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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야설

이어도를 꿈꾸며(개정)2 - 1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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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691회 작성일 20-01-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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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한번 으리으리 하군."



고래등과 같은 고급 저택을 바라보며 사내는 그렇게 군시렁거렸다.



"음.... 여기가 맞는거 같네. 그럼....."



사내는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인터컴 화면에서 한 여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누구세요?"

"00사무소에서 왔습니다."

"아!! 오늘 오시기로 한 회계사분이신가요?"

"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사내는 안으로 들어갔다. 곧 젊은 여자 하나가 나와서 그를 안내를 해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회장님께서 일이 있어서 좀 늦으실지 모른다고 조금전에 연락을 하셨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알겠습니다."



진희는 손님을 거실에 앉혀 놓고 마실 것을 준비하며 대접을 하였다.



"가정부인가? 그런데 너무 젊은거 같은데?"



진희를 바라보며 솔찍히 느낀 사내의 심정이었다.



"그나저나 내노라 하는 애들 많은 텐데 왜 나한테 연락을 한거지?"



항상 이점이 여기까지 오면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의 직업은 세무회계사, 개인 및 법인의 세무/회계 관련 업무를 컨설팅하는 쪽이다. 하지만은 사무실 연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이렇다 할 거래처를 확보 되지 않은 신참에 지나지 않다.

그런데 어젯밤 갑자기 자신에게 연락을 온 대기업의 회장이라는 자는 자신과 업무상의 일로 문의를 하고자 한다며 자신의 집으로 찾아왔으면은 한다고 하였다.

아직 사무실이 이렇다 할 기반이 잡히지 않은 상태였기에 굵직굵직한 인사가 자신과 거래를 할지 모른다는 소리에 두 말 않고 이렇게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은 생각하면은 할수록 이해가 잘 않가고 찝찝하기만 하였다.

대기업 회장이라는 자가 뭐가 아쉬워서 자신과 같은 새내기 세무 회계사에게 일거리를 안겨줄려고 할까.



"돈 적게 드는 쪽으로 고르던 중에 내가 찍혔다?"



그럴지도 모른다. 이름꽤나 날리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무회계사들은 그 몸값이 장난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거래를 하려면은 상당히 많은 돈이 드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래서 아직 문연지 얼마 않된 자신을 택한 것이 아닐까.



"에휴!! 기다려 보면은 알겠지. 그나저나 이 인간 언제 오는 거야?"



어떤 녀석인진 모르지만은 아마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는 아닌 사택으로 자신을 불러 낸 것으로 봤을 때 아마 주식 거래나 돈놀이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은 세금 덜낼수 있는지 그것을 문의하려는 것일게다. 아마 십중 팔구는 바로 그것일가능성이 크다고 사내는 단정지었다.



"너, 자꾸 사달라고 보채면은 앞으로 않 데려갈거야."

"쪼잔하기는....... 없는 살림도 아니고 남아도는 집안 아냐. 그런데 왜 그런거 가지고 군시렁거리긴......"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정미는 언니의 질책에 입이 삐쭉 튀어나왔다.



"남아 돌아도 정도가 있지. 분수가 있어야 할거 아냐. 분수가......."

"아휴, 알았어. 알았다고 그만해 언니."



그렇게 서로 아웅다웅하며 둘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세요. 사모님. 쇼핑은 즐거우셨어요."

"그럼요. 진희씨도 같이 갔으면은 좋았을텐데......"



방금전까지 으르렁 거리던 언니가 저 진희라는 여자만 보면은 한없이 차분해지며 자상하게 대하니 정미로써는 기가 찼다.



"저 여자한테 해주는 것의 반의 반만이라도 나한테 해주는거 어때"



정미는 언니를 이해할수 없었다. 정식 부인은 언니이고 저 여자는 속된 말로 첩인데 서로가 저렇게 다정하게 화기애애하게 지낼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그렇게 심드렁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정미는 자신의 방을 향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다가.......



"저기...... 저 사람은 누구예요?"



정미의 물음에 진희가 답하였다.



