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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의 함정 - 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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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836회 작성일 20-01-1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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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려다가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고 문에 귀를 대었다.



“형수님..형수님이 이러시면 어떻해요..”

“우리 한 약속이 있잖아요..”



“흑흑..흑흑흑...몰라요..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흑흑..”



‘약속?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얘기들을 하는거야?‘

‘집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궁금한게 너무 많았지만 막상 지금 나가면 분위기가 더 이상해 질 것 같아서 그냥 조용히

자리에 누웠다. 또 담배를 피워 물었다.

“무슨 얘기였을까? “

혼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있는데 처제랑 가영이가 술에 취해서 들어왔다.

밖은 시끌시끌했다. 지혜가 술을 마시고 술주정을 하는 듯 했다.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술주정 같은 건 하지 않는 처제인데... 가영이가 옆에서 말리는 소리가 점점 수위를 더해

갔다.

“지혜야..그만 들어가자~ 어?”

“이런다고 일이 해결이 되냐? 이 미친년아?”



“놔~! 이거 놔~!..나.. 인성이하고 할 얘기가 있어~!”

“이것좀 놔봐.. ”



“후드득~!~”

밖이 꽤 소란스러웠다. 처제의 몸부림에 단추가 뜯겨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몸싸움이라도 하는 걸까?

‘나갈까? 나가서 무슨일인지 정리를 할까?’

‘아니야.. 좀더 지켜보자..’



“알았어..언니..가영이..너도 이거 놔! 말로 할테니깐 이거 놔!! 이 씨발~년아~!!”

“이거 놓으란 말야!! 너 내 친구 맞어? 어?”



“진정해요..지혜씨..우리 앉아서 말로 합시다..말로..”

“이러다 형 깨겠어요..”



“헝~ 형! 그래..깨워..깨워서..따져보자고..”



“철썩~!”

“다들 앉아..”



지연이였다.

집사람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나? 동생의 뺨을 때리다니..



“언니가 뭔데....날 때려?”

“뭘 잘했다고 날 때려?”

“그래..더 때려봐..더..어서 때려봐·~ 언니면 다야? 어?”

“때려~ 때리라구~!!”



처제는 소리를 고래 고래 질렀다.

나는 침대에 누워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심하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형수..내가 나갈께요..”



“덜컹~! 창!!”



“인성씨~ 인성씨·~”



동생이 문을 닫고 나갔나 보다.



“ 지혜랑 가영이 방으로 들어와!”



“엉엉..엉엉엉... 나쁜것들..엉엉..”



처제는 무슨 이유인지 계속 울기만 했다.

잠시후 셋은 작은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짝~! 철썩!”

“퍽~ 퍽~퍽!”



“이..씨발년들이..죽을려고...”

“짝~ 짝~ 철썩~철썩~!”

“아주 뒤질려구 작정을 했지..어디서 술주정이야?”

“퍽!~ 퍽!~”



“언니.. 미안해요.. ”

“퍽! ”



“가영이 너..”

“너 이 씨발년..똑바로 못해?”

“이년이 지금 장난하는 줄 아나?”



“언니..미안해요..”

“잘 할께요..언니..”



“퍽~ 퍽~!”

“윽~~ 으으으..”



나는 듣고 있자니 소름이 돋았다.

정말 지금 지연이가 저러는 거 맞나? 하는 의심도 생기고 저런 모습은 정말 이지 처음 보는것이였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로 저럴까?

인성이 녀석은 왜 나간걸까?

그리고 처제랑 가영인 왜 지연이에게 저렇게 맞는 걸까?

몰랐다.

도무지 짜 맞추려 해도 맞춰지지 않았다.

이윽고 집사람이 작은방에서 나와서 욕실로 들어가는 소리가 났다.

나는 가만히 누워서 자는 척을 했다.

물소리가 그치더니 안 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지연이.. 나는 소름이 돋고 겁이 났지만 태연스레

자다 깬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이제...들어..와?”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았다..



