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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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898회 작성일 20-01-17 13:57본문
아들
이 글은 하드한 내용을 즐기시는 분은 안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소프트하면서도 다소 소설적인 지루함까지 즐기시는 분이라면 딱일 겁니다.
글의 내용을 보고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논하지는 맙시다!
넷-노블net-novel의 번창으로 인하여 소설에도 외설이 짙어졌으며, 반면 야설에도 예술스러워진 면이 많지 않습니까?
어느 시점엔 상충을 이뤄 둘 다 합당한 장르가 되리란 기대로 여기 많은 작가들이 얼굴 없이 분투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소 덤벙거리며 쓴 글 즐겁게 읽어주시길 빕니다!
(1) 아들의 훔쳐보기
아들이 날 훔쳐보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건 벌써 오래 전의 일이다.
걔가 열 두엇 무렵이니까 지금으로 치면 아주 어린아이 때 일이다.
아니다, 그 보다 더 전에도 그런 낌새가 있었다.
유치원도 다니기 전이니까 너 댓 살 때가 아니었나싶다.
나와 숨바꼭질 놀이를 한답시고 내 치마 밑에 숨곤 했는데 그 속에서 내 허벅지를 더듬거나 팬티 속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기도 했다.
그 버릇은 어쩜 내가 빌미를 제공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목욕탕에 갈 때면 꼭 걔를 데리고 다녔고, 집에서 목욕시킬 때도 나도 같이 벗고 목욕을 했으니까.
그래서 그저 단순한 호기심 정도겠지 여겼다.
그런데 걔가 초5던가 초6이던가 어느 날, 욕실에서 한참 샤워 중인데 뒤 작은 쪽창에 그림자가 스치는 거 같아 깜짝 놀라 창 밖을 살짝 내다보았더니
아이구 이런... 아들놈이 발갛게 충혈된 눈으로 붙어 있는 게 아닌가?
너무 놀라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
훔쳐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당사자가 아들이라는 게 더 기막혔다.
당시 우리는 2층 주택의 1층에 세들어 살 때니까 그런 위험성이 다분히 있었다.
집 뒤안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눈이 마주친 아들에게 당시 나는 아무런 꾸지람도 하질 못했다.
잔뜩 겁먹은 얼굴로 나타난 그에게 반성문을 써오라는 말만 겨우 했을 뿐이다.
왜냐? 남편의 외도가 발각되어 저녁마다 싸움을 벌이던 시기라 난 잔뜩 지쳐있었고, 그런 좋지 않은 상황을 매일 보이고 있는 내가 어쩐지 아들에게 미안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장 나갔던 남편이 와이셔츠에 립스틱 자국을 묻혀온 것이 화근이었다.
나도 직장생활을 해본지라 출장을 가면 접대도 받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옆자리에 여자가 앉을 수도 있고...
사실 내가 좀 참으면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이가 내 자존심을 긁는 게 더 화가 나 있었다. 못 생긴 게 맛이라도 있어야지 어쩌고 저쩌고... 남들은 이쁜이 수술을 하네 어쩌네 저쩌네...
한마디로 막가자는 말이 아니던가?
그 이야기는 더 이상 하기도 싫다.
덜떨어진 그 인간 얘기하자고 이 글 쓰는 게 아니질 않은가?
문제는 당시 걔가 가장 민감할 때인 사춘기라는 거였다.
아이의 튀는 감성을 둘이 머리를 모아도 힘이 드는데 다른 일로 힘을 소모해야 했으니...
나는 그 후 샤워는 걔가 없는 시간을 이용하여 했고, 집안에서의 옷차림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다행히 어느 정도의 냉각기를 거친 남편과의 사이도 평상으로 돌아가 있었다.
둘째를 낳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때부터인데 밤마다 실행했건만 아이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밤이었다.
아마 칠흑 같은 그믐밤이었던 거 같다.
그런 밤은 숨소리도 조심스럽다. 더 멀리 갈 거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어둠이 더 흥분을 돋우고 그 어둠이 모든 신음소리를 모지라지게 만들 것만 같은 거다.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둘째! 둘째..." 그 생각에만 몰두해 있었던 나였다.
