자고 싶고, 입고 싶은 것들 해소하면 그것 자체가 이미 살아감인데 그걸 모르고 ‘인간은 왜 살고 있죠?’라고 지껄이는 병신들이 꼭 있다. 그러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새끼들은 지옥까지 쫓아가서 좆 대가리를 분질러 놓아야 한다. 자기기만에 심취한 병신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달라. 나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왜 원하는지 또한 알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해소해야만 인생의 써클을 안정적이고 인상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어떤 순간,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검은 불꽃마냥 내 뇌리를 가득 집어삼킨 하나의 정론은, 나로 하여금 현 욕구해소에 가장 필요한 물건을 입에 올리게 했다.
“...수, 수면, 수면제가 필요해...”
조금씩, 내 노예로 만드는 거다.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대가론 싼 거 아닌가? 인생의 뜻을 알려주는 대가로는, 지나치게 천박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거 정도야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 않은가. 옛말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 따위가 있는데, 옷깃이 아니라 따끈한 성기를 서로 맞댄 사이 속에서 서로 간에 잴 필욘 없다.
앞으로 하루하루 나아갈 때마다 나와 한솔이 누나의 거리는 서서히 좁아질 거다. 예를 들어 첫 날은 허벅지, 둘째 날은 가슴, 셋째 날이 되면...
“...크, 크크큭...”
내가, 한솔이 누나의, 모든 것을 갖겠다.
한 순간, 인생 자체가 변질되어 버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등교하고, 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학업에 열중하면서 남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게 보내기 바빴던 일반 학생.
지각할까 두려워 피곤에 찌든 두 눈 부릅떠 맛없는 아침밥을 우걱우걱 입 안에 쑤셔 넣고 대충 세안, 세족 후 책가방 어깨에 걸친 채 뻑뻑한 운동화 어거지로 구겨 신고는 찬바람 맞으며 일상생활을 시작, 공부하다 밥 먹은 후 잠시 눈 붙이었다가 다시 공부. 죽어라 공부하다가 마지막 교시 끝나고 청소하면 집으로 돌아가 책 펴들고 복습 및 예습에 빠져든다.
그래. 나는 이러한 생활에 만족하진 않았지만 이상한 점 따위 없다 생각하며 살아왔고, 성적 위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이 나라에서는 이것만이 살 길이라 자위하며 살았다. 이렇듯 평범한 내가 변하게 된 것은, 일말의 고의성조차 섞이지 않았던 상태에서 무척이나 자극적인 모습을 두 눈에 담게 된 후 부터였다.
면역이 없어서 더 그랬을까? 옛말에 늦바람이 무섭다던데, 그 말이 딱인 것 같다. 아니면 샤워하는 누나의 벗은 몸 한번 봤다고 사람이 이렇게까지 발정난 개가 되진 않을 테니까.
"..하아, 하아."
나에겐 인터넷에 떠도는 자위 경험자들의 무용담 따위 전혀 필요 없었다. 어떤 야동이 쩐다더라, 그 연예인의 노출 사진이 여기 있다, 이 딴 것들은 한솔이 누나 허벅지 살결 0.0001평만큼의 가치조차 없는 것들이다. 다른 사람들에겐 소중한 정보들일지 몰라도 내가 흥분하는 요소는 오로지 하나, 내 여동생 한솔이 누나뿐이다.
"하앗, 거, 거기!"
내 오른손이 나의 좆을 잡고 빠르게 움직였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열었던 문 너머로 비춰진 새하얀 여체. 뽀얀 증기 틈 사이에서 한솔이 누나의 아담한 몸이 극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장면을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가 없다. 앙증맞은 발가락, 곧게 뻗은 두 다리, 반질거리는 엉덩이와 가는 허리선, 유려한 곡선의 어깨, 그리고 문 여는 소리에 설핏 돌아설 때 보였던 붉은 입술..
머리 한 구석에 각인되어 떨쳐지지 않는 기억을 토대로 상상하던 나는, 한솔이 누나의 작고 빨간 입술이 생각하면서 떠오른 음탕한 망상에 정신줄이 끊어지는 듯 한 충격을 받았다. 만약 저 입으로 내 좆을 빨아준다면..
"한, 한솔아..으읏, 싸, 싼다!"