“지금 몇 시야?”



“인재씨..안 잤어?”



인재씨? 이녀석이 무척 화가 나 있을땐 오빠라는 말대신에 내 이름을 불렀는데 화가 덜 풀렸다는걸

감지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어.. 옆집인가..막 싸우는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하던데...”

“꿈이였나?”



“당신은 무슨 소리 못 들었어?”



“아..그거..옆집에서 싸우나봐..나도 들었어..”



“어어..그랬구나... 하~앙~”



나는 졸립다는 표정과 자다 일어나서 비몽사몽이라는 표현을 하려고 애를 썼고 하품을 하며

다시 자리에 누웠다.

집사람도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지우더니 자리에 누웠다.

도저히 안고 잘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베개만 껴 안고 자는 척 했다.

집사람도 귀찮았는지 아님 화가 덜 풀려서 인지 그냥 돌아 누었다.

머리가 복잡했지만 못 들은체 했으니 물어 볼 수도 없고 난감했다.

차라리 그냥..무슨 일인데 이렇게 시끄러웠냐고 할껄...하는 후회도 생겼지만 이미 늦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잠을 청했다.



“아~~항~”

“잘 잤다.. 지연! 지연~ 일어나지~~”



“몇 씨야?”

“아~항~~ ”



기지개를 펴며 일어나는 집사람을 보자 어제일이 정말 꿈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 나 오늘 피곤한데 아침은 그냥 넘어가면 안될까?”



“그래..나도 입맛이 별로다..”

“얼른 씻고 나가자..”

“나 오늘 일찍 가야 돼! 어제 크레임건 보고서 작성해야 돼!”



부랴 부랴 씻고 출근을 했다.





-사무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



“미란씨~ 커피 한 잔~”



“저도요~”



미란씨는 언제나 밝고 명랑했다. 몸매도 멋졌지만 성격까지 좋아서 남자들에게 인기가 제법 많았다.



“김대리님..커피요..”



미란씨가 커피를 내려 놓으며 환하게 웃었다.



“어제 미선씨랑 부천공장에 출장 갔었다면서요?”



“네에?..아..네...”

“미선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담엔 저도 데려가 줘요~~ 알았죠?”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인사치레인 듯 알았다고 커피를 입에 문채 고개를 끄덕였다.

미선씨가 부스스한 얼굴로 출근을 했다.



“좋은 아침!”



“미선씨..어제 출장가서 혼자 일 다했나 보네?”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어이..김대리~ 우리 미선씨만 부려 먹은거 아냐?”



“네에? 아... 아닌데...”



나는 조금 쑥스럽다는 듯 한손으로 머리를 긁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아~ 부장님.. 김대리님이..저만 일 시켰어요..흑흑..”



“하하하..하하”



“하하하..”



“역시 미선씨는 아무도 못 당한다니까~”



다들 즐거게 아침을 맞이했다.

계속 일하는 틈틈이 나의 컴퓨터 모니터에 쪽지가 날라왔다.

미선씨였다.

인터넷에서 퍼온 보신탕 사진과 모텔 사진을 쪽지로 보내왔다.

‘김대리님...다음 출장은 언제죠?’ 하는 글과 함께..



‘으그..못말리는 망아지 같으니라고...’



나도 뒤질세라 쪽지를 보내려고 막 쓰고 있는데 뒤통수가 따가왔다.

순간 뒤를 돌아보니 미란씨였다.



“여기요~ 부장님~ 김대리님..일 안하고 이상한거 해요~~·”



순간 당황했다.

들켰구나! 싶었다.

얼굴이 빨개져서 미란씨를 당황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어머? 농담인데... 왜 그리 놀래요?”

“정말인가봐~~”

“호호호호~”



화도 났지만 어쩔수 없이 그냥 고개만 숙였다.