어둠 속 창 너머로 스치는 눈빛을 보았을 때도 지나가는 고양이 정도로 여겼다.
그래서 5촉 붉은 등 아래 내 모습이 얼마나 뇌살적일지는 생각도 못했던 거다.
남편의 배를 타고 앉은 내 모습...
풀린 머리칼이 어깨며 등이며 치렁치렁 늘어져 있고, 둘째를 염원하는 젖가슴은 스카이퐁퐁 타는 아이의 엉덩이처럼 출렁거렸을 거고, 아무리 희미한 불빛이라지만 남편의 기둥을 품은 내 불두덩 모습까지도 왜 안 보였을까?
그림자가 또 한번 스쳤다.
스쳤다기보다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
내가 그 정체를 의심스러워하며 살피려할 때까지였다.
밑에 누워있던 남편까지 뭔가 하고 의심하려들 때 난 말렸다. 고양이라고... 방금 고양이가 지나가더라고.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씻으러 밖으로 나왔을 때 아들 방의 창문이 조심스럽게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아마도 창문을 넘어 마당으로 나가 큰방 창가에 붙어 우릴 훔쳐보았을 것이 예상되었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런 사실을 걔 아빠가 알거나 다른 사람이 보게 된다면...
그래서 어느 날 조용히 불러 일깨우려했다.
뭐가 그리 궁금하냐고?
여자의 몸이 궁금하냐고? 엄마의 몸이 궁금하냐고? 어릴 적 이미 다 보지 않았냐고?
예상한대로 말이 없었다. 손톱만 물어뜯었다.
나쁜 건 줄 아냐니까 고개를 끄떡인다. 나는 그를 가슴에 품어 안았다.
그리고 "궁금하더라도 참을 땐 참아야 하는 거야! 그거 알지?" 하니까 고개를 끄떡인다.
"그래도 정 안되겠다면 이 엄마에게 말해!"하고는 제 방으로 돌려보냈다.
정말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한편 마음이 편했다.
언제까지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것이기에 어쨌든 대화를 나누었다는 위안이었다.
얼마 후 걔의 방에서 공부 중인 아들을 뒤에서 몰래 안아주었을 때 걔의 얼굴이 한층 밝아진 걸 볼 수 있었다.
얼마나 가슴이 뿌듯하든지...
"아들!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지?"
그 말에 아들은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나는 그 씩씩함이 너무 좋았다. 너무 뿌듯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적마다 걜 안아주고 사랑을 확인시켜주었다.
누가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만으로 만족 못한다 했던가?
나는 아들까지도 사랑하는 것만으로 만족 못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다녀왔습니다!"하고 제 방으로 들어가려는 아들을 잡아 세웠다.
멈칫하는 그에게 이렇게 내뱉고 있었다.
"너도 니 애비처럼 나무토막이 될래?"
"???????"
"표현을 해! 표현 좀 하라고...? 미워하면 미워한다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여전히 멍하게 서있었다.
"이리 와봐! 이렇게... 사랑한다고 확인시켜 줘!"
나는 그를 불끈 안아주었다.
그리고 내 등을 내밀고는 뒤에서 한번 안아줘 봐 하였다.
아들은 어색하게 한번 안아주고는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너무 엉뚱했나? 아냐, 아냐... 이게 필요해! 평생 같이할 가족이니까 더욱...
그런데 가슴이 왜 이리 뛸까?
다음날 쑥스러워하는 걔 앞에 또 등을 내밀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 다음날도...
아들의 몸짓이 자연스러워지는 데는 다소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 과정을 거쳐 얼마 후엔 그 스킨십이 일상화되었는데...
언젠가부터 그 포옹 중에 은근히 내 엉덩이를 자극한다는 걸 눈치챘을 땐 그가 중학생이 되고 난 뒤였다.
이미 걔의 키가 내 키를 넘어서서 날 아래로 내려다보기 시작한 후였다.