"예. 회장님의 거래처 사람인걸로 압니다. 오늘 집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는데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는 거죠"

"그래요?"



진희의 말에 정미는 그러려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으로 향하였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랑 거리가 가까워지고 상대를 자세히 바라보게 되었다.



"희준.... 오빠 아니에요?"



정미가 말을 걸자 상대는 고개를 돌리더니 마찬가지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너..... 정미?"

"오빠 맞구나. 근데 여긴 어쩐 일이에요?"

"무슨 일이야? 정미 너 아는 사람이니?"



동생이 거실에 앉아 있는 누군가와 호들갑을 떨자 정선은 의아해하며 다가왔다.

그러다가......



"헉!!"

"언니...... 희준 오빠야"



정미가 설명을 해주지만은 이미 설명할 필요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를 알아본 정선의 표정은 경악에 물들어 있었다.



"선이......구나. 여기가 니 집이었어?"



간만에 들어보는 선이라는 이름..... 과거 이 사람이 그렇게 부르는 것이 왠지 편하다며 그렇게 정선이란 이름을 줄여서 부른것이다. 자신과 이 사람이랑 같이 있을 때만 말이다.



"어떻게 여기를........??"

"그, 그게 말이야."



한동안 시계를 바라보던 정욱은 이내 마음의 결정을 한 듯 한비서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회장님"

"예. 집에다가 연락을 해서.... 아무래도 갑자기 급한 다른 일정이 생겨서 지금 못들어 갈거 같다고 전해줘요. 그리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에게도 미안하다고..... 다음으로 약속을 미루자고 이렇게 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한비서가 나가자 정욱은 창가에 다가서서 한숨을 내쉬었다.



"휴으.....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였다. 다시 만나게 되는 옛 애인을 앞에 두고 새어머니 정선이 어떻게 생각을 하고 반응을 할지 말이다.

희구로부터 그의 형과 계모 정선과 옛 연인이라는 말을 듣고 정욱은 그 둘 사이에 다리를 놓기로 결정을 하였다. 수소문을 해서 희구의 형이 운영한다는 세무 회계사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직접 연락을 넣어서 집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기까지 하였다. 물론 그 약속은 애당초 지킬 생각은 없었다. 자신이 목적은 새어머니와 그 사람을 한번 연결지어주는 것, 만일 서로간에 마음이 와 닿고 미련을 두고 있다면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할 생각이다. 이제 24살의 새어머니 정선, 그대로 수절 과부로 지내게 하기에는 앞날이 창창한 여자이다 하지만은 도데체 뭔 생각인지 그녀의 아버지인 이준기쪽에서는 딸에 대한 처우에 대해서 반응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당사자인 그녀 스스로도 그렇고.....

그래서 정욱이 이렇게 나선 것이다. 사실 정선의 이전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은 엄두도 내지 못했겠지만은......



"부디 잘 되야 될텐데..... 뭐 좀더 두고 보면은 알게 되겠지만은...."



유희준이라는 사람과 새어머니와의 만남이 결코 헛된 짓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정욱은 속으로 기원을 하였다.

다시 정욱의 손길은 책상위에 놓여진 서류로 향하였다. 그것을 바라보던 정욱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였다. 볼때마다 짜증이 나고 울화가 치미니까 말이다.

얼마전 계열사 사장직 선임은 그런데로 끝났지만은 본사 내에서의 주요 직책들은 매듭지어진 것이 아니다. 계열사 사장직이 일시적이었다면은 본사내의 주요직 배치는 영구적으로 지속된다고 할까.

한정된 자리에 이준기 이사의 인선들로 배치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은 요행히도 이준기는 그것을 원활히 해냈고 수행을 하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큰형 서윤의 처가 식구들을 적절한 명분과 핑계를 대고 한직으로 내몰거나 대기 발령 시키고 그 공백을 자신의 측근들로 매우는 것이었다.



"이 방면에 대해서는 정말로 투지와 열정이 대단해. 거기에 쏟아 붓는거 반의 반만이라도 일하는데 보태면은 어떠실까나"



솔찍한 정욱의 소감이었다. 이준기, 그렇게까지 꽝인 인사는 아니다. 그 능력에 비해서 욕심이 너무 앞서는 사람이었다. 그를 볼때마다 정욱은 그에 대한 경계심보단 아쉬운 감정이 앞선다.