모니터의 쪽지를 잽싸게 가리고 삭제를 했다.



“이봐요~ 미란씨.?”

“김대리를 미란씨 레벨로 보지 말아~”

“그러다 김대리 상처 받으면 ... 미란씨가 거둬 줄꺼야?”



“헤헤.. 김대님만 좋다면요... 못 할 껏도 없죠?”



“하하하.. 하하..”



다들 한 바탕 웃었다.

나는 더욱 어쩔 줄 몰라 고개를 숙였고 살짝 고개를 들어 미선씨를 보았는데 미선씨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같이 동조해서 웃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옥상으로 담배를 피려고 남 직원들끼리 올라갔다.

넓은 도시의 바닷속에 우뚝 솟은 섬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피는 담배의 맛이라니..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피는 담배는 정말 꿀맛 이였다.



“인재야.. 너 미선씨랑 미란씨 가까이 하지 마라”



동기인 재선이였다.

입사 동기로 모든 여자들을 섭렵하고 연애박사로 소문이 자자했다.

사내에선 여직원들에겐 인기가 없었다.

처음엔 뛰어난 언변으로 인기가 좋았지만 나중엔 모든 여직원들이 그를 멀리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랐지만 아마 좋지 않게 하고 다니는 것만은 확실했다.



“왜에?”



“그 두 여자는 불여우야.불여우..”

“암튼 조심해..너무 가까이 하지마!”

“너가 너무 착해서 요즘 장난끼가 발동했는지 너를 가지고 논다는 소문이 돌더라..”



‘나를 가지고 놀아?’ 후후..그럴지도.. 하지만 그런 소문이 벌써 날 리가 없었다.

아마 이눔이 눈치를 채고 질투를 하는 듯 했다.



“후후..그래?”

“난 별 관심 없는데...”

“그냥 동료로서 일을 도와주니까 가까이 지내는거야..별 뜻 없어..”

“너도 나 잘 알잖아..”



“그래..그래..넌 내가 잘 알지..하하..”



우린 도시의 건물을 보면서 담배연기를 내 뿜었다.



“철커덩~”



옥상의 철문이 열리고 여직원들이 손에 커피를 들고 올라왔다.



“여~~ 남자들 많네~~”

“이야·~ 여기 정말 시원한데...”

“야~~ 가슴이 뻥~! 뚤리는거 같다~!”



남직원들과 여직원들이 어울려 잡담을 하며 히덕 꺼리고 있는데



“점심시간 10분 남았네.. 그만들 내려가지..”

“업무 준비 하자고..”



“그럴까?”



“네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철문으로 향하는데 나는 뒤쳐저서 따라갔다.

내 앞 에선 미선씨가 걸어가며 흘낏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웃음으로 답했고 걸어서 엘리베이터까지 다달았다.

모두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나는 왠지 계단으로 걸어가고 싶었다.



“난 계단으로 내려갈께..”

“운동부족이라 좀 걸어야 겠어..”



하고는 계단문쪽으로 향하는데



“저도요~”



하면서 미선씨가 따라왔다.



“여어~· 둘이 출장을 가더니..이젠 호흡이 척!~ 척~! 맞네..”



뒤에서 야유인지 부러움인지 한마디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개이치 않고 그냥 내려왔다.

계단 밟는 소리가 쩌렁 쩌렁 울렸다.



“대리님..같이 가요!~”



미선씨가 걸음을 재촉하더니 내 옆으로 다가와서는 팔짱을 끼었다.



“천천히 가요~”



“후후..미선씨..어제 많이 피곤했죠?”

“덕분에 일이 빨리 끝나 고마웠어요..”



“그럼 보답을 해야죠~”



“보답?”



“네에.. 고마웠으면 당근 보답을 해야죠..”



“알았어요..내일 점심 살께요..”



“ 아니요~!”

“ 지금요!”



“지금?”









술이 취해 자고있는 지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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