마침 그 날 아침, 늘 하던 아들 방을 청소하다가 침대 밑 구석구석에 찡 박힌 휴지들을 발견하여 잔뜩 흥분해있던 나였다.
그 중엔 걔의 젖은 팬티를 휴지로 말아둔 것도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진한 남자의 냄새였다.
몽정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휴지들은 자위를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어느새 그 나이인가? 축하해야 하나, 조심시켜야 하나? 그저 혼란했다.
다들 이때는 남자가 나서서 해결한다는데...
나는 싫다. 애를 뺏긴다는 생각에서가 아니다. 걔의 비밀을 지켜주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다시 나빠진 그이와의 사이가 그 생각을 막았다.
한동안 나는 멍한 기분이었다.
아이의 마른 정액 냄새를 코에 대어보기도 하고, 더 없나 찾아보기도 하고...
이걸 치우는 게 맞나, 모른 채 버려 두는 게 맞나? 종잡히지 않았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서 우선 휴지부터 바꿔주기로 하고 두루말이를 치우고 보드라운 크리넥스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일단 끄집어낸 휴지와 젖은 팬티는 치우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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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이제야 알았구나.
벌써 내 아들이 어른이 되다니... 늦게나마 축하한다!
그러나 너무 잦은 소모는 건강을 해치니 적당히 참는 법도 익혀야 한단다.
잘할 수 있지, 내 아들?
- 영원히 너의 편인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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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쪽지를 책상 위에 얹어두고 나와선 종일을 허둥댔던 거 같다.
그런 중에 맞이한 하교 포옹에서 아이의 이상 행동을 감지한 거다.
어쩌면 내가 너무 예민해 있어서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래서 제대로 얼굴도 못 쳐다보고 떼어내듯 제 방 쪽으로 밀어낸 뒤 마치 빨래라도 돌려둔 듯이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내 아이한테 그렇게 흥분을 하다니... 그저 황당하다는 표현 말고 또 다른 무슨 표현으로 당시의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 후 내가 잔뜩 민감해진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침저녁 포옹 시마다 또 비벼오지 않을까 긴장하기 일쑤였고, 옷의 두꺼운 부위라도 대이면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빼곤 했다.
어느 저녁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10시가 넘은 밤이었다.
그날 따라 애 아빠의 귀가는 늦고, 막 시작된 주말의 명화를 보느라 둘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막 겨울로 접어든 시점이라 바람이 제법 드센 밤이었다.
"좀 춥지?" 하자 아이가 방에서 이불 하나를 꺼내와 내미길래 그걸 덮고 누울 자리를 찾자 제 다리를 내어주며 그걸 베고 누우라 했다.
너무 대견하여 부끄럽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덥썩 눕고난 뒤에야 "이 엄마가 왜 이래? 정말 주책이야...!"며 속으로 자책했다.
그러니 신경이 영화에 가 있었겠는가? 온통 머리 밑 애의 다리에만 쏠려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의 잠옷 바지 속으로 손이 들어가는가 했더니 조물락조물락 만지는 느낌이 전해져 오는 거였다.
내가 그걸 감지하고 있다는 걸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그저 무의식적으로 하는 손장난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만약 자위행위라면... 엄마를 제 다리 위에 뉘어두고 의식적으로 하는 자위라면... 필시 이 엄마를 대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생각에 다다르자 발끈 화가 났다.
그러나 어쩌랴? 이 상황에서 뭘 어쩔 수 있단 말인가?
어쩌면 아닐 것이다. 아니, 내 아들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나는 되도록 영화에 몰입하려 애썼다.
시작을 기억 못하는 영화... 갱 영화인지 스파이 영화인지... 황량한 벌판을 열차가 달리고... 달리는 열차 사이를 한 사내가 뛰어넘고... 또 한 사내가 따라붙고... 뭐 그런 내용들이 어질러진 거리의 낙엽처럼 쓸려가고 있었다.
아이가 벌떡 일어섰다.
나는 공중에 뜬 얼굴을 그대로 든 채 올려다보았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화장실을 가리키며 급히 뛰어갔다.
