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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 1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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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273회 작성일 20-01-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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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 엄마도 빨치산… !?



나한테 새로이 부여된 임무는 엄마나 다른 여자들하고 내가 기거를 같이 할 테니까 그곳을 중심으로 암자 안팎의 경비를 서는 일이었어.



나는 거의 달 포 만에 처음우리가 잡혀왔었을 때 하루저녁 엄마와 함께 지냈던 방으로 되돌아 온 거야.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

엄마는 그 동안 몰라보게 달라진 내 몸의 이곳저곳을 어루만지시며 눈물을 지우셨어.

그리고 나는 또다시 엄마와 함께 한방에서 지내게 된 거야.

그 동안 우리가 처음이곳에 잡혀왔을 때 그나마 친절하게 대해주던 그 여자인민군은 어디로 인가 전출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았고 그 방에는 엄마와 세 사람의 여자들만 남아 있었어.

또 그 동안 엄마는 많이 초췌해 지신 것 같이 보였지만… 그토록 이나 걱정하던 당신의 아들인 나「동훈」이가 엄마 옆에 무사히 돌아온 것이 너무나 기쁘시다는 듯 얼굴에 웃음이 가득 하셨어…

오래간만에 보는 엄마는 어딘지 모르게 약간 마른 듯 해 보였지만...

얼굴과 피부에서 풍기는 윤기는 더욱 싱싱해 보이는 것이 전에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요염한 미인에게서나 느껴질 수 있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거야… !!??

무어라고 표현은 할 수 없으나 엄마에게서 풍겨나는 분위기는『색정녀(色情女)』… ??

글쎄 나도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좀… 그랬어… !!??



그런데 또 하나… !!?? 보니까 엄마가 여자인민군의 군복을 입고 있는 것 이었어… ??

물론 계급장이나 명찰등 인민군의 군장 따위는 가슴에 달지 않고 있었지만 분명히 여자인민군들이 입는 군복이었던 거야… 게다가 모자까지 쓰고… !?

그런데… 나는 우리들이 이곳에 끌려온 뒤부터 가장 갖고 싶었던 것이 딱 하나 있었어… 그것은 그들 빨치산들이 신고 있는 군화 였었어… !!

물론 그들이 신고 있는 군화라는 것은 지금처럼 가죽으로 된 정규군들의 군화와는 질이 아주 떨어지지만 그 나름대로 일본사람들이 신던『지까다비』보다는 좀 개량된 군화들인 것이지… 지금으로 말하면 농구화정도 되는 신발이라고 나 할까… ?

엄마는 그래도 그 당시에 귀하다는 고무신을 신고 계셨었는데… 산길을 오래 걷다보면 아무리 버선을 신으셨다고 하더라도 발이 너무나 아프신 것 같았어…

옆에서 보기에 너무나 애처로워 보이기 때문에 엄마에게 인민군들이 싣는 군화를 하나 얻어드리고 싶었던 거야… !? 그래서 그 군화를 하나 얻어서 엄마의 발에다 신겨주고 싶었었어…

나의 그 바람을 엄마가 스스로 해결하신 것이었지… 나야 뭐 아무래도 좋았지만…

여자인민군 군인복장을 하신 엄마의 자태가 또… 그야말로 너무나 스포-틱하고 새롭게 보여서 너무나 색다른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으신 거야…



그놈의 팔로군 유격 술이 얼마나 지독했던지 한 지붕 밑에 살면서 만나지 못했던 달포동안에 엄마는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어…

그중에 하나가…

웬일인지 엄마를 포함해서 네 명의 여인들은 일반 빨치산들과는 반대되는 다른 생활 패-턴으로 하루하루 일과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거야.

나는 엄마들의 방에서 자고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서 암자 주변의 보초막에서 하루 종일 보초서는 일이 내 임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별로 못 느끼고 있었는데… !?

며칠 지내는 동안 엄마를 제외한 그들 세 사람의 여인들은 저녁때쯤 늦게 밖으로 나와서 부엌에서 여자들이 해야 할 일들을 마친 후에도 바로 방으로 들어오질 않고 밤이 늦을 때까지 아니면 새벽녘까지 무슨 일들인가를 하다가 들어오는걸 알게 된 거야… !?

