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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비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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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95회 작성일 20-01-1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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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비

왕과 비



1.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언제나 같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현관과 연결된 작은 주방. 그리고 방 두개. 탐내는 사람이 없을 가구들.

벽에 걸린 모딜리아니의 복사판 그림. 파란색의 나부가 비웃듯이 옆으로 누워있다.

아침에 놓아둔 대로 식기들이 식탁 위에 놓여 있다. 말라버린 난초 화분이 꿈을 갖지 말라고 외치고 있다. 쓰러진 빈 꽃병도 희망은 없다고 화음을 넣고 있다.



설거지를 시작했다. 내일 아침을 기대하면서.

좁은 욕실에서 먼지를 털어내고 방에 앉았다. 할 일은 없다. 비디오 리모콘을 누른다. 어제 본 샤론 스톤이 여전히 같은 미소를 띠면서 거짓 섹스에 몰두하고 있다.

‘하고 들어올 걸.’

잠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못난이 미스 리 얼굴이 떠올랐다. 간절해지는 섹스. 포르노 비디오를 꽂았다.

젖통 큰 백인 여자가 즐비하게 나온다.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섹스도 백인의 전유물이다. 하나 같이 얼굴이 인형처럼 생겼다. 못생긴 년은 죄악이야. 미스 리 생각이 사라졌다.



비디오를 보니 발기가 되었다. 자위를 해야 했다. 하지만 하기 싫었다. 스스로 위안이 되지를 않으니까. 내일은 눈감고 미스 리를 먹어야지.

오, 그 전에 라면을 먼저 먹어야겠지.



2.

아련한 차임벨 소리에 눈을 떴다. 티비 모니터가 지직 거리면서 기하학적인 무늬를 만들고 있었다. 모니터를 눌렀다. 암흑.

다시 차임벨이 울린다. 왔다. 시계를 보았다. 새벽 2시에 가까웠다.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야. 이 새끼야, 빨리 문 열어.”

언제부터 불렀는지, 목이 잠기려 한다.

문을 열자 역한 냄새가 먼저 몰려온다.

“이 새끼야. 뭐하고 벨 소리도 못 들어?”

“왜, 이리 마셨어요?”

“씹새끼. 지랄하고 있네. 마셨다, 왜? 꼽냐?”

“얼른 들어와요.” “좆같은 소리하네.”



비틑 거린다. 부축을 해야 할 것 같다.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당겼다.

“놔. 임마. 내 몸에 손대지 마. 내 발로 갈 수 있어.”

한 걸음을 떼다가 앞으로 쓰러지려하였다. 얼른 기울어지는 몸을 안았다.

“많이 취했네.”

“씨팔. 취했다. 왜. 꼽냐? 꼬우면 나가 임마.”

“날마다 이렇게 마시면, 어떻게 해요.”

“좆같은 소리 하지 마, 임마. 내 입으로 마시는데 너가 왜 지랄이야?”

평소보다 많이 마신 것 같았다. 겨우 내 턱에 오는 키를 부축하는데 엄청난 힘이 들었다. 술에 취한 사람은 가누기 어렵다.



3.

사생아란 뜻을 안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뒤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나를 향한 것임을 알아채는 것이 늦었다.

사관학교에 원서를 접수 시키려고 하자 담임이 비꼬듯이 말했다.

“사관학교는, 가정환경 조사를 하는데......”

대한민국에서 장교가 된다는 것은, 부모 책임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으로 엄마에게 대들었다.

“그래서? 그래서 나더러 어떡하란 말이냐? 나도 너 아니었으면, 이렇게 살지 않았다. 너 놈이 생기지만 안았어도, 난 이렇지 않았어.”

할 말이 없었다. 엄마는 미혼모였다. 가정 형편이 너무나 열악해서 학교 진학 대신 직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첫 직장으로 미용실에 다니던 열다섯 살 때, 원장 남편인 난봉꾼에게 처녀를 잃었다. 강간에 가까운 것이었다. 어리석은 엄마는 그저 세상이 무서워서 임신한 것도 알지 못했다. 그 남자는 임신한 것을 알자 엄마를 멀리 내 쫓았다.