나는 두 눈 질끈 감고, 한솔이 누나가 입 안 가득 좆을 담은 모습을 떠올리며 오른손의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다가, 좆 구멍을 타고 격하게 발사 된 야한 액의 느낌을 받으며 사정감을 음미했다.
“..하아, 하아..후우우...”
사정 후, 미친 듯이 뛰던 심장이 서서히 제 템포를 찾아감에 따라 온 몸을 집어 삼켰던 열기와, 옅게 발산되던 신음 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한 순간 발동 걸리면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흥분해 미친 듯이 좆을 흔들다가, 정액을 배출하면 다시금 자아를 찾게 된다. 쌓였던 욕구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주었으니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자위 후면 항상 느껴지는 죄책감과 얼굴을 들어올리기 힘들 정도의 부끄러움이 물밀 듯 밀려온다는 거다.
한 뱃속에서 태어난 여자를, 세상 온갖 합리화를 사용해도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는 망상 속에 집어넣어 음탕하게 만든 것에 대한 죄책감과, 그것에 취해 섹스에 미친 개 마냥 발기 된 좆 대가리를 이리저리 뒤틀었다는 것이 날 자괴감에 빠뜨렸다. 하지만 이러한 죄책감과 자괴감 따위의 감정은 잠시 뿐이다.
자괴감이 어떻고, 죄책감이 어떻고 지랄하지만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나는 한솔이 누나를 대상으로 한 망상 속에서 자위를 한다.
“후우..제길.”
지금은 이렇게 침대 위에 누워 얼굴을 슬그머니 찌푸리고 있지만 조금의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신병자 마냥 귀두를 자극하면서 신음을 흘리게 된다는 거다. 그리고 보다 두려운 것은 망할 죄책감이 이젠 거의 희석되다 못해 지워져 버리려하고 있다는 사실.
매번 새벽 4시에 자던 놈은 그 시각이 되지 않을시 꿈나라로 갈 수 없는 것처럼, 이젠 나도 한솔이 누나을 대상으로 한 자위가 삶의 한 부분이 되려한다는 것이다. 꿈나라로 갈 수 없는 장난꾸러기 마냥 지독하게 날 얽어 메는 소유욕이라는 존재. 너무 나도 소유하고 싶고, 죽어 비틀어질 정도로 느끼고 싶지만, 곧 죽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량한 현실.
“..좀 줄여볼까.”
아직 따뜻하게 달아올라 있는 이마에 손등을 가져다 대고 두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려 봤지만, 그것이 아직 실현 불가능한 사항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할 수 있다. 두 눈을 감는 순간 한솔이 누나의 하얀 허리 라인이 다시금 뇌리를 가득 메우자, 이마에 붙어 있는 왼손 대신 오른손을 내려 아직 열기가 가득한 좆을 손아귀에 쥐어버렸기 때문이다.
좆 대가리 꼭지를 손바닥 중심에 갖다 대어서, 사정 후 닦아내지 않은 쿠퍼액이 부드럽게 미끌미끌 거렸다.
“아, 씨발. 진짜 좋은 자위 방법 없나?”
한솔이 누나를 꼬드겨서 따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 여자와 섹스를 하자니 이상한 불쾌감마저 든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자위만 하는 걸론 만족도가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만족도가 하향함과는 반대로 섹스에 대한 광적인 호기심과 욕구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른다. 딱 한 번 사정 할 정도만큼이라도, 일단은 당장이라도 빨려보고 싶은 욕망이 심장을 뚫고 밖으로 뛰쳐나갈 지경이다.
한솔이 누나의 입술은 어떤 느낌일까? 한솔이 누나의 가슴은? 한솔이 누나의 허벅지는? 한솔이 누나의 엉덩이는?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란 말은 개소리다. 아니, 끊임없이 추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선 몇 초 후 잊어버릴지 몰라도, 온몸 세포 하나하나의 모든 촉수가 향해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아마 죽는 그 순간까지 잊지 못 할 거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불효자는 죽은 부모의 유산 따위나 기억하겠지만, 효자는 부모의 사소한 버릇까지도 모두 기억하는 것처럼 나 또한 그 때 그 순간의 한솔이 누나 자체를 지워지지 않는 영역으로 만들어 버려서 결코 잊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자위만을 수단으로 사용하자니 미칠 노릇.
아마 신께서 허락해 주는 순간 한솔이 누나의 작은 발가락 끝까지 핥아 댈 것만 같은 소유욕이 내 모든 신경을 점령했다.
