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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난 왜 이모양일까? 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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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76회 작성일 20-01-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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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음이 졸라 적적하네. 그냥 누가 봐줄진 모르겠는데. 그냥 써볼게

난 삼반수생이야. 이번에 운좋게 외대 영어과에 진학을 했지. 내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대학에 들어갔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야 정상인데,

기분이 늘 허전하고 우울해.. 내 자신만 보면 내가 그래도 꽤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남들과 비교하면

서 한숨쉬고 비탄에 빠져.. 

난 현역 때 443을 맞고 강원대가 됬었어. 근데 그 당시에는 성이 안찾기 때문에 엄마,아빠랑 상의해서 재수를 결심했지.

기숙학원에 다녔어.힘들었어. 추운 겨울에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체조하고 운동하는데,그 때 공부에 대한 동기가 생겼어.

"아 씨발.. 내가 여태까지 인생 존나 대충 살았더니 이렇게 막다른 길에 이르게 되었구나 공부 졸라 열심히 해야겠다."

그 이후로 공부를 열심히 했어. 성적이 너무 들쭉날쭉해서 힘들더라.. 그리고 재수해본 놈들은 알지? 4월부터 마음 졸라 싱숭생숭해지는

거.. 애새끼들 연애질하는 보면 기분이 한없이 좇같아지잖어.. 성적도 4월에 졸라 못봐서 삭발해버렸어.. 근데 크게 달라지는 건 없더

라.. 눈물삼키면서 민건데.. 근데 5월에는 마음이 좀 가라앉아서 몰입해서 공부가 되더라고.. 그래서 4월에 533이었나 맞았는데

6평때는 121 12가 떠버린거야.. 그래서 기뻐서 날뛰고 그랬는데.. 근데.. 내가 학원애들이랑 사이가 그렇게 좋은편은 아니었어.

지금생각해보면 잘지낼걸 괜히 이상한 수기만 잔뜩봐서 애들이랑 말한마디도 안하고 혼자서 묵묵히 하다가 수업때는 대답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이랬단 말이야.그래서 그런지 눈치가 별로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더라고.. 7월에 사소한 시비로 싸움을 했어.난 겁쟁이야 말로는

잘싸우는데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런지 남이랑 싸울려고 하면 몸이 나도 모르게 막떨어.. 나약하지. 여하튼 그런 이후로 그 싸운 애랑

그 녀석 친구들은 그 이후로 날 은근히 괴롭히더라고. 뒤에 안보고 있을 때 주먹으로 갈기는 시늉을 하고 발길질하는 시늉을 하고 그러

더라고.. 그래도 꾹 참았어.. 수능날 다 잘보면 된다. 이 설움 다 참아낸다.생각하고 공부만 해갔어. 그런데,몸과 마음이 지쳐서 그런지

어쩐지는 모르겠는데 공부를 하더라도 자꾸 딴 생각을 하게되더라고.. 옛날에 즐거웠던 기억도 있지만,대부분은 불행했던 기억이었지.

계속해서 그 기억들을 곱씹게 되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는 9평을 망치고 난 후였어.. 그래도 계속 앉아있는 채로 공부하면 괜찮을 것이

다.믿고 억지로 세수해서 잠에서 깨고 문제를 풀었어. 괴로워서 자기 전에 눈물도 한두방울 흘리면서 잤지. 그래서 그럴까? 9평 이후 

모의고사는 계속 점수가 잘나오더라고 290까지 갔었거든.. 그래서 수능 때는 진짜 잘볼 줄 알았어.. 그런데 참패를 했지. 223 23을 

맞았거든.. 물론 많이 올랐다면 많이 올랐다고 할 수 있는 점수야.. 인정해. 그런데,내가 한거에 비해서는 잘 안나온것 같아.

같은반에 있던 애들,나한테 와서 늘 성적물어보고 자기가 뛰어나다는 걸 확인하면 날 비웃고 가던 친구들은 소위말하는 수능 대박이 나더

라. 433이 121 111이 나오고 443이 211 21이 나오더라. 나랑 비슷한 애들이었는데,노력도 걔네들에 비해서 전혀 부족하게 하진 

않았는데.. 패배감에 젖은 재수생에게 수능 이후는 너무 가혹하더라.. 다른 애들은 페이스북 같은 걸로 대박났다는 걸 자랑하고,

소문도 들려오지.. 개중에는 안되는 애들이 더많지만, 나한테는 잘 된 애들밖에 안보이더라. 그냥 죽고 싶었어.뭘해도 우울하더라.

게임을 해도 울고싶고,그렇게 좋아했던 만화를 봐도 당장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고.. 내 인생은 삼류 병신이구나.. 이런 생각만 들더라.