4.

침대에 눕히자 정신이 없어졌다. 그저 뜻 모를 소리만 내 뱉고 있었다.

“씨팔 놈들. 여자 혼자 장사한다고, 마음대로 될 줄 알았지.”

“내가 이래 살아도, 남자라면 질린 년이야.”

갑자기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입은 옷을 벗기지도 못했는데, 토사물이 가슴에 쏟아졌다. 역한 냄새였다, 하지만 그대로 돌아설 수 없었다.

구토 후엔 취기가 더욱 오른다. 오늘 따라 더욱 심했다. 이젠 술에 못 이기는 것 같다. 갑자기 눈물이 솟았다.



헝클어진 머리. 빨간 매니큐어, 반쯤 지워진 립스틱. 진한 화장.

“정신 좀 차려요”

이미 정신을 차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고개가 꺽인다.

옷을 벗겼다. 투피스 상의를 젖히자 브래지어가 드러났다. 눈이 시리도록 흰 살결이 보였다.

“놔 둬. 귀찮아”

팔을 들어올렸다가 흔들었다.

이미 스커트는 토사물로 젖었다. 조심스럽게 몸에서 걷어냈다. 커피색 스타킹이 긴 다리를 감싸고 있었다. 얼굴을 보지 않으면 아주 미끈한 여자였다.



겨우 토사물에 젖은 옷을 벗겨 냈다. 하지만 다시 구토를 했다. 별로 영양가가 되지 못하는 음식물들이 소화가 되지 않은 채 목과 가슴에 흘러내렸다. 난감한 일이었다.

욕조에 더운 물을 흐르게 해놓고 방에 들어갔다. 그 사이 더 많은 구토를 하였다. 토사물이 목에 걸렸는지 숨이 막혀했다. 등을 일으켜 세우고 두드렸다.



침대와 방이 어지럽혀 졌다.

하는 수 없이 두 팔에 안다시피 하고 욕실에 앉혔다. 그러나 제대로 앉아 있지 못했다. 다시금 구토를 하여서 팬티스타킹이 젖었다. 이젠 토사물의 악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처참하리만큼 불쌍했다. 갑자기 눈물이 많이 흘렀다.

가련한 여자. 속으로 말했다.



팬티스타킹을 벗기고, 브래지어를 걷어 내었다. 출렁이며 젖가슴이 드러났다. 작은 젖꼭지. 쳐졌지만 모양 좋은 가슴이었다. 아름다움 뒤에 숨은 슬픔과 애증의 그림자가 베어 있었다. 성욕은 일어나지 않았다.

샤워의 물줄기를 조용하게 틀어서 토사물을 걷어내기 시작했다. 끈끈한 덩어리가 몸에 붙어서 잘 씻겨 내려가지 않았다. 샴푸를 풀었다. 거품이 흘러내린다. 팬티가 젖었다. 하늘색의 팬티가 물에 젖어서 살색을 비추고 있었다.

작고 검은 숲이 비쳤다. 그것마저 벗겨내었다.

힘없이 흔들리는 머리를 욕조 턱에 바쳤다. 다시 한 번 구토를 했다. 토사물에 그녀의 다리 사이에 쏟아져 내렸다. 밥알과 잘게 부서진 당근 조각이 다리 사이 음모에 숨어들었다.

거품을 잔뜩 풀어서 샤워로 씻었다. 그러나 음모 사이에 숨은 토사물 찌꺼기는 밉살스럽게 붙어 있었다. 손으로 빗질하듯이 씻었다. 물에 젖어 부드러운 음모였지만 아무런 느낌이 오지 않았다.



5.

열다섯 살의 엄마는 아기를 위해 무엇이든지 해야 했다. 이미 미용 기술을 배우기에는 소문이 나빴다. 세인이 보기에 타락한 여자가 갈 수 있는 길은 정해져 있었다.

나이보다 성숙해 보이는 몸매와, 외모가 적절해서 그녀는 남자들에 의지해서 아기를 키웠다. 팅팅 불은 젖가슴을 붕대로 조여 매고 술을 따르고 웃음을 지으며 아기를 키웠다.