똑똑.
“게을러! 이젠 시간 되면 알아서 내려와도 되잖아?”
컥?!
쿠퍼액을 자지 윗부분 기둥에 처바르던 나는 느닷없이 들려온 노크와 앳되고 가녀린 목소리에 좆을 뽑아버릴 뻔했을 정도로 경악하며 발밑으로 말려 내려갔던 이불을 턱밑까지 잽싸게 끌어올렸다. 한 순간 사정 직전의 절정 때와 비슷한, 아니, 그 이상으로 심장박동수가 치솟아 올라 말 대신 목매인 신음소리가 흘러나올 것 같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자?”
단말의 의문을 품은 여린 음성에 이어 방문 둥근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를 기점으로, 난 두 눈을 내리 감았다.
자위 직후라서 어느 정도 발기 되어있던 좆이 한 순간 쪼그라들었고, 매끈하던 손바닥이 육체 과열로 인해 삽시간에 건조해졌다. 개 쫄았고, 그보다 몇 배는 더 깜짝 놀랐다.
만약 사실을 알게 되면 서로 마주 앉기조차 껄끄러워지는 행위를 했으니 내 심정은 당연한 것이다. 뭐, 서로 눈만 맞아도 떡 치는 사이라면 모르지만, 지금 관계에서 들킬시 개 병신 취급 받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솔이 누나가 다른 사람 앞에선 차분하고 순수하게 행동하는 사람이지만 예전부터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나한텐 약간 까칠한 면이 없지 않으니, 어떻게든 걸리지 않게 해야 한다.
물론 좆 잡고 흔드는 모습이나 야동 틀어놓고 하악거리는 짓만 하지 않으면 발각될 위험은 없으니 안전하다 할 수 있으나, 사람 심리라는 게 이런 상황에선 자연스레 불안감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는 머리끝까지 덮여진 이불 속에서 두 눈을 감고 심연 깊숙한 곳으로 빠져들었다.
“..자는구나.”
자그맣지만 거리감이 없는 목소리. 문과 침대까지의 거리는 내 기준으로 서너 발자국, 한솔이 누나의 경우 대여섯 걸음 정도. 문 쪽에서 중간 정도 크기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과 지척에서 자그맣게 말하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아무리 자그맣게 말해도 가까이에서 말하는 것이 어떤 음성보다 명확하게 귓가를 두드린다.
그리고 그 명확함을 근거로 지금 한솔이 누나의 연붉은 입술이 내 귓가와 고작 한 뼘 정도의 거리조차 두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머리 쪽 세포가 온통 귀로 쏠려 살이 따끔거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내 좆을 담아주고, 흘러넘치는 정액을 붉은 혀끝으로 살며시 핥아서 목 너울지게 삼켜주던 입술이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좆 대가리가 저려왔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눈을 뜨고 이불을 걷어내어 한솔이 누나를 보는 순간 둘 모두의 인생은 끝나는 거다.
나는 누나를 강간한 중범죄자로, 한솔이 누나는 자신의 동생에게 따먹혔다는 사실에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나야 병신 새끼처럼 콩밥 좀 처먹고 나오면 그만이지만 한솔이 누나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나로 하여금 침묵하게 했다.
그만큼, 눈이라도 마주치면 곧바로 음탕하게 키스해 버릴 거라 확신하게 될 만큼 발정이 나있다는 것이다.
“..아, 씹을 할!”
몇 년 같은 몇 초가 지나 한솔이 누나의 인기척이 사라짐을 느끼며 베고 있던 베개를 양팔로 거세게 감싸 안았다. 덕분에 안면이 파묻히는 꼴이 되었지만 그것이 거친 숨소리를 숨기기엔 오히려 나았다. 평소엔 그저 시선 피하고 스쳐지나가듯 생활하면 어느 정도 성욕 절제가 되는데, 이런 미친 경우에 처해보니 내 뇌가 얼마나 천박해졌는지 확연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나는 이불을 팽개치고 침대에서 벗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침대 바로 옆에 컴퓨터가 있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본체를 켜고 윈도우가 부팅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았다.
-띠리이이이.
“뭐야?”