오줌이 급했나? 아이의 다리가 있었던 자리에 내 팔을 괴었다.
소파의 쿠션에 밀려 기우뚱 넘어졌다.
싱긋 쏟아지는 웃음... 긴장의 풀림이었다.
나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던 아랫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사과라도 하나 깎을까?"
주방으로 향하며 힐끔 화장실을 보았다.
닫혀있는 문... 평**면 반쯤 열어놓고 볼일을 보던 놈인데...
그거겠지? 필시...?
사과 몇을 쟁반에 받혀 들고 오면서 또 한번 보았다.
쓱싹 쓱싹...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TV 앞에 와보니 남자가 쓱싹 쓱싹... 면도용 칼을 갈고 있었다.
저 소리였던가...
사과를 깎다 손을 벨 뻔했다.
아니, 정말 베었다.
쟁반 위에 뚝! 떨어지는 혈흔... 아이가 변기통 물 내리는 소리에 기어이 일을 저지른 거다.
다시 주방으로 가 일회용 밴드 하나를 붙이고 돌아오자 아이가 사과를 베먹고 있었다.
저 안에서 나를 베먹는 상상은 하지 않았을까?
어디......??
사과 향 때문에 눈치챌 수가 없었다.
진한 그 냄새도 사과 향 정도에 눌리는 걸까?
그렇다면 쟤 아빠가 밖에서 묻히고 다닌 다른 여자들의 냄새도 집 현관에서 다 없어지고 말겠네. 바로 현관을 향한 주방에서의 마늘, 파, 고추 등등 더 지독한 냄새에 눌려...
여자만 바보야!
겉으로 예민하네, 세밀하네, 개 코네... 등등 지랄영병을 떨지만 정작 손끝에서 바깥의 냄새를 먹어치우는 물건들만 종일 주무르며 사는 꼴이라니......
사과 맛이 모과 맛이다!
턱! 막히는 목을 감싸쥐고 화장실로 뛰었다.
우웩... 캑... 캑...
한참 좋을 땐 그 비린 정액도 단맛이라 여겼는데...
우리도 그때가 있었다. 철없던 시절, 앞 뒤 안 가리고 마구 내뱉는 그의 막말도 그때는 강한 개성이라 여겨 장점으로만 보였었는데...
요즘은 왜 그리도 싫을까?
써늘하게 올라오는 냉기 위에 앉아 십 수년간의 묵은 체증을 쏟아내려 안간힘을 썼다.
그이와의 고리가 이제 녹슬대로 녹슬어 자그마한 충격에도 와해될 게 뻔하다는 게 요즘의 내 생각이다.
그럼에도 무슨 미련이 남아 식물인간의 산소호스처럼 대책 없는 연명을 지속하고 있는지 몰라... 그 생각만 하면 그저 화가 나고 악만 돋는다.
아직도 엉덩이 밑으로 올라오는 냉기...?
그래, 아들은 여기 앉지 않은 거야! 볼일을 본 척 물만 내렸을 거야!
그 생각에 기력이 다시 돋는다.
이제 기대할 거 없는 그이보다 온통 기대 덩어리인 아들에게 더 힘을 얻을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그게 내 신세다. 모든 엄마들이 다 그럴지 모른다.
나는 탐정이라도 된 듯 아들의 흔적을 찾으려고 이곳저곳을 살폈다.
세면기 앞 거울에 묻은 물방울들... 금을 그리며 흘러내리다 뭉친 곳도 있고... 말라 가는 부분도 있고... 흔적뿐인 부분도 있고...
찾았다! 흐릿한 물이 똘똘 엉킨 저거! 나는 그걸 손끝에 찍었다.
코끝이 찡했다.
맞았다. 분명한 아들의 흔적! 분명한 아들의 냄새!
동물들은 새끼를 낳으면 그 순간 새끼의 냄새를 뇌에 각인한다 했다.
나도 비로소 지금 아들의 냄새를 각인한다.
코 끝에...
혀 끝에...
뇌 속에...