그래도 운좋게 원서질을 잘해서 인하대 문과대학에 들어갔어.거기에는 재수학원에서 보이던 얼굴들이 있더라.. 걔네들은 노력많이 안했던

애들인데,나랑 같은 대학왔다는 생각하니까 또 한없이 슬퍼지는거야.거기다가 나는 자취를 했었는데,고딩 때 자연계 친구를 내가 오라고

해서 같이 자취했어.. 근데 이 새끼는 나한테 맨날 욕하고 놀리더라.. 학교에서 학점 열심히 따려고 일부러 아싸생활 자처하는 거 보더니

아싸새끼 병신새끼, 문과새끼가 궂이 그래서 뭐 남는 거 있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자기는 수시로 갔으면서.. 그 말이 내 마음

에 크게 상처를 주더라고.. 내가 정말 애써서 이뤄낸 결관데.. 저녀석은 내 모든걸 부정해버리네.. 너무 싫었어.. 가끔 학교애들이랑

술마셔도 마음 한켠은 허전하고.. 쓸쓸하고.. 이상을 꿈꾸면서 공부했던 때가 너무 그리운거야. 그때는 힘들어도 잘될거라는 막연한

희망의 끈을 잡고 공부했었기에 그나마 행복했지. 그래서 4월에 엄마 아빠한테 눈물 흘리면서 빌었어. 정말 열심히 할테니까 

제발 한번만 더 시켜달라고.. 처음에는 안된다고 했던 부모님도 그렇게 까지 하니까 설득해주더라고.. 그래서 삼반수를 시작했지.

다시 삭발을 하고 가서 공부를 했어.. 처음에는 너무 행복했어.. 잠도 하루에 4시간정도 밖에 못잤는데.. 너무 행복했어.. 

첫시험도 꽤 괜찮았어. 나치고는 잘봤지.. 경희대갈 성적까지 떴으니까.. 그런데 5월이었나? 또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더라.. 

거기에 수업시간에 여자애가 갑자기 나보고 귀엽다고 이러면서 여자애들 다 웃고 이러니까 괜스리 마음이 설레더라고.. 태어나서 

여자애랑 얘기한번도 제대로 못해봤던 애한테는 그냥 마음이 너무 설렜어. 덕분에 공부가 하나도 안되더라.. 6월평가원은 완전히 망쳤어

삼수생활내내 그런성적은 나오기도 힘들거야.. 그때 이후로 충격을 너무 심하게 먹어서 공황장애에 걸렸었어..보다못해서 학원 선생님이

좀 쉬라고 해서 약먹고 쉬었지.. 좀 나아지더라고 그게.. 그런데 7월에 에어컨이 너무 쎄서 냉방병에 걸려서 공부를 또 잘못했어..

맨날 병원가고 몸 아파서 집에서 쉬고 이랬어.. 8월에는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열심히 했어.. 이때는 집중잘되더라고, 그래서 9평때 

311이 나오더라.. 나름 만족했어.. 근데 거기서 더 열심히 못하겠는 거야.. 몰입하고 싶은데, 몸은 자꾸 아프고 또 재수 때처럼 자꾸

딴 생각을 하는데, 옛날에 불행했던 기억을 자꾸 곱씹으면서 우울해했지. 또 학원에서 쉬었어.. 수능 잘볼 것 같진 않았어..

아니나 다를까 생각만큼 잘안나왔어.. 건동홍갈 성적이더라고.. 아.. 앞이 암담하더라.. 도대체 내 인생에 가능성이 보이질 않더라고..

다른애들은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도태된 느낌이었어.그래서 마음 깨끗이 비우고 지방교대에 진학해서 욕심없이 살아가자. 그 곳

에서 나름대로 나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아가자.. 좋은 사람만나서 결혼해서 살면 그것도 좋은 인생이다라고 나한테 최면을 걸기 시작했지

그런데,갑자기 외대가 수시로 합격이 된거야.. 그 당시에는 믿지를 않았어.. 내가 그럴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거든..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어. 전산오류인줄 알았거든.. 다음날 외대 입학처에 물어보니까 맞다는 거 확인하고 그제서야 기분이 좀 좋아지더라고.. 

여기서 끝나면 딱 좋은데.. 나도 모르게 학원애들 수시합격 소식을 봤는데 그걸보니까 또 가슴이 좀 쓰리더라.. 언수외 만점도 나오고

연대 경영가는 애도 있더라고.. 물론 그 친구들은 나보다 능력,노력 등 차원이 다른애들이지만,그래도 나도 모르게 가슴이 쓰려오더라.

나 구제못할 병신인가봐.. 그런데도 페이스북으로 재수 때 애들 확인하면서 괜찮게 된 애들을 보면서 또 우울감에 빠지게 됬어..

난 왜 이 모양일까? 



-아 내 사적인 정보 너무 많이 얘기해서 알아보는 사람있을까 두렵다.. 그냥 덮어줘 나아는 사람이 이런거 보는 건 정말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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