안방, 한솔이 누나 방, 그리고 내 방까지 각각 컴퓨터가 놓여져 있으니 누군가 이것을 건드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기에 기습적으로 들려오는 부팅 완료 음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스피커 따위 틀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여튼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니 빠르게 스피커 전원을 꺼버리는 것으로 그 모순을 머릿속에서 삭제한 나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이콘을 더블 클릭해 창을 띄운 후 검색란에 ‘남자 자위 법’이라 써넣고 엔터를 짓눌렀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된다.
차라리 어느 연예인이 환장할 정도로 좋아져서 개 같은 발정이 걸렸다면 몰라도, 내 모든 욕망의 근원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원한다면 바로 대화 가능, 손 뻗으면 만질 수도 있고, 심지어 방이 바로 옆에 붙어있기까지 하다. 1층에 있는 안방과는 따로 격리되어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이른 저녁부터 차가운 새벽이 다가올 때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쑤셔댈 수 있는 여건마저 마련되어져 있다.
그래, 마음만 먹으면 죽도록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지독한 고역이다.
“...물봉딸? 이게 뭐지?”
좆 구멍에 샤프심 박아라, 공부나 처해라, 집에 누나나 여동생 있으면 따먹어라, 옆집 누나한테 부탁해라, 등등 병신 쓰레기 같은 말들만 보이다가 어느 순간 물봉딸이라는 것이 내 시야에 포착 되었다. 이름에서부터 뭔가 전문적인 포스가 느껴져 저절로 게시물을 클릭한 나는 내용을 확인했다.
“음, 이건 한 번 해볼만 할라나.”
게시물에 달린 댓글로 보아 애용자들도 몇 있는 것 같고, 대부분의 평이 바람직해 보였다.
불특정 다수가 인정하는 물봉딸의 준비물 및 방법은 간단했다. 우선 두 개의 일회용 반투명 비닐봉지에 따뜻한 물을 절반 조금 안되게 담아 입구에 매듭을 지어 물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한 후, 그 둘을 또 다른 일회용 반투명 비닐봉지에 담는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매듭지어진 반대부분이 서로 맞닿도록 넣어 마치 여자의 엉덩이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고 한다. 즉, 먼저 들어가는 비닐봉지는 매듭이 아래로 향하게 넣어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매듭이 위로 향하게끔 넣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게 두 개가 들어간 비닐봉지의 입구에 매듭을 지어 안쪽 내용물들이 서로 최대 밀착 할 수 있도록 해놓아야 따뜻한 엉덩이가 만들어진다 한다.
“이 씹할 새끼들이, 이거 만들어서 어쩌라는 거야?”
다시 한 번 댓글들을 자세히 보니 이 게시물 쓴 새끼를 욕하는 병신들이 하는 대부분의 말이, 제대로나 알고 쓰라고 잔소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와중에 ‘이런 병신새끼들아, 차라리 여친을 사겨라.’, ‘엄마가 보고 있다.’, ‘데어서 고자 되렴.’ 등등의 욕설도 있었으나 그것들은 되려 자위를 사랑하는 새끼들에게 다구빨을 맞고 있었다.
“쓰다 말았다는 거 아냐, 이거? 근성 없는 새끼구먼.”
멍청한 게시물 작성자가 물봉딸을 혼자만 알고 싶었는지 도중에 때려 쳐 더 이상 그것에게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나는, 다시금 인터넷을 나돌아 다니다가 물봉딸 완벽 해부라는 게시물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걸 보고 알게 된 사실로는, 처음에 봤던 게시물은 초, 중딩 놈이 작성했음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병신 같이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면서 나대는 새끼들은, 그러한 초, 중딩 새끼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처음 한 봉지를 넣은 다음에 샴푸나 비누칠을 해서 미끌미끌하게 만들라고?”
놀랍게도 이 자위 법은 따뜻한 물이 담겨있는 봉지와 봉지 사이에 좆을 끼우고 피스톤질을 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하나의 봉지로 둘러싸여져 있으니 그냥은 불가하고, 그 봉지 위에 좆이 들어갈 만한 구멍을 뚫어서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도 구멍을 아무 곳에 뚫어서는 안 되며 안에 들어가 있는 봉지들이 서로 맞닿은 부분, 바로 그 지점에 구멍을 뚫어야 만이 좆 전체가 봉지의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전문적 이론을 토대로 구성되어진 논리였다.
“그럴싸한데, 이거...”