분유 살 돈이 없으면 젖을 물렸다. 다른 사람에게 주어버릴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열 달 동안 배 살이 트고, 진통을 겪으며 낳은 아이를 버리기는 싫었다. 자신처럼 엄마 소리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자라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클수록 아버지를 닮아가는 아들이 가엽다가도 미웠다. 혹독하게 대했다. 제 밥벌이는 할 수 있어야 했다.

아기 엄마는 악착같이 살았다.

그 세상에서 자기 가계를 가진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변두리에 작은 레스토랑을 열었다. 몸을 탐하는 남자도 많았다. 하지만, 첫 걸음에 호된 상처를 입은 엄마는 남자에게 쉽게 몸을 열지 않았다.



6.

요즘 들어서 그녀의 취기가 잦았다. 전에는 그저 한두 잔 정도였는데, 비틀거리는 날이 꽤 되었다.

“이만큼 키워 주었으면, 이젠 너 앞가림은 해야 하잖아.”

“직장을 나가잖수.”

“짜식아, 돈 버는 것 말고, 이젠 따로 살 궁리를 해야지. 언제까지 엄마 엉덩이 쳐다보고 있을 거야.”

“나하고 같이 있는 게 싫수?”

“얌마, 다 큰 아들 앞에서, 제대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나, 목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나.”

“조금만 기다리슈. 좀 넓은 아파트로 이사 갑시다.”

“난 싫어. 너 혼자 가.”

“정말?”

“좋아하기는, 그럴 줄 알았어. 나쁜 놈의 새끼.”

“혼자 말, 다하고 뭘 그러시우.”

“장가 안 갈 거야?”

“며느리 보고 싶수?”

“웃기지 마 임마. 이젠 네 놈 빨래해 주는 것이 싫어서 그래. 다 큰 아들 속옷 만지는 것이 징그러워”

“그런 내 빨래 내가 할 테니 놔 두시우”

“좆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어투가 거친 것은 과장이다. 그것을 안다. 나를 놓치고 싶지 않음을.



9.

샤워를 끝낸 그녀는 잠이 들어 있었다. 미끄러운 욕실 바닥을 조심스럽게 나와서 침대에 눕혔다. 이미 젖은 브래지어와 팬티를 벗긴 알몸이라 물기가 젖어서 힘들었다. 보일러를 미리 올려놓아서 방안에는 온기가 베어 있었다.

서랍을 열고 속옷을 찾았다. 이불로 몸을 덮어 주었지만, 추울 것 같았다. 구토는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쭉 뻗친 다리가 아름다웠다. 약간 처진 듯한 가슴 한 가운데에 작은 젖꼭지가 눈길을 잡는다. 하지만 엄마가 아닌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눈길은 눈부신 알몸에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사실은 애타게 보고 싶었던 탓이기도 했다. 축 처진 팔에 눈길이 갔다. 가느다란 손가락 끝에 빨간 매니큐어가 자극적이었다.

뻗친 왼 손목 안쪽에 하얀 상처가 길다. 언제나 그를 묶어 놓은 가느다란 선. 그것은 그의 발목을 잡은 올가미였다.



10.

엄마가 미혼모였다는 것을 알았던 그때. 내 성이 엄마와 같은 이유를 알았다. 그래서 갑자기 세상이 싫어졌고, 부끄러웠다. 마지막 중요한 시기의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때늦게 방황을 하였다. 야간 자습을 빼먹고 담배를 배우고 들어오던 날 밤.

그녀가 문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뺨을 때렸다. 눈에는 파란 불꽃이 튀었다.

“야, 이 새끼야.”

처음 듣는 욕이었다.

“나이 열여덟에 임신을 한 내가 부끄럽지. 아무 것도 모르고 태어난 너가 왜 부끄럽냐.”

그제서야 그녀가 취중에 푸념으로 나를 낳은 것을 한탄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이런 엄마를 둔 것이 부끄러우면 할 수 없는 일이지.”



