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 2부 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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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024회 작성일 20-01-17 13:49본문
"빡!"
갑작스레 머리가 번쩍거리고 뽀개질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전투모를 들고 누군가가 내앞에 서있다.
"장도하 이 새끼야 안 일어나?"
"이병 장도하. 네 알겠습니다!"
"존만한 새끼가 짱박혀서 잠을 자? 이등병 새끼가 졸라 빠져가지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투화발이 날라와 일어서려던 나의 가슴을 걷어찼다.
뒤로 뒤동그라졌다가 일어났다.
"시정하겠습니다."
"이 새끼봐라. 관등성명 안 나와?"
다시 전투화발이 나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이병 장도하. 시정하겠습니다!"
"도하야...도하야..."
눈을 떴다.
천장이 보였다.
내방의 천장이다.
도하야. 괜찮니?
고개를 돌리자 걱정스런 얼굴의 엄마가 보였다.
"꿈이었구나?"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내가 몸을 일으키자 손을 내 이마에 얹으며 엄마가 묻는다.
"너 어디 아프니? 어머 열 좀 바라."
머리가 조금 멍하다는 느낌이 든다.
"괜찮아요. 엄마."
"괜찮기는 열이 꽤 있는데? 안 되겠다. 우선 일어나서 밥부터 먹구나서 약을 먹던 하자. 얼른 일어나 도하야."
엄마가 나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요. 엄마."
침대에서 일어나자 약간 어질하다.
열이 제법 올랐나보다.
머리가 빙빙돈다.
주방에 엄마를 따라 갔더니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입맛이 좀 없을수도 있지만 빨리 몸살 털어내려면 많이 먹어야돼."
식탁 맞은편에 앉으며 엄마는 걱정스런 얼굴이다.
"괜찮아요. 엄마. 너무 걱정 마세요."
난 미소를 지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컨디션이 정상이었으면 정말 맛있게 먹을 음식이 입안에서 까끌거린다.
마주앉은 엄마들 생각해서 우걱우걱 입안으로 밀어넣는다.
밥을 다 먹을 무렵 억지로 밥을 밀어 넣다보니 이마에서 진땀이 흐른다.
밥을 다 먹구나서 엄마가 건네 준 해열제 한알을 먹고 방에서 좀 누워있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몸을 던지다시피 드러누웠다.
천장이 빙글빙글 돈다.
끊어오르는 열기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비몽사몽간에 잠이 들었는데 이마가 시원해진다.
꿈인지 생시인지 엄마의 얼굴이 잠깐 보인다.
몸이 내몸같지가 않다.
몸이 부글부글 끊다가도 얼음물을 끼얹은 시원해진다.
다시 끓어오르고 차가워지고...
그러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하다.
가슴도 가깝해진다.
욕지기 느껴져 참을 수 없게되자 눈을 억지로 뜬다.
여전히 천장은 빙글빙글 돈다.
몸을 일으키려하자.
누군가가 도와준다.
엄마다.
"화장실 좀 갈께요."
엄마가 부축하려해 괜찮다며 거절했다.
거실을 지나 화장실까지 가는 짧은 거리가 힘겹게 느껴진다.
화장실에 막 들어서는 순간 안에 울컥 무언가가 올라온다.
바로 변기에 상체를 숙였다.
변기로 나의 구토물이 쏟아진다.
"우웩...우웩..."
변기에 얼굴을 거의 묻다시피하며 음식물을 토해댄다.
"어머어머 이를 어째. 도하야 왜 이러니?"
엄마의 걱정스런 음성이 들리고 등을 두들겨 주는 손길이 느껴진다.
한참을 화장실 변기에 토를 하자 이젠 힘도 없다.
"도하야. 안되겠다. 병원에 가자."
걱정스런 음성으로 엄마가 말했다.
"아니에요. 먹은게 좀 체해서 그런 것 같아요."
변기물을 내리고 세면대에서 입을 행구고 얼굴을 씻는다.
고개를 들고 거울을 바라보니 뒤에서 걱정스레 바라보는 엄마와 쾡한 얼굴의 내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웃통벗고 있다.
게다가 팬티 바람이다.
잠결에 옷을 벗었나보다.
정신이 없으면서도 창피함을 느껴 내가 주춤 거리자 뒤에 선 엄마가 말을 했다.
"괜찮니?"
"네. 괜찮아요. 흐흐."
"괜찮기는 병원에 가야할 것 같은데?"
"몸살같은거로 병원을 왜 가요. 한숨자면 좋아질꺼에요."
"에궁. 그래두."
"흐흐. 괜찮아요."