좆 대가리에 화상을 입는다는 결정적 부작용만 없었다면 시도해 봤을 만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물 온도만 잘 조절하면 된다하는데, 그 반대파가 이야기 하고 있는 것들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봉지 세 개 내다버리며 딸을 칠 필요까진 없어 보였다. 물론 반대파의 의견 중 ‘물 온도 낮추면 보지구멍 느낌이 사라진다.’가 가장 큰 반작용을 불러 일으켰다.
...조금 더 실제 여자랑 하는 것 같이 따뜻하고 포근하며 오돌도톨한 자위 법은 없을까? 여태껏 여자에 관심이 없어서 여자의 질 내부 느낌에 대해서는 경험자들의 무용담 따위에서 얻어 들은 것이 전부지만, 그 전제를 바탕으로 호기심이 끓어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쁘게 생긴 연분홍빛 보지 사진만 봐도 그걸 한솔이 누나에게 대입해 상상하는 순간, 그 때의 기분이 어떨지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려오는 상황에서 보다 사실적인 느낌을 발현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은 당한솔이 누나사.
“하, 파스딸은 또 뭐야.”
완전형 옥중보지 대형이라는데, 하고나면 좆에 여드름이 난다고 한다. 그 외에 두부딸, 참외딸, 바나나딸, 심지어는 치약딸과 컵라면딸까지 아주 각양각생으로 다양한 남자 자위 법이 존재했으나, 어떤 것이라도 차마 실제 섹스감을 느끼게 해줄 것 같진 않아서 집어치웠다.
...별수 없군. 일단 물 한 번 더 빼고 나서 밥 먹으러 내려가야겠어.
나는 방금 좆을 잡고 위아래 율동하던 왼손을 들어서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 헝클어진 머릿결을 매만져 다듬었다.
예전 같으면 머릿결은커녕 상, 하의조차 착용 상태를 점검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비록 한 뱃속에서 나온 사일지라도 이젠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 한솔이 누나 앞에서 거지 깽깽이 꼴을 하고 집 안을 배회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심지어 밖에서도 전혀 꾸미지 않고 살던 나는 바가지였던 머리를 깔끔하게 올려쳤으며 스킨과 로션을 샤워한 후 꼭 얼굴에 처발랐다.
솔직히 범생이 스타일을 탈피한 내가 남들한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딴 거 다 필요 없으니 한솔이 누나 하나만은 조금이라도 좋게 봐줬음 하는 바람이다.
“지금 내려가 봤자 이미 나갔겠지만...”
밥 먹고 친구들 만나러 간다 했으니 이미 집 안엔 한솔이 누나가 없을 거다. 그래도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고, 지금 아니면 평생 안 볼 것도 아니니 언제 어디서든 항상 나 자신을 가꾸고 꾸며 놓아야만 한다.
나는 평소 같잖지도 않게 생각했던 프리스타일의 가르마를 앞머리에 태우는 것을 마무리로 방을 벗어나 주방으로 들어갔다. 거실과 주방은 불투명한 미닫이문으로 구분되어져 있기 때문에 밥을 입에 집어넣으려면 언제나 닫힌 문을 여는 수고를 해야 했다. 요즘 자위를 극적으로 많이 해서 다리가 후들거림은 물론이요, 인간의 창조물 따위조차 여는 게 힘들 지경이지만 먹고 살려면 별 수가 없었다.
“이제 오니.”
“네, 어무이.”
주방 안엔 어무이가 앞치마를 두른 채 홀로 싱크대에서 과일을 깎고 있었다. 포니테일 형태의 검고 긴 생머리가 자그마한 움직임에 맞춰 살랑거리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밥 남았죠.”
“밥이야 많지. 어서 앉아라.”
네모반듯한 식탁 곳곳에 놓여있는 네 개의 의자들 중 아무거나 골라서 끌어당겨 앉은 나는, 말짱하게 기능하고 있는 두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사용한 의자를 제자리에 꽂아 넣고 일어나는 가족들이라 대충 삐져나온 의자 하나가 눈에 거슬렸긴 했지만, 내가 집어넣으면 장땡이라 생각하며 그 의자의 옆에 앉는 순간, 체크무늬의 주름치마가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 짙은 남색과 검정색이 적절하게 조합 된 치마가 조금씩, 조금씩 움찔거리고 있었다.
“...끄응. 쫌만 더...”