잠깐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멍하니 서서 바라보는 내 시야에 그녀의 한 쪽 팔에서 빨간 피가 주루룩 흐르고, 다른 손에 들려진 새파랗게 날이 선 칼을 보았을 때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었다.

팔의 상처가 아무는 데는 오래 걸렸다. 그 이후 내 앞에서 팔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처음으로 엄마가 무섭다고 느꼈다.

그 이후로 그녀의 팔뚝에 난 하얀 선을 보면 언제나 기가 죽었다.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그녀가 한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널, 널 사랑했기에, 난 살아 있었어.”



11.

조용히 그 팔목을 잡아 보았다. 약하게 맥박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선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젠 하얀 실금으로 남은 상처. 조용히 이불 속으로 밀어 넣었다.

불을 끄고 방문을 닫으려고 하였다.

갑자기 그녀가 몸을 떨었다. 한기가 드는 듯 하였다. 뜨거운 꿀물이라도 마시게 했으면 싶었지만, 삼킬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머리를 짚어 보았다.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를 가렸다. 헤치고 짚어 보니 열이 있었다. 술 몸살이 날 것 같았다. 더욱 한기가 드는 듯이 몸을 떨었다. 이불을 하나 더 덮었다. 베드에 깔린 전기장판의 스위치를 올렸다.

그래도 몸을 떠는 그녀가 애처로웠다.

가만히 그녀 곁에 누웠다. 그리고 알몸을 끌어당겨 안았다. 체온으로 몸을 덥혀 주려는 몸짓이었다.

그녀의 몸이 생각보다 부피가 작았다. 어깨가 좁았다. 몸이 차가웠다. 구토 때문에 탈수가 심했는지 온 몸은 사늘하다. 가슴에 당겨 안았다. 모로 눕혀서 끌어 당겼다. 손으로 등을 토닥여 주었다.

유방이 가슴에 닿는 느낌을 받았다. 가느다란 허리에 손이 갔다. 히프로 흐르는 선이 고왔다. 갑자기 지난겨울 떠난 여자가 생각났다. 몸집에 엄마와 비슷했다.



12.

“더 기다려야 해?”

“뭘?”

“계속 이렇게만 지낼 거야?”

“싫어?”

“싫지 않으니까, 말하는 거지”

“조금만 더 기다려 봐”

“자기, 엄마가 그렇게 부담 되?”

“부담이라 기보다, 좀 그래”

“자기, 엄마 너무 젊더라... 이쁘구. 질투 나던데?”

“별 소리.”

“자기 혹시, 엄마 사랑하는 것 아냐?”

“그거야 당연하지”

“그런 것 말구, 혹시 자기 엄마하구 섹스한 것 아냐?”

“방금 뭐라고 그랬어?”

“아니, 그렇다는 말이 아니구, 자기 어머니가 너무 젊고 예뻐서 그냥 해 본 말이야.”

“그래도 그렇지.”



“자기, 나 더 이상 못 기다려. 집에서 성화야.”

“미안해, 너 좋을 대로 해”

엄마가 미혼모라는 것이 알려지면 서로 불편할 것이 뻔했다. 결혼에 자신이 없었다. 그 후로도 그렇게 다른 여자들이 지나갔다.



13.

그녀의 말이 생각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성기가 팽창했다. 엄마가 무릎을 구부리는 탓에 내 성기가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문득 안고 있는 여자가 엄마라는 생각이 사라졌다. 섹스의 기억이 까마득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녀가 남긴 말이 떠올랐다.

‘자긴, 언젠가는 자기 엄마하고 섹스를 할 거야. 자기 눈빛에나, 자기 엄마 눈빛에 그렇게 쓰여져 있어.’