이 글은 하드한 내용을 즐기시는 분은 안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소프트하면서도 다소 소설적인 지루함까지 즐기시는 분이라면 딱일 겁니다.
글의 내용을 보고 외설이냐 예술이냐를 논하지는 맙시다!
넷-노블net-novel의 번창으로 인하여 소설에도 외설이 짙어졌으며, 반면 야설에도 예술스러워진 면이 많지 않습니까?
어느 시점엔 상충을 이뤄 둘 다 합당한 장르가 되리란 기대로 여기 많은 작가들이 얼굴 없이 분투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소 덤벙거리며 쓴 글 즐겁게 읽어주시길 빕니다!
(1) 아들의 훔쳐보기
아들이 날 훔쳐보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건 벌써 오래 전의 일이다.
걔가 열 두엇 무렵이니까 지금으로 치면 아주 어린아이 때 일이다.
아니다, 그 보다 더 전에도 그런 낌새가 있었다.
유치원도 다니기 전이니까 너 댓 살 때가 아니었나싶다.
나와 숨바꼭질 놀이를 한답시고 내 치마 밑에 숨곤 했는데 그 속에서 내 허벅지를 더듬거나 팬티 속으로 불쑥 손을 집어넣기도 했다.
그 버릇은 어쩜 내가 빌미를 제공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목욕탕에 갈 때면 꼭 걔를 데리고 다녔고, 집에서 목욕시킬 때도 나도 같이 벗고 목욕을 했으니까.
그래서 그저 단순한 호기심 정도겠지 여겼다.
그런데 걔가 초5던가 초6이던가 어느 날, 욕실에서 한참 샤워 중인데 뒤 작은 쪽창에 그림자가 스치는 거 같아 깜짝 놀라 창 밖을 살짝 내다보았더니
아이구 이런... 아들놈이 발갛게 충혈된 눈으로 붙어 있는 게 아닌가?
너무 놀라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
훔쳐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당사자가 아들이라는 게 더 기막혔다.
당시 우리는 2층 주택의 1층에 세들어 살 때니까 그런 위험성이 다분히 있었다.
집 뒤안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눈이 마주친 아들에게 당시 나는 아무런 꾸지람도 하질 못했다.
잔뜩 겁먹은 얼굴로 나타난 그에게 반성문을 써오라는 말만 겨우 했을 뿐이다.
왜냐? 남편의 외도가 발각되어 저녁마다 싸움을 벌이던 시기라 난 잔뜩 지쳐있었고, 그런 좋지 않은 상황을 매일 보이고 있는 내가 어쩐지 아들에게 미안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장 나갔던 남편이 와이셔츠에 립스틱 자국을 묻혀온 것이 화근이었다.
나도 직장생활을 해본지라 출장을 가면 접대도 받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옆자리에 여자가 앉을 수도 있고...
사실 내가 좀 참으면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이가 내 자존심을 긁는 게 더 화가 나 있었다. 못 생긴 게 맛이라도 있어야지 어쩌고 저쩌고... 남들은 이쁜이 수술을 하네 어쩌네 저쩌네...
한마디로 막가자는 말이 아니던가?
그 이야기는 더 이상 하기도 싫다.
덜떨어진 그 인간 얘기하자고 이 글 쓰는 게 아니질 않은가?
문제는 당시 걔가 가장 민감할 때인 사춘기라는 거였다.
아이의 튀는 감성을 둘이 머리를 모아도 힘이 드는데 다른 일로 힘을 소모해야 했으니...
나는 그 후 샤워는 걔가 없는 시간을 이용하여 했고, 집안에서의 옷차림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다행히 어느 정도의 냉각기를 거친 남편과의 사이도 평상으로 돌아가 있었다.
둘째를 낳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그때부터인데 밤마다 실행했건만 아이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밤이었다.
아마 칠흑 같은 그믐밤이었던 거 같다.
그런 밤은 숨소리도 조심스럽다. 더 멀리 갈 거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어둠이 더 흥분을 돋우고 그 어둠이 모든 신음소리를 모지라지게 만들 것만 같은 거다.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둘째! 둘째..." 그 생각에만 몰두해 있었던 나였다.