그리고 엄마도 거의 밤에 나가셔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 어떤 때는 밤을 새우고 들어오시기도 하고 또 초저녁에 일찍 들어오셔서 잠시 잠깐 눈을 붙이는 둥 마는 둥 누군가가 방문 앞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만 나면 깊이 잠이 드셨다가도 금방 깨어나셔서 바로 눈을 비비면서 나가시는 거야…

그리고 엄마는 항상 온몸으로 긴장을 하고 있는 거야…

물론 다른 세 아줌마들은 새벽녘이거나 밤늦게 들어와서는 아주 피곤하다는 듯이 골아 떨어져서 한낮이 될 때까지 밤샘 일이라도 하고 온 사람들처럼 잠들만 자는 습관이 새롭게 생긴 것을 알게 된 거야.

처음에 나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고 그저 엄마 곁에서 자는 것만 좋아서 새벽녘에라도 돌아와 준 엄마가 고마워서 품에 안기곤 했었지… !!



이런 말을 해야 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

알고 보니까… !!

내가「빨치산」유격대 무술을 수련하고 있는 동안 엄마와 다른 여인네들 세 사람은 그 지독하고 군대와 전쟁밖에 모르는「조성태」라는 인민군대좌의 명령에 의해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었다는 거래.

원래 여자들은 남자들을 위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법이라고 잔뜩 믿고 있는 사람이었대.

그리고 또 이곳에 있는 모든 빨치산들은 언제 장렬한 전사를 할지 모르는 혁명용사들이기때문에 이곳에 있는 여자들은 이 위대한 혁명용사들을 위해 밤마다 몸으로 봉사를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었다는 거래.

이것이 이 군대와 전쟁밖에 모르는 전쟁귀신인 그「조성태」라는 인민군대장의 철학이었다는 거래.

그리고는 암자에 있는 커다란 방 하나를 두 사람정도가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좁게 간이로 칸막이를 해놓고서 밤마다 여인네들이 칸막이 하나에 한 명씩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으면「빨치산」사내놈들은 순번제로 각방에 들어가서 놈들의 욕정을 풀게끔 제도를 만들었다는 거래 …



일종의 야간위안의 밤인 거지.

평상시라면 언감생심 내 엄마가 그런 무식한 사내놈들의 갈보(慰安婦) 노릇을 해 준다는 건 어디 상상이나 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인가… ???

또 다른 여인네들 세 사람들도 가만히 보면 정말 그런 일을 할 여자들 같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우선은 놈들의 눈 밖에 나면 당장 생명을 보장받을수 없는 노릇인거고… 또 특히 엄마는 자기 자신 한목숨이 중요한 것보다는「동훈」이의 목숨이 훨씬 더 중요했던 것이었겠지… !?



이미 이곳에 잡혀오던 날 저 불한당 세 놈들에게 몸을 망칠 대로 망친 몸이 아닌가… !

특히 아직도 그날 저「삐둘이」라고 하는 총각은 자기의 몸에다 제 놈 평생의 상사병(想思病)을 해소하며 눈물까지 흘렸던 적도 있었지 않은가 말이야… !?

지금도 가끔 잠깐 씩 마주칠 때마다 놈은 진정 어린 눈길을 보내며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한 몸짓을 보내오고 있는 것이지만… !?

엄마도 이래저래 그「인민군」대장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래.

엄마 자신의 목숨보다「동훈」이라고 하는 아들의 목숨이 더 중한 때문인 거지… !!



내가 보초 설 때에 내 손에 쥐는 무기라는 것은 그저 평범한 낫 하 나 뿐이었어.

이제는 나도 이 낫 한 개 만 있으면 웬만한 어른들 두 세 사람 정도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해치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아이로 변하고 만 거야.

그 동안 내 자신 그렇게 변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어린아이일 뿐인 거지… !!

또「나」나 엄마는 내가 그렇게까지 변했다는 걸 직접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거야.



하루는 엄마가 점심나절쯤 잠깐 화장실에 가시느라고 밖에 나오셨다가 내가 암자 밖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모습을 봤었나봐… !!