그 말에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서 당혹스러웠다.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여자들과 섹스를 하면서 언제나 마음속에는 엄마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성장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14

알몸으로 누운 엄마의 속옷을 찾으려고 옷장을 열었다. 속옷만 넣어둔 서랍을 열었다. 잠시 멈칫했다. 갖가지 모양과 다양한 속옷의 색깔보다는 그 위에 놓여져 있는 물건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모조 남자 성기였다. 붉은 빛을 띠는 실리콘 재질의 모조 성기였다. 배터리가 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서 진동도 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을 사용하는 엄마가 불쾌하거나, 음란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무엇을 위해서 그토록 인내를 하는 것일까. 이젠 좋은 남자 만나서 재혼을 해도 되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자신의 욕망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미혼모라는 그 엄청난 무게 때문일까. 열다섯 살 어린 나이로 임신을 했다는 것이 죄악에 가까운 의식으로 남아 있는 때문일까. 아니면 열다섯 어린 나이에 겪은 출산의 공포가 그렇게 만든 것일까. 이유야 어떻든 그런 행동의 밑바탕에는 그 자신이 비치고 있었다.



15

시트를 들치고 엄마에게 팬티를 입히려고 하였다. 길고 쭉 뻗은 다리가 눈이 부시다. 약간 처진 듯한 아랫배에 세로로 잔금들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그 상처만큼 힘들게 살았을 것이다.

어느새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다.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얼른 시트를 덮어 주었다. 팬티는 옆에 놓아두었다.

엄마가 갑자기 몸부림을 친다. 시트가 흘러내리고 젖가슴이 노출되었다. 예쁜 가슴이다. 아직 젖꼭지는 작고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조용히 손을 뻗쳐 만져보았다. 아주 부드럽다. 세상 어디에도 그렇게 부드러운 감촉을 주는 것은 없다. 지나간 많은 여자들보다 더 부드러웠다. 살결이 너무나도 섬세했다.

잠시 만에 젖꼭지가 오똑해 졌다. 살며시 입을 가져갔다. 입술 사이에 젖꼭지를 물었다. 풍부한 살 냄새가 마취제처럼 머리 속을 휘저었다. 갑자기 욕망의 불꽃이 일어났다.

보름달을 본 늑대인간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인간 누구나가 늑대인간의 본성을 숨기고 있다. 단지 그 본성이 달빛을 볼 수 없기에 드러나지 않을 뿐.



16

“자기, 자기 엄마 말야. 정말 엄마 맞아?”

“아닌 것 같아?”

“너무 젊잖아. 나이 차이가 너댓살 정도 밖에 안 나 보여. 오히려 자기가 더 나이가 많아 보여.”

“쓸데없는 말.”

“혹시, 자기 이미 그 여자하고 섹스한 것 아냐?”

“그 여자라니?”

“미안해. 괜히 질투가 나서 그래”

“신경 꺼.”

“두고 봐. 내 말이 맞을 걸.”

“뭐가?”

“자긴 엄마하고 섹스하고 말거야.”



17

얼굴은 어느새 그녀의 배꼽 근처로 내려가 있었다. 손은 그녀의 부드러운 음모를 헤치고 있었고. 시트 속에 후끈한 열기가 솟았다. 갈망하던 것을 향해 방향타를 잡은 배는 거침없이 달린다.

입이 그녀의 그곳에 닿았다. 마침내 찾아 헤매던 항구의 불빛을 보았다. 혀를 길게 내밀어서 비밀의 정원을 더듬었다. 나방의 촉수처럼 혀를 굴렸다. 아주 부드러운 곳에 닿았다.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핥아 올라갔다.



18

“아아, 자기 애무는 정말 황홀해”

그 계집애는 오랄 애무를 좋아했다.

“자기, 나 죽이려고 그래?”

헐떡거리면서 교성을 토해냈다.

“이젠, 그만 내 속으로 들어와. 나 더 이상 참지 못할 것 같아.”

인내를 가지고 더 기다리면 그 계집애는 발정한 암캐같이 눈을 뒤집었다.

“자기 오랄 애무에 안 넘어갈 여자 없을 거야.”

그 계집애는 삽입보다 그것을 더 좋아했다. 하지만 그는 그저 기계적인 단계를 거칠 뿐이었다.

19

그녀의 그곳은 다른 여자들과는 달랐다. 미칠 듯한 열망이 그곳에 있었다. 언젠가 옷을 갈아입던 그녀를 훔쳐 본 일이 있었다. 미끈한 뒷모습과 살짝 돌아 섰을 때 보이던 앞 모습에 그만 정신을 잃을 뻔했다.