펜을 들고 정욱은 준기가 추천한 인물들의 각 부서 요직에 배치시키는데 동의하는 서명을 하였다. 싫더라도 지금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말이다.



"그래!! 큰형 처가 식구들이랑 매형네 집안 사람들 걸러내는데 대한 보수라고 생각을 하지 뭐."



하지만은 그리 오래 가진 않을 것이다. 이준기를 통해 그들을 걸러내는게 종료된다면은 그 다음은....... 슬며시 정욱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똑똑......



"들어와요"



그러자 문이 열리고는 한영혜가 들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그게....."



물음에 대답을 못하고 뜸을 들이는 그녀를 보자 정욱은 언뜻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가만!! 그때 내가 뻗어가지고...... 술값 계산 한비서가 했죠. 그렇죠"



한영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요. 나 그렇게 술 잘 못하는데..... 그만..... 그때 얼마 나왔어요? 내가 대신....."

"그러시지 않아도 돼요. 그럴수도 있죠. 뭐......"

"그래도....."

"정 그렇게 미안하게 생각하신다면은 이렇게 해주시면은 어때요?"

"뭘요?"



그러자 한영혜가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사적인 자리에 초청하면은..... 꼭 와주시는거 말이에요"

"사적인 자리라?"



정욱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뜸을 들이자 한영혜는 급히 말을 이었다.



"다른 의미는 아니고..... 단지 식사 함께 하는 거 아니면은 술친구로 지냈으면은 해서..."

"만사 제쳐가면서 응해야 하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아야 하는건 아니겠죠."

"당연히 아니죠. 제가 아무려면은......."

"좋아요. 그렇게 하죠 뭐."



정욱이 흔쾌히 응하자 한영혜는 입이 함빡만하게 벌어진다. 그런 그녀에게 정욱은 가까이 다가가서 낮은 어조로 말을 이었다.



"술친구라고 하는데...... 저 아직 그 방면에선 초짜라서.... 실망할수도 있거든요. 그래도 상관없겠죠?"

"저 그렇게 속좁진 않아요."

"그럼 됐어요. 앞으로 잘 부탁 드리죠. 한비서"



정욱이 손을 내밀자 한영혜는 재빨리 자신의 손을 내밀면서 서로 악수를 하였다.



"이제 됐다."



옥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서 한영혜는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날 뜻밖의 방해자가 나타나서 자신의 원대한 계획이 틀어져 버렸고 다시 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던중 오늘 그 사람이랑 인연을 맺을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급하게 일을 벌일 필요는 없겠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여유를 부리면서....."

"뭘 그렇게 군시렁 거리는 거야. 한비서"

"??!!"



원대한 미래에 대한 구상을 하던중 뒤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남성의 목소리에 한영혜는 고개를 돌렸다.



"차장님?"

"요새 재미가 좋은가 보지~~ 젊은 상관 곁에서 일하니까 말이야"

"회장님 동향 말고도 저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가 보네요."

"나 그렇게 주체할수 없는 놈 아니니까 안심해."



한영성 차장은 앞에 있는 한영혜를 바라보며 쓴 미소를 지었다. 이 여자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입사후 3년동안 부서를 10군데나 옮겨다녔던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물론 일처리나 업무 능력의 미비때문이 아닌 그녀의 개인의 난잡한 사생활 때문에 적지 않은 물의를 일으켜서이다.

옮기는 부서마다 좀 잘생기고 잘 나간다 싶은 남자를 유혹을 하며 즐기는..... 그것도 기혼 미혼 여부를 가리지 않으면서.... 그것 때문에 이 여자가 옮기는 부서마다 적지 않은 말썽이 있었다. 그 대부분의 말썽들은 쉬쉬하며 넘어갔고 그때마다 이 여자는 일하는 부서를 옮겨야만 하였다.