"참. 네 옷은 엄마가 열내릴려구 벗기거야 넘 창피하게 생각마."
"아....그래군요."
"아무래도 열이 넘 높은 거 같아서..."
"저도 군대에서 그렇게 하는 거 봤어요. 몸살 걸린 사람들 한 겨울에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난 애써 미소를 지었다.
화장실에서 나와 내방으로 가는데 엄마가 부축을 해준다.
이번에도 거절할까하다 그냥 내뒀다.
내방으로 돌아와 눕자.
엄마가 안쓰러운 듯 머리의 열을 체크한다.
방바닥에 놓인 대야에서 수건을 쥐어짜 내머리에 댄다.
"엄마. 참 시원해요."
정말 시원했다.
"좀 자거라. 엄마가 옆에 있을께."
"괜찮아요. 엄마. 그냥 가서 쉬세요."
"제발 엄마 말 좀 들어라."
난 엄마의 성화에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세상이 빙글빙글 돌며 꿈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는 세상으로 들어갔다.
몸은 여전히 불덩어리 였지만 가끔 몸에 시원한 기운이 느껴졌다.
"엄마. 고마워요."
내가 깨었을 때 어지러움이 많이 가신 상태였다.
또한 열이 내려가서 그런지 머리가 좀 개운해진 것 같았다.
아직가지 잔열이 좀 있는 것 같기는 했다.
창을 바라보니 벌써 밤인듯 깜깜하다.
소변이 바려 몸을 일으키자 침대 아래에 쪼그리고 있는 엄마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
침대에서 이불을 걷어 잠이 깨지 않도록 엄마를 살포시 덮어주었다.
화장실로 가서 소변을 보고 세면을 했다.
"아이고. 풍토병을 앓는 것도 아니고 왠 몸살에 체하기까지..."
부엌에서 물을 한 컵 들이키고 방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아직 자고 있었다.
잠자는 엄마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세월의 그림자가 조금씩 내려앉은 듯 잔주름이 좀 생겼다.
"엄마도 나이가 들어가시는구나..."
내 병간호하시느라 머리도 손질을 못하셨는지 한 가락의 머리카락이 엄마의 얼굴에 드리워졌다.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잡아 귀 뒤로 넘겨 드렸다.
귀에 손이 닿자 몸을 흠칫했으나 다행히 깨지는 않았다.
"얼른 털고 일어나던지 해야지 휴가나와서 엄마만 고생시키네."
침대에 다시 누웠다.
그나마 이젠 어지럼도 거의 없다.
열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것도 내일이면 말짱해질 듯 싶다.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에 눈을 감았다.
막 자려는데 침대밑에 누웠던 엄마가 부스럭거리며 몸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깜빡 잠들었네."
내 이마에 엄마의 손길이 느껴진다.
"부드럽다."
대야에서 수건을 짜는 소리가 들렸다.
"그만 하셔두 되는데..."
눈을 뜰까하다 관두었다.
이마, 목덜미, 겨드랑이 닦아내신다.
잠기운은 싸악 가시도록 시원하다.
그러더니 허벅지쪽으로 내려왔다.
나도 모르게 움찔할 뻔했다.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닦아내신다.
"아이 참. 곤란한데..."
아니나 다를까 허벅지 위쪽의 사타구니 근처를 닦을 때 자극이 오기 시작한다.
"으으으...안돼."
이미 늦어버렸다.
엄마의 움직임도 멈추었다.
녀석은 시위라도 하듯 꽂꽂이 서버렸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다.
안봐도 눈에 선하다.
누워있는 아들의 팬티가 텐트를 치고 있고 그걸 보고 놀라 멍하니 바라보는 엄마.
"지금이라도 일어날까? 아냐 그럼 정말 웃긴 상황이 발생할지도 몰라."
녀석이 꺼떡대기 시작하는데 난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침대에 걸터앉았던 엄마가 슬쩍 일어선다.
그리고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셨다.
"휴..."
난 옆으로 돌아누워 조용히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렸다.
"아이 참내. 쪽발려서 이제 엄마 얼굴을 어떻게 봐야하나?"
내가 정신을 딴 돌려 겨우 수그러들었다.
그렇게 누워서 쉬면서 반시간이 지났을 때 방문이 슬며시 열렸다.
자는 척 눈을 찔끈감았다.
"도하야! 일어나서 죽 좀 먹어라. 도하야 얼른 일어나."
문앞에 서서 엄마는 나를 불렀다.
잠에서 깨는듯이 눈을 뜨고 이리저리 주위를 확인하는 흉내를 내었다.
"음냐...지금 몇시에여?"
"7시가 넘었어. 저녁인데 한술이라도 뜨고 자라."