어둠 속 창 너머로 스치는 눈빛을 보았을 때도 지나가는 고양이 정도로 여겼다.
그래서 5촉 붉은 등 아래 내 모습이 얼마나 뇌살적일지는 생각도 못했던 거다.
남편의 배를 타고 앉은 내 모습...
풀린 머리칼이 어깨며 등이며 치렁치렁 늘어져 있고, 둘째를 염원하는 젖가슴은 스카이퐁퐁 타는 아이의 엉덩이처럼 출렁거렸을 거고, 아무리 희미한 불빛이라지만 남편의 기둥을 품은 내 불두덩 모습까지도 왜 안 보였을까?
그림자가 또 한번 스쳤다.
스쳤다기보다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
내가 그 정체를 의심스러워하며 살피려할 때까지였다.
밑에 누워있던 남편까지 뭔가 하고 의심하려들 때 난 말렸다. 고양이라고... 방금 고양이가 지나가더라고.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씻으러 밖으로 나왔을 때 아들 방의 창문이 조심스럽게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아마도 창문을 넘어 마당으로 나가 큰방 창가에 붙어 우릴 훔쳐보았을 것이 예상되었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런 사실을 걔 아빠가 알거나 다른 사람이 보게 된다면...
그래서 어느 날 조용히 불러 일깨우려했다.
뭐가 그리 궁금하냐고?
여자의 몸이 궁금하냐고? 엄마의 몸이 궁금하냐고? 어릴 적 이미 다 보지 않았냐고?
예상한대로 말이 없었다. 손톱만 물어뜯었다.
나쁜 건 줄 아냐니까 고개를 끄떡인다. 나는 그를 가슴에 품어 안았다.
그리고 "궁금하더라도 참을 땐 참아야 하는 거야! 그거 알지?" 하니까 고개를 끄떡인다.
"그래도 정 안되겠다면 이 엄마에게 말해!"하고는 제 방으로 돌려보냈다.
정말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한편 마음이 편했다.
언제까지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것이기에 어쨌든 대화를 나누었다는 위안이었다.
얼마 후 걔의 방에서 공부 중인 아들을 뒤에서 몰래 안아주었을 때 걔의 얼굴이 한층 밝아진 걸 볼 수 있었다.
얼마나 가슴이 뿌듯하든지...
"아들!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지?"
그 말에 아들은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나는 그 씩씩함이 너무 좋았다. 너무 뿌듯했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적마다 걜 안아주고 사랑을 확인시켜주었다.
누가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만으로 만족 못한다 했던가?
나는 아들까지도 사랑하는 것만으로 만족 못했던 모양이다.
어느 날 "다녀왔습니다!"하고 제 방으로 들어가려는 아들을 잡아 세웠다.
멈칫하는 그에게 이렇게 내뱉고 있었다.
"너도 니 애비처럼 나무토막이 될래?"
"???????"
"표현을 해! 표현 좀 하라고...? 미워하면 미워한다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여전히 멍하게 서있었다.
"이리 와봐! 이렇게... 사랑한다고 확인시켜 줘!"
나는 그를 불끈 안아주었다.
그리고 내 등을 내밀고는 뒤에서 한번 안아줘 봐 하였다.
아들은 어색하게 한번 안아주고는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가 너무 엉뚱했나? 아냐, 아냐... 이게 필요해! 평생 같이할 가족이니까 더욱...
그런데 가슴이 왜 이리 뛸까?
다음날 쑥스러워하는 걔 앞에 또 등을 내밀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 다음날도...
아들의 몸짓이 자연스러워지는 데는 다소의 시간이 걸렸다.
그런 과정을 거쳐 얼마 후엔 그 스킨십이 일상화되었는데...
언젠가부터 그 포옹 중에 은근히 내 엉덩이를 자극한다는 걸 눈치챘을 땐 그가 중학생이 되고 난 뒤였다.
이미 걔의 키가 내 키를 넘어서서 날 아래로 내려다보기 시작한 후였다.
