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게이를 보고 쓰는 내 인생.ssul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09회 작성일 20-01-07 13:36본문
아까 올렸다가 새벽감성 버프 풀려서 삭제했었는데 일베에 26살에 세상 끝난것처럼 이야기 하는 게이가 있어서 내 인생 ssul 다시 올려본다 선 3줄 요약1. 아프게 태어남2. 거지같이 살다가3. 정신차려서 노력함 세상은 나에게 가혹했다 1989년 11월의 눈내리던 어느날, 내가 세상에 태어났어 근데 태어난 내 배가 심하게 불룩했다네? 부모님과 의사들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고 나를 진단해 보았데 그리고 나온 결과는 '선천성 장폐색증' (원인불명의 이유로 장이 막히는 질환이였다고 하더라) 의사선생님 말로는 당장 수술 안하면 죽는다고 하네?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이틀만에 수술실로 들어가서 장을 1m 넘게 절제했어(나중에 보니까 1.2m인가 절제했다고 하더라) 수술한 뒤에 ICU에서 죽음과의 5개월간의 사투를 벌인 후, 나는 병원이라는 작은 세상을 떠나 처음으로 진짜 세상 구경을 하게 되었어 죽음의 문턱에서 겨우겨우 돌아온 신생아, 이게 내 인생의 시작이였어 하얀 유년의 기억 어린시절 내 기억은 대부분이 하얀 병원 건물로 채워져 있어 생후 2일에 한 수술으로 나는 40cm정도 되는 흉터와 평생 가는 극심한 소화불량을 얻었지 그리고 퇴원 후에는 장에 가스가 잘 차서 응급실에 자주 실려갔어.. 죽을 고비도 숱하게 넘겼고..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병원이라고 하면 알 수 없는 공포가 드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그래, 어찌어찌 죽음의 문턱에서 세상으로 살아돌아왔지만 수술 후에 생긴 후유증은 천형처럼 나를 놓아주지 않았던 거야 하지만 하얀 병원 건물이 내게 아픔만을 선사해준 것은 아니였어 병원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병원에서 고생하는 의사, 간호사들을 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어렵고 힘들고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되더라 그래, 내게 새로운 생명을 준 곳, 내게 평생 씻기지 않을 아픔을 선사해 준 곳, 내게 장래희망을 결정시켜준 곳 그곳이 하얀 병원이였어 꿈은 하늘에, 현실은 늪 속에 내 꿈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것이였지만 어린시절의 내 현실은 말 그대로 시궁창이였어 먹어도 소화가 안되고 설사로 주루룩 하고 나오더라구 하루에 화장실을 7~15번정도 드나든거 같아(물론 지금도 그래.. 앞으로도 그럴거야.. 죽을때까지) 어떨 땐 서 있는 것조차 현기증이 날 때도 있었어 어떨 땐 '나는 왜이럴까'라고 생각해 본 적도 있었어 어떨 땐 흉터를 보면서 눈물을 주루룩 흘린 적도 있었어 어떨 땐 부모님을 원망해 보기도 했어 어떨 땐 생의 끈을 놓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 그래.. 난 병과 자기혐오라는 늪 속에 빠져있던 거야 인생의 터닝포인트 그렇게 늪 속에서 허우적 거리던 어느날 문득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난 세상으로 나가기로 결심했어 그게 내가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야(그 전까지는 정말 아무렇게나 살았어.. 무단결석에.. 담배에.. 하여튼 나쁜건 다하고 다닌거 같아.. 지금 생각하면 병신같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고등학생이 눈앞에 있더라구? 근데 뭘 해놓은게 있어야 좋은 고등학교를 가지.. 어쩔수 없이 실업계를 가게 되었어 그리고 실업계를 가서 정말 열심히 3년을 보냈어 늪 속에서 잃어버렸던 나날을 보상받고 싶었거든.. 그리고 우수하게 졸업했어(뭐.. 실업계 애들이 공부 안하는 것도 있지만..) 사회인이 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돈을 벌려고 아버지를 통해 사정사정 해서 6개월간 현대자동차 계약직을 하게 되었어(이게 나중에 도움이 될 줄은 몰랐지) 그 후에도 이래저래 돈을 벌다가 입영영장이 나오고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했어 원래는 4급이라서 면제받을 수 있는데 어쩌다 보니 현역으로 가게 되었어 군대를 나오고 보니까 취업을 해야 되겠더라? 석유화학공단에 넣었더니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탈락.. 현대중공업에 넣었더니 탈락.. 현대자동차에 다니는 아버지께 채용정보를 얻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현대자동차 생산직에 넣었더니.. 붙더라.. 현대자동차에 붙었다고 발표난 날 나도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그동안 고생했던 지난 세월 생각에 얼마나 울었는지.. 나중에 들은 말로는 계약직 할때 열심히 한게 입사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더라..(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의 맡은 일에 충실하면 기회는 찾아오는거 같아..) (현대차 다니는거 인증은 해야겠지?) 마치며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