"하아품...벌써 7시에여?"
"그래...7시야...너 체해서 일부러 죽쑤었으니깐 조금이라도 먹고 자자. 알았지?"
"네. 알았어요. 나갈께요."
엄마는 문을 닫고 나가셨다.
식탁에는 죽그릇이 두개가 놓여있었다.
"엇! 엄마는?"
"나두 죽 먹을라구."
"그냥 밥드시지..."
"아냐. 나두 가볍게 먹을라구 그랬어."
엄마가 미소를 지으신다.
엄마와 천천히 식사를 했다.
죽이라서 그런지 부드럽게 목을 넘어간다.
"아까는 엄마가 미련하게 밥먹으라구 해서 널 고생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엄마가 뭘 미안해 해요? 컨디션 안 좋은 상태에서 급하게 먹고 바로 누워서 체한걸요."
"암튼 엄마가 잘못이야. 또 체할지 모르니깐 천천히 먹어라."
"네."
엄마에게 웃음을 지어주었다.
엄마도 화답하듯 미소를 보이셨다.
식사를 마치고 거실 쇼파에 앉아 같이 TV를 봤다.
좀 눕고싶어 엄마 옆으로 웅크린 자세로 누웠다.
내 자세가 좀 안쓰러웠는지
"그냥 방에 들어가서 일찍 자라."
"아니에요. 그냥 누워서 보고 싶어서요."
"그럼 엄마 다리베개라도 할래?"
"헤헤. 그럼 오랜만에 엄마 다리베개 해볼까?"
엄마가 미소를 지으며 팔을 들어 다리를 내주었다.
머리를 들어 엄마의 허벅지에 머리를 누인다.
부르럽고 푹신함이 느껴진다.
"정말 오랜만에 엄마 다리에 누워본 것 같아요?"
"그런가? 엄마는 별로 안 된 것 같은데?"
"아마도 초등학교 때가 마지막이지 않았나 싶은데요?"
"하기사. 네가 벌써 스무세살이니... 시간 참 빠르다. 네가 아장아장 걸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듬직한 청년이 되어있으니."
엄마는 TV로 눈을 돌리셨다.
엄마가 TV를 보며 손으로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부드러운 손길이 어루만질 때마다 나는 조금씩 잠으로 빠져 들어갔다.
갑작스레 머리가 번쩍거리고 뽀개질 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전투모를 들고 누군가가 내앞에 서있다.
"장도하 이 새끼야 안 일어나?"
"이병 장도하. 네 알겠습니다!"
"존만한 새끼가 짱박혀서 잠을 자? 이등병 새끼가 졸라 빠져가지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투화발이 날라와 일어서려던 나의 가슴을 걷어찼다.
뒤로 뒤동그라졌다가 일어났다.
"시정하겠습니다."
"이 새끼봐라. 관등성명 안 나와?"
다시 전투화발이 나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이병 장도하. 시정하겠습니다!"
"도하야...도하야..."
눈을 떴다.
천장이 보였다.
내방의 천장이다.
도하야. 괜찮니?
고개를 돌리자 걱정스런 얼굴의 엄마가 보였다.
"꿈이었구나?"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내가 몸을 일으키자 손을 내 이마에 얹으며 엄마가 묻는다.
"너 어디 아프니? 어머 열 좀 바라."
머리가 조금 멍하다는 느낌이 든다.
"괜찮아요. 엄마."
"괜찮기는 열이 꽤 있는데? 안 되겠다. 우선 일어나서 밥부터 먹구나서 약을 먹던 하자. 얼른 일어나 도하야."
엄마가 나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괜찮아요. 엄마."
침대에서 일어나자 약간 어질하다.
열이 제법 올랐나보다.
머리가 빙빙돈다.
주방에 엄마를 따라 갔더니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입맛이 좀 없을수도 있지만 빨리 몸살 털어내려면 많이 먹어야돼."
식탁 맞은편에 앉으며 엄마는 걱정스런 얼굴이다.
"괜찮아요. 엄마. 너무 걱정 마세요."
난 미소를 지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컨디션이 정상이었으면 정말 맛있게 먹을 음식이 입안에서 까끌거린다.
마주앉은 엄마들 생각해서 우걱우걱 입안으로 밀어넣는다.
밥을 다 먹을 무렵 억지로 밥을 밀어 넣다보니 이마에서 진땀이 흐른다.
밥을 다 먹구나서 엄마가 건네 준 해열제 한알을 먹고 방에서 좀 누워있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몸을 던지다시피 드러누웠다.
천장이 빙글빙글 돈다.