마침 그 날 아침, 늘 하던 아들 방을 청소하다가 침대 밑 구석구석에 찡 박힌 휴지들을 발견하여 잔뜩 흥분해있던 나였다.
그 중엔 걔의 젖은 팬티를 휴지로 말아둔 것도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진한 남자의 냄새였다.
몽정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휴지들은 자위를 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어느새 그 나이인가? 축하해야 하나, 조심시켜야 하나? 그저 혼란했다.
다들 이때는 남자가 나서서 해결한다는데...
나는 싫다. 애를 뺏긴다는 생각에서가 아니다. 걔의 비밀을 지켜주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다시 나빠진 그이와의 사이가 그 생각을 막았다.
한동안 나는 멍한 기분이었다.
아이의 마른 정액 냄새를 코에 대어보기도 하고, 더 없나 찾아보기도 하고...
이걸 치우는 게 맞나, 모른 채 버려 두는 게 맞나? 종잡히지 않았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서 우선 휴지부터 바꿔주기로 하고 두루말이를 치우고 보드라운 크리넥스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일단 끄집어낸 휴지와 젖은 팬티는 치우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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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이제야 알았구나.
벌써 내 아들이 어른이 되다니... 늦게나마 축하한다!
그러나 너무 잦은 소모는 건강을 해치니 적당히 참는 법도 익혀야 한단다.
잘할 수 있지, 내 아들?
- 영원히 너의 편인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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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쪽지를 책상 위에 얹어두고 나와선 종일을 허둥댔던 거 같다.
그런 중에 맞이한 하교 포옹에서 아이의 이상 행동을 감지한 거다.
어쩌면 내가 너무 예민해 있어서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른다.
어쨌든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래서 제대로 얼굴도 못 쳐다보고 떼어내듯 제 방 쪽으로 밀어낸 뒤 마치 빨래라도 돌려둔 듯이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내 아이한테 그렇게 흥분을 하다니... 그저 황당하다는 표현 말고 또 다른 무슨 표현으로 당시의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 후 내가 잔뜩 민감해진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침저녁 포옹 시마다 또 비벼오지 않을까 긴장하기 일쑤였고, 옷의 두꺼운 부위라도 대이면 반사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빼곤 했다.
어느 저녁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10시가 넘은 밤이었다.
그날 따라 애 아빠의 귀가는 늦고, 막 시작된 주말의 명화를 보느라 둘이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막 겨울로 접어든 시점이라 바람이 제법 드센 밤이었다.
"좀 춥지?" 하자 아이가 방에서 이불 하나를 꺼내와 내미길래 그걸 덮고 누울 자리를 찾자 제 다리를 내어주며 그걸 베고 누우라 했다.
너무 대견하여 부끄럽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덥썩 눕고난 뒤에야 "이 엄마가 왜 이래? 정말 주책이야...!"며 속으로 자책했다.
그러니 신경이 영화에 가 있었겠는가? 온통 머리 밑 애의 다리에만 쏠려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의 잠옷 바지 속으로 손이 들어가는가 했더니 조물락조물락 만지는 느낌이 전해져 오는 거였다.
내가 그걸 감지하고 있다는 걸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그저 무의식적으로 하는 손장난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만약 자위행위라면... 엄마를 제 다리 위에 뉘어두고 의식적으로 하는 자위라면... 필시 이 엄마를 대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생각에 다다르자 발끈 화가 났다.
그러나 어쩌랴? 이 상황에서 뭘 어쩔 수 있단 말인가?
어쩌면 아닐 것이다. 아니, 내 아들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나는 되도록 영화에 몰입하려 애썼다.
시작을 기억 못하는 영화... 갱 영화인지 스파이 영화인지... 황량한 벌판을 열차가 달리고... 달리는 열차 사이를 한 사내가 뛰어넘고... 또 한 사내가 따라붙고... 뭐 그런 내용들이 어질러진 거리의 낙엽처럼 쓸려가고 있었다.
아이가 벌떡 일어섰다.
나는 공중에 뜬 얼굴을 그대로 든 채 올려다보았다.