“뭘 봐. 이 새끼야.”

벼락같이 날아온 음성이었지만, 날카로움은 없었다. 그날 그는 긴 자위를 하였다. 그 이후로 그 모습은 언제나 다른 여자의 몸에 투영되었다.



20

그녀의 다리를 젖혀놓고 무릎을 꿇었다. 잔뜩 발기된 성기가 바로 그녀의 동굴 앞에 놓여져 있었다.

‘열려라. 참깨’하고 외치지 않아도 이미 열려 있는 문이었다.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멈칫거렸다.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들어 가보고 싶은 강열함이 그를 눌렀다. 붉은 빛을 띠고 굵은 핏줄이 드러난 성기는 이미 자신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있었다.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가 끄덕이고 있었다.



21

“아악, 자기 것은 너무 커. 찢어질 것 같아. 하지만 좋아.”

그 계집아이는 언제나 그렇게 말했다.

“세상에 이렇게 큰 것도 있을까. 자기 이것, 다른 여자에겐 주지 마.”

섹스에는 참 민감한 계집아이였다.

“다른 사람하고 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 난 이제 자기 여자야.”

결국 그 계집아이는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



“나 어떡해. 자기하고 하는 것에 비하면 너무 아니야. 나 지금이라도 자기하고 하고 싶어.”

그 계집애가 신혼 첫날을 보내고 다음날 걸어온 전화였다.



22

살짝 허리에 힘을 주었다. 끝이 약간 밀려들어갔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두 장의 꽃잎이 그의 두툼한 물건을 삼켰다. 다시 후퇴시켰다. 번질거리는 액체에 젖어서 성기 끝이 축축했다. 약간 숨을 가다듬어서 다시 밀어 넣었다. 이번엔 조금 더 길게. 그녀의 그곳은 그렇게 검은 빛도 아니고, 붉은 빛도 아니었다. 그저 약간 혈액이 모인 그런 빨간 속살이 보였고, 큰 꽃잎은 그저 살색이었다. 그의 성기와 그녀의 음부는 같은 색이어서 어디서부터 경계가 되는지를 알 수 없었다. 자웅동체의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아무런 느낌이 없이 그냥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끝까지 밀어 넣었다. 그녀의 몸이 움찔한다. 성기 끝에 닿이는 느낌이 온다.



23

“자기 것은 너무 길고 커. 하고 나면 아파. 걸음을 못 걷겠어. 하지만 그것이 좋아. 자기 정액이 내 몸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흥분이 되. 그래서 템포로 막고 다녀.”

그 계집아이는 섹스에 탐닉했다.

“나, 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되었어.”

자랑스럽게 들리지 않았다. 그저 듣기 민망했다.

“나, 아무래도 그 사람하고 결혼 오래 못 갈 것 같아. 간밤에 하도 졸라서 섹스를 해 보았는데, 영 아니야. 자기, 나하고 결혼하자.”

“섹스가 결혼의 전부가 아니잖니.”

“하지만 큰 이유잖아.”

“난, 자신 없어”

“엄마 때문에 그러지?”

“그런 소리 하지마”

“자기하고 섹스한 여자는 아마, 세상 누구라도 자기를 못 잊을 거야.”



24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서서히 미쳐갔다. 반쯤 들어간 성기를 내려다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천둥이 치고 벼락이 떨어져야하는데 그저 사방은 조용하다. 자신이 내는 숨소리만 들린다.

섹스란 결국 본능적인 행위 아니던가. 뿌리까지 밀어 넣는 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좁고 긴 터널을 지나서 당도한 곳에는 오래동안 갈망하던 항구의 불빛이 있었다. 결국 그렇게 되었다.