- … ? 야… 「꾸-ㄴ짱」아… ! 니 여기서 뭐 하고 있노… ? 그라고 보니까 니도 마치 이곳의 다른「빨치산」놈들 하고 똑 같다 아이가… ? -

엄마는 나를 보시고 기절을 하시다시피 놀래셔서 나를 끌고 방으로 들어오셨어.

- 니는 정신이 있는 기가… ? 그렇지 않아도 저놈들이 사람 손이 한참 모자라서 안달인데… !? 내가 와 이런 고생을 하며 모진 목심을 부지 하고 있는데… ? 안 된다 안 된 데이… ! 만일 니 가 저놈들한테 끌려가는 날이문… ! 우얄 라 꼬… ? 아가… ! 니 는 아직 이 엄마의 젖을 묵어야 잠을 자는 얼라 아이가… ? -

그리고는 아무 말 안 하시고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셨어… !?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한 채 앉아만 있을 뿐이었지.

한참 있다가 엄마는 아주 만족 하신 표정으로 들어오셔서 다짜고짜 나를 끌어당겨서『엄마가슴팍』에다 꼭 껴안으시는 거야… !!

그리고 엄마도 같이 방바닥에 누우시며 옆에서 자고 있는 다른 여자들이 듣지 못할 정도로 소곤거리시며 설명을 하시는 거야.



그런데… 내가 지난 한달 반 동안 팔로군 유격대 훈련을 받고 있는 동안…

엄마는 또 엄마대로 아주 기이(奇異)한 인연(因緣)에 얽히게 되었다는 거래… !?



사실은 이곳암자에 있는 빨치산 유격대원들의 임무는 북쪽 공산당원들의 군대가 작전상 후퇴(사실은 유-엔군의 대대적인 대 반격작전으로 패전에 패전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거야… !! )를 하고 있는 동안 남한의 정규「국방군」과「유-엔」 군들이 전방에서 작전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후방의 깊은 산골에 남아서 교란작전을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거래.

이렇게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이곳 암자의 빨치산 본부가 그처럼 대단한 사명을 띠고 있는 줄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는 거지…

그러기 위해서 모든 빨치산 유격대원들은 자기 목숨을 내놓고 인민군 대좌가 시키는 대로 산에서 내려가 한바탕씩 전투를 치르고 올라온다는 거지.

그럴 때마다 젊은 사람들이 몇 명씩 아까운 목숨을 잃어야만 했었다는 거래…

그래서 놈들은 그저 총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노인이나 아이들도 상관하지 않고 전투에 끌어들여서 자기들 목적을 위한 총알받이로 쓰고 있다는 거래.

나도 지금은 보초병으로나 써먹다가 정이나 다급하게 되면 소년 의용군(義勇軍)이라는 미명(美名)아래 놈들의 전투에 끌어들일 예정이라는 거지… !!

그러니까 엄마는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여차하면「나」라고 하는 아이의 목숨이라고 할지라도 보장을 받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하는 보초병노릇이라도 절대로 안 된다고 하시는 거야… 아직은 때가 올 때까지 아주 어린아이 노릇을 하고 있어야지… !? 공연히 우쭐대면서 날뛰다가 저놈의 인민군 대장의 마음이 바뀌거나 하면 정말 큰일이라고 말씀하시는 거 였 어.



- 지금 엄마는 그「조성태」인민군 대장한테 가서 네가 몸이 너무나 아파서 보초를 설 수가 없다고 사정해서 허락을 받아 왔단다… !! 그러니 앞으로는 행여나 네가 나서거나 하면 절대로 안된데이… ! -

듣고 보니 정말 그렇게 되면 큰일이 아닐 수 없는 거야.



나는 그때부터 또다시 아주 연약한 어린아이가 되어야만하였어.



그런데 또 알고 보니까… 그「인민군」대좌는 전체「인민군」중에서도 아주 유명한「팔로군」의 최고급 무술 사범(師範) 중의 한 사람이며 전체 이번의 전쟁에 대한 아주 막강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다는 거야.