이번에 새로 회장이 취임하고 나자 한영성은 그녀를 비서실로 배치시켰다. 괜실히 여러군데 부서로 보내서 분위기 개판으로 만드는 것보단 그게 더 바람직하였기에.....



"그건 그렇고 뭐 이상한 낌새라던가 그런건 없어?"

"전에 보고 드린대로예요."

"별일 없다면은 다행이군."



한영성의 말에 한영혜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하였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일일이 감시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미스 한은 몰라도 돼. 그냥 내가 하란 데로 그대로 하기만 하면은 돼. 알겠어!!"



상관의 단호한 어조에 한영혜는 더는 아무말도 못하였다. 얼굴에는 불만에 가득찬 표정을 하고서는 그렇게 간단히 목례를 하고는 물러났다. 한영혜가 사라지자 한영성은 건물 아래에 오고가는 차량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공연한 걱정을 하는 걸까......"



그간 한영성은 신임 회장에 대해서 주도 면밀하게 파악을 하였다. 물론 그렇게 한 것은 자신의 개인적인 의구심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지난번 계열사 사장 선임 과정에서 나타난 이준기 측근들의 철저한 배제,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뒤가 구린 녀석들이 하나도 없는 만큼 그에 따른 반발을 이준기가 적절하게 조처하지 못하였기에 파생된 결과였다. 처음엔 그러려니 생각하였지만은 가만 생각하면은 할수록 이상하였다. 과연 운이 없어서 계열사 사장 선임에서 자신들이 고배를 마신것일까? 더욱 이상한 것은 최근 들어서 신임 회장이 내린 인사 발령에 이준기 측근들이 속속들이 본사사내 요직에 별탈없이 무난하게 배치되었다. 너무나도 무사히 별탈 없이 말이다.



"이 이사가 그렇게 좌지우지 할줄 알고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이끌려 다니는 한심한 놈이라면은 그럴수 있겠지. 그렇다면은 지난번 건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 거지?"



이 점이 아무래도 맘에 걸렸다. 그렇게 준기가 시키는데로 알아서 아무 생각없이 행동하는 녀석이라면은 계열사 사장 선임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였어야 할 것 아닐까. 아무리 반발이 심했다고하더라도 말이다.



"좀더 두고 보자. 내 걱정이 공연한 기우인지 아닌지는 두고 보면은 알게 되겠지."



일단은 신임 회장의 주변에 감시역들을 배치시키고 철저하게 동향을 파악을 할 작정이었다.



"어서 오세요. 회장님"

"다녀왔습니다."



늘 그렇게 퇴근후 집에 들어오면은 다녀왔다는 인사를 하였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은 명목상 웃어른이 있기에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그 "명목상 웃어른" 중의 한명이 않보였다.



"사모님은 잠시 외출하셨어요. 그리고 정미씨도 뒤따라 나갔고요."

"알았어요."



진희의 대답에 정욱은 대충 감이 잡혔는지 그렇게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저..... 회장님."

"왜그래요? 진희씨."



정욱이 돌아다 보니까 진희가 잠시 망설이며 묵묵부답하는 눈치였다. 왜 저러는 것일까 의아하던 참에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강실장님 댁에서..... 음식을 좀 보내왔거든요."

"작은 형집에서...... 갑자기 뭔 음식......"

"오늘이..... 실장님 부인의 생일이라면서..... 음식을 장만해서 보내셨어요."



최근에 벌어졌던 유산상속 및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서 껄끄러워진 그들과의 관계로 진희로써는 정욱의 형들 얘기를 꺼내는 것이 약간 불안했는지 조심스레 대답을 하였다.



"그래요? 형수님 생일이라....."

"기왕에 보내신건데..... 조금 드시는 것이......"



진희의 제안에 정욱은 두말할 것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하였다. 그러자 진희의 얼굴에 어린 불안함이 싹 가심과 동시에 서둘러 부엌으로 달려갔다.

잠시후 진희는 음식을 차려놓은 후 정욱을 청하였다.



"어서 드세요. 회장님."

"진희씨도 들어요."



그러자 진희는 깜짝 놀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회장님. 회장님 드릴려고 차린건데......"