식탁보 덕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식탁 아래에서 엷은 신음이 흘러나와 내 귀를 작살냈다. 아마 밥 먹다가 수저라도 떨어뜨렸나 보지. 아마 맛난 반찬이라도 굴러 떨어졌나 보지. 그래서 한솔이 누나는 허리를 숙이고 앙큼한 엉덩이를 길게 뒤로 뺀 채 식탁 아래로 상체를 넣어 그런 것들을 찾으려는 거겠지.
전후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꿈에서도 그려마지 않던 탱글한 한솔이 누나의 엉덩이가, 그것도 평상시가 아니라 대단히 위협적인 요소가 담긴 자세로 내 눈 앞에 놓여져 있다는 사실은 운명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이, 이런.”
내 손이 본 의지를 떠나 점점 특정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식탁보가 채 가리지 못한 가는 허리 라인...그리고 걸작마냥 곡선 진 도톰한 둔덕 두 송이. 노골적으로 뒤로 빼어진 엉덩이 덕분에 체크무늬 주름치마가 그 골 사이로 조금 들어가 있는 모습은 차마 쓰다듬지 않고는 못 배길 정경이다.
인생 뭐 있어, 씨발! 그냥 자연스럽게, 아니, 손바닥 평지의 씹만 분지 일이라도 좋으니 접촉을 해놓고, ‘아, 미안. 있는 줄 몰랐어.’, 또는 ‘뭐야? 있었냐?’ 등의 개 소리로 딱 잡아떼면 되지 않겠는가. 과연 누가 여동생의 탱글한 엉덩이를 슬쩍 쓰다듬고 싶어 하겠다고 생각하겠는가? 이런 당연한 세상의 이치가 내 행동을 오히려 보호해주지 않을까? 상식이라는 것이 내 행동을 불법화에서 자연스레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이젠 조금 밖에 안 남았어. 닿을 수 있을 때까지 말 그대로 코앞이다. 아주 약간만 더, 이성적으로 보든 감성적으로 보든 내 개 떨듯 떨리는 왼손검지손가락과, 탄력 담긴 한솔이 누나 엉덩이 사이의 거리는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다.
한 번만 쿡 찔렀다가 빼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다. 다른 남자가 그런다면 한솔이 누나가 비명을 지르겠지만, 아니 그 전에 내가 가서 그 새끼 아가리를 찢고 똥을 짓이겨 넣어주겠지만, 가족이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다. 그래! 능청을 떨면 되는 거야. 그냥 자연스럽게, 떨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
“읏차.”
헉.
닿았다. 아주 약간이지만, 닿았다. 한솔이 누나의 움찔거리던 엉덩이가 잠깐 멈추더니, 식탁보에 가려져 있던 상체가 빠져나온 후, 허리를 곧게 편 다음 의자를 끌어당겨 앉을 때. 그 때 아주 눈 깜빡할 만큼 짧은 순간 동안 내 왼손 검지손가락이 한솔이 누나의 엉덩이를 잠시 쓸었었다. 바늘에 찔리지 않는 이상 평소 별반 감각을 느끼지 못했던 검지 끝자락이 전율에 취해 따끔거릴 정도로 감성적이 되었다. 그곳에 자체적인 뇌라도 들어있다는 생각이 일어날 정도로 개 같이 느껴졌다.
“...아? 너 왔구나.”
“어...어, 그그, 그래.”
빌어먹을, 눈을 못 보겠네. 눈깔이 달라오를 정도로 안면이 붉어졌다는 것이 느껴지는지라 도저히 한솔이 누나를 볼 수 없었던 나는, 밥상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왼손으로 볼 전체를 감싸 안는 듯 한 자세의 턱 괴기 필살기를 사용했다. 손도 뜨거워서 얼굴이 뜨거운지는 촉감상 잘 모르겠지만, 여튼 정신이 녹아버릴 정도로 야릇한 기분에 휩싸여졌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범희야, 혹시...”
“아! 저 갑자기 할 일, 일이 떠, 떠떠, 떠올라서요. 바, 밥은 나가서 머, 먹을게요!”
“버, 범희야, 어디 가니ㅡ?”
차라리 좀 정상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했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을! 하필 누나의 알몸을 봄으로써 모든 게 좋아지기 시작하다니.
가만히 있으면 어무이 앞에서 한솔이 누나의 작은 입술에 내 주둥이를 가져다 붙일 것 같다는 확신이 들어 불투명한 문짝을 열어 제껴 거실로 뛰쳐나온 나는, 이것저것 잴 거 없이 집을 벗어나 밖으로 몸을 옮겼다.