북한 공산주의를 통치하는「김일성」이가 가장 아끼는 그런 유명한 무술사범이었는데 어찌어찌 전쟁에서 패하는 바람에 잠시 동안 이곳「계룡산」기슭의 조그마한 암자에서 당분간 몸을 숨기는 신세가 되었었다는 거지.

그리고 원래 이 사람은「만주」에서 우리 동포들의 중등학교 교사로 있으면서 중국 무술과 한국의 전통무술을 전문적으로 연구 하다가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자에게 발탁되어서 그가 전 세계적으로 자랑하는「팔로군」유격대의 창설 멤-버로서 활약을 하던 사람이었었다는 이야기도 엄마는 알고 계셨대…

그런 사람이 이번「한국」전쟁에서「김일성」이가 이끄는「북조선인민군」의 작전 고문관자격으로 파견 나와서 참전했다가 이처럼 낙오된 지휘관이 되었었다는 거야.

그 당시에는 아무도 그걸 알아주는 사람들도 없었다는 거지 …



내가 그 장군에게서「팔로군」유격대의 무술을 배우게 된 것은 또 나로서는 천만뜻밖의 천운이었는지도 몰라… !!??

그런데… !! 그동안 엄마는 또 전혀 상상도 못했던 기연(奇緣)에 부닥친 일이 있었다는 거야.

차마 엄마가 직접 입으로 이야기는 안하시지만… 같이 지내는 동안 자연히 나는 알게 된 거야.

아까도 말했지만 엄마는 그 당시 이 부대 안에서 엄마에게 부여된 임무인 이곳「빨치산」 놈들의 야간 갈보(慰安婦) 노릇을 하고 있었대 …

그러던 어느 날 이곳「빨치산」장교 놈들 중의 한 놈이(엄마도 그날 처음 본 놈이었었대… 아마도 갑자기 지금의 그 인민군대장을 만나러 왔던 장교인지도 몰라...) 엄마의 몸을 싫 컷 능욕을 하며 희롱하고 나서 돌아 간 뒤에 무심코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책 한 권과 무슨 보고서 비슷한 서류뭉치가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했었다는 거래… 엄마는 무심히 그것들을 주어서 다음날 밝은 낮에 그것을 꺼내어서 읽어보았었대… !!

그런데... 그 책이나 서류들은 모두가 중국어로 되어있어서 보통 사람들이 본다면 그 내용에 대해서 무슨 말인지 몰랐겠지만 엄마는 오래간만에 보는 중국 책과 중국 글자들이 반가워서 엄마의 흥미를 끌었다는 거래 …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엄마가 읽어보려니까… ??

그 보고서처럼 생긴 서류의 내용이 이번 전쟁에서의「북조선」공산당 정부의 전략상의 장단점과 모순 점… 그리고 향후「중국」정부가 어떻게 하면 되고 또 어떤 방법으로 작전을 짜야지 되는가 하는 아주 중요한 내용들이 적혀 있는 걸 발견했다는 거래.

기겁을 하신 엄마는 그 서류뭉치들은 안 본 것처럼 따로 치워놓고「중국」말로 된 책만 뒤척이고 있었대 …

아니나 다를까… !! 그 다음 그 서류를 두고 나갔던「인민군」장교가 되돌아와서 엄마가 중국 책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거래…

그 인민군 장교가 깜짝 놀랐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고… 그리고 엄마를 데리고 그 인민군 대장의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었을 것이고… !?

그다음에 엄마가 중국어에 대한 조예가 상당히 깊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말았다는 거래.

그래서 그 장교와 대장은 다시 시험 삼아서 엄마에게 그 중요한 서류를 읽어보도록 시켜 보고 나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고… !!!



정말 놀랠만한 사건이었었다는 거래.

말이 그렇지… !? 남조선 땅의「충청도」어느 두메산골…

산기슭에 있는「빨치산」의 오합지졸들을 위해 갈보(慰安婦) 노릇을 하고 있는 아주 무지렁이 같은 촌 여편네 중의 한 여자가 자기들도 잘 이해 못하는 중요한 중국어로 된 문서를 아무렇지도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엄청난 사건중의 사건이었던 거였었대…

그래서 엄마는 그날부터 즉시 그 갈보(慰安婦)노릇을 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대…

그 대신 낮이나 밤이나 놈들의 작전회의에도 직접 참여하는 일대 혁신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까지 되고 말았다는 거래. 말하자면 엄마도 완벽한『빨치산』의 일원이 되었다는 거래…



어쩐지 내가 무술수련을 하기시작 한 뒤 보름정도 지났을 때부터인가… !? 갑자기 그 무술사범이 나한테 대하는 태도가 바뀐 적이 있었어… !?

