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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위하여 - 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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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66회 작성일 20-01-17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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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일주일만에 들어 오는군요.

그 동안 일이 너무 바빠서 오줌누고 XX 볼 시간도 없었읍니다.

양해하시기 바라며, 11부를 올립니다.



***********************************************************



퇴근하고 회사 부근에 있는 카페에서 김 부장님과 같이 맥주를 한잔 한다.

김 부장님이 내게 입을 연다.

“부산의 신도시 공사건 말이야. 자네 복안은 있는가?

무조건 덤벼든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고..”

“저 역시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사 업체로 선정된다는 것 자체가 우리 회사

입장으로서는 무리겠지요.

하지만, 지금 우리 회사가 타 회사보다 유리한 점은 그 사실을 먼저 알고 있고, 사전에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한번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공사 발표시기가 한 달이 남았다고 했던가?”

“예. 한달 후면 발표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세. 우리 부서에 우선 한명만 충원을 받고 자네는 일상적인 업무에서

손을 떼고 그 일의 준비에만 전념을 하게.

그리고, 정식으로 공사 발표가 나면 인원 충원을 좀 더 받아 전담 팀을 만들도록 하세.

혹시 이 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네에게 무엇이든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네.”

“고맙습니다.”

“어차피 사장이나 상무의 재가가 난 일이 아닌가?”



사흘 후 종수에게서 전화가 온다.

“나야. 종수.”

“그래. 반갑다.”

“저녁에 시간 있니?”

“있고 말고..”

“그럼,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

“그렇게 하지. 어디서 만날까?”

“지난번에 만났던 그 일식 집에서 만나지. 시간은 여섯 시쯤이 어때?”

“그래, 여섯시에 거기서 만나자.”



지난번에 만났던 그 일식 집에서 종수와 마주 앉아 청주를 곁들여 식사를 한다.

종수가 먼저 이야기를 한다.

“지난번에 네가 알아봐 달라고 한 거 말이야.”

“그래. 알아봤어?”

“알아봤는데.. 담당과장이야 우리 학교 선배니까 가까운 시일 내에 내가 자리를 마련해볼

테니까 그때 같이 술 한잔 하면 부드럽게 풀어갈 수 있을 것 같고,

문제는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가진 국장인데..”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국장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주변에 대해서 좀 알았으면

좋겠는데..

집 주소나 가족사항 같은 거..”

종수가 품에서 접은 종이를 하나 꺼내어 내게 준다.

“집 주소는 여기 적어 왔어. 그리고, 집 전화번호도 적어 놓았고..

내가 아는 국장은 별로 문제가 없는 사람이야.

특별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자를 밝히는 사람도 아닌데다

돈에 대해서도 별로 밝히지 않는.. 한마디로 빈틈이 없는 사람이지.”

“부인은 어때?”

“문제는 부인이야. 여장부적인 기질이 있는 모양이야.

명예욕이 강하고 활동적인데다 사교성도 좋고, 지금의 국장도 부인의 그런 극성 때문에

그 자리까지 올라갔을 거라는 게 주위의 이야기야.”

“그래?”

“아이들은 아들만 둘인데 둘 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 있고 지금 집에는 부부 둘이 서만

지내고 있는 모양이야.

내가 알아본 게 여기까진데, 더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말해. 알아봐 줄 테니까..”

”됐어. 그 정도면 충분해. 빠른 시일 안에 선배라는 담당과장과의 술 좌석을 한번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알았어. 당장 이번 토요일쯤 자리를 만들어 보도록 해볼게.

일단 약속이 되면 바로 네게 전화를 할게. 그리고, 내가 알기로 그 사람은 술 보다는

돈을 준비하는 게 나을 거야.”

내가 종수의 손을 덥썩 잡는다.

“그래. 정말 고맙다. 내 일처럼 나서줘서..”

“우린 친구사이 잖아? 내가 무리하게 개인적인 신상을 알아봐서 네게 알려주는 것은

널 믿으니까 그러는 거야. 아무튼 네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잘 됐으면 좋겠다.”



일식 집에서 나와 종수와 헤어지기 전에 종수의 손을 잡고 이야길 한다.

“너에게 여러가지로 부담을 줘서 너무 미안하다,

아직은 너에게 말할 수 없는 내 사정 때문에 이렇게 염치불구하고 너에게 매달린다.

다음에 이 신세.. 열배, 백배를 쳐서 갚을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하는 일에나 신경을 써서 잘해.”

“그래. 잘 가자. 담당과장과 약속이 잡히면 바로 전화를 해 주고..”

“알았어.”

종수가 먼저 택시를 타고 가고. 좀 전에 일식 집에서 마신 술이 은근히 올라와 술도 깰 겸

인적이 끊긴 밤거리를 잠시 걷는다.

시원한 밤바람이 얼굴에 부딪혀 시원하다.

앞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는 공사 발표시기 전에 뭔가 일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아무런 사전 공작도 없는 상태에서 공사 발표가 나고, 타 회사와 똑같은 조건에서

참여한다면 우리 회사 지명도로 봐서는 일을 이루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 날 출근하여 김 부장님과 독대를 한다.