"혼자 먹기 뭣하니까 어서 들어요. 홀몸도 아닌데 먹고 싶지 않나요?"



정욱이 자신이 아기를 가진 것을 거론하며 권하자 진희는 마지못하는 듯 자리에 앉았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그리고 수저를 들고는 음식들을 먹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교양있는 듯 깨작깨작 조금씩 먹더니 나중에는 눈치를 보지 않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하였다. 그런 진희를 보면서 정욱은 왠지 흐뭇해 하면서 자신도 덩달아서 격식을 배제한 상태로 음식을 들기 시작하였다.



"나중에... 당신이 작은형댁에 전화라도 해서 고맙다고 전해줘요."



자신이 나서서 그렇게 하긴 뭣하기에 슬쩍 진희에게 팔밀이를 하는 정욱이었다. 그런 정욱의 심중을 잘 알면서도 진희는 아무 소리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였다.

그러던 중 음식을 들면서 진희는 뭔가 생각이 났는지 정욱의 눈치를 잠시 보더니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저기.... 회장님"

"예."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말해봐요."

"이건 제 느낌인데..... 회장님 형제분들 중에 강실장님 내외분들이랑은 그런데로 원만한거 같던데...."



진희의 그 물음에 정욱은 음식을 집던 것을 중지하며 의아한 듯 되묻는다.



"근데 그게 뭐 어때서요. 그게 이상한가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단지 다른 분들을 대하는 것에 비하면은 왠지...."

"흐흣..... 뭐 그렇게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테죠. 그래 알고 싶은 것이 뭔가요? 진희씨."

"강실장님 내외랑 어떻게 잘 해본다면은 다른 분들이랑도 어떻게 다리를 놓을수 있진 않을까 해서요."



대충 뭔 소리가 나올지 감이 잡히는 정욱이었다. 진희를 물그러미 바라보며 비아냥 거리는 어조로 답하였다.



"뭔 말인지 알겠어요. 하지만은 생각처럼 될 일은 아니라고 봐요. 그리고 그렇게 시도하기 이전에 저도 먼저 해야 할 일들이 많으니까요."

"그렇겠네요."



문득 정욱의 얘기를 듣고 진희는 서로간의 얽히고 얽힌 이해관계를 상기하며 그렇게 쉽게 성사될 일이 아니란 것을 느끼고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저도..... 작은형이 어렸을 때부터 좋았어요. 하지만 작은 형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저란 존재는 그들에겐 달갑지 않아 하였으니까요."

"회장님!!"



않좋은 기억이 떠오르는지 정욱의 표정이 미묘해지자 진희가 안스러운 듯 처다보았다.

그러다가 정욱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 찬장으로 가서는 거기에 놓여진 고급 양주 한병을 꺼내고는 벌컥 들이켰다.



"캬하..... 으윽...... 정말로 쓰네."



못하는 술을 그렇게 들이키는 정욱을 보면서 진희는 공연한 얘기를 꺼냈다고 생각을 하며 내심 후회를 하였다.

다시 되돌아온후 정욱은 진희랑 음식을 들었다. 그의 얼굴을 술이 약간 들어가서 그런지 뻘개보였다.



"진희씨, 이거 알아요."

"뭘요?"



진희는 정욱의 심정이 심난해 있는 것과 술이 들어가서 약간 자제력이 떨어져 있는 것을 느꼈지만은 그래도 모르는 척 하며 정욱과 장단을 맞췄다.



"나한테도 엄마가 생길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아!! 지금 어머니 같은 분 말고..... 정말로 어머니 같은 분 말이에요."

"??!!"



횡설 수설하는 정욱의 말에 진희는 의아해하였다. 하지만은 정욱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정말로 그랬으면은..... 좋았을텐데....."

"어떤 분 말인가요?"

"작은 형수님이요. 작은 형이랑 같이..... 어쩌면은 두분을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를수도 있었는데.... 그러면은 하영이 같은 동생도 생기고......"