나는 그저 내가 유별나게 잘해서 그렇게 잘 대해주는 줄만 알고 있었지… !?

내가 팔로군유격대의 고된 훈련을 받고 있는 동안 엄마는 이런 사정으로 인하여 이곳 「빨치산」부대 안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에 내가 보초서는 일을 그만 둘 수 있도록 하는 결정쯤은 쉽게 허락을 받을수가 있었던 거지.



그러던 다음날 그러니까 그「조성태」대장이 지리산으로 떠나기 전전날쯤…

엄마는 갑자기 그 인민군 대좌와 함께 무언가 회합이 있다고 하시며 우리들에게는 사전에 아무 설명도 없이 산을 내려 가셨던 적이 있었어…

얼마나 놀랬는지… !?

물론 같이 지내고 있는 아줌마들도 엄마가 무엇 때문에 하산을 했는지… ?

또 어디를 가셨는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그녀들도 다 같이 놀랬지만 그보다도 나의 놀램과 걱정은 이루 말로써 설명 할 수 없는 정도 였 던 거야.

떠날 때의 눈치로 보아 그날 저녁때쯤이면 돌아올 줄 알았었는데 저녁때가 지나고 날이 저물어 가는데도 엄마나 그 인민군 대좌는 전혀 나타날 생각을 않고 있는 거야.

나는 초조하고 불안해서 저녁식사 시간에도 취사장엘 가지도 않고 산 아래쪽만 바라보며 엄마가 돌아오실 때만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 이틀이나 지난 새벽녘쯤 되어서야 엄마는 돌아오신 거야.

내가 거의 미치기 직전이었다고 하면 우스운 일이었을까 … ?

얼마나 기뻤던지… !!!

엄마가 무슨 일 때문에 산을 내려갔었는지 말씀은하시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 인민군대좌의 신상에 아주 중대한 영향을 주는 모종의 일을 엄마가 해주고 오신 모양 이었어… !!??

엄마가 말씀은 안 하셨지만 눈치로 보아 중공군(中共軍)과 관계되는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 되는 아주 중요한 서류작성에 대한 일이었던 것 같았어…

아마도 중국어와 중국의 법률에 관한 지식이 아주 능통해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에 그 인민군 대좌가 비록 중국어는 잘하지만 그런 법률용어에 대해서는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엄마가 중국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도움이 되었던 모양 이었어…

물론 엄마는 그 인민군 대좌에게 어떤 대가를 받았던 것 같았어 …

그 대가라는것이 나와 엄마의 안전에 대한 어떤 보장이 아니었을까… ?

눈치로 보아 엄마와 나는 이번 전출(轉出)에서 그 인민군 대좌와 함께「지리산」본부로 같이 가도록 되어 있었던 모양인데… !? 그렇게 되면 나나 엄마는 더욱 그들과 함께 깊이 개입되게 될 것이고 그리되면 다시 살아난다는 보장을 할 수 없게 되는 건 뻔 한 이치가 아니겠는 가… ?

엄마나 나의 관심은 이번 전쟁에 대해서 어느편이 이기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그저 하루라도 빨리 신도안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 밖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는데도 말이야...

엄마에게 너무나 홀딱 빠져버린 그 인민군 대좌가 그의 권력을 이용하여 엄마를 아주 제 계집으로 삼아서 어디든지 제 놈이 가는 곳으로 데리고 갈수도 있는 것이었겠지만… !?

아마도 엄마는 그가 그럴 것이라는 예상을 하시고 엄마로서는 가장 커다란 도박(賭博)으로서 엄마가 그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을 해주신 것 같았어… !!??

그때에 엄마가 어떤 일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이날 이때까지 나도 영원히 모르는 비밀이 되고 말았어… !!