25

“자기가 나하고 결혼을 하던, 안 하던 자기는 그 집에서 나와야 해. 그래야 자기가 편해질 수 있어, 자기 엄마는 자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 하지만 그렇게 하면 두 사람 다 비극이야. 자기 엄마는 이미 자기를 사랑하고 있어. 그 사랑은 엄마가 아들을 사랑하는 그런 아가페적인 사랑이 아니야. 자긴 엄마와의 섹스를 결코 피할 수 없을 거야. 그것은 아름다움도 황홀함도 아니야. 추하고 얼룩진 변태야. 세상에 자기를 낳아준 엄마의 그곳에 성기를 밀어 넣는 그런 엄청난 비극은 없는 거야. 하지만 자기 엄마는 그것을 원하고 있어.”



26

처음 직장에 발을 들여놓고 연 이어 회식에 불려 다녔다.

“무엇을 하느라고 이렇게 매일 늦는 거야.”

그녀가 안방에서 신경질을 부렸다.

“그렇게 늦게 다니려면 너 혼자 나가서 살아.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야지.”

평소 그녀답지 않은 꾸중이었다.



27

들어간 물건을 빼고 콘돔을 가져왔다. 차마 정액을 엄마의 몸속에 뿌릴 수는 없었다. 이미 발기한 성기는 콘돔 속에서 더욱 팽창했다.

섹스는 간단했다. 성기의 마찰이다. 처음엔 조용히 움직이다가, 점점 광기어린 동작으로 이어졌다. 그녀의 몸이 흔들렸다. 하지만 깊이 마취된 환자처럼 그녀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거센 폭발이 일어났다. 정액은 콘돔 안에서 뿌연 액체를 이루었다. 조용히 시트를 덮어주고 방을 나왔다.

방의 창을 통해 보이는 별들이 변함없었다.



28

현관에 들어서자 그녀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며칠 동안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얼른 제 방으로 들어가서 침묵했다. 그런데 그 날은 그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멈칫했다. 그 자리에 섰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몸과 부딪쳤다.

“더러운 새끼.”

욕과 동시에 뺨에서 소리가 났다.

“무슨 짓을 했어?”

대답을 피했다.

“왜 비겁하게 술 취한 엄마를 건드려?”

고개를 숙인 채 묵묵부답이었다.

“그러고도 네가 선생이야?”

무릎을 꿇고 빌고 싶었다.

“나쁜 놈. 사내가 되도록 키워주었더니, 겨우 술 취한 어미를 강간해?”

‘어머니 제가 죽을 죄를 저질렀어요’하고 큰 소리로 빌고 싶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잘난 놈이 겨우 한다는 짓이......”

대답대신 그녀를 안았다.

“놔라. 이 놈아, 이게 무슨 짓이냐”

그는 그녀를 더욱 힘주어 안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그녀는 무슨 말인가 하려고 몸부림을 쳤다.

“사랑해요. 엄마가 아닌 여자로”

입술을 떼면서 마치 대사를 외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몸에서 차츰 힘이 빠져 나갔다.



29

“자기가 날 기다리라고 하면, 난 기다릴 거야. 자기가 엄마하고 섹스를 해도 좋아. 하지만 했다고 말은 하지 말아 줘. 그것은 자기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야.”

“때로는 운명을 거스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어. 하지만 그것은 터무니 없는 말이야. 거스르는 것이 운명이라면, 따르는 것 또한 운명이야.”



30.

단순한 성욕인지, 아니면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둔 숨겨진 욕망이었는지, 회귀하는 연어 같이 본능이었는지.

적절한 변명은 자신을 학대하지 않기 위해 필요했고, 행위의 미화는 세상에 떳떳하기 위해 갖추어야 했다.

그녀의 음모는 얌전했다. 얌전하다는 것은 지금껏 거쳐 간 계집아이들의 성글고 거친 것과, 엉성하고 산만한 것에 비해서 보기에 단정하다는 것이었다. 길지도 진하지도 않게 치골 바로 위에서 시작하여 가장 부끄러운 곳을 살짝 가린 모습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을 흔들리게 했다. 그래서 더욱 빠져 들었다.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적절할지 몰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감정은 끝내 그 속에 빠지게 했다.







◎ vkflahrl ([email protected]) 03/17[04:08]

좋습니다... 구성이나..필력이나...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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