뜬금없는 강실장 내외를 아버지 어머니로 부를수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정욱의 말, 진희는 너무나 황당하였다. 하지만은 얘기를 들으면서 곧 내막을 알수가 있었다. 오래전 강서진은 정욱을 입양을 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형제간이라곤 하지만은 말이 그렇지 연령대로 보면은 부자 지간이라고 해야 더 어울리는 이들이 아닌가. 그렇기에 서진쪽에서 그렇게 나선 것이다. 물론 그 일은 죽은 병윤의 반대에 부딫혀서 무산되었던 일이고...... 정욱이 지금 이러는 것은 그때 일에 대한 아쉬움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울적해진것이고......



"그랬군요."

"그 예기를 처음 들었을때가 중학교 들어갈때쯤일걸요. 큰형수랑 누나들이랑 얘기하는 거 우연히 엿들었거든요."



그때를 회상하는지 정욱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 자신에게도 어머니란 존재가 생길수 있었다는 사실에 왠지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은 결국 실행이 되지 못한 만큼 그만큼 실망도 컸을 것이다.

진희는 그런 정욱의 모습이 너무 안스러운지 수저를 내려 놓고는 그의 손을 잡았다.

자신의 손에 진희의 손길이 느껴지자 정욱은 시선을 돌렸다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은 하는 생각들지 않나요?."

"왜 그렇게 생각을 하죠?"

"회장님 지금 모습이 그렇거든요."



진희의 말에 정욱은 이 사람이 자신의 속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은 왠지 거부감이 없었다. 보통 사람들이 그랬다면은 달리 반응하였겠지만은 상대가 진희라면은.....그녀를 바라보던 정욱은 서서히 그녀의 얼굴이 커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 한부분에 집중되었다.



"흡.."



진희의 단발적인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순간 자신의 입술을 덮친 이 사람의 몸짓에 놀라는 듯 하였다. 처음에는 기습적인 입맞춤에 어쩔줄 몰라하다가 진희는 서서히 자신의 몸에 전해오는 이상 신호를 느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격하게 두근두근 거리며 뛰기 시작하였다. 하지만은 그런 자신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진희의 입술을 덮친 정욱의 몸짓은 멈출줄 몰랐다. 촉촉한 입술을 덮치는 것부터 길게 하는 것에서 시작을 해서 짤막하게 연달아서 입맞춤을 반복하다가 자신의 혀로 입술을 핥기까지 하였다.

진희는 견딜수가 없었다. 서서히 급상승하는 자신의 체온과 서로 얼굴이 맞닿은 상태에서 이 사람의 뜨거운 콧김과 입김이 자신의 얼굴에 와 닿으니까 말이다.

다시 자신의 입술을 혀로 핥으려는 정욱으로부터 진희는 그것을 피하였다. 그리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그녀를 보고 정욱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마 정욱을 바라보지 못하며 부들부들 떨던 진희는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탁자위에 놓여졌던 식기들을 정리를 하였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조금전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후회를 하였다. 하지만은 그 후회의 감정은 길게 이어지지 못하였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식기를 정리하는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서서히 욕구가 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한걸음 한걸음 어느덧 진희에게로 다가갔다.

뒤에서 정욱이 일어나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서도 진희는 모른척 식기들을 씻으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지금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갈등을 하였다.

정욱은 살며시 그녀를 뒤에서 끌어않았다. 정욱의 손길이 자신의 몸을 감싸자 진희의 동작이 멎었다.



"회장님..."



그렇게 불렀지만은 정욱으로부터는 아무런 답도 없었다. 대답 대신 더욱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팔에 힘을 주는 거 같았다. 진희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굴며 식기들을 씻기 시작하였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더욱 자신의 속이 타오르는 거 같았다.

정욱의 손이 그녀의 상의 끝부분에 닿았다. 정욱은 그곳을 잡고는 서서히 위로 올리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상의가 서서히 이 사람의 손에 의해서 위로 끌려올라가자 진희의 난감함은 극에 달하였다.



"어떻게 하지?"



하지만은 여기에 그렇게 물어볼 수도 또 대답해줄 사람도 없다. 식기를 씻는 진희의 손길은 점차 둔해졌고 어느새 서서히 동작이 멎기 시작하였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그녀의 상의를 위로 올리기 시작하자 정욱도 극도로 흥분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워."