“어제 지난 번에 말씀 드린 건설부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번 공사 건을 귀띔해줬다던 그 친구 말인가?”

“예. 지난 번에 만났을 때 이번 공사를 진행하는 실무 담당자와 업체 결정의 실권을

가진 사람의 인적 사항을 알려 달라고 했는데 어제 연락이 와서 밖에서 만났습니다.”

“그래, 정보를 좀 얻었는가?”

“실무 담당이 과장인데 다행히 우리 학교의 선배여서 이야기가 잘될 것 같고,

그 윗선에서 실질적인 결정을 하는 사람이 국장인데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어떻게 일을 풀어나갈 생각인가?”

“국장에게는 별로 빈틈이 없다고 합니다. 술이나 여자를 밝히는 것도 아닌데다 돈에도

집착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국장의 부인이 활동적인데다 사교성이 있는 여장부 스타일인데 그 쪽으로 일을 풀어

나갔으면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일을 진행해 나가면서 그때그때 보고 드리겠습니다.”

“무리수를 두지 말게. 자네 아버님의 일을 잊지 말게나.”

“잘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사가 결정될 때까지 회사의 근무시간에 억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만,”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리고, 일을 진행하려면 자금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먼저 지원을 받았으면 합니다.”

“얼마나 필요한가?”

“우선 오백만 원 정도를 받았으면 합니다.”

“알았네. 그렇게 조치하도록 하지.”



우선 국장의 부인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오후 세 시경에 회사에서 나와서 며칠 전에 봐두었던 흥신소에 들려

국장 집의 주소를 주면서 부인에 대한 하루 하루의 일과를 좀 알아봐 달라고 한다.

나이가 사십 대 중반 정도로 보이고 눈매가 날카로운 흥신소 소장이 내게 말한다.

“이런 일을 부탁하는 고객에게 이유를 묻지는 않지만, 상대가 고위 공직자의 부인인 만큼

이 일을 맡으려면 이유를 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을 맡는다 하더라도 비용이 다른 건에 비해서 비싼데 감수하시겠습니까?”

“정 그렇다면 이유를 말해야겠군요.

사실은 내가 국장님의 밑에서 일하는 직원입니다.

요즈음 사모님께서 하고 다니시는 게 의심스럽다고 제게 은밀히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하셔서 여기에 찾아온 겁니다.

그리고, 비용은 달라는 대로 드리지요.”

“알았습니다. 비용은 모두 삼백만 원이고, 착수금조로 백만 원을 먼저 주셔야 합니다.”

내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 백만 원을 지불한다.

“보름쯤 뒤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연락처를 알려 주시지요?”

“제가 일하는 곳에서는 전화를 받기가 좀 그렇고 제가 보름 뒤에 찾아 오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그렇게 흥신소에다 국장 부인의 뒷조사를 부탁하고 회사로 돌아온다.

떳떳하지 못한 방법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



이틀 후, 종수에게서 연락이 와서 학교 선배라는 건설부 담당과장과 같이 셋이서

일식 집에서 식사를 겸해서 술을 한잔 한다.

내가 과장의 잔에 술을 따라 주면서 이야길 한다.

“종수에게서 이야길 들었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로 신세 질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종수한테서 자네 이야길 들었어. 수석 졸업을 했다지? 그런 친구가 대 기업체도 아니고

왜 중견 기업체에 입사를 했는가?”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자세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아무쪼록 선배님의 도움을 바랍니다.”

“물론이지. 문제만 없다면 자네를 돕고 싶네. 자네가 몸을 담고 있는 회사라면 뭔가 다르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일식 집에서의 자리가 끝나고 밖으로 나온다.

내가 과장에게 말한다.

“이차로 술 한잔 대접하고 싶읍니다만..”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에 한잔 하세. 앞으로 술 한잔 할 기회야 많지 않겠는가?”

“그럼 그렇게 하시죠. 다음에 꼭 시간을 내 주셔야 합니다.

과장님은 택시를 타고 가셔야죠?”

“그래야 할 것 같네.”

내가 차도로 내려가서 택시를 잡는다.

그리고, 택시를 타려는 과장에게 십만원 짜리 수표 열장이 든 봉투를 건넨다.

“이거.. 택시비 하시죠.”

“어허, 이 사람.. 나도 택시비는 있네.”

사양하는 몸짓을 보이는 과장에게 억지로 돈봉투를 건네준다.

“조그마한 제 성의로 생각하시고 받아 주세요.”



그렇게 과장이 택시를 타고 먼저 가고, 내가 종수에게 이야길 한다.

“우리 한잔 더 할래?”

“다음에 한잔 하고 오늘은 그만 하지?”

“그럴래? 그럼 그렇게 하자. 오늘 자리를 만들어 줘서 정말 고맙다.”

“또 고맙다는 소리?”

“그래, 알았다. 그 소리 앞으로 안 할게.”

“먼저 택시 타고 갈게.”

그렇게 종수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다.