마지막에 무슨 말을 하려했는지 모르지만 예상대로 한솔이 누나는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가까이 살아왔기 때문에 가벼운 접촉사고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인식 자체를 하지 못했을 지도 모르지. 어쨌든 A든지 B든지, 확실한 건 하나다.
이젠 도저히 참고 자시고 할 수준을 벗어났다는 것.
사람 앞날, 한 치 앞을 모른다더니 조금 전까지는 대충 적절한 자위 법 찾아 자신을 위로하면 된다 생각했지만, 손끝으로부터 느껴진 전율은 뇌의 이성이란 부분을 모조리 집어 삼켜 버렸다. 죄책감은 이미 멍멍이한테 양도했고 자기 혐오감 따위 일말마저 느껴지지 않는다. 발가락 끝부터 머리털 꼭대기까지 모든 세포가 단 하나의 생각으로 통일 되었다. 그것이 비록 누군가 옳지 않다 말하는 것이고, 또는 특정 처벌의 대상이 되어 진다 해도, 신이 아닌 이상 날 막을 순 없다.
그래, 악마에게 사로잡힌 인간을 구제할 수 있는 건 신 뿐이다.
“...하아...하아.”
어떻게 하면 만질 수 있지? 어떻게 해야 만족할 만큼 쓰다듬고, 핥을 수가 있을까. 수면제? 마취제? 흥분제? 아니면 그냥 다가가서 벗어버려? 아님 반대로 벗겨? 누가 알겠는가, 알고 보니 한솔이 누나도 만만찮게 변태이거나 예전부터 날 좋아했었다면 서로 벗은 상태에서 이런저런 야한 행위를 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래! 사람 속 모르는 거라고들 하잖나. 사실 한솔이 누나는 내가 강간해주길 바라고 있거나 같이 섹스를 하고 싶지만 세상의 이목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처럼 밤마다 자기 방에서 팬티 위로 손가락을 비비며 자위로 느끼고 있을지도 몰라. 내 생각을 하면서, ‘아앙, 범희야, 좋아...’, 라는 색기 어린 신음소리를 흘리며 욕구를 풀고 있을지도.
“하...하하...하, 그래, 반드시 그래. 당연히 그렇지.”
여자도 남자처럼 성욕을 느낀다지. 다만 드러내놓질 않을 뿐,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똑같이 야한 생각하고 자신만의 섹스 판타지와, 그것과 관련된 가치 담긴 관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저런 욕구 해소용 놀이기구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망상이든, 또는 그렇지 않던 이 지구상 모든 인간들은 먹으며 자는 둥의 일처럼 성욕 또한 언제나 충족시켜하고 싶어 한다!
그것들은 해소한다 해도 다시금 욕망이 일어나고, 또 다시 해소, 이 조화로운 써클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인생.
멍청한 새끼들. 먹고 싶고, 자고 싶고, 입고 싶은 것들 해소하면 그것 자체가 이미 살아감인데 그걸 모르고 ‘인간은 왜 살고 있죠?’라고 지껄이는 병신들이 꼭 있다. 그러고 옥상에서 떨어지는 새끼들은 지옥까지 쫓아가서 좆 대가리를 분질러 놓아야 한다. 자기기만에 심취한 병신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달라. 나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왜 원하는지 또한 알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해소해야만 인생의 써클을 안정적이고 인상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어떤 순간,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검은 불꽃마냥 내 뇌리를 가득 집어삼킨 하나의 정론은, 나로 하여금 현 욕구해소에 가장 필요한 물건을 입에 올리게 했다.
“...수, 수면, 수면제가 필요해...”
조금씩, 내 노예로 만드는 거다.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대가론 싼 거 아닌가? 인생의 뜻을 알려주는 대가로는, 지나치게 천박하지 않은가? 하지만 그런 거 정도야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 않은가. 옛말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 따위가 있는데, 옷깃이 아니라 따끈한 성기를 서로 맞댄 사이 속에서 서로 간에 잴 필욘 없다.
앞으로 하루하루 나아갈 때마다 나와 한솔이 누나의 거리는 서서히 좁아질 거다. 예를 들어 첫 날은 허벅지, 둘째 날은 가슴, 셋째 날이 되면...
“...크, 크크큭...”
내가, 한솔이 누나의, 모든 것을 갖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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