이 순간 그녀에게서 드러난 속살들이 새하얗게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전 차 안에서 그녀에게 달려들었을때도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지금 보는 진희의 속살들을 보는 정욱의 감회는 남달랐다. 서서히 올리던중 그러다가 정욱의 손길이 뭔가에 걸렸다.

정욱의 손길이 순간 멎었다. 그리고 아울러 자신에게 전해져 오는 감각으로 봐서 자신의 브래지어에 이사람의 손이 걸렸다는 것을 진희는 감 잡을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사람의 동작이 멎은 이후 더는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은 그것만으로도 진희는 이사람의 심중을 읽을수 있을거 같았다.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러자 정욱과 마주쳤다. 예상대로 뭔가 망설이는 듯한 표정이었다.진희랑 시선을 마주치자 정욱의 망설임은 그것으로 끝났다. 해도 괜찮다는 의사라는 것....

정욱은 그렇게 받아들였다. 순간 마주친 그녀와의 시선에서 그렇게 확정지었다. 정욱의 손길이 순간 힘차게 그녀의 상의를 끌어 올렸고 손에 걸려 있던 브래지어까지 같이 풀어졌다.



"헉!!"



순간 자신의 가슴에 와 닿은 뜨거운 체온에 진희는 단발적인 신음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진희의 몸전체가 떨리기 시작하였다.

촉촉하며 뜨거운 그녀의 살덩어리가 정욱의 손아귀에 가득 잡혀왔다.



"하아..... 아하..."



정욱이 그녀의 유방을 문지를때마다 진희는 신음을 내질렀다. 최대한 자제를 해가며 참고 참았기에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이지만은 이 집안에 감도는 적막감은 그런 것을 무색케하였다.진희는 견딜수가 없었다. 이전에도 이 사람과 가벼운 스킨을 벌인 적이 있지만은 이렇게까지 농도 짙게 벌이진 않았다. 그러다가.........



딩동.... 딩동....



"헉!!"



정욱은 갑작스런 불청객과 같은 초인종 소리에 정신이들었다. 한창 진희랑 살을 맞대고 그 감촉에 황홀하게 젖어 있던 무아지경에서 그렇게 깨어났다. 자신의 유방을 주무르던 정욱의 손길이 멎었다. 그리고 잠시후 이 사람의 몸이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딩동..... 딩동......



다시 급하게 연신 울려퍼지는 초인종 소리에 진희는 황급히 옷 매무세를 정리를 하고는 돌아섰다. 돌아서는 순간 정욱과 얼굴을 마주쳤다. 진희는 얼굴을 붉히고는 그와의 시선을 피하며 부엌을 나섰다.

돌아서는 그녀를 보면서 정욱은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내가 뭔 짓을 한거지?"



진희가 누구인지 그리고 몸 상태가 어떻는지를 떠올리고는 그렇게 자신을 욕하고 비난하였다.



"회장님. 사모님과 동생분 오셨어요."



현관쪽에서 이쪽을 향해서 소리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었다. 하지만은 정욱의 귀에는 그녀가 하는 말 보다는 그녀의 목소리의 떨림만이 느껴질 뿐이다.



"미안해요. 미안해. 내가 정말로......"



그녀에게 미안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뱃속에 자라고 있을 자신의 동생에게도....

잠시 상념에 젖어 있는 동안 정선과 정미가 들어왔다. 그녀들을 보자 정욱도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는 나와서 그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오셨어요."

"응, 그래...."



자신을 맞이하는 정욱을 보고 정선은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인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은 정욱은 알수 있었다. 정선이 평상시랑 다른 뭔가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왠지 초조해 하며 심한 심적인 동요를 그녀의 표정에서 읽을수가 있었다. 정욱은 옆에 서 있는 정미를 바라보았다. 정미의 표정을 보니 더욱 확신을 할 수가 있었다. 언니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고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정선은 그런데로 표정관리를 해서 지내지만은 정미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 어떠셨어요. 헤어진 연인과 간만에 만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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