보름이 지나 오후에 회사를 나와 지난번에 일을 맡긴 흥신소로 간다.

“부탁 드린 일은 결과가 나왔습니까?”

”안 그래도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지난 이 주일 동안 유심히 살펴보고 주변을 세심하게 조사해봤지만 예상하신 불륜관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인의 매일매일 일과는 따로 정리해서 적어 놓았습니다.

참, 한가지 특이한 사항은 금요일 날 저녁에 특별히 들리는 데가 있더군요.

신흥 번화가인 OO동에 있는 XX호스트 바라고.. 부인이 호스트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준비해 놓았습니다.

저녁 아홉시 경에 들렸다가 밤 열 두시쯤 바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더군요.

그 날은 남편도 집에 들어오지 않고요.

댁의 상관이라는 남편은 일주일에 두 번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우리 생각으로는 세컨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잘 알았습니다.”

흥신소의 소장에게서 서류상으로 준비해놓은 부인의 매일 일과를 받고 잔금을 지불한다.



다음 날, 오전에 회사에서 김 부장님이 내게 말한다.

“이제 공사 발표시기가 이 주일이 채 남지 않았는데 준비는 좀 되어 가는가?”

“안 그래도 부장님께 보고하려고 했는데, 국장의 부인쪽으로 정보를 좀 얻었습니다.

그 쪽으로 파고 들까 생각합니다만..”

“알아서 잘 하겠지만, 나중에라도 꼬투리가 잡힐 일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고,

특별히 신경을 쓰게.”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흥신소에서 조사한대로 금요일 날 저녁 여덟시 반부터 OO동의 XX호스트 바가 있는

부근에서 노출이 되지 않으면서 호스트 바의 입구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곳을 선정해서

기다리고 있는다.

호스트 바 입구의 조명 덕분에 밤인데도 불구하고 낮처럼 사람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홉시가 조금 넘어 콜 택시가 호스트 바의 앞에 멈춰 서더니 사십대 후반이나 오십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택시에서 내려 지하에 있는 호스트 바로 내려간다.

흥신소에서 찍은 모습대로 국장의 부인이 틀림이 없다.

지금 들어가면 밤 열 두시 경에나 나올 것이다.

내가 호스트 바 안으로 갈수도 없는 일이고, 일단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열 한시나 되어서 다시 이곳으로 와야 할 것 같다.

부근에 있는 호프 집으로 들어가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어차피 얼굴에 철판을 깔려면 술을 한잔 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맥주를 마시며 지루한 시간을 기다린다.



드디어, 시간이 열 한시가 넘어가고 호프 집에서 나와 호스트 바의 입구 부근에서 국장의

부인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거의 열 두시가 다 되어 갈 무렵, 국장의 부인이 젊은 총각의 배웅을 받으며 바를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호스트로 보이는 젊은 총각이 도로 가에서 택시를 잡으려는지 국장의

부인과 같이 서있다.

국장의 부인은 술이 좀 취했는지 몸이 좀 비틀거리고 옆에서 젊은 총각이 부인의 몸을

부축한다. 총각의 팔이 부인의 겨드랑이 밑으로 해서 손이 젖가슴에 올려져 있다.

내가 얼른 호스트 바 앞으로 간다.



“아니.. 사모님 아니세요?”

내가 부인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아는 채를 하자, 부인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며

의아한 듯 묻는다.

“누구시더라?”

“아니, 저 모르시겠어요? 국장님 밑에서 일하고 있는 미스터 김이라고 합니다.

전에 야유회 때 뵈었었는데 기억을 못하시는 모양이죠?

근데, 여기는 어떤 일이세요?”

내가 그렇게 이야길 하면서 호스트 바에서 술을 마시고 나왔다는 걸 알고 있다는 투로

호스트 바를 바라보면서 이야길 하자, 그때서야 정신이 드는지 총각의 팔을 뿌리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미.. 미스터.. 김은 이 시간에.. 여긴 어쩐 일로?”

“제 집이 이 부근입니다. 오늘 친구와 술 한잔하고 좀 늦게 집에 가는 중이었습니다만,

사모님께서도 이 곳에서 한잔 하셨는 모양이죠?”

“그.. 그게.. 그렇게 됐네..”

이젠 말을 더듬거린다.

그 사이 호스트인 총각은 가버리고 없다.

“제가 택시를 잡아 드릴까요?”

“아.. 아니.. 됐네.”

“그럼, 살펴 가십시오.”

내가 국장의 부인에게 구십도로 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몇 걸음 걸어가는 데 부인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봐요. 미스터 김.”

내가 걸어가다 말고 돌아서서 부인에게로 다시 온다.

“제게 하실 말씀 있으세요?”

“나랑 이야기 할 시간 좀 있어요?”

“말씀하세요.”

“길가에선 좀 그렇고 어디 들어가서 이야길 했으면 하는데..”

“지금 시간에 문을 열어놓은 데는 술집밖에 없을 텐데요?”

“그럼, 같이 간단하게 술 한잔하면 어떨까?”

부인이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말한다.

이젠 더듬거리는 말투가 없어지고 도발적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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