끊어오르는 열기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비몽사몽간에 잠이 들었는데 이마가 시원해진다.
꿈인지 생시인지 엄마의 얼굴이 잠깐 보인다.
몸이 내몸같지가 않다.
몸이 부글부글 끊다가도 얼음물을 끼얹은 시원해진다.
다시 끓어오르고 차가워지고...
그러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하다.
가슴도 가깝해진다.
욕지기 느껴져 참을 수 없게되자 눈을 억지로 뜬다.
여전히 천장은 빙글빙글 돈다.
몸을 일으키려하자.
누군가가 도와준다.
엄마다.
"화장실 좀 갈께요."
엄마가 부축하려해 괜찮다며 거절했다.
거실을 지나 화장실까지 가는 짧은 거리가 힘겹게 느껴진다.
화장실에 막 들어서는 순간 안에 울컥 무언가가 올라온다.
바로 변기에 상체를 숙였다.
변기로 나의 구토물이 쏟아진다.
"우웩...우웩..."
변기에 얼굴을 거의 묻다시피하며 음식물을 토해댄다.
"어머어머 이를 어째. 도하야 왜 이러니?"
엄마의 걱정스런 음성이 들리고 등을 두들겨 주는 손길이 느껴진다.
한참을 화장실 변기에 토를 하자 이젠 힘도 없다.
"도하야. 안되겠다. 병원에 가자."
걱정스런 음성으로 엄마가 말했다.
"아니에요. 먹은게 좀 체해서 그런 것 같아요."
변기물을 내리고 세면대에서 입을 행구고 얼굴을 씻는다.
고개를 들고 거울을 바라보니 뒤에서 걱정스레 바라보는 엄마와 쾡한 얼굴의 내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웃통벗고 있다.
게다가 팬티 바람이다.
잠결에 옷을 벗었나보다.
정신이 없으면서도 창피함을 느껴 내가 주춤 거리자 뒤에 선 엄마가 말을 했다.
"괜찮니?"
"네. 괜찮아요. 흐흐."
"괜찮기는 병원에 가야할 것 같은데?"
"몸살같은거로 병원을 왜 가요. 한숨자면 좋아질꺼에요."
"에궁. 그래두."
"흐흐. 괜찮아요."
"참. 네 옷은 엄마가 열내릴려구 벗기거야 넘 창피하게 생각마."
"아....그래군요."
"아무래도 열이 넘 높은 거 같아서..."
"저도 군대에서 그렇게 하는 거 봤어요. 몸살 걸린 사람들 한 겨울에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
난 애써 미소를 지었다.
화장실에서 나와 내방으로 가는데 엄마가 부축을 해준다.
이번에도 거절할까하다 그냥 내뒀다.
내방으로 돌아와 눕자.
엄마가 안쓰러운 듯 머리의 열을 체크한다.
방바닥에 놓인 대야에서 수건을 쥐어짜 내머리에 댄다.
"엄마. 참 시원해요."
정말 시원했다.
"좀 자거라. 엄마가 옆에 있을께."
"괜찮아요. 엄마. 그냥 가서 쉬세요."
"제발 엄마 말 좀 들어라."
난 엄마의 성화에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세상이 빙글빙글 돌며 꿈과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는 세상으로 들어갔다.
몸은 여전히 불덩어리 였지만 가끔 몸에 시원한 기운이 느껴졌다.
"엄마. 고마워요."
내가 깨었을 때 어지러움이 많이 가신 상태였다.
또한 열이 내려가서 그런지 머리가 좀 개운해진 것 같았다.
아직가지 잔열이 좀 있는 것 같기는 했다.
창을 바라보니 벌써 밤인듯 깜깜하다.
소변이 바려 몸을 일으키자 침대 아래에 쪼그리고 있는 엄마가 눈에 들어왔다.
"엄마..."
침대에서 이불을 걷어 잠이 깨지 않도록 엄마를 살포시 덮어주었다.
화장실로 가서 소변을 보고 세면을 했다.
"아이고. 풍토병을 앓는 것도 아니고 왠 몸살에 체하기까지..."
부엌에서 물을 한 컵 들이키고 방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아직 자고 있었다.
잠자는 엄마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세월의 그림자가 조금씩 내려앉은 듯 잔주름이 좀 생겼다.
"엄마도 나이가 들어가시는구나..."
내 병간호하시느라 머리도 손질을 못하셨는지 한 가락의 머리카락이 엄마의 얼굴에 드리워졌다.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잡아 귀 뒤로 넘겨 드렸다.
귀에 손이 닿자 몸을 흠칫했으나 다행히 깨지는 않았다.