어쨌든 그 남자는 그 남자에 대해서 내 엄마가 해준 일에 대한 대가(代價)인지는 몰라도 엄마에 대해서 알고 있던 모든 사실들(내가 팔로군 무술을 배웠던 사실까지도)을 서류나 기억에서 모두 지워주고 가버린 거야…



그래서 그 다음 날부터 엄마는 그때까지 입고 있던 여자인민군 복장도 벗어버리고 아주 평범한 여자 옷을 입는 보통 여자로 되돌아가게 된 것이야.



그 다음날 아침 일찍이 내 무술사범인 인민군 대좌는 처음이곳에 도착했을 때 데리고 왔었던 십 여 명의 직속 부대원들 만 데리고 산을 내려가고 말았어.

그들은 모두 지리산에 있는「빨치산」본부로 간다고 했어.

- 야… 동훈아 … 네 레… !! 너네 오 마니 모시고 잘 지내 거 라… 기리고 나한테 배운 유격술 기본동작과 호흡법은 잊지 말고 평상시에도 계속해서 연습해야 한다… 야 … ! 기 럼… 잘 있거라… ! -

아무리 그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었지만 어린 내 마음에도 이런 전쟁이 극심한 상황아래에서 지금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날는지… 너무나 서운해서 눈물이 다 나오려고 했어.

사실 나는 그 인민군 대좌가 어쩐지 싫지가 않았었어.

이런 말은 좀 너무 불효가 되는 생각인지는 몰라도… 이번에 우리가 겪었던 난리 통에 엄마에게 덮쳐들었던 많은 사내 녀석들 중에서 이 사람이 나는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거야.



설마 그렇게까지 높은 대장이 엄마에게 강제로 그 어떤 못된 짓을 했을 리야 없겠지만… !?

아니지… !! 아무리 그렇게 높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제 놈도 사내놈인데… !?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아무도 없는 방에서 날밤을 지새우면서 무언가 작전을 짜는 동안 그들 남녀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사실을 누가 곧이듣겠냐 말이야… ??

더구나 자기가 그녀를 발탁하기 전에는 바로 자기네 빨치산들을 위해서 갈보(慰安婦)노릇을 하라고 자기가 명령했던 여자이고 또 그렇게 해오던 여자였는데… !!??



그렇게 엄마를 품에 안을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남자라면 내게는 아버지뻘이 되는 것인데…

기왕에 우리가 풀려나지 못하고 이렇게 살아야한다면 이 남자만의 여자가 되어서 엄마가 함께 살아간다면… ? 하고 생각도 해보는 것이야… !

아니 차라리 대전에 계신 내 아빠보다도 엄마는 더 행복해지실 꺼 라고 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그리고 나에게도 더 좋은 새 아빠가 될 것이 틀림없을 것 같은 생각까지 들게끔 이 남자는 멋이 있었어.

엄마도 그와 헤어지는 것이 섭섭한지 떠나가는 그 남자를 나무 그늘 밑에 숨어서 바라보며 눈물을 지우고 계시는 걸 나는 보았지…

아마도「나」라고 하는 혹이 없었더라면 엄마는 그 남자를 따라서 가셨을지도 몰라… !?

그만큼 지난 두 달 가까운 날 동안에 정이 많이도 들었었나봐… !?

- 꾼-짱아… ! 니 이자부터는 엄마가 중국말 할 줄 안다는 말… 어디 가서든지 하 문 절대 안 된데이… ! -

그들이 떠나고 나자 엄마는 새삼스럽게 아주 무식한 무지렁이 촌 여자가 되어서 몸을 웅크리며 나에게 속삭이셨어…

차라리 다른 여자들처럼 밤마다 이곳의 사내들의『씹받이』가 될지언정… !!??

아마도 엄마 자신이 남다르게 유식하고 튀는 여자인 것처럼 보여서 또다시 그「조성태」같은 사내에게 잡힐까봐 걱정을 하시는 모양 이셨어…

그렇게 해서 엄마는 다시 아주 평범한 촌무지렁이의 아낙이 된 것처럼 그날 밤부터 그곳의 뭇 사내놈들의『씹받이』가 되려고 각오를 하고 계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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