아이가 손가락으로 화장실을 가리키며 급히 뛰어갔다.
오줌이 급했나? 아이의 다리가 있었던 자리에 내 팔을 괴었다.
소파의 쿠션에 밀려 기우뚱 넘어졌다.
싱긋 쏟아지는 웃음... 긴장의 풀림이었다.
나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던 아랫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사과라도 하나 깎을까?"
주방으로 향하며 힐끔 화장실을 보았다.
닫혀있는 문... 평**면 반쯤 열어놓고 볼일을 보던 놈인데...
그거겠지? 필시...?
사과 몇을 쟁반에 받혀 들고 오면서 또 한번 보았다.
쓱싹 쓱싹... 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TV 앞에 와보니 남자가 쓱싹 쓱싹... 면도용 칼을 갈고 있었다.
저 소리였던가...
사과를 깎다 손을 벨 뻔했다.
아니, 정말 베었다.
쟁반 위에 뚝! 떨어지는 혈흔... 아이가 변기통 물 내리는 소리에 기어이 일을 저지른 거다.
다시 주방으로 가 일회용 밴드 하나를 붙이고 돌아오자 아이가 사과를 베먹고 있었다.
저 안에서 나를 베먹는 상상은 하지 않았을까?
어디......??
사과 향 때문에 눈치챌 수가 없었다.
진한 그 냄새도 사과 향 정도에 눌리는 걸까?
그렇다면 쟤 아빠가 밖에서 묻히고 다닌 다른 여자들의 냄새도 집 현관에서 다 없어지고 말겠네. 바로 현관을 향한 주방에서의 마늘, 파, 고추 등등 더 지독한 냄새에 눌려...
여자만 바보야!
겉으로 예민하네, 세밀하네, 개 코네... 등등 지랄영병을 떨지만 정작 손끝에서 바깥의 냄새를 먹어치우는 물건들만 종일 주무르며 사는 꼴이라니......
사과 맛이 모과 맛이다!
턱! 막히는 목을 감싸쥐고 화장실로 뛰었다.
우웩... 캑... 캑...
한참 좋을 땐 그 비린 정액도 단맛이라 여겼는데...
우리도 그때가 있었다. 철없던 시절, 앞 뒤 안 가리고 마구 내뱉는 그의 막말도 그때는 강한 개성이라 여겨 장점으로만 보였었는데...
요즘은 왜 그리도 싫을까?
써늘하게 올라오는 냉기 위에 앉아 십 수년간의 묵은 체증을 쏟아내려 안간힘을 썼다.
그이와의 고리가 이제 녹슬대로 녹슬어 자그마한 충격에도 와해될 게 뻔하다는 게 요즘의 내 생각이다.
그럼에도 무슨 미련이 남아 식물인간의 산소호스처럼 대책 없는 연명을 지속하고 있는지 몰라... 그 생각만 하면 그저 화가 나고 악만 돋는다.
아직도 엉덩이 밑으로 올라오는 냉기...?
그래, 아들은 여기 앉지 않은 거야! 볼일을 본 척 물만 내렸을 거야!
그 생각에 기력이 다시 돋는다.
이제 기대할 거 없는 그이보다 온통 기대 덩어리인 아들에게 더 힘을 얻을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그게 내 신세다. 모든 엄마들이 다 그럴지 모른다.
나는 탐정이라도 된 듯 아들의 흔적을 찾으려고 이곳저곳을 살폈다.
세면기 앞 거울에 묻은 물방울들... 금을 그리며 흘러내리다 뭉친 곳도 있고... 말라 가는 부분도 있고... 흔적뿐인 부분도 있고...
찾았다! 흐릿한 물이 똘똘 엉킨 저거! 나는 그걸 손끝에 찍었다.
코끝이 찡했다.
맞았다. 분명한 아들의 흔적! 분명한 아들의 냄새!
동물들은 새끼를 낳으면 그 순간 새끼의 냄새를 뇌에 각인한다 했다.
나도 비로소 지금 아들의 냄새를 각인한다.
코 끝에...
혀 끝에...
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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