"얼른 털고 일어나던지 해야지 휴가나와서 엄마만 고생시키네."
침대에 다시 누웠다.
그나마 이젠 어지럼도 거의 없다.
열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것도 내일이면 말짱해질 듯 싶다.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에 눈을 감았다.
막 자려는데 침대밑에 누웠던 엄마가 부스럭거리며 몸을 일으키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깜빡 잠들었네."
내 이마에 엄마의 손길이 느껴진다.
"부드럽다."
대야에서 수건을 짜는 소리가 들렸다.
"그만 하셔두 되는데..."
눈을 뜰까하다 관두었다.
이마, 목덜미, 겨드랑이 닦아내신다.
잠기운은 싸악 가시도록 시원하다.
그러더니 허벅지쪽으로 내려왔다.
나도 모르게 움찔할 뻔했다.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닦아내신다.
"아이 참. 곤란한데..."
아니나 다를까 허벅지 위쪽의 사타구니 근처를 닦을 때 자극이 오기 시작한다.
"으으으...안돼."
이미 늦어버렸다.
엄마의 움직임도 멈추었다.
녀석은 시위라도 하듯 꽂꽂이 서버렸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다.
안봐도 눈에 선하다.
누워있는 아들의 팬티가 텐트를 치고 있고 그걸 보고 놀라 멍하니 바라보는 엄마.
"지금이라도 일어날까? 아냐 그럼 정말 웃긴 상황이 발생할지도 몰라."
녀석이 꺼떡대기 시작하는데 난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침대에 걸터앉았던 엄마가 슬쩍 일어선다.
그리고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셨다.
"휴..."
난 옆으로 돌아누워 조용히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렸다.
"아이 참내. 쪽발려서 이제 엄마 얼굴을 어떻게 봐야하나?"
내가 정신을 딴 돌려 겨우 수그러들었다.
그렇게 누워서 쉬면서 반시간이 지났을 때 방문이 슬며시 열렸다.
자는 척 눈을 찔끈감았다.
"도하야! 일어나서 죽 좀 먹어라. 도하야 얼른 일어나."
문앞에 서서 엄마는 나를 불렀다.
잠에서 깨는듯이 눈을 뜨고 이리저리 주위를 확인하는 흉내를 내었다.
"음냐...지금 몇시에여?"
"7시가 넘었어. 저녁인데 한술이라도 뜨고 자라."
"하아품...벌써 7시에여?"
"그래...7시야...너 체해서 일부러 죽쑤었으니깐 조금이라도 먹고 자자. 알았지?"
"네. 알았어요. 나갈께요."
엄마는 문을 닫고 나가셨다.
식탁에는 죽그릇이 두개가 놓여있었다.
"엇! 엄마는?"
"나두 죽 먹을라구."
"그냥 밥드시지..."
"아냐. 나두 가볍게 먹을라구 그랬어."
엄마가 미소를 지으신다.
엄마와 천천히 식사를 했다.
죽이라서 그런지 부드럽게 목을 넘어간다.
"아까는 엄마가 미련하게 밥먹으라구 해서 널 고생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
"엄마가 뭘 미안해 해요? 컨디션 안 좋은 상태에서 급하게 먹고 바로 누워서 체한걸요."
"암튼 엄마가 잘못이야. 또 체할지 모르니깐 천천히 먹어라."
"네."
엄마에게 웃음을 지어주었다.
엄마도 화답하듯 미소를 보이셨다.
식사를 마치고 거실 쇼파에 앉아 같이 TV를 봤다.
좀 눕고싶어 엄마 옆으로 웅크린 자세로 누웠다.
내 자세가 좀 안쓰러웠는지
"그냥 방에 들어가서 일찍 자라."
"아니에요. 그냥 누워서 보고 싶어서요."
"그럼 엄마 다리베개라도 할래?"
"헤헤. 그럼 오랜만에 엄마 다리베개 해볼까?"
엄마가 미소를 지으며 팔을 들어 다리를 내주었다.
머리를 들어 엄마의 허벅지에 머리를 누인다.
부르럽고 푹신함이 느껴진다.
"정말 오랜만에 엄마 다리에 누워본 것 같아요?"
"그런가? 엄마는 별로 안 된 것 같은데?"
"아마도 초등학교 때가 마지막이지 않았나 싶은데요?"
"하기사. 네가 벌써 스무세살이니... 시간 참 빠르다. 네가 아장아장 걸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듬직한 청년이 되어있으니."
엄마는 TV로 눈을 돌리셨다.
엄마가 TV를 보며 손으로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부드러운 손길이 어루만질 때마다 나는 조금씩 잠으로 빠져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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